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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과 어울리기/서평

팔레스타인 비극사 外

by 이성근 2017. 9. 9.




팔레스타인 비극사 일란 파페 지음 유강은 옮김, 열린책들

 

일란 파페-1954년 하이파 출생으로, 부모는 나치의 억압을 피해 독일에서 이스라엘로 건너 온 유대인이었다. 예루살렘의 헤브루 대학을 졸업했으며, 저명한 아랍 역사학자 앨버트 후라니와 로저 오웬의 지도로 옥스포드 대학에서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1984년부터 2007년까지 하이파 대학 정치학과 교수로 있었다. 이스라엘 학자로서 시온주의와 이스라엘의 공식 역사에 도전하는 대표적인 학자로 평가 받고 있다.

 

유대인 학자 파페는 하마스의 정치적 이데올로기에는 동의하지 않지만 그들이 이스라엘 점령에 대해 저항하고 있다는 점에서 그들을 지지한다고 말할 정도로 이스라엘을 비판하는 데 주저함이 없다. 그는 이스라엘 민주주의가 오로지 유대인들만을 위한 것이었으며, 다른 공동체들을 위한 공간은 존재하지 않는다고 말한다. 그에 따르면, 점령을 행하는 어떤 국가도 민주국가라고 불릴 수 없다. 특히 그는 이스라엘인들이 의도적으로 팔레스타인들을 추방했다는 명제에 동의하며, 반시온주의적 관점과 식민주의적 맥락에서 시오니즘을 분석하고 있다.

 

하지만 그는 이스라엘 밖에서는 이스라엘을 대표하는 행동하는 지성으로 높이 평가받고 있다. 고 에드워드 사이드는 1998년 파페를 가장 뛰어나고도 도발적인학자라고 평가했으며, 노엄 촘스키 역시 그를 현존하는 이스라엘 지식인 가운데 가장 양심적인 사람으로 평가한다. 현재 그는 미국 학계에서 팔레스타인 문제에 대한 가장 저명한 학자이자 활동가로서 스타 파워를 가진 지성인으로 부상 중이다. 현재는 이스라엘을 떠나 영국으로 이주해 살고 있으며, 엑시터 대학의 역사학과 교수로 있다. 역사가이자 인권운동가로서 중동 정치에 대해 활발한 저술 활동을 펼치고 있다.

 

주요 저서로는 아랍-이스라엘 갈등의 형성, 1947~1951(The Making of the Arab-Israeli Conflict, 1947~1951), 현대 중동(The Modern Middle East), 팔레스타인의 인종 청소(The Ethnic Cleasing of Palestine), 일란 파페등이 있다.

 

목차

 

서문

1. '추정되는' 종족 청소?

종족 청소의 정의

범죄로서의 종족 청소

종족 청소의 재구성

 

2. 배타적인 유대 국가를 건설하기 위한 운동

시온주의의 이데올로기적 동기

군사적 준비 태세

마을 파일

영국인들에 대항하다: 1945~1947

다비드 벤구리온: 설계자

 

3. 분할과 파괴: 유엔 결의안 제181호와 그 여파

팔레스타인의 인구

유엔의 분할안

아랍과 팔레스타인의 입장

유대인들의 반응

협의체 활동 개시

 

4. 마스터플랜을 완성하다

청소 방법론

변화하는 협의체의 분위기: 보복에서 위협으로

194712: 초기의 행동

19481: 보복이여 안녕

긴 세미나: 1231~12

19482: 충격과 공포

3: 청사진 마무리

 

5. 종족 청소를 위한 청사진: 플랜 달렛

나흐손 작전: 플랜 달렛의 첫 번째 작전

팔레스타인 도시 파괴

계속되는 청소

우월한 힘에 굴복하다

아랍의 대응

'진짜 전쟁'을 향하여

 

6. 가짜 전쟁과 진짜 전쟁: 19485

티후르의 나날

탄투라 학살

여단들이 남긴 핏자국

보복전

 

7. 청소 작전 확대: 19486~9

1차 정전

야자수 작전

두 정전 사이

존재하지 않았던 정전

8. 임무 완수: 194810~19491

히람 작전

이스라엘의 귀국 금지 정책

형성 중인 소제국

남부와 동부의 최종 청소

다웨이메흐의 학살

 

9. 점령의 추한 얼굴

비인도적 투옥

점령 아래 벌어진 학대

전리품 나누기

성지 모독

점령의 확립

 

10. 나크바의 기억 학살

팔레스타인의 재발명

사실상의 식민주의와 유대 민족 기금

이스라엘의 유대 민족 기금 휴양 공원

 

11. 나크바 부정과 '평화 협상 과정'

평화를 향한 첫 번째 시도

평화 협상 과정에서 배제된 1948

귀환권

 

12. 요새 이스라엘

'인구 문제'

 

에필로그

 

출판사 서평

 

팔레스타인 땅에서 일어난 일의 진실

'가장 용감하고 강직하고 날카로운 이스라엘 역사가' 일란 파페의 대표작 팔레스타인 비극사가 출간됐다. 파페는 자신의 만행을 감추려는 이스라엘의 주류적 역사관에 반대하며 1980년대에 등장한 새로운 이스라엘역사가들 중 한 명으로, 모국의 역사 왜곡을 계속해서 고발해 왔다. 이 때문에 파페는 이스라엘 사회의 눈엣가시가 되어 13년간 몸담았던 대학에서 파면당하고 살인 협박에도 시달렸지만, 소신을 굽히지 않고 이스라엘의 비윤리적 행위를 계속 들춰내고 있다. 노암 촘스키는 그를 '현존하는 이스라엘 지식인 가운데 가장 양심적인 사람'으로, 고 에드워드 사이드는 '가장 뛰어나고 도발적인 학자'로 평가한 적 있다.

 

이 책은 이스라엘의 건국 과정을 '종족 청소'라는 시각으로 파헤친 역사서다. 파페에 따르면 19483월부터 이스라엘 건국 세력인 시온주의자들은 팔레스타인 땅에 유대인만의 국가를 만들기 위해, 주로 아랍인인 팔레스타인인들을 본격적으로 추방했다. 추방이 일단락되었을 때 난민이 된 사람은 80만 명에 이르렀다.

 

이스라엘은 위의 사실을 왜곡한다. 이스라엘 건국을 '비어 있는 땅에 정착해서 사막에 꽃을 피우는 데 성공'한 것으로 미화하는 한편, 팔레스타인인들에 대한 강제 추방에 관해서는, 이미 건국된 이스라엘을 침략하는 아랍군에게 길을 내주기 위해 팔레스타인인들이 자발적으로 고향을 떠났다고 주장한다. 강제 추방은 없었고, 아랍의 침략에 맞선 이스라엘의 '독립 전쟁'만이 있었을 뿐이라고 말한다.

 

파페는 이스라엘의 이러한 기만적인 태도를 정면으로 비판한다. 이스라엘 핵심 인사들의 일기, 군사 기록, 구술사 자료 등을 토대로 학살, 파괴, 겁탈 등 이스라엘 건국 세력이 팔레스타인 땅에서 얼마나 잔인한 일을 계획적으로 저질렀는지 폭로하고, 이를 종족 청소라는 전쟁 범죄로 정의한다. 그러고는 이스라엘을 향해 법적, 도덕적 책임을 지라고 요구한다. 그것만이 지금까지도 계속되는 이스라엘-팔레스타인의 갈등을 해결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이기 때문이다.

        

팔레스타인 종족 청소

종족 청소란 무엇인가? 파페는 '1990년대의 유고슬라비아 내전을 계기로 생겨난' 이 개념을 '특정한 지역이나 영토에서 종족이 뒤섞인 인구를 균일화하기 위해' 특정 인구를 '강제로 쫓아내는 것'으로 정의한다. 나아가 주택을 파괴하는 등 '모든 수단을 동원해서 지역의 역사를 지워 버리는 것'이라고 한다.

 

이스라엘의 건국은 종족 청소 개념이 생겨나기 40여 년 전에 일어났지만, 파페는 당시에 이스라엘 건국 세력이 벌인 행동을 명백한 종족 청소의 사례로 규정한다. 한편으로는 아랍인, 유대인이 섞여 살던 팔레스타인 땅에서 유대인이 절대 다수를 차지하도록 아랍인을 강제로 쫓아내려 했기 때문이며, 다른 한편으로는 이스라엘 건국 세력이 '플랜 달렛'이라는 종족 청소 계획를 세우고, 이를 토대로 군대를 지휘해 '주택, 재산, 물건 등을 방화'하고, '사람들을 추방'했으며, '쫓겨난 주민들이 돌아오지 못하도록 잔해에 지뢰를 설치'했기 때문이다.

 

가장 악명 높은 청소는 '데이르야신'이라는 마을에서 일어났다. 파페에 따르면, '유대 군인들은 마을에 쳐들어가면서 집마다 기관총을 난사해서' 주민을 죽였고, 그들의 시체를 훼손했다. 여성을 강간했으며 아이들을 벽에 세워 놓고 그들에게 '재미 삼아' 총을 쐈다. 군인들은 마을 사람들에게 '집을 포기하고 도망치지 않으면 비슷한 운명을 맞이하게 될 것'이라고 협박했다.

 

위와 같은 끔찍한 이야기들은 이스라엘의 공식적, 대중적 역사에서 완전히 지워졌다. 이스라엘 지도자들은 1948년의 상황에 대해 나치에 의한 홀로코스트에 이어 아랍에 의한 '2의 홀로코스트'가 임박했던 것으로 묘사함으로써 군사적 수단을 정당화했고, 이스라엘 교과서는 '유대 쪽이 팔레스타인인들에게 그냥 남으라고 설득했다'는 거짓 역사를 서술했다. 심지어 이스라엘은 19483월에 위협받은 쪽이 자신들이었다고 말한다. 실제로 이때 잠시 팔레스타인인들을 도우려고 주변 아랍 국가에서 파견한 군대가 유대 쪽 군대에 피해를 줬지만, 파페에 따르면 '유대인 공동체는 전투에서 패배하거나 항복해야 하는 사태를 걱정할 일이 전혀 없었'고 이스라엘은 별 어려움 없이 팔레스타인 청소를 수월하게 진행해 나갔다. 그 결과 1948년 팔레스타인인의 85퍼센트가 난민이 되었고 이스라엘은 팔레스타인 땅의 78퍼센트를 차지하게 되었다.

팔레스타인은 이스라엘의 공격에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밖에 없었을까? 그렇다. 팔레스타인 내부에는 시온주의 세력에 저항할 지도부가 거의 없었고 전투 조직들도 자취를 감춘 상태였기 때문이다. 이 조직들은 모두 '유대 민족의 고국을 팔레스타인에 세워주겠다'고 약속한 영국의 친유대적 기조에 반발해 일으킨 1936년 반란에서 영국군에 의해 망명길에 오르거나 해산되었다. 팔레스타인은 당시에 영국의 위임 통치령이었다.

       

전 세계가 조장한 참사

파페는 팔레스타인을 도와주려는 효과적인 외부 지원이 없었던 것으로 판단한다. 팔레스타인의 지도자들과 전투 조직을 무너뜨린 영국은 플랫 달렛이라는 청소 계획이 완성된 이후에 '더 이상 법질서를 책임지지 않겠다고 발표'했고, 유대와 아랍 사이에서 완충 지대 역할을 하던 군대를 서둘러 철수시켰다. 상황을 완연히 유대 쪽에 유리하게 조성해 준 것이다. 파페는 팔레스타인을 내팽개친 이런 행동을, '영국의 많은 정치인들이 인정한 것처럼', 영국이 중동 지역에서 보인 가장 수치스러운 장면이라고 설명한다.

 

영국은 팔레스타인 땅을 떠나면서 유대와 팔레스타인 토착민 사이의 갈등 해결을 유엔에 이관했다. 파페에 따르면, 유엔은 분쟁 해결 경험도 없고 팔레스타인 역사도 모르는 이들로 '팔레스타인 특별 위원회'를 조직했고, 그 위원회는 시온주의에게 팔레스타인 땅 절반을 분할해 주어야 한다는 해결책을 내놓았다.

 

파페는 이 결과를 두고 '불법적인 동시에 부도덕'한 것이라고 주장한다. 팔레스타인 토착민들은 '아메리카, 유럽 등지의 다른 모든 원주민과 마찬가지로 정착민 공동체', 즉 유대인 공동체와 '땅을 나눠 갖는 것을 거부'했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당시 유대 쪽이 소유하고 있던 토지는 팔레스타인 전체 면적의 6%에 불과했고, 인구 분포에서는 유대인이 전체 인구의 3분의 1만을 차지하고 있었다. 하지만 유대 쪽에 영토의 절반을 할양한다는 이 결과는 194711월 유엔 총회 결의안 제181호로 채택되었고, 막 벌어지려 하던 종족 청소에 불을 붙였다.

 

결의안 제181호가 채택되는 것을 보면서도 이집트, 레바논 등의 이웃 아랍 국가들은 팔레스타인 문제를 진정으로 걱정하지도 않았고 여기에 개입하고 싶어 하지도 않았다. 파페에 따르면, 각국의 외무장관들은 논의를 최대한 끌면서 군사 개입을 연기했다. 결국 어쩔 수 없이 팔레스타인에 지원군을 파견하게 됐지만, 각국은 팔레스타인이 패배했다는 사실과 자국들의 군대가 유대 군대와 싸워서 이길 수 없다는 점을 이미 알고 있었다. 가장 강력한 군대를 소유했던 트랜스 요르단은 시온주의 세력들과 팔레스타인 땅을 나눠 갖기 위해 군사 개입을 하지 않겠다는 조건을 걸고 협상을 벌였다.

미국의 태도는 조금 다른 듯했다. 파페에 따르면, 미국은 결의안 제181호에 반대하고 이스라엘에 제재 위협을 가하면서 강제 추방으로 발생한 팔레스타인 난민의 무조건적인 본국 송환을 주장하기도 했다. 하지만 미국 내의 유대인 로비 집단이 의회와 백악관에 영향력을 휘두르면서 그 주장은 좌절됐고, 이후에는 오히려 이스라엘의 입장에 맞춰 분쟁을 해결하려는 모습조차 보여 주었다.

 

계속되는 비극

종족 청소는 19491월에 어느 정도 일단락되었지만, 완벽히 끝난 것은 아니었다. 팔레스타인인들을 향한 이스라엘의 핍박은 계속되었다. 파페의 분석을 보면, 이스라엘은 전투가 잦아들자 자연스럽게 자기 집으로 돌아온 피란민들을 '불법적으로 체류'하고 있다는 이유로 포로수용소에 가두었고, 노동 수용소에 갇히게 된 일부 포로들은 '아침에 감자 한 알, 정오에 말린 생선 반쪽'을 먹어 가면서 강제 노역을 해야 했다.

 

수용소 바깥의 상황도 팔레스타인인들에게는 비극적이었다. 파페에 따르면, 이스라엘 정부는 130만 팔레스타인인에게서 총 1억 파운드를 몰수하고, 그들을 팔레스타인 영토의 3%밖에 안 되는 지역에 살게 하는 등 체계적이고 공식적으로 약탈을 감행했다. 여자들을 겁탈했으며, 수천 명의 팔레스타인인들을 빈민가로 강제 이주시키고, 이슬람 성지를 레스토랑이나 상점으로 바꿈으로써 종교에서 위안을 얻던 팔레스타인 사람들의 정신을 욕보였다.

 

이스라엘은 팔레스타인의 역사를 지워 나가는 일에도 몰두했다. 아랍어였던 마을의 이름을 히브리어로 바꾸고 토착민이 살던 지역에 유대인 정착촌을 건설했다. 특히, 유대 민족 기금이라는 조직은 철거된 팔레스타인 마을에 국립 공원을 만들었다. 나무를 심어 팔레스타인인들의 흔적을 파묻어 버렸고 종족 청소라는 재앙이 일어난 장소를 녹색 생태 휴양지로 치환했다.

 

더 나은 미래를 위하여

팔레스타인 사람들은 다시 고향으로 돌아가 살기를 원한다. 반면, 파페에 따르면, 이스라엘은 난민 문제나 팔레스타인인들의 귀환 요구를 '일고의 가치도 없는' 것으로 여기고 기각해 버린다. 귀환을 허용한다는 것은 이스라엘 자신들이 가해자라는 사실을 인정하는 꼴이 되어, 결국 역사적으로 비난을 받게 될 뿐만 아니라 이스라엘 건국의 '도덕적 정당성'에 관한 근본적인 문제를 발생시키기 때문이다.

 

책속으로

명령문에는 사람들을 강제로 쫓아낼 때 어떤 방식을 사용해야 하는지 구체적인 설명이 담겨 있었다. 대규모 위협을 가할 것, 마을과 인구 중심지를 포위하고 포격할 것, 주택, 재산, 물건 등을 방화할 것, 사람들을 추방할 것, 남김없이 파괴할 것, 그리고 마지막으로 쫓겨난 주민들이 돌아오지 못하도록 잔해에 지뢰를 설치할 것 등이었다. --- p.7

 

그다지 오래지 않은 과거에 당신이 잘 아는 어떤 나라에서 전체 인구의 절반이 1년 만에 강제로 추방되고, 마을과 도시의 절반이 감쪽같이 사라지고, 건물 잔해와 돌멩이만 남았다고 생각해 보라. 그리고 이 재앙이 무시되지는 않더라도 어떤 식으로든 역사책에 전혀 실리지 않고, 이 나라에서 터져 나온 갈등을 해결하려는 모든 외교적 노력이 철저하게 방해를 받는다고 생각해 보라. 나는 2차 세계 대전 이후 세계사를 샅샅이 훑으서 이런 성격의 사례와 이런 식의 운명을 찾으려고 애를 썼지만 헛수고였다. --- p.37

 

유대교에서 팔레스타인을 부르는 이름인 '이스라엘 땅'은 수백 년 동안 여러 세대의 유대인들에게 성지 순례의 장소로 숭배의 대상이었지만 미래의 세속적 국가로 여겨진 적은 없었다. (......) 다시 말해, 시온주의는 세속화되고 민족화된 유대교이다. 시온주의 사상가들은 자신들의 기획을 실현하기 위해 성경에 나오는 영토의 소유권을 주장했고, 새로운 민족주의 운동의 요람으로 이 영토를 재창조, 아니 재발명했다. --- p.40

시온주의자들이 기대한 것은 서구에서 박해와 학살의 역사를 피하기 위해 팔레스타인에 유대 국가를 창설하는 일이었다. '옛 조국을 되찾자'는 종교적 호소가 그 수단이 되었다. 이것이 공식적인 서사였고, 시온주의 지도부 성원 대다수의 동기를 진정으로 나타냈음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 --- p.43

 

앞으로 우리는 특히 1967년 이후 미국이 관여한 뒤 팔레스타인의 평화 중재 역사에서 툭하 이런 양상이 되풀이되는 모습을 보게 된다. 오늘날에 이르기까지 '팔레스타인 평화 정착'은 언제나 미국과 이스라엘이 배타적으로 작성한 구상을 따르는 것을 의미했다. 팔레스타인인들을 배려하는 것은 고사하고 그들과 진지하게 협의하는 일도 없었다. --- p.80

 

하지만 협의체는 이미 194712월에 그들이 탐내는 유대 국가의 영토 안에 있는 팔레스타인인들과 관련해서 추구하기로 한 전략을 설명하는 데 히브리어 단어 '요츠마jotzma'(주도적 계획)를 사용하고 있었다. '주도적 계획'이란 '보복'의 구실이 생기기를 기다리지 않은 채 팔레스타인 주민들에 대한 행동을 취하는 것을 의미했다. --- p.115

 

시온주의 지도부는 처음에 군사 행동을 일사불란하게 지휘할 필요가 있다는 점을 인정했지만, 승인받지 않은 선도 공격이 진행될 때마다 하나하나 사후에 승인하서 계획의 일부로 포함시키기로 결정했다. --- p.144

 

팔레스타인인과 아랍인 전체를 나치스로 묘사하려는 시도는 의도적인 홍보 책략이었다. 그래야만 홀로코스트를 경험하고 3년 뒤에 유대 군인들이 다른 인간을 청소하고, 죽이고, 파괴하라는 명령을 받을 때 자신감을 잃지 않을 것이었기 때문이다. --- p.152

 

이스라엘과 서구 일반은 그들을 익명으로 뭉뚱그려서 아랍 반란자나 테러리스트로 언급한다 ? 1980년대까지 팔레스타인 해방 기구에서 싸운 팔레스타인인들, 그리고 1987년과 2000년에 요르단 강 서안과 가자 지구의 이스라엘 점령에 대항한 두 차례 봉기를 이끈 이들을 다루는 것처럼 말이다. 나는 식민화, 추방, 점령을 당한 사람들을 악마시하고 그들을 식민화, 추방, 점령한 바로 그 사람들을 미화하는 현실을 뒤바꾸기 위해서는 이 책보다 훨씬 더 많은 게 필요할 것이라는 점을 잘 안다. --- p.341-342

 

1948년 말에 이르러 종족 청소 작전의 주요 활동은 이제 이스라엘의 귀국 금지 정책을 두 가지 차원에서 실행하는 데 집중되었다. 첫 번째는 국가적인 차원으로 19488월 이스라엘 정부는 주민들이 추방된 마을을 전부 파괴하고 새로운 유대인 정착촌이나 '자연' 삼림으로 전환하기로 결정했다. 두 번째는 외교적인 차원으로 난민들의 귀환을 허용하라는 국제 사회의 점증하는 압력을 피하기 위한 끈질긴 시도가 이루어졌다. --- p.354

 

잠시 동안이나마 미국 정부가 이 문제에 관심을 나타낸 이례적인 시기가 있었다. 여느 때와 달리 국무부 관리들이 난민 문제에 관한 정책을 지배한 반, 백악관은 무관심한 태도를 보였다. 결국 이스라엘의 기본적인 입장에 대한 불만이 점차 높아졌다. 미국의 전문가들은 난민들이 귀환하는 것 말고는 다른 법적 대안을 찾지 못했고, 이스라엘이 귀환 가능성을 논의하는 것조차 거부하자 분개했다. 19495, 미국 국무부는 난민 본국 송환을 평화의 전제 조건으로 간주한다는 강한 메시지를 이스라엘 정부에 전달했다. (......) 미국 국무부에서 인사 교체가 이뤄지서 미국의 팔레스타인 정책의 방향이 바뀌었다. 이제 난민 문제는 아예 무시하지는 않더라도 완전히 부차적인 것이 되었다. --- p.399

 

팔레스타인 전체의 인적 지형은 강제로 바뀌었다. 도시들은 넓은 구역이 파괴되서 아랍적 성격이 지워졌다. 야파의 널찍한 공원이나 예루살렘의 문화 회관 등이 사라져 버렸다. 이런 변화는 한 민족의 역사와 문화를 지워 버리고 다른 민족의 날조된 역사와 문화로 대체하려는 욕망의 결과물이었다. 원주민들의 모든 흔적은 묵살되었다. --- p.403

 

이스라엘의 '녹색 허파'인 이 휴양지들은 역사를 기념하기보다는 완전히 지워 버리려고 한다. 유대 민족 기금이 1948년 이전부터 지금도 볼 수 있는 시설에 붙여 놓은 안내문을 보, 지역의 역사는 의도적으로 부정된다. (.....) 사람들의 심리에 깊이 뿌리박은 이 메커니즘은 팔레스타인의 트라우마와 기억의 장소를 이스라엘인들을 위한 여가와 유흥의 공간으로 이렇게 대체하는 것을 통해 작동한다. 다시 말해, 유대 민족 기금의 설명문이 '생태적 관심'으로 재현하는 것은 나크바를 부정하고 팔레스타인의 엄청난 비극을 감추려는 이스라엘의 또 다른 공식적인 시도이다. _425-426

 

이처럼 역사를 의도적으로 지워 버렸다 할지라도 이스라엘의 휴양 공원 아래 묻혀 있는 마을들의 운명은 한 때 그곳에 살았던, 그리고 거의 60년이 지난 지금도 난민 수용소와 머나먼 디아스포라 공동체에 살고 있는 팔레스타인 가족들의 미래와 밀접하게 연결된다. 팔레스타인 난민 문제의 해결은 여전히 팔레스타인에서 벌어지는 충돌을 정의롭고 지속성 있게 해결하기 위한 관건이다. --- p.435

 

팔레스타인 해방 기구, 또는 팔레스타인의 대의를 떠맡은 다른 어떤 조직도 두 가지로 표현되는 부정에 직해야 했다. 첫 번째는 국제 평화 중재자들이 보여 주는 부정이었다. 그들은 미래의 평화 조정안에서 팔레스타인의 대의와 관심을 완전히 배제하지는 않더라도 일관되게 부차적으로 다루었다. 두 번째는 이스라엘인들이 나크바를 인정하기를 무조건 거부하고, 1948년에 그들이 저지른 종족 청소에 대해 법적, 도덕적으로 책임을 지는 것을 절대적으로 피한다는 사실이었다. --- p.439

 

이 기나긴 고난의 시기 동안 이스라엘 안팎에서 팔레스타인인들과 유대인들이 온갖 역경에도 불구하고 손잡고 만들어 온 긴밀한 사회적 관계를 볼 때, 이런 변신은 가능하다. 이스라엘 유대인 사회에서 시온주의 사회 공학이 아니라 인간적 고려를 밑바탕으로 삼아 자신을 형성하는 집단들을 들여다보, 찢겨진 팔레스타인 땅에서 분쟁을 종식할 수 있다는 점 역시 분명해진다. --- p.473-474

 

유대인이 폭로한 유대인의 종족청소실상

이스라엘은 우리에게 동병상련(同病相憐)을 일으킨다. 양국 다 나라 없는 설움을 뼈저리게 느꼈다. 이스라엘은 여러 면에서 놀라운 나라다. 1948년 건국 후 860만 이스라엘 사람은 42000만 아랍인과 다섯 차례의 전쟁에서 계속 승전보를 남겼다.



국어만 지키면, 다시 나라를 찾을 수 있다는 말도 있지만, 이스라엘은 거의 사어(私語)가 된 히브리어를 복원해 국어로 삼았다. 우리 형편에 맞춰 역사적 가정을 해본다면 이런 얘기다. ‘임진왜란 때 우리나라가 망한다. 우리 민족은 동아시아 전역으로 뿔뿔이 흩어진다. 45년 해방으로 다시 나라를 되찾았지만 우리말은 사라지고 없다. 해방 조국에 모인 우리는 중국어·일본어나 중국어·조선어, 태국어·조선어가 혼합된 말을 쓴다. 훈민정음 해례본(1446) 등의 고문을 바탕으로 우리말을 복원해 국어로 삼는다.’

이스라엘은 참 대단한 나라다. 하지만 어둠도 있다. 팔레스타인 비극사가 밝히고 있는 것처럼 이스라엘 건국이 팔레스타인 사람들에겐 비극의 시작이었다. 유럽에서 피해자였던 이스라엘 사람들이 중동에서는 가해자가 됐다.


저자 일란 파페 영국 엑시터대 교수는 이스라엘에서 태어난 유대인이다. 그에 따르면 이스라엘이 사람이 거의 살지 않는 빈 땅 사막에 건국해 옥토를 일궜다는 식의 황당한 인식은 당연히 거짓말이다. ‘팔레스타인 사람들은 그들의 지도자들의 결정에 따라 스스로 팔레스타인을 떠났다는 이스라엘 공식 역사도 거짓말이다.

팔레스타인에서 쫓겨난 이들이 머물렀던 레바논 북부 나헤르알바리드 난민촌. [사진 열린책들]

 

.광범위한 이스라엘 공식문서와 전세계 팔레스타인 난민들의 증언을 토대로 저자가 폭로하는 실상, 혹은 주장은 이렇다. 이스라엘 건국 이후인 1948~4980만명의 팔레스타인 사람들이 고향을 등져야 했다. 엑소더스(Exodus)였다. 히브리인들의 이집트탈출과 달리 자의로 떠난 게 아니었다. 학살과 약탈과 강간도 있었다. 전쟁이 수반하는 우발적인 비극이 아니었다.


팔레스타인 사람들의 추방은 플랜 D’라는 시온주의자들의 거대한 사전 계획으로 실행됐다. 계획의 설계자는 이스라엘 초대 총리이자 건국의 아버지인 다비드 벤구리온(1886~1973)이었다. 시온주의자들은 유대인만으로 구성된 순혈(純血) 국가를 바랐다. 이스라엘이 자랑하는 해방은 팔레스타인 사람들에게는 재난이었다. 이스라엘은 팔레스타인을 식민지로 삼았고 남아프리카공화국과 마찬가지로 아파르트헤이트 정책을 펼쳤다.

 

저자는 종족청소(ethnic cleansing)’ 정책이 오늘날에도 지속되고 있다고 주장한다. 종족청소는 90년대 유고슬라비아 상황을 설명하기 위해 나온 말이다. 팔레스타인 상황에도 적용된다는 게 저자의 인식이다. 한마디로 이스라엘은 종족청소라는 인도(人道)에 반()한 죄()(crime against humanity)’48년 이후 줄곧 저지르고 있다는 것이다.

파장이 컸다. 일란 파페 교수는 2007년 하이파대에서 사임(辭任)’당했다. ‘1호 공공의 적이 됐다. 이스라엘 의회가 그를 규탄했다. 어떤 유명 칼럼니스트는 그를 죽이라고 하지는 않겠지만 그가 죽임을 당하더라도 놀라지 않겠다는 칼럼을 썼다. 저자는 영국으로 이주했다.

왜 이 책을 읽어야 할까. 우리는 세계가 독도·위안부 문제를 공정하게 보기를 바란다. 세계인으로서 우리는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문제를 양쪽의 시각으로 봐야 하지 않을까. [출처: 중앙일보] [책 속으로]



팔레스타인의 눈물 저자 자카리아 무함마드|역자 오수연|아시아 |2014.09.01

원제 The tears of Palestine

 

저자 자카리아 무함마드 Zakaria Mohammed 1950년 팔레스타인 나불루스에서 태어났으며, 이라크 바그다드대 아랍문학과를 졸업했다. 한동안 이라크, 요르단, 레바논, 시리아, 키프로스, 튀니지 등에서 살았다. 알 카멜등 문학잡지의 편집장을 지냈으며 현재 저널리스트와 편집자로 일하고 있다. 그의 시는 현대 아랍시의 가장 모범적인 사례로 간주된다. 이스라엘의 점령에 저항 하면서도 자살폭탄운동에 대해서 강력한 반대 입장을 표명해 이슬람 율법회의에 회부되기도 했다. 시집으로 마지막 시들(베이루트, 1981) 손으로 만든 물건 Hand crafts(런던, 1990) 아스카다르를 지나가는 말 The horse passes Askadar(런던, 1991) 햇살(암 만, 2001) 등이 있으며, 장편소설 빈 눈동자(라말라, 1996) 자전거 타는 사람(암만-카이로, 2003), 비평집 팔레스타인 문화론(라 말라, 2003) 등과 다수의 아동물을 펴냈다.

 

고난의 땅에서 지켜낸 인간의 존엄과 품위에 관한 문학적 기록 팔레스타인의 눈물.

희망은 가장 고통스러운 사람들로부터 나온다!

고난의 땅에서 지켜낸 인간의 존엄과 품위에 관한 문학적 기록

2006년 한겨레가 뽑은 올해의 책

 

시대의 고난에 대해 가장 예민한 증언자들의 기록!

팔레스타인은 고난의 땅이 아닌 인류를 위한 위안과 희망의 땅이다

 

전쟁과 분쟁의 특징은 늘 피해자들의 증언을 지우고 차단한다는 것이다. 팔레스타인을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 기획된 이 책은 외국인으로서 취재나 접근이 힘든 팔레스타인 분쟁을 고스란히 겪어낸 작가들의 증언을 통해서 진실에 접근하고 있다. 특히 시대의 고난에 대해 가장 예민한 증언자들로서 팔레스타인 작가들의 이 기록은 팔레스타인에 대한 우리의 정서적, 심리적 거리를 좁혀준다.

 

내일을 기약할 수 없는 일상 속에서도 적을 향한 시선을 자신의 내면으로 돌려 치열하게 성찰하고, 분노와 증오를 희망으로 승화하려는 몸부림이 문장마다 고스란히 배어 있는 이 책은 고난에 대한 정직하고 핍진한 기록이며, 인간의 존엄과 품위를 언어로 구현해낸 문학의 성취다. 팔레스타인이 고난의 땅이 아니라 인류를 위한 위안과 희망의 땅임을 증언한다.

 

팔레스타인의 눈물이 우리에게도 뜨겁게 흐르고 있다

팔레스타인 땅은 유럽과 아시아, 아프리카를 잇는 사이에 위치하고 있기 때문에 오래전부터 강대국들의 지배권을 둘러싼 싸움터였다. 종교적으로도 팔레스타인 땅에 있는 예루살렘은 유대교, 기독교, 이슬람교 3대 종교의 성지이기도 했다.

 

2차 세계대전 이전까지 이 땅은 팔레스타인인(아랍인)들의 땅이었다. 하지만 영국의 모순된 외교, 유대인의 시온주의 운동, 연합군 측의 압력 등으로 이 땅에 이스라엘 국가가 건설되기에 이르렀다. 이때부터 팔레스타인인들은 땅을 빼앗기고 고국을 떠나는 일이 시작되었다. 지금 이곳은 이스라엘의 점령 하에서 유혈사태가 끊이지 않고 팔레스타인인들은 이스라엘의 감시와 통제 하에서 신음하고 있다.

 

이곳은 21세기 전 세계적 문제가 집약된 곳이다. 이 책의 장마다 담겨 있는 팔레스타인인들의 눈물과 한숨, 고통과 신음, 불안과 박탈감. 우리나라는 이러한 현실에 눈을 돌릴 수 없는 경험이 있다. 60여 년 전 일제의 압제로 국토를 빼앗기고 고국을 떠났던 선조들. 일제의 감시와 통제 하에서 36년을 신음했던 민초들. 팔레스타인의 눈물이 우리에게도 뜨겁게 흐르고 있다.

 

팔레스타인인들에 대한 그야말로 생생한 영상

우리는 이 책에서 지금까지 알려지지 않았던 현실을 접하게 된다. 팔레스타인인들이 어떻게 살고 있는가를 그야말로 생생하게 알 수 있게 된 것이다. 그동안 미디어를 통해서만 이해했을 뿐이다. 그러나 진실은 전혀 다른 영상을 우리에게 보여준다.

 

팔레스타인인들은 하루에 두 시간 정도 생필품을 사는 시간을 제외하고는 통금으로 인해 대체로 집안에 머물러 있어야 한다.(‘도시에 밀어닥친 폭풍우’) 한편 많은 이들이 이웃 국가들로 망명을 갔다가 다시 돌아오고 또다시 나가는 불안한 순환을 반복하고 있다.(‘취한 새’) 가자 지구에 사는 한, 아이를 갖지 않겠다고 맹세한 이도 있다. 자식이 죽는 모습을 보고 싶지 않다는 말과 함께...(‘아이를 갖지 않기로 맹세한 이유’)

 

이 책에는 팔레스타인 해방운동에 참여했던 젊은 여자(아이샤 오디)가 이스라엘군의 잔혹한 고문을 받지만 끝까지 이겨내고 결국은 종신형을 받기에 이른다. 동료 남자들이 배반을 했는데도 말이다.(‘심문’) 또한 이스라엘의 압제 하에서 팔레스타인 신분증이 얼마나 큰 저주가 되고 있는지를 보여주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팔레스타인인들이 겪는 정체성의 혼란을 리얼하게 소개하고 있다.(‘개 같은 인생’) 이 혼란은 외국에서 팔레스타인인들이 경험하곤 하는데, 그들은 이름만 가지고 있을 뿐 나라를 잃고 고향을 잃은 상태이다.(‘나는 라말라를 보았다’)

 

팔레스타인-이스라엘 분쟁을 올바르게 이해하기 위한 가장 적합한 책

엮은이이자 옮긴이이기도 한 소설가 오수연은 지은이이자 엮은이인 팔레스타인의 시인 자카리아 무함마드와 함께 이 책을 기획했다. 오수연은 일찍이 2003년에 민족문학작가회의의 이라크전쟁 취재작가로 파견되었고, 그때의 인연으로 2006년에는 자카리아 무함마드를 비롯해 한국과 팔레스타인의 예술가들, 평화운동가들, 그리고 시민들과 함께 팔레스타인을 잇는 다리라는 모임을 결성하여 문학적으로 두 나라를 잇는 일들을 벌였다. 2006년에 나온 이 책의 초판은 그렇게 나온 결과물이다. 그리고 8년이 지난 지금, 개정증보판으로 선보인다.

 

“12천 년 동안 인류는 많은 말을 해왔건만, 지금까지도 어쩔 수 없다는 이 말을 되뇌고 있다. 이제는 다른 말을 찾아야 한다. 이 책은 다른 말을 찾으려는 노력의 일환이다... 이 책이 처음으로 나왔던 2006년으로부터 8년이 흘렀건만, 팔레스타인 상황은 별로 나아지지 않은 듯하다.” (‘개정증보판에 부쳐중에서)

 

분쟁지역인 팔레스타인에서 시대의 고난을 가장 예민하게 증언하는 작가들이 보내오는 메시지는 비통하고 절실하다. 수십 년의 망명생활 끝에 돌아온 지식인의 흔들리는 정체성, 전쟁으로 인해 인간이 폭력적으로 변모해 가는 모습. 이 책은 안온하게 살아가는 우리 모두에게 세계는 아직도 전쟁 중이라는 현실을 새롭게 일깨운다. 김지영 동아일보기자

 

그들의 고통을 피상적으로 아는 우리는 책을 읽으며 글의 각각이 이룬 문학적 성취에 앞서 그 상처의 실체적 진실에 마음을 빼앗기고 만다. 이스라엘의 콘크리트 장벽으로 갈가리 찢긴 땅, 점령군의 검문소 앞에서 기약 없는 기다림으로 시작하는 일상, 모욕과 조롱과 폭력과 약탈, 그리고 학살. 최윤필 한국일보기자

 

이 책은 팔레스타인 사람들의 가물거리는 희망을 위해 기획되었다. 멀고 먼 희망까지 거의 없는 길을 이 창작자들은 스스로 길을 냈으며, 꺼질 듯한 불꽃에 빛과 열기를 불어넣었다. 이토록 처절한 이야기를 이토록 아름답고 격조 높게 쓸 수 있다니, 나 또한 글 쓰는 사람으로서 감탄해 마지않는다. 그러나 내게는 부당하게 고통 받는 팔레스타인의 현실을 우리나라에도 알려야겠다는 더욱 절박한 욕구가 있다. 한국인인 우리 입장에서 대륙 건너 팔레스타인을 시급히 알아야만 할 필요가 있다. 다시 말하자면, 이 책은 우리들 자신의 가물거리는 희망을 위한 것이다. 오수연 소설가

 

미국의 이스라엘/팔레스타인 정책에서 폭력적인 팔레스타인인들의 이스라엘 안보 위협이라는 대전제가 바뀌지 않는 이상 정상적으로 기능할 수 있는 팔레스타인국가란 거의 불가능하다. 이제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분쟁해결의 지름길은 유엔결의를 통한 이스라엘/팔레스타인의 국경 획정이다. 홍미정 단국대 교수



이스라엘이 가자지구를 폭격한2008년12월  27일(현지 시각), 한 팔레스타인 남성이 쓰러진 시신을 붙잡고 울부짖고 있다.
AP 연합뉴스



눈물의 땅, 팔레스타인 전쟁은 이미지가 아니라 현실이다

저자 김재명|프로네시스 |2009.09.15

팔레스타인, 젖과 꿀이 흐르는 땅이 아닌 눈물의 땅!

그들은 테러라고 하지만 우리에게는 자유를 위한 투쟁이다!

 

일본의 한반도 점령처럼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식민지배는 무고한 팔레스타인 사람들을 죽음으로 내몰았다. 이스라엘의 무차별적인 총격에 쓰러지고 대대로 살던 집과 땅을 빼앗긴 채 강제추방 당한 팔레스타인 사람들. 이에 저자는 하마스를 앞세운 팔레스타인의 테러 행위는 이스라엘의 국가폭력에 대한 그들의 마지막 저항이라고 말한다.

 

김재명: 냉전 시대에 청소년기를 보낸 저자는 서울대학교에서 철학을 공부하면서도 이념 대립에 몸살을 앓는 한반도 상황에 관심을 기울였다. 그런 문제의식은 경향신문과 중앙일보에서 기자로 일하는 동안 해방정국에서 극좌나 극우라는 이념적 편향에 치우치지 않고 민족분단을 막으려 했던 중간파에 대한 연구로 이어졌고, 한국현대사의 비극, 중간파의 이상과 좌절(선인, 2003)이라는 책으로 빛을 보았다.

한반도 분단극복에 대한 관심은 국제분쟁에 대한 관심으로 넓혀졌고, 마흔을 넘어 국제정치학이란 새로운 도전을 위해 신문사를 그만 두고 미국으로 떠나 뉴욕시립대에서 국제정치학 박사과정을 마쳤다. 이어 귀국 뒤 국민대학교에서 정의의 전쟁이론에 대한 비판적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현재 인터넷 매체인 프레시안의 기획위원으로 일하면서 성공회대학교(겸임교수)와 국민대학교에서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다.


이울러 지난 10여 년 동안 국제분쟁전문가로 지구촌 여러 분쟁지역을 찾아다녔다. 유럽의 화약고인 발칸반도(보스니아와 코소보), 중동지역(이스라엘·팔레스타인·레바논·시리아·요르단), 이란·이라크·아프가니스탄·카슈미르·동티모르·캄보디아·베트남·서아프리카 시에라리온·쿠바·볼리비아·페루 등지의 유혈분쟁을 취재 보도해왔다. 분쟁지역 취재기록들을 한 권의 책으로 엮어 나는 평화를 기원하지 않는다(지형, 2005)을 냈고, 지난 전쟁들의 원인과 결과를 헤아려보자는 뜻에서 20세기 전쟁영화가 남긴 메시지(프로네시스, 2006), 석유, 욕망의 샘(프로네시스, 2007)을 냈다.

저자는 지난 2000년부터 거듭된 중동 현지취재를 통해, 유혈분쟁으로 몸과 마음을 다친 어린이들과 여인들, 집과 농토를 잃은 난민들, 중동평화의 암초로 꼽히는 유대인 정착민,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정치군사 지도자와 지식인들을 비롯해 분쟁의 한가운데 놓인 사람들의 모습과 생각을 글로 담아냈다.

 

목차

 

연표

들어가며 왜 눈물의 땅인가

 

부 좌절과 분노의 현장에서

01가자로 가는 길

02생존의 벼랑에 내몰린 팔레스타인

03팔레스타인 어린이들과 여성들

04중동의 우울한 초상화, 팔레스타인 난민

05유대인 게토 연상시키는 분리장벽

06유대인 정착민, “중동은 유일신이 내린 약속의 땅

07이스라엘의 고민-아랍계 시민

08팔레스타인 장기수들

09팔레스타인 내부 갈등 키우는 이스라엘 정보기관

 

부 팔레스타인의 과거와 현재

10디아스포라, 시오니즘, 밸푸어선언

11건국과 테러의 어두운 그늘

12우리는 왜 투쟁의 깃발을 올리는가

13전쟁범죄

 

부 중동, 미국, 그리고 평화의 전망

14중동 협상의 뜨거운 감자들

15미국과 이스라엘의 유착

16이스라엘과 중동의 군사력 비교

17이스라엘에만 허용된 핵무기

18이스라엘 평화주의자들

19이스라엘 병역 거부자들

나오며 어디서든 희망은 있어야 한다

 

출판사 서평

 

좌절과 분노의 현장에서……

포연이 가시지 않은 건물 잔해 앞에서 부모를 잃은 아이의 눈물, 싸늘한 시신이 되어 버린 아기를 품에 안고 통곡하는 엄마, 가족의 생계를 위한 실낱같은 희망이 잿더미로 변한 올리브 밭 앞에서 무릎 꿇은 농부…….

 

이것이 이른바 테러와 그에 대한 보복의 현장, 팔레스타인 가자 지구의 일상이다. 이스라엘은 팔레스타인의 저항을 테러라고 몰아붙여왔다. 미국도, 그리고 우리도 그런 표현에 익숙하다. 그러나 왜 그들은 테러를 일으키는가? 60여 년 동안 끊임없이 일어나는 피의 분쟁은 왜 끝나지 않는가?

 

팔레스타인의 지도자였던 야신은 그를 인터뷰 하는 저자를 향해 이렇게 묻는다. “한국도 한때 일본의 식민지였다고 알고 있다. 그 시절에 일본에 저항했던 독립 운동가를 당신들은 테러리스트라고 부르는가?” 일본의 전쟁 영웅인 이토 히로부미를 저격한 안중근은 의사인가 테러리스트인가? 그에 대한 대답을 누구에게 들어야 할까? 한국인 아니면, 일본인?

 

이런 물음에 앞서, 그리고 문명의 충돌이니, 종교 전쟁이니 하는 거대 담론의 틀로 설명하려 하기 전에 우리가 먼저 보아야 할 것은 잔인한 파괴의 폐허 위에 흐르고 있는 눈물과 통곡의 현장, 이곳 팔레스타인의 대지이다.

 

누가 유대인에게 면죄부를 쥐어 주었는가?

할리우드 홀로코스트 산업의 최고봉이라 할 수 있는 영화 (1994)는 막대한 유대인 자본으로 유대인 감독이 유대인 배우를 주인공 삼아 유대인의 고통을 다룬 영화다. 결국 이 영화는 그해 아카데미 영화상을 휩쓸면서 영화계에서 유대인 영향력이 어느 정도인지도 입증해주었다.

 

이러한 홀로코스트 영화는 그 이전에도 또 이후로도 끊임없이 제작 상영되면서 유대인의 고통을 세계인의 머릿속에 각인시켰고 더 나아가 자신들은 홀로코스트의 희생자이므로 자신들의 생존을 위해 어떤 짓을 저지르더라도 면죄부를 받을 수 있음을 세뇌시켜왔다.

 

인류 역사를 살펴볼 때, 유대인만큼이나 고난의 역사를 살아온 민족은 너무도 많다. 쿠르드족, 위구르족, 아르메니아족, 36년간 일본의 식민 지배를 받았던 한민족……. 그런데 그 어떤 민족보다도 팔레스타인 민족은 지난 60년 동안 유대인들이 겪었던 핍박의 고통을 바로 그 유대인들에 의해 같은 방식으로 받아왔음을 우리는 주목해야 한다. 나의 고통이 남을 핍박하는 면죄부가 될 수 있다는 논리는 어떤 이유로도 정당화 될 수 없기 때문이다..

 

미국 행정부의 주체가 공화당이든 민주당이든 유대인들의 영향권을 벗어날 수 없고, 미국 경제를 움직이는 유대인 자본규모 역시 어마어마하기에 미국이 중동평화의 중재자로 나선 지금의 국제정세에서 팔레스타인 분쟁에 대해 정확한 정보와 시각을 갖기 매우 어려운 상황이다. 이스라엘이든 팔레스타인이든 어느 한 쪽에도 치우치지 않는 팩트(fact)란 불가능할지도 모르나 적어도 팔레스타인 땅에서 어떤 일이 벌어져왔고 또 앞으로 그것이 세계정세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알아보자는 것이 바로 이 책의 목적이다.

 

약속의 땅과 디아스포라의 거짓 환상

60년 전 유대인들이 팔레스타인 땅에 자신들의 나라를 세우고 그 땅에 살던 사람들을 무력으로 몰아낼 수 있었던 근거는, 또 그것을 국제사회가 순순히(?) 받아들이도록 한 표면적 명분은 팔레스타인 땅이 그들이 믿는 유일신이 선택한 유대인들에게 나라를 세우라고 약속한 땅이며, 2천 년 전 자신들이 고향에서 쫓겨나면서 잃어버린 바로 그 땅을 되찾겠다는 것이다. 유대인들의 이러한 믿음은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종교적 집착이다.

 

유대인들은 유일신에게 젖과 꿀이 흐르는 땅을 약속 받았다. 하지만 사실상 그 땅은 그리 비옥한 땅이 아니었던 모양이다. 성경에 따르면 유대민족은 굶주림에 지쳐 스스로 그 땅을 버리고 이집트로 떠났다가 온갖 수모를 겪었고, 다시 모세에 이끌려 가나안 땅으로 돌아와서는 그곳의 토착민들을 폭력적으로 몰아냈다. 바로 이것이 그 유명한 모세의 엑소더스’(기원전 1900)인데 결국 유대인들은 또다시 약속의 땅이란 명분으로 어떠한 방해도 받지 않고 21세기 엑소더스를 실현했다.

 

약속의 땅이라 믿는 선민의식도 지금의 상식으로 인정하기 어렵지만, 사라져버린 자신들의 땅을 찾겠다는 주요 명분인 디아스포라 역시 근거가 희박하다. 2천 년 전 예루살렘에서 쫓겨난 민족은 지금의 이스라엘 민족이 아닌, (우리가 돌궐족이라 일컫는) 터키계 아쉬케나짐 유대인들이며, 이들은 유대인 디아스포라와는 직접 관련이 없는 민족이란 점에서 거짓 환상에 불과하다는 점을 저자는 지적한다.

하마스, 그들은 왜 투쟁의 깃발을 올리는가?

이스라엘의 건국 이후, 팔레스타인 민족은 난민이 되어 근처 중동 국가를 떠돌거나 무자비한 폭력에 시달리며 이스라엘의 식민 지배를 받고 있다. 유대인들은 새로 건국한 이스라엘 땅에서 팔레스타인 인종을 완전히 몰아내려고 하고, 독립국가를 원하는 팔레스타인 사람들은 강제 점령국 이스라엘에 테러로 대응 하는 것이 단순화한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분쟁모습이다. 물론 어떠한 이유로도 자살폭탄 테러와 같이 무고한 목숨을 희생시키는 폭력은 결코 용인될 수 없다. 그렇지만 자신들의 억울함을 항변할 수 있는 길이 오직 테러뿐이라는 팔레스타인 사람들의 절박한 사정을 외면만 할 수는 없을 것이다.

 

막대한 자본으로 무장한 이스라엘 군은 국제법을 수시로 위반하고 있으며, 특히 가자 지구에 방벽을 쌓아 팔레스타인 사람들을 감옥 아닌 감옥에서 살게 하고 있다. 방벽 안에 갇혀 사는 팔레스타인 사람들에게는 인간이라면 최소한 누려야 할 거주이전의 자유도 없고, 가족이나 친지를 방문할 자유 또한 없다. 수로가 막혀 농사도 지을 수 없고 먹을 물조차 구하기 어려운 상황에 놓여있으며, 생필품은 이집트로 연결된 비밀 터널을 통해 구해야 하는 실정이다. 설상가상으로 팔레스타인 사람들은 유대인 정착민이나 이스라엘 군인들로부터 날마다 크고 작은 폭력에 시달리고 있다.

 

이스라엘의 강압적 군사통제에 맞선 팔레스타인 사람들의 봉기인 인티파다1987년 이래 더욱더 과격해지고 있다. 팔레스타인 어린이 세 명 중 한명은 나중에 자라서 순교자가 되겠다고 말한다. 저항이 과격해지는 것은 그들의 좌절과 분노가 그만큼 깊어지고 있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우리가 팔레스타인에 주목해야하는 이유

중동문제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가장 먼저 세계 석유시장의 패권문제에 대한 이해가 있어야 한다. 부시 행정부가 이라크를 쑥대밭으로 만들면서 진정으로 세계평화를 위협하는 대량살상무기를 찾아낼 거라 믿었던 사람은 없었듯이, 세계평화를 위협하는 테러와의 전쟁을 선포한 미국이 중동평화를 위한 확실한 중재자가 될 수 있을 거란 전망 역시 너무도 회의적이다. 특히 호기롭게 출범한 오바마 행정부가 이스라엘 팔레스타인 분쟁에 뭔가 다른 특약처방을 내려줄 수 있지 않을까하는 기대도 회의적이긴 마찬가지다. 미국이 팔레스타인 문제를 공정하게 처리할 수 없는 까닭은 중동에서 미국의 영향력을 유지하는 데 이스라엘이 단단히 한 몫을 해주기 때문이다.

 

이미 이 문제에 있어서 중재력을 상실한 유엔, 그리고 유럽경제까지도 영향을 미치는 미국의 금융시장, 미국의 여론을 주도하는 각종 언론매체들, 전 세계의 안보를 관장하는 미국국방부를 비롯한 정치계 구석구석에 까지 유대인들의 영향력이 미치지 않는 곳은 하나도 없다. 더구나 이스라엘에 대한 미국의 이해할 수 없는 막대한 대외원조금액도 미국계 유대인들의 전방위적 로비의 결과라고 한다.

 

지난 2000년 이후 6차례나 중동 취재를 다녀 온 저자는 지금이야 말로, ‘우리도 사람답게 살고 싶다는 팔레스타인 사람들의 절규에 귀를 기울여야 할 때라고 한다. 그것은 단순히 중동에서 총소리가 들릴 때, 우리 주유소의 유가가 춤을 추고, 미국의 요구에 따라 평화유지군이란 명목의 군대를 파병해야 하는 국제 외교의 복잡한 문제들이 뒤엉켜 있기 때문만은 아니다. 그것은 오히려 팔레스타인 문제가 우리에게 정의란 무엇인가에 대한 질문을 던지기 때문이다

 

책속으로   

60여 년 전의 나크바 이후 팔레스타인 사람들의 고난은 지금까지도 그치지 않았다.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점령, 군사적 억압통치와 인권침해, 팔레스타인 사람들의 저항……. 이런 표현은 몇십 년 동안 중동의 상황을 나타내는 기본 용어로 굳어졌고 중동의 하늘에는 늘 먹구름이 드리워져 있다. (...) 중동은 ‘21세기의 화약고. 이스라엘의 군사적 강공책, 그에 맞선 팔레스타인 하마스를 비롯한 무장대원들의 죽음을 무릅쓴 격렬한 저항으로 폭력의 악순환은 그치지 않는다._ 들어가며(19)

 

20151월 프랑스 파리에서 시사주간지 샤를리 에브도편집장을 비롯한 17명이 숨진 테러 사건도 마찬가지다. 테러를 맹렬히 비판하고 희생들의 죽음을 슬퍼하는 분위기에 눌려서일까, 왜 그런 비극적인 유혈사태가 벌어졌는지를 제대로 돌아보지 못한다는 점이다. 샤를리 에브도편집진이 주장한 언론과 표현의 자유는 물론 논란의 여지가 없는 소중한 가치이다. 하지만 언론과 표현의 자유를 내세워 예언자 무함마드가 엉덩이를 드러낸 모습을 만평으로 조롱하는 행위는 이슬람 신성 모독에 다름 아니다._ 들어가며(31)


이스라엘은 팔레스타인과의 유혈충돌 상황을 무장투쟁이라고 규정할 뿐 전쟁이란 용어는 사용하지 않는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를 국가로 인정하지 않기 때문이다. 따라서 지금의 상황을 한 국가(이스라엘)와 팔레스타인 당국과의 무장충돌이라고 표현한다. 이스라엘은 만일 어느 한 팔레스타인 집단이 이스라엘 국민에 대해 공격을 가해 피해를 입혔고 또 다른 공격을 계획하고 있다는 ‘100퍼센트 확실한 정보를 얻었을 경우, 그 집단을 공격할 수밖에 없다고 주장한다. _ 좌절과 분노의 현장(127)

 

유대인들은 그때의 상황을 예리다(Yeridah, 대량 이주) 또는 엑소더스(exodus, 집단적 대이동)라 일컫는데, 20세기 중반에 유럽의 유대인들이 다시 팔레스타인으로 몰려간 것을 모세 때의 대이동에 견주곤 한다. 모세 때나 20세기의 엑소더스에는 판에 박힌 듯한 공통점이 있다. 모두 현지 토착민들을 폭력적으로 몰아냈다는 점이다. 이것이 B.C. 1900년 무렵에 세워진 최초의 유대인 국가 에레츠 이스라엘이다._ 팔레스타인의 과거와 현재(164)

 

이스라엘 - 팔레스타인 분쟁도 마찬가지로 서구 제국주의자들이 뿌린 비극의 씨앗 탓이다. 보다 구체적으로 비난받아야 할 나라는 영국이다. (...) 현지 이슬람 주민들은 터키로부터 독립하기를 염원했고, 영국은 터키를 견제함으로써 전쟁에서 이길 욕심으로 지키지 못할 공수표를 남발했다. (...) 맥마흔은 아랍인들이 영국을 도와 싸워준다면, 전쟁이 끝난 뒤 오토만제국이 붕괴될 때 아랍인들이 독립국가를 세우도록 돕겠다고 약속했다. 이것이 이른바 맥마흔 - 후세인 협정이다._ 팔레스타인의 과거와 현재(177)

 

시리아와 이라크에서 이슬람국가(IS)가 펼친 군사적 공세는 엄청났다. 20133월 시리아 동북부 라카 주의 주도 라카를 접수했고, 20141월 이라크 서부 안바르 주를, 20146월 이라크 제2도시 모술을 점령했다. 그리고 20146월 시리아 라카를 수도로 한 이슬람국가를 선포했다. (...) 결국 미국이 무력 개입에 나섰고 20149월부터 IS를 겨냥한 공습이 이어졌다. 여기서 근본적인 물음이 제기된다. 미국이 시리아 반군 IS를 공습하면 누구에게 이로울까. 누가 수혜자일까._ 중동, 미국, 그리고 평화의 전망(397)

 

2000년 인티파다가 터진 뒤로 여덟 차례에 걸친 중동 취재를 바탕으로 내린 결론은 기본적으로 세 가지 변화가 따라야 한다는 것이다. 첫째, 워싱턴의 중동 정책이 친이스라엘 일방주의에서 벗어나 보다 중도적인 정권이 들어서야 한다. 둘째, 이스라엘에 팔레스타인과의 공존을 인정하는 평화 지향적 온건 정권이 들어서야 한다. 셋째, 팔레스타인에 대표성을 지닌 평화 지향적 정권이 들어서야 한다. 세 가지 가능성이 동시에 충족될 확률은 현재로선 매우 낮아 보인다._ 나가며(423)

 

 

울지 마, 팔레스타인 저자 홍미정, 서정환|시대의창 |2016.03.02

힘 있는 국가들의 정치적 계산에 희생되었지만 팔레스타인 사람들을 도울 세력이 현재로선 없다. 대부분 국가가 실용주의 노선을 택하면서 자연스레 팔레스타인 문제를 외면해버린 것이다.

 

사면이 꽉 막힌 팔레스타인 사람들에게 중동혁명보다 더 큰 기대를 불러일으킨 것이 있는데, 바로 러시아가 중동 지역에 본격적으로 개입하기 시작했다는 사실이다. 팔레스타인 사람들은 거의 유일한 '우군'의 출현에 오랜만에 한숨을 돌리고 있다. 그러나 러시아가 과연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문제를 풀 열쇠가 될 수 있을지 아직은 더 지켜봐야 할 것이다.

 

목차

2판 서문

서문

1. 빨간 거짓말

분쟁의 내막 |서정환|

이스라엘 민족은 신화다

잊힌 학살, ‘나크바

독점된 성지, 예루살렘 |서정환|

분쟁의 지점, 예루살렘

독점된 성지

최선의 저항

구호? 씨알도 안 먹히거든!

예루살렘을 공유해야 하는 이유 |홍미정|

엇갈린 주장

분리될 수 없는 이스라엘의 수도’?

이스라엘의 점령정책

유엔을 거스른 불법 점령

두 개의 수도, 두 개의 주권

이 유대인이 그 유대인이 아니야!” |홍미정|

정치적 계산에서 탄생한 시온주의

그 유대인과 이 유대인은 아무 관련 없다

2. 우는 심장의 풍경

빌린 마을의 투쟁 |서정환|

이스라엘 법정을 움직인 금요집회

한밤의 기습

정착촌이 아니라 점령촌

똥물보다 부끄러운 것

어느 팔레스타인 소년의 죽음 |서정환|

구급차까지 막은 이스라엘군

그것은 정당방위였을까

아랍인이든 유럽인이든 우리를 모두 죽이려고 작당한 것 같아요” |서정환|

뼛속까지 태우는 백린탄

이스라엘군이 남긴 똥, 치욕

신이 이 모든 것을 심판할 것

점령촌의 등장 |홍미정|

감옥 안의 간수가 되어버린 자치정부

필사의 몸부림, 자살폭탄공격

분리장벽에 감금된 예루살렘

가자보다 더 참혹한 서안

우리는 그저 기도하러 가는 사람들이에요” |서정환|

생지옥체험

힘없는 노인과 여자만 통과할 수 있는 문

원수 같은 점령민 이웃 |서정환|

점점 설 곳을 잃어가는 팔레스타인인들

점령민들을 엄호하는 이스라엘 군대

하눈 씨 이야기

절반의 난민 |서정환|

난민촌에 갇힌 사람들

전사의 귀환 |서정환|

재판 없이 수감

전사의 귀환

수아파트, 잊힌 사람들 |홍미정|

성급했던 첫인상

제 감옥을 짓는 사람들

존재하지 않는 사람들 |홍미정|

정세에 휘둘리는 사람들

시민권을 금지한 아랍연맹 지침

3. 그리고 삶은 계속된다

딱히 먹고살 길이 없다 |서정환|

중동 유일의 맥주공장

비정상적으로 비중이 높은 서비스업

임금은 낮고 물가는 높고

굴욕적인 삶

수출입도 이스라엘이 통제

해외 원조의 함정

희망을 말하지 못하는 교사들 |서정환|

대통령궁보다 문턱 높은 학교

수업 풍경

예체능 교육의 어려움

그곳에도 사립학교는 있었다

검문에 가로막힌 교육권

세 청년 이야기 |서정환|

기왕 산 거 오늘만

수다와 차를 즐기는 사람들

아버지는 이슬람교도, 아들은 무신론자 |서정환|

일상이 머무는 모스크

근본주의자는 이스라엘과 미국?

남자는 못 들어가요!”

잦은 전쟁 때문에 생긴 지참금

아라파트 영혼이 우리를 지켜준다네

4. 누가 팔레스타인을 미워하는가

하마스에 관한 오해와 진실 |홍미정|

부패한 파타당, 신뢰 쌓은 하마스

하마스와 파타당의 요구는 다르지 않았다

이스라엘의 하마스 붕괴 작전

서방 강대국들의 침묵 혹은 공모

너무 쉬운 대통령 만나기 |서정환|

정적 없는 대통령

권력은 민주주의가 아니라 돈이 만든다?

사랑할 수도 버릴 수도 없는 파타당

손잡은 파타당과 하마스 |홍미정|

건국을 가로막는 무리들

무엇이 최선인가

중동평화를 부르짖는 미국의 진짜 속내 |홍미정|

이스라엘 점령 중단이 중동 문제 해결의 첫걸음

미국의 중동 구상 폐기되어야

팔레스타인은 마침내 평화로워질까 |서정환|

이집트의 변심과 아랍의 분열

당분간이스라엘이 안전한 이유

적어도 친미적이지 않은 중동

이스라엘에 위협적인 이란의 군사력

중동의 변화에 불리해진 미국과 이스라엘

위기에 처한 동예루살렘 이슬람 성지 |홍미정|

무엇이 문제인가?

알 하람 알 샤리프, 알 아크사 모스크 현상 유지?

영국 위임통치 정부의 알 하람 알 샤리프와 서쪽 벽 소유권 정의

현상 유지와 유엔 결의 위반하는 이스라엘의 정책

특별 기고 _ 중동으로 돌아온 러시아 |사타르 카셈|

      

 

희망이 묶인 땅, 누가 팔레스타인을 미워하는가

팔레스타인 사람들은 21세기에 어쩌다 건국을 부르짖게 된 것일까. 이 책은 2차 대전 종전 이후부터 현재까지 팔레스타인 현대사를 중심으로 팔레스타인 사람들이 이스라엘에 땅을 강탈당한 과정과 그 과정에서 점점 무너져내린 삶을 보여준다. 힘 있는 국가들의 정치적 계산에 희생되었지만 팔레스타인 사람들을 도울 세력이 현재로선 없다. 대부분 국가가 실용주의 노선을 택하면서 자연스레 팔레스타인 문제를 외면해버린 것이다. 사면이 꽉 막힌 팔레스타인 사람들에게 중동혁명보다 더 큰 기대를 불러일으킨 것이 있는데, 바로 러시아가 중동 지역에 본격적으로 개입하기 시작했다는 사실이다. 과연 러시아가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문제를 풀 열쇠가 될 수 있을까.

 

이 책은 크게 4부로 구성돼 있다. 1빨간 거짓말에서는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강탈이 어떻게 기획되었는지 그 배경에 초점을 맞춘다. 특히, 이슬람교기독교유대교 세 종교의 공통 성지로 유엔에서도 국제관리구역으로 정한 예루살렘을 이스라엘이 독점한 과정을 까발리며, 예루살렘만큼은 공유 지역으로 남겨 놓아야 하는 이유를 설득력 있게 들려준다. 2우는 심장의 풍경에서는 이스라엘이 점령촌, 분리장벽을 건설하는 등 팔레스타인 땅을 무력으로 강점하는 과정에서 점점 설 자리를 잃어가는 팔레스타인 사람들의 고된 삶을 보여준다. 저자들이 팔레스타인에서 직접 보고 겪은 일들을 중심으로 이야기를 풀어가 현장감이 더하다. 3그래도 삶은 계속된다에서는 나날이 절망스러울 법한 현실에서도 꿋꿋이 살아가는 팔레스타인 사람들의 일상을 보여주며, 4누가 팔레스타인을 미워하는가에서는 팔레스타인의 독립을 가로막는 세력들을 파헤친다. 저자들은 더 늦기 전에 유엔과 미국 등 강대국들이 팔레스타인 분쟁의 원인 제공자가 자신들임을 인정하고 평화적인 해결책을 모색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더불어 이번 2판에서는 홍미정 교수가 최근의 중동 문제에 대해 세계사적인 통찰로 독창적이고 분석적인 글을 추가로 수록했다. 이 글은 가장 최근의 중동 문제를 이해하는 데 필요한 중요하고도 기본적인 시안을 제시한다.

 

21세기에 부르짖는 건국

중동이 혁명으로 후끈 달아올랐을 때 미국과 함께 이 열기를 마뜩찮아 하는 나라가 있었다. 바로 이스라엘이다. 48년 건국 이래 팔레스타인 땅을 꾸준히 먹어치워 고지 점령을 눈앞에 두고 있는 이때에 팔레스타인 사람들이 들고일어나면 어쩌나 예민해져 있는 것이다. 기우만은 아닌 것이, 등 돌렸던 하마스와 파타당이 다시 손을 잡았고, 이 통합정부는 673차 중동전쟁 이후 그어진 국경 안에서 독립국가를 세우겠노라며 유엔에 본격적으로 요구하기 시작했다. 모처럼 팔레스타인 사람들이 똘똘 뭉쳤으니 이스라엘로서는 바짝 긴장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팔레스타인 사람들은 21세기에 어쩌다 건국을 부르짖게 된 것일까. 이 책은 2차 대전 종전 이후부터 2011년 현재까지 팔레스타인 현대사를 중심으로 팔레스타인 사람들이 이스라엘에 땅을 강탈당한 과정과 그 과정에서 점점 무너져내린 삶을 보여준다. 이스라엘은 자신들이 구약유대인의 후손이므로 팔레스타인 땅은 원래 자신들 것이었노라 주장한다. 구체적으로는 예루살렘에 다윗왕국과 솔로몬 사원이 존재했다는 역사적 사건을 근거로 들며, ‘통곡의 벽이 그 증거라 한다. 그러나 고고학 연구 결과는 이런 주장과 다르다. ‘통곡의 벽주춧돌 연대만 해도 로마제국 치하 헤롯왕 시대로, 연대를 아무리 후하게 쳐도 로마시대 이후로 봐야 한다는 것이다. 언어학, 인구학, 민속학 분야의 연구 결과라고 다르지 않다. 현재 유대인과 성서의 유대인이 혈통적으로 아무 관련이 없음을 더 굳혀줄 뿐이다.

 

헝가리 출신 유대인 아더 케스틀러(Arthur Koestler, 1905~1983)는 유대교로 개종한 이후 동유럽으로 흘러들어 온 카자르인들이 현대 유대인들과 혈통적으로 연관돼 있음을 밝힘으로써, 유대인들의 정체성 형성 과정을 역사적으로 입증했다. 특히 1976년에 런던과 뉴욕에서 동시에 출간된 13개 지파The Thirteenth Tribes에서 현대 유대인들은 대부분 8세기 중반 카스피해와 흑해 연안에서 부흥했던 카자르제국에서 개종한 사람들의 후손들이지, 셈족 출신이 아니라고 주장한다. ?동유럽 유대인과 그 후손들, 즉 아슈케나짐은 고대 이스라엘인들의 후손이 아니라 카자르 후손이라는 논쟁적인 주제를 제기한 것이다.” _본문 가운데

사실이 이러한데도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의 주권을 우기는 이유는 뭘까. 서방세계와 미국이 뒤에 있기 때문이다. 그것은 팔레스타인 땅에 유대인의 민족적 고향 건설을 허락한 밸푸어선언(1917)’ ‘팔레스타인에 대한 영국의 위임통치를 결정하면서 영국이 밸푸어선언을 실행할 것을 요구한 산레모협정(1920)’ ‘팔레스타인 땅을 유대국가와 아랍국가 영역으로 분할했으나 일방적으로 유대국가에 유리하게 할당한 유엔 결의안 181(1947)’ ‘팔레스타인 땅에 유대국가인 이스라엘 건국(1948)’ 등 일련의 사건을 보아서도 알 수 있다. 1차 대전 직후 중동에 눈독 들인 영국이 기획해 세운 식민 국가가 이스라엘이며, 현재는 그 바통이 영국에서 미국으로 넘어갔을 뿐이다. 그러므로 서방세계와 미국이 부르짖는 팔레스타인의 평화빨간 거짓말이다.

 

모두 외면한 땅, 팔레스타인

이처럼 힘 있는 국가들의 정치적 계산에 희생되었는데도 팔레스타인 사람들을 도울 세력이 현재로선 없다. 48년 이스라엘 건국 즈음엔 주변 아랍국가들이 반발해 세 차례에 걸쳐 전쟁(중동전쟁)이 일어나기도 했지만, 이후 대부분 국가가 실용주의 노선을 택하면서 자연스레 팔레스타인 문제를 외면해버린 것이다.

 

모든 아랍국가에서 팔레스타인 사람들은 정치적으로는 이미 사망선고를 받았고, 존재하지 않는 이로 간주된다. 사우디아라비아를 비롯한 아랍연맹 소속 국가들은 팔레스타인으로 귀환할 권리를 보장한다는 명분으로 팔레스타인 사람들에게 시민권을 주지 않으면서도, 그 귀환을 위한 어떠한 노력도 하지 않는다.

걸프 지역의 아랍 부국들은 팔레스타인 난민들을 수용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굶주리는 팔레스타인 사람들에게 경제적인 원조도 거의 중단한 상태다. 실제로 아랍국가 권력자들은 팔레스타인 난민 문제를 해결할 어떤 의지도 없다. 단지 이스라엘이 주변 아랍국가들을 공격해 영토를 확장하려고 할 때 이를 막는 방패 혹은 완충 역할 정도로 팔레스타인 사람들을 생각하는 것 같다. 팔레스타인인들이 죽든지 살든지 그것은 이들의 관심사가 아니다.” _본문 가운데

 

러시아, 과연 희망이 될까

 

 

유대인 가정집 지붕이 빨간색인 이유

예루살렘을 비롯한 그 어느 곳엘 가도 유대인의 가정집은 어김없이 빨간색이다. 이상한 일이다. 예루살렘엔 호주의 시드니처럼 하얀 요트가 출렁이는 파란 바다도 없고 더군다나 여기저기 푸석푸석한 자갈밭만이 널려 있는 이스라엘 광야 분인데 왜 유대인의 가정집 지붕 색깔을 빨간색으로 통일을 해 놓은 것일까? 그 이유는 아름다움과 색의 조화를 생각하는 호주의 시드니와는 전혀 다르다. 이스라엘 공군기가 지상을 향해 공격을 할 때 아군과 적군을 식별하기 위해서라는 것이다 .참으로 슬픈 이야기가 아닐 수 없다. -김종철: 이스라엘 평화가 사라져버린 5000년 성서의 나라 본문 중에서

 

이스라엘 로비 미국을 세계 최강의 불량국가로 만든 비밀

저자 존 J. 미어샤이머, 스티븐 M. 월트|역자 김용환|형설라이프 |2010.09.27   

원제 (The) Israel Lobby and U.S. Foreign Policy

 

저자 존 J. 미어샤이머 (JOHN J. MEARSHEIMER)는 시카고 대학교 알 웬델 해리슨 정치학 수훈 교수이자 국제안전정책연구소 공동소장이다.리델 하트와 역사의 책임(LIDDELL HART AND THE WEIGHT OF HISTORY),대국 정치의 비극(THE TRAGEDY OF GREAT POWER POLITICS) 등 여러 권의 책을 출간했다.

 

저자 : 스티븐 M. 월트

저자 스티븐 M. 월트 (STEPHEN M. WALT)는 하버드 대학교 존 F. 케네디 스쿨의 학술처장이자 로버트 르네 벨퍼 교수로 재직 중이다. 대표 저서로는미국 길들이기(TAMING AMERICAN POWER : THE GLOBAL RESPONSE TO U.S. PRIMACY),혁명과 전쟁(REVOLUTION AND WAR) 등이 있다.

 

목차

머리말

서론

 

PART: 미국, 이스라엘, 그리고 로비

1. 거대한 수혜자2. 이스라엘은 전략적 자산인가, 부채인가?

3. 설득력을 잃어가는 도덕적 근거4. 이스라엘 로비란?

5. 정책 과정 이끌어가기6. 대중 담론 지배하기

 

PART: 로비의 실제

서론

7. 로비와 팔레스타인8. 이라크와 준동 변형의 꿈

9. 시리아 겨냥하기10. 조준선에 든 이란

11. 로비와 제2차 레바논 전쟁

 

결론 : 어떻게 해야 하나?

 

출판사 서평

 

미국을 세계 최강의 불량국가로 만든 비밀

시카고 대학의 존 J. 미어샤이머와 하버드 대학의 스티븐 M. 월트가 공저한이스라엘 로비는 새뮤얼 헌팅턴의문명의 충돌이후 최고의 폭발력을 가진 인문서라 회자된다. 이 책은 미국에서 가장 금기하는 주제인 이스라엘 로비를 정면으로 주제화하며, 미국의 외교정책에 대한 로비의 영향력과 그것이 미국에 미치는 악영향을 신랄하게 비판한다. 나아가 미국이 이스라엘에 편파적인 방향으로 책정된 외교정책을 버리고 개선해야 할 사항이 무엇인지 꼼꼼하게 기술하고 있다.

 

미국의 외교정책을 이용해 국제 정세를 오염시키는 이스라엘 로비

모든 인식은 오감의 지각을 통해 시작된다. 오감의 지각이라는 것은 질적으로 단순하다. 내적인 반성이나 고민 따위가 동원될 필요가 없다. 단지 보이고, 들리는 모든 사태가 진실이 될 수 있는 아주 편안하고 수동적인 지각의 형태라 할 수 있다. 감각적 확실성에 기초한 인식과 판단은 일상에 가득하다. 환언하자면 수박 겉 핥기 식의 지각과 판단이 널려있다는 말이다. 이것은 비단 사람을 만나고, 물건을 사는 소소한 일에 한정된 것이 아니다. 한 나라의 국가적 사안을 다루는 정치적·외교적 사태를 지각하고 파악하는 일에도 생생하게 유효하다.

 

20108, 이란의 핵 보유 문제가 드디어 수면 위로 떠올랐다. ‘이라는 가공할 만한 대량살상무기의 표면적 위악에 놀란 사람들은 일제히 이란을 시대착오적 불량국가로 판단하고 공공의 적으로 만들었다. 그 중심에 이란 제재를 공식 천명한 백악관이 있다. 미국은 제2차 세계대전 이래로 중동 안보 문제를 총괄하는 중추적 역할을 담당해왔다. 즉 중동의 정태를 누구보다 명확하게 꿰고 있다는 말이다.

 

그렇다면 미국은 표면적인 위악에 놀란 사람들처럼 편안하고 수동적인 지각에 기초한 판단을 내려서는 안 된다. 그들은 이란이 핵무기를 보유할 수밖에 없는 극악한 상황에 처해있음을 안다. 핵 프로그램 제재를 빌미로 치러야할 외교 전쟁의 비용을 감당할 수 없다는 것도 안다. 잃을 것이 없으면 극단적으로 잔인해질 수 있다는 것도 안다. 따라서 제재를 빌미로 이란을 도발하는 것이 국제 정세를 매우 재미없는 방향으로 이끌 수 있다는 것도 안다.

 

그렇다면 미국은 왜 이런 어리석은 정책을 강행하는가? 이란의 존재 자체가 세계 평화와 정의를 방해하기 때문에? 미국은 그렇게 순박하지 않다. 핵 보유 자체가 막강한 위협으로 다가오기 때문에? 미국은 하룻강아지가 아니다. 이란을 제재하는 것이 뜨거운 감자, 북한에 대한 이중 제재의 효과를 거둘 수 있기 때문에? 글쎄, 미국은 그렇게 뭣 모르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근거의 8할은 의외로 허망하리만큼 말초적이다. 그것은 특별한 관계 설정과 이익 증진을 목적으로 하는 소수 이익집단의 로비 때문이다. 돈과 권력을 차폐삼아 미국 정계를 쥐락펴락하는 이스라엘 로비가 미국 외교정책을 파탄으로 이끌고 있다.

 

악의 근원을 들출 수 없는 미국 내 한계 상황을 극복하다

이스라엘 로비의 저자, J. 미어샤이머와 스티븐 M. 월트는 일찍이 이러한 사실을 간파하고 있었다. 이스라엘 로비의 정치력이 미국의 외교정책을 왜곡시키고 범세계적으로 미국의 체면을 손상할 것을 알고 있었다는 말이다.

 

이스라엘과 미국의 특별한 관계에 대해 언급하는 것은 미국 사회의 관성적인 금기와 다름없다. 저자들 역시 입을 열기 어려웠다. 반유대주의라 매장당하기 십상이고 실제로 그러했기 때문이다. 원고를 받아주는 곳도 없었다. 그러나 손 놓고 있을 수 없었다. 미국과 이스라엘의 독특한 유대에서 파생된 망극한 시너지를 더 이상 방치할 수 없을 만큼 현실은 참담했다. 학자의 양심은 방치된 현실을 허용하지 않았다.

 

미국은 건국 이래로 유례없는 막대한 외교 지원을 이스라엘에 퍼붓고 있다. 그러나 지원을 정당화할 수 있는납득할 만한근거는 없다. 납득할 수 없어서 낯부끄러운 근거의 중심에 이스라엘을 옹호하는 소수집단의 로비가 위치한다. 물론 로비 자체는 음모나 불법 공모가 아니다. 지극히 미국적인 이익집단이 정치에 참여하는 모습이다. 그러나 이스라엘 로비의 정치적 영향력은 합법적인 정도 내에서 논의할 수 없는 수준에 있다. 외교정책의 수립은 공적 영역의 일이다. 사적 이익에 근거한 유대가 공적 영역으로 확장될 때, 공적 영역의 정책적 투명성과 진정성은 견지되기 어렵다. 사적 유대를 빌미로, 외교정책 입안자들을 매수하여 정책 입안 당국의 이익을 훼손하는 방향을 유도하는 것은 질책과 더불어 강력한 제재 조치가 필요한 일임에 분명하다. 그러나 미국의 외교정책은 그들의 뜻대로 나아가며 파멸 일도를 그리고 있다.

 

이스라엘 로비와 왜곡된 미국 외교정책, 그 해악에 대한 엄정한 비판

이스라엘 로비는 미국의 외교정책에 대한 로비의 영향력과 그것이 미국에 미치는 악영향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저자들은 미국이 이스라엘에 제공하고 있는 물적, 외교적 지원을 언급하면서 그것이 전략적으로, 도덕적으로도 충분히 설명될 수 없음을 역설한다. 이런 예외적인 관계는 주로 광범위한 연대, 즉 미국의 외교정책을 이스라엘에 우호적인 방향으로 이끌기 위해 힘쓰는 수많은 개인과 조직들의 정치적 영향력 때문이라고 본다. 로비가 이라크, 시리아, 이란, 레바논 등 중동 전역, 나아가 이스라엘-팔레스타인 갈등에 대한 미국의 입장에 지대한 영향력을 행사할 뿐 아니라, 그 정책들이 미국의 국익과 이스라엘의 안보에 심각한 손상을 주고 있다는 주장을 정치하게 펼친다. 결국 소수 집단의 로비가 양국의 발전을 저해할 뿐 아니라 세계적인 불량국가로 만들고 있음을 설파하는 것이다.

 

이 책의 고유한 가치는 미국의 불편한 현실을 정확히 들여다보는 데 있다. 독자로 하여금 반성이 결여된 관습적 도덕이나 그릇된 전략적 이해에 머물지 않을 수 있도록 시종일관 냉철한 언어로 현실을 기술한다. 실명을 걸고 불편한 현실을 들추는 것만으로도 대단한 일이지만 저자는 거기에 머물지 않는다. 용감한 현실 인식을 바탕으로 문제적 사안들을 토로하고, 그 어려움을 넘어설 수 있는 분명한 해결책까지 제시한다.

 

강소국 이스라엘과 땅의 전쟁 저자 이일호|삼성경제연구소 |2007.09.10

 

목차

프롤로그

 

1 유대인과 아랍인 그들은 누구인가

01 공동의 민족 시조 아브라함의 자손들

02 분쟁의 뿌리를 찾아서

 

2 이스라엘에게 중동전쟁은 어떤 의미인가

01 다섯 번에 걸친 이유 있는 중동전쟁

02 이스라엘이 수행한 또 다른 전쟁들

03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할 예루살렘의 지위 문제

 

3 강소국 이스라엘은 어떤 나라인가

01 세계 속의 유대인과 그들의 강점

02 한국과 이스라엘은 닮은꼴

 

에필로그

 

출판사 서평

중동 분쟁의 한가운데 있는 나라, 이스라엘

이 책은 중동 분쟁의 원인과 역사를 한눈에 조망할 수 있도록 비교적 알기 쉽게 풀어써보자는 데 의의를 두고 시작되었으며, 분쟁의 한가운데 있으면서 세계 경제를 주름잡는 강소국으로 우뚝 선 이스라엘을 중심으로 기술하였다. 저자는 오랜 기간 이스라엘에 체류하면서 체득한 경험과 심도 깊은 연구를 통해 얻은 지식으로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분쟁의 뿌리에서 시작해 이스라엘이 치른 수많은 전쟁 이야기를 들려준다.

끊이지 않고 내전에 테러에 국제사회를 떠들썩하게 하는 중동 지역과 그 안에 살고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 저자는 같은 민족 시조에서 출발한 이슬람-팔레스타인의 분열에 안타까움을 표하며 그들이 평화를 공존할 방법은 없는지 고민한다. 또한 분쟁의 와중에서 세계 속의 강국으로 부상한 이스라엘의 저력과 오해와 편견에 가득 찬 눈으로 그들을 바라보는 세계인들의 시선에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가장 평화로워야 할 성서의 땅이 피비린내 나는 전쟁터가 될 수밖에 없었던 이유는 무엇인지, 또 전쟁을 통해 생존법을 터득해온 이스라엘 유대민족의 저력은 어디에 있는지 등 중동 문제를 바라보는 저자의 시각을 좇아가보자.

 

이스라엘에 대한 오해와 편견, 그리고

저자는 이스라엘 대한 호불호(好不好)와 찬반의 입장이 여전히 갈리고 있으며, 일방적인 반이스라엘적 편견과 오해의 시각이 다분하다는 데 주목한다.

먼저 저자는 한국인을 포함한 세계인들은 팔레스타인 사람을 BC 2000년경부터 존재했던 사람들과 동일한 민족으로 보고 있는데 이는 역사적 무지와 오해, 그리고 편견의 산물이라고 주장한다. 즉 팔레스타인 민족의 정체성에 대해 혼동하고 있다는 것이다. ‘팔레스타인이란 이름의 기원은 블레셋(Philistines)이며, 성경에서 유대인과 아랍인의 공동 시조로 등장하는 아브라함이 살던 시대부터 블레셋에는 사람들이 살고 있었다고 한다.


또한 블레셋 민족의 정체성을 블레셋 땅에 사는 사람들로 지칭한다고 적고 있다. 그 후 이 지역은 여러 민족의 침입과 전쟁을 겪었고 다양한 민족이 살다가 사라져갔다. 엄밀히 말하면 팔레스타인 민족은 최근의 근대민족주의 운동의 부산물이고, BC 2000년경 아브라함이 살던 시대부터 그곳에 살았던 사람들, BC 12세기경에 이 지역에 철기문화를 가지고 들어와 정착한 해양민족은 또 다른 팔레스타인 사람들이었다. 그리고 이슬람 제국이 점령하고 있던 천여 년 동안 정착하여 살았던 현재의 이슬람 아랍 팔레스타인 사람들은 해양민족과는 다른 팔레스타인 사람들이다. 과거 이름의 주인공들은 역사에서 사라지고 없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서는 유대와 아랍의 공동시조인 아브라함의 발자취에서 시작해 중동 분쟁의 뿌리를 거슬러 올라가면서 심도 있게 다루고 있다.

 

다음으로 이스라엘 유대 민족이 이 지역의 분쟁과 모든 문제를 일으킨 가해자요 침략자라고 단정하는 오해와 편견이다. 저자는 이스라엘도 피해자라고 주장한다. AD 135년 유대 민족이 블레셋 땅에서 떠난 것은 로마제국에 의한 강제 추방이지 자발적인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이슬람 아랍인들이 이곳에 살게 된 것은 로마제국을 쫓아낸 이슬람 제국의 전쟁 승리의 결과였으며, 이슬람 아랍인들이 이곳에 살고 있다는 것 자체가 침략자임을 증명하는 것이라는 주장이다. 또한 제1차 세계대전 이후 국제연맹이 이 지역을 영국에 위임 통치를 맡겼는데, 영국은 오스만제국의 영토를 분할하면서 트랜스 요르단(오늘날의 요르단)을 수립하도록 도왔고, 남아 있는 팔레스타인 땅에 다시금 두 국가를 세워주겠다고 이중 약속을 함으로써 이스라엘 유대 민족과 팔레스타인 아랍 민족 사이에 끝없는 분쟁을 고착화시킨 것이라고 말한다. 이 분쟁은 이스라엘이 저지른 것이 아니라 로마, 이슬람 제국 그리고 국제 사회를 대신한 영국이 저지른 불행의 씨앗으로, 주원인은 외부에 있다는 것이다.


이 책은 다섯 번에 걸친 중동전쟁과 그밖에 이스라엘이 치른 수많은 전쟁들을 살펴봄으로써 이러한 주장을 뒷받침하고 있다. 아울러 우리나라의 강원도 밖에 되지 않는 이스라엘이 오늘날 세계경제전쟁을 주도하는 강소국으로 성장한 저력도 그들이 치른 끊임없는 전쟁을 통해 얻은 민족적?국가적인 위기관리 의식과 혁신에서 찾고 있다.

저자의 이러한 시각에는 일방적인 반이스라엘적 편견의 쏠림 현상을 교정하려는 개인적인 욕심도 담겨 있다. 하지만 저자가 이스라엘을 이해한다는 것이 이스라엘이 행하는 모든 행동에 무조건적으로 동의한다는 뜻은 아니며 분쟁의 역사를 파헤치는 서술에서 정당성과 면죄부를 부여하려는 것 또한 아니다. 단지 이 책에서 저자는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분쟁의 기원과 역사를 공정한 시각으로 보고자 할 따름이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공존의 길은 없는가?

오랜 세월을 지구촌의 화약고라 불리던 중동 지역, 특히 그 한가운데 위치한 이스라엘이 평화를 유지할 수 있는 방안은 없는 것일까? 저자는 이스라엘 유대인과 비유대인 팔레스타인 아랍인이 함께 살고 있는 2민족 국가인 이스라엘이 그들이 안고 있는 현실적인 문제를 처리하기 위해서 고려해야 할 사항으로 다음의 다섯 가지 안을 내놓았다.

첫째, 이스라엘이 점령 지역, 즉 관리 지역에서 철수하는 것이다. 2민족이라는 현실은 팔레스타인 국가가 세워지고 모든 문제가 해결되기 전까지는 바뀌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둘째, 남아프리카의 로데시아(현 짐바브웨)를 모델로 삼는 것이다. 인종차별주의의 고착화는 아니지만 비슷한 제도적 구조를 택하는 것이다.

셋째,‘ 인구 교환이다. 팔레스타인 아랍 인구를 (의도를 가지고) 축출하고 정착촌에 거주하는 이스라엘 사람들을 이동시키는 것이다. 인구 문제는 현대 이스라엘 국가가 직면한 가장 심각한 문제다.

넷째, 미국식 용광로(melting pot) 모델이다. 미국식으로 아랍인과 유대인을 한데 녹여버리는 용광로식 통합이다. 하지만 유대인과 아랍인의 교육적 차이와 정치적 권리의 차이 때문에 이루어지기 어렵다.

다섯째, 유고슬라비아 같은 연방형이다. 각 민족 집단의 공화국이 연방을 이루고 사회적?경제적?정치적 동등을 달성하려고 노력하는 형태이다.

 

저자는 이스라엘이 통과해야 할 피할 수 없는 역사적 사명은 현존하는 팔레스타인 아랍과의 갈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그들 스스로의 선택에 달려 있다고 주장하며 글을 맺는다.            


17917(현지시각) 이스라엘 예루살렘에서 징집에 항의하며 도로를 점거한 초정통파 유대교(하레디) 시위대가 경찰이 쏜 물대를 맞고 쓰러지고 있다. 세속적 가치를 거부하고 유대 율법과 전통을 고수하는 하레디 남성 대부분은 병역을 거부하고 있다. 예루살렘/EPA 연합뉴스





Free As The Wind( Papillon, 197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