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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존/더불어 살기

척추동물 개체수 60%(최근 40년간) 감소"-2018(Living Planet Report 2018)

by 이성근 2018. 10. 31.


                                            2016년


"척추동물 개체수 60%(최근 40년간) 감소" 1031 내일

세계자연기금·런던동물학회 '지구 생명 보고서 2018'

최근 40년간 전 세계 척추동물 개체수가 60%정도 감소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지구생명보고서 2018(Living Planet Report 2018) <자료제공=WWF>

30일 세계자연기금(WWF)과 런던동물학회(ZSL)'지구 생명 보고서 2018(Living Planet Report 2018)'를 발표했다. 이번 보고서에 따르면 1970~2014년 전 세계 4005종의 척추동물을 대표하는 개체군 16704개를 조사한 결과 약 60%의 개체수가 사라졌다. 특히 열대지방에서 생물종 개체 수 감소가 두드러졌다. 중앙·남아메리카에서는 동기간에 개체수 89%가 줄었다.

 

'지구생명보고서 2018(Living Planet Report 2018)' 일부 캡처. WWF 제공.

 

보고서에 따르면 자연은 연간 125조 달러(142000조 원)에 달하는 가치의 서비스를 창출한다. 하지만 인류의 지속가능하지 않은 발전으로 자연서식지와 자연자원에 심각한 영향을 주는 실정이다. 아마존의 20%50년만에 사라졌고 산호초는 30년만에 반으로 줄었다.

 

WWF 사무총장 마르코 람베르티니(Marco Lambertini)"자연은 오랜 시간동안, 지금 이 순간까지도 우리 사회와 경제를 아무 대가 없이 지탱해왔다""하지만 인류는 자연이 베푸는 혜택을 당연하게 여기며 빠르게 훼손되는 자연을 회복하는 데 실패했다"고 지적했다. 마르코 람베르티니 사무총장은 또 "우리는 문화적, 경제적, 정치적 관점에서 어떻게 자연을 대해야 하는지 재정립할 시기에 도래했다""자연과 인류를 위한 새로운 국제 관계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11월 이집트에서 제14차 생물다양성협약 당사국총회(CBD COP14)가 열린다. 또한 2020년에는 지속가능발전목표와 파리협정, 생물다양성협약을 통해 인류가 지속가능한 발전을 향해 얼마나 나아가고 있는지 전 세계가 점검을 해야 한다. WWF"2020년까지 비전과 로드맵을 마련하여 2030년부터는 회복해나가는 추세로 전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런던동물학회 켄 노리스 교수(Prof. Ken Norris)"강과 우림에서 망그로브와 산등성이에 이르기까지 지구 전반을 아우르는 이번 연구에 따르면 1970년 이래로 생물 종의 개체 수가 급격히 감소했다""통계적 수치는 암담하지만 희망의 불씨도 여전히 살아 있는만큼 자연과 지속가능한 미래를 만들 기회를 놓쳐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김아영 기자 aykim@naeil.com

 

"인류, 넌 우리(자연)에게 무엇을 주었니?"

자연은 인류에게 엄청난 서비스를 주는데 인간은 자연을 어떻게 대하고 있을까요. 인류가 야금야금 자연의 서비스를 받으면서 해양, 산림, 산호초, 습지가 점점 사라지고 있습니다. ‘지구의 허파로 통하는 아마존의 20%는 불과 50년 만에 사라졌습니다. 산호초는 30년만에 반으로 줄었습니다. 연간 235~577억 달러의 작물 생산을 책임지고 있는 수분매개동물도 하나, 둘씩 없어지고 있습니다. 기후변화, 과도한 농업, 외래종과 새로운 질병이 생물다양성과 생물종 건강에 악영향을 끼치고 있습니다

 

이번 보고서에는 지구생명지수(LPI, Living Planet Index)가 담겼습니다. LPI는 세계 생물다양성과 지구의 건강을 측정하는 지수를 말합니다. 1998년에 처음 등장한 이후 지난 20년 동안 포유류, 조류, 파충류, 양서류를 포함한 전 세계 수 천 종의 개체 수를 추적해 왔습니다. 모든 생물종과 지역에서 수집한 데이터로 산출한 세계 LPI를 분석한 결과 1970년과 2014년 사이 척추동물 개체 수가 60%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50년도 되지 않는 짧은 시간 동안 대부분 절반 이상이 감소했음을 보여줍니다. 한 마디로 생물 다양성이 줄어들고 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그 이유는? 생물다양성 손실의 가장 큰 원인은 개발 과잉입니다.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인류의 소비 활동과 밀접하게 연결돼 있습니다. 인류 소비가 급속도로 늘어나고 있어 우리 생활과 사회, 경제를 유지할 수 있는 자연 능력이 크게 약화되고 있는 실정입니다. 그동안 우리가 자연을 파괴하면서 지금 어떤 결과를 만들고 있을까요?

 

첫째, 무분별한 소비에 따른 개발 과잉과 과도한 농업 활동은 생물종 감소의 주요 원인입니다.

둘째, 토지황폐화로 육상생태계 75%에 심각한 영향을 초래했습니다. 전 세계 약 3억 명 이상 인구에서 삶의 질이 떨어졌습니다

셋째, 해양 플라스틱 오염 등으로 바다가 병들어 가고 있습니다.

넷째, 1970~2014년 사이 생물종 개체 수의 60%가 감소했습니다. 중앙·남아메리카에서는 89%가 줄었습니다.

다섯째, 1500년부터 식물, 양서류, 파충류, 조류, 포유류 포함한 생물종의 75%가 개발 과잉이나 농업으로 멸종됐습니다.

 

마르코 람베르티니(Marco Lambertini) WWF 사무총장은 "자연은 오랜 시간동안 지금 이 순간까지도 우리 사회와 경제를 아무 대가 없이 지탱해왔다""인류는 자연이 베푸는 혜택을 당연하게 여겨왔으며 빠르게 훼손되는 자연을 회복하는 데 실패했다"고 진단했습니다. 람베르티니 사무총장은 "자연이 아름답고 영감의 원천이며 다른 무언가와 대체할 수 없는 존재임을 다시 한 번 깨달아야 한다""지금은 자연과 인류를 위한 새로운 국제 관계를 정립해야 할 시점"이라고 강조했습니다.



그린란드 카낙(Qaanaaq) 해안에서 포착한 녹고 있는 얼음.[사진제공=WWF]

 

지구생명보고서의 연구 협력기관인 런던동물학회 켄 노리스(Ken Norris) 교수는 "1970년 이래로 생물 종의 개체 수가 급격히 감소했다""통계적 수치는 암담한데 희망의 불씨는 아직 살아 있다"고 말했습니다. 더 늦기 전에, 심각한 현실을 깨닫고, 극복할 수 있는 길을 찾아야 한다고 주문했습니다

 

종복원센터가 '시골 동물원'이 되지 않으려면

복원 컨트롤 타워국립 멸종위기종복원센터 31일 개원

생태계 안정화·자연보전 큰 그림그리고 권한 부여해야

 

검은목두루미. 멸종위기 2. 국립생물자원관

 

자연에서 멸종위기에 처한 종이 한 둘씩 늘어나고 사태가 심각해지자 더 망가지지 않게 부랴부랴 법적 규제를 둬 보호하기 시작했다. 자연과 천연자원을 보전하고자 국제기구인 국제자연보전연맹(IUCN)도 설립했다. 1963년에 세계에서 가장 포괄적으로 동물과 식물의 보전 상태를 알리는 IUCN 적색목록(red list)이 발표되기도 했다.

 

지금도 주기적으로 재평가해 발표하고 있다. 적색목록이란 각종의 보전 상태를 9개의 등급인 절멸, 야생절멸, 절멸위급, 절멸위기, 취약, 준위협, 관심대상, 정보부족, 미평가로 구분한 것이다. 이중 절멸위급, 절멸위기와 취약의 세 부류가 멸종위기종이다.

 

멸종위기종 보전은 우리나라도 예외가 아니다. 국가기관인 환경부, 국립생태원, 동물원, 국립공원, 식물원, 생물자원관, 국립산림과학원 등에서 챙긴다. 오늘(1031) 경북 영양읍에 국립멸종위기종복원센터(이하 센터)가 개원해 힘을 보탤 것이다. 센터는 국립생태원 소속으로 우리나라 멸종위기에 처한 동물, 곤충, 양서·파충류, 식물을 보전하기 위해 만든 조직이다.

중심이 해야할 일

 

센터는 당초 우리나라 멸종위기종 복원의 컨트롤 타워 역할에 목표를 뒀다. 하지만 조직을 보면 컨트롤 타워 역할을 할 수 있을지 걱정이다. 관련 기관의 협력을 끌어낼 명분과 힘이 없다. 하다못해 서식지 외 보전기관에 주는 교부금 분배 권한이라도 쥐고 있어야 일부라도 함께 도모할 수 있다.

 

꼬마잠자리. 멸종위기 2. 국립생물자원관

 

생물자원관, 종복원기술원과 센터의 업무 조절이 필요해 보인다. 일부 업무가 조정됐다 하나 각 기관의 입장을 내려놓고 어떻게 해야 국가 차원에서 효율적일지 고민해야 한다. 센터가 제 역할을 하게 도와야 한다.

 

반달가슴곰을 시작으로 우리나라도 복원사업에 발을 뗀 지 한참 됐다. 2000년대 초반부터다. 몇몇 지방자치단체에서 서로 눈독 들이는 종이 대륙사슴이다. 센터 건립 기본계획에도 대륙사슴을 우선복원종으로 선정해 놨다. 안타깝게 서로 협조가 원활하지 못한 것 같다. 다른 종도 마찬가지다. 스포츠 경기도 아니고 이게 뭔가? 협조하면 예산을 효율적으로 쓰고 좋은 성과도 낼 수 있다. 이래서 컨트롤 타워 역할을 할 기관이 필요하다. 그게 센터.

 

단지 몇 종을 방사할 계획이라면 굳이 센터를 설립할 필요가 있었을까? 그 정도의 일이라면 종복원기술원과 동물원에서 거뜬히 해낼 수 있다. 분명히 센터의 역할이 있다. 자연에서 멸종한 종을 복원해 성공한 몽고야생말, 아라비안오릭스 등의 사례가 있지 않은가. 꼼꼼히 들여다보면 무엇을 해야 할지 길이 보일 것이다.

 

대륙사슴. 멸종위기 1. 국립생물자원관

 

복원 사업에 앞서 생태계 안정화를 반드시 점검해야한다. 쉽게 말해 어떤 종을 방사하기 전에 그 종이 살 수 있는 여건이 되는지 입체적으로 연구를 해야 한다. 복원해서 개체 수를 늘리려다 먹잇감인 종의 씨가 마를 수 있기 때문에 신중해야 한다. 한 종을 멸종위기에서 벗어나게 하려다 다른 종이 멸종위기에 처할 수 있단 얘기다. 심각할 경우 빈대 잡으려다 자칫 초가삼간 다 태우는 격이 될 수도 있다.

마침 그렇게 하겠다는 발표가 있어 다행이며 기대된다.

종 수준 복원이 만사는 아냐

멸종위기에 처한 종은 일부 개체가 어딘가에 살고 있다. 이들이 잘 살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는 전략도 필요하다. 서식지 보전 차원이다. 먹이 자원이 안정화하면 자연스럽게 근처에 있는 개체가 이주해 온다. 개체 수가 한꺼번에 확 늘지 않을 테니 특정 먹잇감이 싹쓸이되지 않아 생태계 안정화는 계속 유지된다.

 

우리나라에서 종 수준의 복원을 만사(萬事)로 인식 하는 사람이 많다. 하지만 서식지 보전이 더 큰 효과를 낸다. 먹이사슬의 아랫부분에 속한 종의 개체 수가 증가하면 윗부분에 속한 종의 개체 수는 저절로 증가하게 돼 있다. 이를테면 소생물 서식 환경 조성이라든지, 양서·파충류와 곤충의 개체 수 증가를 꾀하는 일을 우선적으로 할 수도 있다. 오래 지속하면 생태계가 안정화하고 전체적으로 개체 수가 늘게 돼 있다.

 

물범. 멸종위기 1. 국립생물자원관

 

이 전략이 좀 더디게 진행될 테니 사회적으로 주목을 받지 못해 꺼릴 수도 있다. 그럴지라도 공기관인 센터에서 장기적인 일로 포석을 둬 주도적으로 꿋꿋하게 밀고 나가야 한다고 본다. ·장기 세부 비전이 필요하다.

 

단지 종 수준의 복원만 해서는 안 되는 이유가 또 있다. 예를 들면 멸종위기에 처한 깽깽이풀을 복원하려면 짱구개미부터 서식하게 해야 한다. 짱구개미가 깽깽이풀의 씨앗을 옮겨 주니 반드시 함께 있어야 대를 이어갈 수 있다. 이런 공진화는 거의 모든 식물에 다 있어 식물마다 짝꿍인 곤충이 따로 있다. 이 점을 고려해 복원 계획을 세워야 하며, 공동의 노력이 필요하니 컨트롤 타워의 역할이 중요하다.

 

풍란. 멸종위기 1. 국립생물자원관

 

센터 직원의 노력만으로 복원을 이뤄내기엔 한계가 있다. 업무와 복원의 내용에 따라 시민이 함께 참여할 수 있는 플랫폼도 필요하다. 그래야 업무가 확대되고 사회적으로 주목도 받는다. 자연보전을 꿈꾸는 시민단체와 머리를 맞대고 펼칠 일도 있어 보인다. 관련된 시민단체도 센터를 도와줘야 한다. 필요하다면 새로운 시민단체가 만들어 질 수 있게 여건을 조성해 줘야 한다.

 

독자적 연구 보장해야

어떤 프로젝트든지 일은 사람이 한다. 마음먹기에 따라 일이 더 잘 되게 할 수 있다. 복원은 생태학 전공자들에게 매우 매력적인 일이다. 전문가를 막무가내로 밀어붙일 경우 자칫 튕겨 나갈 수 있다. 비전을 세워 역량을 최대로 발휘할 수 있게 멍석을 깔아주면 분명히 알아서 잘 해낼 인재다.

 

나팔고둥. 멸종위기 1. 국립생물자원관

 

정책 결정이나 프로젝트 실행 시 탑다운(top-down) 방식보다 바텀업(bottom-up) 방식이 더 효과적일 때도 있다. 업무를 시시콜콜 간섭하기보다 독자적으로 할 수 있게 놔두는 게 좋은 결과를 낼 수 있다는 얘기다. 직원들 대부분은 주말부부로 홀로 산다. 업무의 만족도와 보람이라도 있어야 시골에서 버티고 살 수 있지 않을까? 어쩌면 이게 센터에서 최우선으로 챙길 일인 듯싶다.

센터의 비전을 단지 몇 종 방사하겠다고 세우면 시골 동네에서 소소하게 운영될 테고, 자연보전·복원 업무의 맏형 역할을 할 비전이면 그렇게 될 것이다. 마음먹기에 달려 있다. 구조적으로 안 되면 업무적으로라도 맏형 역할을 할 것으로 믿는다.

 

장수하늘소. 멸종위기 1. 국립생물자원관

 

초창기에 방향성을 잡지 못하면 컨트롤 타워 역할은커녕 시골에 있는 작은 동물원으로 쪼그라들 것이다. 시대의 요구에 맞게 적절한 시기에 멸종위기종복원센터가 오픈되었다. 여러 종이 멸종위기의 상황을 벗어나 잘 보전되고, 생물 다양성이 유지되어 생태계가 건강성을 회복하는데 센터가 핵심 역할을 하길 간절히 희망한다./ 전 서울동물원장 10.31 한겨레

 

야생의 동물들은 어떻게 동물원으로 올까

세계 첫 동물원 쉔브룬, 자연파괴·개체 감소 인식의 시작

오늘날 동물원엔 대부분 동물원 출신반입·반출 엄격 규제

 

푸른바다거북. 클립아트코리아

 

동물원에 있는 코끼리, 기린, 하마, 코뿔소 등은 우리나라 야생에서 볼 수 없는 놈들이다. 우리나라 동물원에 적게는 200여 마리, 많게는 2,500여 마리가 있다. 이 놈들이 어떻게 동물원에 왔을까?

 

식량, 모피, 동물의 부산물을 얻으려고 야생동물을 마구잡이로 죽인 시대도 있었다. 로마에서 트라야누스 황제가 새 식민지인 다키아 정복 기념 축제에 11000마리를 재미로 죽이기도 했다. 동물이 멸종위기로 내몰린 이유는 인구증가로 동물이 터전을 빼앗겨 서식지가 감소한 탓도 있으나 보호 개념이 없던 게 더 크다.

 

산업화와 인구 집중화가 처음으로 일어난 곳이 영국이다. 영국에서부터 멸종위기에 처한 동물이 발생했고 유럽 전역으로 확대 되어 지금은 세계적으로 거의 모든 나라에 나타나는 추세다. 영국에서 흔하던 흰꼬리수리라는 새가 1830년대에 숲에서 사라졌다. 스코틀랜드에서 사냥감으로 인기가 좋던 뇌조는 숲을 농토로 개간하면서 개체수가 급격히 감소했다. 1700년대 말경엔 드문드문 발견됐다. 그 후 보호정책으로 지금은 개체수가 늘어나긴 했다.

 

인간이 불러온 동물의 위기

사람들이 새로운 곳으로 이주해 정착하는 동안 야생동물의 서식지는 인간의 식량창고 역할을 했다. 1800년대 중반에 유럽 곳곳에서 덫을 놓거나 총을 쏴 한 해 3000마리나 되는 새의 숨통을 끊어 놨다. 보들보들한 새털로 장갑을 만들려고, 예쁜 새 깃털을 모자 장식으로 꼽고 다니려고 마구잡이로 잡아들였던 것이다. 먹잇감으로 잡던 들소를 1870년대부턴 가죽으로 물건을 만들면서부터 닥치는 대로 잡아 멸종위기에 처했다.

 

사람들이 새로운 곳으로 이주해 정착하는 동안 야생동물의 서식지는 인간의 식량창고 역할을 했다. 클립아트코리아

 

숲에서 종적을 감춘 종이 한둘씩 늘자 자연보호 차원에서 국립공원을 만들어 법적 규제를 시작했다. 미국은 1916년에, 영국은 1940년에 우리나라는 1967년에 국립공원을 설립했다. 1975년엔 멸종위기에 처한 야생 동·식물의 국제거래에 관한 협약(CITES)을 발효해 동·식물의 국제적인 거래로 발생할 생존 위협을 막고 있다.

 

환경단체까지 힘을 보탰다. 세계 최대 규모의 환경단체인 국제자연보전연맹(IUCN)이 설립 돼 1963년부터 세계에서 가장 포괄적인 식물과 동물의 종 보전 상태의 목록인 IUCN 적색목록(레드 리스트)을 만들어 발표하고 있다. 이 근거를 토대로 어떤 종이 멸종위기종인지 구분하고 있다. 그에 앞서 1961년에 스위스에 본부를 둔 세계적인 비영리 환경보전기관인 WWF가 설립되기도 했다.

 

우리나라도 법적 규제를 둬 야생동식물을 보호하고 있다. 환경부와 문화재청이 관할기관이다. 환경부는 멸종위기 정도에 따라 1급과 2급으로 구분해 놨다. 문화재청은 자연자원을 천연기념물로 봐 가치가 있는 종, 번식지나 도래지, 식물의 자생지를 천연기념물로 지정했다. 동물을 야생에서 포획할 수 없고 금전적 거래도 금지 돼 있다.

 

탄자니아의 기린. 클립아트코리아

 

유럽에서 자연환경의 파괴와 야생동물의 개체수가 급격히 감소한다는 걸 인식할 무렵인 1752년에 오스트리아에서 세계 첫번째인 쉔브룬 동물원이 설립됐다. 그 전에는 국왕이나 군주가 자기 세력을 과시할 목적으로 희귀한 야생동물을 뒤뜰에 가둬 기르기도 했으나 쉔브룬 동물원은 보전의 시작이다.

 

동물원은 야생에서 잡아들이지 않는다

동물원에 오리, 말 같은 가축도 있으나 대부분 야생동물이다. 멸종위기종 우선으로 보유한다. 최초의 동물원 설립 당시 이 놈들은 야생에서 포획했을 것이다. 동물원에 있는 30~40살인 개체들도 더러는 야생에서 왔다. 그 당시엔 자연보호의 개념이 적었을 뿐만 아니라 야생동물 포획을 막는 법적 규제도 없었다. 하지만 현대엔 다르다. 동물원에 있는 동물은 자기 동물원에서 태어났거나, 국내·외 다른 동물원에서 태어난 새끼를 동물교환으로 데려 온다. 영국이나 미국에서는 종 보전계획에 의해 동물원끼리 무상으로 주고받아 번식하기도 한다. 동물원에서는 야생에서 잡아들이지 않는 다는 얘기다.

 

새끼를 돌보는 남극물개(Antarctic Fur Seal). 클립아트코리아

 

우리나라 각 도에 한 개씩 있는 야생동물구조센터는 폭우로 어미를 잃거나, 폭설로 먹이를 못 먹어 굶어죽을 처지에 놓였거나, 철조망이나 구조물에 걸려 다친 개체를 구조해 치료하는 곳이다. 치료 후 자연에 방사가 원칙이다. 방사해도 스스로 살 수 없을 개체는 계속 보유하거나 동물원에서 데려가 번식용으로 써 유전적 다양성에 긴요하게 활용한다. 동물과 자연을 보호하지 않으면 이렇게 동물이 피해를 볼 수 있다는 취지로 동물원에서 관람객에게 보여주고 설명하면서 교육용으로도 활용한다.

 

외국 여행 시 예쁜 애완조류의 알이나 동물을 가져오는 사람이 있다. 법적 규제가 있는지 모르고 가져오는 것 같은데 입국 수속 시 압수된다. 밀반입된 동물은 국립생태원으로 보내 법적 절차를 거쳐 사육된다. 그 중 일부는 다른 동물원으로 보내질 가능성도 있다. 국립생태원에 밀반입된 개체를 수용할 건물을 만들 계획을 세우는 중이라니 불법으로 데려온 동물이 한둘이 아닌 듯하다. 귀여운 동물을 좋아하는 마음이 앞설지라도 동물을 밀반입해선 안 된다.

 

동물원에 있어도 야생동물

반려동물 1천만 시대에 접어든지 한참 됐다. 파충류 등 흔치 않은 종을 기르면서 자랑하는 마니아도 있다. 일반인이 멸종위기종을 못 기르게 법으로 규제하고 있는데도 몰래 외국에서 들여오거나 분양받아 기르는 놈이다. 해외에서 건강하지 못한 개체를 들여와 질병이 전파될 가능성도 있고 자칫 야생동물에까지 영향을 끼칠 수 있다. 반드시 법적으로 사육이 가능한 종을 길러야 한다.

 

백상아리를 관찰하는 스쿠버다이버들. 클립아트코리아

 

크고 작은 문제로 동물원이 언론에 오르내릴 때 동물을 자연으로 돌려보내라는 말을 하는 사람도 있다. 동물원에서 태어난 동물은 사람 손에 커 동물원에 익숙해져 있다. 그렇다고 가축은 아니다. 동물원동물이라고 말하는 사람이 있으나 동물원동물이란 명칭은 없다. 동물원에 있어도 야생동물이다. 단순 구경꺼리도 아니다. 자연에서 멸종 할 상황이 닥칠 경우 멸종되지 않게 씨앗 역할을 할 후보군으로 보면 된다. 야생동물을 자연에서 포획해 동물원으로 데려오지 않듯 동물원 생활이 익숙한 이놈들을 아무 때나 야생으로 돌려보낼 순 없다. ‘동물을 자연으로 돌려보내라며 언성을 높이는 것보다 동물원이 제 역할을 하고 있는지 캐묻는 게 자연과 동물을 보호하는 지름길이다./ 전 서울동물원장 10.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