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륙도와 황령산을 그대로 두어라
7월19일자 금요일 부산일보에 실린 두 개의 기사가 마음에 걸린다. 예컨대 오륙도에 조명을 설치하자는 것과 함께 황령산 정상부에 대형버스 회차를 위해 주차장을 만들고 있다는 것이다. 유감스럽게도 황령산 주차장은 이미 조성이 진행중이다.
먼저 오륙도 야간경관 조명설치를 말한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이 논의가 더 이상 진행되지 않기를 바란다. 수평선에서 부산을 볼 때면 항도의 불빛은 번화가를 비롯하여 해운대, 광안리 등 특정 수변공간에서 뜨문 뜨믄 피어 있었다. 나머지 불이 들지 않았던 지역은 개발이 되지 않아 자연성이 유지가 되고 있었다. 그런데 그 불빛의 무리가 2000년대 들어 경계가 없어지면서 온도시를 달구는 거대한 화덕처럼 일직선화 되고 있다. 그만큼 부산의 수변에 대한 개발이 무분별하게 이루어 졌다는 것이다. 그 개발을 통해 우리가 얻고 잃어버린 것은 무엇인가 생각해야 한다. 해지고 어둠이 내리면 별빛을 받을 수 있는 여유 쯤은 남겨 두어야 한다. 특히나 오륙도 해맞이 부근은 환경부에 의해 복원이 이루어지고 있다. 낮에는 매가 뜨고 밤이면 반딧불이를 비롯하여 뭇생명들이 활동한다. 또 겨울이면 민물가마우지들이 한 철 머물다 가는 그들의 오랜 쉼터다. 하얗게 빛나는 굴섬은 그들의 배설물이 켜켜이 쌓인 구아노다. 무엇보다 아침 저녁으로 날아오르고 깃드는 그 자체가 그 어디에도 없는 관광자원이다. 육지도 모자라 오륙도까지 조명을 입히겠다는 것은 부산을 사랑하는 것에 위배된다. 안 그래도 거대한 아파트가 인근에 들어오면서 온갖 욕은 전국적으로 다 듣고 있다. 등대 하나로 족해야 한다.
두 번째 황령산을 좀 내버려 두면 안되나. 도심 한 가운데 있다 보니 수난을 곱으로 당하고 있다. 무려 네 개의 자치구가 황령산을 에워싸고 있다. 달리 갈 곳 없는 지역민들이 황령산에 기댈 수밖에 없지만 이용 행태는 산행 위주로 소박하다. 문제는 외지에서 오는 이들을 버스로 실어 나르기 위해 주차장이 필요하다는 것인데, 비약하여 그것이 관광 활성화 때문이라면 문제는 심각해진다. 정작 지역민은 불편을 감소하고 황령산을 보전하는데 조금이라도 보탬이 되고자 하는데, 외부 관광객에게 부산의 야경을 보여 준다는 이유 때문에 주차장 개설을 합리화 시킨다면, 공정관광 생태관광이 무색하다. 나아가 이런 편의를 야금야금 제공하다보면 자칫 시민반대로 논의 자체가 백지화 된 ‘ 전망타워’를 불러들 일 수도 있다는 점에서 우려스럽다. 한편 시 건설본부가 이미 공사중이란 이야기도 걱정스럽다. 최소한의 공론화 과정이 있었든가. 반성할 일이다.
세 번째, 신문에는 안 나왔지만 지면을 빌어 한마디 한다. 현재 어린이회관 접근성 개선을 위한 용역이 진행중이다. 부산시교육청에서 발주를 했지만 마지못해 수행하는 인상이다. 이유인즉 어린이대공원 입구에서 어린이회관까지의 총 연장 약 700여 미터에 표고 142m, 평균 경사도 7.7도의 10분 정도 걸리는 길을 노약자나 장애인을 위해 무빙위크나 에스컬레이트, 모노레일, 수직엘리베이트 중에서 선택해야 하기 때문이다. 여기에 누군가의 입김이 작용하는 모양이다. 설치예상지역은 수림대가 우수하고 경관이 뛰어나다. 비오톱보전가치 평가에 의하면 대부분 1등급으로 절대보전지역이다. 얼핏 사회적 약자를 배려하는 듯해 보이지만 현장의 상황은 그도 아니다. 사회적 공론형성을 위해 부산일보의 관심을 촉구한다. 불필요한 예산의 낭비를 막고 보전해야 할 곳은 보전할 줄 아는 것이 진정으로 부산을 사랑하는 일이다.
부산일보 13.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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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9일자 금요일 부산일보에 실린 두 개의 기사가 마음에 걸린다. 예컨대 19일 부산시의회 회의실에서 오륙도 야간경관조명 설치여부를 놓고 열린 전문가 자문회의에서 전문가 일부는 설치 필요성을 주장한 반면 일부는 반대의견을
피력했다는 내용이다. 또 황령산 정상부에 대형버스 회차를 위해 주차장을 만들고 있어 환경오염에 대한 시민들의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는 보도다. (부산일보 수정된 부분)
출처: 다음 블로그 홍이 아뜨리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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