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맷길축제 개.폐막식 현장 답사를 위해 지난 일요일(10월10일) 벡스코에서 이기대 그리고 황령산을 걸었습니다.
폐막식(22일)황령산 달빛걷기 구간은 경성대(17:00)에서 출발 청소년 수련원까지의 약 7km 남짓한 거리입니다. 음력 보름인 이날은 광안리에서 불꽃축제에 들어가는 날이기도 합니다. 많은 사람들이 붐빌 것 같아 현장의 혼잡을 해소하고 이동 동선을 제대로 꾸려내기 위한 점검 차원에서 였습니다. 아무튼 봉수대 못 미쳐 황탑쉼터에서 다리쉼을 하고 봉수대로 오르는 길에 어떤 여성분의 시선이 제게로 향해 다가 오고 있음을 느꼈습니다. 아니나 다를까 그녀가 대뜸 아무개씨 맞지요 라고 물었습니다. 하지만 변해버린 그녀의 외모에서 저는 누구인지 기억해 낼 수기 없었습니다. 그때 그녀가 27년 전 기억을 깨워주었습니다. 그때서야 저는 반가음을 표했고 비로소 그녀의 눈매며 이름을 확인했습니다. 당시 그녀의 가명은 한현영이었습니다. 예상치 못한 재회는 그리 길지 못했습니다. 명함을 전하고 헤어져 걷는 길, 마음이 묘했습니다.
한동안 정상에 앉아 생각했습니다. 지금은 무덤덤하지만 그 시절이 파노라마처럼 스쳤습니다. 적잖이 가슴앓이를 했습니다. 둘 다 비슷한 나이 때, 이별에 밉고 원망스러운 날이었지만 잊지않고 기억해줌이 고맙고, 건강하게 살고 있음이 고마운 일입니다. (사실 어떻게 헤어진 것인지 기억이 뚜렸하지 않습니다.) 하산길 그녀가 두 번째 모습을 드러냈고, 동행이 있어 서로 미소만 지었습니다. 목례만 하고 스치는 길, 그 뒷모습 담아 보았습니다. 어쩌면 또 후회할지도 모르겠습니다. 전화 번호 하나 받아두지 않았든가. 그녀의 이름 큰 소리로 불러 뒤돌아보게 해볼 걸 물끄러미 바라만 보았습니다. 한때는 그렇게 사랑했던 사람인데, 낮도깨비처럼 불쑥 나타나.....하지만 어쩌겠습니까 ? 그대 행복하시라
싸락눈
겨울 흐려도
이미 포기한 지 오래인
이 도시의 하늘에
오늘도 하늘은 낮고 낮아
혹시나 싶어 은연중 기다림에
참말로 눈이 내린다
싸락싸락
좁쌀같은 눈이 내린다
그것도 눈이라고
거리에 이는 들뜬 분위기
이럴 줄 알았드라면
문득 그대 생각
우두커니 맞고 선 눈
(1986)
당신의 첫사랑
출처: 다음 블로그 아름다운 음악여행(설악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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