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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 이야기/사는 이야기

신종 풀루 이야기 2

by 이성근 2013. 6. 8.

 

겨우겨우  병실이 생겨 입원을 했는데, 격리 치료한다는 말은 들었는데  막상 들어가 보니 이렇게 치료를 받아야 하나 ? 하는 후회가 몰려들었습니다.  마치 사회로 부터 내팽개쳐진듯한  느낌이랄까요 . 그래서 치유되면 나가고, 그렇지 못하면 출구가 봉쇄된 그 병실에서 마냥 시간을 죽치며 보내야 하는 , 그렇다고 달리 뾰죽한 수가 있는 것도 아니고, 그나마 거점병원이라고 지정한 곳이 이 모양입니다.  

 복도에 내팽개쳐진 오줌받이통이며,  의료장가비이 무질서하게 어질러져 있습니다. 거기다.  각 병실에서 배출한 쓰레기와 식수대가 한 복도에 방치되다시피 널려 있습니다.  이런 정도 밖에 되지 않는지, 참 딱한 노릇입니다.   준비가 안됐기 때문입니다.  병원측이라고 이러구 싶었겠습니까만 , 물론 아침에 청소가 이루어 지긴 합니다만  금방 엉망이 됩니다. 

 급조된 병실입니다. 베니합판으로 기존의 출구들을 막아 버렸습니다.  전염을 방지하기 위해서라지만  환자를 위한 배려가 보이지 않습니다. 그럴수록 더 청결해야 할텐데,  그런데 이틀을 지내고 보니 제 스스로가  익숙해졌다는 것이 어처구니가 없었습니다.

 막내는 약 효과 때문인지, 열은 37도 대로 떨어 졌습니다. 그리고 36도까지 내려가자  슬슬 꽤가 나는지 장난기가 발동합니다

 유일한 낙이 병실 차창 넘어 아미동을 바라보는 것입니다.

 틈틈이 막내의 체온을 체크하고, 섭취와 배설, 약제투입까지 기록해 보았습니다. 하루종일 링거는 달고 있어야 하고, 해열제 3회, 타미플루 2회, 항생제3회...  

 아침무렵 병원주변 주택가를 내려다 봅니다. 지붕위에 죽집 광고가 인상적입니다.

 시간이 정지된듯 지겹기 그지없는 하루 속 가끔씩 병원 뒷편 아미동을 바라다 봅니다 .

 병실에 TV가 있어 하루종일 만화를 보며 혼자서 킬킬됩니다. 인제 살만한 가 보다  싶었는데 밤이 되니 또 열이 살짝오르고 , 내리길 반복합니다.  그런 가운데 몸은 회복기가 있어 보입니다.

 얼굴의 붓기가 거의 빠졌습니다.  우리집의 막내 아들로 돌아 온것 같습니다.

 그리고 응석도 부립니다.

 그래도 심심하면 제 엄마를 찾습니다.  마누라도 몸의 상태가 안좋아 가능하면 쉬라고 했는데, 집을 한동안 비우게 되니 밀린 빨래며, 찬거리를 준비해두느라 제대로 쉬지를 못한 것 같습니다.  

 낮달이 한가롭습니다.  일요일 일하러 가기 위해 마누라와 다시 교대를 합니다.  이제부터는 애가 완치가 되어 병실을 나올 때까지 환자처럼  지내야 합니다. 미안한 일입니다.  달을 보며 가족의 안녕을 기원합니다.

 이것 저서 정될만한 것들을 마누라에게 전한 뒤 사무실로 가서 밀린 일들을 처리합니다. 잠이 쏟아 집니다  

 축제가 주밀부터 열리기 때문에 밤 늦도록 준비를 합니다

 와중에 어머니가 병원에 있는 손주와 며느리를 위해 참쌀밥을 급히 마련했습니다. 보호자가 먹을 밥이 없는 가운데 어머니가 소식듣고 준비한 찹쌀 주먹밥입니다.  걱정이 이만저만 아닙니다. 어머니, 그 마음을 생각하면 가슴이 아픔니다.   

 11월 10일 현재 마누라도 신종풀루에 걸렸다고 통보해 왔습니다.   최악의 상황이 된 것입니다. 모자가 한 병실 한 침대에서 신종풀루를 나누고 지내고 있습니다 . 그래도 막내는 엄마가 옆에 있으니 기분이 좋은지 전화 넘어 아들의 목소리가 꽤청합니다.  정말 쾌청했으면 합니다.

매일 밤 잠들기 전 막내가 스스로 체크하는 생활 습관표인데 지난 2일 이후 칸이 비워져 있습니다. 

 신문에 실린  보험상품 광고입니다.  섬찟할 정도입니다.  야 , 정말 자본이란 게 무섭구나. 돈이 될만하면  그게 무엇이건  상품으로 만드는  저들의 기만함과 발상입니다.  어쨌든 감기다 싶으면 잘먹고 푹 쉬어야 합니다.    

 

노래출처: 다음 블로그 사진속 세상구경

No Woman, No Cry - Bob Marley & The Waile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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