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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 이야기/사는 이야기

봄빛10.3.2

by 이성근 2013. 6. 8.

 

용두산 공원 타워  북카페 행사에 참석하기 위해 집을 나서 가는 길에 만난 친구들입니다.  시나브로 봄이 왔습니다.  정월대보름이기도 한 이날 시내 곳곳에서 달집태우기가 있었습니다.  하마 변산바람꽃이 피었다는 소식도 들었습니다.  좀 있으면 노루귀며 얼레지 등 퍼뜩 피고 내년을 기약할 산속의 꽃들이 피리라 생각합니다.  만물이 소생한다는 봄,  이 봄날에 희망을 생각해 봅니다.  일년 전 이맘때 참 고통스러웠습니다만 이제 과거가 되었습니다.  검찰에 불려다니며 가까이 지내던 몇 사람과  멀어지기도 했고, 또 그 가운데서도 힘이 되어 준 더 많은 사람들을 기억합니다.   그로 인해 본의아니게  20년 이상 일하던 곳으로부터 벗어났지만 '먼불빛'이란 이름으로 방문을 하기도 합니다. 조직을 후배에게 물려주고 한동안 야인으로 남아 상처를 어루만지다  길을 걷게 되었습니다.  

 이전만큼의 황동은 아니지만 조금씩 회복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처한 상황이 그렇게 호 조건이 아니다보니 늘 마음이 무겁습니다.  사는 문제 때문입니다.  생활인이기 때문입니다.  그동안 고생시킨 가족들을 더이상 외면할 수 없기에 고민이 깊습니다.  새로운 일터가  발걸음을 무겁게 합니다.  밤을 새워 일하던 처음 열의가 사그라 듦을 경계합니다.  마음 속으로 주문을 걸듯 해낼 수 있다고 다짐하듯 각오를 다집니다.  물러 설 수 없기 때문입니다.   일년 전 거리의 보도블록 틈새에서 고개를 내민  개불알꽃이며 괭이밥, 개쑥갓, 민들레가 위로해 준 것을 기억합니다.  간사해짐을 경계하며 오늘에 감사합니다.  하여 더불어 이 봅빛을 나누고자 합니다.     

 

 

 

 

 

 

Venus - Shocking Blu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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