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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존/풀과 나무

생태교란 양미역취 천국 낙동강하구 둔치 이대로 둘 것인가

by 이성근 2019. 5. 30.

생태교란 양미역취 천국 낙동강하구 둔치 이대로 둘 것인가

-환경부는 하구둔치에 주목하고 부산시는 전담부서 설치하라-

 

낙동강 하구 둔치가 원형을 상실한 채 기형화 되고 있다. 터 잡아 살던 터줏대감식물 대신 생태교란 식물로 명명된 가시박이며 단풍잎돼지풀, 양미약취가 장악했다. 두려운 사실은 이들의 확산이 감당키 어려울 정도로 어마한 세력권을 형성함으로서 본디 낙동강하구 둔치의 고유한 경관 조차 잃어버릴 지경에 처했다.

 

오래전 하구 둔치는 논과 밭, 갈대들로 가득찬 천연의 풍광 어린 공존의 터였다. 그물망처럼 펼쳐진 둔치의 수로와 호소에는 무언가에 놀라 날아 오르던 철새들의 나래가 빛나던 곳이었다.

 

그러나 시니브로 하구역의 개발의 수위를 넘어 4대강 살리기 명목 아래 초토화 되면서 양상은 달라졌다. 그렇다. 수천년 유기물이 쌓여 형성된 하구역 둔치는 허울좋은 국가 토건사업 미명아래, 불도져 포그레인 삽날 아래 발가벗겨지면서 농락당했다.

 

그리하여 오늘의 낙동강 둔치는 외래생물의 이입처, 인큐베이트로 전락하다 못해 그들의 천국이 되었다. 이미 하구역의 절반 이상이 점령당했고, 남아 있는 지역 조차 내일을 기약할 수 없게 되었다.

 

안타까운 사실은 현장의 상황이 손쓸 수 없을 정도로 심각한데도 관계기관은 여전히 게으런 걸음으로 여유를 부리고 있음이다. 수많은 경고가 있었지만 소귀에 경읽기 였다. 그렇다고 현재의 상황을 예산부족만으로 탓할 수가 없다.

 

그것은 낙동강 하구역에 대한 편협한 사고와 안이함이 야기한 결과다. 때마침 환경부가 위해 외래생물 차단생물다양성법 개정안을 입법예고 했다. 늦으나마 환영할만한 조치다.

 

외래생물종의 문제는 지구촌 주요 환경의제이기도 하다. 각 나라마다 신경을 곤두세워 유입을 차단하고 제거에 국가적 노력을 투입하고 있다. 시간과 예산인력투입이 실로 엄청나지만 기꺼이 반영함은 지역 고유 생물종의 보존을 통한 생물다양성의 가치를 실현하기 위함이다.

이제 부산 낙동강하구 둔치는 그 시험대가 되어야 한다. 일회적 단편적 처방이 아닌 일련의 로드맵과 유관기관 부처 합동으로 대책을 도모하는 하는 한편 시민의 참여와 인식증진 작업도 병행해야 한다.

 

차제에 낙동강 하구둔치의 생태적 관리차원에서 생태무논으로의 전환도 도모할 필요가 있다. 그것은 또다른 공존과 하구둔치의 재생을 여는 길이기도 하다. 이에 우리는 다음과 같이 주장한다

 

우리의 주장

1. 환경부는 낙동강 하구둔치를 위해 외래생물 퇴치 특별시범구역으로 지정하라

2. 환경부는 관련기관 통합 회의를 통해 퇴치 로드맵을 구축하라

3. 환경부와 부산시는 대국민 인식전환을 위한 홍보계획을 수립하라

4. 부산시는 낙동강 하구 둔치의 생태적 관리를 위한 입장을 천명하라

5. 부산시는 하구둔치 외래생물 관리를 위한 시민위원회를 조직하라

 

2019530

 

부산그린트러스트



유채꽃 '찰칵'알고 보니 양미역취

생태공원마다 생태교란종, 고유식물 밀어내고 주인 행세

털물참새피·단풍잎 돼지풀·가시박도 어렵지 않게 관찰

 

[편집자 주 = 생물 종 다양성 보존은 자연보호와 자원관리 측면에서 매우 중요합니다. 과학자들은 현재의 동식물 멸종률이 지속한다면 50년 후에는 전체 동식물종의 4분의 1이 지구상에서 사라질 것으로 경고합니다. 한때 생물다양성협약 의장국이었던 우리나라 생태계는 각종 생태계교란종으로 몸살을 앓고 있습니다. 특히 생물 종 다양성 보호를 위해 4대강 정비사업 때 조성된 낙동강 생태공원은 이미 생태교란종이 점령해 고유종은 점점 갈 곳을 잃어가고 있습니다. 연합뉴스는 낙동강 하구를 점령한 생태교란종 실태와 현황, 대책 등을 담은 기획기사 3편을 28일부터 30일까지 나눠 송고합니다.]

 

지난해 9월 부산 대저 생태공원 뒤덮은 생태교란종 양미역취(노란색) [낙동강 하구 기수생태계 복원협의회 제공]

 

(부산=연합뉴스) 손형주 기자 = 20094대강 살리기 선도사업으로 선정되면서 조성된 부산 강서구 대저 생태공원. 

봄이 되면 낙동강 변을 따라 끝없이 펼쳐진 인공 유채꽃 단지로 유명하지만 사실 도시화, 산업화 속 낙동강 하구 생물 종 다양성 보호를 위해 조성된 생태공원이다. 낙동강 하류 철새도래지(천연기념물 제179)에 속하는 지역으로 멸종 위기종 2급인 가시연꽃 군락지인 신덕 습지를 비롯해 크고 작은 습지와 수로, 초지로 구성돼 있다.

 

5월 중순 싹이 올라오기 시작한 양미역취(왼쪽)910월 꽃이 핀 양미역취.[손형주 기자]

 

대저 생태공원은 봄이 되면 낙동강 변을 따라 온통 유채꽃이 활짝 펴 노란빛으로 넘실거리지만 최근 들어 가을에도 온통 노란빛으로 물든다. 56년 전부터 대저 생태공원에서 모습을 드러낸 생태교란종 양미역취가 급속도로 번식했기 때문이다. 양미역취는 국화과에 속하며 5월 초 싹이 나기 시작해 910월에 노란 꽃이 핀다. 유채꽃과 모양이 비슷하고 색이 같아 유채단지로 유명한 대저 생태공원을 찾는 관광객들은 생태교란종인 양미역취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기념사진을 남기기도 한다.

 

실제 사진 기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대저 생태공원을 검색하면 양미역취 앞에서 기념사진을 찍은 사진이 다수 검색된다.

 

양미역취는 생물 다양성을 저해하고 생태계 균형을 교란할 우려가 있다. 이 때문에 황소개구리, 뉴트리아 등 환경부가 지정한 21종 생태계 교란 야생 생물 중 하나다.

 

뿌리를 내린 개체군은 100년간 유지되며 노란 꽃은 개체당 2만개까지도 종자를 생산할 정도로 번식력이 왕성하다. 일단 침입한 곳에서는 급속하게 영역을 확대해 다른 식물이 밀어낸 뒤 들어설 여지를 없앤다. 낙동강 생태공원에 얼마나 많이 분포돼 있길래 시민들에게 유채꽃과 혼동하는 웃지 못할 상황이 연출 될까.

 

왼쪽부터 대저 생태공원에 서식하고 있는 가시상추, 단풍잎돼지풀, 털물참새피[손형주 기자]

 

양미역취가 왕성하게 자라고 있는 5월 중순 대저 생태공원을 환경단체인 낙동강 하구 기수생태계 복원협의회와 함께 찾았다. 싹이 올라오기 시작한 양미역취는 공원 입구 대지에서부터 이미 거대한 군락을 형성하고 있었다.

 

공터로 비어 있는 대지는 이미 양미역취가 점령하고 있었고 공원 초입부터 낙동강 변까지 곳곳에 양미역취가 보였다. 수로 곳곳에는 황소개구리가 펄쩍 뛰어올랐고 습지 곳곳에 생태교란종 털물참새피가 자리 잡고 있었다.



갈대와 억새를 뚫고 올라온 양미역취 [부산 그린 트러스트 제공]

 

갈대와 물억새 군락지 사이를 뚫고 양미역취 싹이 올라오고 있었으며 물억새를 관찰하기 위해 만든 탐방로에도 양미역취가 점령하고 있었다. 멸종 위기종 급인 가시연꽃 군락지인 신덕 습지 주변에도 양미역취가 군락을 형성하고 있었다.

 

(왼쪽) 갈대 탐방로 길목 양미역취. (오른쪽) 신덕습지 옆에 자라고 있는 양미역취.[손형주 기자]

 

인근 맥도 생태공원으로 자리를 옮겼다. 대저 생태공원보다는 상황이 덜 심각했지만, 낙동강 본류 바로 옆 곳곳에 양미역취가 군락을 형성하고 있었다. 전국적으로 관찰되는 대표 생태교란종인 단풍잎 돼지풀과 가시박 또한 어렵지 않게 관찰됐다.

 

낙동강 하구 강변 따라 군락을 형성한 양미역취 [손형주 기자]

 

실제 양미역취 번식력과 분포도는 어느 정도일까. 대저 생태공원 어느 한 지점을 임의로 골라 1분포한 양미역취를 직접 뽑으며 세어보니 총 160개 줄기가 뽑혔다. 양미역취는 이처럼 번식력이 왕성해 일단 침입한 곳에서는 급속하게 영역을 확대하고 큰 키로 다른 식물의 성장을 방해한다.

 

최대현 사무처장이 1에 분포한 양미역취를 직접 뽑으며 숫자를 세고 있다.[손형주 기자]

 

최대현 낙동강 하구 기수생태계 복원협의회 사무처장은 "대저 생태공원 식물 중 30이상이 생태교란종 양미역취로 추정된다""낙동강 하구는 생물 다양성 측면에서 굉장히 중요한 지역이기 때문에 하루빨리 제거해야 하며 보호종뿐만 아니라 교란종에 대해 관리도 철저히 진행돼야 한다"고 말했다.handbrother@yna.co.kr

 

 



 

[망가진 낙동강]무차별 번식 불과 5년 사이 생태공원마저 접수

양미역취 외 생태 교란 14종 중 11종 서식 확인지금 이 순간도 번식

거침없는 세력 확장에 강변·습지 물억새·갈대 점차 자취 감춰

환경단체 "4대강 사업이 교란종 서식환경 만들어 준 것도 원인 중 하나"

 

대저 생태공원 뒤덮은 양미역취(노란색)

[2017년 국립생태원 생태교란종 모니터링 조사 보고서]

 

(부산=연합뉴스) 손형주 기자 = 낙동강 하구 생물 다양성 보존을 위해 만들어진 생태공원이 생태교란종으로 뒤덮였다.

 

환경부가 지정한 총 14종 생태교란종 식물 중 총 11종이 낙동강 하구에서 관찰된다. 특히 최근 급속도로 퍼진 양미역취는 대저 생태공원 전체 식물 중 30를 차지할 정도로 이미 생태공원을 점령하다시피 했다고 환경단체들은 입을 모아 말한다.

 

국내에 있는 2160종 외래생물 중 국내에 유입될 경우 생태계에 위해를 끼칠 수 있는 위해우려종 127종이 지정돼 있다. 이 중 이미 국내에서 생태계를 교란하거나 교란할 우려가 심각한 종을 생태교란종으로 분류하는데 19982월 황소개구리를 시작으로 총 21(동물 7·식물 14)이 지정돼 있다.

 

생태 교란 식물 분포현황[국립생태원 홈페이지 캡처]

 

생물다양성 보전 및 이용에 관한 법률 제2조에 따르면 생태교란종 정의는 이렇다. 외래생물이나 고유생물 중(유전자 변형 생물 포함) 생태계 균형을 교란하거나 교란할 우려가 있는 생물생태계 균형을 교란하거나 교란할 우려가 있는 생물이다.

 

포유류는 뉴트리아, 양서류와 파충류는 황소개구리와 붉은귀거북속 전종, 어류는 파랑볼우럭(블루길), 큰입배스, 곤충류는 꽃매미와 붉은불개미다.

 

식물은 돼지풀, 단풍잎돼지풀, 서양등골나물, 털물참새피, 물참새피, 도깨비가지, 애기수영, 가시박, 서양금혼초, 미국쑥부쟁이, 양미역취, 가시상추, 갯줄풀, 영국갯끈풀 등이다. 이 중 전국적으로 드문 서양등골나물과 2016년 새롭게 지정된 갯줄풀, 영국갯끈풀만 낙동강 하구에서 관찰되지 않는다. 비교적 심각성과 실태가 많이 알려진 뉴트리아, 황소개구리 등은 감소하는 추세지만 식물은 정부와 지자체 관심에서 벗어난 사이 급속도로 퍼졌다.

 

부산 낙동강 생태공원 생태계교란종 분포도[낙동강관리본부 제공]

 

심각성을 인지한 부산 낙동강관리본부가 지난해 대저·화명·맥도·삼락 생태공원 내 생태계 교란 식물 분포 실태를 조사했다. 대저 생태공원은 전체 266237598에 생태계 교란 식물이 분포했다. 축구장 38개 크기다.이 중 173664에서 양미역취가 발견됐다.

 

맨눈으로 확인 가능한 군락지 중심으로 조사가 됐기 때문에 정확한 분포 면적은 이보다 더 넓을 수 있다. 이 밖에 맥도 생태공원에는 222, 삼락 생태공원 105, 화명생태공원 22에 생태계 교란 식물이 분포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생태계 교란 식물이 낙동강 하구를 점령한 사이 강변과 습지 주변 물억새와 갈대는 점차 자취를 감추고 있다.

 

낙동강 생태공원 수변부 물억새와 갈대 사이를 뚫고 나오는 양미역취

[부산그린트러스트 제공]

 

이처럼 양미역취를 비롯한 생태교란종이 낙동강 하구를 점령한 이유는 무엇일까.생물종 분포정보를 기록하거나 검색하고, 이를 실시간으로 공유할 수 있는 모바일 모니터링 시스템인 '네이처링'(Naturing) 애플리케이션을 활용해 파악해 보면 주로 영산강 등 전남 지방에 서식하던 양미역취는 최근 5년 사이 낙동강 하구 인근에서 급속도로 번식하기 시작한 것을 확인 할 수 있다.

 

낙동강 하구에 집중된 양미역취[네이처링 캡처]

 

식물 특성상 유입·확산 경로는 정확하게 파악되지 않고 추정될 뿐이지만 한 곳에서 급속한 번식은 해당 지역이 생태교란종이 서식하기에 좋은 환경이라는 것을 뜻한다. 특히 식물 종자가 바람과 강물을 따라 주로 이동하기 때문에 하천 하류는 생태교란종들이 정착하기에 좋은 환경이다. 또 낙동강 하구는 공항과 항만 등과 인접해 있어 외래종이 유입되기 좋은 지리적 특성도 가지고 있어 더욱더 집중 관리가 필요한 지역이다.

 

박정수 국립생태원 식물생태학 박사는 "하천 하구는 영양분이 많이 형성돼 있어 생태교란종이 유입되기에 좋지만 서식하기에도 좋은 환경을 가진다""낙동강 하구는 한강이 있는 수도권에 비교해 생태교란종에 대한 관심도가 덜해 아직 심각성이 많이 알려지지 않은 측면도 있다"고 말했다.

 

환경단체는 낙동강 하구 생태교란종 식물 분포가 4대강 정비사업과 연관이 있다고 목소리를 높인다. 실제 하천 옆 육상에서 주로 자라는 생태교란종은 4대강 정비사업이 마무리된 이후 생태공원에서 급속도로 확산하기 시작했다.

 

이성근 부산 그린 트러스트 사무처장은 "4대강 정비사업 때 강가 주변 농경지에 인위적인 공원이 조성되면서 번식력이 좋은 외래식물들이 들어올 수 있는 터전을 마련해줬다""강과 바다가 만나고 에너지의 종착점이 낙동강 하구는 생물 다양성이 가장 보호돼야 할 곳인데 무분별한 생태교란종 확산이 안타깝다"말했다.handbrother@yna.co.kr

 

[망가진 낙동강]제거속도보다 번식속도가 더 빨라이대로 포기?

지자체·관계기관 "심각성 인지했지만 이미 널리 퍼져 손 쓸 엄두 못 내"

올해 처음 배정된 국가 예산 고작 8천만원제거 시늉만 하기에도 부족

정부 외래생물관리사업 2023년 완료그 사이 대책 시급

 

낙동강 하구 본류 옆에 자리 잡은 양미역취 [손형주 기자]

(부산=연합뉴스) 손형주 기자 = 부산 강서구 대저 생태공원 내 축구장 38개 크기에 분포해 있는 생태계 교란 식물을 제거하는데 올해 처음 배정된 국가 예산은 8천만원. 국내 생태계교란종 관리 현주소다.

 

생태계 교란 식물이 무차별적으로 확산하는 이유는 제거속도보다 번식속도가 빠르기 때문이다. 환경부 산하 국립생태원이 매년 외래생물과 생태계 교란 생물 전국 서식실태조사를 벌이고 보고서를 만들지만, 조사를 바탕으로 제거로까지 이어지지 못하는 것으로 보인다.

 

최대현 낙동강 하구 기수생태계 복원협의회 사무처장은 "정부나 지자체가 생태계교란종 문제를 인식하지 못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면서도 "보고서가 만들어지는 사이에도 현장에서는 급속도로 생태교란종이 번식하고 있는데 체계적인 제거 계획이나 대책 등 후속 조치는 전혀 없다"고 꼬집었다.

 

2017년 발표된 국립생태원 외래생물 전국서식 실태조사에 따르면 생태계교란종 양미역취는 7개 시도 15개 지점에서 발견됐다. 특히 부산이 양미역취에 의한 심각한 교란을 받는 것으로 확인됐으며, 낙동강 하구 대저 생태공원 일대에서 매우 광범위한 양미역취 생육이 확인되었다고 조사됐다.

 

대저 생태공원 내 생태계교란종 분포[낙동강 관리본부 제공]

또 조사면적에 포함되지 않았지만 대저 생태공원 수변 지역을 전부 뒤덮고 있는 것으로 확인되어 시급한 제거사업이 필요할 것으로 판단된다고 명시했다. 이미 사태의 심각성을 2017년 보고서에서는 확인할 수 있다.

 

하지만 올해 싹이 올라오기 시작한 양미역취 분포를 살펴보면 2017년보다 더욱더 확산해 있는 것으로 보인다. 제거를 담당하는 지자체와 관계기관은 예산이 부족하고 이미 너무 광범하게 퍼져 있어 손을 쓸 엄두를 못 낸다고 말한다.

 

부산지역 낙동강 생태공원 관리를 담당하는 낙동강 관리본부는 올해 처음으로 양미역취를 제거하는 데 쓸 예산을 국토부 산하 부산지방국토청으로부터 국가하천유지보수비 명목으로 8천만원을 받았다. 그간 자체예산과 관리인력을 통해 제거해왔는데 사실상 방치 수준이었다.

 

낙동강 관리본부는 8천만원으로 올해 7월부터 두 달간 개화기 이전 대저 생태공원 신덕습지 주변 양미역취 제거작업에 나선다. 사람 손으로 뽑는 것이 가장 좋지만, 사람이 진입하기 힘든 지역도 많고 시간과 비용이 너무 오래 걸려 장비를 이용해 대지를 파헤쳐야 해 주변 생태계도 함께 파괴될 우려가 있다.

 

생태교란종 '돼지풀' 퇴치 작업[낙동강 환경유역청 제공=연합뉴스 자료사진]

양미역취는 개화기 이전 58월에 집중적으로 제거돼야 한다. 땅속뿌리로도 번식하기 때문에 뿌리째 제거하는 것이 좋다. 한 번에 모두 제거되지 못하고 일부 지역만 제거된다면 번식은 계속돼 '밑 빠진 독에 물 붓기'식으로 예산이 쓰일 수도 있다.

 

번식 초기부터 관리되고 제거돼야 했는데 이미 번식하고 난 뒤에는 더 많은 예산과 관리인력이 투입될 수밖에 없다. 제거작업을 벌이는 지자체에서 이미 무차별적으로 번식해버린 생태교란종을 감당하기에 벅찬 만큼 정부 차원의 종합적인 대책도 필요해 보인다.

 

그간 외래생물 관리에 문제가 됐던 관계 부처 간 칸막이를 없애고 통합적으로 관리하기 위해 환경부는 2017년부터 농촌진흥청, 산림청, 농림축산검역본부 등과 함께 생물 다양성 위협 외래생물관리 기술개발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한국환경산업기술개발원이 연구·개발 과제를 관리하며 전국 각 대학과 국공립연구기관들이 참여해 외래생물을 모니터링하고 확산이나 영향 예측, 유해성 평가, 제거기술 개발 등이 진행되고 있다. 하지만 사업이 2023년까지 예정돼 있어 그사이 생태 교란 생물 확산 우려가 큰 상황이라 단기적인 대책도 함께 마련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이성근 부산 그린 트러스트 사무처장은 "생태계 교란 생물 문제는 각종 국제 환경회의에서 중요 문제로 다뤄지고 있지만, 국내에서는 각종 계발사업에 밀려 단순 제거작업이 이뤄지는 수준에 그친다""낙동강 하구를 정부 생태 교란 귀화식물 제거 시범지역으로 지정한 뒤 국가적 대응 시스템을 구축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handbrother@yna.co.kr

         김성애-197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