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일 좀 걸었다고 몸이 뻐근한 일요일 오전 , 비디오 보자, 어쩌자는 아이들의 성화에 맞서 산에 갔다와서 목욕 가자고 제안했는데 큰놈은 단박에 거부하고 작은 놈이 응했습니다. 마누라도 애들 데리고 나가라고 했고 하여 멀리는 못가고 집뒤 통일산으로 향했습니다. 목련이 조만간 개화를 할 것 같습니다.
개나리, 참 개 나리인 것 같습니다. 어느 때고 피고 지고, 하지만 그만큼 번식력이 좋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늘 꽃 피을 태세로, 종족을 퍼뜨릴 자세가 되어있는 개나리, 하긴 요즘 자연산 개나리를 볼 일이 없습니다. Korean Forsythia 영명이 말하듯 한국특산 식물입니다. 그런데 대접받기로는 너무 흔해보여서 인지 '특산'이란 수식어가 무색할 정도 입니다. 하긴 주위에소 보는 개나리는 국내로 유출되어 개발된 품종을 역수입한 것이 대부분으로 수술이 길고 암술이 짧은 형의 개나리로서 무성번식시킨 종입니다.
가장 먼저 보인 것이 무릇들입니다. 막내에게 이전에 사용하던 디카를 주었습니다. 컴퓨터에 폴드를 하나 만들어 저장시켜 주고 있습니다.
숲이 절단 났습니다. 히말라야시다 , 개잎길나무가 빽빽히 들어 찬 곳인데 희망근로 사업의일환으로 길을 내면서 제거해버렸습니다.
리기다 소나무입니다. 송진이 다른종의 소나무에 비하여 월등하게 많으므로 성장이 활발함은 물론 작은 상처만 입어도 상당량의 수액을 흘립니다, 수액순환이 과다한 것은 성장이 빠르다는 것이고, 남아도는 에너지를 어찌할 바를 몰라 유난히 맹아(盲芽)가 많이 생성됩니다. 맹아는 필요없는곳, 또는 발아하지 않아야 할 곳 에 나오는 싹을 말합니다.
통일동산? 통일? 여러 생각들이 교차합니다. 전국에 통일동산이라고 지명을 가진 곳이 얼마나 있을까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경기도 파주에 통일동산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만 통일을 기원해서 이름붙인 것만은 분명한 데, 이름 말고는 달리 상징물이 없습니다. 통일을 원하는(?) 사람들, 한시바삐 통일이 되어야 한다고 주장하거나 통일을 위해 활동하고 있는 단체들이 이 언덕을 꾸며(?) 봤으면 어떨까 하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나무를 베고 난 다음 버려진, 토막을 주워다 나무위에다 올려 보았습니다 .
한때는 이 동산을 2~3일 간격으로 방문했습니다. 작년 초였습니다. 그러다 여름 들면서부터 뜸해지다 일이 생겨 거의 발길을 끊기다 시피 했는데, 가을과 겨울 사이 이렇게 변했습니다.
그때 팔손이나무와 광나무, 호랑가시나무가 유난히 많다는 것에 주목하여 동산 전체의 개체수까지 파악하기도 했는데, 산책로를 조성 하며 제거되거나 파갂던 것 같습니다. 그때 이들 식물종이 기후변화와 연관이 있을 것 같아 꽤 깊이 파고들었습니다. 그리고 다른 곳과 다르게 왜 유독 이 동산에 이들 종이 많을까에 궁금했습니다. 종자를 퍼뜨린 것은 직박구리가 아닌 가 생각합니다. 달리 이들 식물종을 전파할 매개가 없다고 판단했기 때문입니다. 현재 통일동산에서 확인되는 야생돌물은 청설모와 조류로서 꿩, 직박구리, 딱새, 박새, 산비둘기, 까치가 텃줏대감이고 가끔씩 까미귀가 보이다 보이면 뻐꾸기, 호랑지바귀를 볼 수있습니다.
산화의 흔적입니다. 기억하지는 못합니다만 일대에 산불이 났었다는 것을 이 소나무는 말해주고 있습니다.
솔방울을 기막히게 깍아 먹은 흔적입니다. 청설모의 짓입니다.
그리고 돌밤나무 몇 그루가 자라고 있습니다. 아마 개량종 밤이었다면 남아나지 않았을 것입니다. 막내는 널부러져 있는 이 밤을 주워가자고 했다가 다람쥐나 청솔모가 먹을 것이라 했더니 금방 포기합니다.
이맘때 찍어두지 못해 민범이네 집에서 사진을 한장 빌려 왔습니다. 밤송이가 아주 쪼맨 합니다. 그래도 밤나무 입니다.
출처: 야후.블로거. 민범이가족의 아름다운 세상에서
이산의 원주민인 멋진 소나무가 있어 담아 보았습니다.
그 아래 대사초의 꽃입니다. 늘 치렁치렁한 잎만 보다 막 솟아 오른 꽃을 보니 새삼스럽습니다. 역시 숲은 언제든 이렇듯 새로운 이벤트를 연출합니다.
가는 잎 그늘사초, 사초과 중 가장 먼저 봄을 여는 종입니다.
날이 흐려서인지 다른 방문자는 없는 통일동산 숲길입니다. 4월이 오면 이 숲도 옷을 갈이 입을 것입니다. 여러갈래 길을 내어 그럴 필요가 있나 싶었습니다만 우리 가족의 산책길로 삼아 볼 예정입니다.
전신주를 제거한 흔적입니다. 전신주의 속이 이렇게 생겼음을 처음으로 확인합니다. 전신주가 단순한 시멘덩어리기 아닌 심(철근)이 있는 것이란 것을
막내더러 찍을 대상을 지정해 줍니다. 광나무의 어린 개체입니다.
꿩의 밥이 이제 막 꽃을 피울려고 내밀 참입니다. 이 언덕에서 세번째 만난 사초과 식물입니다. 꿩이 먹는다해서 꿩의밥이라 이름 붙였다 했더니 꿩이 언제 밥 먹어러 오냐고...
포아풀인듯 한데 조금 더 지나서 확인해야 할 것 같습니다. 봄이 오긴 왔는 가 봅니다. 사실 이런 풀들은 관심 가져 주지 않으면 늘 지나칠 수 밖에 없는 식물들입니다. 하지만 사람이 관심 두던 말든 저희들끼리 일아서 꽃을 피우고 씨를 맺고 잘 합니다.
무릇의 싹들을 다른 각도에서 잡아 보았습니다.
유난히 짙은 초록으로 아직은 바람찬 날 민바랭이무리들이 바람에 몸을 맡겨 춤을 추고 있었습니다.
그 언덕에서 시내를 바라다 보았습니다.
누군가 치성을 드리느라 부처상을 바위위에다 두고 갔습니다.
거기 우물이 있습니다. 막내가 물을 길어 올립니다.
한바퀴 돌아 다시 집으로 내려오는 길, 이정표가 서있습니다. 거기 굽이길을 막내와 돌았습니다.
무단경작지, 해마다 저 현수막이 걸립니다. 하지만 소용없는 것 같습니다. 땅을 일구고 싶어 하는 사람들의 욕구가 관의 경작금지 안내글은 다만 펄럭이는 문구일 뿐입니다. 그리고 오래전서부터 텃밭을 일구어 먹던 사람들이 쉽게 포기할 리도 없고,...제 생각으론 일정부분 양성화시키되, 비료나 농약을 치지 않는 유기농법으로 국한하면서 주변 환경을 정리하는 쪽을 택해, 수확물의일부는 인근 야산의 동물들과 나누어 먹는 방식으로하면 어떨까 합니다만
숲 가장자리 텃밭들과 경계를 이루는 부분에 예전에 이용하던 우물이 또 하나 있습니다.
우물은 어느새 우리들 생활 속에서 잊혀진 터입니다. 공동체의 정보공유 터이자 여성 스트레스 해소의 장이었습니다. 그리고 고향의 상징이었습니다. 앵두나무 우물가에 동네처녀 바람났네 물동이 호미자루 나도 몰래 내 던지고 말만들은 서울로 누굴 찾아서 이쁜이도 금순이도 단봇짐을 싼 이후 우물은 우리들기억 속에 잊혀진 것입니다. 1970년대 고향을 떠나온 사람들이 서울이며, 부산 등으로 몰려와 객지 생활을 했고, 그이들이 시방 이 도시의 주인이 되었습니다. 하지만 더이상 그들은 우물을 가까이 하지 않습니다. 수도꼳꼭지만 틀면 물울 얻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럼에도 그 물이 어디서 왔고, 그물을 내어주는 강의 안부는 묻지 않습니다
우물 속을 들여다 보면 켜켜이 쌓아 올린 돌들을 봅니다. 누군가 쓰레기통으로 알고 쓰레기를 버린 우믈은 햇살도 담고, 별빛도 담았던 곳입니다. 유년시절 이모집 우물에는 물고기도 살고 있었고 그 고기를 어찌 잡을까 고민 한 적도 있었습니다. 막내에게 우물과 관련된 속담 몇 개를 들려주기도 했습니다. 한 우물을 파야 성공한다. 우물안 개구리 를 이야기 했는데, 우물 보다 개구리가 어디에 있냐고 하길레 관두고 말았습니다.
아무튼 텃밭을 없애기 위해 저렇듯 나무를 심었는데, 그 아래는 여전히 밭으로 일구어 지고 있습니다.
거기다 소유권이 설정되어 함부로 출입하지 못하도록 울타리를 쳤습니다. 차라리 밭을 갈지 말든지... 사람의 욕심이란 게 끝이 없습니다.
어떤 사람은 벌까지 키웁니다. 제법 숫자가 많습니다. 이 언덕에 꿀은 죄 담을 모양입니다. 그 아래 또 다른 텃밭을 일구는 마을분이 보입니다. 부지른합니다만 그 부지른함이 안타깝습니다. 밭을 일구고 씨를 뿌려서 거두어 들이는 맛을 더는 볼 수 없기 때문입니다. 하긴 또 모를 일입니다. 늘 엄포만 놓고, 지나갔기 때문입니다.
출처: 다음 블로그 음악과 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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