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 국민 농약 흡입 방치... 산림청이 은폐한 소나무 주사의 실체
백신 있는데도... 소나무도, 사람도, 꿀벌도 죽이는 산림청
▲ 재선충을 핑계로 멀쩡한 숲이 사라졌다. ⓒ 최병성
숲이 잘려 나갔다. 무슨 이유로 나무를 자르는지 물었다. 수 킬로미터 떨어진 곳에 재선충이 생겼다는 게 강원도 홍천 숲이 사라진 이유의 전부였다. 재선충은 벌목업자들에게 나무를 자르는 최고의 이유가 되었고, 산림청은 재선충 핑계로 숲이 파괴되는 것을 방치해왔다.
▲ 주변에 재선충병 걸린 소나무 두 그루가 있다는 이유로 이 큰 소나무가 참혹하게 잘려 나갔다. ⓒ 최병성
지난 2월, 충남 아산의 또 다른 벌목 현장. 두 팔로 안을 수 없는 거대한 소나무가 참혹하게 잘려 나갔다. 능선 한 면이 한 그루도 남김없이 싹쓸이 벌목으로 사라진 이유도 소나무 두 그루가 재선충병에 결렸다는 것때문이었다.
▲ 재선충병 감염목은 두 그루에 불과한데 능선 한 면의 모든 나무들이 참혹하게 잘려 나갔다. ⓒ 최병성
재선충병에 걸린 나무가 있으면 주변 나무도 재선충병에 감염되었을지 모른다는 가정하에 모두 잘려 나간 것이다. 재선충과 아무 상관 없는 활엽수까지 싹쓸이되었다. 이는 재선충 방제가 아니라 참혹한 나무 학살에 불과했다. 산림청이 지금까지 이렇게 잔인한 나무 학살극을 벌여왔지만, 재선충은 전국으로 더 확산하고 있기 때문이다.
▲ 산림청은 재선충병에 감염되면 100% 고사시키는 치명성과 강한 전염성 때문에 삭쓸이 벌목을 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 산림과학원
산림청은 왜 재선충병에 걸리지 않은 건강한 나무까지 싹쓸이 벌목하는 것일까? '소나무재선충병 발생 현황 및 방제대책'(국립산림과학원)에 그 이유가 설명되어 있다. 소나무재선충병이 100% 고사시키는 '치명성'과 감염목 1그루가 주변 나무 200그루를 감염시키는 '전염성'을 갖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특히 재선충 1쌍이 20일 후에는 20만 마리로 증식되어 소나무의 가도관을 막아 수분 상승을 차단하고, 독소인 셀룰라아제를 분비하여 조직을 파괴시켜 소나무를 고사시키므로 재선충 확산을 막기 위해 싹쓸이 벌목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 소나무재선충병에 걸리면 100% 고사한다는 산림청 홈페이지 ⓒ 산림청
산림청 홈페이지에서도 '소나무재선충은 치료약이 없어 감염되면 100% 고사한다'며 싹쓸이 벌목을 정당화하고 있다. 소나무가 재선충병에 감염되면 정말 100% 고사하는 것일까? 아니다. 재선충병에 감염된 소나무를 치료하는 친환경적인 방법이 있다.
산림청은 이 사실을 알면서도 국민을 속여 온 것뿐이다. 치료 방법이 없어 100% 고사한다고 해야 지금처럼 싹쓸이 벌목을 해 벌목상과 펠릿업자의 이익을 챙겨주고, 벌목 이후 조림을 이유로 기획재정부로부터 엄청난 예산을 받아낼 수 있기 때문이다.
소나무재선충병이 치료된 현장
▲ 소나무가 재선충병에 감염되었으나 지금은 건강하게 살아 있다. 입간판 속의 소나무와 우측의 소나무가 동일한 나무다. ⓒ 최병성
최근 재선충병에 걸린 소나무들이 다시 건강하게 회복된 기적의 현장을 다녀왔다. 제주도 월령리에 있는 소나무 숲이다. 소나무 옆에 '세계유산 및 기네스북 등재 추진 소나무재선충병 완치 검증 단지'라는 입간판이 세워져 있다. 입간판 속 사진에서 누렇게 재선충병에 결렸던 소나무가 바로 우측에 있는 싱싱한 소나무다. 소나무 기둥 모양을 통해 동일한 나무임을 확인했다. 입간판에 그동안의 과정이 자세히 정리되어 있었다.
2016. 5. 10. 백신G810 투입
2016. 6. 1. 재선충 3만 마리 투입(솔수염하늘소 100마리 이상 섭식 감염효과 )
2016. 12. 24. 1차 시료 샘플검사. 재선충, 백신 동시 검출
2017. 3. 9. 2차 시료 샘플검사. 재선충 검출안됨
이 소나무가 재선충병에 감염되었었다는 사실은 산림청이 가장 잘 알고 있다. 입간판에 기록된 2016년 6월 1일 재선충 3만 마리를 이 소나무에 주입한 장본인이 바로 산림청이기 때문이다.
▲ 2016년 산림청이 소나무에 3만 마리의 재선충을 감염시키고 있다. ⓒ 성창근
이곳은 산림청과 성창근 충남대 교수가 공동으로 실험한 현장이다. 2016년 사진에서 주사기로 재선충 3만 마리를 소나무에 주입하는 여성이 국립산림과학원 연구원이고 가운데서 지켜보는 이가 현재 산림청 대변인이다. 재선충 1쌍이 20일 후에 20만 마리로 증식되어 소나무를 고사시킨다는 산림청의 주장대로라면, 2016년 주입한 3만 마리의 재선충으로 인해 이 나무는 오래전에 고사했어야 한다.
소나무재선충병이 치료된다는 것을 산림청은 정말 모르고 있었을까? 아니다. 지난 2022년 2월 25일, 박현 전 국립산림과학원장과 관계자들이 이곳을 찾아 직접 확인했다. 2016년 소나무에 3만 마리의 재선충을 주입했던 연구원도 동행했다. 그럼에도 여전히 산림청은 재선충병에 감염되면 100% 고사한다는 거짓말을 내세워 싹쓸이 벌목을 하고 숲을 황폐화시키는 악행을 계속하고 있다.
▲ 재선충병에 감염되어 잘린 나무 옆 소나무들은 재선충병과 상관 없이 건강하다. ⓒ 최병성
이곳은 경주 남산이다. 커다란 소나무 10여 그루가 잘려 나갔다. 소나무재선충병에 걸렸다는 이유였다. 재선충병 소나무 한 그루가 주변 수백 그루를 감염시킨다는 산림청 논리라면 이곳 소나무들을 싹쓸이 벌목해야 한다. 그러나 잘린 나무 외의 주변 소나무들은 초록으로 싱싱하다.
▲ 노란선이 국립공원공단 한태만 박사가 천적백신 실험지역으로 선정한 곳이다. 노란 선 밖에 빨간 화살표는 재선충병에 감염된 나무들이다. ⓒ 국립공원공단
환경부 산하 국립공원공단 한태만 박사팀이 재선충이 퍼져가는 경주 남산을 천적백신 실험 현장으로 선정했다. 2022년 6월 실험 구역 내 622본의 소나무에 성창근 교수가 찾아낸 천적곰팡이 G810 주입하고 명찰을 달았다.
▲ 국립공원공단이 경주 남산의 소나무를 살리기 위해 나무와 사람과 환경에 위해성이 없는 친환경 재선충 방제를 했다. ⓒ 최병성
천적백신을 주입한 622본 중 589본은 재선충병에 감염되지 않은 건강목이었고, 33본은 잎이 누렇게 변한 재선충병 감염 의심목이었다. 한태만 박사는 실험 결과를 지난 1월 '국립공원 등 보호구역 병해충 관리방안 연구 4차년도'에 정리해 국립공원공단 홈페이지에 공개했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재선충병 감염 의심목 33본 중에 29본이 천적백신을 통해 건강목으로 회복되어 87.8%의 회복률을 보였다. 천적곰팡이인 G810이 '재선충 예방효과'는 물론이고 이미 감염된 소나무도 회복시키는 '치료 효과'가 입증되었다는 놀라운 실험 결과를 발표했다.
▲ 재선충병에 감염된 소나무들이 천적곰팡이 G810을 맞고 건강하게 회복되었다. ⓒ 국립공원공단
한태만 박사는 전체 재선충병 감염 의심목 33그루 중 26본의 시료를 채취했는데, 현미경으로 소나무재선충병 감염을 확인한 12본 중 10본이 치료되었으며, 현미경을 통해 감염여부가 확인되지 않은 14본 중 13본도 건강목으로 회복되었다는 것이다.
한 박사가 현미경 검사와 유전자 증폭 조사인 PCR 검사를 통해 재선충 감염 여부를 확인한 이유가 있다. 2021년 8월 11일 "전염병 핑계로 벌어진 끔찍한 일... 산림청은 왜?"(https://omn.kr/1urs0)라는 기사가 보도된 후 당황한 산림청이 거제 화도 실험 현장을 찾아갔다.
놀랍게도 산림청은 실험 당사자인 국립공원공단이 아니라 거제시에 현장 안내를 요청했다. 구체적인 실험 내용을 모르는 거제시는 국립공원공단에 도움을 요청했다. 산림청이 국립공원공단 모르게 조사하려다 발각된 것이다.
잎사귀가 조금만 변해도 회복할 수 없다며 벌목하고, 감염목 근처에 있었다는 이유로도 싹쓸이 벌목하던 산림청이었다. 그런데 거제 화도 실험 현장에 찾아온 산림청은 치료된 소나무가 재선충병에 감염되었었다는 것을 어떻게 입증하냐고 한 박사에게 따졌다. 소나무재선충병이 치료된다는 국립공원공단 실험 결과를 인정하면 36년간 산림청이 잘못했음을 시인하는 꼴이 되기 때문이다.
▲ 한태만 박사는 재선충병이 치료될 수 있음을 입증해냈다. ⓒ 한태만
한 박사는 천적백신의 예방과 치료 효과를 부인하는 산림청의 의심을 잠재우기 위해, 남산 실험 현장에서 현미경과 PCR 검사를 통해 재선충병 감염 사실을 확인했고, 재선충병에 걸렸던 소나무들이 천적곰팡이 G810으로 치료된 것을 입증한 것이다.
지난 1월, 경주 남산에서 재선충병에 감염되었다가 천적백신으로 치료된 나무 번호를 하나하나 찾아 직접 확인했다. 누런 잎사귀 없이 건강했다. 국립공원공단은 천적백신으로 재선충병 예방효과뿐 아니라, 재선충병 감염목도 치료됨을 공식적으로 입증해냈다.
이는 앞으로 산림청이 재선충병을 핑계로 싹쓸이 벌목을 하면 안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나무를 자르지 않으면, 벌목 후 조림한다며 예산을 낭비하지 않아도 된다. 숲이 파괴되지 않으니 생태계도 보호되고, 홍수와 산사태 염려도 없고, 탄소 흡수 능력도 커진다. 국가적으로 엄청난 경제적 이득을 얻게 된 것이다.
소나무 죽이는 산림청의 농약 주사
▲ 소나무 하나에 농약을 주입하기 위해 19개의 구멍을 뚫었다. 오른쪽에 주사 놓기 위한 구멍이 보인다. ⓒ 최병성
위 사진은 소나무에 19개의 구멍을 뚫었다고 기록한 명찰이다. 재선충병 예방 농약을 주입하기 위해 뚫은 구멍이다. 소나무재선충병에 걸린 소나무 두 그루 때문에 주변 소나무들을 싹쓸이한 아산시다. 감염목 두 그루 주변 나무를 모조리 잘라냈고, 좀 더 멀리 떨어진 곳의 소나무들은 구멍을 뚫고 농약을 주입했다.
▲ 세계보건기구는 아바멕틴을 고독성 농약으로 분류하고 있다. ⓒ 세계보건기구
그동안 산림청은 주로 '아바멕틴'이라는 농약을 소나무에 주입했다. 2019년 세계보건기구(WHO)가 권고한 유해물질에 의한 살충제 분류와 분류 지침에 따르면 농약의 유해성을 맹독성, 고독성, 보통독성, 저독성 4단계로 나누는데, 아바멕틴은 고독성 농약으로 지정했다. 문제는 산림청이 소나무재선충병을 예방한다며 주입하는 아바멕틴과 농약들이 오히려 소나무를 고사시킨다는 충격적인 사실이다.
▲ 2015년 고사해 잘려나간 거대한 소나무 밑동이다. ⓒ 최병성
2주 전 제주도로 날아갔다. 200살이 넘어 제주도에서 가장 큰 소나무가 재선충병에 감염되어 지난 2015년 11월 10일 잘려 나갔다. 크레인을 동원해 하루종일 잘라야할만큼 엄청나게 컸다. 나무 밑동은 제주도에 장비가 없어 잘라내지 못하고 지금도 현장에 남아 있다. 둘레가 약 8.6m로 어른 4~5명이 에워싸야 할 만큼 큰 나무다.
▲ 잘린 지 오래되어 썩어가고 있는데, 둘레를 따라 썩지 않고 튀어 나온 물체들이 줄지어 있다. 재선충병을 예방한다며 주입한 농약이었다. ⓒ 최병성
2015년에 잘렸으니 벌써 8년의 세월이 흘러 썩어가고 있었지만 웅장했던 모습을 짐작할 수 있었다. 잘린 나이테 바깥 부분을 따라 동물 등뼈처럼 삐죽삐죽 솟아 있었다. 소나무재선충병을 예방한다며 아바멕틴을 주사한 자국이었다. 독성이 얼마나 강하기에 시간이 오래 흘렀어도 썩지 않고 그대로 보전된 것일까?
▲ 재선충병을 예방한다며 나무 속에 주입한 농약이 오히려 나무 물관을 막아 소나무를 서서히 고사지키는 주범이 되었다. ⓒ 최병성
삐죽 솟아 올라온 막대 하나를 잡아당겼다. 나무가 썩은 탓에 쑥 빠져나왔다. 윗부분이 잘렸음에도 불구하고 길이가 53cm나 되었다. 2013~2014년에 주입한 농약이 지금까지 응축되어 있는 것이다. 빼낸 나무 중앙에 주사 구멍이 있었다. 재선충병을 예방한다며 소나무에 주입한 농약의 약해가 위쪽뿐 아니라 옆면과 아래쪽으로도 내려가며 물관과 체관을 막은 것이다.
산림청이 소나무를 고사시키는 재선충병을 예방한다며 주입한 농약이 오히려 소나무의 물관을 막아 고사시키는 물증을 확보한 것이다.
▲ 잔류농약 분석 결과 수년 전에 잘린 나무에서 아바멕틴이 무려 34.439ppm 검출되었다. ⓒ 최병성
빼낸 나무 덩어리 하나를 공인 연구소에 보내 잔류농약 분석을 의뢰했다. 며칠 뒤 연구소로부터 고농도의 농약이 검출되었다는 연락이 왔다. 아바멕틴이 무려 35.439mg/kg이 검출됐다.
▲ 소나무재선충병을 먹기 위해 주입하는 농약이 오히려 재선충병에 감염되지 않은 건강한 나무의 물관을 막아 고사시킬 수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그림이 농약 약해를 입어 물관을 막는 모습이다. ⓒ 구로다 게이코
소나무재선충병 예방 주사가 오히려 건강한 나무를 고사시킨다는 일본 학자의 연구 자료를 찾아냈다. 구로다 케이코의 '소나무재선충병 예방약의 나무줄기 주입으로 인한 물 흐름 정지와 고사 위험'은 이렇게 강조했다.
'농약을 살포하는 것에 대한 시민들의 혐오 감정을 고려해 나무줄기에 주사를 놓는 방법을 사용하고 있다. 그러나 주사로 인해 재선충과 상관없이 나무가 말라 죽는 사례가 발생한다. 나무에 약제 주입으로 인해 수분 흐름이 정지하여 물 부족으로 고사하는 위험이 높으니 사용 지침을 만들 필요가 있다.'
▲ 소나무재선충병 예방을 위한 농약의 반복 주입은 나무 물관을 막아 재선충에 감염되지 않은 건강한 나무를 오히려 고사시키는 잘못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 구로다 게이코
또 소나무에 주입한 농약으로 인해 물관이 막혀 소나무가 고사한다는 사실을 그림으로 자세히 표현한 또 다른 자료를 찾아냈다. 소나무 주사를 반복할 경우 수관을 막아 오히려 건강한 소나무가 고사한다는 내용이었다.
지금까지 산림청이 소나무재선충병을 예방한다며 농약을 주입했지만 재선충병은 막지 못하면서 오히려 재선충병에 감염되지 않은 건강한 나무들을 고사시키는 재앙이었던 것이다.
농약 품은 송화가루에 무방비로 노출
농약 주입으로 인한 소나무 고사보다 더 심각한 문제가 있다. 국민 건강을 심각하게 위협한다는 사실을 산림청이 은폐해왔다는 점이다. 매년 4월 말 경 전 국민이 고독성 농약에 쩔은 송화가루를 호흡하고 있다는 충격적인 사실이다.
산림청은 최근 소나무재선충병 예방 농약으로 아바멕틴뿐만 아니라 에마멕틴벤조에이트, 티아메톡삼, 아바멕틴+설폭사플로르 등의 합제 사용을 권장하고 있다. 아바멕틴만으로 재선충병이 예방되지 않자, 더 독성이 강한 살충제 성분을 혼합한 농약을 주입하고 있는 것이다.
▲ 산림청 조사에도 소나무에 주사한 농약으로 인해 송화가루에 고농도의 농약이 잔류함이 밝혀졌다. 그런데도 산림청은 소나무에 농약을 주입하면서 전 국민이 위험에 무방비로 노출되었다. ⓒ 산림청
산림청이 국립산림과학원을 통해 조사한 '소나무재선충병 선제적 맞춤형 방제전략 및 기술연구 2016~2019'에 따르면, 에마멕틴벤조에이트 0.09mg/kg, 티아메톡삼 1.145mg/kg, 설폭사플로르 1.609mg/kg이 송화가루에 잔류한다고 기록하고 있다.
유해 물질이 인체에 흡수되는 경로는 크게 3가지다. 입으로 먹는 경구독성, 피부로 흡수되는 경피독성, 코로 호흡하는 호흡독성이다. 이 중에 제일 위험한 것은 코를 통한 호흡독성이다. 피부는 두꺼운 각질층으로 보호되고 있고, 입으로 먹는 것은 위와 장을 통하며 배설되기도 하며 소화기에 점막이 있어 독성으로부터 신체를 보호한다.
그러나 코로 호흡하는 유해 물질은 아무런 방어 장치 없이 폐와 뇌로 바로 전달된다. 코로 흡입한 송화가루의 농약이 폐에서 간과 신장 그리고 뇌까지 바로 이동하는 가장 위험한 노출 구조다.
200명 이상이 사망한 가습기 사건은 이미 호흡독성의 위험성을 경고했다. 산림청이 국민에게 심각한 위해를 가하고 있음이 바로 이점이다. 유독성 농약을 소나무에 주입하면 송화가루를 통해 국민들이 호흡을 통해 심각한 피해를 입을 수 있다는 사실을 은폐해왔으며, 특히 임산부와 영유아가 농약을 품은 송화가루에 무방비로 노출되었다는 사실이다. 그 농약의 후유증이 앞으로 어떻게 나타날지 예측조차 할 수 없다,
▲ 식품의약품안전처의 농산물의 농약 잔류허용기준과 비교하면, 송화가루 잔류 농약의 위험성을 알 수 있다. 특히 송화가루는 코를 통해 폐와 뇌로 바로 흡수되기 때문에 위험성이 더 가중되는 것이다. ⓒ 식품의약품안전처
산림청이 밝힌 송화가루 잔류 농약 에마멕틴벤조에이트 0.09mg/kg, 티아메톡삼 1.145mg/kg, 설폭사플로르 1.609mg/kg은 어느 정도에 해당되는 것일까?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정한 농산물의 농약잔류허용기준에 비교해보면, 심각한 재앙 수준임을 알 수 있다. 설폭사플로르의 경우 송화가루 잔류량이 1.609mg/kg인데, 가지 잔류 기준이 0.2mg/kg, 감 0.3mg/kg, 감자 0.05mg/kg, 배추 0.5mg/kg, 고구마 0.05mg/kg, 옥수수 0.08mg/kg 등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제시한 농약 잔류허용기준은 입으로 먹는 경구독성인 반면, 송화가루는 아무런 방어 기제가 없는 코를 통해 폐와 뇌로 들어온다는 사실이다. 그런데 식품의 잔류농약 기준보다 우리 아이들이 코로 호흡하는 송화가루에 더 많은 농약이 잔류한다는 사실이다.
산림청 고위 관계자에게 소나무에 주입한 농약의 호흡 독성을 조사해본 적이 있냐고 물었다. 돌아온 대답은 '없다'였다. 소나무재선충병 예방 사업을 오래 주관해 온 한 전문가는 송화가루에 잔류하는 농약이 두렵다며 그 이유를 다음과 같이 실토했다.
"사람에게 놓는 주사는 혈관을 타고 전신으로 퍼져갑니다. 그러나 나무는 사람과 같은 혈관이 없습니다. 나무에 주입하는 농약은 두꺼운 세포막으로 이동해야 하기 때문에 '침투독성'이 강합니다. 호흡을 통해 폐로 들어 온 송화가루뿐만 아니라, 몸에 묻은 송화가루의 농약이 피부로 침투해 들어오는 독성이 아주 강력하다는 끔찍한 사실을 최근에야 깨닫게 되었습니다. 우리의 미래인 아이들에게 언제 어떤 후유증으로 나타날지 정말 두렵습니다. 산림청의 잘못된 소나무 농약 주입은 당장 중단되어야 합니다"
▲ 아파트 마당에 있는 소나무마다 재선충병을 예방하는 고독성 농약을 주입했다는 명찰을 달고 있다. ⓒ 최병성
문제는 소나무가 깊은 산속에만 있는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소나무가 정원수로 사랑받으면서 아파트 마당에 소나무가 가득하다. 도심 가로수도 소나무다. 골프장에도, 공원에도 빠지지 않는 게 소나무다. 그런데 아파트 마당에 있는 소나무에도, 도로에 있는 소나무에도 모두 소나무재선충병 예방 농약을 주입했다는 명찰을 달고 있다. 산림청 탓에 전 국민이 농약에 쩔은 송화가루를 마셔온 것이다.
산림청의 잘못된 정책 중단시키고 책임 물어야
▲ 산림청은 수많은 예산을 퍼붓고도 재선충이 계속 확산하자 2003년과 2015년 재선충병을 박멸하겠다고 공언했다. 그러나 재선충은 전국으로 더 확산하여가고 있다. ⓒ 산림청
국내 소나무재선충병은 1988년 부산에서 처음 발견된 이후 산림청의 방제 노력에도 불구하고 전국으로 확산하고 있다. 산림청은 지난 2003년, 5년 이내에 소나무재선충병을 완전 박멸하겠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소나무재선충병은 전국으로 더 확산되었다. 산림청이 지난 2015년에도 2017년까지 완전 방제를 하겠다고 큰소리쳤다. 그러나 소나무재선충병은 전국으로 더 확산되었다.
▲ 1조 3000억 원이 넘는 돈을 쓰고도 재선충병은 전국으로 확산되었다. ⓒ 산림청
산림청이 작성한 소나무재선충병 발생상황도(2016.5~2019.4)에 따르면, 1988년 부산에서 시작되어 전국으로 점점 더 확산하여가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제주도는 이미 소나무재선충병에 점령된 지 오래되었다.
전국으로 확산된 소나무재선충병 발생상황도가 두렵다. 저 지도에 표시된 도시마다 산림청이 고독성 농약을 살포해왔고, 국민들은 그 사실을 모른 채 농약에 쩔은 송화가루를 호흡해왔기 때문이다.
▲ 산림청이 소나무에 주입한 농약은 송화가루를 통해 꿀벌에게 심각한 피해를 입히고 있다. ⓒ 조찬현
전국으로 확산한 소나무재선충병 발생상황도는 전국의 꿀벌이 사라지는 이유를 설명하고 있다. 산림청이 전국의 소나무에 주입한 농약과 깊은 연관이 있다. 산림청이 소나무에 주입한 농약들은 꿀벌에 강한 독성을 지닌 것들이다(소나무 농약 주사로 인한 국민 건강과 꿀벌 피해는 후속 기사에서 자세히 다룰 예정이다).
1988년 이래 소나무재선충병을 막는다며 지금까지 1조 3000억 원 넘는 예산을 퍼부었다. 그러나 재선충은 전국으로 더 확산되었다.
산림청은 소나무재선충은 막지도 못하면서, 소나무에 주입한 농약으로 건강한 소나무를 서서히 고사시키고, 전 국민을 고독성 농약을 호흡하는 위험에 노출시켰으며, 꿀벌을 죽이고, 주변 산림 생태계 먹이사슬을 파괴해왔다.
정부는 지금까지 오랜 시간 반복되어 온 산림청의 잘못된 정책을 중단시키고 잘못에 대해 책임을 물어야 한다. 국민의 안전을 위협하는 산림청을 더 이상 방치해서는 안 된다.
오마이뉴스 최병성(cbs5012) 23.3.29
국민 속이고 위험에 빠뜨린 산림청, 여기 증거 있다
불길 이동 통로이자 산사태 주범된 '임도'...산림청, 확충 위해 엉터리 보도자료
▲ 거센 산불로 산림이 불에 타고 있다. ⓒ 최병성
3월이 되자 건조한 봄바람에 전국 곳곳에서 산불이 발생해 소중한 산림을 태우고 있다. 지난 15일 산림청은 '산불재난 최소화를 위해 산불진화임도 확충 시급'이라는 보도자료를 배포하고 남성현 산림청장이 직접 임도 확충 전략을 발표했다. 산림청이 임도 확대에 사활을 걸었다는 뜻이다.
산림청은 '산불 진화에 임도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임도가 있으면 진화인력과 장비가 현장에 쉽게 접근할 수 있어 조기 진화할 수 있지만, 임도가 없으면 산불 진화가 더딜 수밖에 없다는 이유였다.
산불 진화에 임도가 반드시 필요하다?
▲ 2022년 화재가 발생한 울진, 임도가 있었지만 주변 산림이 모두 불에 탔다. ⓒ 최병성
산림청 주장은 사실일까? 지난해 울진에서 발생한 산불은 피해 지역의 끝이 보이지 않을 만큼 처참했다. 산림청이 근거로 내세운 울진 산불에서 임도가 없어 산불이 대형화된 것인지 현장을 돌아보았다. 시커멓게 불탄 숲에 산림청이 산불 진화에 필요하다는 임도가 있었다. 그러나 주변이 모두 불에 탔다.
▲ 2022년 화재가 발생한 울진, 임도보다 더 넓은 2차선 도로가 있어 접근이 용이하지만 모두 불에 탔다. ⓒ 최병성
폭 3m의 임도보다 넓은 2차선 도로가 있어 산불 진화 장비와 인력이 쉽게 접근할 수 있지만 도로 곁 야트막한 산림마저 다 불에 탄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 2022년 화재가 발생한 울진 주변, 4차선 동해고속도로가 있고 2차선 국도가 산 능선을 지나고 있다. 진압 장비와 인력이 산불 현장에 진입하기 용이하지만, 바다까지 가고서야 산불이 저절로 꺼졌다. ⓒ 최병성
4차선 고속도로와 2차선 국도가 산을 가로지르고 있다. 산도 야트막하고 임도보다 더 널찍한 도로들이 곳곳에 퍼져 있다. 화재 현장에 장비와 진화인력을 투입할 수 있는 최적의 조건이다. 그러나 산림청은 산불을 잡지 못했고, 산불은 4차선 고속도로와 2차선 국도를 넘어 바다까지 달려갔다. 더 이상 탈 것이 없는 바닷가에 도착해서야 저절로 꺼졌다.
▲ 한울 원전 마당까지 산불에 다 탔다. 그러나 이 사실이 감춰져 있고, 마치 산림청이 산불을 진화한 것처럼 포장되어 있다. 원전 앞에 2차선 도로가 있지만 산불이 원전으로 날아오는 것을 막지 못했다. ⓒ 최병성
산림청은 산불을 잡기 위해 울진 한울 원자력발전소 정문 앞에 지휘본부를 설치했다. 그러나 산불이 한울 원전 마당 안까지 들어와 나무를 태우는 것을 막지 못했다. 울진 산불의 최초 발화지점에서 한울 원자력발전소 사이에는 수많은 임도는 물론 2차선 국도와 4차선 고속도로가 놓여 있다. 그러나 산불은 원전으로 날아들어 원전 울타리 안의 숲을 몽땅 태웠다.
한울 원전이 불타지 않은 것은 콘크리트 구조물이었기 때문이지 산림청이 불을 꺼서가 아니었다. 그런데 지금까지 이런 사실이 감춰진 채 산림청이 원전을 지켜냈다고 포장되어 있다. 사진을 보면 돔 형태의 원전 구조물 바로 앞 언덕의 나무들이 시커멓게 타버렸다. 산불이 원전 마당까지 들어올 때까지 산림청은 무엇을 한 것일까?
산불을 진화해줄 국가가 없었다
▲ 산불 진화에 무능한 산림청으로 인한 피해 현장. 주민들에겐 안전을 지켜줄 국가가 없었다. ⓒ 최병성
울진에 산불로 피해 입은 주민들이 많은 이유가 있다. 산림청이 원전을 지킨다며 주변 마을 민가들이 불에 타는 것을 방치하다시피 했기 때문이다. 산불 진압 장비가 신속하게 달려올 수 있는 2차선 도로가 있고, 마을 길이 있건만 주민들은 집이 불타는 것을 지켜봐야만 했다.
산불로 집을 잃어버린 사람들이 공통으로 한 말이 있었다. 그들에게 산불을 진화해줄 국가가 없었다는 것이다. 산불 진화의 주체인 산림청은 시민들의 안전을 지키지 못했고, 숲도 지켜내지 못했으며, 원자력발전소도 지켜내지 못했다.
▲ 산림청은 최초 발화지점에서 울진 한울원전을 향한 전진 산불을 잡지 못했고, 며칠 동안 천천히 타오르는 후진 산불마저 제대로 진화하지 못했다. ⓒ 최병성. 카카오맵
15일보도자료에서 산림청은 '지난해 울진 소광리 금강소나무 숲에 산불이 났을 때 임도 덕분에 소나무를 지킬 수 있었다'며 임도가 필요하다는 논리를 폈다. 그러나 임도 덕분에 소광리 소나무를 지켰다는 면적은 울진 산불 피해 전체 면적 중 극히 일부에 불과하다.
울진 산불 진행 과정을 살펴보자. 최초 발화지점에서 거센 전진 산불이 몇 시간 만에 울진 한울 원전으로 옮겨갔고 삼척 LNG 기지로 퍼져나갔다. 이후 불길이 약해진 후진 산불이 며칠 동안 타오르며 응봉산과 소광리 소나무 숲을 향해 천천히 이동했다. 그런데 산림청은 불길이 약해진 후진 산불조차 제대로 잡지 못했다.
산림청이 소나무 숲을 지켜낼 수 있었던 것은 임도 덕이 아니다. 세력이 약해진 후진 산불이었기 때문이다. 만약 원전을 향해 달려가던 불길이 강한 전진 산불이었다면 임도보다 더 넓은 고속도로가 있다 해도 소용이 없기 때문이다.
그런데 산림청은 산림과 국민의 안전을 지켜내지 못한 무능을 사과하기보다, 임도 덕에 소광리 소나무를 지켜냈다는 말로 국립공원 임도 건설 예산을 확보하는 데 악용하고 있다.
▲ 능선을 따라 임도가 잘 놓여 있지만, 산림청의 주장과 달리 모두 불에 타도록 산불을 끄지 못했다. ⓒ 최병성
산림청이 지난해 울진 산불을 제대로 끄지 못한 것은 산불 면적이 넓었기 때문이라는 반론이 있을 수 있다. 그렇다면 2020년 6월 발생한 안동 산불 현장으로 가보자. 산 정상까지 콘크리트 포장으로 임도가 잘 만들어져 있었다. 바로 곁에 낙동강이 보인다. 산불을 끌 수 있는 물도 충분했다. 임도가 있으니 장비와 산불 진화 인력 투입이 용이했다. 그러나 모두 불에 탔다.
▲ 밀양 산불은 임도를 따라 이동했다. 임도가 산불이 이동하는 통로가 되었다. ⓒ 최병성
지난해 5월 산불이 발생한 밀양이다. 임도가 있지만 여기도 모두 불에 탔다. 밀양 산불에서 놀라운 사실을 발견했다. 산불이 임도를 타고 더 큰 산불로 확산 이동된 것이다. 나무가 없어 바람이 이동하는 통로 역할을 했기 때문이다. 결국 임도가 산불 진화용이 아니라 오히려 불길의 이동 통로였던 것이다.
산림청이 임도 건설에 집착하는 이유
▲ 강원도 횡성 매더피골에 임도에서 산사태가 발생해 마을이 사라졌다. ⓒ 산림청. 소방청
15일 보도자료에서 산림청은 산불 진화와 산사태 예방을 위해 임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임도는 산사태 예방이 아니라 산사태를 일으키는 주범이다. 지난 2022년 8월 10일, 강원도 횡성의 매더피골에서 산사태가 발생해 마을이 사라졌다. 산꼭대기에서부터 엄청난 토사가 밀려 내려왔다. 산림청이 만든 임도때문이었다.
▲ 산림청이 울진의 금강송을 벌목하기 위해 만든 임도에서 산사태가 줄줄이 발생했다. 산사태 복구를 위한 혈세를 산속에 퍼붓고 있는데, 산림청 그 누구도 책임지지도 않고 처벌도 받지 않았다. ⓒ 최병성
울진의 또 다른 현장을 보자. 산사태가 줄줄이 발생했다. 소나무 숲으로 유명한 울진에 왜 이런 처참한 산사태가 발생한 것일까? 임도 때문이었다. 임도를 건설하면 안 되는 지형에 마구잡이로 임도를 건설했다. 빗물이 흐를 물길도 없었다.
산사태가 매년 여름 반복될 수밖에 없는 구조다. 결국 깊은 산속에 산사태 복구를 위해 계속 혈세를 퍼부어야 하는 현실이다. 이곳에 산사태가 난 이유는 간단하다. 산림청이 울창한 소나무들을 벌목하기 위해 임도를 만들었기 때문이다.
▲ 2020년엔 최병암 산림청장이 탄소 흡수를 위해 임도가 필요하다더니, 이번엔 남성현 산림청장이 산불 진화를 위해 임도가 필요하다고 기자회견하고 있다. 임도를 위한 명분이 수시로 바뀌고 있다. ⓒ 산림청
지난 15일 보도자료에서 산림청은 '지난해와 올해 대형산불을 보며 산불 진화에 임도가 반드시 필요함을 절감했다'고 강조했다. 그런데 3년 전인 2020년 12월 23일, 당시 최병암 산림청장은 '임도 신설 확대와 체계적인 관리로 산림 탄소흡수 기능 및 산림산업 경쟁력 강화'라는 제목으로 임도 개설을 강조하는 기자회견을 했다.
탄소 흡수를 위해 임도를 주장하다가 먹히지 않으니 이제 산불을 내세워 임도 건설을 주장하고 나선 것이다. 산림청은 청장들이 직접 나서 기자회견을 할만큼 임도 개설을 위한 여론 조성과 예산 확보에 목을 매고 있다.
▲ 임도를 건설한 후 벌목량이 증가하였다는 조사 보고서. ⓒ 한국임학회지
산림청은 왜 임도 건설에 집착하는 것일까? 그 이유를 보여주는 보고서 두 편을 찾았다. 2015년 <한국임학회지>에 실린 '임도 시설에 따른 접근성 개선 및 산림작업비용 절감효과Ⅰ.Ⅱ'다. 임도 개설 전 숲가꾸기 등의 사업이 평균 28.5%에서 임도 건설 후 90.3%로 3.2배 증가했고, 벌목은 25.2%에서 88.3%로 3.5배 증가했다는 것이다.
결국 임도가 있어야 벌목해서 나무를 실어 나를 수 있고, 벌목을 많이 해야 벌목한 자리에 조림을 이유로 기획재정부에서 많은 예산을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벌목과 숲가꾸기와 조림 등을 산림경영이란 말로 그럴싸하게 포장하여 국회와 국민을 속여 온 것이다.
▲ 임도를 만들자 아름드리 금강송들을 싹쓸이 벌목했다. 임도는 산림경영이라는 이름하에 벌목하기 위한 수단일뿐이다. ⓒ 최병성
카카오맵 항공사진에 진실이 담겨있다. 장소는 금강소나무로 유명한 울진군이다. 2012년 임도가 만들어졌다. 5년 뒤 2017년 임도를 따라 울진의 거대한 금강송들을 싹쓸이 벌목했다. 2019년에 또 임도를 따라 더 많은 면적의 금강송들이 잘려 나갔다.
▲ 임도가 있으니 손쉽게 싹쓸이 벌목을 했다. 산림청이 임도를 원하는 이유가 바로 산림경영이라는 미명 아래 진행하는 싹쓸이 벌목을 위한 것이다. ⓒ 최병성
이게 바로 산림청이 임도를 간절히 원하는 이유다. 산불 진화 명목은 임도 건설 예산을 따내기 위한 핑계일뿐이다.
국민 기만하는 산림청
▲ 산림청이 임도가 있는 합천과 임도가 없는 하동을 비교해 임도 건설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러나 이 보도자료엔 국민을 속이는 거짓말이 들어있다. ⓒ 산림청
15일 보도자료에서 산림청은 두 개의 산불 현장을 비교해 임도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경남 합천은 임도가 있어 진화대들이 밤샘 작업을 통해 다음날 조기 진화 할 수 있었으며, 경남 하동의 지리산 국립공원은 임도가 없어 밤새 산불이 타들어 가는 것을 안타까운 마음으로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는 것이다.
많은 언론이 산림청 보도자료를 사실 확인 없이 그대로 베껴 쓰며 임도가 없는 하동의 국립공원이 산불을 제때 끄지 못해 산불 피해가 컸다고 보도했다.
▲ 산림청 홈페이지 산불 상황도와 현황을 비교표로 만들었다. 하동의 경우 임도가 없어 산불 피해가 컸다는 것은 심각한 거짓말이다. ⓒ 최병성. 산림청
산림청의 주장은 사실일까? 합천 산불과 하동 산불은 발생 시기가 3일 차이에 불과하고 두 지점의 거리가 가깝다. 산불 피해 현장을 비교해보자.
산림청 홈페이지 산불 발생 현황에 따르면, 합천 산불은 지난 8일 발생해 67시간 만에 진화되었으며 피해 면적이 163ha다. 그런데 임도가 없다는 하동은 11일 발생해 27시간 만에 진화되며 91ha를 태웠다. 임도가 있어 산불을 조기 진화했다는 합천이 더 오랜 시간 불에 탔고, 산불 피해 면적도 두 배 정도 더 넓다.
▲ 산불 피해 모습도 임도가 있는 합천이 임도가 없는 하동보다 심각하다. ⓒ 홍석환
산불 피해 강도를 비교해보자. 멀리서 보기에도 합천과 하동의 산불 상황의 차이를 알 수 있다. 합천 산불은 나뭇가지 끝까지 타죽는 수관화였고, 하동 산불은 바닥으로만 스쳐 지나가는 지표화였다. 하동 산불 현장에 시커멓게 탄 수관화도 극히 일부 있지만, 대부분 지표화로 큰 피해 없이 산불이 꺼졌다. 같은 시기, 비슷한 지역에 발생한 산불인데 왜 이렇게 큰 차이가 나는 것일까?
산불 현장에 답이 있다. 합천 산불 현장에선 산림청이 산림경영이라고 주장하는 숲가꾸기 흔적을 쉽게 확인할 수 있다. 소나무만 남기고 키 작은 나무와 활엽수들이 모두 잘려 나갔다. 그러나 하동은 국립공원이고 임도가 없으니 산림청이 숲가꾸기를 할 수 없었다. 하층부에 잡목이 그대로 존재한다.
▲ 임도가 있어 산림청이 자랑하는 숲가꾸기로 인해 소나무만 남기고 활엽수를 모두 잘라버린 탓에 수관화로 모두 불타 죽었다. 그러나 하동은 임도가 없어 지표화로 산림 나무들이 살았다. ⓒ 홍석환
산림청이 숲가꾸기 한 곳과 잡목이 밀집된 지역의 산불 피해를 비교해보자. 소나무 외에 활엽수들을 잘라 숲가꾸기를 한 합천은 나무 꼭대기까지 불에 탔다. 이 나무들은 다시 살아나기 어렵다. 그런데 하동 국립공원은 잡목이 가득하다. 산림청의 주장대로라면 불에 탈 연료가 많다. 그런데 불길이 지표화로 타다 꺼졌다.
산불의 확산 여부는 '연료'가 아니라 '바람'이다. 숲가꾸기 한다며 활엽수들을 베어낸 숲은 바람이 잘 통하여 불길이 나무 꼭대기까지 순식간에 타고 오른다. 그러나 숲가꾸기를 하지 않아 연료가 많은 숲은 바람이 통하지 않으니 불길이 힘을 잃고 힘없이 바닥을 기다가 저절로 꺼지는 것이다.
산림청은 그동안 대형 산불의 원인을 기후 위기 탓으로 돌려왔다. 하지만 기후 위기가 아니라 산림청이 산림경영이라는 이름으로 전국 산림을 불에 잘 타는 숲으로 만들었기 때문이다. 산림청이 숲가꾸기를 한 지역은 심각한 생태계 파괴뿐만 아니라, 숲이 더 건조해진다. 한번 불이 나면 쉽게 꺼지지 않는 대형 산불이 되는 것이다.
산불 며칠 만에 생태복원 토론회?
산림청은 23일 하동 산불이 발생한 인근에서 '산불 피해지 산림 생태복원 현장 토론회'를 개최한다고 한다. 12일 오후에 하동 산불이 진화되었다. 산불이 꺼진 지 불과 10여 일 만에 생태 복원 토론회란 불가능하다. 국립공원 산불을 기다리고 있었다는 듯이 불이 꺼지자마자 토론회를 개최하는 산림청에 의혹의 눈길이 가는 이유다.
하동 산불은 사진으로 보듯 지표화로 끝났다. 대부분의 나무가 활엽수이기에 불길이 지났어도 다 살아난다. 사람이 손을 댈 필요가 없다. 복구한다며 사람이 손을 대는 순간, 더 큰 생태 파괴만 이뤄질 뿐이다.
산불 피해지 생태복원이란 산불 후 한참의 시간이 지나 산림의 변화를 살펴 그에 맞는 복원을 계획해야 한다. 산림청 토론회 참석자 중에 과연 합천과 하동 산불 피해 현장 두 곳을 꼼꼼히 다 살펴본 사람이 얼마나 될까? 산림청이 '국립공원에 임도를 건설하겠다'던 야심을 실현하기 위해 생태복원의 이름을 단 꼼수 토론회를 여는 게 아닐까.
아직 3월이라 전국 곳곳에 산불이 발생하고 있다. 산림청이 산불 후 단 며칠 만에 복원 계획을 세워 산불 현장에서 토론회를 개최한 적이 있었을까? 산림청의 한 관계자는 내게 '산림청이 산불 피해지마다 찾아다니며 이렇게 생태복원 토론회를 열었는지 의심스럽다'고 지적했다.
15일 보도자료에서 남성현 산림청장은 '해외 산림에 비해 임도가 적어 산림관리를 제대로 하지 못한다'며 '국회와 기재부 등 관련 부처 협의를 통해 임도예산을 대폭 확대하겠다'고 강조했다.
▲ 산림청은 해외엔 임도가 많다는 이유를 임도 건설의 타당성으로 내세우지만, 해외와 우리는 지형과 기후에 차이가 크다고 지적되고 있다. 이미 여름마다 발생하는 산사태가 그 사실을 입증하고 있다. ⓒ 김종원
그러나 계명대학교 김종원 교수의 '소나무재선충과 동해안 산불을 통해서 본 우리나라 소나무, 무엇이 문제인가'(2005)에 따르면, 유럽의 일부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완만한 구릉 형태 또는 대지 형상이며, 연간 강수량이 800~1000mm 이하이면서 연중 고르게 분포해, 급경사지에 집중호우 및 태풍을 동반하는 우리나라와는 극명하게 대비가 된다며 국내 산림 임도의 부적절함을 강조했다.
산림청이 지형과 기후의 차이를 감추고 임도 길이만으로 국민을 속여 막대한 임도 건설 예산을 타내려는 것으로 볼 수밖에 없다. 이는 여름마다 임도에서 산사태가 발생하는 것만 보아도 알 수 있다. 국회와 기획재정부가 산림청의 거짓말에 속아 넘어가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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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양 산불 키운 주범은 산림청... 현장에 남은 끔찍한 증거들 (https://omn.kr/1zgo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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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최병성(cbs5012) 23.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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