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BRT 도심 선형 녹지축으로 전환시켜야 한다
BBS-BGT 공동 ‘부산을 바꾸자’(5)이성근 부산그린트러스트 상임이사
질문1) 이사님 안녕하십니까? 오늘 ‘부산을 바꾸자’5번째 시간입니다. 지난 시간에 부산시의 전반적인 환경문제에 대해 짚어주셨는데요, 오늘은 중앙버스전용차로제(BRT)와 관련해 말씀을 해 주신다고요? 지금 부산의 경우 중앙버스전용차로 체계가 완성됐습니다. 이사님께서는 BRT에 대한 기본적인 생각은 어떻습니까?
BRT (Bus Rapid Transit)는 전용주행로, 전용교차로 , 정류소 등 체계시설과 전용차량을 갖추고 운영하는 간선급행버스 체계입니다. 한 단계 위의 시스템이 S-BRT(Suoer BRT) BRT 일종으로 지하철 수준의 속도 및 정시성을 갖춘 최고급형 BRT가 있습니다.
현재 BRT 건설과 관련 대두되는 전국 공통 사안이 버스 이동 속도 증진에만 우선 순위로 두다 보니 지금 시대가 요구하는 에너지며 환경요인은 간과되는 수가 많고 또 이로 인해 조성계획폐기 주장과 저항이 있습니다만 막무가내로 밀어붙이는 일방성 또한 동시에 나타나고 있습니다. 다시말해 도시기능의 효율성에만 무게 중심을 두고 있는 것이고 이런 기조의 바탕에는 여전히 개발과 성장중심주의가 자리잡고 있다 봅니다
질문2) 대중교통 이용 활성화 측면에서는 다소 긍정적인 평가도 있는 것 같은데 어떻게 보십니까?
그 긍정 평가 때문에, 본질적인 문제가 은폐되는 경향이 강합니다. 예컨대 내성~서면 구간 BRT 개통 후 평가를 했는데 버스 주행 평균 속도가 23% 가량 빨라 졌다든지 이용자의 만족도가 72%가 나왔다는 설문조사가 그런 것인데, 경계해야 할 설문조사로 봅니다. 나아가 이런 설문조사 결과를 언론이 현장 확인없이 받아 써다 보니 마치 BRT 건설이 타당하다는 명분제공과 합법성으로 둔갑하기도 하지요
다시말해 이렇게 긍적적인 답이 많이 나왔는데 ‘뭐가 문제인거야’ 하면서 거침없이 추진된 것이 서면 ~충무동 구간 BRT였고 뒤이어 지난 연말 개통된 서면 사상 5.4 Km 구간이라 할 수 있지요. 착공 1년 만에 개통 되었습니다. 그사이 환경단체들의 제기했던 문제와 주장은 씨알도 먹히지 않았습니다. 특히 서면에서 사상까지의 가야대로 BRT 구간은 기존 노선 어떤 구간 보다 차로 폭이 넓은, 양방 10차선 도로에 중앙분리대 화단은 부산에 보기 드물게 잘 키운 느티나무 가로수였습니다. 여름날 가야대로 구간은 중앙분리대 느티나무가 펼친 수형과 도로 좌 우 가로수 3줄의 녹색 선형으로 참 보기 좋았더랬지요. 이런 장면을 부산시는 아주 일부만 남겨두고 죄다 뽑아내버렸지요. 거기다 그 구간은 지하철 2호선이 중첩되기도 합니다.
질문3) 다른 지역이나 외국에도 BRT가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어떻습니까?
BRT가 최초 등장한 곳은 브라질 꾸리찌바로 1974년 이었습니다. 30년 뒤 2004년 서울이 BRT를 도입했습니다. 이후 전국광역시를 주축으로 전국 곳곳에 BRT가 도입되기 시작했는데 중국 광저우 BRT나 꾸리찌바는 여전히 BRT 건설의 교과서라 할 수 있습니다. 생각해보면 꾸리찌바를 언급할 때 꿈의 도시라든지 친환경 대중교통도시 라는 수식이 붙습니다. 왜 그럴까요. 교통 뿐 아니라 공원녹지와 도시계획을 아우르는 통합적 관점을 견지하기 때문입니다. 그에 견주어 본다면 부산은 그런 지위를 얻을 수 있을까 의문입니다. 한편 교통 소외지역 시민을 위한, 지하철 등 다른 교통수단과의 중복률을 고려하여 노선을 선정한 광주시 BRT를 부산BRT와 비교 해 보는 것도 의미가 있지 않을까 봅니다.
질문4) 부산 BRT의 가장 큰 문제는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첫째, 중복 투자를 먼자 지적할 수 있는데 현재 조성된 전 구간이 지하철과 중복되고 있다는 점입니다. 도입배경 중의 하나가 지하철 건설비용의 50/1 에 불과하다며 ‘도로위의 지하철’이라 하면서 정시성 경쟁 벌이고 있습니다. 지상의 조건과 지하의 조건이 엄연히 다른 상황에서 지하철과 같은 정시 경쟁을 벌이겠다는 것은 지상부 장애요인을 의식하지 않겠다는 단면적 접근이라 봅니다.
둘째 환경가치의 실종입니다. 대부분의 노선이 시내 중심 가로축으로 선형 녹지축이기도 합니다. 뒤에 언급하겠지만 거의 모든 노선이 가로수를 제거하고 보행축을 좁히거나 단절했을 뿐 아니라 대중교통을 활성화 하겠다고 하면서 정작 자전거도로는 발견하기 힘듭니다.
여기에 4개 구간 126개 정류소에 공급되는 에너지의 성격입니다. 하다못해 정류소 지붕에 태양열 집열판이라도 깔아 자가발전방식으로 운영되는 정류소이길 희망했는데 핵발전소에서 송전되어 온 전원을 그대로 연결했습니다. 네온광고판이며 동하절기 사용하는 냉난방장치 등입니다. 여전히 손쉬운 방법을 선택했습니다. BRT버스 정류소 하나가 얼마나 전력을 사용하는 지 보고된 바는 없습니다만 기본적으로 에너지 조달에 대한 근본적 계획 없이 개통하는데 급급했기 때문에 나타난 결과이자 구태의연한 접근입니다.
셋째는 인권 차원의 문제입니다. 사람 중심의 도시를 지향한다고 하지만 장애인을 위한 배려가 얼마나 적용되었는지, 휠체어 진입 시 단차를 고려했는지 횡단보도에서는 문제가 없는지를 체크한다면 이용만족도 설문조사 결과에 회의감을 가지게 되는 것이지요. 결과적으로 부산 BRT는 모두를 위한 BRT가 아니란 것입니다. 그런 점에서 본다면 프랑스 BRT가 도입하여 정착한 배리어 프리는 시사하는 바가 많다고 봅니다
끝으로 BRT의 목적이 대중교통을 활성화 해서 자가용 운행을 줄인다는 것인데 어찌된 노릇인지 BRT 구간이 늘어날 때마다 부산의 자동차 등록대수는 더 늘어났고 2023년 2월 현재 150만대를 넘어 섰습니다. 참고로 2019년 부산 자동차 등록대수는 115만대 였습니다. 대관절 이게 무엇인가 되묻지 않을 수 없습니다.
질문5) BRT와 환경문제와는 어떤 관계가 있을까요?
부산의 경우 BRT 조성 구간 예외없이 환경단체들과 충돌을 빚었습니다. 차량 소통에 우선 하다 보니 인도폭이 좁아졌고 또 그로인해 식재된 가로수 상당수가 뽑혀져야 했습니다.
인도를 축소하면 보행자, 휠체어, 유모차 등이 좁은 공간에서 충돌하는 사고가 발생할 수도 있고 또 가로수가 사라지면 보행자들이 여름철에 그늘 없이 걸어야 하고, 차가 인도로 돌진하는 경우에도 대비할 수 없습나다. 도시 가로수의 보면 유독 상처가 많습니다. 열에 아홉은 자동차로부터 입은 상처인데 가로수들이 안전 펜스 역할을 했던 것이지요.
이 밖에도 가로수는 직사광선을 차단하고 이산화질소, 이산화탄소, 미세먼지를 흡수해 대기오염을 정화할 뿐 아니라 생물다양성에도 기여 합니다 녹지가 부족한 도심에서 야생동물의 서식지이자 이동통로 역할을 하는 것이지요 기후위기 시대에 대중교통의 편의를 강화하는 것은 시급한 일이지만 버스전용차로 조성만으로 대중교통이 활성화되진 않을 뿐 아니라 환경문제를 심화시킨 결과를 초래한 것입니다 .
질문6) 이사님께서는 BRT에 식재사업을 제안하기도 했는데요, 어떻게 제안하게 됐습니까?
BRT조성 전후 거리의 모습이 일변했습니다 . 횡하다 싶을 정도로 삭막감을 느꼈고 더욱이 기위위기 시대 탄소흡수원으로 기능할 기존의 가로수가 제거된 상태에서 뭐라도 변화를 주고 싶었습니다. 마침 버스운송조합에서 시민아이디어 공모 사업이 있었고 응모한 결과 최우수로 뽑혀 BRT 버스 정류장 가드닝 사업을 하게 되었지요. 조성 장소는 상수도 사업본부 앞 BRT 정류소 였는데 아마 부산에서 유일한 곳이지 않을까 싶습니다.
다시 보도블록을 까고 토양을 개량하고 거름을 섞어 정류소 양방 펜스 옆 폭 40~60cm 길이 40m로 자연주의 기법으로 사초과며 벼과 다년생 식물 중심으로 식재했습니다. 버스 정류소에서 갈대가 하늘거리고 꽃들이 핀 정원을 만든 것입니다. 조성 전후, 또 조성한 곳과 조성하지 않은 정류소와의 확연한 차이를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시민 반응도 좋았고 무엇보다 경관적으로 뛰어났고, 대기오염물질이며 미세먼지 흡착이며 환경적 기능을 더하니 일석3조의 효과를 보았습니다. 이런 사례를 시 전역으로 확대해야 한다고 했지만 답이 없었습니다.
질문7) BRT 공사로 뽑혀진 가로수들은 어떻게 처리됐는가요?
2021년 5월 기준 BRT 공사가 완료됐거나 진행 중인 곳에서 다른 장소로 이식된 가로수 등 수목은 모두 6만9079그루에 이릅니다. 서면 ~사상 구간 이 완료된 2022년을 포함한다면 더 많겠지요 하지나 총량은 알 수 없습니다
이중 언론을 통해 알려진 일부 나무들의 이식 소식, 예컨대 서면~자갈치 구간 중앙대로 화단 관목류(꽃땡강, 홍가시, 피라칸사스 등) 1만8430 그루가 1만5230 그루가 강서구 신호동 일대로 옮겨졌고, 1400그루는 충장대로 화단으로, 1000그루는 동래 금강공원, 800그루는 중구 대영로 화단으로 이식됐다는 것과 서면~사상 공사구간에서 나왔던 느티나무 113그루는 부산시민공원으로 옮겨졌다든지 2019 내성교차로~서면교차로 5.9㎞ 구간에 있는 가로수 841그루 가운데 352그루가 해운대수목원으로 옮겨지긴 했는데, 정확한 통계는 알 수 없습니다.
부산시 건설본부 관계자는 "도로 공사 등으로 인해 벌목이나 이식이 필요한 수목이 생기면 최대한 이식을 하는 방안을 찾고 있다"며 "BRT 공사 이후 현장 여건에 따라 시민들에게 적절한 녹지공간을 마련할 것"이라고 했지만 아직 듣지도 보지도 못했습니다
질문8) 이 식재사업이 어느 정도 효과가 있을 것으로 예상하십니까?
BRT 공사로 인해 머문 자리 쫒겨난 가로수로서 회자되는 대표적 사건이 부산시청 건널목 70년생 느티나무입니다. 교통 흐름에 방해된다고 한사코 뽑아 낼려했고 이를 저지 하는 환경단체와 마찰이 있기도 했습니다. 결국 가장 가까운 거리의 시청 잔디광장에 이식되었지만 1년 6개월 만에 고사해버렸습니다. 이 사례에서 말해주듯 나무가 살던 터에서 뽑혀 다른 장소로 뿌리내릴 확률은 좋게 말해 50:50의 생존율을 가집니다.
질문9) 이제 BRT는 완성이 됐는데요, 앞으로 어떤 방향으로 더 보완해야 하겠습니까?
아직 제대로 공개하지는 않았지만 부산시도 15분 도시로 가겠다는 것이 정책방향인 것으로 압니다. 알다시피 15분 도시의 핵심은 도보나 자전거로 15분 이내에 이동이 가능한 범위를 하나의 생활권으로 조성하는 것이 잖습니까. 그러면 자동차보다는 대중교통을, 또 대중교통보다는 자전거나 보행이 더 편한 공간을 조성해야 하는데, 대중교통을 활성화를 핑계로 가로수를 뽑아내면서 다른 한편으로는 탄소중립 시대 도시숲이며, 미세먼저 저감숲. 바람길 조성을 대규모로 조성하는 엇박자 행정을 아무렇지 않게 벌이고 있습니다. 어처구니없지요.
부산시가 지금부터라도 BRT에 대해 새로운 접근을 가지길 희망합니다. 어린 이팝나무 몇 그루 식재한 것으로 BRT의 환경성을 기대할 수 없습니다.
질문10) 끝으로 시민들의 보행환경, 이동환경과 관련해 하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쾌적한 보행을 보장해 줄 수 있는 도심 속 가로수가 없다면 그 도시는 더는 '사람 중심의 도시'가 될 수 없습니다. 그간 도시나무들은 실로 막중한 임무를 수행했지만 천덕꾸러기 신세로 전락해 뿌리 없는 삶을 강요받았습니. 자동차 운행에 장애가 된다는 이유 등으로 베어졌고, 볼품 없는 몰골로 서 있다 그마저도 쫒겨나는 가로행정은 폐기되어야 합니다 .
최근 이런 마구잡이 가로교통 행정을 비판하면서 ‘도시숲 조성 조례’가 통과됐고, 시민환경단체가 부산나무권리선언을 발표했습니다. 반려동물 보호가 법제화되었는데, 나무도 다를 게 없다고 봅니다. 사고를 달리 해야 합니다
23.1.10 부산불교방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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