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저 둔치 생태교란 식물 양미역취 생육 상황을 보러갔다가 밥 때가 되어 찾았던 명지 옛날 추어탕집, 사실은 오전에 열리기로 했던 부산시민공원 재정비촉진지구 시민위원회 기자회견이 연기되어 즉흥적으로 대저 둔치로 갔던 길이었다. 아무튼 일과중에도 불구하고 흔쾌히 동행했던 후배에게 맛있는 점심을 먹여주노라 찾았던 밥집이다. 주인은 정경한 선생이다. 부산환경운동엽합 전신 공추협 시절때부터 알고 지낸 분이다. 검소한데다 부지른하고 환경보전을 위한 실천이 일상인 분이다. 생곡쓰레기매립장 대책위 활동을 통해 연을 맺었다. 관련 활동이 중단된 이후에도 안부를 묻고 찾아뵙던 분이다. 그 세월이 얼추 30년이다. 고생한다며 언제나 지지와 성원을 아끼지 않았던 분이다.
용원에서 꿩 샤브샤브 식당을 하다가 2000년 대 중반 이후 명지로 터전을 옮겼고 2009년 경 식당을 열었다. 가덕 가고 오는 길 또는 낙동강 하구에 볼 일이 있으면 일부러 찾았다. 가는 날도 예의 반겨주는 그 얼글 기대했다. 그러나 웬일로 문은 닫혀 있었고 임대 안내가 붙어 있었다. 전화를 하니 예의 형수가 받았다. 아산병원 이라 했다. 상황이 짐작됐다. 황망했다. 아, 어쩌다 이리됐나 싶었다.
울적했다. 근처에 있는 식당에서 허기를 지우고 정거마을로 향했다. 예정에 없던 일정이었다.
마을의 변화를 벽화를 통해서 읽을 수 있었다. 정거마을과의 인연은 2010년부터이다. 본격적인 람사르습지마을 만들기는 2012년부터 있었다. 활동은 2014년 중단되었다. 한때는 입소문 타고 오지인의 방문이 줄을 이었다. 그렇지만 그 방문도 한때의 바람이었고 지금은 현저히 줄었다. 내가 원했던 것은 외지인에게 보여주는 것이 아니었다. 진짜 마을의 변화였고 정거마을이 잘된다면 내눌과 외눌마을로 확대시킴으로서 하구습지의 보전을 통해 지역이 제대로 활성화 되는 것이었다. 주체가 문제다. 그것을 극복하지 못했다.
벽화의 수명은 짧다.
저 벤치에 앉아 해바라기 하던 노인의 모습도 떠올랐다.
그리고 건너편 진우도로 향하던 사람들의 모습도 떠 올랐다.
비가 내리고 있었다.
저 해안에서 해양폐기물 정화사업하던 때도 또 올랐다. 보다 앞서 였다. 2000년 해양폐기물 모니터를 몇 년간 수행한바 있고 그 결과를 EBS가 3부작 바다로 간 쓰레기 라는 제목으로 다큐를 만들어 방영하기도 했다.
주민 한분이 답한다.
반지락을 다듬고 있었다. 예전에 이곳은 반지락 천국이었지만 더이상 나오지 않아 요원에서 사 왔다고했다. 신항을 비롯한 주변 수역의 매립으로 인한 저질의 변화 때문이다.
멀리 목도를 바라 본다. 15.6km 밖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