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리우드 찰스 부코스키 장편소설,Hollywood 저자 찰스 부코스키|역자 박현주|열린책들 |2019.04
저자 : 찰스 부코스키 한때 미국 주류 문단으로부터 외면당한 이단아, 전 세계 독자들의 열광적인 추종을 받는 작가 찰스 부코스키(1920~1994). 1920년 독일 안더나흐에서 태어났고, 어릴 적 미국으로 건너가 로스앤젤레스에서 살았다. 대학을 중퇴하고 잡지에 첫 단편을 발표하지만 꾸준히 창작하지 못하고 오랜 기간 하급 노동자로 창고와 공장을 전전했다. 그러다 우연히 우체국에 취직해 우편물을 분류하는 사무직원으로 12년간 일했다. 잦은 지각과 결근으로 해고 직전이었던 그가, 전업으로 글을 쓰면 평생 매달 1백 달러를 지급하겠다는 출판사의 제안을 받아들인 일화는 유명하다. 이후 직장에서의 경험을 쓴 장편 데뷔작 『우체국』(1971)을 펴냈다. 부코스키의 소설은 그의 분신인 주인공 헨리 치나스키가 이끌어 간다. 치나스키의 일대기는 유년을 담은 『호밀빵 햄 샌드위치』(1982), 글쓰기를 포기하고 방랑하던 때의 『팩토텀』(1975), 『우체국』을 거쳐 전업 작가로 자리매김한 50대의 일상이 담긴 『여자들』(1978)과 60대에 접어든 『할리우드』(1989) 순으로 이어진다.
미국 내에서 가장 많이 도난당한 책이라는 부코스키의 작품은 수많은 예술가에게 지대한 영향을 끼쳤다. 미키 루크가 주연을 맡은 「술고래BARFLY」(1987)를 비롯하여 그의 작품과 생을 다룬 10여 편의 영화가 제작되었다. 시나리오 작가로 활동한 경험을 바탕으로 장편 소설 『할리우드』(1989)를 집필했으며 평생 60권이 넘는 시집과 산문집을 펴냈다. 마지막 장편 소설 『펄프』(1994)를 완성하고 1994년 3월, 백혈병으로 삶을 마감했다.
출판사 서평
영화 「술고래Barfly」(1987)의 탄생을 다룬 실화 소설!
화려한 겉모습 뒤, 누추하고 쓸쓸한
인생의 단면을 비추는 또 하나의 역작!
떠돌이, 잡역부, 술꾼, 경마꾼, 호색한 헨리 치나스키. 작품 활동을 펼치며 빈민가의 계관 시인으로, 언더그라운드의 우상으로 부상한다. 스위스계 프랑스 영화감독 종 팽쇼는 영화 《짐 빔의 춤》을 구상하며 헨리 치나스키에게 시나리오 집필을 의뢰한다. 헨리는 자신의 삶 자체였으나 집중적으로 다루지 않은 술꾼의 삶을 쓰기로 마음먹고 아내 세라와 함께 할리우드에 입성한다. 파란만장한 삶을 살아온 그도 어느덧 예순을 넘어 생활의 안정을 얻고 자기만의 책상을 가진 작가가 된다. 또 제작비 지원을 받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종 팽쇼와 도박 중독자이자 반쯤 미쳐 버린 배우 프랑수아 라신과는 곧 좋은 친구가 된다. 소설은 총 46개의 짧은 에피소드들로 채워져 있다. 제작 착수에서부터 완성에 이르기까지 영화 팀이 겪는 난관은 지독하리만치 계속된다. 한편 그 과정에서 맞닥뜨린 감독, 배우, 후원자, 변호사, 중개인 등은 개성이 출중하다 못해 비현실적일 만큼 상식의 범주를 벗어나 있다. 희대의 괴짜 부코스키가 할 말은 아니겠으나 소설에서는 이런 대목마저 발견된다. 《내 과거의 삶은 지금 일어나고 있는 일에 비하면 그렇게 이상하지도, 거칠지도, 미친 것 같지도 않았다.》 ― 본문 121면
하루가 멀다 하고 제작이 무산됐다는 비보를 전하는 종 팽쇼의 전화를 덤덤하게 받을 수 있게 된 무렵, 헨리의 시나리오도 완성된다. 뒤통수를 친 투자자에게 전기톱을 들고 한달음에 달려가는 감독, 게토에 터를 잡고 강도들로부터 자신의 닭을 지키는 데에만 열중하는 배우, 가진 돈이 없다고 목 놓아 우는 투자자, 음침한 얼굴로 구석을 서성이며 천재인 척하는…… 한마디로 우스꽝스러운 영화판 사람들. 재능과 돈을 다 거머쥔 항간의 세력가들이 정신을 잃고 비틀거리고, 눈이 휘둥그레지는 기행을 보인다. 화려하게만 비춰지는 할리우드의 민낯은 적잖이 누추하고 쓸쓸하다. 등장인물 대부분은 과장된 일상을 견디며 시종일관 불안에 시달리고 한없이 나약한 모습을 드러낸다. 자본이 그 무엇보다 살벌한 위력을 발휘하는 할리우드에서 《돈이 간절하지 않다》고 말하는 헨리 치나스키는 끝내 인간에 대한 애정을 잃지 않는다. 오랜 시간 인간 혐오자라 자처해 왔으면서도 기대 없이 있는 그대로 현상을 바라보고 웃음보를 건드릴 줄 아는 그의 존재는 물론 희귀하다. 복잡다단하고 진입 장벽이 높은 세계에서 위축되기는커녕 본연의 모습을 잃지 않고 당당히 나아가는 작가 헨리 치나스키가 있기에, 영화와 소설 모두 괜찮은 결말을 맞이한다.
전기톱을 든 영화감독과 룰렛 바퀴를 돌리는 배우,
술주정뱅이 작가가 함께한 수많은 밤과 낮!
『할리우드』에는 당대의 내로라하는 할리우드 명사들이 대거 등장한다. 미키 루크, 페이 더너웨이, 데니스 호퍼, 숀 펜, 마돈나, 데이비드 린치, 장뤼크 고다르, 베르너 헤어조크, 프랜시스 포드 코폴라, 티모시 리어리, 테일러 핵포드, 노먼 메일러 등 유명 배우, 영화감독, 작가가 가명으로 등장한다. 스크린 밖에서 먹고 마시고 떠드는 그들의 인간적 면모를 엿볼 수 있다는 점에서 『할리우드』는 커다란 재미를 선사한다.
그토록 거칠었던 부코스키의 결각이 보기 다듬어진 것은 인생의 갖은 풍파를 다 겪은 한 인간이 세월이 흘러 자연적으로 한곳에 나름의 뿌리를 내린 결과이겠으나, 거기에 더해 그의 곁을 충실하게 지킨 조력자 린다 리 베일의 도움 또한 컸다. 그녀는 무절제한 생활과 예민한 신경의 소유자인 부코스키의 건강을 챙기고 바람 잘 날 없는 신변을 보호했다. 1976년 두 사람이 처음 만난 때, 린다 리는 건강식 전문 식당의 주인이었다. 할리우드에서 부코스키와 한 시절을 보내며 지난한 시나리오 작업이 마무리되기까지 그의 매니저 노릇을 톡톡히 했다. 앞서 출간된 소설 『여자들』의 사라, 이 소설 『할리우드』의 세라가 그녀이다. 1985년에 마침내 둘은 결혼한다. 부코스키의 이 두 번째 결혼 생활은 죽는 날까지 지속됐다.
소설보다 더 터무니없고 기묘한 인물들과
배꼽을 쥐게 만드는 에피소드들!
소설 속 영화 《짐 빔의 춤》, 실제 영화 「술고래Barfly」(1987)는 로스앤젤레스의 어두운 뒷골목을 더듬어 가며 낡은 술집을 배경으로 펼쳐진다. 술에 절어 이유 없는 싸움을 벌이며 허송세월을 보내는 주인공 헨리 치나스키는 알코올 중독자 여자를 만나 동거한다. 헨리에게 관심을 보이는 잡지 발행인 여자가 둘 사이에 끼어들면서 벌어지는 일을 다룬다. 찰스 부코스키의 자전적 이야기를 생생하게 연출한 수작이다. 제40회 칸 영화제 황금종려상 후보에 올랐다. 감독을 맡은 바르베 슈뢰더는 소르본 대학에서 철학을 공부하고 장뤼크 고다르 영화의 조감독을 맡으면서 현장에 발을 들였다. 제작자로서 빔 벤더스, 장뤼크 고다르, 에릭 로메르 등과 영화 작업을 진행했으며 다큐멘터리로 세계적인 명성을 얻었다. 영화 「비포 앤 애프터Before And After」(1996), 「이중 노출Kiss Of Death」(1995), 「위험한 독신녀Single White Female」(1992) 등으로 국내에서도 인기를 얻은 바 있다. 부코스키의 52개 인터뷰를 담은 「더 찰스 부코스키 테이프The Charles Bukowski Tapes」(1985)를 만들면서 작가와의 인연이 시작됐고, 이는 컬트의 고전으로 남았다. 슈뢰더는 1990년 개봉한 영화 「행운의 반전Reversal Of Fortune」으로 제63회 미국 아카데미 감독상과 제48회 골든 글로브 감독상에 노미네이트되었다. 「술고래Barfly」는 비록 박스 오피스 수익 면에서 이렇다 할 성공을 거두지 못했으나 개봉 이후 부코스키의 작가적 명성을 드높이는 데 큰 역할을 했다.
부코스키는 생전에 여섯 편의 장편 소설을 펴냈다. 그중 다섯 편에 작가의 분신인 헨리 치나스키가 화자로 등장한다. 현실에서 오려 낸 듯한 날것의 언어 ― 특히, 인물 간의 대화는 확실한 유머를 품은 채 단순하고도 경쾌하게 펼쳐지는데 그 재간에 있어서는 감히 따를 자가 없다. 노년의 헨리 치나스키가 세상을 바라보는 눈은 보다 넓고 그윽해져 있다. 헤아릴 수 없는 사건 사고, 스쳐 지나가는 각양각색의 인물들, 거듭된 실패와 좌절로 점철된 삶을 살았다. 흔한 표현대로 그에게는 무슨 일을 마주하든 눈 하나 깜짝하지 않는 의연함이 있다. 타고난 복서로서의 혈기가 있으며, 예고 없이 찾아오는 비극에 결코 자리를 내주지 않는다. 할리우드에서 낯설고 끔찍한 일들이 연달아 그를 덮치지만 그와 그의 타자기는 다시 한번 링 위를 걸어 나온다. 그리하여 예순다섯 살이 넘은 헨리는 하얀 리무진을 타고 가장 좋은 와인을 마시며 사랑하는 이들과 축제의 현장에 선다.
부코스키의 기세는 아직 죽지 않았다. 그는 이전과 똑같이 경마 도박을 하고 술을 마신다. (……) 그는 언제나 노동 계급의 대변자였다. 옳든 그르든, 지나칠 정도로. ― 《옮긴이의 말》 중에서
『할리우드』는 미국 문학의 전무후무한 아이콘인 찰스 부코스키의 담백한 성정을 엿볼 수 있는 작품이다. 시끌벅적했던 세상과의 전투 흔적은 곳곳에 남아 있으나 자연적인 화해에 도달한 노장의 일상이 담겨 있다. 그가 펴낸 어느 장편 소설보다 고상하지만 진한 재미를 안긴다. 헨리 치나스키 일대기의 첫 번째 이야기, 유년을 다룬 『호밀빵 햄 샌드위치』에서 보여 준 뜨끈한 인간애가 작품 전반을 관통하고 있다. 한 인간의 삶이 40여 년 흐르는 동안 다정한 성품과 유머가 고스란히 유지되었다는 점이 묘한 위안을 준다. 동시에 작가의 목소리는 여전히 도발적이다. 그 자체로 세계의 희망이자 가능성이며, 반가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책속으로
그리고 종뤼크 모다르도 있었다. 그는 아주 가만히 서서,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천재인 척 포즈를 취한다는 느낌이 들었다. 그는 체구가 작고, 음침했으며, 싸구려 전기면도기로 깎은 듯 면도 상태가 엉망이었다.
「아.」 앙리레옹 상라가 내게 말했다. 「따님을 데려오셨네요! 따님 얘기도 많이 들었습니다, 리나!」
「아니, 아니에요.」 나는 말했다. 「이쪽은 세라, 내 아내라오.」 --- p.38
나는 여느 때처럼 한심하게도 필름이 끊긴 상태에 빠져들었다. 종종, 선하건 악하건 간에 인간과 함께 있으면 나의 감각들은 그저 뚝 꺼진다. 피곤해지고 나는 포기한다. 나는 예의 바르게 행동한다. 고개를 끄덕인다. 누구의 감정도 상하게 하고 싶지 않기에 이해하는 척한다. 이것은 나를 가장 큰 말썽에 빠뜨리는 하나의 약점이었다. 다른 사람에게 친절히 대하려다, 내 영혼이 갈래갈래 갈라져 일종의 정신적 파스타 면발로 뽑혀 버리는 일도 종종 있었다.
상관없다. 나의 뇌가 멈춘다. 나는 귀를 기울인다. 나는 대답한다. 그러면 상대방은 너무 멍청해서 내가 거기 없다는 사실조차 알아차리지 못한다. --- p.45
「아니, 아니, 제발 도로 앉아요.」
「뭐가 문제입니까?」
「나는 볼 수 없는 건 아무것도 사고 싶지 않아요. 손을 뻗어 만질 수 없는 건 사고 싶지 않다고.」
「선생님 말뜻은 저를 신뢰하지 못하신다는 겁니까?」
「우린 방금 만났는데.」
「제겐 전 세계적으로 통용되는 추천서가 있어요!」
「나는 늘 내 직감에 따라 움직여서.」 --- p.57
그는 정말로 와인을 좋아했다. 잠시 후, 그는 이 자리 저 자리 돌아다니면서 허리를 굽히고 사람들에게 말을 걸었다.
「맙소사,」 나는 세라에게 말했다. 「저길 봐!」
「뭘요?」
「입 한쪽에 파스타 가닥이 대롱대롱 매달려 있는데, 아무도 얘기를 안 해줘! 그냥 저기에 매달려 있다고!」
「나도 보여요! 나도 보여!」 종이 말했다.
해리 프리드먼은 계속 이 자리 저 자리를 걸어다니며 허리를 굽히고 말을 걸었다. 아무도 그에게 말해 주지 않았다. --- p.157
「조용!」 종의 조감독이 고함을 질렀다. 「준비됐습니다!」
갑자기 조용해졌다.
그때 종에게서 고함 소리가 들렸다. 「카메라! 액션!」
방으로 들어오는 문이 열리더니 잭 블레드소가 휘적휘적 걸어 들어왔다. 망할, 젊은 치나스키였다! 나였다!
마음 안쪽이 부드럽게 저릿했다. 청춘, 이 개 같은 새끼, 어디로 가버렸나? --- p.207
내가 차를 타고 가보니 종 팽쇼가 건물 앞 작은 간이 의자에 앉아 있었다. 물병이 옆에 있었다. 그리고 조잡하게 쓴 구호가 있었다.
단식 투쟁!
파이어파워는
구라 파워다!
나는 주차를 하고 종이 어디 있는지 둘러보았다. 서너 명이 그를 응시하고 있었다. 나는 그의 옆에 무릎을 꿇었다.
「봐, 종. 그 망할 영화는 잊어버려. 자네에게 돈 도로 줄게. 난 그 돈을 그렇게 간절히 원한 것도 아니라고. 이 개똥 같은 짓 그만두고 어디 가서 술이나 마시자고, 어?」 --- p.175
그 후로도 나는 집 주위에서 벌거벗고 돌아다니는 나딘과 종종 마주쳤다. 보통은 툴리가 집에 없을 때였다.
「대체 뭘 하고 있는 거예요?」 나는 마침내 물어보았다.
「여기는 내 집이고, 내가 바람 속에서 엉덩이를 드러내며 돌아다닌다고 해도 그건 내가 알아서 할 일이야.」
「이봐요, 나딘. 대체 뭐예요? 한번 떡 치자는 거예요?」
「네가 지구상에 남은 마지막 남자라고 해도 별로.」
「내가 지구상에 남은 마지막 남자면 줄을 서야 할걸요.」
「내가 툴리에게 이르지 않는 게 다행인 줄 알아.」
「뭐, 보지를 흔들면서 돌아다니는 거 그만둬요.」
「돼지 새끼가!」 --- p.295~296
자본주의 평생 거부한 찰스 부코스키의 묘비명
찰스 부코스키의 <할리우드>(열린책들, 2019)는 그가 발표한 장편소설 여섯 권 가운데 다섯 번째 소설이다. 부코스키는 스물네 살이던 1944년 첫 단편소설을 발표하고 서른다섯 살 때부터 본격적으로 시를 쓰기 시작했으나, 시쳇말로 좀체 뜨질 못했다. 부코스키가 쓴 여러 에세이에 따르면, 미국의 대다수 백인 시인들은 평생 돈 많은 부모 특히 어머니의 보호를 받는다고 한다(대신 시를 써주기도 한다!). 하지만 하류 계층을 겨우 면한 집안에서 태어난 그는 부모와의 관계도 좋지 못했다. 그는 온갖 일용직을 전전하며 젊은 시절을 보낸 다음, 우체국 직원으로 12년을 근무했다.
부코스키는 1994년에 발표한 마지막 소설 <펄프>를 제외한 다섯 권의 소설에서 ‘헨리 치나스키’라는 주인공을 등장시킨다. 작중의 치나스키는 허구를 위해 창작된 인물이 아니라, 부코스키가 소설에서 사용하는 본인의 가명이다. 작가의 체험을 충실히 기록하고 있는 데다 많은 내용이 이성애에 기반한 성애를 다루었기 때문에 그의 소설은 헨리 밀러를 떠올리게 한다. 하지만 밀러의 소설이 성 심리를 기반으로 하는 반면, 부코스키에게서는 그런 심리주의가 없다.
ⓒ이지영
한국에 번역된 장편소설 다섯 권 가운데 한 권을 고르라면 단연 그가 쉰한 살에 발표한 첫 소설 <우체국> (열린책들, 2012)을 꼽아야 한다. 생계를 위해 우체국의 분류 직원이 된 치나스키는 시간이 흐를수록 자신의 꿈과 멀어지며 조직의 부품이 되어가는 것에 두려움을 느꼈다. 그는 같은 직장에서 오래 근무했던 동료 두 명이 육체적·정신적 소진 끝에 정신분열증에 빠지는 것을 보고 나서, 자신을 조롱에 든 새에 비교했다. 조롱에 길든 새는 문을 열어놓아도 쉽게 날아가지 못한다. “새는 초조하게 새장 바닥을 거닐었다. 결정하려니 머리 터지겠지. 인간이건 새건 모든 것은 이런 결정을 해야 한다.” 갈등 끝에 사표를 낸 그는 쉰 살에 전업 작가가 되었다.
못 말리는 술꾼이었던 부코스키는 거의 매일 경마장으로 출근을 했고, 이 여자에서 저 여자로 옮겨 다녔다. 그의 삶은 그를 숭앙하는 열혈독자를 낳기도 했지만 치나스키와 육체관계를 맺기 위해 등장하는 소설 속의 무수한 여성은 부코스키의 소설을 포르노그래피로 만들었고, 그를 남성우월주의자로 낙인찍기도 했다. 하지만 치나스키의 여성 편력을 노골적으로 나열했던 <여자들>(열린책들, 2012)에서 주인공은 미국 문학사에서 남성이 흔히 과시해온 권위와 강인함을 전혀 드러내지 않는다. 오히려 치나스키와의 관계에서 주도권을 행사하는 것은 여자들이며, 여성의 성적 자율권은 두드러지게 강조되었다. 이런 역전은 1960∼1970년대 미국 여성해방운동에 한껏 부응하는 것이다.
술·경마·여자에 대한 탐닉은 부코스키를 미국 사회의 반(反)영웅으로 만들었다. 그는 청교도적 죄의식을 느끼기는커녕 그것을 자신의 상표로 삼았다. 더 중요한 점은 그가 선택한 비생산적인 탕진이 자본주의라는 현대적 삶에 대한 거부였다는 것이다. 그는 일흔셋에 작고하기 직전까지 쓴 일기를 모은 <죽음을 주머니에 넣고>(모멘토, 2015)에서 “나 역시 어떤 면에선 병들었다. 현실을 직시하지 않는다. 하지만 어느 인간이 현실을 직시하고 싶은가?”라고 반문한 뒤 이렇게 덧붙였다. “뭐가 쓸모가 있는지 내게 말해보라. 변호사가 되라고? 의사? 국회의원? 죄다 똥이다. 그자들은 체제에 단단히 묶여 벗어나지 못한다.” 어쩌면 그는 에리히 프롬이 <정신분석과 듣기 예술>(범우사, 2000)에서 포착했던 역설을 실천했는지도 모른다.
“노력하지 마라”
“우리는 어떤 것이 사회적 기능을 방해할 때만 아프다고 부른다. 어떤 사람이 돈의 실제적인 가치 말고는 아무것도 알지 못한다고 하자. 그럴 때 우리는 그 사람을 똑똑하다고 부른다. 이런 사람들이 가장 성공적인 사람이다. 그러나 그런 이유로 당신이 더 건강한 것은 아니다. 정신병이라 불리는 사람과 현실적인 사람 중에 누가 더 아픈가라는 문제가 생긴다. 나는 많은 정신분열증 환자가 정신분열증에 걸려서 오히려 더 행복해졌다고 말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우체국을 마지막으로 그는 반(反)노동을 실천하면서, 어쩌다 생긴 쥐꼬리만 한 원고료를 모조리 경마장에 내다 버렸다. 부코스키가 매일 경마장으로 향하는 이유는 그곳이 자본주의를 능멸하는 장소이기 때문이다. 경마장은 자본주의 종교의 가장 중요한 덕목인 근면과 금욕(절약)을 내팽개치는 것에 그치지 않고, 파산해서 신용마저 저버리는 곳이다(그곳에서는 모두들 갚지도 못할 돈 빌리기에 혈안이 되어 있다). 경마장에서 돈을 따는 것은 자본주의 사회에서 성공한 것만큼이나 부도덕하고 부조리하다. 대낮에 모든 것을 탈탈 털리고 집으로 돌아와 클래식 음악을 들으며 쓴 그의 글에서는 절망을 찾아볼 수 없다.
자신들의 이중성이 괴로워서였는지 많은 엘리트 예술가들이 부코스키의 팬이 되었고, 예술 (저예산) 영화감독들이 그에게 눈독을 들였다. 그래서 만들어진 것이 그가 시나리오를 쓰고 바르베 슈뢰더가 연출한 <술고래(Barfly)> (1987)다. 당대 최고의 남자 배우였던 미키 루크가 부코스키 역을 맡았고, 페이 더너웨이가 부코스키의 연인이었던 제인 역을 맡았다. <할리우드>는 시나리오를 집필한 부코스키가 영화 제작 현장을 관찰하고 쓴 소설로 걸작은 분명 아니지만, 가명으로 처리된 영화계 인사들의 이름을 알아맞히는 일에서 쏠쏠한 재미를 느낄 독자도 없지 않을 것이다. 부코스키는 여러 에세이에서 영화를 멍청한 것으로 비난해왔던 만큼, 이 소설에 나오는 독설도 그냥 지나칠 수 없다.
“그들은 단순히 어쩌다 큰 성공을 거두었다. 아니면, 일반 대중이 어리석어서 부자가 되었다. 보통은 재능도 없고, 눈도 없고, 영혼도 없는 자들이었고 걸어 다니는 똥 덩어리였다. 하지만 대중의 눈에 그들은 신과 같고 아름다우며 숭배의 대상이었다. 나쁜 취향이 좋은 취향보다 더 많은 백만장자를 만든다. 사람들은 영화에서 쓰레기를 보는 데 너무 익숙해져서 그게 쓰레기라는 것도 이제 깨닫지 못했다.” 부코스키는 데이비드 린치 감독의 <이레이저헤드(Eraserhead)>(1977)를 자신이 본 최고의 영화로 추켜세우기도 했으나, 그가 누린 유일한 문화생활은 앞서 말한 클래식 음악 감상이었다. 그는 클래식 음악만 켜놓으면 글이 저절로 쓰인다고 할 만큼 클래식 음악을 좋아했다. 마지막으로 독자들에게 부코스키의 묘비 사진을 꼭 보여주고 싶다(인터넷으로 볼 수 있다). 그의 묘비에는 아주 짧은 글이 적혀 있다. “노력하지 마라(Don’t try).” /장정일 (소설가) 시사인 제609호
망할 놈의 예술을 한답시고 The Last Night of the Earth Poems 저자 찰스 부코스키|민음사 |2019.02
찰스 부코스키의 경우 한국에서 인기 있는 소설가이지만, 미국에서는 독자들이 가장 좋아하 는 현대 시인 가운데 하나다.
노시인은 죽음 앞에서도 결코 지나온 삶을 미화하진 않는다. “하지만 나이는 /우리의 행적이다.”라면서 ‘노년’이라는 주제를 말랑하게만 다루고 있지 않다. 작가에게 죽음은 인간 보편의 경험이자 생명력에 힘을 부여하는 중요한 주제이기 때문이다. “거기 윗동네는 /진짜 멋진 /별천지. (…) 거기도 /여느 /사람들처럼 /먹고 /마시고 /죽음에 /봉사하는 게 /전부이긴 /하지만.”
그렇게 못생긴 남자가
그렇게 여자가 많은 건
처음 봐.
게다가 질투도 심해.
누가 자기 여자를 쳐다보기만
해도 주먹을 휘둘러.
그리고 술에 쩔어 헛소리를
해 대고 노래를 부르지.
그런데 이거 알아? 그 남자
시인이야.
가자고, 문병하러
주먹을 부르는 그
늙다리!
― 「구경거리」, 『망할 놈의 예술을 한답시고』에서
일흔의 나이에 “작가의 벽에 부딪힌” 시인은 그래도 “난 아직 /운이 좋아. /작가의 벽에 부딪혔다는 /글이라도 쓰는 게 /아예 못 쓰는 것보다는 /낫잖아.”라며 삶을 긍정한다. 왜냐하면 시인에게 글쓰기는 삶을 살게 하는 가장 큰 가치이기 때문이다. “글쓰기는 내게 /젊음의 샘 /나의 창녀 /나의 사랑 /나의 도박이었다.”
고달픈 막노동 일을 전전하다 마흔아홉 살에 전업작가가 될 수 있었던 부코스키는 오랜 세월 반복적으로 거절당하는 경험을 인내해야 했다. “배를 곯고 살 때도 /나는 출판사의 거절 통지에 개의치 않았다. /편집자들이 참 멍청하구나 /생각하고는 /계속 글을 쓰고 또 /썼다. /그래도 그렇게 행동으로 거절해 주니 /다행이라 생각했다. 최악은 텅 빈 /우편함이었다.”
오랜 무명 시절은 시인에게 삶 속으로 더 들어가는 계기이자 동시에 끊임없이 작가적 상상력을 공급받는 귀한 시간이었다. ”새파란 애송이 시절 /내 삶은 술집과 도서관으로 양분돼 있었다. /그 외에는 일상을 어떻게 꾸려 갔는지 모르겠다. /그쪽으론 별 신경을 쓰지 않았다. /책이나 술이 있으면 다른 생각은 나지 않았다. /바보들은 자신의 파라다이스를 /만드는 법이다.“ 그렇게 시인의 낮과 밤은 완전히 양분되었었다. ”술집에서는 /왈짜를 자처해 물건을 부수고 /사내들과 싸움을 벌였다.“ 하지만 ”도서관에서는 달랐다. 이 방에서 저 방으로 조용히“ 돌아다녔다. 그리고 유명한 시인이 되고 나서도 여전히 그의 낮과 밤은 완전히 달랐다.
시인은 작가지망생이 느끼는 서러운 감정들을 통쾌하게 발산하기도 한다. “문학보다 문학 평론가라는 자들이 더 좋았다. /참으로 밥맛 떨어지는 그자들은 /세련된 언어를 동원해 아름다운 방식으로 /다른 평론가와 작가를 등신 취급했고 /나는 그 덕에 기운이 났다.”
마음이 약해지거나 기대를 한 적이
있었다면
거절한 편집자를 한번
만나 보고 싶은
정도랄까.
(…)
알다시피
눈에 보이는 거라고는
나를 변변찮다 말하는
종이 한 장뿐이라면
편집자를
신의 반열에 오른
존재로 생각하기
십상이다.
망할 놈의 예술을 한답시고
배를 곯을 때는
지옥은 닫힌 문이다
가끔 문 열쇠 구멍으로
그 너머가 얼핏
보이는.
젊든 늙었든, 선량하든 악하든
작가만큼
서서히 힘겹게 죽어 가는 것은
없다.
― 「지옥은 닫힌 문이다」, 『망할 놈의 예술을 한답시고』에서
또 처음 컴퓨터로 시를 쓸 때의 심경을 이렇게 고백한다. “이제 나도 제대로 망조가 든 걸까? /이 기계는 나를 /술도 여자도 가난도 어쩌지 못한 나를 /끝장내려나?” 작가에게 글은 생명이다. 시인은 자신을 “위로 위로 헤엄쳐 보지만 /옆으로 /하강하는 /밤의 /지옥 물고기” 같은 존재로 느끼면서도 “함순을 생각한다. /글 쓸 시간을 벌기 위해 /자기 살을 먹었던 /그를.” 그의 글쓰기 열망은 치열하지만, 작품에서 작가로서의 삶은 서늘하게 승화된다.
“가족이니 일이니
항상 방해물이
있었어.
하지만 지금은
집을 팔아 버리고
이 큰 원룸을 구했지, 보다시피
공간과 빛이 있는 방이야.
내 평생 처음 창작할 공간과 시간이
생긴 거야.”
아니야, 이 양반아.
창작 의지만 있다면
창작은
하루 열여섯 시간 탄광 일을 해도
애 셋을 데리고
단칸방에서
정부 보조금으로
살아도
몸과 마음이
일부 망가져도
눈이 멀어도
절름발이가 되어도
― 「공기와 빛과 시간과 공간」, 『망할 놈의 예술을 한답시고』에서
결국 생존 작가로서 미국과 유럽에서 가장 유명한 시인이 되었지만, 그는 “뉴올리언스의 쥐들”이 아직도 떠오른다고 한다. “작가가 되려고 인내해야 했던 것들”은 비참한 삶을 연상시킨다.
피골이 상접해 어깨뼈로 빵도 자를
정도였는데 자를 빵이 있어야
말이지……
그 와중에도 종이에
끄적이고 또
끄적였다.
― 「작가」, 『망할 놈의 예술을 한답시고』에서
”기이하고 영웅적인 남자들의 이야기“를 쓴 잭 런던, ”음울하고 시적인 작품“을 쓴 유진 오닐 등 곳곳에서 시인이 사랑한 작가들에 대한 애정을 느낄 수 있다. 하지만 고통을 먹고살았던 시인의 눈에 현대 문학계에서는 ”잔디는 너무 파릇하고 책은 너무 따분하고 /삶은 목마름에 /죽어 간다.“
작가지망생 시절의 비참한 현실을 창작으로 승화한 시들 가운데 하나가 「전당포는」이라는 시다. “어려운 시절 전당포는 나를 도와주었다. /달리 방법이 없을 때 전당포가 있어서 /얼마나 좋았는지 모른다. /검은 커튼이 쳐진 부스는 /뭔가를 포기하고 더 간절한 것을 /얻는 /신기방기한 /성소(聖所)다.” 그렇게 기나긴 고통의 시간을 통과한 시인은 시를 이렇게 정의한다. “헤아릴 수 없는 절망 불만 환멸을 겪어야 나오는 것이 한 줌의 좋은 시.”라고.
하류인생의 계관시인이 남긴 현대 시학!
“야생마 같은 과도한 존재감을 표현하는 데 있어
한결같이 저널리즘의 무표정한 내러티브로 접근하는 방식이
바로 그의 시에 육중한 아이러니를 덧입힌다.“ ― [인디펜던트]
부코스키도 대학에서 창작 수업을 들은 적이 있지만, ”아무 쓸모가 없다.“고 말한다. 그런데 이러한 단순화를 단지 정규 과정에 대한 아웃사이더의 반박으로 읽는다면 작품을 축소시키는 꼴이 될 것이다. 그것은 가능성을 제한하는 완고함, 창의력을 고갈시키는 규정 방식 등에 거부감을 느끼는 예술가의 예민한 촉수일 것이다.
나는 유죄다, 대학에서 한 번
그걸 들었으니.
거기서 가장 먼저 깨달은 것은
(…)
이런 식으로는 절대 창의성을
판단할 수
없다는
것이었다.
또한
작가가 되려면
이건 하고
저건 하지 말라는
교수의 조언은
아주 애매모호하고 평균적인 얘기일 뿐
(…)
― 「창작 수업」, 『창작 수업』에서
부코스키는 어떻게 그 고된 무명 시절을 견뎌냈을까? 김동훈 고전학자는 부코스키에게서는 작가로서의 강박을 찾기 힘들다고 말한다. 하지만 부코스키도 처음부터 그러한 강박을 아무렇지 않게 이겨낼 수 있었던 건 아닐 것이다.
작가가 되려면 무엇이 필요할까? 당신은 아마도 꽤나 유명한 작가들을 부러워하여 자신과 끊임없이 비교할 것이고, 원고 마감 시간에 쫓겨 평범한 일상생활을 신경질적으로 멀리할 것이다. 더욱이 위대한 작가가 되어야 한다는 조급증에 시달린다면, 당신은 갖은 수단을 동원해 현실을 철저히 차단하고 최적화된 글쓰기 공간을 확보하려 들 것이다. 그런 점에서 위대한 작가는 현실 적응 불능자가 된다. 하지만 찰스 부코스키에게서는 이런 강박을 찾기 힘들다. (…) 위대한 작가가 되기 위해서는 먼저 비교 강박과 현실도피 강박, 그리고 시간 강박에서 벗어날 것. 강박의 원인은 대중의 인기와 예술적 작품을 갈망하기 때문이다.
― 김동훈, 『브랜드 인문학』에서
가식에 대한 거부감은 시인으로 하여금 점잔과 구속을 벗어 던지게 하고, 부르주아 의식에 대한 반감은 기성 제도에 대한 풍자로 이어진다. 하지만 ”진실한 것들“에 대한 의구심은 진실을 향한 시인의 강한 갈망이기도 하다. ”재능이라곤 /쥐뿔도 없는 자들이 /칭송을 받는 /현실. //바보들은 또 /번번이 /속는 /현실.“
내가 e. e. 커밍스를 좋아하는 이유는
그가
말에서
신성함을 쪽 빼고
매력과 도박을 가미해
똥밭을 돌파하는
시를
우리에게 주었기 때문이다.
(…)
― 「대가」, 『창작 수업』에서
진리를 추구하는 작가의 창작 태도는 명확하다. 철저하게 일상의 삶에 뿌리박아야 한다는 신념, 그리고 그것은 알맹이 없는 형식만으로는 불가능하다는 확신이다. 그래서 ”능수능란한 글이지만 /형편없는 허술함, 부자연스러운 /구멍이 있“는 글을 경계한다, ”수명을 재촉하는 원고“이므로. ”뜬구름 잡는 소리“는 ”지나가는 풍경처럼 따분하고 지루“하다고 말하는 시인은 구체적인 에피소드에 자기 철학을 담는다.
프랑스 방송의 문학 좌담회에서 병나발을 부는 부코스키 / 출처 dx3.a-revolt.org
그리고 대단히 잘 싸웠던
노장들을 기억한다
헤밍웨이, 세린, 도스토예프스키, 함순,
음식없이
희망없이
그들이 골방에 처박혀
딱 지금의 당신 꼴을 하고도 미치지 않았을 거라 생각한다면
당신은 준비가 덜 된 것이다.
맥주를 더 마신다
시간은 있다
없다고 해도
뭐
괜찮다
-위대한 작가가 되는 법에서
심지어
최고의
순간에도
태평한
시절에도
깨닫게 되는 그것
그 어느 때보다 더 절절이 깨닫게 되는 그것
가슴속 한편에는
결코 지워지지 않는 자리가 있다
그래서
우리는 기다리고
또
기다린다
그 공간에서
-어쩔 수 없는 것에서
당신
그녀가 말했다. 당신은 짐승이야
커다랗고 하얀 배도 그랗고
털복숭이 발도 그렇고
손발톱은 깍을 줄 모르지
투실투실한 손은
고양이 발같지
그 빨간 코랑
그렇게 큰 부랄은
보다 보다 처음 봐
정액을 발사할 땐
등의 구멍으로 물 밖을 향해
발사하는 고래같아
짐승 짐승 짐승
그녀가 내게 키스했다
아침밥
뭐 해 즐까요 ?
(사랑은 지옥에서 온 개에서)
푸른 달, 오 푸우우우른 다아아알
내가 얼마나 너를 숭배하는데!
나는 너를 좋아해, 달링, 너를 사랑해
내가 L과 섹스한 이유는 오직 네가 Z랑 섹스했기 때문이지
그런 후에 나는 R과 섹스하고 너는 N이랑 섹스했어
네가 N과 섹스했으니까, 나는 Y랑 섹스해야만 했지
하지만 난 너를 끊임없이 생각해, 나는 너를
여기 내 배 속 아이처럼 느껴, 그걸 난 사랑이라 부르지
무슨 일이 있어도 나는 그걸 사랑이라 부를 거야, 그런데
너는 C랑 섹스했지, 그리고 내가 다시 행동하기 전에,
너는 W랑 섹스했어, 그래서 나는 D랑 섹스해야만 했어. 하지만
난 너를 사랑한다는 걸 알아주었으면 해, 난 끊임없이
너를 생각하지, 나는 너를 사랑한 것처럼
그 누구도 사랑했던 것 같지가 않아
멍 멍 왈 왈 왈
멍 멍 왈 왈 왈
(사랑에 대하여에서)
작가가 되길 바란다면
모든 것이 준비되었어도
당신 안에서 터져 나오는 것이 없다면
작가가 되지 말라.
당신의 가슴과 당신의 정신과 당신의 입술에서,
당신의 속 깊은 곳에서
미처 묻지 못한 것이 없다면
작가가 되지 말라.
적당한 말을 찾기 위해
몇 시간 동안이나
컴퓨터 화면을 쳐다보거나
타자기 앞에
웅크리고 있다면
작가가 되지 말라.
돈을 바라거나
명성을 얻으려고 쓰고 있다면
작가가 되지 말라.
침대에 여자들을
끌어들이기 위해 쓰고 있다면
작가가 되지 말라.
자리에 앉아서 먼저 쓴 걸
고치고 또 고치고 있다면
작가가 되지 말라.
글쓰기에 대해 계속 생각하면서 열심히 글을 쓰고 있다면
작가가 되지 말라.
다른 누군가처럼 쓰기 위해서
애쓰는 중이라면
작가가 될 생각을 잊어라.
당신 안에서 으르렁거리는 소리를
기다려야만 한다면
참을성 있게 그것이 오기를 기다리라.
그리고 결코 으르렁거리는 소리를 들을 수 없다면
다른 일을 찾으라.
당신이 쓴 것을 아내한테, 여자 친구한테, 남자 친구한테,
부모한테, 아니 다른 누구한테
먼저 읽혀야 한다면
당신은 아직 준비가 되어 있는 게 아니다.
수많은 작가들처럼 되지 말라.
스스로를 작가라고 부르는 많은 인간들처럼 되지 말라.
따분하고 지루하고
가식적인 작가가 되지 말라.
자기 사랑에 시간을 보내는 작가가 되지 말라.
세상의 도서관은
그런 작가들 때문에
하품이나 해 대면서
밤을 보내고 있다.
거기에 이름을 더하지 말라.
작가가 되지 말라.
당신 영혼이 로켓처럼
터져 날아가지 않는다면,
당신이 미칠 것 같거나
자살하고 싶거나 살인을 꿈꾸지 않는다면,
작가가 되지 말라.
당신 안에 있는 태양이
당신 내부에서 타오르지 않는다면
작가가 되지 말라.
진정으로 때가 되면,
그리고 당신이 선택받았다면,
저절로
당신은 작가가 될 것이고,
당신이 죽거나 당신 안에서 작가가 죽을 때까지
계속해서 글을 쓰게 될 것이다.
다른 길은 없다.
절대로 없다.
음식을 먹으면 배짱이 생기고 기운이 오른다. 배에서부터 용기가 솟는다. 그 외에는 모두 절망일 뿐이었다. 찰스 부코스키 [우체국]중에서
끝까지 가라
무엇인가를 시도할 것이라면
끝까지 가라...그렇지 않다면 시작도 하지 마라
시도할 것이라면 끝까지 가라
웃음거리가 되고
조롱당하고
고립될 수 있음을 의미한다.
하지만 고립은 선물이다.
너는 혼자이지만 神들과 함께할 것이고,
밤은 불꽃으로 타오를 것이다
그것을 하라, 그것을 하라
하고 또 하라
끝까지
끝까지 가라
너는 너의 인생에 올라타
완벽한 웃음을 웃게 될 것이다
그것이 세상에 존재하는
가장 훌륭한 싸움이다.
그가 물었다. "작가가 되려면 어떻게 하죠?" 내가 말했다. "뭐, 간단해. 종이에 뭘 쓰든가 아니면 다리에서 뛰어내리든가" / 출처 www.theatozreview.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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