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사는 이야기/사는 이야기

통영 두미도(頭尾島)에서

by 이성근 2020. 8. 10.

사상에서 통영행 버스를 타고 낙동강을 건넜다.  그렇게 시작된 두미도 행

마음 내고 섬을 찾아가는 길이 쉽지 않았다. 장마전선은 이 좁은 땅을 오르락 내리락 하며 수해를 일어켰다. 물난리 소식은  이 시기에 여행이란 단어를 부담스럽게 했다.  하지만 더이상 미룰 수 없었다.  다시 장비를 챙겨 통영으로 향했다.

서면에서 내려 2호선으로 갈아탔어야 했는데 뭔 생각이었는지 시청역 가서야 정신을 들었고 다시 서면 방향으로 돌아와 환승했다.  자주 가던 길이 아니라 대중교통 이동시 소요되는 시간을 인터넷을 통해 가늠하는 수 밖에 없었다.   그 정보에 따르면 승선시간을 맞출 수 없었다.  일박 할 요량으로  통영  지인에게 연락을 취했고, 저녁 만남을 약속했다. 배를 타지 못하는 시간 마냥 빈둥거릴 수도 없었고 아까웠기 때문이다.

 

통영 까지 소요시간는 1시간 20분, 생각보다 빨랐고 인터넷 정보는  틀렸다. 바삐 움직였다. 배 표를 끊고 시내로 나와 우체국을 찾아 지난 밤 미리 써두었던 편지를 우체통에 넣었다.  읽기나 할까.  어떤  표정과 마음일까.   그 우체국 가는 길, 보도블록에 출신 시인들의 시가 일정한 간격을 두고 깔려 있었다.  바쁜 발길을 붙들었다.  

허비한 시간만큼 보행 속도를 높였고 땀이 가슴팍에 맺혔다.  승선 10분 전에 배에 오를 수 있었다.

선미 갑판에서 통영시를 바라 보았다.  웬 청승인가 

그렇다. 하고 많은 날 , 하필이면 비오고 바람 부는 날. 그것도 한번도 가본 일이 없는 낯선 섬을 찾아간다는 것

비안개 자욱한 통영의 해안을 보다 선실로 들어와 잠시 쉰다는것이 깜빡 잠이 들었나 보다 . 눈을 떠니 하선 방송이 들렸다.  허겁지겁 내렸다 내가 내릴 곳이 아니었다. 내가 닿을 섬은 제일 마지막이었다.

배는 미륵산과 한산도 사이를 빠져 비진 , 연대도를 거쳐 간다.  혹시나 싶어 지난 봄 왔던 남해쪽 해안을 살피지만 해무에 가려 짐작할 수 없다.  그때가 좋았다.  

두미도가 보이기 시작했다. 맑은날이었다면

섬의 크기를 가늠하고 산세며 텐트 칠 곳을  흟어 보았다. 결과적으로 섬을 벗어 날때까지 텐트는 치지 못했다. 

두미도는 욕지도 북서쪽에 위치한 섬으로 그다지 잘 알려져 있지 않으며 남쪽 부분이 올챙이 꼬리처럼 튀어나와 머리와 꼬리만 있는 섬이라고 해서 '두미도(頭尾島)'로 불린다.

 

통영에서 남서쪽으로 34해상에 위치한다. 통영시 여객터미널에서 12회 정기여객선이 운항하는 정기여객선으로 2시간거리에 위치해 있으며 섬 전체 둘레는 대략 11Km내외다. 행정구역상으로는 통영시에 속해 있지만 면 소재지인 욕지도 보다 남해군의 미조항이 더 가까이에 있으며, 생활권과 풍습 또한 남해와 사천에 가깝다고 한다.

 

남해 여타의 비슷한 규모의 섬들과 달리 물이 풍부하여 경작지가 섬 전체 면적의 3/1를 차지하고 있다. 남쪽에 갈도(葛島), 동쪽에 욕지도가 있다. 크게 두미북구와 두미남구로 나누어지는데, 두미북구에는 설풍리, 고운리, 학리, 사동이 있고, 두미남구에는 구전, 청석, 대판이 있다. 1896년에 김해김씨들이 남해에서 이주해 들어와 개척되어 오늘에 이르고 있다.

그전까지만 하더라도 초등학교가 5곳에 인구가 4,000명이었는데 2005년 기준 남구마을 두남분교에 두명의 학생이 있었다고 한다.

 

섬 중앙에 솟은 천황산(天皇山 467m)의 감로봉 감로사터에서 1937년 통일신라시대의 금동여래입상이 발견되었다. 통영의 섬 192개 가운데 151곳은 무인도이고 41개 섬에서만 사람이 거주한다.

"섬은 128˚13´E에 위치합니다. 경도 및 34˚41´N. 위도. 조사 결과 두미 섬 식물 분포는 다음과 같이 요약 될 수있다. 이번 조사를 통한 혈관 식물은 66, 121 , 127 , 16 품종, 2 , 145 종이었다. 1945 년부터 1960 년까지 대부분의 Pinus densiflora(소나무)Quercus mongolica (신갈)는 절단되어 마산, 충무, 삼천포에 연료로 보내졌습니다. 삼림 벌채 기간이 지난 후이 지역의 정책이 바뀌고 목재는 석탄 흑색으로 대체되어 재조림이 발생합니다. 현 행정부의 재조림과 자연적인 승계 수단 때문입니다. Pinus thunbergii(곰솔)는 섬에서 지배적 인 소나무가되었습니다. 상록 활엽수의 경우 Castanopsis cuspidata var. thunbergii(모밀잣밤나무), Camellia japonica Machilus japonica(동백) : 북부 HakliSheonangdang(센달나무)과 남부의 Kuchun에 존재하는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섬의 중앙 부분에있는 Mt. 춘황에는 20 ~ 30 도의 경사가 있으며 주로 조아 메이 (옥수수)와 이포 매아 보 타타 (고구마)를 사용하여 섬 주민들이 재배합니다. 이 산지에는 경작 할 수있는 땅이 128 헥타에 불과하며 65 % 또는 830 명의 섬 주민들이이 땅을 경작하고 있습니다. 125.4 헥터는 큰 부분은 아니지만 다양한 성장을 가진이 산은 매우 비옥하여 어떤 수준에서도 두꺼운 성장을 일으키는 것 같습니다 "

두미도 식물상 조사에서 1982 이일구(Il Koo Lee),박규하(Kyu Ha Park)

 

자료를 뒤적이다 보니 마을에서 돋보이는 교회는 알고보니 꽤나 역사가 오래된다. 그러니까 대한 예수교 장로회 충무교회 역사에 의하면 1905년 통영에 대화정교회를 시작으로 19242월에 두미교회가 설립됐다는 것이다.

두미도에 대한 정보는 많이 없었다.  경상남도 섬 보좌관 윤미숙이 추천한 섬은 제대로 숙지도 못한 채  들어섰다.  배는 다시 통영으로 떠나고 만나기로 했던 이장은 어장에 갔다 온다며 낯선 이방인을 미냥 기다리게 했다. 그는 두 시간만에 포구로 돌아왔고  날씨 때문인지 고기 한마리 없음을 아쉬워 했다.  

유난히 흰 빛이 많은 섬이다.  인동덩굴, 백구, 할미질빵, 누리장...

마을 이장을 기다리며 북구 학리 포구를 잠시 구경했다.  

순하디 순한 진돗개 한 마리, 오는 사람 가는 사람 멀뚱멀뚱 쳐다만 보고 짓지도 않았다.  

마을 속으로 들어가는 길 귀퉁이, 입도 60년 개척비가 마을의 역사를 대변하고 있었다.  인근에 지난 1996년 입도 100년을 기념한 바위돌이 있기도 했다.  100년 조금 넘는 세월  ...그다지 길지 않은 역사다.  그전에는 어떤 섬이었을까  

선상에서 바라 본 섬 풍경 속에 흰 점들은 가까이서 확인하니 누리장 나무였다.  섬에 있는 동안 쉽게 마주치는 나무였다.

바다에 내리는 비,  의외로 조용한 바다

6시가 다 되어서야 이장의 배가 들다.  세번 전화를 걸었다. 진작에 도칙했다고 .... 올해 환갑인 이장은  경계심이 없었다.  잠시 그와 마을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다 그가 소개해준 민박집을 찾아 가까스로 저녁을 먹고 혼자의 시간을 가졌다.

어디를 가던 습관처럼  주변을 돌아보고 동선을 살폈다.

정겨운 돌담과 낮은 지붕들

 두미도를 방문하고자 했던 이유가 무엇이었던가

비는 종잡을 수 없이 내렸다. 어떨 때는 세게 어떨 때는 부슬부슬 ...차라리 젖기로 했다. 에나 시원했다.

몇 가지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졌다.

섬으로 떠날 때의 마음을 유지할 수 있는가

두고 가도 괜찮은가

해당화 꽃이 지고 열매가 탐스럽다. 

짐을 실을 수 있으면서 보단 안정적인 운행을 위해 개조한 오토바이는 섬마을 주민들이 애용하는  교통수단이다

물이 그닥 귀하지 않은 두미도지만 곳곳에 지하수를 저장하는 물탱크 들이 있었다

역시 혼자는 쓸쓸하다.  같이 있었으면 하는 사람을 생각했다.

우중의 날씨지만 여름 밤은 역시 밝다.  완전한 어둠은 훨씬 뒤에 찾아 욌다.  

방파재에 앉아 한참을 멍하니 밤바다를 바라보았다.   

맥주 두갠에 소주 두병을 번데기 통조림 안주삼아 마셨다. 취기가 없었다.  간간이 불어오는 바람과 쉴새없이 귓가를 드나드는 잔물결, 동무삼아 마셨다. 간간이 얼굴을 적시는 빗줄기도 좋았다.  

민박집으로 돌아와 젖은 옷을 갈아 입었다.  그리고  시작과 끝을 생각했다.  지난 시간들 ... 지우거나 묻거나

그렇다. 두미도 방문은 어떤 의식을 치루기 위해서였다.  그 목표는 새로운 출발이기도 하다.  그러기 위해선  바람에 날려버리거나 섬 어딘가 묻든가 아니면 만나게 될 노거수에다 칭칭 감아 놓든가 ...

잠들기 직전 까지 j 연작 詩를 정리했다.  정리하다 보니 새로 상이 잡히기도 했다.  그런데 이 시들은 어찌해야 할까

'사는 이야기 > 사는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뱀사골 가을 소식  (0) 2020.11.03
함양 여여재 나들이  (0) 2020.10.06
5월~7월  (0) 2020.08.09
어버이날에   (0) 2020.05.09
『핵풍』의 환경운동가 문승식을 추모하며   (0) 2020.04.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