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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과 어울리기/서평

도둑맞은 집중력

by 이성근 2024. 1. 13.

도둑맞은 집중력 -집중력 위기의 시대, 삶의 주도권을 되찾는 법 /요한 하리/김하현/어크로스/2023.04

요한 하리 (Johann Hari) 영국 앰네스티 인터내셔널이 인정한 저널리스트이자 뉴욕타임스 베스트셀러 작가. 요한 하리는 런던 케임브리지의 킹스 칼리지에서 사회과학과 정치과학을 전공했다. 현재 <뉴욕타임스>, <로스앤젤레스 타임스>, <가디언>에 글을 기고하는 저널리스트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으며, 콩고 내전과 두바이의 인권남용을 적나라하게 보도해 영국 앰네스티 인터내셔널이 뽑은 올해의 저널리스트2번이나 이름을 올렸다.

그는 멕시코 마약범죄조직의 청부살인업자를 직접 찾아가 인터뷰할 정도로 열성적인 언론인이다. 마약과 약물 중독에 관한 저서 비명의 추격: 약물 전쟁의 처음과 끝은 뉴욕타임스 베스트셀러가 되었고, 영화감독 조 로스Joe Roth가 영화화를 준비 중이다. 그의 테드TED 강연 중독에 대해 당신이 아는 모든 것은 잘못됐다와 이를 바탕으로 제작한 애니메이션은 2,000만 뷰 이상의 조회수를 기록할 만큼 화제를 불러모으기도 했다.

그는 사실 10대 시절부터 10년간 항우울제를 복용해온 우울증 환자였다. 그는 줄곧 자신의 우울증을 인정하지 않다가 항우울제 부작용을 경험하고, 시간이 흘러도 낫지 않는 우울증에 더 이상 진실을 외면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요한 하리는 3년이 넘는 기간 동안 전 세계 200명 이상의 사람들을 인터뷰하며 우울은 나약한 의지나 뇌의 호르몬 불균형에서 오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이 책은 그가 의학자들부터 심리학자, 저명한 사회과학자들, 그리고 지구 곳곳에 심각한 수준의 우울과 불안을 겪은 후 회복한 사람들과 나눈 진정성 있는 이야기들을 담고 있다. <선데이 타임스> <가디언> 등 유수의 매체들이 앞다퉈 추천했으며, 현대사회의 단절소외를 보여주며 여전히 우울하고 불안한 사람들에게 마침내 새로운 해결책을 제시한 문제작이다.

 

목차

프롤로그

우리 집중력에 실제로 일어나고 있는 일

집중력 문제와 비만율 증가의 공통점 | 우리는 깊이 사고하는 능력을 잃을지도 모른다

 

1장 너무 빠른 속도, 너무 잦은 멀티태스킹 - 집중력은 한정된 자원이다

쏟아지는 정보, 짧아지는 집중 시간 | 속도를 낮출 때 집중력에 생기는 일 | 멀티태스킹의 함정 | 불필요한 정보를 걸러내지 못하는 뇌

 

2장 몰입의 손상 - 스키너의 비둘기와 미하이의 화가, 무엇이 되고 싶은가

수십억 사용자에게 적용된 기술 | 잊혀진 몰입의 즐거움 | 인생의 끝에서 무엇을 돌아보게 될까

 

3장 잠들지 못하는 사회 - 수면의 질이 떨어지면 세상은 모든 면에서 더 흐릿해진다

잠들지 않고 깨어 있을 때 가장 먼저 사라지는 것 | 숙취 같은 느낌 | 잠든 사람은 아마존에 접속하지 않는다

 

4장 소설의 수난 시대 - 긴 텍스트를 읽는 능력이 떨어지면 벌어지는 일

화면의 열세 | 우리가 소셜미디어에서 세상을 바라보는 방식 | 소설 읽기의 장기적 효과

 

5장 딴생각에 대한 새로운 연구가 말해주는 것 - 우리 정신을 배회하게 뒀을 때 생기는 이점

딴생각 중에 우리 뇌에 벌어지는 일 | 다시, 딴생각에 실패하다

 

6장 우리를 추적하고 조종하는 테크 기업들 - 집중력 파괴는 그들의 사업 모델이다

세계 최고의 마술사가 들려준 이야기 | “백만장자 메이커” | 어떻게 하면 20억 명의 주의를 빼앗을 수 있을까 | 무한 스크롤 속에서 사라지는 시간

 

7장 산만함에 불을 지피다 - 집중하지 못하는 사회는 어떻게 위험에 빠졌나

테크 기업이 무언가 공짜로 제공할 때 | 기술은 누구의 이익을 위해 설계되는가 | 비난은 조금 더 많이, 이해는 조금 더 적게 | 우리는 알고리즘에 대해 너무 모른다 | 집단의 집중력이 파괴됐을 때 생기는 일 | 진짜 위협과 존재하지도 않는 위협

 

8장 작고 얄팍한 해결책 - ‘문제는 네 안에 있어라는 말이 틀린 이유

방해 금지 버튼만 누르면 모두 해결된다고? | 그럼 케이크를 먹게 하세요 | 화면 반대쪽 우리 자제력을 꺾는 사람들

 

9장 근본적인 해결책을 처음으로 목격하다 - 저커버그는 왜 과학자들의 연구 결과를 무시했을까

저커버그가 싫어한 접근법 | 인간을 위한 기술

 

10장 스트레스와 만성적인 각성 상태 - 방해 요소에 저항하는 능력이 현격하게 낮아진 이유

위험 앞에서 우리 뇌는 한 가지에만 집중한다 | 핀란드 기본소득 실험이 말해주는 것

 

11장 우리 사회의 논리에 정면으로 도전한 장소들 - 4일 근무로 바꾸면 집중력에 어떤 변화가 생길까?

이게 된다고요? | 연결되지 않을 권리

 

12장 값싸고 형편없는 식단 - 허리둘레, 심장, 그리고 집중력을 파괴하는 음식들

뇌는 음식 섭취를 통해 만들어집니다 | 멕시코에서 날아온 어린이 MRI 사진

 

13장 잘못된 ADHD 진단 - 유전자 탓을 하는 동안 우리 아이에게 실제로 벌어지는 일

당신 아들의 행동은 당신 탓이 아닙니다 | 정신과 약물을 진단받은 동물들 | 삶의 어떤 요소가 ADHD로 이어질까 | 아이들의 뇌는 약물에 가장 취약합니다 | 쌍둥이 연구의 허점

 

14장 신체적으로 심리적으로 감금된 아이들 - 아이들은 놀고, 배회하고, 질문하고, 유능해진다

인간 역사에서 단 한 번도 없었던 생각 | 우리가 아이들에게서 빼앗아간 것들 | 허클베리 핀의 모험 | “삶은 안전지대에서 벗어나는 순간 시작된다” | 어린이들에게는 욕구가 있다

에필로그

집중력 반란

집중력의 세 가지 형태 | 팬데믹이 우리 집중력에 가져온 변화 | 집중력을 되찾기 위한 운동 | 경제성장의 방식 | 지금 인류에게 집중력이 긴급한 이유

출판사 서평

잦은 멀티태스킹부터 불충분한 수면까지

너무 많고 적은 요인들은 어떻게 우리의 집중력을 빼앗아가는가

우리는 어떻게 집중력을 도둑맞고 있을까. 저자는 집중력을 빼앗아가는 도둑들을 너무 많아서 문제인 것들너무 적어서 문제인 것들로 나누어 설명한다. 멀티태스킹, 만성적인 스트레스와 과각성 상태, 테크 기업의 전방위적인 감시와 조작은 너무 많아서 문제인 것들이고, 수면 시간과 소설 읽기 경험, 몰입의 체험, 영양가 있는 음식은 너무 적어서 문제인 것들이다.

바쁜 현대인이라면 누구나 경험하고 있는 멀티태스킹의 문제를 살펴보자. 사람들은 쏟아지는 일을 완수하기 위해 동시에 여러 개의 창을 띄워놓고 이 창에서 저 창으로 넘어가는 멀티태스킹을 수시로 실행한다. 하지만 이 방식은 정말 효율적일까? 우리가 잦은 멀티태스킹을 하는 동안 뇌는 과제를 바꿀 때마다 재설정되어버린다. 여러 일을 빨리 처리하기 위해 욕심내는 사이, 오히려 당신의 집중력과 작업 속도는 이미 현저히 떨어지고 있는 것이다.

현대인들에게 만연한 스트레스와 과각성 상태도 집중력을 심각하게 빼앗아간다. 만약 화가 난 곰 한 마리가 매일 우리를 공격한다고 가정해보자. 곰이라는 명백한 위험이 존재하는 상황에서 우리 뇌는 늘 위험 요소를 탐색하며 경계하는 과각성 상태에 돌입한다. “과각성은 본질적으로 가는 곳마다 곰을 찾고 있는 것과 같습니다. 우리의 초점은 잠재적 위험의 단서에 맞춰져 있어요. 현재 일어나는 일을 느끼거나, 배워야 할 수업을 듣거나, 해야 할 일을 하는 데 집중하는 게 아니라요.” 곰을 경계하듯이 우리는 여러 위험을 경계하며 살면서 정작 집중해야 할 곳에는 마음을 두지 못하고 있다.

부족한 수면 시간은 집중력을 훔쳐가는 대표적인 요인이다. 우리가 잠을 자는 동안 뇌에서는 일종의 청소가 벌어진다. 뇌척수액이 낮 동안 머릿속에 쌓인 독성 단백질을 청소하는, 일명 브레인워싱을 부지런히 실행하는 것이다. 하지만 잠을 자지 못한 사람들의 기억력 수행 능력은 20퍼센트에서 30퍼센트 감소하며, 이 시간이 길어지면 술에 취한 것만큼 인지 능력이 손상된다.

음식은 어떨까? “우리는 당 떨어진다라고 말하며 짧고 굵게 집중하기 위해 설탕과 탄수화물이 잔뜩 든 간식을 먹고 싶어 한다. 하지만 이처럼 값싸고 형편없는 탄수화물 식품을 섭취하면 우리 몸에선 혈당이 치솟았다가 급격히 떨어지는 롤러코스터현상이 발생한다. “BMW 미니Mini에 로켓 연료를 넣는 것과 마찬가지상태가 되는 것이다. 부족한 수면과 영양은 우리를 제대로 집중할 수 없는 컨디션으로 만든다.

이 밖에도 남발되는 ADHD 진단, 충분하지 못한 딴생각할 여유 등 저자는 우리가 어떤 과정을 통해 집중력을 빼앗기는지, 그리고 어떤 원인들이 우리를 그렇게 몰아가는지를 전 세계의 전문가들과의 인터뷰, 자신이 직접 참여한 실험 등을 통해 소개한다.

집중력 위기는 사회적 유행병이다

개인을 탓하는 걸 넘어 시스템을 향한 강력한 반격을 펼치다

사람들이 이토록 광범위하게,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집중력을 빼앗기고 있다면 지금의 집중력 위기를 과연 개인 차원의 문제로만 볼 수 있을까? 우리는 그동안 산만함의 원인을 개인의 문제로 여기는 문화 속에 살아왔다. 참을성과 의지, 노력이 부족한 사람들이 집중력 위기를 겪는다고 말이다. 하지만 저자는 지금의 집중력 위기가 거대한 사회적 유행병이라고 이야기한다.

저자는 현재 우리가 겪고 있는 집중력 문제의 증가를 비만율의 증가로 비유해 설명한다. 50년 전 서구 세계에서 극히 드물었던 비만은 식품 공급 체계가 정크푸드로 대체되며 신체의 변화로 이어지고 생활 방식의 변화가 신체의 변화를 낳아 비만이 더 이상 의학적 유행병이 아니라 사회적 유행병이 되었듯, 집중력 문제도 이와 유사한 형태라고 말한다.

저자는 이러한 사회적 유행병을 해결하기 위해선 우리가 개인적 노력뿐 아니라 사회적 해결책을 모색해야 한다고 말한다. 수많은 명백한 신호들이 있었음에도 적극적으로 행동하지 않은 결과 우리는 기후위기라는 전례 없는 재앙을 마주하고 있는 것처럼 21세기 인류가 겪는 집중력 문제도 이대로 방치한다면 걷잡을 수 없는 사회 전체의 위기가 될 수 있다고 저자는 경고한다.

전 세계의 집중력이 타들어가는 와중에 우리는 자신을 탓하고 자기 습관을 바꾸라는 말을 듣고 있다.”

 

집중력 문제 최전선에 있는 전 세계 전문가들의 경고

우리는 깊이 사고하는 능력을 잃을지도 모른다

책을 읽고 싶지만 소셜미디어 알람이 우리를 끌어당기고, 아이와 함께 시간을 보내려 해도 상사가 보낸 메시지가 있을까 싶어 초조한 마음으로 이메일을 계속 확인하게 된다. 잠시 멈춰 생각할 수 있는 고요함이 사라질수록 우리는 점차 삶에서 길을 잃고 만다. 우리는 집중력을 유지하기 위해 이런 물살을 거슬러 헤엄쳐야 한다.”

집중력 저하는 문제해결 능력의 저하로도 이어진다. 트위터와 스냅챗을 오가느라 주의력을 박탈당한 시민들은 지나치게 단순한 권위주의적 해결책에 이끌리기 쉽고, 그러한 해결책이 실패했다는 사실을 명확히 파악하지 못할 가능성 또한 높다. 이는 곧 민주주의, 그리고 사회 전체의 위기를 불러올 수 있다고 저자는 주장한다.

하지만 여기에도 희망은 있다. ‘집중력의 위기는 인간이 만든 것이며, 우리의 힘으로 다시 없앨 수 있다는 것. 방대한 양의 자료 조사와 신경과학자와 사회과학자, 철학자를 넘나드는 인터뷰는 집중력 위기에 관한 다양한 관점과 가장 유력한 증거를 제시한다. 오랜 시간 집중력을 가장 건조한 기후에서도 잘 자라는 선인장처럼 당연시해왔다면, 이제는 조심해서 다루지 않으면 말라죽을 난초처럼 대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우리는 깊이 사고하는 능력을 잃게 될지도 모른다.

 

4일제가 필요하다

집중력을 회복하기 위한 대담한 해결책

우리가 어떻게 집중력을 빼앗기는지 설득력 있는 이야기를 전개한 저자는 집중력을 되찾기 위한 방법으로 세 가지 거대하고 대담한목표를 제안한다. 감시 자본주의를 금지하고, 4일제를 도입해야 하며, 아이들이 자유롭게 놀 수 있는 어린 시절을 되찾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방법들은 지금의 우리에겐 도달하기 어렵고 막연한 대안으로 다가올 수 있다. 하지만 인간종의 위기인 집중력 위기를 돌파하기 위해선 거대한 시스템에 맞설 조직적인 해결책이 필요하다. 저자는 집중력을 되찾기 위한 운동이 집중력과의 치열한 싸움에서 승리하기 위한 단단한 기반이 되어줄 것이라고 말하며, 우리가 싸우기로 마음만 먹는다면 이 싸움은 생각보다 승산이 있다고 강조한다.

나는 우리가 이제 선택을 내려야 한다는 것을 깨달았다. 우리는 집중력을 소중하게 여기는가? 깊이 사고하는 능력이 우리에게 중요한가? 우리 아이들이 집중력을 기르기를 바라는가? 만약 그렇다면, 우리는 집중력을 되찾기 위해 싸워야 한다. 한 정치인의 말처럼, 싸우지 않으면 얻을 수 없다.”

책속에서

그는 집중력 문제의 증가를 비만율의 증가에 비유하는 방식이 이해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비만은 50년 전에는 매우 드물었지만 오늘날에는 서구 세계의 유행병이 되었다. 우리가 갑자기 탐욕스러워지거나 방종해져서가 아니다. 조엘이 말했다. “비만은 의학적 유행병이 아닙니다. 사회적 유행병이죠. 예를 들면 사람들이 먹는 음식의 질이 나쁘기 때문에 사람들이 뚱뚱해지고 있는 거예요.” 우리의 생활 방식이 극적으로 변화했고(식량 공급망이 바뀌었고, 걷거나 자전거를 타기 힘든 도시를 건설했다) 이러한 환경 변화가 신체의 변화를 낳았다. 조엘은 집중력에도 이와 비슷한 변화가 일어나고 있을지 모른다고 말했다.P. 21~22

우리는 자신이 노출되는 정보량의 엄청난 팽창과정보가 들이닥치는 속도를 아무 대가 없이 얻을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건 착각이다P. 32

오리건 대학의 마이클 포스너 교수가 실시한 한 연구는 무언가에 집중하고 있다가 방해를 받을 경우 전과 같은 집중 상태로 돌아오는 데 평균 23분이 걸린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미국의 사무직 노동자들에 대한 또 다른 연구는 노동자 대다수가 평소에 방해받지 않고 일하는 시간이 단 한 시간도 안 된다는 사실을 알아냈다.P. 42

˝더욱 중요한 것은, 우리가 모든 차원에서 깊이를 희생하고 있다는 겁니다. 깊이는 시간을 요구합니다. 깊이는 사색을 요구해요. 모든 것을 다 따라잡아야 하고 늘 이메일을 보내야 한다면 깊이를 가질 시간이 없어져요. 관계에서의 깊이도 시간이 필요합니다. 에너지가 필요해요. 오랜 기간을 필요로 하죠. 거기에 전념해야 해요. 주의력도 필요하고요. 깊이를 요구하는 모든 것이 악화되고 있어요. 그게 우리를 점점 더 표면 위로 끌어올리고 있고요.˝P. 52

과학자들이 발견한 사실은, 자신이 동시에 여러 가지 일을 수행하고 있다고 생각할 때 사실 사람들은 (얼이 설명한 것처럼) “저글링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 일 저 일을 전환하고 있는 겁니다. 자신이 그러고 있다는 사실은 알아채지 못해요. 뇌가 그 사실을 가려서, 의식에서는 아주 매끄러운 경험을 하게 되거든요. 하지만 실제로는 여러 작업 사이를 오가면서 순간순간 뇌를 재설정하고 있는 겁니다. 거기에는 대가가 따르고요.” (1. 너무 빠른 속도, 너무 잦은 멀티태스킹) P. 60

그는 수면이 놀라울 만큼 적극적인 과정임을 알게 되었다. 우리가 잠들면 뇌와 몸에서 온갖 다양한 활동이 펼쳐지며, 이 활동들은 사람들이 제대로 기능하고 집중하는 데 반드시 필요하다. 몸에서 발생하는 일 중 하나는, 수면 중에 우리의 뇌가 낮 동안 쌓인 찌꺼기를 청소한다는 것이다. ()“뇌가 이용할 수 있는 에너지에는 한계가 있습니다. 그리고 뇌는 서로 다른 두 기능 상태, 즉 깨어 있는 상태로 의식을 유지하느냐, 아니면 잠든 상태로 정화하느냐 중 하나를 선택할 수밖에 없는 듯해 보입니다.”() 뇌가 반드시 필요한 이 정화 작용을 거치지 못하면 점점 독소가 쌓여서 갈수록 집중이 힘들어진다. (3. 잠들지 못하는 사회) P. 111~112

토막 난 파편을 통해 세상을 바라볼 때는 무언가에 오랜시간 집중할 때만큼 공감이 나타나지 않는다.P. 138

˝창의력은 뇌에서 새로운 무언가가 등장하는 것이 아닙니다.˝ 네이선이 말했다. ˝창의력은 이미 그곳에 있었던 두 가지를 새롭게 연결하는 거예요P. 148

두 과학자를 만나기 전까지 나는 딴생각(내가 프로빈스타운에서 너무나도 많이, 너무나도 즐겁게 했던 것)이 주의 집중의 정반대라고 생각했고, 이러한 이유로 딴생각을 하면 죄책감을 느꼈다. 그러나 그것은 틀린 생각이었다. 실제로 딴생각은 다른 형태이자 반드시 필요한 형태의 집중이다. 네이선은 우리가 하나의 스포트라이트로 주의를 좁혀 한 가지에만 초점을 맞추는 데 일정량의 에너지가 필요하고, 그 스포트라이트를 꺼도 우리는 여전히 그 에너지를 갖고 있다고 말했다. 그저 다른 사고방식에 에너지를 더 많이 할당할 수 있는 것이다. “그러니 주의력이 꼭 낮아지는 것은 아니며,” 다른 중요한 형태의 사고로 자리를 옮기는 것일 뿐이다. (5. 딴생각에 대한 새로운 연구가 말해주는 것) P. 149

그는 구글이 그저 ˝어떻게 하면 사람들을 더 많이 참여시킬 수 있을까?˝라는 질문만 하도록 대다수 직원을 몰아가고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참여도가 높다는 말은 곧 집중력을 더 많이 빨아들이고사람들을 더 많이 방해한다는 뜻이었다 P. 163

시간이 갈수록 트리스탄은 구글을 비롯한 거대 테크 기업들이 아무렇지 않게 10억 명 인구의 주의력을 좀먹고 있다는 사실에 충격을 받았다. 어느 날 그는 한 엔지니어가 신이 나서 하는 말을 들었을 것이다. “이메일이 올 때마다 핸드폰이 울리게 하면 어때?” 모두가 전율했을 것이다. 그리고 몇 주 뒤 전 세계의 핸드폰이 주머니 속에서 울리기 시작했고, 점점 더 많은 사람이 지메일을 전보다 더 들여다보게 되었다. (6. 우리를 추적하고 조종하는 테크 기업들) P. 175

이 시간이 그냥 사라져버리는 겁니다. 인생 전체가 휙 하고 사라져요. 이 시간을 기후위기 해결에 썼을 수도 있고, 가족과 함께 하거나 사회적 유대감을 강화하는 데 썼을 수도 있어요.P. 185

실리콘밸리는 자신들에게 ˝중대하고 고매한 목표˝가 있다고 선전한다. ˝그 목표가 온 세상 사람을 연결하는 거든 뭐든 간에요. 하지만 매일 하는 일을 보면 그 목표는 그저 사용자 수를 늘리는 거예요.˝ 사실 그들이 파는 것은 사람들의 주의를 붙드는 능력이다 P. 187

네이딘은 자신이 집중력에 관한 핵심 사실을 발견했다고 믿었다. 그 사실은, 평상시 주의를 기울일 수 있으려면 반드시 안전하다고 느껴야 한다는 것이다. 집중하려면 시야에서 곰이나 사자, 또는 현대의 위험물을 찾는 머릿속 부위의 전원을 끄고 하나의 안전한 주제로 빠져들 수 있어야 한다. (10. 스트레스와 만성적인 각성 상태)P. 276

만약 당신이 자동차 엔진에 샴푸를 넣는다면 엔진이 고장 났을 때 고개를 갸우뚱하지 않을 겁니다.” 그러나 서구 전역에서는 인간의 연료로 쓰였던 것과는 매우 동떨어진물질을 매일 자기 몸에 밀어 넣고 있다. 데일은 집중력을 유지하는 것이 신체 과정이며, 이 과정이 일어나려면 우리 몸이 특정한 일들을 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므로 (몸에 필요한 영양을 주지 않거나 오염 물질을 몸에 잔뜩 밀어 넣음으로써) 몸에 지장을 준다면 집중력도 영향받을 것이다. (12. 값싸고 형편없는 식단) P. 311

서구 대부분 지역에서 정치인들이 시험을 더욱 우선시하도록 학교 제도를 급격히 바꾸었다. 놀이와 음악, 휴식을 비롯한 시험 이외의 거의 모든 것이 꾸준히 밀려나고 있다. 학교 대부분이 진보적이었던 황금시대 같은 것은 존재한 적 없지만, 학교 제도가 효율성이라는 편협한 비전을 중심으로 변하고 있다P. 311. 2002년 조지 W. 부시가 낙제학생방지법No Child Left Behind Act에 서명했고, 이로써 표준화된 시험이 미국 전역에서 증가했다. 이후 4년간 심각한 집중력 문제를 진단받은 어린이가 22퍼센트 늘었다. (14. 신체적으로 심리적으로 감금된 아이들) P. 396

스마트폰 의존, 대마초보다 지능에 2배 유해한 환경” 

도파민 인류도파민을 얻고 집중력을 잃다

도둑맞은 집중력저자 요한 하리 인터뷰

도파민은 주로 새로운 것을 탐색하거나 성취하는 과정에서 기쁨의 감각과 감정을 지배하는 신경전달물질이다. 맛있는 음식을 먹거나 게임이나 쇼핑을 할 때, 음란물을 볼 때도 보상 작용처럼 도파민이 분비된다. 비슷한 자극이 반복되면 뇌는 도파민을 적게 생산하거나, 도파민에 반응하는 수용체 수를 줄인다. 동일한 쾌감을 얻기 위해 더 많은 자극을 찾는 중독으로 가는 길이다.

세상 모든 자극의 집합소인 스마트폰과 도파민은 긴밀히 연결돼 있다. ‘스마트폰은 위험하지 않다고 방심하는 사이 우리는 도파민을 얻고, 대신 많은 것을 잃었다.

한국의 집중력 위기는 특히 심각한 거 같아요. 한국은 기술적인 요소와 기술적이지 않은 요소 모두가 집중력 상실에 영향을 미치고 있어요.”

집중력 붕괴 현상의 이유와 위험, 해결책 등을 다룬 책 도둑맞은 집중력의 저자인 영국 저널리스트 요한 하리는 집중력 저하라는 문제가 전 세계에 퍼져 있다고 진단한 뒤 이는 개인의 문제가 아닌 현대 사회 시스템이 만들어낸 유행병이라고 지적한다.

하리는 책에서 집중력 상실의 원인으로 쏟아지는 정보와 멀티태스킹 정보통신(IT) 기업들의 주의력 조종과 약탈 수면 부족 독서 붕괴 등 12가지를 제시했다.

지난달 6일 한겨레의 화상 인터뷰에 응한 하리는 한국의 긴 노동시간과 치열한 경쟁 등이 집중력 위기 문제를 심화시키고 있다고 분석했다.

당신은 집중력을 지불하고 있다

하리는 집중력 저하 원인으로 쏟아지는 일을 해내기 위해 동시에 여러가지 작업을 하는 멀티태스킹을 가장 먼저 지적한다. “우리는 일상에서 나에게 뭘 물어봤지’ ‘와츠앱(메신저앱)에서 뭐라고 메시지가 오지?’ ‘텔레비전에서 뭐라고 떠들지?’ ‘페이스북으로는 또 무슨 메시지가 왔지?’라며 빠르게 여러 작업을 넘나듭니다. 우리는 이게 가능하다는 대중적 환상을 가지고 있지만, 우리 뇌는 한번에 하나 이상의 일을 할 수 없어요.” 하리는 우리가 동시에 여러가지 일을 하려 하는 순간 더 많은 실수를 하게 되고 창의성이 감소할 거라며 그것은 대마초를 흡연하는 것보다 지능에 두 배나 해롭다고 밝혔다.

빅테크 기업(대형 정보기술 기업)들은 멀티태스킹의 빈틈을 빠르게 파고든다. 하리는 실리콘밸리의 모든 천재들은 단 한가지 어떻게 하면 사람들이 소셜미디어와 같은 앱을 자주 열고 오래 머물지를 연구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빅테크 기업들은 여러분이 앱에서 스크롤을 시작할 때마다 광고 등을 통해 돈을 벌고 나아가 앱으로 당신의 행동을 스캔해 당신이 어떤 것에 더 흥미를 느끼는지 파악한다페이스북 같은 서비스를 무료로 제공받는 것 같지만, 당신의 정보를 제공하고 당신의 집중력을 대가로 지불하고 있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수면 부족을 집중력 감소의 중요한 원인으로 꼽는 하리는, 한국의 긴 노동시간과 치열한 경쟁, 과열된 교육열과 스트레스가 수면의 질과 양을 더욱 떨어뜨린다고 분석한다.

그는 한국은 세계에서 가장 긴 노동시간과 이로 인한 스트레스를 갖고 있다잠을 제대로 자지 못한 사람은 (쾌락과 보상을 조절하는 뇌의 신경전달물질 도파민을 쫓아) 틱톡과 같은 (짧고 자극적인 영상을) 찾을 확률도 높아진다고 말했다. 스트레스와 수면 부족이 디지털 중독으로 이어져 집중력 상실로 이어진다는 분석이다.

특히나 장시간 노동과 관련해선 낮과 밤 어느 시간에나 전화·이메일로 응답할 수 있는 직원을 생산적인 직원이라고 생각하는 한국의 문화를 돌아볼 필요가 있다고 짚는다. 장시간 노동은 창의적으로 생각하는 능력을 떨어뜨린다며 인공지능(AI) 시대에 우리가 원하는 것은 로봇처럼 일하는 직원이 아니라 창의적으로 일하는 사람이라고 강조했다.

작가는 스마트폰의 효용성을 인정하며, 스마트폰이 사라져야 한다고 주장하지 않는다. 다만 이 기술이 우리의 집중력을 약화시키도록 설계된 만큼 단점 없이 이득을 얻을 수 있도록규제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하리는 또 4일제처럼 집중을 되찾을 수 있는 사회 환경도 조성해야 한다고 제안한다.

그는 빅테크 기업들이 집중력을 치유하고 해치지 않도록 앱의 디자인을 바꾸게끔 유인해야 한다고 했다. 하리는 이를 위해 빅테크 기업들을 공공소유로 전환하거나 구독 모델로 만드는 등의 방법이 필요하다콜레라에 걸리기 싫어 하수도를 공공소유한 것처럼 우리는 정보 파이프를 함께 소유해야 한다. 왜냐면 우리와 아이들의 집중력이 콜레라에 걸리는 것을 원치 않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인터뷰 마지막에 작가는 그럼에도 아직 한국에 희망이 있다고 했다. “한국은 가장 먼저 위험을 알리는 탄광 속의 카나리아와 같아요. 한국은 이 트렌드(디지털 기술 발달과 주의력 상실)의 많은 부분에서 가장 극단에 있거든요. 아주 작은 변화만 있어도 빠른 개선을 경험할 수 있을 거예요. 이런 방식으로 삶을 보내는 걸 걱정하고 있다면, 우리는 더 깊은 대화를 할 필요가 있습니다.”/한겨레기자 고병찬 24.1.11

https://www.youtube.com/watch?v=8aLU07HfBas&t=99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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