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 사람들이 묻는다. 어떤 계기로 환경운동을 시작하게 됐냐고. 1988년 여름, 합천에 있는 원폭진료소를 다녀온 이후 비참한 삶을 강요한 핵에 대한 궁금증으로부터 환경에 입문하게 되었다. 1986년 체르노빌 핵발전소 참사가 있었지만 당시 국내에서 핵에 대한 비판은 금기였다.
아무튼 일본 지진 참사로부터 비롯된 방사능 유출 공포가 지금 지구촌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거기다 비 소식이 예고되었던 터라 만일 조금이라도 비가 내린다면 중무장을 하고 출근하리라 생각했다. 일부 지인들에게도 비가 오면 외출을 자제할 것을 당부했다. 지진의 영향으로 발생한 쓰나미가 일본 열도를 휩쓴 이후 후쿠시마 핵발전소 폭발에 따른 방사능 유출이 야기한 불안 때문이다. 국내 원자력기관과 기상청은 편서풍 때문에 가능성이 없다고 했지만 믿지 않는다. 공교롭게도 지진 발생 이후 하루 걸러 핵발전소가 1기씩 폭발했고 일대의 주민 수십만 명이 필사의 탈출을 시도하고 있다는 외신은 이번 핵폭발의 무서움을 단적으로 증명한다. 도로를 가득 메운 차량 행렬과 그 긴박함은 공포 그 자체다. 이미 160명이 피폭 당해 격리되었다.
후쿠시마로부터 한반도까지는 1200km 거리지만 풍향이 역전할 경우 우리 국민 누구도 방사능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다. 1986년 구소련에서 발생한 체르노빌 참사는 방사능 오염물질이 어떤 경로를 거쳐 유럽을 공포에 떨게 했는지 극명하게 보여준다. 더욱이 후쿠시마 3호 발전소의 경우 우라늄-플루토늄 혼합연료(Mox: Mixed Oxide)를 사용했다. 일본 정부는 국내외 환경단체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일본 국내의 핵발전소 폐기물을 재처리해 추출한 플루토늄과 우라늄을 혼합한 연료를 최초로 상업발전에 이용했다. 플루토늄은 방사능 독성이 우라늄보다 비교할 수 없을 만큼 크다. 경우에 따라서는 체르노빌사고 때 보다 더 큰 재앙을 만들어 낼 수도 있다.
후쿠시마 핵발전소 폭발은 핵의 평화적 이용과 정보의 공유 측면에서 대한민국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특히 MB정부가 들어선 이후 그간의 핵논쟁은 부지불식간에 종료되고 어느 틈엔가 '르네상스'라 부를 만큼 호황을 누리고 있다. 공익광고를 빙자해 안방을 주름잡던 그 일방적 홍보는 핵 불감증을 만들어 냈다. 기후변화와 지구온난화에 대응하는 에너지인 동시에 석유고갈이라는 자원난을 극복하는 안전하고 경제적인 에너지원으로 핵발전의 상은 돌변했다. 현재 24% 정도 차지하는 핵발전소 설비비율을 2030년까지 41%로 늘리고, 이를 위해 11기의 핵발전소를 추가적으로 건설하겠다고 했다. 이명박 대통령은 세계의 이목이 후쿠시마 핵발전소로 모일 때 아랍에미리트 핵발전소 기공식에 참석하여 "한국의 핵발전소가 안전성과 효율성 측면에서 최고의 성능을 보유하고 있다"며 자랑했다. 과연 그럴 일인가.
결론적으로 일본 대지진은 핵문제로 귀결되고 있다. 관련 기술과 방재분야에서는 최고의 매뉴얼을 가지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첨단의 과학기술문명은 처참하게 무너졌다. 둘째, 핵의 평화적 이용은 동전의 양면처럼 늘 의도하지 않는 문제를 가지고 있고, 그것이 현실화 될 때는 속수무책 당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셋째, 핵발전소 의존이 심화될수록 핵의 가공할 위험은 동반된다는 것이다. 넷째, 핵발전소가 내장한 거대한 시스템은 문제가 발생할 경우 시스템 자체가 통제불능이 될 수가 있다는 것이고 그 과정에서 불특정 다수의 시민은 그 정보로부터 소외당할 수밖에 없다는 사실이다. 11.3.15 부산일보
아무튼 일본 지진 참사로부터 비롯된 방사능 유출 공포가 지금 지구촌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거기다 비 소식이 예고되었던 터라 만일 조금이라도 비가 내린다면 중무장을 하고 출근하리라 생각했다. 일부 지인들에게도 비가 오면 외출을 자제할 것을 당부했다. 지진의 영향으로 발생한 쓰나미가 일본 열도를 휩쓴 이후 후쿠시마 핵발전소 폭발에 따른 방사능 유출이 야기한 불안 때문이다. 국내 원자력기관과 기상청은 편서풍 때문에 가능성이 없다고 했지만 믿지 않는다. 공교롭게도 지진 발생 이후 하루 걸러 핵발전소가 1기씩 폭발했고 일대의 주민 수십만 명이 필사의 탈출을 시도하고 있다는 외신은 이번 핵폭발의 무서움을 단적으로 증명한다. 도로를 가득 메운 차량 행렬과 그 긴박함은 공포 그 자체다. 이미 160명이 피폭 당해 격리되었다.
후쿠시마로부터 한반도까지는 1200km 거리지만 풍향이 역전할 경우 우리 국민 누구도 방사능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다. 1986년 구소련에서 발생한 체르노빌 참사는 방사능 오염물질이 어떤 경로를 거쳐 유럽을 공포에 떨게 했는지 극명하게 보여준다. 더욱이 후쿠시마 3호 발전소의 경우 우라늄-플루토늄 혼합연료(Mox: Mixed Oxide)를 사용했다. 일본 정부는 국내외 환경단체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일본 국내의 핵발전소 폐기물을 재처리해 추출한 플루토늄과 우라늄을 혼합한 연료를 최초로 상업발전에 이용했다. 플루토늄은 방사능 독성이 우라늄보다 비교할 수 없을 만큼 크다. 경우에 따라서는 체르노빌사고 때 보다 더 큰 재앙을 만들어 낼 수도 있다.
후쿠시마 핵발전소 폭발은 핵의 평화적 이용과 정보의 공유 측면에서 대한민국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특히 MB정부가 들어선 이후 그간의 핵논쟁은 부지불식간에 종료되고 어느 틈엔가 '르네상스'라 부를 만큼 호황을 누리고 있다. 공익광고를 빙자해 안방을 주름잡던 그 일방적 홍보는 핵 불감증을 만들어 냈다. 기후변화와 지구온난화에 대응하는 에너지인 동시에 석유고갈이라는 자원난을 극복하는 안전하고 경제적인 에너지원으로 핵발전의 상은 돌변했다. 현재 24% 정도 차지하는 핵발전소 설비비율을 2030년까지 41%로 늘리고, 이를 위해 11기의 핵발전소를 추가적으로 건설하겠다고 했다. 이명박 대통령은 세계의 이목이 후쿠시마 핵발전소로 모일 때 아랍에미리트 핵발전소 기공식에 참석하여 "한국의 핵발전소가 안전성과 효율성 측면에서 최고의 성능을 보유하고 있다"며 자랑했다. 과연 그럴 일인가.
결론적으로 일본 대지진은 핵문제로 귀결되고 있다. 관련 기술과 방재분야에서는 최고의 매뉴얼을 가지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첨단의 과학기술문명은 처참하게 무너졌다. 둘째, 핵의 평화적 이용은 동전의 양면처럼 늘 의도하지 않는 문제를 가지고 있고, 그것이 현실화 될 때는 속수무책 당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셋째, 핵발전소 의존이 심화될수록 핵의 가공할 위험은 동반된다는 것이다. 넷째, 핵발전소가 내장한 거대한 시스템은 문제가 발생할 경우 시스템 자체가 통제불능이 될 수가 있다는 것이고 그 과정에서 불특정 다수의 시민은 그 정보로부터 소외당할 수밖에 없다는 사실이다. 11.3.15 부산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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