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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 이야기

녹산, 숭림사 그리고 성산2구와 수능엄사에서

by 이성근 2024. 3. 24.

차가 없다는 사실은 때로 불편하다.  하지만 그때뿐이다.   총회 결과 등기작업을 위해 직전 이사장의 사업체가 있는 녹산 산양마을 옆 회사를 찾았다.  하단지하철역에서 내린후 버스로 환승하여 간다.  배차시간 15분 가량의 161번 버스가 유일하다.  

김고문(직전 이사장)은 만나지 못했다. 싸인이 맞지 않았던 것 같다. 2시 전에 오라해서  갔지만 11시 방문으로 알고 있었고 감기 기운이 있어 가다리다 선약이 있어 나왔다는 것이다.  등기작업을 위한 서류는 준비되어 있었고 몇 가지 날인만하고 나왔다. 

버스를 타고 오면서 마음 먹었던 바 돌아가는 길은 일대를 살피고 가리라는 것.  먼저 찾았던 곳이 숭림사(주지 진락스님)였다. 조계종 말사 정도만 파악했고 다른 정보는 인터넷을 뒤져도 잡히지 않았다.   봉화산 자락에 입지해 있는데  작지만 차분했다. 

대웅전 기둥에 내걸린 글귀  천강유수천강월 千江有水月千江月  만리무운만리천 萬里無雲萬里天 이라 걸린 주렴 -일천강에 물이 있으면  일천강에 달이 뜨고  만리구름 없어지면 만리가 하늘이다 뜻인데  알듯말듯 하다 

눈길을 끈 것은 돈나무였다. 관련 자료는 블로그 오래된 미래에 별도 정리하기로 했다.  이날 역시 최소한의 측정 기구인 줄자를 가지고 가지 않아 재어 보지는 못했으나 돈나무 치고는 제법 주목받을 만한 덩치를 갇지고 있었다

문득 이꽃들 지고 나면 이 절집의 빛깔은 어떤 색일까 긍금해졌다. 

특이하게 바위손이 도처에 있었다. 

절집을 둘러 보고 나오는 길에 대파밭을 담기도 했다.  

아래 위성지도에서도 확인되는 바 지만 그때는 낙동강 하구역 일원 전부가 대파밭이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래서 명지대파 하면 알아주기도 했다.  어처구니 없게도 요즘 대파 한단이 말이 많다. 세상물정 모르는  사람이 최고 권력에 앉다보니  국민의 삶은 너무도 피곤하다.  움직였다 하면 구설수요  선심공약이다. 

그렇다고 오십보 백보인 민주당을 택할 것인가.   어처구니없다.   기후위기와 생물다양성이 그어떤 이슈보다 중심에 서야 하진만  민주당의 행보는 흉내만 낼 뿐이다. 달리 말해 민주당 역시 구태의연한 개발 중심주의에 매몰되어 있어 차별성이 없다는 것이다.  그 사이를 조국 혁신당이 등장했다.  어제 그를 만나 여러 사람들과 점심을 나눌 기회가 있었다.  그에게 2쪽 분량의 메모를 건냈다.  쉬는 시간에 읽어 보라고 

아무튼 대파는 모래땅에서 잘 자란다.  겨울을 넘기고 이른 봄이면 낙동강 하구역 노른 땅에 시퍼렇게 물결치곤 했지만  그 대피밭에 시방은 아파트들만 가득한 것이 현실이다.   

이맘때 쯤이면 사람들의 시선은 먼저 봄을 알리리던  에게서 관심을 거둔다.  세상일이란 그런 것 같다. 뒷전으로 밀려나지만 또 시나브로 좋은 계절 다가고 엄동설한 지나 초록만 보아도 설레이는 이른봄이면 언ㅇ제 그리 외면했든가 하듯이 눈길을 주게되는 꽃들이  

성산2구로 걸어 나오자 노적봉(243m)이며 녹산수문 옆 노적봉(40m) 하늘에 말똥가리와 솔개들의 선회비행이 보였다.  

녹산수문 옆 노적봉 상공에 맴도는 솔개의 개체수는 10여 개체되었다.   

그 아래 수능엄사 (首嚴寺)가 자리잡고 있다.   제법 크다 싶은 나무가 있어 어떤 나무인가 확인해보기로 하고 발길을 옮겼다 

예전에 누군가와 이 근처까지 왔다가 밤이 늦어 되돌아 선적이 있었다.  

나무는 떡길나무였다. 근원부의 크기만으로는 2.7~8 정도 되어 보였다.  암반지대에 뿌리내린 것을 감안하지면 수령대는 100년을 살아 낸 것으로 추정된다. 

수능엄사는 또 언제 세워졌더란 말인가. 조선말엽에 세워졌다 하고 1970년대 향림스님이 주석하여 오늘의 도량에 이러렀다 한다. 헌데 능엄사에 수 자는 왜 붙인걸까.  수능엄사는 선학원의 분원이다.   부산에는 17개의 분원이 있다. 그러면 선학원은 뭔가  한국 불교의 전통과 미래를 함께하는 ▒ 재단법인 선학원 ▒ (seonhakwon.or.kr) 참조

이 작은 절에 보물 제1029호인 불설장수멸죄호제동자다라니경이 모셔져 있다.  불교의 진언을 모아놓은 책이다. 

떡갈나무 옆 산신각 담벼락에 그려진 호랑이 

범종각 옆 홍매가 꽃망울을 트뜨리고 있었다. 

둥근바위솔도 심심치 않게 보였다. 

진달래를 여기서 제대로 보았다. 

낙동강 하구를 내려다 보며 여러 생각을 하였다.  사무실 동료가 아직도 입원 중이라 등기 작업도 도맡아 해야 한다.  고달픈 노릇이 아닐 수 없다.  여기다 운영재정도 마련해야 하고 첩첩 쌓인 일도 풀어야 하거늘 ...고약한 시절을 만나다 보니 전에 없이 힘겹다.  순항까지는 바라지 않는다 해도 움직일 수는 있어야 하는데 막막하기 때문이다.  달리 탈출구가 없다면 어쩌면 중대 결정을 내려야 한다. 허나 그도 만만치 않다.  2012년 초여름 이 조직에 실무 책임자로 들어와서 산지가 12년째다. 그럭저럭 견디어 왔다. 그러면서도 의미있는 행보도 많이 했다.  그러나 열악한 재정구조는 타파하지못했다. 쌓인 건 빚이요 미지급 임금이다.  그 미급금의 8팔이 내게서 비롯되고 있다. 퇴직금은 엄두도 내지 못했다. 대관절 나는 어쩌자고 이 일을 고집하고 꾸역꾸역 걸어 왔던가.  여러 사람에게 미안한 노릇이다. 

절을 나서며 강변에서 뭔가 케고 있는 노인들을 보았다. 

놀랍게도 재첩을 케고 있었다. 씨알도 굵었다.   낙동강 하구 일원에 흔했던 조개였지만 강이 오염되고 개발로 인해 서식지가 거의 사라지다 시피 했는데  ... 낙동강 재첩은 부산의 명지, 엄궁, 하단과 김해시는 물론이고 양산시 물금읍과 원동면에 이르기까지 광범위하게 분포했고  국내최대 산지였다. 1987년 하국둑 건설을 전후하여 그 명맥은 사라졌다. 

반가운 소리는 부산지역 환경단체의 노력과 정치권의 부응으로 하구둑 수문 개방이 상시화 돨 예정이다. 실험 조치를 지나면서 떠나갔거나 자취를 감추었던 어종들이 보고되고 있지만  낙동강 본류에는 걷어내야 할 보가 많다.   되돌린 다는 것 한때 그 일에도 적잖히 공을 기울였지만 지금은 여력이 없다.  그냥 지켜볼 따름이다. 기수복원협의 감사로서...

서낙동강변  명지의 오늘 모습이다. 

녹산수문 윗쪽 일명 에코델타시다.  시나브로 김해평야는 사라졌다. 낙동강 하류의 낙동강과 서낙동강 사이의 삼각주와 인근의 평야를 가리키는 평야지대로   김해시와 부산 강서구청 등에 따르면 지난 1970년대 김해평야의 면적은 1만3천㏊에 달했다.  지금은 이름 뿐인 평야다. 한때 대한민국 최대의 삼각주는  거대한 콘크리트지대로 변하고 있다.  일대는 연약지반에 해수면 상승시 바다에 잠기는 지역이기도 하다.

오래전 김수로왕과 허황후가 실던 시절에는 내만이기도 했다.  문득 그런날이 다시 돌아 온다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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