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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존/더불어 살기

내 배만 채우면 된다고 한다

by 이성근 2016. 4. 2.

사진 찍겠다고 꼭 이렇게까지?천연기념물수리부엉이들 수난

 

수리부엉이 새끼 두 마리가 28일 낮 경기도 안산시 대부도 한 섬 절벽에 위치한 둥지에서 큰 눈을 뜬 채로 밖을 바라보고 있다. 수리부엉이 둥지는 위험에 노출되지 않게 대체로 나뭇가지 등으로 엄폐된 절벽 등에 위치하나, 사진가들이 사진촬영을 하기 위해 둥지 주변 나뭇가지를 모두 잘라내 둥지가 훤하게 드러나고 있다. 안산/김성광 기자 flysg2@hani.co.kr

 

사진가 등쌀에 숨을 곳 잃은 대부도 수리부엉이

촬영 방해된다절벽 둥지 가리던 나뭇가지 베고

좀더 잘 찍겠다사진가 5~6명 플래시 세례까지

둥지 노출 큰 위협어린 새에겐 특히 악영향

 

커다랗게 뭉쳐진 먼지 덩어리나 회색 솜 뭉치처럼 보이는 물체 안쪽에서 주황색 테두리의 부리부리한 눈동자 4개가 빛났다. 부화한 지 3주도 채 안 된 수리부엉이 새끼 두 마리였다.

28일 오전 경기도 안산시 대부도 간척지에 있는 12~13m 높이의 바위 절벽 중턱. 카메라를 들고 몰려든 취재진을 피해 어미가 날아가버린 둥지에서 놀란 눈으로 절벽 아래를 굽어보던 새끼들은 마치 숨기라도 하려는 듯 눈을 감고 자세를 낮췄다. 하지만 약간 튀어나온 평평한 바위 위에 흙이 조금 덮여 있을 뿐인 둥지랄 것도 없는 둥지는 관찰자의 시선으로부터 그들을 감춰주지 못했다.

 

먹이사슬 맨 꼭대기에 위치한 밤의 제왕수리부엉이라도 새끼 때는 언제든 다른 맹금류나 족제비, 삵 등의 먹잇감이 될 수 있다. 그들의 어미가 소중한 새끼들을 키울 보금자리로 어떤 은폐물도 없는 곳을 고른 것일까? 그것은 아니었다. 둥지 앞에 둥지를 가리고 섰던 나무들은 윗 부분이 모두 잘려나간 상태였다. 둥지 바로 옆과 위에서 둥지를 가려줬을 나무들에도 톱날에 잘린 단면이 선명했다. 잘려진 나무들은 절벽 아래 쪽에 아무렇게나 널려 있었다.

 

 

28일 낮 경기도 안산시 대부도 한 섬에 위치한 수리부엉이 둥지 옆에서 찾은 펠렛. 안산/김성광 기자 flysg2@hani.co.kr

 

현장을 안내한 시화호 지킴이최종인(안산시청 환경정책과)씨는 “2주 전 부엉이 새끼가 부화한 것을 처음 확인했을 때는 둥지가 나뭇가지와 마른 덩굴들로 가려져 있었는데, 지난 23일 밤 다시 현장에 가보니 나무와 덩굴들이 모두 제거된 상태에서 사진가 5~6명이 강한 플래시 조명을 터뜨리며 사진을 찍고 있었다사진 촬영을 하는 사람들이 부엉이가 좀더 잘 찍히게 하려고 둥지 주변을 훼손한 것이라고 말했다.

 

조류 전문가들은 번식기에 있는 새 둥지를 천적의 눈에 띄기 쉽게 노출시키고, 야간에 플래시를 터트리며 촬영하는 것은 해당 조류에게 위협이 될 수 있다고 말한다. 야간 촬영을 위한 강한 순간 조명이 조류의 생태에 미치는 영향을 주제로 한 체계적 연구 결과는 아직 알려진 바 없다. 하지만 특히 약한 빛에도 민감한 수리부엉이 같은 야행성 조류와 시신경이 다 발달하지 않은 어린 새에게는 어떤 형태로는 악영향이 불가피하리라는 게 이들의 진단이다.

 

 

28일 낮 경기 안산 대부도 한 섬 절벽에 위치한 수리부엉이 둥지 주변으로 나무가 잘려있다. 안산/김성광 기자 flysg2@hani.co.kr

 

박진영 국립생물자원관 조류팀장은 눈동자에 강한 빛을 쪼인 새는 일시적으로 시력을 상실하면서 움직일 수 없게 돼 엄청난 스트레스를 받게 되고, 먹이 사냥과 새끼의 정상적인 양육·성장 등에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우리나라에 서식하는 부엉이류 새 가운데 가장 큰 수리부엉이는 특히 보호해야 할 가치가 높아 멸종위기종과 천연기념물로 겹치기 지정돼 있다. 그럼에도 대부도에 서식하는 수리부엉이의 안전을 위협하는 일부 사진가들의 몰지각한 행위는 관련 규정이 미비한 탓에 사실상 방치되고 있다.

 

멸종위기종 보호 주무부처인 환경부는 대부도 간척지와 같이 보호구역으로 지정되지 않은 곳의 서식지 훼손은 규제할 근거가 없어 어쩔 수 없다는 태도다. 노희경 환경부 생물다양성과장은 보호구역 밖이라도 생물종에게 직접 피해를 입히는 경우는 처벌할 수 있지만 둥지 주변의 나무를 자른 것과 생물종 피해 사이의 인과관계를 입증하는 것은 쉽지 않은 문제라며 앞으로 보호구역이 아닌 곳의 서식지 훼손도 규제할 방안을 검토해보겠다고 말했다.

 

천연기념물을 관리하는 문화재청은 허가 없이 국가지정문화재 보전에 영향을 미칠 우려가 있는 촬영을 하는 경우 처벌 가능하다고 설명하고 있다. 하지만 허가를 받아야 하는 둥지 주변 훼손의 정도와 야간 조명의 밝기 등에 대한 명확한 기준을 마련해놓지 않아 실제 고발까지 이어지지 못하고 있다. 지방자치단체에서 사법기관에 고발하더라도 무혐의 처리돼 고발한 공무원들만 피고발자들에게 시달리게 되기 때문이다.

 

박진영 팀장은 다양한 사진 컨테스트를 주관하는 기관들이 둥지 안의 새를 찍은 출품작을 아예 심사 대상에서 제외해주기만 해도 둥지 가까이 접근하려는 사진가들에 의해 보호종 조류들이 위협받는 상황은 크게 줄어들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16.3.29 한겨레

 

촬영 방해된다금강송 자른 사진가 전시회가 예술의전당에서?3.31

 

장국현씨 일행이 대왕송촬영을 위해 불법 벌목한 현장 사진. 아래쪽에 잘려나간 신하송의 그루터기가 보인다. 독자 제공

200년 넘은 소나무 등 20여그루 불법벌목 장국현 사진전 논란 3.31 한겨레

예술의전당, 대관 취소 놓고 장씨측 대관신청자와 법정 공방중

속죄 위해 전시회 수익 기부장씨 제의에도 사진계는 싸늘

 

사진작가 장국현씨. 장씨 홈페이지 갈무리

 

사진 촬영에 방해된다는 이유로 수령 200년이 넘는 금강송을 베어내 사회적 지탄을 받았던 사진작가의 작품이 서울 예술의 전당 전시관에 걸릴 것인가?

 

한 잡지사가 산림보호구역 안 금강송 군락지에서 금강송 10여 그루를 불법 벌목해 2014년 벌금형을 선고받았던 소나무 전문 사진작가장국현씨의 사진전을 서울 서초구 예술의 전당 한가람디자인미술관에서 열기 위해 예술의 전당과 법정 공방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31일 확인됐다.

 

예술의 전당은 다음달 12~26일 한가람디자인미술관에서 열리기로 돼 있는 <천하걸작 한국영송 장국현 사진전>에 대한 대관 취소 공문을 지난 17일 장씨 쪽 대관 신청자인 잡지사 미술과 비평에 보냈다. 예술의 전당 미술부 조성문 부장은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작가의 전시를 예술의 전당에서 여는 것이 부적절하다고 판단했다. 장씨의 전시에 대한 대관 승인은 장씨의 불법 벌목이 논란이 되기 전인 201473일 이뤄진 것이어서 문제를 뒤늦게 파악하고 대관을 취소하기로 한 것이라고 말했다. 조 부장은 현재 대관 신청자 쪽에서 취소 공문에 대해 법원에 가처분신청을 한 상태여서, 정확한 일정은 알 수 없으나 다음주 초에 결론이 나지 않을까 짐작한다고 덧붙였다.

 

예술의 전당 한가람디자인미술관 관계자는 장씨 쪽에서 제출한 전시기획서의 전시작품 목록에는 문제가 됐던 금강송 사진들도 들어 있었다고 말했다.

장씨는 20117월과 2012년 봄, 2013년 봄까지 세 차례에 걸쳐 금강송 군락지인 경북 울진군 서면 소광리 산림보호구역에서 수령 220년 된 금강송을 포함한 금강송 11그루와 활엽수 14그루를 무단 벌목한 혐의(산림보호법 위반)로 약식 기소돼 20147500만원의 벌금형을 선고 받았다.

 

장씨는 지난 130<매일신문>에 실린 인터뷰에서 “(전시회 제안을) 일언지하에 거절했다. 내가 법원 판결을 받은 지 1년도 안 됐는데, 사회 여론이 너무 안 좋고 무엇보다 흠결 많은 나의 작품을 걸면 당신들 공직 생활에도 누가 된다고 말렸다고 말했다. 자신이 처음부터 사진전을 적극 추진한 것은 아니란 이야기다. 그는 이어 전시회 장소가 세계적 화가들 작품만 전시한다는 예술의 전당이었고 순번도 고흐, 세잔, 모네전에 이은 전시여서 솔직히 욕심도 났다. 그러나 사회의 불편한 시선을 감당할 자신이 없어 결정을 미루던 차에 대구의 한 인사로부터 대구 범어대성당에 파이프오르간이 없어 고민이라는 이야기를 듣고 전시회를 파이프오르간 성금 마련전으로 삼으면 좋지 않을까생각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예술의 전당 쪽 설명은 장씨와 달랐다. 한가람디자인미술관 관계자는 대관자 쪽에 전시가 곤란하다는 입장을 전하고 나서 장씨가 서울로 와서 처음 만났다. 이 자리에서 장씨는 전시를 반드시 해야 하는데 왜 취소하냐고 항의했다. ‘공직 생활에도 누가 된다며 말렸다는 이야기는 금시초문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천주교 대구교구 관계자는 장씨가 교구에 직접 찾아와 사진 작업을 하는 사람인데 속죄의 기회를 갖기 위해 전시를 하고 수익이 나면 성당에 기부하겠다고 제의한 것은 사실이지만, 파이프오르간 이야기는 장씨의 생각인 모양이다. 장씨가 가톨릭 신도는 아니지만 속죄하겠다는데 이의를 제기할 수 없었다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우리는 어떤 사진이 전시되는지, 그 사진이 어떤 문제가 있는지 모른다. 예술의 전당 쪽에서 전시 취소공문을 보냈다면 어떤 이유가 있을 것이고, 그렇다면 우리도 장씨의 기부를 수용할지 다시 논의할 수 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사진 미술과 비평 홈페이지 갈무리

 

장씨의 행보에 사진계의 반응은 싸늘하다. 눈빛출판사 이규상 대표는 찍는 과정에서 잘못이 발생한 사진을 전시하는 것이 속죄가 될 것 같지 않다. 하지 않는 것이 속죄하는 길인 것으로 보인다. 한국의 대표 문화공간인 예술의 전당 쪽이 이번에는 옳게 판단을 내린 것 같다고 말했다.

 

예술의 전당 전시관에 장씨의 사진이 걸린다는 것은 금강송을 무단 벌목해 사회적 지탄을 받은 장씨에 대한 사회적 복권으로 해석될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결정은 법원에 달렸다

 

"새끼 동물이 혼자 있어도 구조하지 마세요" '봄철 어린 동물 납치사건의 전말

   

걷지도 못할 것 같은 어린아이 두셋이 길에 눕혀져 있었습니다. 길을 지나가던 어른들이 왜 애들이 부모도 없이 버려져 있지?”라고 생각하며 이 어린아이들을 가까운 경찰관서에 데려다 줍니다. 이 어른들이 행한 일은 어른으로서 당연히 해야할 일일 것입니다. 그런데 이 당연한 일이 동물 세계에 적용되면 납치이자 부모와 자식을 생이별시키는 몰지각한 행동이 되어버립니다. 어린 동물들이 산야에 방치된 것처럼 놓인 경우 십중팔구는 어미가 멀지 않은 곳에 있는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섣부른 구조가 봄철마다 전국의 산야에서 되풀이되는 어린 동물 납치 사건의 원인이 되는 것입니다.

 

충남야생동물구조센터에서 보호 중인 수리부엉이 새끼들. 공주대 충남야생동물구조센터 제공.

 

올해도 봄이 되자마자 전국의 야생동물구조센터에서는 안타까운 소식이 들려오기 시작했습니다. 어린 동물들을 구조했다며 걸려오는 전화가 급증하기 시작한 것입니다. 공주대에 있는 충남야생동물구조센터에도 지난 31일 천연기념물이자 멸종위기종 수리부엉이 새끼 3마리가 사람에게 납치된 이후 들어왔습니다.

 

충남야생동물구조센터 김봉균 재활사가 간추린 수리부엉이 납치사건의 전말은 다음과 같습니다. 지난달 29일 충북 진천의 백곡저수지로 나들이를 나간 한 시민은 저수지와 산의 경계부분에 해당하는 언덕에서 수리부엉이 새끼 3마리를 발견했습니다. 솜털뭉치 같은 형태의 수리부엉이들은 호기심을 자극하는 동시에 안타까운 마음을 불러일으키는 대상이기도 했을 것입니다. 이 시민은 수리부엉이 새끼들을 천안의 자택으로 데려와 데리고 있다가 31일 충남야생동물구조센터로 전화해 인수해줄 것을 요청했습니다. 구조센터 직원들이 확인한 수리부엉이 새끼들의 모습은 아무 이상없이 건강한 모습이었습니다. 구조센터 측은 야생으로 돌려보내는 것을 우선에 두기 위해 신고자에게 이틀 전인 29일 발견 당시 상황을 질문했지만 신고자는 기억이 잘 안 난다며 부정확한 정보만을 제공했습니다. 자신의 섣부른 구조가 수리부엉이 가족에게 있어 큰 비극을 안겨줬다는 것을 인정하지 않으려는 태도였습니다. 결국 수리부엉이 3마리는 충남야생동물구조센터의 보호를 받게되었습니다.

 

지난 4월 부산지역 부근의 숲속, 들판 등지에서 탐방객들이 데리고 온 야생동물 새끼들이 동물보호센터 내에서 보호를 받고 있다. 왼쪽부터 황조롱이, 소쩍새, 고라니. | 부산 낙동강하구에코센터 제공

 

선의에서 비롯된 구조가 납치가 되어버린 까닭은 이 수리부엉이들이 어미에게서 버려진 것이 아닐 가능성이 높기 때문입니다. 새끼 수리부엉이들이 아무 이상없이 건강한 상태였다는 것은 발견 직전까지 어미의 보호를 받고 있었음을 의미합니다. 어린 동물을 가장 잘 보살필 수 있는 보호자는 두말할 필요도 없이 어미 동물입니다. 이 수리부엉이 새끼들의 경우도 가만히 놔뒀다면 어미의 보살핌 속에 야생환경에 서서히 적응해갈 수 있었을 것입니다. 하지만 구조센터에서 어미의 보살핌 없이 생활하다보면 아무리 사람이 정성으로 보살펴주더라도 다시 야생으로 돌아갈 수 있을 가능성은 높지 않습니다. 20년 정도인 수명 동안 단 한순간도 맹금류로서 밤하늘의 제왕다운 모습을 보이기 어려울 수도 있는 셈입니다.

 

충남야생동물구조센터에서 보호 중인 수리부엉이 새끼들. 공주대 충남야생동물구조센터 제공.

 

충남야생동물구조센터에는 올봄에만 이미 수리부엉이 새끼가 어미를 잃고 버려져있다는 구조요청을 3(5마리)이나 받았지만 모두 사람들의 오인에서 비롯된 사례였습니다. 김봉균 재활사는 야생동물 새끼의 성장과 자연적응에 있어서 부모동물의 역할만큼 중요한 것이 없다는 판단에 모두 어미의 품으로 돌려보냈다고 설명했습니다.

 

수리부엉이뿐 아니라 다른 조류나 포유류도 마찬가지입니다. 들판이나 산의 덤불에 버려진 것처럼 보이는 어린 동물이 있을 경우 대부분은 어미가 다른 새끼들을 옮기는 도중이거나 사람 때문에 가까이 오지 못하고 멀리에서 지켜보고만 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전문가들이 이런 경우 최선의 방법은 새끼 동물을 그대로 두고 가는 것이라고 조언하는 이유입니다.

 

새끼 동물을 발견했을 때의 대처법. 출처:충남야생동물센터 카드뉴스.

 

충남야생동물구조센터에서 만든 카드뉴스 야생동물 카드뉴스 (납치)’ 는 이런 경우 어떻게 행동해야 할지를 잘 보여줍니다. 우선 새끼 동물이 다치거나 매우 허약해진 상태가 아니라면 그대로 두는 편이 나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동물의 상태와 동물이 있는 장소 등을 고려한 판단도 중요할 것입니다. 구조센터의 번호를 검색해 전화로 전문가의 의견을 듣는 것도 바람직할 것입니다. 부디 올해에는 전국의 야생동물구조센터들에 납치된 새끼 동물들이 조금이라도 덜 들어오기를 바랍니다 4.2 경향

법원에 달렸다.

 

15만원 벌통 하나에 50만원 수익도심 속 양봉 꿀맛이네~

 

지난 816일 서울 관악구 서울대 건설환경공학부 건물 옥상에서 지난 3개월간 모아진 꿀을 따서 채로 거르는 이경옥씨의 얼굴에 함박 웃음이 피어나고 있다.

 

달콤한 도시

꿀벌과 인간이 공존하는 녹색 생태계를 만드는, 빌딩숲 속 도시 양봉인들

모든 현화식물의 80%가 곤충에 의해 수분을 하는데 이 중 약 85%를 꿀벌이 담당하고 과일나무의 경우에는 그 비율이 90%에 이른다. 또 전세계 식량의 3분의 1이 곤충의 꽃가루받이에 의해 생산되는데 그중 80%가 꿀벌의 도움을 받고 있다. “벌이 사라지면 4년 이내에 지구가 멸망한다는 아인슈타인의 말이 거짓이 아닌 까닭이다. 이처럼 지구 환경생태계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며 깨끗한 환경의 지표로 꼽히는 꿀벌의 개체 수가 원인 모를 이유로 점점 줄어들고 있다.

 

이처럼 생태계에 적신호가 켜진 가운데 도시 양봉을 하는 사람이 점차 늘고 있다. 도시 양봉인인 박진 어반비즈서울 대표는 꿀벌은 고온건조한 환경을 좋아하는데 도시가 그에 딱 맞는 기후를 가졌고 농촌에 비해 다양한 밀원이 존재하고 농약에 의한 폐사 위험도 시골보다 낮다벌통 하나를 설치하는 데 드는 비용은 불과 15만원 정도고 여기에서 연 5kg, 가격으로 치면 50만원 정도의 꿀을 얻을 수 있다고 도시 양봉의 장점을 말한다.

 

자연을 거스르지 않고 욕심내지 않으며 열심히 일하는 벌들의 삶에서 많은 것을 보고 배웠어요.” 도시 양봉을 배우는 사람 중 가장 어린 최유림(18·용인외고 오른쪽)양이 박진(왼쪽) 어반비즈서울 대표와 함께 서울 명동 유네스코회관 12층 옥상에 설치된 하늘양봉장에서 꿀벌의 상태를 둘러보고 있다.

 

 

지난 85일 서울 용산구 이촌동 노들섬에서 열린 양봉교육에서 교육생들이 꿀벌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다.

 

 

지난 816일 서울 관악구 서울대 건설환경공학부 건물 옥상에서 어반비즈서울의 한 회원이 지난 3개월간 모아진 꿀을 따기 위해 채밀기에 벌통을 넣고 있다.

 

지난 816일 서울대 건설환경공학부 건물 옥상에서 지난 3개월간 모아진 꿀을 따는 작업을 하고 있던 이경옥(63·서울 강서구 목동)씨는 귀농에 관심을 두고 양봉을 배운 지 1년이 됐는데 첨엔 무섭기만 했던 벌들이 이젠 사랑스럽다깨끗한 환경을 지켜나가는 데 일조한다는 자부심까지 덤으로 얻었다고 말한다.

 

 

건강한 꿀벌이 가득 찬 벌통의 모습. 건강한 벌을 키우려면 관리자의 세심한 보살핌이 필요하다.

 

꿀벌의 최대의 적인 말벌이 벌통 앞에 놓인 유인기에 잡힌 모습.

 

현재 서울에는 총 15군데의 도심 양봉장이 운영 중이다. 도심 한복판에서 벌을 치는 외국의 양봉 도시들처럼 도시 양봉의 생태적 가치를 알리고 다양한 연계 활동을 통해 경제적·사회적 부가가치를 만들어낸다면 벌과 인간이 공존하는 도시 생태계를 복원할 날이 그리 멀지 않을 것이다. 14.8.29 한겨레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