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류인플루엔자 [avian influenza] : 조류독감은 닭, 오리, 야생 조류에서 조류 인플루엔자 바이러스(Avian influenza virus)의 감염으로 인해 발생하는 급성 바이러스성 전염병이며 드물게 사람에게서도 감염증을 일으킨다.
2003년 말부터 2008년 2월까지 고병원성(사람에게 전염될 수 있는) 조류 인플루엔자 바이러스(highly pathogenic avian influenza A, H5N1)가 인체에 감염된 사례가 640건 이상 보고되어 있다. 이 중 많은 경우는 조류독감의 원인이 된 조류와 연관이 있는 사람들에서 발생하였으며, 사람 사이의 감염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인체에 감염된 경우 높은 사망률을 보여, 향후 조류독감이 사람의 전염병으로 바뀔 가능성에 대해 세계 각국의 의학계가 주시하고 있다.
2013년에는 중국에서 H7N9이 유행하여 400 명 이상이 감염된 것으로 확인되었다. 국내에서는 2014년 H5N8이 조류에서 문제가 되었고 2016년에는 H5N6가 확인되었으나 아직까지 국내에서 사람에게 감염된 사례는 보고된 바 없다. 중국에서 2014년부터 2016년 11월 23일까지 16명이 H5N6에 감염되었고 그 중 10명이 사망하였다.(서울대학교병원 의학정보, 서울대학교병원)
대구환경청에 따르면 지난 22일 경산시 하양읍에서 발견된 야생오리 사체 2마리를 검사한 결과 모두 H5N6(에이치 파이브 앤 식스)형 AI 바이러스가 검출됐고 고병원성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알락오리 사체 발견 지점은 경산 금호강 큰 고니 사체가 발견된 곳과 900미터가량 떨어졌는데 지금까지 야생조류 폐사체에서 확인된 AI는 3건이다. 12.29
서울대공원 동물원은 지난 12월 16일·17일 황새 2마리가 폐사하면서 주변에 있던 원앙 8마리를 살처분 했다. 동물원은 즉시 휴원 했다. 이후에도 원앙 4마리에서 H5 양성반응이 나오면서 사육중이던 원앙 101마리를 모두 안락사 시켰다. 지난 24일에는 폐사한 노랑부리저어새도 고병원성 AI로 최종 판명 났다. 16.12.28
지난달 11월16일 AI가 발생한 이후 전국 AI 확진농가는 292곳으로 살처분 가금류가 3천만수에 육박하고 있다. 농림식품부에 따르면 오늘(30일) 0시 기준으로 살처분 가금류는 2천8백44만수에 달한다. 국내 전체 가금류(1억6천525만 마리)의 17%에 달하는데, 2003년 12월 국내에서 AI가 처음 발생한 이후 사상 최대 살처분 규모다. 살처분 대상의 80%가 닭으로 그 숫자가 2천4백23만수에 달하며 이는 우리나라 전체 닭의 15.6%에 해당 하는 숫자이다. 특히 산란계의 살처분 수가 2천백만수를 넘어 전체 산란계의 30%가 사라진 상황이다. 16.12.31
전남도는 철새 도래지에 '수발아 피해 벼'를 뿌려 철새 먹이로 제공한다는 이색적인 방역 대책을 마련했다. 철새 도래지의 야생 오리 등 AI 매개체가 가금류 사육 농장 주변으로 접근하는 것을 막자는 생각에서다. 낟알에서 싹이 튼 수발아 피해 벼는 식용으로 쓰기 어렵다.
전남도는 농림축산식품부와 협의해 '수발아' 피해가 발생한 벼 1천860t을 ㎏당 208원에 사들여 영암호, 순천만, 고천암 등 철새 도래지 10곳에 뿌리기로 하고 2억3천여만원의 예산도 확보했다.
▲ 전 세계적으로 연간 공장식 축산으로 700억 마리의 동물이 처참하게 도살된다. 호주 동물보호단체인 Animal Liberation Victoria에서 제작한 인간에 의해 죽어간 수 많은 동물을 위한 위령제 영상, ‘동물은 인간의 소유물이 아니다’
▲ 지난 21일 서울정부종합청사 앞에서 조류독감(AI) 살처분 중단 대책을 요구하는 기자회견이 열렸다. /사진 출처=환경운동연합
공포의 조류독감의 발단은 오리나 섭금류 같은 야생 물새의 내장에 있던 아주 약한 바이러스이다. 야생조류는 저항성을 갖고 있으나 면역력이 약한 가금류인 경우에는 약한 바이러스가 전염돼 병원성이 강한 바이러스로 바뀌게 된다. 이러한 바이러스가 농장의 새들에게 감염되고 심지어 다른 종에게 번지는 과정에서 변이에 변이를 거쳐 인간에게까지 발견되고 있다. 조류와 인간 사이에는 바이러스를 옮길 수 없다는 불문율이 깨진 것이다.
1997년 홍콩에서 처음으로 18명이 고병원성 AI A형 H5N1에 감염돼 이중 6명이 사망하였다. 조류에게만 전염되는 것으로 알려진 H5가 인간에게 감염됐고 현재는 H9, H7 타입의 조류독감이 사람에게서 발견되고 있다.
아직도 완치약이 없어 인류에 가장 위험한 바이러스 중 하나인 A형 독감 바이러스는 조류독감을 유발하는 A형 바이러스와 같다. 이러한 조류독감은 내성이 전혀 없는 인간에게 치사율이 높을 수밖에 없다. WHO(세계보건기구)는 아직까지 공식화하지 않았지만 조류독감 A형 바이러스가 사람에게 감염되면 돌연변이를 일으킨 변종 바이러스가 인간끼리 전염될 수 있다고 한다. 이렇게 되면 대륙 간 전염병으로 퍼지게 돼 수 주일 내에 1억명 이상의 사람이 사망할 수 있다고 경고한다. 거기다 변이에 변이를 거치고 있어 백신 개발도 쉽지 않고 신뢰받고 있지도 못하다.
▲ 현행 ‘동물보호법’, ‘가축전염병예방법’, ‘AI방역 지침’ 등에는 오리와 닭 등은 CO2 가스 등을 이용해 고통 없이 안락사(安樂死)시킨 후, 매립 또는 소각하도록 되어 있다. 현재 정부에서 진행하는 생매장 살처분 방식은 명백한 위법 행위이다. 가까운 일본인 경우에도 안락사 후 매장을 하지 한국처럼 생매장하지는 않는다. /사진 출처=환경운동연합
하루가 멀다하여 식탁 위에 올라오는 공장식 축사의 닭, 오리의 생을 보라! 도대체 우리가 그들에게 지금 무슨 일을 저지르고 있는가.
완전 밀폐된 구조로 산란율을 높이기 위해 100%의 인공조명을 이용하여 일조시간을 인위적으로 연장시켜 잠자는 시간을 단축시킨다. 수천수만 마리가 움직일 수 없을 정도로 꽉 들어차 배설하는 배설물과 사료에서 발생되는 암모니아 가스로 눈이 아프며 악취로 인하여 극도로 악화된 공기로 호흡하고 있다. 처참하게 살아가는 동물은 극한적인 열악한 생태환경에 장기간 노출로 대사기능이 악화돼 면역력이 급격히 떨어져 항생제로 버티고 있는 실정이다. 병에 걸려 있을 때 감염은 치명적이다. 거기다 대부분 닭들이 지내는 가령 2000~3000마리 닭이 갇혀 지내는 공장식 축사에 바이러스가 들어오면 닭들끼리 바로 전염돼 한 닭에서 다른 닭으로 옮겨갈 때마다 변이와 변화의 기회가 늘어나게 된다.
인류에 대재앙을 우려하는 강력한 전염성을 가지고 있는 이 병의 최고의 온상은 다름 아닌 더럽고 배설물로 가득한 심하게 오염된 공장식 축산에 있는 것이다. 높은 병원성의 조류독감 같은 악성 변종은 공장식 축산에서 더 많이 생길 가능성이 높다. 공장식 축산이 마치 압력 밥솥처럼 바이러스가 자라고 퍼지기에 안성맞춤이다. 그래서 조류독감은 공장식 축사를 가장 좋아할 수밖에 없다.
▲ 조류 독감 바이러스가 발견되는 곳엔 수많은 무력하고 무고한 새들이 잔인하게 죽임을 당하고 있다. 동물들은 산채로 구덩이에 묻거나 쓰레기봉투에 잔인하게 넣어져 천천히 질식하거나 우리에서 단체로 도살 된다. 무엇이 되었든 도살은 전혀 인도적이지 않으며 얻는 것이 없다. 우리는 눈앞의 위험을 더 이상 외면하지 말고 다른 종에 대한 학대로 야기된 우리에게 닥칠 위험을 인식할 때이다.
육류 소비가 늘어나면 아주 저렴하고 대규모로 생산할 수 있는 닭이 될 것이다. 따라서 공장식 양계장이 늘어나면서 조류독감의 치명적 변종 가능성은 더 확대될 수밖에 없다. 이러한 공장식 축산이 사라지지 않는 한 조류독감이 사라질 수 있을까? 공장식 축사에서 빠르게 퍼지는 조류독감과 다른 질병의 위협을 종식시키고 수십억 동물들의 비양심적인 학대를 어떻게 막을까? 답은 있다.
2007년 미국공중보건협회(APHA)의 저널에서 축산업 곧 돼지고기와 가금 산업의 해체에 대한 요구를 뛰어넘은 사설을 실었다.
“인간이 동물을 다루는 방식을 바꾸고 가장 기본적으로 육식을 멈추거나 철저히 최소한으로 육식을 제한하는 것이 중대한 예방수단으로서 관심을 끌지 못하는 것이 이상하다. 그런 변화가 제대로 채택되거나 도입된다면 아주 두려워하는 유행성 독감 위험을 줄일 수 있는데 인류는 이런 선택을 고려조차 않는다” 제주의 소리
AI 피해 확산 속 닭고기 수입 급증…전년동기대비 67% 늘어
2016년 11월 한달 동안 닭고기 수입량은 2015년 11월보다 66.6% 증가한 9172톤으로 집계됐다. 평년 11월 평균 수입량 7900톤보다도 많은 물량이다. 브라질산이 전체 수입량의 64.4%를 차지하며 압도적인 물량을 기록했고, 미국과 태국산은 크게 증가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조류인플루엔자, 애먼 야생조류 마녀사냥
빽빽하게 키우는 공장식 사육이 근본 원인, 겨울철새 날아오는 시기엔 발병 사례 없어
» 11일 오후 살처분을 하루 앞둔 충북 음성군 대소면 동일농장 계사 안에 닭들을 키워 온 홍기훈 대표가 착잡한 표정을 짓고 있다. 음성/신소영 기자 viator@hani.co.kr
해마다 겨울철이면 연례행사처럼 조류인플루엔자(AI)가 번진다. 그때마다 병의 원인으로 야생조류 탓을 하기도 한다. 과연 그럴까?
AI로 2014년 한 해에 도살 처분된 가금류가 1446만 마리였는데, 올해는 2000만 마리를 넘어서 모두 산 채로 땅에 묻혔다. AI가 사람에게 전염될 수 있고 사람이 AI에 걸리면 치사율이 매우 높기 때문이다.
저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LPAI)는 야생조류에서 자연적으로 발생하지만, H5N8 같은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HPAI)는 일반적으로 “좁은 공간의 비자연친화적인 환경에서 자라는 가금류한테서 볼 수 있는 질병”이다. 근본 원인은 사람의 과욕이 불러온 전염병으로 보아야 하는 게 아닌가 싶다. 마녀사냥 당하는 야생조류는 억울할 수 있다. 우리나라에서 닭·오리 등 가금류는 어떻게 키우고 있을까. 거의 대부분은 빽빽한 곳에서 옴짝달싹하지 못하고 공장식으로 속성 사육되고 있다.
» 우리는 땅에 묻는 것으로 AI를 통제해 보려고 한다.
충청북도에서 닭을 키우는 동물 복지농장은 모두 23곳으로, 이곳들만큼은 AI가 접근하지 못했다는 보도가 있었다. 그리고 지난 3년간 동물 복지농장에서 AI에 감염된 경우는 한 곳도 없었다고 한다. 2014년 AI 발생 농가와 인접한 농장 2곳에서 예방적 차원에서 살처분됐을 뿐 이후 검사에서도 AI 양성반응이 나오지 않았다는 것이다.
겨울철새는 10월 초 우리나라를 찾아와 중간기착지에 머물다가 11월 말경이면 월동장소로 자리를 옮겨 정착한다. 철새들은 이동 경로와 취식 장소가 정해져 있어 환경적 변화가 없으면 정착한 뒤에 이곳저곳을 이동하지 않는다. 남하시기인 10~11월에는 AI 발병사례가 없다. 그리고 철새들의 북상 시기는 2월 중순부터 시작된다. 이때는 오히려 인가쪽 농경지로 먹이를 찾아 다가오지만 2월에도 역시 AI가 발생한 사례는 없다.
» 19일 오전 전북 부안군 줄포면 신리 한 오리농장에서 방역당국 관계자들이 오리들을 살처분하기위한 작업을 하고 있다. (사진 취재는 방역당국이 설정한 통제선 밖에서 망원렌즈 400, 800 mm 렌즈로 쵤영함)부안/ 김봉규 선임기자 bong9@hani.co.kr
만약 철새가 AI의 주범이라고 치더라도 예방 방법으로 도래지에 공중방역을 하는 것은 금물이다. 새들이 놀래 다른 곳으로 이동해 전염을 더욱 야기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철새 먹이주기를 금지하는 것도 예방 방법으로 적당하지 않다. 먹이를 찾아 다른 곳으로 이동할 수 있는 여건이 조성되기 때문에 먹이를 지속적으로 더 공급하여 한 곳에 모여서 생활하게 하는 것이 바람직한 예방 방법이다. 지역 주요 철새 도래지에 먹이 터를 마련하여 운영하고 철새의 이동 경로 및 습성을 파악하여 관리하는 것도 예방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정부는 해마다 되풀이되는 후진국성 환경에서 발생하는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HPAI)에 대한 가금류의 사육환경을 개선하는 것이 우선이다. 근본적으로 복지사육 환경을 권장하는 면적과 가이드라인, 법적 기준이 필요하다. 닭과 오리의 밀식 사육이 변종 바이러스 출현 가능성이 높일 수 있고 항생제 과다 투여도 문제가 되기 때문이다. 이제는 국민의 세금낭비와 엄청난 경제적 손실을 막아야 한다.
» 조류인플루엔자(AI)의 양성확진이 전국적으로 확산되고 있는 19일 오후 서울 강서구 양천구 습지공원 입구에서 한강사업본부 직원들이 방역을 하고 있다. 신소영 기자 viator@hani.co.kr
감염된 것으로 확인된 농장들은 HPAI 확산을 막기 위해 효율적인 차단방역 조치가 필요하다. 감염 지역 안팎으로 흘러 들어가거나 나오는 물에 대한 모든 접촉은 금지되어야 하며, 살아있는 혹 죽어있는 가금류의 이동, 가금류 제품, 조류 사료, 의약품, 축산용 기구 및 농장을 왔다 갔다 하는 차량들은 국제적으로 합의된 FAO(국제연합 식량농업기구)의 가이드라인에 따라 매우 엄격하게 제한되고 통제되어야 한다.
가금류 사육 종사자나 관계되는 사람들의 이동 또한 위 가이드라인에 따라 통제되고 감시되어야 한다. 주변의 감염되지 않은 농장들도 위와 같은 가이드라인을 따라야한다. 예측 할 수 없는 차량의 이동이 전염을 확산시키는 큰 원인이 될 수 있다고 생각된다.
AI는 서쪽 지역에서 집중 발생하고 우리나라 전체의 90%를 차지한다. 주범으로 몰리는 야생조류가 절멸하는 사태도 생각해 봐야 한다. 우리가 만든 병을 잡겠다고 야생조류에게 책임을 전가하고 죄 없는 가금류를 몰살시키는 행위는 비인간적이다. 인간의 잘못된 과오는 인간만이 바로잡을 수 있다. 한겨레 16.12.30 조홍섭기자의 물바람숲
국제기구 "철새는 AI 원인 아닌 희생자“
"고병원성 발원지라는 증거 없어"한국 정부에 철새 보호 촉구
» 환경부가 가창오리의 이동 상황을 파악하기 위해 지난 25일 가창오리 한 마리에 지피에스 수신장치를 부착해 날려보내고 있다. 사진=환경부
철새 보호 국제기구가 철새에 초점을 맞춘 한국의 조류인플루엔자(AI) 대응과 관련해 25일 ‘철새는 원인이 아니라 희생자’라는 제목의 성명을 내어 정부에 철새 보호를 위해 노력해줄 것을 촉구했다.
‘동아시아-대양주 철새 이동로 협력기구’(EAAFP)는 이 성명에서 “저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LPAI)는 야생조류에서 자연적으로 발생되지만, H5N8 같은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HPAI)는 일반적으로 좁은 공간의 비자연친화적 환경에서 자라는 가금류한테서 볼 수 있는 질병”이라며 “지금까지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가 야생조류에서 발생했다고 보고된 적은 없으며, H5N8이 철새 무리에서 시작됐을 것이란 주장은 입증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 기구는 “가창오리떼가 3개월 전 러시아에서 H5N8에 감염된 채 한국에 도착했다면 H5N8이 오리농장에서 발병할 때까지 살아남을 수 없었을 것이다. 이들이 가금류로부터 감염됐을 확률이 높다”고 주장했다.
» 가창오리 떼 이십여만 마리가 지난 9일 전라북도 고창군 동림저수지 위로 날아오르고 있다. 죽은 가창오리에서 처음으로 조류인플루엔자 바이러스가 검출되면서 철새가 원인이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사진=김성광 기자 flysg2@hani.co.kr
또 이 기구는 “감염된 철새들은 매우 빠르게 죽기 때문에 이들에 의한 조류인플루엔자 확산은 가금류와 사람의 이동 등과 비교하면 미미하다”며 철새 도래지에 방역 약품을 대량 살포하는 등 철새에 초점을 맞춘 정부 대응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동아시아-대양주 이동 철새의 주요 월동지인 한국의 환경부는 이들 철새를 보호할 의무가 있다”고 강조했다.
» 지난 17일 충북 충주시가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가 발생한 전북 고창지역 종오리가 가금면 오리농장으로 일부 유입돼 농장 주변과 남한강변 일원에 방역활동을 벌이고 있다. 사진=충주시 / 뉴시스
동아시아-대양주 철새 이동로 협력기구는 북극권에서 오스트레일리아·뉴질랜드까지 이어지는 ‘동아시아-대양주 철새 이동로’로 오가는 물새를 보호하기 위해 2006년 설립된 국제기구로, 우리나라 환경부를 비롯해 이 이동로에 위치한 15개 나라 정부기구와 유엔식량농업기구(FAO), 국제자연보전연맹(IUCN), 세계자연보호기금(WWF) 등 비정부기구가 참여하고 있다. 동아시아-대양주 철새 이동로는 세계 9대 주요 철새 이동로 가운데 하나이다.
EAAFP 성명서 전문
철새, 조류독감의 원인이 아닌 피해자
이번 주 전라북도 오리 농장에서 조류독감이 또 발병함으로써 우리는 질병 전파에서의 철새의 역할에 대한 일반적인 추측과 잘못된 정보에 노출되어 있음을 알게 되었습니다. 특별한 증상을 보이지 않는 저병원성 조류 인플루엔자 (LPAI)는 야생조류 및 가금류에서 자연적으로 발생됩니다. 이와 반대로 이번 전라도에서 보고된 H5N8와 같은 고병원성 조류 인플루엔자 (HPAI)는 일반적으로 오리농장과 같이 매우 좁은 공간의 비자연친화적 환경에서 자라고 있는 가금류 (닭과 오리)에서 찾아 볼 수 있는 질병입니다. 지금까지 HPAI가 야생조류에서 발생되었다고 보고 된 적은 없습니다. 따라서 H5N8가 철새 무리로부터 시작되었을 것이라는 주장들은 입증 될 수 없습니다.
감염 된 것으로 확인된 농장들은 HPAI 확산을 막기 위해 효율적인 차단방역 조치가 필요합니다. 감염 지역 안팎으로 흘러 들어가거나 나오는 물에 대한 모든 접촉은 금지되어야 하며, 살아있는 혹 죽어있는 조류의 이동, 가금류 제품, 조류 사료, 의약품, 축산용 기구 및 농장을 왔다 갔다 하는 차량들은 FAO (국제연합 식량농업기구) 의 국제적으로 합의 된 가이드 라인에 따라 매우 엄격하게 제한되고 통제 되어야 합니다. 사람들의 이동 또한 위 가이드라인에 따라 통제되고 감시되어야 합니다. 주변의 감염되지 않은 농장들도 위와 같은 가이드라인을 따라야 하며, 특히나 오염 됐을 가능성이 있는 물을 피하도록 하여야 합니다.
HPAI는 가금류 농장에서 철새가 이용하는 저수지 등의 외부 환경으로 전염되었을 확률이 높습니다. 이와 같은 경우에 철새들은 오염된 물로부터 이 바이러스에 감염 될 수 있으며 근처 다른 수역으로 질병을 옮길 수 있습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감염된 철새들은 매우 빠르게 죽게 됩니다. 지금까지 사례로 보았을 때 감염된 철새로 인한 질병 확산은 가금류와 가금류 제품 거래, 관상용 등 사육되는 새의 거래 그리고 사람 이동 등과 비교하였을 때 매우 작음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대한민국에서 겨울을 보내는 가창오리 떼는 지역에 살고 있는 사람들과 방문자들에게 멋진 광경을 제공합니다. 가장오리 떼는 3달전에 러시아로부터 한국에 도착하였습니다. 만약 이 철새들이 한국에 도착하기 사전에 감염되어 있었다면 그들은 H5N8이 오리농장에서 발병한 최근까지 살아 남을 수 없었을 것입니다. 환경부는 대한민국이 주 월동지인 이 철새들을 보호할 의무가 있습니다. 가금류 농장에 대한 국제 FAO 혹은 국가 차단방역 프로토콜(Biosecurity protocol)을 따른다면 닭 오리농가의 피해를 피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가창오리를 포함하여 다른 철새들도 HPAI 감염으로부터 보호될 수 있을 것입니다. 2014. 1. 24
■ 참고자료:
FAO 국제 차단방역 프로토콜 지침 자료: 고병원성 조류독감을 위한 차단방역 지침
■ EAAFP 기관 소개:
EAAFP(동아시아-대양주 철새이동경로 파트너십)은 2002년 지속가능발전 세계정상회의(WSSD) 발의안 목록에 채택된 자발전이고 비형식적인 국제기구로 동아시아-대양주 철새이동경로 전반의 이동성 물새와 그 서식지를 보존하기 위해 2006년 11월 설립되었습니다. 현재 EAAFP에는 15 정부 파트너, 4 정부간 국제기구 파트너, 10 국제 NGO 파트너와 1 다국적 기업부문 파트너로 총 30개의 파트너들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EAAFP 홈페이지(영문): www.eaaflyway.net
인류는 ‘인류 인플루엔자‘로 멸종할 것인가?
영화로 환경읽기 15. <해프닝>
조류인플루엔자는 빽빽한 곳에서 기르는 ‘공장식 사육’ 탓
지구에 버거운 인구 과밀로 식물이 ‘자살 바이러스’ 살포?
최근 고병원성 조류 인플루엔자(AI)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AI가 발생하면 우리는 AI 발생 인근 지역의 차량 이동을 통제하고 해당 지역 가금류를 모두 도살 처분한다.
AI가 전국적으로 번져 큰 문제가 되었던 2014년 한 해에 도살 처분된 가금류가 1446만 마리였는데, 2016년 12월 현재 도살 처분된 가금류가 이미 1900만 마리를 넘어섰다. 이대로 가면 올해가 가기 전에 도살 처분되는 가금류는 2000만 마리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몇 백, 몇 천 마리가 아니라 자그마치 2000만 마리의 생명이 산 채로 땅에 묻히는 것이다.
AI가 유행하고 이로 인해 수많은 생명이 도살 처분 됐다는 기사는 연례행사처럼 우리에게 전달되고 있다. 우리가 AI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이유는, AI가 사람에게 전염될 수 있고 사람이 AI에 걸리면 치사율이 매우 높기 때문이다. 이는 비단 닭이나 오리와 같은 가금류에만 해당하는 것이 아니고, 소의 경우에는 광우병이, 돼지의 경우에는 구제역이 이와 같은 맥락에서 인간을 위협하고 있다. 조류독감, 광우병, 구제역 같은 질병이 발생하는 가장 큰 원인은 동물들이 작은 공간에서 너무 많은 수가 사육되면서, 환경이 열악해지고 이 탓으로 동물들이 받는 스트레스가 커지기 때문이다.
» 첨단 원형 축사의 소는 머리를 맞대고 어떤 생각을 할까?
이러한 질병의 창궐은 어쩌면 동물이 우리에게 보내는 일종의 메시지라고 할 수 있다. 지구의 수용력을 초과하는 인간이 자신의 식량을 확보하기 위해 동물을 마구잡이로 기르고 죽이고 먹는 것에 대해 동물이, 자연이 보내는 서늘한 경고인 것이다.
그나마 우리가 조류독감과 광우병, 구제역을 여러 가지 방법을 써가며 힘들게나마 통제할 수 있는 것는 닭, 소, 돼지가 사육시설에 있는 동물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만약 인간의 삶의 방식에 대한 경고를 가축과 같은 동물이 아니라, 식물이 한다면 어떻게 될까? 지구상 어느 곳에나 존재하는 풀과 나무가 인간의 삶의 방식에 위기감을 느끼고, 인간에게 치명적인 바이러스를 퍼뜨려서 인간을 멸종시키려 든다면?
아주 엉뚱한 상상으로 들리는 이러한 내용을 영화화 한 것이 바로 <해프닝>이다. 감독은 그 유명한 반전 영화 <식스 센스>를 만든 ‘나이트 샤말란’이다.
» 영화 <해프닝> 포스터.
영화는 뉴욕 센트럴파크에서 사람들이 대규모 자살을 하는 사건으로 시작한다. 갑자기 도시에 살고 있는 사람들이 갖가지 방법을 사용해서 자살하기 시작한다. 건물 위에 있던 사람들이 건물 밑으로 뛰어 내리고, 경찰은 총을 자신의 머리에 겨누고 방아쇠를 당긴다. 문제는 도시가 마비될 정도로 사람들이 죽게 될 때까지도 왜 사람들이 자살하는지 알지 못한다는 것이다.
» 어느 날 갑자기 사람들이 자살하기 시작한다.
» 한국 총인구 중 도시 거주자 비율.사람들이 상당수 죽은 뒤에야 죽음에 이르게 하는 몇 가지 사실을 알게 된다. 우선 일정 수 이상의 사람들이 모여 있어야 하고, 이러한 현상이 공기를 통해서 전달된다는 것이다. 즉 인구 밀집도가 높은 도시에 살고 있는 사람들은 모두 자살 바이러스에 감염될 수 있는 것이다. 그리고 일단 자살 바이러스에 감염되면 치료할 수 있는 방법은 없다. 스스로 목숨을 끊어야만 상황이 종료되는 것이다.
이러한 설정을 통해 영화 <해프닝>은 도시에 사람들이 너무 높은 밀도로 살고 있는 것이 문제라고 말한다. 도시에서 너무 많은 사람들이 살아가는 것이 환경 또는 사람들 서로 서로에게 치명적인 위협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 이미 우리나라는 10명 중 9명이 도시에서 살고 있다.
사람들이 너무 많아지는 것에 대한 위협을 감지한 자연 환경은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인간의 밀도를 조절하려고 하고, 이 막중한 임무를 부여받은 것은 다름 아닌 식물이다. 지구상 어디에나 있는 나무와 풀에서 화학물질이 배출되고, 이 물질이 공기를 통해 사람에게 전달되며, 사람의 행동을 통제하는 것이다. 말도 안 되는 설정이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우리는 약간의 화학물질이 동물의 행동과 생각을 통제할 수 있다는 것을 이미 알고 있다. 그런 면에서 보면 또 아주 불가능한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
» 식물이 인간의 행동을 통제하는 <해프닝>의 한 장면.
어쨌든 영화는 지구상에 너무 많은 사람이 살고 있고, 특히나 그런 사람들이 밀집해서 살아가고 있는 현재의 삶의 방식에 대해 경고하고 있다.
앞선 조류독감의 사례를 생각해보면, 영화 해프닝의 허무맹랑해 보이는 설정이 마냥 가볍게 다가오지만은 않는다. 좁은 공간에 너무 많은 개체가 열악한 환경에서 살게 되면 치명적인 바이러스가 생성되는 것을 우리는 이미 조류독감과 광우병, 구제역을 통해 잘 알고 있다. 그리고 우리는 이러한 바이러스를 쉽게 통제하지 못한다.
이런 현상이 닭과 소, 돼지에게만 발생하라는 법은 없다. 샤말란 감독은 우리 인간의 개체수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고 있고, 도시화가 심해지며, 점차 열악해 지고 있는 자연 환경이 인간에게 치명적인 바이러스를 창궐하게 하는 원인이 될 것이라는 경고를 하고 있는 것이다. 만약 실제로 그러한 바이러스가 발생하면, 우리는 그러한 바이러스를 ‘고병원성 인류 인플루엔자’(HI)라고 부르게 될 것이다.
영화 <해프닝>에서는 일련의 사건들이 말 그대로 해프닝처럼 다소 허무하게 결말이 나 버리지만, 만약 지구상에 실제로 HI가 퍼진다면 하나의 해프닝으로 끝나지 않을 것이다. HI를 통제하기에는 지구상에 환경이 열악한 도시가 너무 많기 때문이다.
HI가 발생하면 방역 전문가들은 우리가 지금 닭, 소, 돼지에게 하고 있는 것처럼 사람들의 이동을 통제하고, HI가 발생한 지역 수 킬로미터 주변 사람을 모두 땅에 묻는 것이 최선의 방법이라고 말하게 될까? 한번 지켜볼 일이다. 조성화/ 환경과교육연구소 대표·수원시 기후변화체험교육관 팀장
노래출처: 아름다운 음악여행
Simon and Garfunke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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