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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 이야기/사는 이야기

근황

by 이성근 2013. 6. 8.

 

안식년에 든지 두 달이 되어 갑니다. 신문과 방송을 보며 세상의 흐름을 읽습니다.  특히나 환경과 관련된 문제에는 좀 더 눈여겨 봅니다. 그리곤 나라면 어떻게 할텐데 하는 생각도 가집니다만  이내 접습니다. 내가  아니더라도 세상은 잘 굴러가고 있고, 또 후배들이 잘 해나갈 것이라며 흘려 버림니다. 그렇습니다.  개나리가 꽃망울을 열기 시작하더니 시나브로 잎은 지고 잎만 여름을 향해 달림니다.  

 

사실 얼마전까지도 연루된 일로부터 마음이 자유롭지 못했습니다.  이제 거의 일단락 되어 다소나마  벗어나긴 했지만

쉽게 잊혀질 일이 아니라서 마음을 다시 추스립니다.

 

...부산의 대표적인 환경단체인 부산환경운동연합도 간부 교체가 점쳐지고 있다. 지난 2005년부터 처장직을 수행해 온 이성근 사무처장이 2월 총회 이후 물러날 것으로 예상된다. 이 처장은 20여 년간 부산환경운동연합에서 활동했으나 지난해 말 모 국장의 노동부 고용안정금 부정수급 사건에 도의적 책임을 지고 물러날 것으로 알려졌다... 국제신문 2009년 2월1일


참 힘든 시간이었습니다.  상처를 주기도 하고 상처를 입기도 하면서 사람과의 관계를 다시 생각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그리고 미안하기도 하고,  결과적으로  내가 다 책임지겠다고 했지만  그 책임을 어디까지로 규정할 지 막연하기도 합니다.  

그땐 봄이 그토록 기다려 졌는데, 그 봄도 이렇듯 술술 지나갑니다.

녹음이 지면 또 어떤 마음이 들련지

 

안식년이라는 것에 대해 일반인들은 생소합니다.  그래서 저 양반이 실업자가 됐나 추측하기도 하고, 

회사 안가냐고 굳이 묻는다면, 그때사  안식년에 대해 설명을 하면  "그 좋네" 라고 합니다.

 

...한국리드십센타는 7년간 근무한 직원들에게 1년간의 안식년을 주고 휴가비로 1,000만원을 지원한다. 안식년 종료 후 복직여부는 전적으로 본인의사에 달렸고 복직을 희망하지 않을 경우 휴가비는 반납해야 한다...

 

안식년도 양극화 현상이 있습니다.  사례로 든 저런 안식년은 제겐 꿈일 따름입니다.  저의 경우 직책수당을 뗀 생활비 정도만 지급되는데 최근에는 근속수당까지 떼고 주길래 어처구니가 없기도 하고 황당하기도 했습니다.  조직이 어렵다 보니 이해는 했습니다만 갑갑한 일이 아닐 수 없었습니다.   하긴 시절이 좋았다면  해외에 공부 하러 갔겠지만, 외국은 고사하고 국내 조차도 지원이 어려워졌습니다.  이래저래 겹쳐진 상황의 불순함은   작년 가을 이후 세계적 경제불황을 만나 최악의 수준이 되고 말았습니다. 한편으론 운도 없다고 위로합니다. 그러면서 잘될거라고 또 주문을 걸어 봅니다.       

 어제는 간만에 사무실 동료들과 태종대 감지해변에서 한 잔 했습니다. 안 마시다 마시니 취기가 빨리 돌았습니다.

2차까지 갔다가  술 취한 저를 집에다 데려준 후배를 위해 집에서 3차를 할 요량으로 데리고 왔다가 마누라에게 혼이 났습니다.

 

아침 7시 50분 베란다에서 본 풍경입니다.  아들이 학교갈 시간이기 때문에 아비로서 모범을 보여야 하기 때문에 더 자고 싶어도 일어나 머리감고 면도하고 같이 아침을 먹어야 합니다.  마누라의 잔소리를 듣지 않기 위해서이기도 합니다.  또 꽤째째한 몰골을 마누라가 싫어하기 때문입니다. 아침은 그렇게 후딱 지나갑니다.

 막내를 어린이집에 데려다 주고 나서부터 그동안 디카로 찍어두었던 식물들을 동정하기도 하고 책을 보기도 합니다.

10시가 넘어서면 설겆이며 빨래를 끝낸  마누라는 절에 가거나 친구를 만나러 갑니다. 

그때부터 오디오를 켭니다.  크게 내가 듣고싶은 곡으로  

12시 30분 점심시간입니다.

대충 밥을 챙겨 먹고 집뒤 통일동산으로 가거나 황령산으로 갑니다.

한바퀴 돌면서 숲을 관찰합니다.  때로 반가운 친구들을 만나기도 합니다.  사람을 만난 것 보다 더 기쁠 때가 많습니다.

 오후 5시 산으로 가지 않는 날은  하루종일 책을 보거나 시를 정리하면서 지냄니다.

퇴근시간이 가까울 무렵 도시고속도로를 기듯이 가는 차량들의 머리와 서편으로 기우는 해를 보며 그 햇살에 물드는 세상을 관조합니다.

큰 아들이 학교에서 돌아오고 학원갈 준비를 합니다.  그리고 막내를 데리러 어린이집으로 갑니다.

 밤 11시 큰아들이 학원에서 귀가할 시간,  막내와 마누라는 자고  저는 간간이 담배를 피우러 베란다에 섭니다.

그리고 12시 넘어 시방처럼  블로그에 글을 올림니다.

이렇게 하루를 보내는 중입니다.

마지막으로 일기를  쓰고,  좀더 나은 생활과 밝은 내일을 위해 주문을 겁니다. 

나는 할 수 있다. 나는 승리한다. 반드시 ... 09.4.24

 

출처: 다음블로그 제주 사랑채

nico song

 

01 Wake Up  "님과함께"
02 Here I Am  "뜨거운 안녕"
03 You Are Not Alone  "내마음 당신 곁으로"
04 Neverending Love  "미워도 다시한번"
05 True Life  "애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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