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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존/풀과 나무

구린내 나는 식물, 계요등[鷄尿藤]

by 이성근 2018. 3. 4.


계요등[鷄尿藤] Skunk-vine 꼭두서니과 낙엽 덩굴성 여러해살이풀 Paederia scandens

 

길이 57m이다. 어린 가지에 잔털이 나고 구린내가 난다. 잎은 마주나고 달걀 모양이거나 달걀처럼 생긴 바소꼴이다. 끝은 뾰족하고 밑부분은 심장 모양이거나 수평이다. 가장자리는 밋밋하고 뒷면에 잔털이 있거나 없으며 잎자루는 길이 16cm이다. 크기가 다양하고 변이가 심한 편이다. 기부는 목질화되어 단단해진다



꽃은 79월에 피는데, 흰색 바탕에 자줏빛 점이 있으며 안쪽은 자줏빛이고 지름 46mm, 길이 11.5cm이다. 줄기 끝이나 잎겨드랑이에 원추꽃차례 또는 취산꽃차례로 달린다. 꽃받침과 화관은 5갈래로 갈라지고 수술은 5개이다. 열매는 공 모양의 핵과로서 지름 56mm이며 910월에 노란빛을 띤 갈색으로 익는다. 관상용으로 심으며 한방과 민간에서 거담제·거풍제·신장염·이질 등에 약으로 쓴다.




한국(제주도·전라남도·전라북도·충청남도·경상북도·경기도일본·타이완·중국·필리핀에 분포한다. 잎이 넓고 뒷면에 부드러운 털이 빽빽이 나는 것은 털계요등(var. velutina)이라고 한다.

 

내한성은 약하며 건조한 땅에서 잘 견디고 맹아력이 강하여 마디마다 새싹이 돋으며 바닷가의 해풍을 매우 좋아한다.

계요등의 꽃은 붉은 자색인 중심부를 백색이 감싸는 듯하다. 이것은 곤충들의 눈에 쉽게 띄는 문양의 대비로 충매화(蟲媒花)의 색다른 디자인이다. 자줏빛 꽃 속을 들여다보면, 아주 특이하게도 샘털(腺毛)이 빼곡하다. 그곳을 통과할 수 있는 작디작은 곤충만이 꽃통 속을 드나들 수 있다. 샘털은 일종의 장애물로 꽃가루받이 매개 곤충을 선발하기 위한 수단이다.

계요등은 난온대 상록활엽수림 지역의 숲 가장자리나 숲정이 속, 또는 농촌 길가의 소매군락을 특징짓는 종이다. 사계절 따뜻한 남부지방에 사는 경우에는 지상부 일부가 겨울에도 푸른색으로 버틴다. 긴 줄기로 가까이 있는 다른 식물체를 왼쪽으로 감으면서 올라탄다. 난온대 남부지역에서도 가끔씩 매서운 추위가 나타나는 우리나라에서는 그리 높이까지 오르지는 못한다. 대부분 지표면 가까이에 낮게 산다.

 

사람의 간섭이 늘 있는 농촌 마을 근처에서 흔하게 관찰되며, 동남아지역이 분포의 중심지여서 남부지방으로 갈수록 출현빈도가 증가한다. 한반도 내륙의 양지바른 산비탈에서도 드물게 관찰되며, 우포늪 언저리에서 건강하게 사는 개체가 발견된 적이 있다. 지구온난화로 계요등의 최북단 분포가 점점 북쪽으로 확대되는 경향이 여기저기에서 확인되고 있다. 계요등은 뿌리와 종자로 번식하며, 종자는 야생동물들의 식량이어서 종자 먹는 동물(frugivore)에 의해 널리 분산한다.

속명 파에데리아(Paederia)도 악취를 의미하는 라틴어(paidor)에서 유래하고, 영어 명칭처럼 스컹크(skunk) 냄새에 빗댄다. 종소명 포에티다(foetida)는 역시 아주 역겨운 나쁜 냄새를 뜻하는 라틴어이다.

 

우리나라에서 흔히 사용하는 스칸덴스(scandens)는 이명(異名)으로 취급되고, 감고 올라간다는 뜻이다. 악취가 심한 종자는 초겨울까지 황갈색을 띠며 매달려 있다. 이런 계요등을 타이완이나 일본 칸또우(関東) 지방 이남 지역에서는 식물체 전체를 짓이겨서 그 즙으로 동상(凍傷)을 입은 상처나 벌레 물린 데에 바르는 습속이 있다.


참고자료

1. 한국식물생태보감 (김종원, 자연과생태, 2013)

2.국가생물종정보시스템(www.nature.go.kr)


La Malaguena - Trio Los Pancho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