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갈맷길은 부산을 상징하는 갈매기의 길로서 시민공모를 통해 선정된 이름이다. 칠백리 어느 구간이든 걸어 본 사람은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운다.
현재 갈맷길은 기장 월내에서 가덕도까지의 ‘해안 갈맷길 7백리’와 함께 제2회 갈맷길축제를 통해 선보였던 ‘사포지향 갈맷길 200리’를 포함해 21개의 코스가 있다. 갈맷길 중 특히 추천하고픈 구간 중 하나가 감천(감내포)에서 다대포까지의 부산 남서부 해안 비경 길이다. 이 길은 부산 해안지형의 백화점으로 불릴 만큼 다양한 경관을 펼칠 뿐 아니라 역사탐방의 동선 역시 뛰어난 곳이다.
발은 감천사거리. 남부발전(구 화력발전소) 담벼락을 따라 이동한다. 예전에 불미골로 불렸던 감천은 공업도시 울산보다 앞서 공해의 아픔이 서린 곳으로, 전후 피란민이 몰려와 세운 판잣집이 천마산 자락을 빼곡히 채웠고 아직도 그 흔적은 뚜렷하다. 사진작가 최민식 이후 이곳은 출사지로 전국에 이름나 있다.
해수욕장으로 내려선다. 이곳은 이 땅의 또 다른 땅끝이다. 백두산에서 시작된 백두대간 줄기가 낙동정맥을 따라 영남알프스군의 가지산도립공원을 타고 내리다 금정산맥을 통해 이곳 몰운대를 끝으로 한반도 육상생태계의 끝을 맺는다. 한편으론 낙동강 1,300리의 종점으로 민물과 짠물이 몸을 섞는 곳이다.
지평선처럼 펼쳐진 백사장은 끝간 데 없는 것처럼 보인다. 저물녘 그 하늘이 붉게 물든다. 날이 흐려도 좋다. 해무가 사람의 세상이 아닌 듯 착각하게 만든다. 특히 겨울 수천 마리의 민물가마우지떼가 편대를 지어 오륙도(五六島)로 이동하는 장면은 평생을 기억할 압권이다. 여기에 해수욕장 입구 횟집에서의 소주 한잔은 여독을 푸는 데 그만이다.
すてきな 16才 - 弘田三枝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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