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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존/더불어 살기

‘화석 물고기’ 실러캔스는 왜 ‘콩알’만 한 뇌를 지녔나

by 이성근 2019. 4. 23.

화석 물고기실러캔스는 왜 콩알만 한 뇌를 지녔나



살집이 있는 8개의 지느러미에 길이가 2m에 이르는 실러캔스는 화석으로만 보던 고대 물고기로 네발로 걷는 척추동물 진화의 비밀을 안고 있다. 로렌트 발레스타, 곰베사 익스피디션스, 안드로메드 오세아놀로지사 제공.

 

1938년 남아프리카 앞바다에서 발견된 실러캔스는 살집이 있는 8개의 지느러미가 달린 거대하고 괴상하게 생긴 물고기였다. 과학자들은 곧 이 물고기가 4억년 전 화석으로만 발견되던 6600만년 전 멸종한 어류와 비슷하다는 사실을 알았다. 실러캔스는 인간을 포함해 네 발로 걷는 육상 척추동물이 어떻게 진화했는지 밝혀줄 살아있는 화석으로 유명해졌다.

 

특이하게 실러캔스의 두개골은 고대 화석 물고기처럼 두 칸으로 나뉘어 있었고, 그 속의 뇌는 우스꽝스러울 정도로 작았다. 왜 고대 물고기의 두개골은 둘로 나뉘었다 사지로 걷는 육상동물에서는 하나가 됐을까. 또 뇌는 왜 이리 작을까.

 

휴고 두텔 영국 브리스톨대 고생물학자 등 국제 연구진은 18일 과학저널 네이처에 실린 논문에서 첨단 분석장치를 이용해 이런 오랜 수수께끼의 일단을 해명했다고 밝혔다. 연구자들은 박물관에 보관된 임신한 실러캔스를 해부하지 않고 엑스선 스캐닝을 통해 3차원 모델을 만드는 방식으로 이 물고기의 태아가 발달하면서 두개골과 뇌 구조가 어떻게 변하는지 처음으로 알아냈다. 실러캔스는 뱃속에서 알이 깨어나 새끼를 출산하는 난태생 방식으로 번식한다.

 

c2.jpg » 둘로 나뉜 실러캔스의 두개골(왼쪽)과 두개골 내용물. (오른쪽 노란색)는 매우 작은데 비해 척삭(초록색)과 전기 감지 기관(오른쪽 코 부위 하늘색 부분)은 유난히 크다. 휴고 두텔, 브리스톨대 제공.

 

조사 결과 이 물고기의 뇌는 두개골 용량의 1%를 차지할 정도로 작았다. 뇌는 뒤 두개골 가운데 작은 끈 형태로 남았다. 두개골이 커지는 속도에 견줘 뇌가 매우 느리게 성장한 결과였다.

 

대신 비대한 척삭이 척추와 뒤 두개골 아래에 자리 잡았다. 척삭은 대부분의 척추동물의 초기 발달과정에서 퇴화하는 기관이다.

 

연구에 참여한 존 롱 영국 플린더스대 교수는 척삭이 특별하게 발달하면서 두 개의 두개골이 연결된 독특한 구조가 생긴 것으로 보인다척삭은 일부 물고기의 뇌 아래 작은 막대 형태로 퇴화하는데, 실러캔스에서는 뇌보다 50배 크기로 극적으로 팽창했다고 이 대학 보도자료에서 말했다.

 

그는 실러캔스의 뇌 성장 과정은 우리와 같은 영장류의 뇌가 급격히 자라는 것과 선명하게 대조된다큰 척삭이 사라지지 않고 계속 남아있으면서 두개골이 딱딱하게 굳는 것을 가로막음으로써 두개골이 두 부분으로 나뉘게 됐다고 설명했다.

 

두개골 속에는 뇌보다 훨씬 큰 주둥이 기관이 달려 있는데, 여기서 많은 에너지를 소모하는 것도 실러캔스의 뇌가 작은 한 이유라고 연구자들은 밝혔다. 이 기관은 캄캄한 바다에서 먹이를 찾을 때 쓰는 전기 감지 기관이다.

 

c3.jpg » 1999년 인도네시아 술라웨시에서 발견된 실러캔스의 다른 아종. 심각한 멸종위기에 놓여 있다. 위키미디어 코먼스 제공.

 

실러캔스는 남아프리카 동해안의 코모로 제도와 인도네시아의 술라웨시우타라에 살고 있다. 이들은 낮에 심해 동굴에서 지내다 밤에 해저 절벽에서 먹이를 찾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쟁자가 거의 없는 심해 동굴에 살아 과거의 형태를 유지할 수 있었지만, 고대의 원시적 물고기 상태로 고정된 것은 아니다. 최근의 연구 결과는 변화가 느렸을 뿐 진화가 멈췄던 적은 없다고 말해 준다(관련 기사: 지느러미로 걸었을까, 실러캔스 7천만년의 비밀).

 

실러캔스는 우리가 흔히 보는 물고기보다는 사람 등 네발로 걷는 척추동물에 가깝다. 그러나 사지보행 동물의 직접 조상은 아니다. 최근의 분자생물학과 화석 연구는 실러캔스보다 폐어의 조상이 우리와 같은 척추동물을 낳은 것임을 보여준다.

 

두텔 박사는 실러캔스와 관련해 찾아낸 답보다 답을 기다리는 질문이 많다. 이 물고기는 척추동물 진화를 이해하는 많은 단서를 품고 있는 만큼 멸종하지 않도록 보전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c4.jpg » 단순화한 경골어류의 계통도. 실러캔스(위 왼쪽에서 두 번째)는 어류의 99%를 차지하는 보통의 물고기보다 사람 등 네발 보행 척추동물에 가깝다. 또 폐어(위 왼쪽에서 세 번째)가 실러캔스보다 사람의 직접 조상 계열이다. 휴고 두텔, 브리스톨대 제공.

 

실러캔스는 어획 대상 종은 아니지만 부수 어획 또는 표본용으로 포획되고 있다. 세계자연보전연맹(IUCN)은 개체수가 500마리 미만인 인도네시아 실러캔스를 멸종 위험이 가장 큰 위급 종으로, 개체수가 1만 마리 이하인 아프리카 실러캔스를 취약종으로 지정했다.

 

기사가 인용한 논문 원문 정보:

Hugo Dutel et al, Neurocranial development of the coelacanth and the evolution of the sarcopterygian head, Nature 2019, https://doi.org/10.1038/s41586-019-1117-3/ 조홍섭 기자 ecothink@hani.co.kr

 

지느러미로 걸었을까, 실러캔스 7천만년의 비밀

실러캔스 게놈 첫 해독'살아있는 화석'은 아냐

심해 동굴 서식해 진화 매우 느려육상동물 조상은 폐어에 더 가까워

 

오스트리아 비엔나자연사박물관에 전시돼 있는 아프리카 실러캔스 표본. 사진=알베르토 페르난데스, 위키미디어 코먼스

 

19381222일 남아프리카 찰룸나강 하구에서 한 어선의 저인망에 괴상하게 생긴 커다란 물고기가 걸렸다. 드물게 나오는 못 먹는 물고기였다. 쓰레기통에 처박힐 운명이던 이 물고기는 한때 박물관에서 일한 적이 있는 마저리 코트니래티머라는 여성의 눈에 띄면서 세상에서 가장 유명한 물고기가 됐다.

 

그는 스케치북에 마치 다리처럼 살집이 있는 8개의 지느러미에 크고 푸른 눈을 지닌 1.5m 크기의 이 물고기를 그려 전문가에게 보냈다. 4억년 전에 나타나 중생대 말에 멸종한 물고기와 똑같이 생겼다는 사실이 알려졌다. 7000만년 만에 되살아난 이 고대 물고기가 바로 실러캔스이다.

 

실러캔스는 바다를 떠나 처음으로 땅을 네 발로 딛고 공기를 호흡한 첫 육상동물의 조상으로 여겨졌고, ‘살아있는 화석이란 별명이 붙었다.

 

Latimeria chalumnae model in the Oxford University Museum of Natural History.jpg » 영국 옥스퍼드대 자연사박물관에 전시돼 있는 아프리카 실러캔스 모델. 사진=위키미디어 코먼스

 

은행, 폐어, 투구새우, 투구게 등 가까운 친척이 없거나 화석에나 나오는 오랜 형태를 그대로 간직한 생물을 흔히 살아있는 화석이라고 부른다. 하지만 진화생물학자들은 이 말을 쓰기를 꺼린다. 진화가 멈춘다는 게 있을 수 있는 일인가.

 

정작 이 말은 처음 만든 이는 찰스 다윈이다. 그는 <종의 기원>에서 담수에는철갑상어를 비롯해 오리너구리와 폐어 같은 특이한 생물도 산다. 이런 특이한 형태를 살아있는 화석이라 불러도 될 것이다. 이들은 한정된 공간에 서식해 경쟁이 심하지 않았기 때문에 오늘날까지 살아남은 것이다.”라고 썼다.

 

최근 여러 나라의 과학자들이 이 수수께끼의 물고기 실러캔스의 게놈(유전체)을 해독해 <네이처>에 발표했다. 연구 결과 과연 이 물고기는 다른 동물보다 아주 천천히 진화해 왔음이 분명해졌다.

 

아프리카 실러캔스와 종은 다르지만 형태는 매우 비슷한 또다른 실러캔스가 1999년 인도네시아에서 발견됐다. 두 종은 사람과 침팬지의 조상이 진화 계통에서 갈라진 것과 비슷한 시기인 약 600만년 전에 다른 진화의 길로 접어들었다. 그런데 이번에 인도네시아와 아프리카 실러캔스의 혹스 유전자 차이를 분석했더니 사람과 침팬지 차이보다 11분의 1에 지나지 않았다.

 

연구진은 이처럼 실러캔스의 유전자 변화가 적은 이유를 변화가 필요 없는 서식환경과 관련이 있을 것으로 추정했다. 이 물고기는 낮에는 수심 170m의 어두운 바다 밑 동굴 속에 쉬다가 밤에 해저 절벽을 따라 표면에 나와 다른 물고기를 잡아먹는다. 심해 동굴에서 사는데다 경쟁자가 거의 없어 변화할 이유가 없었다는 것이다.

 

연구자들은 변화가 느렸을 뿐 진화가 멈췄던 적은 없다고 말한다. 다시 말해 실러캔스는 고대의 원시적 물고기가 아니라 현대적인 물고기란 얘기다.

 

우리나라에 서식하는 긴꼬리투구새우. 원시적 형태를 그대로 갖췄지만 내부는 크게 달라졌다는 지적이 나왔다. 그림=국립생물자원관

 

화석의 골격을 근거로 말하는 살아있는 화석이란 규정이 골격 내부 생물체 조직의 진화를 가린다는 지적도 나왔다. 영국 과학자들은 최근 공룡시대부터 비슷한 형태를 유지해 살아있는 화석이라 불리는 투구새우의 유전자를 분석한 결과 알려진 것보다 훨씬 커다란 유전적 변화를 겪었음을 밝혔다.

 

유럽의 한 투구새우는 25000만년 전에 존재했던 종으로 알려졌으나 이번 연구에서 2500만년 이전에 진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외투는 그대로이지만 내용물이 달랐던 것이다.

 

사실 이번 <네이처> 연구의 주요 성과는 다른 데 있다. 실러캔스와 폐어 가운데 누가 육상동물로 진화한 직계인가는 진화학계의 오랜 논란거리였는데, 이번에 폐어 쪽에 손을 들어준 것이다. 사람을 포함해 네 다리로 땅을 딛는 동물의 조상의 폐어의 조상에서 유래한 것이다.

 

지느러미를 발처럼 이용하는 폐어의 모습. 그림=G. H. 포드, 위키미디어 코먼스



어류와 네발 육상동물의 계통도. 폐어가 실러캔스보다 육상동물 기원에 가깝다. 그림=<네이처>

 

하지만 폐어의 유전자는 너무나 복잡하고 수가 많아 당분간 실러캔스는 육상동물 진화를 연구하는 주역의 자리를 내놓지 않을 전망이다. 실러캔스는 혈액 공급이 잘되는 커다란 알을 뱃속에서 부화시키는 난태생이다. 이런 형질은 나중에 태반으로 진화했을 것이다.

 

지금은 심해 동굴에만 살아남았지만 4억년 전 실러캔스의 다른 종은 얕은 웅덩이에서 지느러미를 이용해 걸어다녔을 것이다. 고대의 기억을 오롯이 간직한 이 특이한 물고기는 7000만년을 버텼지만 현재 멸종위기에 몰려 있다.

 

기사가 인용한 논문 원문 정보:

The African coelacanth genome provides insights into tetrapod evolution

Chris T. Amemiya et.al. Nature Volume: 496, Pages: 311~316

DOI: doi:10.1038/nature12027

 

Mathers et al. (2013) Multiple global radiations in tadpole shrimps challenge the concept of ‘living fossils’. PeerJ 1:e62 http://dx.doi.org/10.7717/peerj.62

조홍섭 환경전문기자 ecothink@hani.co.kr2013. 04. 26

 

중 최대 1.8m 야생 도롱뇽 미식에 사라지나

100달러 고급요리 재료 수요 폭증, 수백만 마리 양식

번식할 성체 야생서 포획, 전염병 확산, 유전자 오염 등 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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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룡시대인 쥐라기에는 거대한 도롱뇽이 살았다. 그 모습은 17000만년 전 화석으로 남아 있다. 이 거대 도롱뇽의 후손이 3종 살아 있다. ‘장수도롱뇽이란 이름을 지닌 이들은 각각 중국과 일본, 캘리포니아에 산다. 이름에 걸맞게 일본 것은 길이가 140에 이르고 캘리포니아 것은 30정도로 이보다 작지만 다른 도롱뇽에 비하면 거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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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장수도롱뇽은 세계에서 가장 큰 양서류이다. 성체는 보통 무게 25~30에 길이 115로 자라는데, 가장 큰 개체의 기록은 50180. 이 살아있는 화석은 맑은 물이 흐르는 바위 계곡이나 호수의 바위틈에 숨어 있다가 밤중에 개구리, 가재, 물고기 등을 사냥한다. 큰 머리, 작은 눈, 칙칙하고 주름진 피부를 지닌 이 선사시대 동물은 세계적인 멸종위기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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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50년대 이후 개체수의 80%가 사라져 세계자연보전연맹(IUCN)위급종으로 분류했다. 런던동물학회(JSL)가 진화적으로 특이하고 세계적으로 멸종위기에 놓인 핵심 종을 보전하기 위해 2010년 시작한 엣지’(EDGE) 프로젝트에서 가장 중요한 10종에 포함돼 있기도 하다. 다른 많은 종처럼 남획과 서식지 파괴, 오염이 감소의 주 원인이다.

 

특히 이 도롱뇽은 남획이 큰 문제다. 한약재와 드물게 값비싼 별미를 위한 요리 재료로 쓰였다. 그러나 급속한 경제성장과 함께 수요가 폭증하고 있다. 이 도롱뇽은 100달러가 넘는 가격에 팔린다.

 

요리용 재료 용도로 양식장에서 기르고 있는 중국장수도롱뇽. 사진=Ben Tapley(런던동물학회)

 

사실, 중국장수도롱뇽의 개체수 자체는 늘고 있다. 농가의 양식장에서 수백만 마리를 기르고 있고, 상당수를 야생에 방사하고 있다. 그런데 번창하는 도롱뇽 양식이 오히려 이 희귀동물에 치명타를 가할 우려가 있다는 연구가 나왔다.

 

런던동물학회와 중국 산시성 사범대학 연구진이 장수도롱뇽 양식장 43곳에 대한 현지조사와 관련 인사를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와 심층 인터뷰를 한 결과가 과학저널 <오릭스> 최근호에 실렸다. 이 도롱뇽은 중국 중부, 남서부, 남부에 꽤 널리 분포하고 있다. 그러나 서식지는 심하게 조각나 있다. 게다가 핵심 서식지인 친링산맥 주변에 양식장이 몰려 전체 생산량의 70%를 차지하고 있다.

 

중국 산시성 친린산맥. 맑은 물이 흐르는 계곡은 장수도롱뇽의 주요 서식지이다, 사진=위키미디어 코먼스

 

산시성에 등록된 중국장수도롱뇽 양식장의 수는 124곳에 이른다. 미등록 양식장도 적지 않다. 연구진이 등록된 양식장 43곳을 조사한 결과 기르는 도롱뇽의 수는 농장당 평균 8354마리였다. 38곳에서는 번식할 수 있는 성체를 보유하고 있었다. 사육 농장을 등록하기 시작한 것은 2004년이었다. 농장은 급속도로 늘었다. 2011년 산시성의 조사에서 사육 도롱뇽의 전체 개체수는 260만 마리에 이르렀고 이 가운데 15000개체는 번식 개체였다.

 

문제는 번식을 할 수 있는 성체는 거의 모두 자연에서 포획한다는 사실이다. 법정보호종이지만 불법 포획이 광범하게 이뤄지고 있다. 맑은 계곡에 사는 도롱뇽을 좁은 사육장에서 많이 기르다 보니 자체 번식이 불가능한 결과이다.

 

수족관의 중국장수도롱뇽. 자연상태와 다른 양식장 환경에서는 번식을 하지 않아 야생 개체 포획이 일어나고 있다. 사진=J. Patrick Fischer, 위키미디어 코먼스

 

2009년 산시성에서 이 대형 도롱뇽 생산량은 500t이었다. 이 지역 가구의 60%가 양식에 참여하고 있다. 도롱뇽 양식은 약초와 버섯 재배와 함께 이 지역에서 가장 중요한 산업이어서 지방 정부가 적극 육성한다. 일부 공무원은 개인적으로 도롱뇽 양식사업에 투자하고 있다고 논문은 밝혔다. 도롱뇽 산업을 키우는 지방정부는 이 세계적 희귀동물의 보존 임무도 맡고 있다.

 

처음부터 주민들이 도롱뇽 양식을 했던 건 아니었다. 애초 먹는 것 자체도 낯설었다고 주민들은 증언한다. 야생 중국장수도롱뇽은 1970년대까지만 해도 친링산맥에 꽤 많았다고 주민들은 말한다. 주민들은 이 동물을 더럽고, 잡으면 아기 울음소리를 내기 때문에 접촉을 꺼렸다고 한다. 만지면 액운이 온다고도 믿었다.

 

물론 주민들은 이 동물이 세계적인 보호종인 것은 몰랐다. 단지 잡을 때 아기 울음소리를 내는 물고기의 일종으로 알았을 뿐이다. 1978년 개혁개방과 함께 주민의 이주가 자유로워지자 상황은 달라졌다. 중국 남부의 장수도롱뇽을 먹는 전통이 있는 주민이 들어온 것이다. 이주민은 손쉽게 잡을 수 있는 장수도롱뇽을 쓸어모아 남부 지역에 팔아 짭짤한 소득을 올렸다. 이를 본 토박이들도 도롱뇽잡이에 나섰고, 맛에 익숙해지기 시작했다. 1980년대에 주민들은 하루에 한 사람이 30~70의 중국장수도롱뇽을 잡았다고 한다. 도롱뇽 양식은 지역주민의 소득과 희귀종 보존을 모두 달성하기 위한 해결책이라고 당국은 보았다. 이를 위해 양식한 도롱뇽의 일정 비율을 야생에 방사하도록 의무화했다.

 



중국장수도롱뇽 양식장을 조사하고 있는 연구진. 사진=커닝햄 외, <오릭스>

 

그러나 이런 조처가 도롱뇽 야생 개체수의 증가로 이어졌는지는 의문이라고 논문은 지적했다. 처벌이 약해 야생 개체의 포획이 계속되고 있을뿐더러, 서식지별 유전적 차이를 고려하지 않고 무분별하고 방사하는 것이 결국 유전적 독특함을 없애는 유전자 오염을 일으키고 있다는 것이다.

 

농장에서 선발한 개체는 빨리 자라는 형질을 지닐 수 있는데 이를 야생에 풀어놓았을 때 문제가 생길 수 있다. 또 방사하는 곳에 자연 개체가 아직 존재하는지 제대로 조사하지도 않고, 또 방사한 도롱뇽에 대한 사후 조사도 이뤄지지 않고 있다.

 

과밀한 사육조건에서 바이러스 등 감염이 늘어나는데, 처리를 하지 않은 폐수 방류를 통해 이 질병이 야생으로 퍼져나갈 우려도 크다. 연구진은 조사한 43개 양식장 모두가 폐수를 처리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연구에 참여한 사무엘 터베이 런던동물학회 박사는 사육한 도롱뇽과 야생 개체를 완전히 격리하고 야생개체를 포획하는 관행이 멈추도록 단속을 강화해야 한다. 야생 개체를 잡을 필요가 없게 사육 방법을 개선해야만 야생과 사육 개체의 질병 위험을 줄이고 야생 개체의 유전자 오염을 막을 수 있다라고 이 학회 보도자료에서 말했다.

 

Shaanxi_in_China.jpg » 중국 산시성 위치

 

기사가 인용한 논문 원문 정보:

Cunningham et al. (2015) Development of the Chinese giant salamander Andrias davidianus farming industry in Shaanxi Province, China: conservation threats and opportunities, Oryx, DOI: http://dx.doi.org/10.1017/S0030605314000830 

조홍섭 환경전문기자 ecothin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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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80년 제4회 MBC 대학가요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