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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과 어울리기/칼럼 기고

907 기후정의행동 이후 무엇이 달라졌나

by 이성근 2024. 12. 3.

907 기후정의행동 이후 무엇이 달라졌나

매일 임원과 회원들에게 발송하는 BGT 환경뉴스가 있다. 발행되는 모든 매체(신문,방송,인터넷 )를 살펴 그날치 환경 관련 기사를 복사하여 사무처의 주요일정과 더불어 소개한다., 2024113, 월화수까지 선별된 25개의 기사를 공유했다.

그중에서도 몇 가지 눈여겨 볼 뉴스를 꼽아 보았다,

1. 불과 반세기 만에장대한 북극 빙하 사라지고 맨땅 드러났다 8. 해조와 성게가 녹는 앞 바다 기장 11. “너무 비싸기후변화 경제 피해 2000000000000달러 12. 단풍이 든 소나무 13. '끓는 지구'올해 가장 더웠다, '1.5' 기후 마지노선 붕괴 14, 올해 지구 온도 1.54도 상승기후 위기 마지노선 넘어” 15. 유엔 기후총회서 "파멸의 길" 경고문제는 '’ 16. 전자레인지 3분 돌리자 ''21억개 출몰한 그놈들 18. 11, '태풍 4' 동시에 몰려온다관측 이래 처음 등이다.

제목에서 알 수 있듯 국내외 아니 지구의 위기가 감지된다. 그런데 실상의 우리네 인식은 너무나 많은 세상의 소식에 노출되어 뉴스,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그러하기에 지난 여름의 폭염, 나아가 코로나 펜데믹의 아픔을 기억 상실증에 걸린 듯 고스란히 잊고 산다.

다분히 주관적 관점일 수도 있지만 분명한 것은 이대로 간다면 시나브로 기후재앙의 한복판에 노출됨은 기정사실이다. 아니 이미 임계점을 넘어 섰다는 관측에 동의하는 편이다. 그것은 몸이 체감하고 이땅의 산과 강, 바다가 웅변하고 있다. 거기에 깃들거나 기대어 사는 수많은 생명이 이건 아니다 라고 항변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그들의 절박한 메시지를 읽지 못하고 있다. 어쩌면 너무 거대해서 감히 어찌해 볼 여지가 없을 수도 있다. 아니면 급속한 고도성장이 가져다 준 풍요의 중독에서 벗어나지 못해 현실에 안주하는 태만일 수도 있다.

지난 11일부터 제29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9)가 아제르바이잔 바쿠에서 열리고 있다. 유엔 가입 193개국이 소속되어 있으니 COP를 통해 거의 대부분의 나라가 기후변화에 함께 맞서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앞서 소개한 뉴스만 가지고서라도 COP는 한참이나 뜨거운 논쟁으로 세상의 이목을 끌 법 한데도 주요 뉴스가 아니다. 현재 대한민국 언론의 관심은 명태균게이트와 트럼프 당선에 따른 ‘2기 트럼프로 도배되고 있다. 하기사 그도 그럴 것이 작금의 윤석열 검찰독재국가에 맞서 그들이 유린한 국민기만과 재정파탄, 전쟁위기 등은 시민의 일상을 흔드는 중대 위협이기에 정치적 변화와 돌파구에 관심을 가지는 것은 당연한 일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지금의 거대정당 중심의 정치지형은 권력의 교체만 있을 뿐이다. 이같은 불신은 그들의 지향성이 큰 차이가 없다는 것이다. 사람과 자연, 공존과 미래, 지속가능성, 세대간 기후정의에 무게 중심을 두기 보다. 파괴적 개발과 성장이 우선이기 때문이다, 또 구태의연하다. 이같은 진단은 전국 어디고 닮은꼴의 팽배한 개발과 성장주의가 대변하고 있다. 명분은 인구감소, 청년유출극복, 균형발전이다. 이를 위해 거대한 커넥션이 작동되고 있다.

다소 거칠게 말하자면 내가 죽을 판인데 뭔들 못하랴 이며 만만한 것이 지역 공유미래 자산인 자연재의 강탈과 파괴다. 여기에 여야가 없다. 심지어 시민단체라 부르기에 낮 뜨거운 집단의 부화뇌동은 가관이 아닐 수 없다. 에컨대 처참한 실패로 끝난 엑스포 유치와 가덕신공항 건설의 명분과 논리는 기괴하기 짝이 없는 놀음이었다. 누구도 책임지지 않았다. 사실 게임 끝이었음에도 강행되고 있는 철면피한 행위는 절망스럽기까지 하다. 그리고 언제 그랬냐는 듯 제대로 된 절차나 숙의도 없이 일방적으로 던지고 양떼 몰 듯 글로벌 허브도시로 시민을 몰아가고 있다. 버스를 타고 가는데 차내 방송이 종용하는 글로벌허브도시 특별법 제정 동참요구는 또 다른 폭력이었다.

지난 97일 서을을 비롯하여 부산 등 주요 도시에서 기후정의 행진이 있었다. 슬로건은 기후가 아니라 세상을 바꾸자 였다. 기후행진의 시작은 2018년 스웨덴의 그레타 툰베리의 등교거부 시위가 계기가 되어 오늘에 이르고 있다. 대한민국에서는 2019년 시작하여 코르나 시기 빼고 매년 개최되고 있다. 올해의 기조는 기후재난으로 인한 반지하거주 일가족의 안타까은 죽음과 더 취약한 거주환경에 내몰리는 시민들, 다시말해 불평등이 기후재난이 불평동을 가속화 시킨다는 것. 그리고 에너지 정의차원에서 핵발전소 대박을 주장하며 노후핵발전소의 수명연장과 신규핵발전서의 건설을 반대하는 것, 나아가 세계적 흐름에 역행하는 화석발전소며, 제주2공항에서부터 새만금, 가덕도신공항 건설, 설악산과 지리산 케이블카 등이다. 여기에 부산의 경우 낙동강 녹조와 4대강 보, 황령산 케이블카 등이 추가되어 국토 모든 곳에서 진행되는 개발사업 등 현재의 한국사회를 반영하여 만들었다.

크게 보면 첫째, 생태파괴 난개벌에 맞서자 둘째, 기후재난 불평등에 맞서저, 셋째, 정의로운 에너지 체제로 전환하자로 집약된다. 전국적으로 3만명이 참여했다. 수많은 의제와 현장이 거리로 나왔다.

시민들이 들고 나온 피켓 중에 인상적인 구호를 돌이켜 보자면 내 일이 아니라고 생각하면 우리에게 내일은 없다”, “덜 소비하고 더 존재하라”, “행동하라 내일은 없다”, “우리 공동의 집 지구를 살려요”, “에너지 ON, 핵발전소 OFF”, 끄자 석탄에너지 켜자 햇빛 바람에너지“, ”기온도 내리고 윤석열도 (끌어)내리고“, ”언놈이 씨부려도 탈핵 탈송전탑이 미래다“, ”날씨가 이상한 게 아니라 인간이 이상해“, 미래세대에게 재난을 물려주지말자등 헤아릴 수 없을 정도 신선한 구호들이 등장했다. 참가 시민들은 면면을 보자면 활동가도 아니고 환경단체 회원이 아닌 일반 시민도 많았다는 평가였다 나아가 참가 소감도 지구와 기후를 위해 조금이라도 보탬이 된 거 같다

그로부터 3개월이 경과했다. 지구적으로 중요한 국제회의가 동시 다발적으로 열리거나 예고되 어 있다. 지난 2일 폐막한 콜롬비아 칼리에서 열린 16차 유엔 생물다양성협약 당사국 총회(COP16)를 비롯하여 COP29며 부산에서 개최하는 플라스틱 국제회의(INC-5)는 귀추가 주목되는 지구적 회의다. 그렇지만 대부분이 노정된 한계를 넘어서지 못한 채 답보수준이다. 진정성 부재와 재원마련이라는 합의에 이르지 못했기 때문이다. 동시에 위기지표는 국제기구를 비웃기라도 하듯 가파르게 치솟아 경고음을 연신 울리고 있다. 안타깝다는 말 말고는 달리 표현할 것이 없다.

기후가 아니라 세상을 바꾸자.” 907기후정의 행진 슬로건이 공허해지는 이유이기도 하다. 일상적 운동이 아니고, 주류화 되지 못한 기후정의는 선한 마음의 시민참여에도 불구히고 이벤트로 전락할 수 밖에 없는, 그리하여 지구의 날이며 환경의 날, 생물 다양성의 날, 사막화 방지의 날처럼 연례행사로 기억되는 오류는 되풀이 되어서는 곤란하다. 그래서 기후재난의 주범을 규탄하면서도, 행진이 마무리되면 언제 그랬냐는 듯 기후재난의 주범과 손잡는 행위를 용인하지 않겠다는 의지가 요구되는 것이다.

한편 많은 사람들이 오해하고 있는 문제 중의 하나가 기후위기 의제 매몰이다. 다시말해 기후위기와 생물다양성의 문제는 동전의 양면임에도 불구하고 부차적인 문제로 인식하는 경향이 많다는 것이다. 그러다 보니 2022년 유엔 생물다양성협약 당사국 총회인 '쿤밍-몬트리올 글로벌 생물다양성 프레임워크(GBF)'합의 사항, 다시말해 2030년까지 '생물다양성이 높은 중요지역 손실'을 제로화하고 전 지구 30% 이상을 보호지역으로 설정한다는 성과에도 불구하고 국내 적용과 이의 이행 촉구에는 거리가 있다는 것이다. 각 나라가 자국의 해양과 육상의 30+30을 지키거나 복구 해야하는데 대한민국의 행보는 더디고 오히려 역행함에도 앞서 언급했듯 지역 활성화라는 덪에 너무도 쉽게 걸려 정처없이 휘둘리고 있다. 부산의 현실은 그 적나라한 현장이다. 대관절 어디로 가자는 것인가.

이성근(부산그린트러스트 상임이사) /계간 백년어 제6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