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세상과 어울리기/생태환경 뉴스

7.8~7.13 기후침묵은 죄악! 시민사회가 나서야 할 때

by 이성근 2019. 7. 8.

박원순 "서울시 도시공원 일몰제 대응안 청주와 공유 가능"

산 정상·급경사에도규제 완화가 부른 `막개발 고지전

"그런 미친..." MB와 한국당에 직격탄 날린 독일 교수

폭염, 17세 청년도 80세 노인도 앗아갔다

금강공원 드림랜드 불안한 회생

방귀 적게 뀌는 젖소, 장내미생물로 골라 메탄가스 줄인다

더워지는 한반도 산림병해충 피해 우려

충북 초토화 과수화상병 막아야 한다

 

환경운동연합 "정부, '도시공원일몰제' 지자체에 책임 떠넘겨"

고승덕 부부, 이촌파출소 부지 이어 건물도 매입···용산구 매입 땐 236+

물 좋은 제주 옛말용천수 1025661곳 줄어 마실 물 걱정

주상절리 경관사유화 논란 제주 부영호텔 소송 완패

 

공원일몰제 해결 "국고·토지은행제가 해답"

울산 태화강 지방정원 국가정원지정

 

기후변화로 30년 뒤 인류 파멸이미 파멸은 진행중

기후침묵은 죄악! 시민사회가 나서야 할 때

‘10일 만에 뚝딱’, 물고기 성전환의 비밀

거대한 바다소를 잡아먹은 사람들멸종의 역사

뱀이 먼저일까, 도마뱀이 먼저일까?



박원순 "서울시 도시공원 일몰제 대응안 청주와 공유 가능"

7일 청주 구룡산 개발반대 주민 격려 간담회

"도시공원 일몰제 관련 중앙정부 지원해야"



7일 충북 청주 두꺼비생태공원을 찾은 박원순 서울시장이 구룡산 개발반대 운동을 펼치는 주민들에게 서울시 도시공원 일몰제 대응안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뉴스1

 

박원순 서울시장이 7서울시의 도시공원 일몰제 대응안을 청주와 공유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날 청주 산남동 두꺼비생태공원에서 열린 구룡산 지키기 시민운동 격려 주민간담회에서 서울시는 일몰제 이후 도시공원의 운명에 대해 4~5년전부터 연구를 했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박 시장은 일몰제 이후 개발이 가능해진 서울 내 모든 도시공원을 매입하려니 12조가 필요한 것으로 조사됐다당장 매입이 필요없는 일몰제 뒤 다른 법령 등으로 막을 수 있는 지역 등을 제외한 매입비는 12000억원 정도로 추산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 비용에는 매입을 통해 다른 지역의 개발까지 막을 수 있는 일종의 공공알박기 지역이 포함됐다하지만 이 방법은 개발 저지를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었고 그 전에 연구와 분석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필요할 경우 서울시 대응안을 청주에 적용할 수 있도록 연구결과 공유나 연구팀 파견 등에 고려할 수 있다고 밝혔다.

 

박 시장은 이 자리에서 공원일몰제 대응을 위한 정부 지원 필요성을 역설하기도 했다. 박 시장은 서울시는 그나마 재정자립도가 높아 가능하지만 다른 지방정부는 만만치 않을 것이라며 충북도도 여러 경로를 통해 정부 지원을 건의했고 변재일 도당위원장, 도종환 의원 등도 동참한 것으로 알고 있지만 쉽지 않은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정부가 토건적 사고를 조금 줄인다면 지원이 가능할 것으로 본다면서 녹지 등 갈수록 생태적 가치는 커지겠지만 개발이 된다면 돌이킬 수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공원 일몰제 등에 대한) 주민들의 인식이나 역할이 중요하다“1차적으로 공원을 지키는 싸움이지만 마을과 지역 발전의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본다고 주민들을 격려했다.    한편 박 시장은 정치 입문 전인 2006년 공사 중이던 두꺼비생태공원을 찾은 바 있다



산 정상·급경사에도규제 완화가 부른 `막개발 고지전

타운하우스 광풍 용인시 참회의 백서

 

경사도 규제 완화에 고도제한 없어

입목축적도 규제 기준도 허울뿐

허술한 규정 방치 용인시 직무유기

특위, ‘6부능선 제한등 대안 내놔

시도 표고 기준 입법화 등 대책 추진

 

용인시 기흥구 상하동 산등성이에 타운하우스가 들어서기 시작할 당시의 모습. 용인시 난개발 조사특위 제공

 

유치원은 위태로워 보였다. 지상 4~5층 규모의 유치원 뒤쪽으로 뻗어 있는 산기슭은 곳곳이 파헤쳐진 채 녹색 그물망으로 덧씌워져 있었고, 황톳빛 땅에선 풀 한포기 찾아볼 수 없을 정도였다. “장마철이 되면 산사태가 나지 않을까 겁이 나요.” 7일 경기도 용인시 처인구의 한 유치원 관계자는 근심스러운 목소리로 말했다. 유치원 뒤편의 가파른 산자락에는 단독주택 허가가 났지만 수년째 방치된 상태다. 이 관계자는 장마철이면 산사태가 염려되고, 평상시에는 흙먼지가 날려 용인시에 수차례 항의했으나 이미 허가가 나서 어쩔 수 없다는 답변만 계속됐다고 말했다.

 

용인은 막개발이 이뤄진 대표적인 도시다. 서울과 인접한 탓에 1990년대 대규모 아파트단지와 단독주택지가 들어서는 등 마구잡이식 주택 건설이 이뤄졌다. 2016년 인구 100만명을 넘어선 용인시의 막개발현재 진행형이다. 13m나 되는 보강토 옹벽 위에 아슬아슬하게 지은 주택을 비롯해, 잇단 쪼개기 개발로 산등성이와 등산로까지 훼손한 단독주택지 등으로 지역 주민들은 고통받고 있다. 관련기사 8

 

과거 용인의 막개발이 대규모 아파트 위주로 진행됐다면, 이제는 이 개발 바람이 타운하우스로 옮겨붙었다. 중소 전문개발업자가 전원주택으로 소개하는 타운하우스는 용인시 건축허가의 허점에다 주택법 적용까지 피하면서 용인의 새로운 막개발 열풍을 이끌고 있다. 용인의 타운하우스는 산기슭 1~4만여에 수백가구의 단독주택단지로 조성된다. 주택법은 5이상에 30가구 이상을 지을 때, 주택공급에 관한 기준을 적용받도록 한다. 하지만 사업지를 1곳당 5미만으로, 가구 수도 사업지역 1곳당 30가구 아래로 쪼개면, 단독주택으로 분류돼 이 법 적용을 피할 수 있다는 허점이 있다. 환경영향평가 등 모든 규제 심의 대상에서 빠질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이 때문에 타운하우스 사업자들이 한 사업지구를 여러 단위로 쪼개서 개발하는 것이다.

 

타운하우스끼리 연결되는 연접개발까지 겹치면서 쓰레기처리장과 주민공동시설 등의 부대시설은 물론 도로 등의 기반시설과 학교 부족은 주민 피해로 돌아온다. 가파른 산지를 이용하며 경사도를 맞추다 보니 13m 높이의 옹벽 위에도 아슬아슬하게 집이 지어진다.

대표적인 사례가 용인시 처인구 이동읍에 자리한 타운하우스다. 가파른 산을 파헤친 땅에 타운하우스 100가구가 들어서 있다. 보전녹지와 자연녹지던 이곳 땅 3만여는 최대 4981에서 최소 1005의 블록 9개로 쪼개져 건축허가를 받은 뒤, 100가구 규모의 타운하우스 단지로 탈바꿈했다. 이런 타운하우스는 처인구와 기흥구 등 용인 산자락 곳곳에 파고들어 있다.

 

지난 4월 용인시 기흥구 상하동 산등성이에서 타운하우스 개발이 한창 진행 중인 모습. 용인시 난개발 조사특위 제공

 

이런 막개발은 용인시의 직무유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주민대표, 시민단체 활동가, 건축사 등 민간 전문가 9명으로 꾸려진 용인시 난개발조사특별위원회’(난개발 조사특위)는 지난해 8월부터 약 열달 동안 용인 지역의 막개발 실태를 조사해 지난 4일 펴낸 활동백서에서 중앙정부가 국토의 계획 및 이용에 관한 법률에 따라 개발행위 허가 업무를 지방정부에 위임했고, 지방정부는 건축허가 세부 규정을 조례로 정해 시행하는데 표고와 경사도 완화 등의 안이한 행정이 (막개발의) 원인이 됐다고 밝혔다.

 

난개발 조사특위의 백서를 보면, 실제로 건축 등 개발행위가 가능한 용인시의 경사도는 수지구 17.5, 기흥구 21, 처인구 25도다. 이것도 2015년 수지구 17.5, 기흥구 17.5, 처인구 20도에서 완화된 것이다. 이는 주변 지방정부의 경사도와 견줘보면 확연한 차이를 알 수 있다. 인근 수원시는 경사도가 10도 미만인 곳에서만 건축할 수 있다. 성남시와 화성시도 건축이 가능한 경사도는 15도 미만이다. 용인의 비탈진 산속에도 건축물이 들어서는 것은 이런 이유에서다. 경사도 15도 미만의 산지는 용인시 전체 산지의 74.2%에 이른다. 지금처럼 경사도를 최대 25도까지 허용하면 용인 전역에서 건축이 이뤄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여느 지방정부와 달리 용인시가 급경사지를 포함한 산지 개발이 쉽도록 제도적으로 길을 터준 셈이다.

 

이뿐만이 아니다. 용인에는 산지에서 개발 가능한 높이인 표고(해발고도) 제한도 없다. 수원시가 표고 100m 미만으로 건축을 제한하고, 화성·광주·이천시도 표고 50m로 제한을 두는 것과 달리 용인시는 건축을 허가할 때 표고를 제한하지 않는다. 용인시는 숲의 나무 밀도 지표인 입목 축적도가 150% 이하일 때만 건축허가를 내주지만, 산림의 나무가 울창하지 않아 입목 축적도를 초과하는 곳이 없어, 대부분의 지역에서 건축이 가능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소규모 산업단지의 확산도 용인 지역의 막개발에 한몫하고 있다. 용인시에 조성 중인 산업단지는 현재 29곳으로, 이 가운데 92.3%가 환경영향평가와 교통영향평가, 에너지 사용계획 수립 대상에서 제외되는 15이하의 소규모 산업단지다.

 

난개월 조사특위는 부문별로 대안을 제시했다. 개발행위허가와 관련해 산지개발의 경우 해당 산의 6부 이상은 도시계획위원회 심의를 통해 능선부를 보호하는 제어장치를 둘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또한 옹벽 등의 높이 제한 규정을 마련해 위험을 초래할 정도의 과도한 옹벽이나 비탈면 설치를 제한하고, 도시계획위원회 심의나 교통영향평가를 강화할 것을 주문했다.

 

용인시도 뒤늦게 대책 마련에 나섰다. 지금까지 제한하지 않은 표고 기준을 지역별로 145~205m로 입법 예고하고, 경사도 기준을 강화하는 등의 막개발 대책을 추진 중이다. 하지만 실효성에 의문을 나타내는 목소리가 높다. 용인 처인구 마평동의 경우 표고기준이 185m이지만 실제로 가장 높은 산은 160m로 사실상 산 정상까지도 막개발로 사라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막개발 방지에 실효성이 크지 않은데도 개발업자들은 반발하고 있다. “시가 지역 발전을 막는다는 것이 이들의 주장이다.

 

이에 대해 난개발 조사특위를 출범시킨 백군기 용인시장은 공직자들에게 난개발에 대한 인식을 새롭게 한 것만으로도 조사특위는 대성공이라며 위원들이 혼신을 다해 만든 백서를 참조해 앞으로 난개발 없는 친환경생태도시 용인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홍용덕 기자 ydhong@hani.co.kr

 

"그런 미친..." MB와 한국당에 직격탄 날린 독일 교수

[유럽 강 전문가 인터뷰] 독일 한스 베른하르트 교수 "4대강 사업은 문명이란 이름의 범죄"



독일 카를스루에 공대 한스 헬무트 베른하르트 교수 홍수 및 하천 복원 분야 국제적 전문가인 베른하르트 교수는 한국을 두 차례 방문하며 4대강사업 문제점에 대한 강하게 비판했다. 이철재

 

"믿을 수 없어!(unbelievable!)"

우리 나이로 여든에 이른 백발의 노교수는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독일 카를스루에 공대 한스 헬무트 베른하르트(Hans Helmut Bernhart) 교수는 한국 4대강에서 창궐한 녹조를 바이오에너지, 화장품으로 활용하자는 주장이 있다는 것에 황당해 했다. "그런 미친 아이디어를(such crazy idea)"이라며 짧은 탄식도 내뱉었다.

 

4대강 녹조 활용은 학계 대표적 4대강 전도사인 이화여대 박석순 교수의 주장이다. 박 교수의 주장에 대해서는 4대강사업을 강행한 MB 정부 청와대에서도 "사람들이 웃는다"며 무시했을 정도다.

 

베른하르트 교수는 홍수 분야와 하천 복원 분야 전문가다. 그는 박석순 교수가 4대강 사업으로 만들어진 16개 보를 긍정적으로 평가하자 2011년 발표 논문에서 "보의 부정적 영향에 대해서는 과학기술계에 이견이 없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4대강 사업 이후 녹조가 창궐했을 때에는 "그럴 줄 알았다. 전혀 이상한 일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4대강사업은 토목으로 돈 벌겠다는 장삿속"

지난 530, 일행은 독일 카를스루에 중앙역에 도착했다. 원래 프랑크푸르트 공항에서 차를 렌트할 계획이었지만 초행길인데다 마침 독일 휴가시즌이라고 해서 열차를 이용했다.

 

대합실에서 바삐 움직이는 사람들 사이로 짙은 녹색 에코백을 멘 큰 키의 베른하르트 교수가 보였다. 베른하르트 교수는 2011, 2014년 한국을 방문했다. 기자는 2011년 베른하르트 교수 방한 시 전체 실무 총괄자로 그를 처음 만났다. 8년 만의 재회였지만, 그는 기자를 기억했다. 유쾌하면서도 마음씨 좋은 옆집 키다리 할아버지 같은 인상은 여전했다. 베른하르트 교수와 함께 트램을 타고 시내로 이동하면서 자연스럽게 4대강 이야기를 시작했다. 베른하르트 교수는 한국 방문 이전부터 4대강사업에 알고 있었다고 했다. 독일 RMD 운하 건설에도 참여한 바 있었기에 4대강사업 단면도를 구해서 보고 "이건 운하다"라고 생각했었다고 전했다.

 

MB 정부는 국내외에 녹색성장을 강조했다. 4대강사업을 녹색성장의 대표 사업이라고도 했다. 베른하르트 교수는 "녹색성장은 단지 '사업의 성장'일 뿐"이라며 "그것도 자기 측근 사업의 성장을 위한 것"이라 말했다. "4대강사업은 토목으로 돈 벌겠다는 장삿속 말고는 국민이 이익을 볼 수 있는 사업이 아니다"라는 게 그의 지적이다.

 

우리나라 감사원은 2013, 2018년 감사에서 4대강사업이 한반도 대운하 사업을 염두에 둔 것이라고 지적한 바 있다. 베른하르트 교수는 "1920년대 라인강 상류에 맨 처음 보를 짓고 운하를 운영할 때는 경제 성장에 정말 도움이 됐다. 하지만 이후부턴 운영비만 많이 들고 별로 남지 않게 됐다"고 평가했다. 철도와 도로가 발달한 이후부턴 경제성이 나오지 않게 됐다는 말이다.

 

하늘에서 본 독일 운하 베른하르트 교수는 1920년대 운하 건설로 경제 성장에 도움이 됐으나, 철도와 도로가 발전한 이후엔 관리비만 많이 드는 시설이 됐다고 밝히고 있다이철재


이 때문에 베른하르트 교수는 "독일에선 80년 전에 포기한 사업을 한국이 왜 추진하려 하는지 알 수가 없다"고 지적했다. 강의 자연성이 남아 있는 한국에서 이런 사업을 한다는 걸 이해할 수 없다고 한다. MB 정부는 4대강사업을 복원이라고 했지만, 절대 복원이 될 수 없었다는 평가도 덧붙였다.

 

그는 한국 방문 전 구글 어스를 통해 S자로 굽이치는 우리 강의 모습도 확인했다. 그는 모래톱이 발달한 우리 강의 모습에 감탄했다. EU 규정에 따르면 강은 자연도에 따라 ~등급으로 구분된다. 4대강사업 전 한국의 4대강은 최상급인 등급에 해당됐다는 게 베른하르트 교수의 평가다.

 

"불필요한 보는 해체하는 게 유럽의 하천 복원"

베른하르트 교수는 독일 대학 강연에서 한국의 4대강사업을 주제로 삼은 적이 있는데 "한국에서 이런 사업을 한다는 것에 대해 사람들이 굉장히 쇼크를 먹었다"고 전했다. MB 정부는 '4대강사업으로 국격이 높아졌다'고 평가했지만, 실상은 2017년 영국 일간 <가디언>에서 4대강사업을 '가장 눈길 끄는 자본의 쓰레기' 중 세 번째로 평가했던 것처럼 국제적 조롱거리밖에 안 됐다는 걸 재차 떠올리게 하는 대목이다.

 

베른하르트 교수는 '4대강 사업은 잘 된 사업'이라며 '유럽 라인강, 다뉴브강에도 보가 있어 유용하게 사용되고 있다'고 주장하는 전문가들에 대해서도 다음과 같이 일갈했다.

 

"전문가가 4대강사업을 복원이라든가 생태계 개선이라 얘길 한다면 그건 전문가로서 너무너무 부끄러울 정도로 실력이 없거나 아니면 (돈에) 팔린 사람이다. 딱 그렇게 말할 수밖에 없다. 4대강사업 그쪽으로 큰돈이 흘렀으니까 그 큰돈으로 그런 사람들 매수하는 게 가능했을 거다. 나는 억만 유로를 준다고 해도 그렇게 할 수 없는 일인데 그렇게 했다."

 

베른하르트 교수는 "보가 있으면 가능한 해체하자는 게 유럽의 하천 복원"이라고 강조했다.  

"라인강 같은 곳은 국제 수로, 즉 운하로 사용하는 국가 간 조약을 맺어 배가 다니고 있기 때문에 지금 당장 해체는 불가능하다. 운하로 이용하지 않는 날이 오면 라인강의 보도 해체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

 

"라인강도 운하로 이용하지 않으면 보를 없앨 수 있다." 베른하르트 교수는 라인강이 국제 조약에 따라 운하로 사용되고 있어 당장 해체는 어렵지만, 언젠가 운하로 사용되지 않으면 해체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철재

 

그는 "한국 4대강 보는 이용가치는 없다"면서 "운하로 사용하지 않아 편익이 없으며, 소수력 발전 등 에너지도 별로 만들지 못하다"고 말했다.

 

"올렸다 내렸다하는 수문 장치는 20~30년에 한 번은 완전히 갈아줘야 한다. 보는 관리에 굉장한 돈이 들어간다."

"물을 흐르게 하면 강은 더 빨리 회복해"

 

독일 라인강 이페츠하임(Iffezheim) 보의 경우 퇴적토가 쌓이면서 통수단면 감소로 장기적으로 홍수 위험이 증가한다. 이 때문에 준설을 해야 하는데, 이 역시 관리비용 증가로 연결된다. 베른하르트 교수는 "깜짝 놀라기 싫어서 해체하지 않는 것보단 한 번에 해체하는 게 좋다고 본다"고 말했다.

 

자유한국당 일부 정치인이 4대강 보 해체를 '반문명적'이라 주장하는 것과 관련, 베른하르트 교수는 "핵폭탄도 문명의 산물이다. 그래서 좋은가?"라고 반문하며, "우리는 문명의 이름으로 범죄도 저지르고 있다. 개발이라는 것이 항상 좋은 건 아니다. 문명에는 실패도 있다. 문명의 발달이 항상 좋은 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농업용수 부족 우려에 대해서도 의견을 밝혔다. 그는 "보를 짓기 전에도 농업을 했었지 않냐?""아마도 보를 해체하고 물을 제대로 흐르게 하면, 4~5년 안에 많은 변화가 있을 것"이라 밝혔다.

 

"세계적으로 댐이나 보를 해체하고 기다렸을 때 사람이 계산했던 거 보다 훨씬 빠르게 복원된 사례가 많다. 우선 열 수 있는 수문을 전부 열고 강을 흐르게 하는 게 중요하다. 준설을 깊게해 세심한 모니터링이 필요하지만, 결국 흐르게 했을 때 문제가 더 빨리 해결된다."

 

"수질 나쁜 물은 많아도 소용없다." 베른하트르 교수는 유럽 하천 복원은 불필요한 보를 해체하는 것이 복원이라 밝혔다. 물을 흐르게 하면 자연은 인간이 예측하는 것 보다 훨씬 빨리 회복된다고도 말했다. 이철재

끝으로 베른하르트 교수는 "한국에서 보를 해체하겠다고 하면 국제적으로 굉장히 좋은 시그널이 될 것"이라 강조했다. 지구적 환경위기가 가속화 되고 있는 상황에서 제대로 된 강 복원은 국가의 지속가능성을 높일 수 있는 사안이자 국제적으로 좋은 모델이 될 수 있다는 의미다.

 

현재 추진되고 있는 4대강 자연성 회복은 미국, 유럽 등 국제적 강 복원 흐름과 궤를 같이한다. MB4대강사업으로 실추시킨 국격을 정상적으로 되돌릴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다./ 이철재(ecocinema)/ 오마이뉴스

 


 

사진은 기사 내용과 관련이 없음 / 사진=픽사베이

BBC 등은 지난 4일 이탈리아 바리 인근에서 열리는 서커스를 준비하던 조련사 에토레 베버(61)가 호랑이 4마리에게 물려 숨졌다고 보도했다. 사망한 베버는 이탈리아에서 가장 유명한 서커스 조련사 중 한명이다. 베버를 공격한 호랑이들은 서커스단에서 쫓겨나 사파리 공원으로 옮겨졌다. 경찰은 해당 사건에 대한 수사에 착수했다.



폭염, 17세 청년도 80세 노인도 앗아갔다

[안종주의 안전사회] 폭염 재난, 올해도 재현되나 초긴장

다시 폭염의 계절이 왔다. 햇볕에 쪼여 온 몸과 마음이 불에 타는 듯한 뜨거운 날씨가 일상을 힘들게 만든다. 폭염은 지구 재난일 뿐만 아니라 대한민국이 직면하고 있는 사회적 재난이다. 이 불청객은 이제 매년 한반도를 찾아와 우리를 괴롭힌다. 농작물과 가축, 반려동물과 함께 사람들을 힘들고 지치게 만든다. 급기야 생명마저 앗아간다.

 

요 며칠 동안 전국 거의 모든 곳에서 시민들이 한낮에는 길거리를 10분 이상 걸어가기 힘들다. 쏟아지는 땀과 함께 머리가 어질어질해진다. 불쾌지수가 계속 높아간다. 횡단보도 녹색신호등을 기다리는 동안 지자체가 햇볕가리개로 설치해준 파라솔 안에 잠시 머물면서 고마움을 느낀다. 길거리 파라솔은 도시 곳곳에서 새롭게 펼쳐지는 우리 사회의 풍경이다.

 

지난주 서울에서도 최고기온이 36도를 넘는 등 폭염의 한반도 습격은 지난해와 2016년 수십 명의 목숨을 앗아간 폭염 재난의 재현을 우려하게 만들기에 충분하다. 기후 전문가들은 올해 폭염의 정도도 만만찮을 것으로 본다. 그 까닭은 6월말, 7월초인데도 벌써부터 폭염경보가 발령되고 있는데다 유럽, 인도 등 세계 곳곳에서 이미 폭염 피해가 심각하게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유럽, 인도 등 세계 곳곳 폭염으로 몸살

프랑스, 스페인, 독일, 체코, 폴란드 등 유럽 곳곳에서는 6월에 이미 기록적인 폭염 현상이 나타났다. 폭염 때문에 독일 아우토반의 속도가 시속 120킬로미터로 제한됐다. 스페인에서는 폭염의 영향으로 축구장 5,600개 면적의 산이 불에 탔다. 또 스페인에서는 40도가 넘는 더위에 농장에서 일하던 17세 청년과 80세 노인이 숨지는 등 사망자도 발생했다.

 

프랑스는 때 이른 폭염으로 최고 기온이 40도를 넘어서자 긴장하고 있다. 프랑스는 지난 2003년 폭염으로 15천여 명이 사망하는 엄청난 폭염재난을 겪었다. 이 때문에 프랑스인들에게는 폭염 트라우마가 있다. 프랑스는 폭염이 닥치자 즉각 휴교령을 내렸다. 유럽 도시 곳곳에서는 살수차와 물안개를 뿜어대는 차량이 도심의 열을 식히는 광경을 자주 목격할 수 있다.

 

인도 곳곳에서도 6월말부터 섭씨 45도가 넘는 무더위가 이어져 폭염으로 인한 열사병 우려가 확산하고 있다. 이미 1백 명이 넘는 인도인이 폭염으로 숨졌다. 인도 기상청은 올여름 기온이 평년보다 5도 더 높게 나타나고 있다고 밝혔다. 추운 지역인 알래스카에서도 섭씨 32도까지 치솟는 더위에 아이스크림이 지역주민들 사이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세계 기상전문가들은 폭염을 몰고 오는 지구온난화의 영향이 가장 극적으로 나타날 곳으로 인도를 꼽고 있다. 인도인들은 2015년 최악의 폭염을 온몸으로 겪었다. 4월부터 시작된 당시 인도의 폭염으로 6월초까지 주로 남부·동부 지역에서 2,500명 이상이 숨졌다. 같은 해 파키스탄에서도 폭염이 6월부터 본격화해 6월말까지 1,300명 이상이 사망했다.

 

유엔에 딸린 세계기상기구(WMO)"올해도 전 세계적으로 기록적인 폭염이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2015년부터 5년 연속 폭염이 전 세계적으로 이어지고 있다. 이 기구는 또 "올해 열파는 더 강렬해지고 기간도 길어진다. 즉 예전보다 더 일찍 시작해서 늦게 끝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폭염이 사람의 생명을 위협하고 건강은 물론 환경, 농업·축산업 분야에 악영향을 끼친다는 것은 상식에 속한다. 이 때문에 우리나라에서 나타나고 있는 6월말~7월초 폭염은 전초전에 불과하고 앞으로 7월말~8월 폭염이 더 심각하게 나타나는 것은 아닌지 우려된다.

 

폭염재난의 시작, 1995년 시카고에서 7백 명 사망

폭염이 전 세계의 주목을 끌기 시작한 것은 1995년이다. 그해 7, 시카고에서는 기온이 섭씨 41도까지 올라가는 폭염이 일주일간 지속됐다. 그 여파로 700여 명이 사망하는 참사가 벌어졌다. 폭염 재난이 사회적 문제로 처음 떠오른 사건이다.

 

폭염은 홍수나 태풍, 지진처럼 건물을 삼키거나 무너뜨리지 않는다. 즉 재산 피해를 내는 것이 아니다. 홍수나 태풍, 지진, 폭설처럼 놀라운 시각적인 장면을 보여주지도 않는다. 그 희생자는 대부분 눈에 잘 띄지 않는 곳에서 죽어간다. 노인, 빈곤층, 1인 가구에 속한 사람들이 대다수이기 때문이다.

 

미국의 사회학자 에릭 클라이넨버그는 자신의 저서 <폭염 사회>에서 시카고 폭염을 자연재해가 아닌 사회 비극의 관점에서 접근해, 정치적 실패로 규정했다. 폭염은 사회재난이 확실하다는 것이다.

 

시카고 폭염 당시 폭염 때문에 죽은 사람들은 거의 모두 심혈관질환이나 호흡기질환으로 몸이 약해질 대로 약해진 환자나 나이가 많은 노인이었다. 이들은 대부분 홀로 살다가 더위에 쓰러져 쓸쓸한 죽음을 맞이해야만 했다. 희생자들의 거주지는 하나같이 사회 취약계층이 모여 사는 아파트나 싸구려 호텔들이었다. 그는 폭염에 의한 사망이 사회 불평등 문제라는 진단을 내렸다.

 

그의 진단은 지금의 대한민국에서도 그대로 유효하다. 우리 사회는 노인 빈곤층이 급격히 많아졌다. 이들은 에어컨도 없는 싸구려 여관방을 전전하거나 쪽방에서 지내다 폭염을 온몸으로 겪고 있다. 빈곤노인층은 또 저혈압, 당뇨를 비롯한 심혈관질환과 뇌혈관질환 등 만성질환으로 고통을 겪고 있다. 하지만 이들은 제대로 된 치료도 받지 못한 채 한 여름 무더위에 무방비로 노출돼 있다.

 

폭염의 제물은 주로 막노동 노동자와 빈곤 노인층

또한 저임금 막노동 노동자들 가운데에는 60세가 넘었는데도 폭염 속에서 야외 중노동을 하는 이들이 많다. 농촌에서도 70세가 넘는 노인들이 한낮 밭일을 하다가 폭염의 제물이 되고 있다. 지난해 폭염으로 숨진 이들은 40명이 넘었는데 대부분이 이들이었다. 올해는 이런 폭염 희생자가 나오지 않도록 기업과 정부가 홍보와 소통, 그리고 현장 관리를 더욱 철저히 해야 할 것이다.

 

기상청은 낮 최고기온이 33도 이상이면서 이 더위가 2일 이상 지속될 것으로 예상될 때 폭염 주의보를 발령한다. 또 낮 최고기온이 35도 이상이면서 이 더위가 2일 이상 지속될 것으로 예상될 때 폭염 경보를 발령한다. 이와 같은 경우에는 햇볕을 쬐는 것만으로도 인체에 해가 될 수 있다.

 

폭염주의보·경보가 발령되면 야외 활동을 자제하는 것이 좋으며 충분한 수분을 섭취하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한낮 활동과 야외 작업은 잠시 쉬어야 한다. 폭염에 오랫동안 지속적으로 노출되면 온열질환으로 일사병, 열사병, 열실신, 열경련 등이 일어나 고열, 두통, 어지럼증, 근육경련 등의 증상이 나타나며 제때 대처하지 않으면 사망할 수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지난 2016년 여름에 기록적인 폭염으로 전국이 몸살을 앓았다. 그해 8월 한 달간의 기온은 다른 해보다 높았을 뿐만 아니라 비가 거의 오지 않았다. 서울 시민들은 22일 동안 계속된 열대야 현상으로 극심한 고통의 나날을 보냈다. 1973년 이래 가장 긴 열대야였다.

 

폭염피해 예방 가능, 행동요령 알고 실천하는 것이 필수

올해도 수도권을 포함해 중부지방은 최근 한 달 동안 비가 거의 내리지 않았다. 장마철인데도 비는 제주도와 남부지방 일부에서만 내렸을 뿐이다. 비를 기다리는 기도를 하는 이들이 많다. 이번 주 중반 비가 하루 이틀 뿌린 뒤 더위가 주춤할 것이라는 일기예보 소식은 정말 반갑다. 하지만 이것이 잠깐에 그치는 것은 아닌지 염려된다.

 

지난해에도 2016년 못지않은 폭염이 전국을 강타했다. 중앙정부와 지자체는 그때부터 각종 폭염 대책을 마련해 시행하고 있다. 지자체 별로 무더위쉼터를 곳곳에 마련해 운영하고 있다. 사회·경제적 취약계층과 폭염 취약집단을 주 대상으로 하는 이 무더위쉼터는 지자체 홈페이지 등을 통해 위치를 알 수 있으며 각 보건소와 구청, 읍면 사무소 등에 쉼터를 마련해 놓았다.

 

정부는 폭염 대비 국민행동요령을 TV, 인터넷, 라디오 등을 통해 수시로 알리고 있다. 폭염 시대를 맞아 시민 모두가 안전하고 건강하게 살아가기 위해서는 오전 11~오후 5시 외출 자제하기 뜨거운 음식과 과식을 피하고, 소화하기 쉬운 음식 섭취하기 규칙적으로 이온 음료와 과일주스로 적정한 수분 균형 유지하기 알코올이나 카페인 다량 함유 음료를 자제하고, 헐렁하고 밝은 색의 옷 착용하기 피부가 장시간 햇빛에 노출될 때는 자외선 차단제로 피부보호하기 폐쇄된 공간에서 선풍기 사용 자제 및 사용 시 잦은 환기 등의 안전·건강수칙을 잘 지키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안종주 사회안전소통센터장 / 프레시안



금강공원 드림랜드 불안한 회생

무산 수순 밟던 테마파크

- 부산시, LH 토지은행 통해

- 399억 원 확보, 공원 재정비

- 이 중 65억 원으로 땅 구입

- 일몰제 촉박해 매입 어렵고

- 의회 승인 등 난제는 여전

 

땅을 매입할 예산을 확보하지 못해 사실상 물 건너갔다는 지적을 받은 부산 동래구 금강공원 드림랜드 조성 사업(국제신문 지난 41일 자 1면 보도)토지 비축 사업이라는 대안으로 일단 기사회생했다. 이에 따라 20108월 금강공원 재정비 용역 이후 10년 가까이 공전을 거듭하다 벼랑 끝까지 몰렸던 이 사업이 정상화 실마리를 찾을지 관심을 끈다.

 

부산시는 한국토지주택공사(LH)토지은행에서 확보한 예산 1847억 원가운데 399억 원을 금강공원 대지 매입 비용으로 사용할 방침이라고 8일 밝혔다. 토지 비축 사업으로 불리는 토지은행은 공익을 위해 필요한 토지를 LH가 매입하면, 이후 지자체가 이 돈을 갚아나가는 제도다. 토지은행에서 빌린 돈을 공원 부지 매입에 사용할 수 있게 된 건 이번이 처음이며, 덕분에 금강공원 드림랜드 사업도 전기를 맞았다.

 

시는 금강공원 재정비에 투입할 399억 원 중 65억 원을 드림랜드 조성 때 민자사업이 추진되는 사유지 13818를 매입하는 데 사용하기로 했다. 399억 원 가운데 나머지 예산도 금강공원의 공원 기능을 유지하는 데 쓰인다.

 

드림랜드 조성 사업은 공공·민자·민간사업으로 구성됐다. 핵심인 케이블카와 유희 시설 현대화는 민자사업으로 추진된다. 시는 애초 올해 상반기 민자사업 예정지 중 사유지를 매입할 예산 65억 원을 자체 예산으로 편성하려고 했지만, 예산실 승인을 받지 못했다. 이 때문에 내년이면 공원일몰제가 시행돼 땅값이 천정부지로 치솟을 게 뻔한 만큼 매몰비용 180억 원가량을 포기하고 사업을 접을 수밖에 없다는 평가가 나왔었다.

 

새로운 계기를 찾긴 했지만 일몰제 시행이 1년도 남지 않아 원활한 토지 매입이 쉽지 않고, 아직 민자사업에 선뜻 나서는 투자자가 없어 상황은 여전히 녹록지 않다. 이에 대해 시 박길성 공원운영과장은 사유지를 매입해 기반 시설을 만들면 민자사업 유인 효과가 생길 것이라고 말했다.

 

어렵게 마련한 399억 원이 결국 시가 LH에 갚아야 할 이라는 점에서 시 예산실과 시의회의 승인을 받는 데도 어려움이 예상된다.

 

소유주가 일몰제를 앞두고 땅값을 높일 가능성이 커, 시가 책정한 예산 65억 원으로 사유지를 매입하기 어려울 수 있다는 판단도 나온다. 시는 일단 예산을 확보하면 토지 보상 절차가 진행된 것으로 봐야 한다. 이렇게 되면 공익 사업을 위한 토지 등의 취득 및 보상에 관한 법률에 따라 토지 소유권의 강제 수용 절차를 밟을 수도 있다고 밝혔다./  신심범 기자 mets@kookje.co.kr


방귀 적게 뀌는 젖소, 장내미생물로 골라 메탄가스 줄인다

국제연구팀 젖소 1000마리 장내세균 분석해

메탄가스 생산에 관여하는 미생물들 찾아내

방귀 조금 만드는 세균 지닌 유전자 소 선택

우유 양과 질 유지되면 온실가스 감축 효과

 

소의 장내 미생물이 메탄가스 생산에 큰 영향력을 끼치며, 이를 이용해 메탄가스를 적게 만드는 소를 선택해 육종하는 방안을 국제 공동연구팀이 제안했다. ‘사이언스제공

 

국제 연구팀이 메탄가스를 덜 생산하는 장내 미생물을 지닌 소를 선택해 육종하는 방법으로 온실가스를 감축할 수 있는 방안을 제시했다.

 

젖소가 생산하는 우유를 챔피언으로 만드는 것은 훌륭한 사육기술이나 맛난 사료가 아니다. 우유 마술사는 장 속에 사는 미생물들(마이크로바이옴)이다. 영국, 스웨덴, 이탈리아, 이스라엘, 미국, 프랑스, 체코, 핀란드 등 국제 공동 연구팀은 고품질 우유를 만들어내는 장내 미생물들을 찾아내, 이를 바탕으로 고급 우유를 생산하면서도 주요 온실가스의 하나인 소의 메탄가스 배출을 줄일 수 있는 방법을 과학저널 <사이언스 어드밴시스> 논문에 보고했다.

 

소나 양, 염소 등 반추동물(되새김질 동물)은 수백만마리의 미생물들이 서식하는 반추위(되새김질 위)를 갖고 있다. 반추위는 건초, 풀 등 쉽게 소화되지 않는 식물성 물질들을 으깨어 유용한 영양분과 칼로리로 변환시켜준다. 문제는 반추동물들이 트림이나 방귀로 한해 1t의 메탄가스를 내뿜는다는 것이다. 반추위에서 만들어진 메탄가스는 농경이 시작된 이래 배출된 인간 유래의 온실가스 가운데 두번째로 많다. 인간 유래 메탄가스의 37%는 반추동물들한테서 배출된다. 이는 전체 온실가스의 14.5%에 해당한다. 소 한 마리가 연평균 70~120의 메탄가스를 생산한다. 전세계에는 15억만 마리의 소가 살고 있다.

 

연구팀은 반추동물 장내 미생물들이 메탄가스 생산과 우유 품질에 어떤 구실을 하는지 알아보기 위해 미생물의 특성을 분류하고 이들 미생물이 축우 성장률, 우유 품질과 양, 메탄가스 생산량 등 수많은 특질에 어떤 영향을 끼치는지를 분석했다. 영국, 이탈리아, 스웨덴, 핀란드 등지의 7개 농장에서 1016마리의 소들로부터 4년 동안 미생물 디엔에이(DNA)와 이들 특질에 관련된 정보들을 모았다. 소들은 유럽 젖소 분포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홀스타인과 노르웨이적색우 두 종이다.

 

존 윌리엄스 오스트레일리아 애들레이드대 교수가 목장에서 사이언스 어드밴시스논문 내용을 설명하고 있다. 애들레이드대 제공

 

연구팀은 디엔에이로 각각 소들의 장내 세균의 특징을 분류하고, 다른 원충류, 곰팡이, 기타 미생물들과 비교했다. 연구팀은 개별 정보들 사이의 관계를 알아내도록 기계학습한 프로그램을 이용해 각각의 미생물이 각각의 특질에 어떤 영향을 끼치는지를 확인했다.

 

분석 결과 소 개체마다 각각의 마이크로바이옴이 있지만 소들의 절반이 공통적으로 512개의 미생물종을 공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가운데 39개의 핵심 미생물들이 우유의 맛이나 메탄가스 배출량을 결정하는 데 더 큰 영향력을 미치는 것으로 분석됐다.

 

논문 주저자인 영국 애버딘대의 존 월러스는 장내 미생물의 소 특질에 대한 영향력은 놀라운 정도로 컸다. 전체 미생물들을 조절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하지만 적어도 소의 장 속에 특정 미생물을 보태는 것만으로도 차이를 만들어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탈리아 시절 연구에 참여한 논문 공저자 존 윌리엄스 오스트레일리아 애들레이드대 교수는 연구팀은 메탄가스를 생산하는 장내 미생물의 종류와 비중이 유전자 구성에 의해 조절된다는 것을 밝혀냈다. 반추위에 메탄 생산을 많이 하는 미생물을 가진 젖소를 선택에서 배제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나쁜 영향을 끼치는 미생물들을 제거하는 것만으로도 메탄가스 배출을 50%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영국 애버딘대와 이탈리아 파다노테크노파크, 이스라엘 벤구리온대 등 유럽과 미국의 수많은 연구소들이 참여하는 루미노믹스(RuminOmics) 사업 차원에서 수행됐다. 윌리엄스 교수는 이전에 우리는 해초 등으로 사료를 바꿔 메탄가스 배출을 줄일 수 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유전자를 바꾸는 것이 훨씬 효과적이라는 것을 알게 됐고, 이 방법을 쓰면 영구적으로 메탄가스를 적게 생산하는 소를 선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메탄가스를 적게 생산하는 특질과 육질이나 우유 생산성, 질병 저항성 등 다른 유용한 특질들을 비교해야 한다. 윌리엄스 교수는 메탄가스를 적게 생산하는 소의 선택권은 축산업자한테 있다. 다행스럽게도 소의 장내 미생물군과 우유 생산 효율의 사이에 높지는 않지만 상당한 상관관계가 있음이 입증됐다고 말했다./ 이근영 선임기자 kylee@hani.co.kr



더워지는 한반도 산림병해충 피해 우려

 











기후변화의 대표적인 현상인 지구온난화. 단순히 폭염 피해만이 전부는 아니다. 온난한 겨울 등 산림병해충이 서식하기 좋은 여건이 조성됨에 따른 피해도 간과할 수 없다. 병해충으로 인해 우리 주변의 숲과 나무가 줄어들면 공기정화, 온도저하, 경관제공 등 나무가 가진 긍정적 기능도 기대하기 어렵게 된다. 경남뉴스

 

충북 초토화 과수화상병 막아야 한다

충주제천음성 확산피해 면적 축구장 118

38번 국도 따라 서쪽에서 동쪽으로 벨트모양 이동 양상

역학조사결과 3~8년전 감염 묘목서 병원균 유입 추정

 

충북 과수농가를 강타했다. 전국 피해농가의 90%가 충북에 집중되고 있다. 과수화상병이란 사과, 배를 중심으로 잎, , 가지, 줄기 등이 화상을 입은 것처럼 검게 말라 죽는 병으로 국가에서 관리하는 식물전염병이다. '과수계 구제역'으로 불리지만 치료약도, 예방약도 없는 것이 문제다.

 

전국피해 90% 충북에 쏠려

충북지역 과수화상병 확진농가는 78일 현재 119농가, 84.1에 달하고 있다. 전국 137농가, 피해면적 93.5와 비교하면 충북에 농가는 86.8%, 면적은 89.9%가 집중된 것이다. 이는 충북 전체 사과농가의 2.2%, 사과재배면적의 1.8%에 해당하는 규모로, 사과산업 기반을 흔들고 있다.

 

도내에서는 충주시 산척면과 제천시 백운면의 피해가 도내 전체 피해의 90% 수준을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두 지역은 위아래로 인접해있으면서 전정·적화작업 인력이 중복돼 사람에 의한 감염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꼽히고 있다.

 

제천시 백운면은 2015년 도내에서 첫 화상병 발생지역으로 2018년에 이어 이번이 세번째 감염이다. 올해 첫 발생지역은 제천시 백운면 옆 충주시 산척면 사과농장으로 지난 524일 확진판정을 받았다   송용섭 충북도 농업기술원장은 "올해 충북 화상병 발생원인은 역학조사 결과 충주시 산척면에서 3~8년 전 감염된 묘목 식재로 병원균이 유입된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38번 국도 따라 벨트모양 확산중

2015~2019년 전국 확산 양상을 분석해보면 38번 국도를 따라 서쪽에서 동쪽으로 벨트모양을 띄는 점이 특징이다. 경기 안성, 충남 천안에서 시작해 충북 충주와 제천을 거쳐 강원 원주시와 평창군으로 옮겨가는 모습이 나타났다. 하지만 안성, 천안지역은 화상병 발생이 감소추세인 반면, 제천, 충주는 늘어나는 경향을 보여 대책마련이 필요하다.

 


피해지역은 해를 거듭할수록 피해지역의 주변으로 번지고 있어 내년에는 올해 피해규모보다 훨씬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세균 잠복기가 수년에서 최대 20년까지 달하기 때문이다./출처 : 중부매일



총리실 가덕도 신공항은 검토사항 아니다

김해신공항 관련만 검증일축

 

어떤 형태든 TK 입장 반영 검토

국무총리실이 8일 가덕도 신공항은 검토 사항이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밝혔다.

 

부산·울산·경남의 요구에 따라 김해 신공항을 재검토하는 총리실 담당자는 이날 향후 재검증 과정이 어떻게 진행되느냐는 영남일보 취재진의 질문에 정해진 것이 없다면서도 분명한 것은 가덕도 신공항은 검토 사항이 아니라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총리실 검증 자체가 정치적 판단을 통해 김해 신공항을 가덕도 신공항으로 변경시키려는 부··경의 요구를 들어주기 위한 포석이란 해석이 많다. 이에 대해 이 담당자는 현재 내부적으로 정해진 것이 없지만, 가덕도 신공항은 전혀 고려하지 않고 있다는 점만은 확실히 정해졌다김해신공항과 관련된 부분만 검증한다. 가덕도 신공항의 경우 공항 부지를 새로 선정하는 별개의 문제다. 총리실은 이에 대한 검증을 진행하지 않을 것이라며 정무적 판단설을 일축했다.

 

이낙연 국무총리 등이 가덕도 신공항은 검증 대상이 아니란 입장 표명을 할 것인가라고 묻자 이 담당자는 현재 내부적으로 교통정리가 되지 않은 상태라 예단하긴 힘들다면서도 그러나 검증 문제를 어떻게 진행할지 내부적으로 정리가 되면 총리실의 공식적인 입장 발표가 있을 것으로 본다고 답했다.

 

또 다른 총리실 관계자는 총리실 검증 과정에 대구경북 지방자치단체장이 직접 참여하는 안이 검토되고 있느냐는 질문에 어떤 형태든 대구경북의 입장이 반영되도록 검토 중이라면서도 정해진 것이 없어 구체적으로 답변할 단계는 아니다라며 즉답을 피했다.

 

그러나 이 관계자는 지난 1일 대구경북의 항의 방문에서 입장을 충분히 들었다. 지역의 반발 여론도 잘 알고 있다대구경북과 부울경 등 지자체 간 갈등을 최소화하는 방안을 강구해 공식 발표하겠다고 덧붙였다. / 구경모기자 chosim34@yeongnam.com



환경운동연합 "정부, '도시공원일몰제' 지자체에 책임 떠넘겨"

 

국회에서 도시공원일몰문제 대책을 밝히는 김현미국토부장관 © 서정용 환경전문 기자

김현미 국토부장관이 제369회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임시회의에 출석해 도시공원일몰문제는 지방자치단체가 대책을 세우지 않은 문제이지만 중앙정부가 보조를 해주는 것이라고 밝힌데 대해 환경단체는 정부가 책임을 회피하고 지방자치단체에 역할을 떠넘겼다고 비판했다.

 

환경운동연합은 논평을 통해 도시공원일몰제 문제 해결에 대한 김현미 장관의 진단에 우려를 표하며 지금이라도 속히 우선관리지역 매입을 위한 국고 보조 50%지원, 도시자원공원구역에 재산세 50% 감면, 상속세 80%감면할 것을 촉구했다.

 

김현미 장관은 공원사업은 원래는 지방자치단체 사무인데 중앙정부가 보조를 해주는 것이라며 정부의 책임이 없다는 식의 발언을 했다. 지난 5월 발표한 장기미집행공원 해소방안에서 국고지원이 빠졌다는 지적에 대한 대답이다. 그러나 상당수의 도시공원은 95년 이전에 이미 도시계획시설로 지정되었다. 이는 도시공원업무가 지방사무로 이전되기 전으로 명백한 정부의 소관 책임이다. 단지 20년이 실효의 기준이 된 것은 도시계획실효제도 도입시점이 2000년이기 때문이다. 국토교통부는 지자체에 책임을 떠넘기며 회피해서는 안된다는 것.

 

이어 김 장관은 “20년 전에 공원사업을 지자체로 넘기며 교부금을 늘려줬다.”문제는 지자체가 대책을 세우지 않은 것이라고 말하며 또 다시 정부의 책임을 회피했다. 그러나 현행 지방교부금의 대부분은 특정사업 매칭으로 국고보조금을 지원하는 방식이다. 실제 정부에서는 도로, , 수도관 건설에는 총사업비의 30~70%를 지원하여 집행률을 90%까지 높였다. 그러나 유독 도시공원의 경우에만 지방사무이니 지원할 수 없다며 지자체에 재정부담을 고스란히 안겼고 그 결과 집행비율은 50%에도 미치지 않는다고 꼬집었다.

 

김 장관은 도시공원 지방채 이자의 70%를 지원해줘 지방자치단체가 좋아하고 환경단체에서도 고마워한다고 근거가 확실하지 않은 발언을 하며 장기미집행공원 해소방안을 스스로 칭찬했다. 그러나 칭찬은 본인이 하는 것이 아니다. 김 장관이 인정받을 수 있는 치적을 쌓기 위해서는 지금이라도 공원일몰제 해법을 위해 대책을 다시 세워야 한다.

 

환경운동연합은 우선 매입이 필요한 도시공원 매입비용 50% 국고지원 도시자연공원구역을 지정하고 재산세 50% 감면, 상속세 80% 감면 등 실질적인 대책을 세울 것을 촉구했다

 

고승덕 부부, 이촌파출소 부지 이어 건물도 매입···용산구 매입 땐 236+

고승덕 부부가 이촌파출소 부지에 이어 파출소 건물까지 사들였다. 내년 7월 도시공원 일몰제를 앞두고 이촌파출소가 포함된 공원부지를 고 변호사 부부로부터 사들여야 하는 용산구로서는 더 많은 비용을 부담하게 됐다.

 

10일 용산구에 따르면 서울 용산구 이촌동 꿈나무소공원 안에 있는 이촌파출소 건물 소유자가 지난 4월 국가에서 고승덕 변호사의 부인이 임원으로 있는 마켓데이 유한회사로 변경된 것으로 전해졌다. 마켓데이가 파출소 부지에 이어 건물까지 매입한 것이다. 이로써 고 변호사 부부는 꿈나무소공원 부지와 그 안에 있는 이촌파출소 건물을 모두 소유하게 됐다.

 

고 변호사 부부는 2007년 국민연금관리공단으로부터 해당 부지를 약 42억원에 매입한 후 다양한 소송을 벌였다. 고 변호사 부부는 부지 활용을 위해 경찰청에 이촌파출소를 이전해달라고 요구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자 소송을 제기했다. 2013년 파출소 부지 사용료 지급 청구 소송을 제기해 2017년 승소했고, 그해 7월에는 파출소 철거 소송을 내 1심에 이어 작년 112심에서도 승소했다. 용산구는 내년 7월 도시공원 일몰제 적용에 앞서 해당 부지와 건물을 고 변호사 부부로부터 매입할 계획이다.

 

도시공원 일몰제란 도시계획상 공원을 해당 지자체가 20년 넘게 사들이지 않으면 공원에서 자동 해제하는 제도다. 공원에서 해제되면 부지 소유주는 부지를 개발할 수 있다. 용산구는 앞서 올해 2월 매입 비용으로 236억여원을 책정한 바 있다. 이번에 파출소 건물까지 고 변호사 부부에게 넘어감에 따라 비용은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

 

고승덕 부부측의 파출소 건물 매입은 경찰의 요청에 따른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그간 부지 매입을 위한 예산을 정부에 요청했지만 반영되지 않자 결국 파출소 존치를 위해 마켓데이 측에 건물 매입을 요구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촌파출소는 주변 1만 가구, 주민 3만여명을 관할한다./ 노정연 기자 dana_fm@kyunghyang.com

 

 

물 좋은 제주 옛말용천수 1025661곳 줄어 마실 물 걱정

인구·관광객 늘어 지하수 고갈

화산섬 물 빠짐 좋아 오염에 취약

축산농가 늘며 폐수 지하수 유입

가장 큰 정수장 2년 내 폐쇄 위기

청계천 복원모델하천에선 악취

산지천은 한라산에서부터 흘러온 담수가 바다와 만나는 제주시의 대표 생태하천이다. 하지만 몇 해 전부터 유명 관광지인 동문시장 등에서 흘러온 각종 생활하수와 폐기물이 하천 바닥에 쌓이면서 미관을 해치고 악취까지 풍겼다. 이에 제주시는 준설 작업을 통해 지난달에만 200t의 퇴적물을 제거했다.


돈사 몰리면서 정수장까지 폐쇄 위기

.산지천 사례에서 보듯이 제주의 수자원은 급격히 오염되고 있고, 이제는 먹는 물로 이용되는 지하수에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다. 제주 서부 지역 최대 정수장인 제주시 한림읍 옹포수원지의 한림정수장은 폐쇄될 위기에 처했다.     돼지고기 수요가 급증하면서 주변 지역에 양돈장이 몰렸고, 여기서 나온 축산폐수가 유입되면서 상수원으로 사용되는 지하수가 오염됐기 때문이다. 제주도는 돼지 사육 밀도가 전국 평균의 3배에 이른다.

제주도 상하수도본부에 따르면, 이 지역 지하수의 질산성 질소 농도는 78 ppm(먹는 물 기준은 10ppm 이하)으로 다른 지역의 농도(평균 34ppm)보다 두 배가량 높다. 질산성 질소가 많으면 수도관 부식이 심해지고, 갓난아기(특히 생후 3개월 미만)에게서 청색증을 유발할 수 있다. 이 때문에 제주도는 단계적으로 한림정수장의 수돗물 생산을 줄여 오는 2021년에는 폐쇄할 계획이다

 

농업용 지하수 59% 먹는 물 기준 초과

 

지하수가 흘러들어 가는 원천인 '숨골'에 가축 분뇨가 무단으로 버려져 있다. [제주도 자치경찰단 제공=연합뉴스]

 

.제주도는 물 빠짐이 좋은 화산섬이고 강수량도 풍부하다. 이런 지리적·지질학적 특성 때문에 빗물이 땅속으로 잘 침투해 지하수가 내륙보다 풍부하다. 제주도민들이 지하수에 의존하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하지만 이런 특성 때문에 가축분뇨나 비료·농약 등으로 인한 수질 오염에 취약하기도 하다. 장희영 제주도 수질관리팀장은 한림 지역에는 축산 농가가 중산간 쪽에 몰려 있는데, 중산간 지역에서 오염된 물이 스며들면서 점점 오염이 심해지는 것 같다고 말했다.

실제로 우남칠 연세대 지구시스템과학과 교수팀이 제주 서부 해안 지역에서 32개 농업용 지하수 관정의 질산성 질소 농도를 조사한 결과, 59%19곳이 먹는 물 기준치를 초과했다. 우 교수는 제주도 중산간 지역에 몰려 있는 오염원이 상류에서 내려오는 깨끗한 물을 오염시키고 있다농업용수가 50% 이상 오염됐다는 건 제주도 내에서 실제로 쓸 수 있는 물이 예상보다 적을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지하수 펑펑 쓰면서 용천수 사라져

 

그래픽=김주원 기자 zoom@joongang.co.kr

 

.수질 사정이 이런데도 지하수 사용량은 오히려 해마다 늘고 있다. 지하수 함양률은 200346.1에서 201244.5%, 지난해 40.6로 줄었다. 지하수위도 점점 내려가고 있다    특히 제주도민의 생명수 역할을 했던 용천수가 주민과 관광객 증가로 인해 말라가고 있다. 용천수란 암석이나 지층의 틈을 통해 스며들었던 지하수가 해안에서 자연스럽게 솟아나는 물을 말한다제주도는 과거 용천수가 샘솟는 지역을 중심으로 마을이 형성됐다. 1999년 조사 당시 제주도 내 용천수는 총 1025곳이었으나 2013~2014년 조사에서는 661곳으로 줄었다. 용천수 270곳은 매립·멸실됐고, 94곳은 확인이 불가능한 상태였다.

용천수가 말라가는 건 수자원 사용량이 해마다 늘어난 데다 난개발이 이뤄지면서 물길 자체가 끊겼기 때문이다. 201362만 명이었던 주민은 최근 69만 명으로, 1000여만 명이던 관광객은 1400만 명 수준으로 늘었다. 1인당 하루 물 사용량도 99220.6L에서 2017313.3L42% 증가했다.

지하수 자원 감소의 주요 원인 중 하나로 꼽히는 도시화 면적은 94122에서 201620583늘었다. 대신 산림은 94931에서 201687259줄었다.


제주 반건조 상태물 부족 대비해야

 

제주시 외도동 월대천이 장마기간인데도 일부 바닥을 드러내고 있다. 최충일 기자

 

.용천수가 말라붙은 사례는 제주시 외도동 월대천에서도 확인된다. 이곳은 불과 몇 해 전만 해도 은어가 살고 여름철이면 아이들의 물놀이장으로 탈바꿈할 정도로 수량이 풍부하던 지역이었다. 하지만 지난달 30일 취재진이 찾은 월대천은 거의 바닥을 드러내고 있었다. 물의 양은 이 하천을 가로지르는 다리 밑의 수량 표시 눈금 근처도 가지 못했다.

박원배 제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각종 개발로 용천수가 멸실되거나 훼손되는 등 그 모습을 잃어가고 있다장기적으로 땅으로 유입되는 물이 줄었고 반대로 지하수 사용량은 계속 늘어난 게 주요 원인이라고 말했다.

전재경 자연환경국민신탁 대표는 제주도는 내려간 지하수위를 고려했을 때 사실상 반건조 상태에 접어들었다고 봐야 한다곧 물 부족 사태가 닥칠 수 있는 만큼 하루빨리 지하수 고갈과 오염에 대한 대비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제주=최충일·천권필 기자, 김정연 기자 feeling@joongang.co.kr



주상절리 경관사유화 논란 제주 부영호텔 소송 완패

부영 측 제기한 건축허가신청 반려 취소 '기각' 환경방안 재보완 취소 '각하'

 

제주 중문관광단지 주상절리 해안 경관 사유화 논란에 휩싸인 부영호텔이 사업 추진을 위해 제주도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지만 완패했다. 제주지방법원 제1행정부(강재원 부장판사)는 부영주택이 제주도를 상대로 제기한 환경보전방안 조치(이행)계획 재보완 요청 취소 소송을 10일 각하했다.

 

재판부는 중문관광단지 2단계 지역 내 호텔 4(2,3,4,5호텔)에 대한 부영주택의 건축허가 신청 반려 처분 취소소송도 기각하고 제주도의 손을 들어줬다. 부영주택은 20162월 서귀포시 대포동 주상절리 해안 293897에 총객실 1380실 규모의 부영호텔 4개동을 짓겠다며 제주도에 건축허가를 신청했다. 사업비만 9179억원이다. 호텔 4개동의 위치는 제주국제컨벤션센터 동쪽에서 아프리카박물관 사이 1km 구간이다. 해안과는 불과 100~150m 떨어져 있다. 건축물은 지하 4~5, 지상 8~9층으로 건축고도는 35m였다.

 

건축허가 직후 제주환경운동연합은 중문관광단지 2단계 지역 건축물 높이 완화 과정에서 환경영향평가 협의내용을 어기고, 경관영향평가 재심의 절차를 누락했다며 감사청구에 나섰다. 도감사위원회는 그해 10월 환경운동연합의 청구를 인용해 20015월 사업변경승인 과정에서 사업계획 등의 변경에 따른 협의내용에 환경영향 저감방안을 반영하지 않았다고 판단했다.

 

제주도는 199511월 관광단지 2단계 지역 건축높이를 20m(5)로 정했지만 20013월 개발사업 변경과정에서 35m(9)로 완화했다. 이 과정에서 환경영향 저감방안 요구를 누락했다. 결국 제주도는 201611월 부영호텔(2,3,4,5) 건축물 높이 변경과 그에 따른 환경영향 저감 방안을 마련하라는 내용의 환경보전방안 조치계획 재보완을 한국관광공사에 요구했다.

 

법률상 환경보전방안 수립권자는 중문관광단지 사업시행자인 한국관광공사다. 부영주택은 단지 내 용지 소유권자에 해당한다. 제주도는 201612월에는 한국관광공사가 환경영향평가 협의 내용 변경 절차를 우선 이행하고, 부영주택이 그 결과를 반영한 설계도서를 작성해 건축허가를 다시 받으라며 신청을 반려했다.

 

부영은 이에 반발해 201712월 제주도를 상대로 환경보전방안 조치(이행)계획 재보완 요청 취소와 건축허가 신청 반려 처분 취소 소송을 연이어 재기했다. 재판과정에서 부영은 201711월 한국관광공사가 제출한 중문관광단지 2단계 사업 환경영향저감 이행계획서 수정안을 제주도가 재검토 보완 요구한 것은 부당하다고 주장했다.

 

반면 제주도는 환경영향평가법상 사업시행자가 환경보전방안을 수립해 승인기관의 장에게 검토를 받도록 돼 있어 보완요구는 정당하다며 맞섰다. 재판부는 환경보전방안 수립권자는 중문관광단지 사업시행자인 한국관광공사인 만큼 용지 소유권자인 부영주택이 행정소송의 당사자가 될 수 없다며 청구를 각하했다. 환경보전방안 조치(이행)계획 재보완 요청 취소 소송이 각하되면서 건축허가 신청 반려 처분 취소 소송도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영웅 제주환경운동연합 사무처장은 부영호텔(2,3,4,5호텔)은 지금도 경관훼손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공익적 측면에서 자연경관의 중요성을 인식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환경단체의 지적과 감사위원회 감사 결과가 없었다면 건축허가가 이뤄졌을 수 있다제주도는 부영호텔 사례를 계기로 경관보전과 환경정책을 더욱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정호 기자 (newss@hanmail.net)



공원일몰제 해결 "국고·토지은행제가 해답"

박재호 "실질적 대응 절실"

국토부·LH 미온적 태도에 공공토지비축법 등 발의

 

박재호 민주당 의원이 1년이 채 남지 않은 도시공원 일몰제 대응을 위해 선별적 국고지원과 한국토지주택공사(LH)의 토지은행제를 활용하는 법안을 발의한다. 그동안 도시공원 일몰제 도래에도 불구하고 정부와 LH는 미온적이라는 비판을 받아왔다.

 

지난 8일 김현미 국토부장관은 국회에서 열린 국토위에서 "장기미집행 도시공원 해소방안에 국고지원이 빠졌다"는 박 의원의 지적에 "공원사업은 원래 지방자치단체 사무인데 중앙정부가 보조를 해주는 것"이라며 정부의 책임이 없다는 식의 발언을 했다. 또 김 장관은 "도시공원 지방채 이자의 70%를 지원해줘 지방자치단체가 좋아하고 환경단체에서도 고마워한다"고 말했다. 환경운동연합은 논평을 통해 도시공원 일몰제 해결에 대한 김 장관의 인식과 진단에 우려를 표하며 속히 우선관리지역 매입을 위한 국고보조 50% 지원을 촉구했다. LH는 당정협의 결과까지 거부하는 듯한 태도를 보였다.

 

지난 528일 당정은 '장기미집행공원 해소방안' 당정협의를 통해 LH의 토지은행제를 활용한다고 결정했다. 토지은행제 재원을 통해 부지를 우선 매입하고 지자체가 5년에 걸쳐 분할 상환하는 방식이다. 현재 LH는 토지은행제 재원에 대해 수익금이 생기면 매년 2000억원에서 4000억원씩 비축만 할 뿐 사용은 하지 않고 있다. 그동안 쌓여 있는 재원만 42000억원에 이른다. 24000억원이 소요될 지방채 발행을 지자체들이 굳이 하지 않아도 된다는 이야기다.

 

하지만 LH"토지은행제 적립금을 직접 사용토록 강제하는 것은 맞지 않으며 사업재원의 사용순서 혹은 비율을 규정하는 것도 LH의 사업추진에 대한 과도한 제한"이라고 밝히고 있다.

 

지자체 한 관계자는 "지자체가 지정한 공원은 지자체가 책임지더라도 1970년대 이전에 국가가 지정했던 공원들은 국가가 책임을 지는 것이 당연하다""지방채 발행완화나 이자 지원은 자치단체의 재정악화를 가중시켰다는 비판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고 말했다.

 

이번에 발의될 법안은 2가지다. 도시공원 및 녹지등에 관한법에는 국공유지 일몰제 연장과 국고지원에 대한 근거규정을 담는다. 국공유지에 대해서는 10년간 일몰제 효력을 연장하고 우선보전지역에는 비용의 전부 또는 일부를 국고로 지원한다는 내용이다.

공공토지의 비축에 관한법에는 지자체의 공공용도 토지에 대해서는 토지은행제 적립금 사용을 할 수 있도록 한다. 또 토지은행제 이자의 국고 지원과 함께 최대 20년까지 사용할 수 있는 근거를 담았다.

 

박 의원은 "도시공원 일몰제에 의해 앞으로 1년 뒤, 서울시 면적의 절반이 넘는 340규모의 도심 속 허파가 사라질 위기에 처해 있지만, 정부 대책은 자치단체의 지방채 발행한도를 늘려주거나 이자를 지원하는 간접지원책에 그쳐 실효성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곽재우 기자 dolboc@naeil.com

 

울산 태화강 지방정원 국가정원지정

 

전남 순천만에 이어 제2호 국가정원으로 지정된 태화강 국가정원 전경. 울산시 제공

 

울산 태화강 지방정원이 순천만 국가정원에 이어 우리나라 2호 국가정원으로 지정됐다.

울산시는 산림청으로부터 12일 자로 태화강 지방정원의 국가정원 지정을 통보받았다고 11일 밝혔다.

 

순천만 국가정원 이어 두 번째

국내 첫 수변 생태정원 눈길

연간 관광객 158만 명 달해

 

국내 첫 수변 생태 정원인 태화강 지방정원은 태화교에서 삼호교 구간의 둔치 내 약 84면적에 생태’ ‘대나무’ ‘무궁화’ ‘참여’ ‘계절’ ‘’ 6개 주제로 29개의 크고 작은 정원으로 구성돼 있다. 방문자센터와 시민이 참여할 수 있는 갖가지 정원 체험시설도 갖췄다. 태화강만의 자랑인 백로, 떼까마귀 등 태화강 주변의 수려한 자연 경관을 보기 위해 연간 158만 명의 관광객이 찾는 울산 최고의 관광 명소다.

 

태화강 국가정원 지정은 문재인 대통령의 공약이다. 산림청은 오염됐던 하천을 복원하고 자연자원을 보존하면서 도시재생 성과를 거두는 등 태화강 정원의 생태적 가치를 인정해 국가정원으로 지정했다. 이번 국가정원 지정으로 울산시는 내년부터 태화강 국가정원의 운영관리를 위해 해마다 국비 30~40억 원을 지원받는다.

 

울산발전연구원은 태화강 국가정원 지정으로 2023년까지 생산유발 5552억 원, 부가가치 유발 2757억 원, 취업 유발 5852명의 효과를 예상했다. 송철호 시장은 태화강 국가정원 지정은 울산뿐 아니라 대한민국 생태환경사에 길이 남을 기념비적인 일이라며 “20여 년 전부터 산업화로 오염된 태화강을 죽음의 강에서 생명의 강으로 복원한 울산 시민의 끈질긴 열정과 노력이 있었기에 가능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태화강 국가정원의 부족한 주차공간 확충 등 기반시설 개선이 여전히 숙제로 남았다. 시는 올해 안에 태화강 국가정원 진흥을 위한 실효성 있는 세부 실행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태화강 정원 진흥계획 수립용역에 착수한다. 국가정원이 있는 광역자치단체 위상에 맞춰 전담 관리 기구로 국 단위 조직도 만든다. 태화강 국가정원 지정 선포식은 10월 중순 태화강 국가정원에서 개최할 예정이다. 권승혁 기자 gsh0905@


  

기후변화로 30년 뒤 인류 파멸이미 파멸은 진행중

호주 국립기후복원센터 과학자들 지나칠 정도로 최소한의 드라마를 고수한다

IPCC등 오늘날 통용되는 기후변화 논의의 낙관을 비판하는 것이 보고서 핵심

기후변화로 30년 뒤 대부분의 인류 문명 파멸지난 65일자 한 언론사 기사 제목이다. 지난 5월 호주 국립기후복원센터(breakthroughonline.org.au)가 기후변화 시나리오를 담은 정책보고서가 외신보도로 알려지자 국내 언론은 외신을 인용해 충격적 문명의 종말을 언급했다. 이후 보고서는 각종 정치인 막말과 연예인 열애설 등에 덮여 잊혔다.

 

호주 국립기후복원센터가 2018년 발표한 정책보고서 표지.

 

생태적지혜연구소(ecosophialab.com)가 지난 10일 보고서 주요 내용을 번역했다. 연구소는 구체적 내용 없이 막연한 두려움만 갖게 하는 보도가 많아 번역에 나섰다고 전했다. 정책보고서 결론은 이러했다. “인류 문명을 지속하려면 탄소가 배출되지 않는 산업 시스템의 아주 빠른 구축이 핵심이다. 이는 2차 세계대전의 긴급 동원 규모와 유사한 전 지구적 자원 동원을 요구한다.”

 

보고서의 문제의식은 이러했다. “기후변화는 기존의 국가 안보위기와 교차하며, 위협을 배가시키고 불안정을 촉진시키는 기능을 하는데, 이는 인도주의적·사회정치적 위기, 분쟁, 강제이주로 이어지는 악순환을 가속화시키는 데 기여한다. 기후변화는 가뭄·들불로 곡물 수확량을 감소시키고, 식품 가격을 올려 식량과 식수 체계에 영향을 준다. 흉작은 이미 중동, 사하라 전역에서 사회적 와해와 분쟁을 일으키는 촉매제가 돼 유럽의 이주 위기에 기여하고 있다.”

 

해당 보고서를 번역한 이승준 생태적지혜연구소 연구원(광운대 외래강사)호주 국립기후복원센터는 실존적 기후위협이란 용어를 쓰며 (기후변화를) 안보위협으로 받아들인다. 우리는 보통 안보위협을 군사 위기로 한정해서 보는데, 보고서는 생태위기를 안보위기로 본다며 한국과 다른 접근을 특징으로 꼽았다. 실제로 정책보고서 머리말을 국방참모대학 총장 출신의 호주 해군 장성이 썼다. 그는 기후변화에 대한 글로벌 군사자문단 일원이다.

 

이번 보고서는 과학자들은 지나칠 정도로 최소한의 드라마를 고수한다며 오늘날 통용되는 기후변화 관련 논의의 낙관을 비판한다. “IPCC(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1.5°C 보고서가 있다. 이것은 온난화가 10년당 대략 0.2°C 비율로 상승하는 추세를 지속해 2040년경에는 산업화 이전과 비교해 1.5°C 상승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하지만 가속화 하는 인류의 탄소배출, 대기 중 구름·안개 등 액체미립자(aerosol)의 감소, 변화하는 해양 순환조건 등으로 1.5°C라는 경계는 그 절반쯤 되는 기간인 2030년경에 넘어설 듯하고 2045년경에는 2°C의 경계에 도달할 것이다.”

 

보고서는 “IPCC 보고서들은 세부적이고, 수량화되며, 복잡한 모형화의 결과를 제시하지만, 더욱 심각하고, 비선형적인 시스템 변화의 가능성들에 대해서는 간략하게 언급만 할 뿐이다. 정책입안자들과 언론은 주로 눈에 띄는 숫자에만 이끌리기 때문에 이러한 접근법은 가장 파괴적이고 수량화하기 어려운 결과들에는 덜 주목하게 만든다고 우려했다.

 

2015년 파리기후협정도 마찬가지다. 당시 협정에 따르면 2100년경 지구 온도는 현재보다 3°C 이상 상승한다. 그러나 이 수치는 장기간의 탄소순환변동은 포함하고 있지 않다는 지적이다. “탄소순환변동은 현재나 가까운 미래와 관련되어 있는데, 왜냐하면 현재 인간 활동이 전례 없는 속도로 기후 체계를 교란시키고 있기 때문이다. 이 점을 고려하면, 파리기후협정에서 말한 온난화는 2100년경에는 약 5°C 상승에 이를 것이라는 게 보고서 주장이다.

 

그러면서 보고서는 2050최악의시나리오 개요를 제시한다. “우리는 이것이 가능성 범위의 최대치를 그리는 시나리오임을 강조한다. 이것은 하나의 시나리오, 즉 어떤 일이 일어날지 과학적 예측이 아니라, 발생할 잠재적 영향력에 관해 사고하는 방법이다. 문명의 종말이라는 결과가 일어날 가능성은 단 한 번의 파국이 일어날 가능성보다도 더 낮다. 하지만 그 결과의 파급력이 너무나 막대하고 끔찍해 우리가 그것을 피하려고 모든 가능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

 

게티이미지.

 

보고서에 따르면 2050년에는 다음과 같은 현상이 과학적으로 넓게 받아들여진다. 현재보다 기온이 1.5°C 뜨거워지기 전에 남극의 서쪽 빙하층 및 빙하가 없는 북극해의 여름이 시스템 임계점을 넘어서고, 2°C 전에는 그린란드의 빙하층이 시스템 임계점을 넘어서며, 2.5°C에 다다르면 넓은 영구동토층이 유실되고, 아마존에는 대규모의 가뭄과 고사병이 발생한다. 이 과정에서도 인간의 온실가스 배출은 여전히 중대하게 일어난다. 그 결과 2050년에는 지구 육지의 35%, 지구 인구의 55%가 인간의 생존이 가능한 문턱을 넘어서는 치명적인 태양열 조건에 1년 중 20일 이상 노출된다.

 

북아메리카는 들불, 폭염, 가뭄, 침수 등의 파괴적인 이상기후를 겪는다. 중국의 여름 장마기가 망쳐지고, 히말라야 얼음층의 1/3 유실로 인해 아시아의 큰 강들에 흘러 들어가는 유수량이 심각하게 감소한다. 안데스 산맥의 빙하유실이 70%에 달하고, 멕시코와 중앙아메리카의 강우량이 절반으로 떨어진다. () 영구적인 엘리뇨 현상이 만연한다.”

 

보고서는 위와 같은 분석과 함께 세계의 지표면의 30% 이상에서 건조지대화(aridification)가 나타난다. 남아프리카, 지중해 남부, 서아시아, 중동, 호주 내륙, 미국 남서부 전역 등에서는 극심한 사막화가 일어난다고 예측했다. 이어 산호초 생태계, 아마존의 우림지대, 북극 등을 포함한 여러 생태계들이 붕괴한다고 했다. 그 결과 기후 난민이 등장한다.

 

게티이미지.

 

보고서는 주민들에게 인위적으로 시원한 환경을 제공할 능력이 없는 가난한 나라들과 지역들은 독자 생존이 불가능해진다. 치명적인 태양열 조건이 서아프리카, 남미의 열대지방, 중동, 동남아시아 등에서 1년에 100일 이상 지속한다. 이는 열대지대에 살던 10억 명 이상의 사람들을 난민으로 내모는데 기여한다고 예측했다. 이어 주요 식량 생산 지역들에서의 곡물수확량 1/5 감소, 식량의 작물 영양 성분 감소, 곤충 개체 수의 파국적 감소, 사막화, 우기의 실패, 만성적 물 부족을 예고했다. 식량 가격 급등에 따른 식량 전쟁은 불가피하다.

 

이런 가운데 메콩강, 갠지스강, 나일강과 같은 농업적으로 중요한 삼각주의 하류지역들이 침수되고, 첸나이, 뭄바이, 자카르타, 광저우, 톈진, 홍콩, 호치민, 상하이, 라고스, 방콕, 마닐라 등 세계에서 가장 인구가 밀집된 일부 도시들의 주요 지역에서 사람들이 떠난다. 더 이상 살 수 없어서다. 보고서는 이 시나리오는 인류문명과 근대 사회가 종말에 이르게 되는 전면적인 혼돈의 세계를 엿보게 한다며 정치적 공항상태를 전망했다. 보고서는 그러나 세계는 현재 파국적인 기후변화의 결과를 직시할 준비가 전혀 되어있지 않으며, 심지어 이것을 문제로도 다루지 않는다고 비판한다.

 

인류 문명을 보호하기 위해서는 향후 10년 동안 대규모의 전지구적 자원 동원이 필요하며, 이를 통해 탄소가 전혀 배출되지 않는 산업 시스템을 건설하고 안전한 기후의 회복을 시작해야 한다.” 보고서의 결론이다. 보고서는 기후변화 연구와 관련된 정책의 한계를 인정하며 온난화가 최대치에 이를 가능성에 특별한 관심을 보이는 시나리오적 접근법을 채택하고 단기적 조치가 해야 할 역할에 분석적 초점을 맞추는 한편 탄소를 전혀 배출하지 않는 산업 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해 국가 안보 분야가 실행할 수 있는 역할을 긴급하게 조사해야 한다는 정책적 제언으로 끝난다.

 

게티이미지.

 

이승준 생태적지혜연구소 연구원은 한국은 경제발전을 위해 산업발전을 중단할 수 없다는 이유로 기후문제에 손 놓고 과학계는 최악의 시나리오에 어필하지 않는다. 낙관적으로 평균치에 근거해 기후예측을 전하지만 지금 전 세계적 이상기후 현상이 감지되고 있다. 이상기후 현상이 벌어지면 평균치가 올라가는데 (과학계가) 이 점을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승준 연구원은 이번 보고서를 두고 막연하게 공포를 조장하는 시나리오가 아니다. 과학적으로 예측 가능한 위험도의 최대치라고 보면 된다고 전했다.

 

보고서에 등장한 시나리오는 현재진행형이다. 지난 630,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세계가 기후위기 긴급 대응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프랑스를 비롯한 남부 유럽은 45도를 넘는 폭염 속에 초비상이 걸렸다. 알래스카에선 빙하가 녹아 홍수가 일어나고 산불까지 일고 있다. 그린란드에서는 해빙을 촉진하는 빙저호(빙하 밑 호수) 56개가 추가 발견됐다. 남극 대륙에서는 멕시코 면적에 해당하는 얼음이 녹아내렸다. 안토니우 사무총장은 기후변화 양상이 과학자들의 예측보다 빠르고 격렬하지만, 여전히 많은 국가가 기후변화의 위험을 깨닫지 못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오늘날 서울은 광저우, 뉴욕과 함께 탄소발자국(직접·간접적으로 발생시키는 탄소배출 총량) 최악의 도시로 꼽히고 있다. 세계인 입장에서 지구멸망의 주범 지역이다. 정부가 최근 폭염에 맞서 내놓은 소위 냉방복지정책은 역설적으로 더 많은 에어컨 실외기의 가동으로 이어져 더 극단적인 폭염으로 돌아올 예정이다. 이런 가운데 폭염에 맞설 수 없는 이들은 소리 없이 죽어가고 있다. 개인으로서는 도무지 답을 찾기 어려운 재난이다.

 

녹색당은 지난 4일 성명을 내고 세계가 불타고 있다. 예상보다 훨씬 빠르다. 정부는 참극을 기다리지 말고 지금 당장 국가비상사태를 선언하라고 요구했다. 녹색당은 정부가 영국과 캐나다처럼 비상사태를 선언하고 ‘2050 탄소제로를 위한 전 국가적 전환에 대해 공론화를 진행하는 한편 9월 미국에서 열릴 유엔 기후행동 세계정상회담에서 한국의 2050년 탄소제로 의지를 천명하고 다른 국가들의 동참을 촉구해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정철운 기자 pierce@mediatoday.co.kr

 

기후침묵은 죄악! 시민사회가 나서야 할 때

[제안] 기후위기에 대응할 시민사회 공동 행동을 위하여

기후위기로 인해 지구가 몸살을 앓고 있다. 폭염 등의 기상 이변이 지구적 일상이 된 지 오래다. 하지만 한국 사회는 아직 기후위기에 대응할 적극적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다. 한재각 에너지기후정책연구소 소장은 12일 페이스북에 이 같은 현실을 개탄하고, 오는 23일 오전 10시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시민사회의 공동 행동 논의를 위한 집담회를 가질 것을 제안했다. 해당 집담회는 그린피스 등 9개 시민사회단체가 공동 제안했다

 

기후위기를 걱정하는 한국 시민사회(단체) 집담회를 제안합니다

파국적인 기후위기가 다가오고 있습니다. 과학자들은 전 지구적 기온 상승 2도 혹은 1.5도 목표를 지키기 위해 남은 시간이 10년 정도 밖에 남지 않았다고 계산하고 있습니다. 이대로라면 조만간 세계의 주요도시들이 더는 사람이 거주하기 힘든 지역이 될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습니다. 과학자들의 우려는 지금 세계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는 기상이변이 뒷받침해주고 있습니다. 기온이 50도 가까이 치솟은 인도 대륙, 45도를 넘어버린 남부 유럽, 멕시코만한 면적의 빙하가 녹아내린 남극 대륙, 기온이 30도가 넘어서면서 산불과 홍수에 시달리고 있는 미국 알래스카... 올해 상반기까지 외신을 통해서 전해진 기상이변 소식입니다. 한국에서도 갈수록 변덕스러워지는 폭염과 한파, 사라져가는 장마철과 사계절의 구분이 이미 우리가 기후변화의 한가운데에 들어와 있음을 똑똑히 보여주고 있습니다.

 

영국에서는 '멸종저항'이라는 대중조직이 기후위기를 경고하는 비폭력 직접행동에 나서기 시작했습니다. 그동안 수많은 우려 표현과 경고에도 불구하고 영국 정부가 기후위기를 대처하기 위해서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았다고 비판하는 이들은 사회적 혼란을 야기하겠다고 명시적으로 주장하고 있습니다. 런던 템스 강을 가로지르는 다리를 점거하여 교통을 마비시키고, BBC 건물을 봉쇄하여 직원들이 빠져 나오지 못하도록 하고, 자연사 박물관을 점거하여 죽은 듯이 누워 시위합니다. 이런 직접행동은 정부와 전 사회가 당장 기후행동에 나서도록 촉구하기 위함입니다. 이런 "사회적 혼란"이 아니라면 누구도 기후위기 문제를 쳐다보지 않고, 귀를 닫고 있기 때문입니다.

 

영국만이 아닙니다. 스웨덴의 16세 청소년이 시작한 '기후 학교 파업' 시위는 눈덩이처럼 불어나 벨기에, 호주, 독일 등 전 세계를 휩쓸고 있습니다. 315일과 524, 세계적인 기후파업이 조직되어 수십만 명의 학생들이 학교 대신 거리를 메워 온실가스 배출로 인해 도둑맞은 미래를 돌려놓으라고 주장했습니다. 독일에서는 '토지의 종말(엔데 겔랜데)'이라는 단체가 석탄 광산과 철도를 점거하는 시위농성을 벌이고 있습니다. 일부 과격하고 급진적인 단체들만 참여하는 시위가 아닙니다. 기후변화에 위기의식을 느끼고 있는 시민 누구나 참여하는 시위로서, 독일 녹색당의 연방의원들까지도 참여하고 있습니다. 독일 녹색당은 기후위기 해결을 요구하는 정책으로 지지율 1위에 올라서기도 했습니다. 이들의 행동이 급진적인 것이 아니라, 기후위기 상황이 급진적입니다.

 

과학자들의 경고, 전 지구적으로 목격되는 기상이변, 그리고 대중의 급진화한 기후행동으로 인해 세계 각국 정부가 반응하고 있습니다. 올해 들어 영국, 프랑스, 캐나다, 아일랜드 등 15개 국가와 뉴욕을 비롯한 백여 개의 도시들이 기후변화를 국가 비상상태로 선언하고, 많은 자원과 역량을 동원해서 기후위기에 대응하겠다고 나섰습니다. 그 방안 중 하나로 205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량을 제로로 만들겠다는 야심찬 목표를 선언해 법률로 제정하기 시작했습니다. 또한 2030년 혹은 2040년부터 석유를 태우는 내연기관차 판매를 중단하겠다는 선언이 잇따르고 있습니다.

 

그런데 한국은 어떤가요? 문재인 정부가 혁신적으로 추진하기 시작한 에너지전환 정책은 과거 정부 정책에 비해 놀랍고 환영할 만하지만, 인류가 직면한 기후위기에 대응하기에는 크게 부족합니다. 에너지 부문뿐만 아니라, 노동, 인권, 보건의료, 농업, 식품, 교통, 건물, 복지, 수자원 등 모든 분야에서 기후위기에 대응하기 위한 논의와 실천으로 확대되기는커녕, 에너지전환마저 오히려 위축되고 있습니다. 기후위기를 이야기하기 꺼리는 정부와 여당, 미래에 대해서 어떤 대안도 가지고 있지 않은 보수 야당, 보수 언론, 그리고 기득권 세력 사이의 이전투구는 기후위기를 넘어서기 위한 우리의 노력을 봉쇄하고 있습니다.

 

지금, 기후위기로부터 생존하기 위해 시민 사회가 비상한 각오로 나서야 할 때입니다. 한국 사회에서 누구보다 먼저 청소년들이 길거리에 나섰습니다만, 기후위기는 그들만의 문제도, 책임도 아닙니다. 청소년, 여성, 시민, 노동자, 농민 등 다양한 계층과 정체성을 가진 이들이 생존을 위해 함께 나서야 할 때입니다. 정부, 국회, 기업, 언론 등 기후위기를 심화하고 그 해결을 외면하는 모든 권력을 향해 기후행동에 나설 것을 촉구하고, 압박하고, 또 견인해야 합니다. 이제 기후침묵은 용납될 수 없다고 경고해야 합니다.

 

또한 기후위기 해결을 위한 전 지구적 연대를 강화해야 합니다. 이미 오는 920~27일 사이에 전 세계 공동의 기후파업이 제안되고 있습니다. 923일에는 뉴욕에서 기후행동을 위한 세계정상회담이 예정되어 있습니다. 각국 정상이 기후위기 해결에 적극 나서도록, 목소리를 모으고 높여야 하는 시기입니다.

 

기후위기를 걱정하는 우리들은 한국의 모든 단체, 조직, 모임과 개인에게 기후위기에 대응할 시민사회의 공동 행동을 논의하기 위해 다음과 같이 집담회를 제안합니다.

 

일시: 2019723일 오전 10

장소(): 그린피스 회의실(지하철 1호선, 남영역 인근 청룡빌딩 7)

안건: 기후위기에 대한 인식 공유와 공동 행동 논의

대상: 기후위기 대응의 필요성에 동의하는 누구나

 

문의: 에너지기후정책연구소(02-6404-8440), 환경운동연합(02-735-7000), 에너지정의행동(02-702-4979)

 

제안단체: 그린피스, 녹색미래, 녹색연합, 에너지기후정책연구소, 에너지노동사회네트워크, 에너지정의행동, 환경운동연합, 환경정의, ICE Network (추가할 단체와 조직들을 기다립니다!)     한재각 에너지기후정책연구소 소장 / 프레시안

 

‘10일 만에 뚝딱’, 물고기 성전환의 비밀

카리브 해 놀래기유전자는 그대로, 활성화 스위치만 열리고 닫혀

 

카리브 해 산호초 놀래기. 크고 푸른색 수컷이 노란 암컷 무리를 지킨다. 수컷이 사라지면 가장 큰 암컷이 열흘 안에 수컷으로 바뀐다. 케빈 브라이언트 제공.

 

포유류와 새는 태어날 때 결정된 성이 나중에 바뀌는 일이 거의 없다. 그러나 바닷물고기 가운데는 이런 일이 꽤 흔해, 27개 과 약 500종에서 다 자란 뒤 성이 바뀐다. 어떻게 이런 일이 벌어지는지는 오랜 수수께끼였다.

 

에리카 토드 뉴질랜드 오타고대 박사 등 국제 연구진은 11일 과학저널 사이언스 어드밴스에 실린 논문을 통해 물고기의 성전환이 어떻게 일어나는지 유전자 수준에서 규명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시각 단서를 이용해 재빨리 성을 바꾸는 것으로 알려진 카리브 해 산호초에 서식하는 놀래기를 연구 대상으로 삼았다. 이 물고기 수컷은 암컷 무리를 지키는데, 암컷보다 크고 머리에 푸른 무늬가 나 두드러진 모습이다. 이들은 태어날 때 모두 암컷이다가 생애 한순간에 일부가 수컷으로 성전환한다.

 

토드 박사는 무리를 지키던 수컷이 사라지면 가장 큰 암컷이 10일 만에 수컷으로 바뀌어 그 자리를 채운다“(수컷이 사라진 뒤) 불과 몇 분 만에 암컷의 행동이 달라지고, 몇 시간이 지나면 색깔이 변하며, 열흘이면 난소가 정소로 바뀐다고 이 대학 보도자료에서 말했다.

 

영화 니모를 찾아서에 나오는 흰동가리는 수컷이 암컷으로 변신하는 성전환을 한다. 얀데르크, 위키미디어 코먼스 제공.

 

이 놀래기는 암컷에서 수컷으로 바뀌었지만, 그 반대도 있다. 영화 니모를 찾아서의 주인공인 흰동가리는 암컷이 무리를 지키다가 죽으면 가장 큰 수컷이 암컷으로 변신한다. 그렇다면 다 자란 물고기는 똑같은 유전자를 유지한 채 어떻게 성별이 바뀌는 걸까. 연구자들은 아르엔에이(RNA) 염기서열 해독과 후성유전학 분석 등 최신 유전학 기법을 이용해 유전자는 변하지 않지만, 특정 유전자의 작동 스위치가 켜지고 꺼지는 식으로 성전환이 일어난다는 사실을 밝혔다.

 

그는 성전환에 나선 암컷은 먼저 난소를 유지하던 유전자의 스위치를 끄고, 이어 정소 형성을 촉진하는 새로운 유전경로 스위치를 켠다성전환에는 생식샘 유전자의 전면적 재배치가 필요하다는 사실을 발견했다고 말했다.

 

 

놀래기의 성

전환 과정. 날짜별로 색깔, 행동, 생식샘 변화, 유전자 발현 등이 빠르게 바뀌는 것을 보여준다. 에리카 토드 제공.

 

공동연구자인 제니퍼 그레이브스 오스트레일리아 라트로브대 교수는 호주 건조지대에 서식하는 중부턱수염도마뱀을 연구하는데, 이 도마뱀과 놀래기의 성전환에 공통점이 있다는 데 주목했다. 이 도마뱀의 수정란은 온도에 따라 성별이 결정되는데, 고온 상태에서 수컷이 암컷으로 바뀐다. 그는 두 동물의 성전환에 같은 유전자가 일부 관여한다환경이 유전자의 활성화를 조절하는 (물고기와 파충류가 나뉘기 전에 진화한) 고대 시스템이 있을 것이라고 이 대학 보도자료에서 말했다.

 

실제로 포유류와 조류에서 성이 고정된 것처럼 보이지만 꼭 그렇지만은 않다는 사실이 밝혀지고 있다. 연구자들은 포유류의 성별이 유지되는 것은 생식샘에서 반대 성으로 가는 경로를 억제하는 유전적 신호를 보내는 적극적 활동의 결과라며 성별은 성전환을 하는 물고기뿐 아니라 모든 척추동물에서 본질에서 가변적일지 모른다고 논문에 적었다.

연구자들은 또 난소에서 새로운 정소로 놀랄 만큼 빨리 전환하는 놀래기의 사례는 조직과 장기를 만드는 의학적 용도와 물고기 양식업에 응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기사가 인용한 논문 원문 정보:

Erica V. Todd et al, Stress, novel sex genes, and epigenetic reprogramming orchestrate socially controlled sex change, Science Advances 2019; 5, DOI: 10.1126/sciadv.aaw7006/ 조홍섭 기자 ecothink@hani.co.kr

 

거대한 바다소를 잡아먹은 사람들멸종의 역사

 

매너티

아시아 대륙과 아메리카 대륙이 떨어져 있다는 사실을 누가 처음 발견했을까? 원래 그랬던 것 아니냐고? 아니다! 2만 년 전 인류는 아시아에서 아메리카로 걸어서 건너갔다. 지금은 너비 85km의 베링 해협이 있는 그곳이 당시에는 육지로 드러나 있었다. 베링 해협은 지금도 깊이가 30~50m에 불과하다. 그 추운 시절 인류는 아시아에서 아메리카로 건너갔지만 그 이후 이 지역은 인간의 발길이 닿지 않는 곳이 되었다. 아시아의 동쪽 끝으로 오기 전 시베리아 툰드라 지역은 충분히 넓었고 너무 추웠다. 걸어서 오기는 불가능했다. 그리고 그 누구도 아시아와 아메리카가 떨어져 있는지 몰랐다.

 

덴마크 부잣집의 셋째 아들 비투스 베링(1681~1741)은 대학에 진학한 두 형과 달리 15살 나이에 포경선 선원이 되었다. 이후 네덜란드 해군과 동인도회사를 거쳐 23살에는 러시아 발트함대 해군이 되었다. 이름도 이반 이바노비치 베링으로 바꾸었다. 경력만 보아도 파란만장한 삶을 살았을 게 분명한 뱃사람 비투스 베링에게 러시아 북동항로 개척이라는 임무가 주어졌다.

 

그야말로 무지막지한 임무였다. 왜냐하면 페테르부르크에서 오호츠크해에 이르기까지 9,000km 이상을 뱃길이 아니라 시베리아를 관통하는 육로를 이용해야 했기 때문이다. 당연한 일이다. 쇄빙선도 없던 시절에 러시아함대가 오호츠크해에 다다르려면 북해대서양인도양태평양이라는 긴 항로를 거쳐야 했다. 육로로 오호츠크해에 다다른 개척대는 바다를 건너 캄차카 반도에 도착한 후 돛단배를 만들어서 북극해로 나갔다. 이때 인류는 드디어 알았다. 아시아와 아메리카가 바다로 나뉘어 있다는 사실을 말이다. 1725년의 일이다.

 

베링은 베링 해협에서 나머지 생을 보내다 1741128일 캄차카 반도의 남단에 있는 베링 섬에서 괴혈병으로 죽었다. 괴혈병은 원양 어선을 타는 뱃사람들의 가장 큰 사망원인이었다.

사상 최초로 괴혈병 사망자를 내지 않고 세계 일주를 하는 데 성공한 사람은 아시아와 아메리카를 가르는 바다에 베링 해협이라는 이름을 붙인 영국의 탐험가 제임스 쿡이다. 그의 비결은 선원들에게 절인 양배추와 과일을 꾸준히 먹인 것이다. 괴혈병은 비타민 C가 부족해서 생기는 병인데 야채와 과일로 비타민 C를 공급했던 것이다.

 

사실 제임스 쿡도 그 이유는 몰랐다. 비타민 C1920년대 말에야 발견됐고 1931년에야 괴혈병 치료제 역할을 한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1937년에 노벨 생리의학상과 화학상은 모두 비타민 C 연구자에게 돌아갔다. 1950년 노벨 생리의학상도 비타민 C 연구자가 받았다. 그만큼 괴혈병은 인류를 괴롭힌 불치병이었던 것이다. 하지만 비타민 C가 등장하기 전에도 뱃사람들은 나름대로의 처방전을 갖고 있었다. 바로 피가 뚝뚝 떨어지는 신선한 고기를 먹는 것이다. 그런데 망망대해를 항해하면서 신선한 고기를 구하는 게 쉬운 일이 아니다.

 

1741년 베링 해협에 온 선원들의 눈에는 좋은 먹잇감이 보였다. 스텔러바다소가 바로 그것이다. 탐사대의 동물학자 게오르그 스텔러가 발견했다고 해서 스텔러바다소다. 매너티, 듀공, 스텔러바다소는 모두 바다소다. 말 그대로 바다에 사는 소다. 소처럼 바닷속에 자라는 풀을 먹고 산다. (하지만 소보다는 코끼리가 더 가까운 친척이다.) 이 가운데 스텔러바다소가 가장 크다. 몸길이 10m, 몸무게 11t에 달하는 거대한 동물이다. 이들의 두껍고 거친 가죽을 뚫을 만한 이빨이 있는 동물은 존재하지 않는다. 덕분에 평온하게 살았다.

 

하지만 인간에게 불가능이란 없다. 사람들은 스텔러바다소를 먹었다. 굉장히 맛있었다. 기름은 불에도 잘 탔다. 괴혈병을 막아주었다. 그 덕분에 사람 눈에 띈 지 단 27년 만인 1767년 멸종했다.

 

스텔러바다소가 멸종하자 베링 해협에 온 선원들은 다른 신선한 고기를 찾아야 했다. 이번에는 안경가마우지가 눈에 들어왔다. 눈 주변에 하얀 깃이 있어서 마치 안경을 쓴 것처럼 보이기 때문에 붙은 이름이다. 처음엔 선원들도 새를 잡아먹을 엄두를 내지 못했지만 곧 그 가치를 알아차렸다.

 

안경가마우지는 가마우지 가운데 가장 크다. 몸길이 1m에 몸무게도 6kg이나 나간다. 하지만 날개가 작아서 날지 못한다. 32종의 가마우지 가운데 날지 못하는 건 갈라파고스의 파란발가마우지와 베링 해협의 안경가마우지 두 종뿐이다.

 

안경가마우지 한 마리를 잡으면 세 명이 배를 채울 수 있었고 맛도 일품이었다. 뱃사람들의 인기를 끈 안경가마우지는 결국 1850년 멸종했다. 안경가마우지 발견 소식이 유럽에 채 전해지기도 전이었다.

 

1725년 베링 해협의 발견으로 아시아와 아메리카가 끊어진 것을 알게 된 후 순식간에 거대한 바다 포유류와 조류가 멸종하고 말았다. 베링이라는 인물과 함께 스텔러바다소와 안경가마우지의 이름도 함께 기억하자.

이정모 | '청소년을 위한 과학관' 서울시립과학관의 초대 관장출처 : SBS 뉴스

 

뱀이 먼저일까, 도마뱀이 먼저일까?

, , 호랑이, 토끼, , , , 원숭이, , , 돼지. 눈치챘겠지만 열두 띠 동물 가운데 상상의 동물인 용을 뺀 목록이다. 아마 옛사람들에게 가장 흔한 동물이었을 것이다. 요즘은 당연히 고양이가 어딘가에는 들어가야 한다. 그런데 열두 띠 동물 가운데 실제로 존재하는 열한 동물 중 아홉 종류는 모두 포유류다. 조류와 파충류는 한 가지뿐이고 개구리 같은 양서류는 아예 없다. 하긴 누가 "나는 개구리 띠야"라고 말하고 싶겠는가.

 

그런데 이 땅에 존재하는 동물의 종류는 우리가 생각하는 것과는 많이 다르다. 지구에 현재 살고 있는 포유동물은 5,400종에 불과하다. 이에 비해 조류는 무려 1400종이나 되고, 파충류도 7,900종이 넘는다.

 

파충류 가운데 거북은 약 300, 악어는 23종에 불과하다. 나머지는 뱀과 도마뱀이다. 7,600종에 달한다. 그중 절반에 가까운 3,400여 종이 뱀이다. 그러니까 뱀은 이 험악한 세상에 가장 성공적으로 적응한 척추동물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도대체 뱀에게는 어떤 장점이 있기에 지구에 이토록 적응을 잘한 것일까? 보통 사람들은 뱀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데 그게 바로 뱀에게는 장점이 되었다. 뱀은 기다랗고 유연하다. 유연한 몸으로 먹잇감의 혈관을 조여 심장마비를 일으켜 잡아먹는다. (숨통을 막아 질식사를 시키는 게 아니다.)

 

턱뼈는 다른 동물처럼 두 개가 아니라 네 개로 되어 있고 인대로 느슨하게 붙어 있어서 자기 몸보다 네 배 이상 커다란 먹이도 삼킬 수 있도록 늘어난다. 또 갈비뼈와 가슴뼈가 붙어 있지 않아서 큰 먹이를 삼켜도 몸통을 통과할 수 있다. 그리고 기다란 내장은 어떤 먹이도 소화할 수 있다.

 

뱀 특유의 사냥법이 가능한 데는 다리가 없다는 게 큰 역할을 한다. 만약에 다리가 있다면 좁은 틈에 숨어서 먹이를 기다릴 수도 없고 재빨리 먹이를 감는 데도 거치적거렸을 것이다.

그렇다면 뱀은 진화 과정에서 다리가 안 생긴 것일까, 있던 다리가 없어진 것일까? 그러니까 뱀에서 도마뱀이 생긴 것일까 아니면 도마뱀에서 뱀이 나온 것일까? 이것을 알려면 진화 과정에서 등장하는 척추동물의 순서를 살펴봐야 한다.

 

척추동물은 바다에서 처음 생겨났다. 물고기가 바로 그것이다. 물고기는 다리가 없는 대신 지느러미가 있다. 그런데 고생대 데본기(41천만~35,500만 년 전)와 석탄기(35,500~29,500만 년 전)에 걸쳐 획기적인 사건이 일어났다. 어떤 물고기의 지느러미가 이상한 모양으로 변하기 시작하더니 다리로 변하고 육지와 민물에서 살 수 있는 양서류로 진화한 것이다. 획기적(!)이라고 말하기에는 참으로 오래 걸리기는 했다.

 

어쨌든 척추동물은 육상에 진출할 때부터 이미 다리 네 개를 가지고 있었다. 파충류는 양서류에서 진화한다. 그리고 뱀은 파충류에 속한다. 그렇다면 뱀은 처음부터 다리가 없었던 것이 아니라 있던 다리가 사라졌다고 봐야 할 것 같다.

 

다리 달린 뱀이라고? 왠지 익숙하지 않은가? 그렇다. 도마뱀이다. 화석과 골격을 통한 비교해부학 연구와 유전자를 통한 분자생물학 연구 모두 '뱀은 도마뱀에서 진화했다'고 말하고 있다. 그렇다면 언제 어디서 어떤 도마뱀이 다리를 잃고 뱀이 되었을까?

 

두 가지 가설이 있다. 첫째는 육지에서 생활하던 도마뱀이 해양생물이 되었는데, 바다에서는 다리가 필요 없어 퇴화되었다는 것이다. 그리고 다리 없이 매끈해진 뱀이 다시 육상으로 진출했다. 그럴싸하다. 지금도 바다뱀이 있다. 또 고래의 조상도 거의 늑대 같은 모습이었는데 바다에 진출하다 보니 다리가 퇴화되고 지느러미가 생긴 것 아닌가. 그런데 이 바다뱀은 1,500~2,000만 년 전에 육상에서 바다로 진출한 것이다.

 

둘째 가설은 지렁이처럼 굴을 파고 살다 보니 다리를 잃고 뱀이 되었다는 것이다. 이 아이디어는 코가 뭉툭한 뱀의 두개골과 짧은 꼬리 모양에서 왔다. 과학자들은 두개골의 모습으로 서식지를 추정하는 모델을 개발했는데, 수백 종의 도마뱀과 뱀의 두개골을 비교해보니 초창기 뱀의 서식지는 구멍 속이었다는 결과가 나왔다. 처음에는 구멍 속에 살다가 점차 초원과 숲으로 서식지를 확장했고 나중에는 사막으로, 급기야 바다까지 진출하게 되었다.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뱀은 도마뱀에서 왔다. 다리가 사라지고 몸은 길어지고 얼굴이 뭉툭해졌다. 변한 외모는 땅에 구멍을 파기에는 좋았지만, 사람들로부터 미움을 받는 원인이 됐다. 하지만 뱀은 잘못이 없다. 모든 변화는 환경에 적응하기 위한 진화의 결과였을 뿐이다.

출처 : SBS 뉴스 이정모 | '청소년을 위한 과학관' 서울시립과학관의 초대 관장



노럐: 그날이 오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