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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 이야기

2025년 설

by 이성근 2025. 1. 31.

인제 그럴려니 한다.  더이상 명절 제사에 참석하지 않겠다고 선언한 우리집 김씨 

당혹스러웠던 것은 큰 아들 조차 오지말라고 했던 것 ..이유인즉 참담했다.  모든 것은 내게서 촉발되었다.  대신 2월 첫주 군에 간 막내가  휴가 오는 2월 첫주 같이 모이니 그때 보는 것으로 했다고 하지만  내 의사 없이 모자 지간 그리 결정했다는 것 또한 마음 상하는 일이었다.  

본가에는 아파서 못오고 눈 때문에 못온다고 했다. 반은 맞고 반은 거짓이다.  대설이 나니라 폭설로 경기도에서 온다는 것 쉬운 일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실제 고속도로에서 다중충돌사고가 수시로 뉴스에 뜨기도 했다. 

문제는 치매가 있는 어머니였다. 며느리 손주가 못오는이유 말씀 드렸음에도 불구하고 돌아서면 잊어버려 그때마다 답해야 했는데 평소와는 달리 이날 따라  그게 스트레스가 되었다.   삼촌 역시 명절 제사에는 더이상 참석하지 않겠다고 한 터라  혼자 차례를 지내야 했던 설날이었다. 

지난해 명절 제사는 없애자고 했지만 수용되지 못했다. 그러거나 말거나 아버지 어머니 당신들이 조상을 모시겠다는 의지는 더욱 확고했다. 하지만 점차 연로하여 제수음식 장만과 준비가  예전같지 않고 텅빈 집에 한숨만 짙었다. 

본가에서 간만에 1박했다. 명절인데도 찾아올 사람 없는 적적함을 해소하기 위함도 있었다. 지난  추석때만 하여도 자식 손자들로 제법 사람 소리 가득했는데, 앞으로도 이런 현상이 지속된다면 어쩌나 그때도 혼자 제사를 모시면서 되풀이할 감정의 가지들이 하마 솔밭 바람결  파도소리처럼 들렸다. 

그나마 상차림은 줄었다. 더 간소했으면 한다. 할배할매들은 알려나 이 상황을 ... 아무튼 어버지 어머니 건강 챙겨주시고 집안 형제들  탈없이 살게하고  여력이 된다면 장손도 살피봐주이소   차린 거 별로 없지만 음복을 착실히 하이소  하고 잔을 올리고 절을 올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