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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과 어울리기/서평

팩트의 감각

by 이성근 2019. 7. 28.




팩트의 감각 저자 바비 더피|역자 김하현|어크로스 |2019.06

믿음이 아니라 사실을 바탕으로 생각하는 법,The Perils of Perception

저자 : 바비 더피,세계적인 여론조사기관 입소스 모리(IPSOS MORI)의 글로벌 담당 이사이자 영국 킹스칼리지 런던의 정책 연구소장. 바비 더피는 건강, , 안전, 범죄, 이민, 정치 등 다양한 주제의 여론조사와 통계 사례를 분석하면서 실제 통계와 사람들의 믿음 사이 커다란 간극을 포착했다. 팩트의 감각에서 바비 더피는 전 세계 40여 개국의 여론조사, 미디어, 의사결정, 감정추론 등 영역의 최근 연구들을 바탕으로 우리가 어떻게 잘못 알고 있으며, 제대로 알 수 있는가에 대해 이야기한다. 이를 통해 그는 우리가 오랫동안 당연한 진실이라고 믿어왔던 것에 대한 환상을 깨고 문제에 접근하는 새로운 방식을 제시한다.

 

목차

프롤로그 7

 

1장 건강: 나 정도면 비만 아니야 31

나 정도면 비만 아니야 | 설탕 섭취량에 대한 우울한 진실 | 양떼 본능: 흔하면 흔할수록 안심하는 마음 | 백신이 자폐를 유발한다? | 타인은 불행하고 자신은 행복하다는 착각 | 팩트 감각 기르기

 

2장 섹스: 얼마나 하고 있습니까? 65

얼마나 하고 있습니까? | 임신한 10대의 이야기 | 생각에 대한 생각 | 팩트 감각 기르기

 

3장 돈: 은퇴 비용, 얼마가 필요할까? 95

아이 한 명 평생 키우는 데 얼마나 들까? | 부모에게서 독립하지 못하는 청년들 | 은퇴 비용, 얼마가 필요할까? | 상위 1퍼센트는 얼마나 벌까? | 팩트 감각 기르기

 

4장 이민과 종교: 외국인 노동자가 정말 내 일자리를 위협할까? 123

이민자하면 떠오르는 단어들 | 과장된 이민자 범죄 수치 | 프랑스인 셋 중 하나는 무슬림? | 과대평가와 과소평가 사이에서 균형 잡기 | 팩트 감각 기르기

 

5장 범죄와 안전: 전 세계 테러는 정말 급증하고 있을까? 155

과거엔 이렇지 않았는데 | 테러는 정말 급증하고 있을까? | 팩트 감각 기르기

 

6장 선거: 정치인들의 말에 속지 않으려면 175

투표율은 높으면 높을수록 좋다? | 여성이 과소대표될 때 생기는 일 | 정치인이 실업률을 말할 때 의심해볼 것들 | 팩트 감각 기르기

 

7장 정치: 브렉시트와 트럼프 당선이 말하는 교훈 203

짜증과 분노 | 세상에서 가장 짧은 브렉시트의 역사 | 교황이 트럼프를 지지한 다? | 대중의 선택은 항상 옳을까? | 팩트 감각 기르기

 

8장 온라인 세계: 거품 가득한 세상에서 제정신으로 살아가는 법 233

전체주의의 기원 | 필터링된 세계에 대하여 | 온라인이 세상의 전부라는 착각 | 페이스북은 정말 우리를 더 연결시켜줄까? | 팩트 감각 기르기

 

9장 전 지구적 이슈: 세상은 나빠지고 있다? 나아지고 있다! 263

전 지구적 이슈에 대한 우리의 뒤떨어진 감각 | 그럼에도 불구하고 낙관주의를 이야기 하는 이유 | 자선, 구호 단체를 어떻게 바라봐야 할까? | 지구온난화, 최악의 시나리오 | 팩트 감각 기르기

 

10장 어느 국가가 가장 많이 틀렸을까? 283

1. 감정 표현의 정도 | 2. 교육 수준 | 3. 미디어와 정치 수준 | 팩트 감각 기르기

 

11장 팩트 감각을 살려주는 열 가지 방법 301

 

감사의 말 326 329

 

출판사 서평

잠깐 시간을 내어 이 질문에 답해 보자.

-내 아이를 성인까지 키우는 데 드는 비용은 얼마일까?

-우리는 은퇴를 위해 얼마나 저축해야 할까?

-대한민국의 이민자 비율은 어떻게 될까?

-전 세계 테러는 늘어나고 있을까, 줄어들고 있을까?

-상위 1% 부자는 전체 부의 얼마를 가지고 있을까?

-우리는 과거보다 똑똑해졌을까, 그 반대일까?

 

학력이 어떻건, 직업이 무엇이건, 부자건 아니건 간에, 당신은 생각보다 상당히 많은 질문에서 틀린 대답을 내놓을 것이다. 인터넷과 미디어에서 수많은 정보를 쏟아내고, 더욱 정밀하고 광범위한 팩트체크가 가능한 시대, 왜 우리는 자꾸 팩트에서 멀어져갈까?

 

세계적인 심리학자 스티븐 핑커 하버드대 교수가 베스트셀러 팩트풀니스와 함께 2018년 최고의 책으로 꼽은 팩트의 감각(원제: The Perils of Perception)이 출간됐다. 글로벌 여론조사기관 입소스 모리 (Ipsos MORI) 의 스페셜리스트로 활동하고 있는 바비 더피는 팩트의 감각에서 지난 20년간 전세계 40개국, 10만명 이상을 대상으로 실시한 수백 가지 설문을 토대로 건강과 돈 관리 문제부터 사회의 안전과 이민자 등에 대한 인식까지 우리의 팩트를 점검하고 잘못된 인식을 쇄신할 방법을 이야기한다. (바비 더피가 입소스모리에서 진행한 연구 전체를 살펴보고 싶다면 www.perils.ipsos.com을 방문 해보라.)

 

바비 더피는 말한다. "우리 대부분은 무지하지 않다. 그보다는 잘못된 인식을 가지고 있다. 무지는 말 그대로 알지 못함또는 익히지 못함을 뜻한다. 하지만 잘못된 인식은 현실을 완전히 오해한 것이다.“ 그는 잘못된 인식이 무지와 다른 점은, 사람들이 굳은 확신을 품고 자신의 신념을 고수하며, 스스로 잘 알고 있다고 생각한다는 것이라는 말을 인용하며 단순히 팩트를 내민다고 해결될 문제가 아니라고 이야기한다. 대신 그는 여론조사, 미디어, 의사결정, 감정추론 등 영역의 최근 연구들을 바탕으로 우리가 어떻게 잘못 알고 있으며, 제대로 알 수 있는가에 대해 정밀하게 그리고 다양한 사례를 통해 접근해간다.

 

 

우주에서 만리장성이 보일까?

우주에서 만리장성이 보일까?’ 조사 결과 응답자의 절반이 우주에서 만리장성이 보일 거라고 대답했다. 물론 틀린 대답이다. 우주에서 만리장성은 보이지 않는다. 만리장성은 가장 두터운 지점이라고 해봐야 9미터로, 작은 집 한 채 정도의 두께다. 누구든 조금만 생각해보면 우주에서 만리장성이 보일 거라는 생각은 터무니없음을 금방 알 수 있다. 하지만 우주에서 만리장성이 보일 거라고 생각하는 데에도 그럴싸한 이유가 몇 가지 있다.

 

첫째, 이건 당신이 깊이 생각해봤을 질문이 아니다. 둘째, 당신이 알아채지 못한 사이에 누군가가 우주에서 만리장성이 보인다고 말하는 것을 언뜻 들었을 수 있다. 인쇄물이나 텔레비전에서 봤을 수도 있다. 셋째, 당신은 뒷부분을 빨리 읽고 싶어서 분명 곧장 질문에 답했을 것이다. 대니얼 카너먼이 이야기한 빠른 사고의 일종이다. 마지막으로 우리는 무엇보다 감정에 영향을 많이 받는 인간이다. 사진이건 영상이건 만리장성에 감동을 받은 우리는 우주에서도 그것이 보이길 기대한다. 이처럼 현실에 대한 우리의 인식은 생각보다 훨씬 더 감정과 믿음에 의해 이끌리는 편이다. 때때로 우리는 우리 자신을 매우 이성적인 인간으로 생각하고, 우리가 사실에 근거해, 객관적으로 생각하고, 증거에 기반해 사고한다고 기대한다. 하지만 앞선 질문에서 살펴보듯 이는 전혀 사실이 아니다. 첨예하고 다양한 이해관계가 섞여있는 사회정치적 문제에서는 더욱 실체를 알기 어렵다.

 

우리는 왜 현실을 제대로 보지 못할까?

: “사실이 아니라 믿음에 의존하기 때문

 

팩트의 감각저자 바비 더피는 수많은 온라인 정보와 팩트체크가 가득한 지금을, 역설적이게도 그 어디 시기보다 "착각과 오해의 가능성이 가장 많은 시기"라고 이야기한다. 그의 분석에 따르면 사람은 현상을 보이는 그대로 믿는 것이 아니라 믿고 싶어 하는 대로, 감정이 이끄는 대로 믿는다. 또한 우리는 실제 수치와 동떨어지게 더 비관적이거나 낙관적으로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그는 팩트의 감각에서 대표적인 설문문항인 이민자 수, 10대 임신율, 범죄율, 비만율, 세계적인 빈곤 문제의 동향, 페이스북 이용자 수 등에 대한 여론과 통계 사례를 소개, 분석하면서 실제 통계와 사람들의 믿음 사이 커다란 간극을 보여준다.

 

인구 한국의 65세 이상 인구는 몇 퍼센트일까?

추측: 32% 실제: 16%

섹스 일본 15-19세 소녀의 출산율은 어떻게 될까?

추측: 27% 실제: 0.4%

건강 미국 인구의 몇 퍼센트가 비만이나 과체중일까?

추측: 50% 실제: 66%

이민 한국 인구 100명 중 몇 명이 무슬림일까?

추측: 7% 실제: 0.2%

우리의 판단을 방해하는 요소

: 가짜뉴스를 받아들이는 우리의 사고 방식

 

바비 더피의 분석에 따르면 이같은 믿음과 편견은 단순한 무지에서 비롯된 것이 아니다. 오히려 이런 문제들은 우리 모두에게 내재한 인지편향과 외부 자극으로부터 복합적인 영향을 받는다. 그는 우리의 판단을 방해하는 요소로 우리의 사고방식, 우리가 듣는 이야기 두 가지를 꼽는다.

 

예를 들어 당신이 살고 있는 국가에 65세 이상 인구는 몇 퍼센트일까?’라는 질문에 대해 한번 생각해보자. 어쩌면 국가가 고령화 문제를 겪고 있다거나 인구학적 시한폭탄에 직면했다거나 젊은 사람들이 부양하기에는 은퇴 인구가 지나치게 늘어나고 있다는 이야기를 들어본 적이 있을지도 모르겠다. 미디어는 점점 늘어나는 노인 인구가 경제에 부담이 된다는 점을 상당히 자주 강조한다. 심지어 일본에서는 어른용 기저귀가 아기 기저 귀의 판매 속도를 추월했다는 뉴스도 있었다. 이런 이야기들은 출처가 불분명하지만 어쨌거나 매우 선명한 이미지를 만들어내고, 그 이미지는 우리 머릿속에 끈끈하게 들러붙는다.

 

이런 사례를 토대로 바비 더피는 우리의 비판적 사고 능력이 기대이하 수준이라고 지적한다. 수학, 과학, 통계학, 그리고 추론 능력에 대한 우리의 경험과 공부가 부족하다는 이야기다. 실업률이나 10대 출산율, 은퇴자금이나 범죄율을 이야기할 때 우리는 팩트에 신중하게 접근하기보단 공포에 질리거나 표면적인 사실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경향이 있다. 또한 인간은 자신의 기존 견해, 다시 말해 편향에 의존하는 사고 경로를 가진 탓에 편견과 선입견에 갇혀서 사고하기 쉽다. 한편으로 그가 지적하는 것은 우리가 언론과 소셜미디어, 그리고 정치인들과 기업들을 통해 듣고 판단하는 문제가 있다. 그는 단지 가짜 뉴스나 허위 정보가 문제의 핵심이 아니라고 전제하며, 문제를 단순화해 미디어만 비판해서는 사람들의 잘못된 인식을 변화시키지 못한다고 이야기한다. 트럼프의 사례나 브렉시트의 경우도 단지 그들 발화자의 문제가 아니라 그들의 메시지를 강화하고 퍼트리는 알고리즘, 미디어, 기업, 정보기술, 윤리적 기준 등을 전반적 시스템을 점검해야 하는 사례라는 이야기다.

 

가짜뉴스와 탈진실의 시대,

세상과 소통하는 방식을 근본적으로 변화시키는 책

 

바비 더피는 책의 마지막 장에서 팩트 감각을 살려주는 열 가지 방법을 제시한다. 그는 책 전반에서 다룬 사례들을 종합해 우리가 오랫동안 당연한 진실이라고 믿어왔던 것에 대한 환상을 깨고 문제에 접근하는 새로운 사고방식을 제시한다.

1. 대부분의 문제는 점점 나아지고있다고 전제하라

2. 감정은 받아들이되 신중하게 통제하라

3. 냉소주의가 이닌 회의주의로 보아라

4. 다른 사람이우리와 비슷하지 않다고 인정하라

5. 극단적 사례에 휘둘리지 마라

6. 필터 없이 세상을 바라보라

7. 비판적 사고력과 통계 능력 그리고 뉴스 문해력을 길러라

8. 사실 정보는 여전히 중요하다. 펙트체크도 마찮가지다.

9. 때때로 이야기를 전달해야 한다.

10. 더 깊이 참여하라

미디어에 속지 말고, 감정으로는 받아들이되 판단의 순간에는 신중하게 통제할 것, 냉소주의가 아니라 회의주의를 기를 것, 극단적 사례에 휘둘리지 말 것, 필터 밖 세상을 바라볼 것 등 개인의 사고방식과 관련된 방법에서 시작해 사회적 차원에서 취해야 할 조치까지 다양하게 알려준다.

 

책속으로

(다른 사람의) 무지와 허무맹랑한 신념에 대해 듣는 것은 상당히 재미있고 흡족한 일이다. 우리는 다음과 같은 사실에 킬킬대기를 좋아한다. 프랑스 사람 열 명 중 한 명은 여전히 지구가 평평하다고 믿는다. 오스트레일리아 국민의 4분의 1은 원시인과 공룡이 같은 시기에 존재했다고 생각한 다. 영국인 아홉 명 중 한 명은 9·11 테러가 미국 정부의 음모라고 여긴다. 미국인의 15퍼센트는 미디어나 정부가 텔레비전 방송에 사람들의 마음을 통제할 수 있는 신호를 비밀스럽게 숨겨놓는다고 믿는다. 하지만 이 책의 관심사는 어리석은 자들의 재미난 이야기나 음모론이 아니라 훨씬 더 보편적이고 널리 퍼져 있는, 개인과 사회, 정치 현실에 대한 잘못된 인식이다. --- p.12

 

우리는 결정이나 판단을 내려야 할 때 쉽게 기억할 수 있는 정보에 과도하게 의존하는 경향이 있다. 몸무게에 관해서도 우리는 즉시 이용 가능한 기준에 손을 뻗는다. 틀린 자기 이미지를 통해 일반화를 하고, 주변에서 보이는 정보를 끌어다 쓰는 것이다. 실제로 우리는 매우 잘못된 자기 이미지를 갖고 있다. 영국에서 실시된 실험에서도 1도 비만인 사람 다섯 명 중에 오직 한 명만이 스스로를 비만으로 분류했다. 더욱 충격적인 사실은 2도와 3도 비만인 사람 중 단지 42퍼센트만이 스스로를 비만으로 분류했다는 점이다. --- p.38

 

사람들은 비만이나 무기력이 유행한다는 메시지를 들으면 이런 행동이 문제라고 생각하지 않고 흔하다고 여긴다. 문제가 흔하면 흔할수록 규범으로 받아들여질 가능성이 높다. 그리고 규범은 사람들에게 강력한 영향을 미친다. 그런 행동이 사회적으로 용인되며, 심지어 필수적이라고 느끼는 것이다. --- p.44

 

정보를 얻기 위해 미디어에 의존해야 하는 경우, 즉 개인적 경험이 부족할 경우 미디어의 보도가 우리 인식에 훨씬 큰 영향을 미친 다. 15~19세 소녀를 여럿 알고 있는 사람은 별로 없다. 그 나이대에 아이를 낳은 소녀를 알고 있는 사람은 더더욱 드물다. 실제로 15~19 세에 아이를 낳는 여성은 100명당 두 명 정도인데, 어떻게 우리가 그소녀를 알겠는가? 임신한 10대를 개인적으로 알 가능성이 낮기에 우리는 10대의 임신에 주목하는 미디어의 보도에 반박할 근거가 없다. 그 결과 우리 눈에 10대의 임신은 비일비재한 것처럼 보이게 된다. --- p.81

 

아이를 낳겠다는 결정은 인생에서 가장 값비싼 선택 중에 하나지만 미리 스프레드시트를 이용해 비용을 계산해보는 사람은 거의 없다. 아이를 낳느냐 마느냐는 다른 무엇보다도 감정적인 고민이며, 이때 비용은 전혀 고려되지 않는다. 하지만 좀 더 생각을 해보는 게 좋다. 어떤 결정을 내리기 위해서가 아니라 결과에 대비하기 위해서 말이다. 아이를 낳아 기르는 데 돈이 얼마나 들겠느냐는 질문을 받으면 어떻게 답할 것인가? 당신이 평범한 사람이라면 아마 한참 틀린 대답을 내놓을 것이다. 실제로 자녀 양육에 드는 평균 비용은 영국의 경우 229000파운드, 미국의 경우 235000달러다. --- p.99

 

우리는 지루한 통계 수치보다 생생한 일화를 훨씬 쉽게 기억한 다. 또한 인간의 뇌는 어떤 이야기를 다른 이야기보다 훨씬 매력적으로 여긴다. 특히 위협이나 위험에 민감한 본성을 자극하는 이야기를 좋아한다. 위험 민감성을 자극하는 것, 이게 바로 미디어와 정치계가 이민자 문제를 다루는 방식이다. --- p.128

 

필터 버블 fiter bubbles: 구글이나 페이스북 같은 인터넷 정보 제공자가 이용자에게 맞게 필터링한 정보만을 제공함으로써 이용자가 특정 정보만을 접하게 되는 현상.

에코 챔버 echo chambers 자기 생각과 유사한 정보만을 믿고 공유함으로써 자신의 신념을 강화하는 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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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사실을 무시한다고 사라지지 않는다라는 올더스 헉슬리Aldous Huxley 의 말에 동의한다. 현실을 무시하고 왜곡해도 괜찮다는 생각을 암묵적으로 박아들여봐야 결국 아무런 도움도 되지 않을 것이다. --- 153

 

우리가 속임수에 넘어가거짓 정보를 믿게 되는 이유는 상당히 많다. 먼저 미디어와 동료, 정치인이 우리를 속여 현실을 잘못 인식하게 만든다. 하지만 우리 자신 역시 사실 정보보다는 잘못된 사고나 소망적 사고에 기대어 세상을 판단함으로써 스스로를 속일때가 많다. 우리에게는 원하는 사실 정보를 이용하려는 욕구가 있으며, 이 충동에 저항하는 것은보기보다 싶지 않다. ---2017

 

정보를 활용하는 능력(정보를 이해하고, 처리하고, 가치를 뽑아내고, 시각화하고, 전달하는 능력) 이것이 앞으로 수십년간 무엇보다 중요한 기술이 될 것이다(Manyinka,J,. & Varan, H.(2009) ---235

 

여러모로 온라인에서 우리의 존재는 확증 편향으로 구축된다. 인터넷은 우리가 기존 관점을 확증해주는 정보를 접하며 기뻐하도록 무던히 애쓴다. 그리고 부조화라는 불편을 야기하는 것이라면 무조건 제거하려고 최선을 다한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사람들은 바로 다음 페이지를 클릭할 것이다. ---243

 

비판적 사고 능력을 훈련함으로써 진화 과정에서 습득한 여러 편견을 통제하기란 상상 이상으로 어렵지만 이런 과정이 없다면 절대 상황을 개선할 수 없다. 우리늬 잘못된 인식은 우리가 듣는 이야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우리의 사고 방식 때문이기도 하다. 게다가 현재에도 그리고 앞으로도 우리의 현실인식에 많은 위협이 도시리고 있기 때문에 비판적 사고 능력을 키으는 것은 우리 시대에 가장 중요하고도 긴급한 사회적 도전이 되고 있다. ---259

 

편견과 관련지을 만한 국가 간의 비교연구가 하난 남아 있다. 바러 더닝 크루거 효과Dunning-Kruger-effect에 관한 것이다. 이 효과는 사화심리학자 데이비드 더닝David Dunning Justin Kruger가 처음 소개했다. 두 사람은 기만적 우월감 편향(자신이 다른 사람보다 낫다고 생각하는 성향) 이 인지능력과 흥미로운 관계를 맺고 있음을 발견했다. 인지 능력이 낮은 사람은 자신이 문제를 겪고 있음을 알아챌 가능성이 더 낮고, r, 결과 인지 능력이 높은 사람에 비해 자신이 유능하다고 생각할 가능성이 더 높다. 매우 직관적인 개념으로 플라톤의 <대화편>에서 소크라테스가 자신은 아무 것도 모른다는 사실을 알기 때문에 지혜롭다고 했던 대목을 연상시킨다. ---297

 

 

언론이 만든 착시에서 해방되려면[서평] ‘팩트의 감각

지은이 바비 더피는 세계적 여론조사기관 입소스 모리의 이사이면서 영국 킹스칼리지 런던의 정책연구소장이다. 바디 더피는 이 책에서 실제 통계와 사람들의 믿음 사이의 커다란 간극을 파헤쳤다. 사람들은 현상을 보이는 대로 믿는 게 아니라 믿고 싶은대로, 감정이 이끄는 대로 믿는다. 저자는 가짜뉴스와 탈진실의 시대에 사람들이 세상과 소통하는 방식을 바꾸어 더 사실에 입각한 견해를 갖기를 원한다며 이 책을 쓴 이유를 밝혔다.

 

저자는 위대한 건축물 만리장성에서 출발한다. 중국 교과서에 만리장성은 우주에서도 보이는 유일한 지구 건축물이라고 돼 있다. 조금만 생각하면 터무니 없다. 만리장성은 가장 두터운 곳도 기껏 9m에 불과하다. 우주에서 보일 리 없다. 만리장성의 위대함은 그 길이에 있지 폭이 아니다.

 

저자는 직업대로 40여개 나라 여론조사를 바탕으로 이 책을 썼다.

‘65세 이상 인구는 몇 퍼센트일까?’ 사람들이 생각하는 노인인구는 실제 노인인구보다 훨씬 많았다. 이탈리아 사람들은 노인인구가 제 나라 인구의 48%라고 답했지만 실제론 21%에 불과했다. 한국인도 노인인구가 32%라고 답했지만 실제론 그 절반인 16%에 불과했다. 일본인도 41%라고 답했지만 실제론 25%에 그쳤다. 저자는 이런 격차를 감정적 수맹이란 개념으로 설명한다. 사회적 현상을 판단할 때 외부 자극에 편향돼 인식하는 걸 말한다.

 

실제 비만 인구와 비만 여론조사에도 이런 격차가 일어난다. 영국인은 여론조사에선 44%가 비만이라고 답했지만, 실제 영국의 비만인구는 이보다 훨씬 많은 62%. 미국인도 딱 절반이 비만이라고 답했지만, 실제 미국의 비만인구는 66%로 훨씬 많다. 33개 나라에서 실제 비만보다 낮게 비만비율을 답했다.

 

자료사진. 사진=gettyimagesbank

 

비만인 사람 대부분이 자신이 비만이 아니라고 믿는 셈이다. 저자는 비만에 경각심이 낮은 이유를 양떼 편향으로 해석한다. 비만인 사람은 비만인 친구와 가족을 가졌을 확률이 높아 심각성을 깨닫지 못하고 걱정할 필요가 없다고 스스로를 설득한다. 이처럼 사람은 판단을 내릴 때 주변에 쉽게 보이는 정보에 과도하게 의존한다.

 

이 때문에 2015년 전세계 약 400만명이 비만으로 목숨을 잃었다. 이는 전체 사망인구의 거의 7%에 달한다.

 

오직 한국만 정확히 여론조사와 실제 비만율이 32%로 같았다.

 

이주민 범죄는 종종 인종차별로 이어진다. 영국과 이탈리아, 미국에서 이뤄진 연구결과 폭력범죄와 이민 사이에 아무 관련성이 없었다. 그런데도 많은 사람이 이민자가 범죄를 더 많이 저지른다고 생각한다. 프랑스와 독일, 이탈리아 여론조사 결과 10명중 7~8명이 테러리스트가 난민으로 위장해 입국한다고 믿었다.

 

무슬림 인구비율도 추측치와 실제 비율 사이에 엄청난 격차를 보였다. 프랑스인은 자기나라 전체 인구의 31%가 무슬림이라고 답했지만 실제 프랑스 무슬림 인구는 7.5%에 불과하다. 똘레랑스(관용)의 나라 프랑스는 온데간데 없다. 한국도 마찬가지다. 한국인은 무슬림 인구비율이 7%라고 답했지만 실제론 0.2%에 불과하다. 이런 격차는 전세계 공통이다. 이유는 서구 언론이 무슬림을 부정적으로 다뤄서다. 우리 뇌는 이런 뉴스에 오염돼 있다.

 

테러는 정말 급증할까? 2001911일 이전 15년과 이후 15년을 비교했을 때 테러 사망자는 절반으로 급감했는데, 사람들은 테러가 오히려 늘어났다고 생각한다.

 

1970년부터 테러 자료를 정리해온 메릴랜드 대학의 테러리즘 테이터베이스로 분석한 결과 9·11 테러 전후 15년씩 비교하면 테러 사망자가 절반으로 줄었다. 그런데도 영국인 47%는 테러 사망자가 늘었다고 생각했고, 29%는 그대로라고 생각했다. 오직 15%만 줄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역시 테러를 둘러싼 자극적 뉴스 때문이다. 스티븐 핑커 하버드대 심리학 교수의 말대로 우리는 통계가 아니라 이미지와 뉴스로 위험을 직감한다.”

2013BBC의 뉴스진행자 제러미 팩스먼이 런런시장 보리스 존스에게 우유 1파인트(0.57L) 가격이 얼마입니까?”라고 물었다. 존슨 시장이 80펜스라고 답하자 팩스먼은 40펜스라며 망신을 줬다. 상당수 영국인도 같은 질문에 존슨 시장처럼 답했다. 20% 이상의 영국인은 존슨이 답한 80펜스 이상이라고 답했고 10% 이상은 30펜스 미만이라고 답해 들쑥날쑥했다. 언론의 이런 접근법이 정치 혐오를 부추기는 건 아닌지 되돌아 봐야 한다.

이정호 기자 leejh67@media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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