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을숙도 에코센터
생태복원에 대한 관심이 점차 증가하고 있고 다양한 생태복원 사업들이 진행되고 있다. 이미 인공적으로 복원 또는 조성된 생태계를 주변에서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으나 복원효과를 충분히 달성했는지에 대해서는 많은 논란이 있다.
여러 가지 원인이 있겠지만 생태적 형성과정(Ecological process) 또는 자연형성과정(Natural process) 등 생태학 이론이나 자연생태계의 원형을 지닌 표준생태계(Reference ecosystem)에 근거하지 않은 인위적으로 흉내만 낸 ‘무늬만 생태복원’인 경우가 많은 것을 알 수 있다.결국 무늬만 생태복원이 아닌 제대로 된 생태복원을 위해서는 학술적 이론과 더불어 복원 목표와 모델을 자연생태계에서 찾아야 한다.
다행히도 필자는 그동안 개인적으로 ‘국제생태문화포럼’ 프로그램을 통해서, 또 연구년으로 미국에 머무는 동안에 국내와 해외의 주요 생태자원에 대한 답사를 진행할 수 있었다. 그런 노력의 성과로 다양한 자연생태계의 구조와 기능에 대한 이해를 높일 수 있었으며, 정보도 얻었다.
이에 필자의 답사 경험을 공유하고, 생태복원에 대한 대중과 학생들의 이해를 돕기 위해 생태복원 이론과 함께, 필자가 직접 답사하며 발로 뛰었던 국내외 생태자원 중 표준생태계(Reference Wetland)로서의 구조와 기능을 지녀 복원모델(Prototype)이 될 수 있다고 판단되는 생태자원을 선정해 소개하고자 한다.
이를 통해 생태복원의 실무적용을 제고시키고, 생태복원 및 계획의 가치를 재조명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본 연재에서는 생태복원 관점에서 주요 국가별로 대표적인 습지, 국립공원, 기타 생태적 가치가 높은 생태자원 1-2곳을 선정하여 개요 수준의 정보와 생태복원을 위한 정책과 기술을 중심으로 12회에 걸쳐 소개하고자 한다.
각 대상지의 상세한 특징과 생태적 의미 및 미처 다루지 못한 많은 생태자원들은 다음 기회에 소개할 것을 약속 드린다.
참고로 연재에 소개하는 대상지는 이미 발표된 일부 문헌이나 라펜트(LAFENT)에 개설된 카페 ‘생태문화포럼’을 통해 부분적으로 소개하였으니 참고하면 대상지를 깊이 이해하는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자연에서 배우는 생태복원_1회
River of Grass : Everglades (1)
에버글레이즈 전경 (Shark Valley 전망대에서 본 전경)
River of Grass...
미국 플로리다(Florida)주의 중남부에 위치한 Everglades 국립공원의 애칭이다.
자연에서 배우는 생태복원의 첫 시간으로 미국을 대표하는 습지, 에버글레이즈의 역사와 생태, 문화, 생태관광을 소개한다. 이 곳은 생물권보전지역(1976), 유네스코세계유산(1979), 람사르습지(1984), 국립공원(1947) 등으로 중복 지정 관리되고 있으며, 일부 구간은 National Wildlife Refuge로 지정된 장소이다.
에버글레이즈 국립공원은 세계유산, 람사르습지 등으로 중복 지정 관리
에버글레이즈 지킴이
1947년, 에버글레이즈의 수호자로 불리는 Marjory Stoneman Douglas 여사가 발표한 'The Everglades: River of Grass'라는 책 한권이 에버글레이즈에 대한 일반 대중의 인식을 크게 바꾸어 놓았다.
그녀는 보석과도 같은 귀한 자연자원, 에버글레이즈를 지키기 위해서는 이 곳으로 유입되는 수원이 되는 Okeechobee 호수뿐만 아니라 그 호수로 유입되는 Kissimmee 강을 온전히 지켜야 한다고 주장하였다. 결국 그녀의 노력이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였고, 1970년 '에버글레이즈의 친구들(the Friends of the Everglades)'이 결성되기에 이르렀다.
더글러스 여사의 책이 발표된 1947년은 에버글레이즈가 국립공원으로 지정된 해이기도 하다. 에버글레이즈가 국립공원으로 지정 관리되기 까지는 '에버글레이즈의 아버지(Father of the Everglades)'로 불리는 Ernest F. Coe의 공헌이 크게 작용하였다.
그는 미국의 대표적인 조경가(Landscape Architect)의 한사람으로서 1928년 무렵부터 에버글레이즈를 국립공원으로 지정하는데 전념하였다. 이러한 그의 노력은 미국 국립공원 운동사에서 매우 의미있는 불멸의 가치를 지닌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좌)Marjory Stoneman Douglas, Defender of the Everglades
(우)조경가이자 에버글레이즈의 아버지로 추앙받는 Ernest Coe 공적 기념 명패. 에버글레이즈의 주 사무소인 Ernest F. Coe Visitor Center에 헌액됨
1996년 에버글레이즈 국립공원은 방문객센터를 신규 건립하면서 에버글레이즈 보전에 앞장섰던 그의 헌신을 기리는 의미에서 그 곳을 'Ernest F. Coe Visitor Center'라고 이름을 붙였다.
현재의 에버글레이즈는 과거보다는 많이 훼손되고 축소되었지만, 이들을 포함한 많은 사람들의 노력으로 오늘의 모습을 지켜낼 수 있었다.
개발과 보전, 에버글레이즈
뒤에 상세히 소개하겠지만 에버글레이즈는 플로리다 중북부의 도시 Orlando 인근에서부터 흘러내려오는 Kissimmee River와 Lake Okeechobee의 물줄기에 의해 유지된다. 하지만 불행히도 정부에서는 잦은 홍수 범람을 억제시킨다는 명분으로 하천 직강화, 수로 건설 등 수량관리를 위한 프로젝트를 진행하였다.
그 결과 에버글레이즈로 유입되는 물의 상당부분이 멕시코만이나 대서양으로 빠져나가면서 홍수는 줄었지만 생물종의 90%가 사라져버렸고 에버글레이즈의 상당 부분이 습지로서의 기능을 상실하였다. 이제 에버글레이즈의 중요한 과제로서 원래의 물순환 시스템을 회복하려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광역 에버글레이즈는 상류 키시미 리버에서 오키초비 호수를 거쳐 에버글레이즈 습지에 이르기까지 연속적 흐름을 갖는다.
광역 에버글레이즈는 도시화와 각종 개발, 교란 등으로 인해 현재의 모습으로 축소되었다.
(좌)1880년대 이전의 에버글레이즈
(우)현재의 에버글레이즈. 흰 선이 국립공원 경계
에버글레이즈의 습지 단면 모식도 (Source : Everglades N.P.)
에버글레이즈의 생태계와 서식환경
에버글레이즈는 진정한 가치는 지역의 독특한 역사와 문화, 생태 자원 분포에서 찾을 수 있다.
에버글레이즈는 아열대기후대로서 맹그로브습지(Mangrove Swamp)와 염습지(Salt Marsh)가 넓게 분포한다. 그 외에도 열대 습지식생인 Gumbo Limbo(Bursera simaruba), 식물체에 영양공급을 의존하는 기생식물과는 달리 교목류에 지탱하여 더불어 살면서 대기 중 영양물질과 수분 등을 흡수하여 살아가는 Airplants와 Cypress, Palm Tree 등이 독특한 식물상을 구성하고 있다.
에버글레이즈의 독특한 서식환경으로서 Hammock을 들 수 있다. Hammock은 에버글레이즈의 넓은 Pinelands나 Sawgrass로 둘러싸인 열대활엽수림대를 말한다. Hammock은 지형적으로 주변 습지에 비해 10-20cm 정도 높게 형성되어 있기 때문에 침수되는 빈도가 상대적으로 적다.
이러한 이유로 고사목에서 발생된 산성성분 물질이 에버글레이즈의 바닥을 구성하는 석회암 성분을 융해시키고, 자연적으로 일종의 해자(moat)를 형성하게 된다. 이 자연 해자들은 화재로부터 식생을 보호하는 천연 장애물 기능을 하게 되는데, 실제로 에버글레이즈 화재 때 바로 자연해자의 기능에 의해 Hammock 대부분이 큰 피해없이 유지될 수 있었다.
Airplants(좌), periphyton(우)
에버글레이즈의 독특한 생태계의 하나인 Hammock
(좌)대서양 서부에서 발견되는 인어. Manatee
(우)에버글레이즈의 특별보호종인 멸종위기종 Panther의 출몰을 알리는 교통표지판
그 외에도 Slough, Sawgrass(Cladium jamaicense), Pine Rockland 및 에버글레이즈에 폭넓게 분포한 부착조류(periphyton) 등이 에버글레이즈의 독특한 생태계를 구성하고 있다.
에버글레이즈는 민물에 서식하는 악어(Alligator)와 기수역에 사는 악어(Crocodile)를 함께 만날 수 있는 유일한 곳이기도 하다. 상대적으로 작고 순한 엘리게이터는 입모양이 넓적하고 검은 색이며 이 곳 뿐만 아니라 미국 남부의 대부분 지역에서 자주 만날 수 있다.
더 크고 사나운 것으로 알려진 크로커다일은 입모양이 좁고 길며 어두운 색으로서 플로리다와 중앙아메리카, 남아메리카의 북부 멕시코만 지역에서 주로 서식하며 직접 부딪히며 만날 기회가 매우 제한적이다.
그 외에도 인어의 전설을 간직하고 있는 Manatee(Trichechus manatus), 멸종위기종 Florida Panther(Puma concolor), 잠수성 물새 Anhinga(Anhinga anhinga), 외래종으로 에버글레이즈의 생태계를 교란하고 있는 Burmese Python(Python molurus) 등이 주목할 만한 종이다.
기수역에 서식하는 크로커다일과 민물에 사는 엘리게이터의 분포범위와 특징
에버글레이즈 생태계 교란 및 보전 노력
에버글레이즈는 생태계를 교란하는 외래종에 의해 생태적 건강성이 위협받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로서 Burmese Python은 급속한 성장과 놀라운 번식력, 왕성한 식욕 등으로 에버글레이즈에 사는 작은 동물들을 닥치는 대로 포식한다. 심지어 지난 2005년에는 아직 성장하지 않은 작은 악어를 통째로 삼켜 뱃속의 악어가 몸부림치는 바람에 같이 죽은 사례가 에버글레이즈 관리원에 의해 발견되었다.
에버글레이즈의 생태계 보전 복원 노력에 대해서는 차회에 상세히 다루고자 한다.
악어를 삼킨 후 함께 죽은 Burmese Python (자료 : Everglades N.P.)
에버글레이즈의 문화와 역사
에버글레이즈 일대는 원주민인 인디언들의 생활근거지이기도 하다. 플로리다의 역사를 크게 구분하면, 초기 인디언 거주기, 스페인 점령기, 영국 통치기, 스페인 2차 통치기, 미국 편입 이후 등으로 구분할 수 있다.
에버글레이즈 일대에는 이미 최소한 14000년전에 아시아에서 건너온 사롱인디언이 살았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유럽인들이 본격적으로 이 지역에 진출하던 무렵에는 플로리다에 약 35만명의 인디언이 살고 있었는데, 이 지역을 점령했던 스페인은 크고 작은 약 100여 부족들의 이름을 확인하여 기록하고 있다. 그들은 스페인의 진출 이후 전쟁과 질병 등으로 급격히 인구가 감소하였다.
18-9세기 무렵 미국 독립전쟁을 전후로, 플로리다주 인근의 조지아, 사우스캐롤라이나, 앨라배마 등 미시시피강 하류에서 플로리다 등 남동부 지역에 폭넓게 흩어져 살던 원주민과 스페인, 남미 등으로 이주했던 원주민들이 모여 살기 시작했고 이들을 Seminol 인디언이라 부른다.
이후 미국의 원주민 이주정책에 맞서 싸우다가(세미놀 전쟁으로 불림), 결국 미국이 지정한 인디언 보호구역을 중심으로 모여 살게 되었다.
현재는 에버글레이즈를 중심으로 플로리다 원주민인 Seminol 인디언 마을이 분포하고 그 중 일부는 민속마을 형태로 관광객들에게 개방되고 있다.
(좌)에버글레이즈의 Hammock에 형성된 Seminole 인디언마을 (자료 : Everglades N.P.)
(우)에버글레이즈 세미놀 인디언을 표현한 우편엽서 (자료: 에버글레이즈 국립공원)
에버글레이즈의 생태관광
에버글레이즈는 플로리다의 올랜도(Orlando) 지역을 중심으로 한 첨단 테마파크, 케이프캐너배럴(Cape Canaveral) 지역을 중심으로 한 군사 및 우주산업, 마이애미 지역을 중심으로 한 해양 친수 산업, 미국 최남단 키웨스트(Key West)와 드라이토투가스(Dry Tortugas) 국립공원을 포함하는 플로리다키즈(Florida Keys) 지역의 도서해안 휴양관광 등과 연계하여 생태문화의 중심지로 대두되고 있다.
에버글레이즈 탐방은 각 방문객센터에서 시작되며 도보투어 외에 보트, 트램, 자전거, 공기부양선 등의 다양한 방법이 제공된다. 주출입구에 해당되는 Ernest Coe Visitor Center 및 Royal Palm Visitor Center, 서쪽의 Everglades City에 있는 Gulf Coast Visitor Center, 북쪽의 Shark Valley Visitor Center, 남쪽 멕시코만에 인접한 Flamingo Visitor Center 등에서 각각 독특한 경험을 할 수 있다.
에버글레이즈의 최남단 방문객센터인 Flamingo Visitor Center에 전시된 동물 머리뼈와 가죽.
(좌측 상단) 플라밍고 비지터센터의 생태적 특성에 대해 설명하는 Ranger
(좌측 하단) Ranger가 들고 있는 머리뼈는 외래종인 버마비단뱀의 머리뼈.
(우측) 바닥에 깔린 것은 외래종인 버마비단뱀의 겉가죽. 그 위의 머리뼈는 crocodile(왼쪽)과 alligator(오른쪽)의 것이다.
Shark Valley 인근에서는 풍력으로 움직이는 에어보트를 타고 습지 내부 탐방이 가능하다.
Royal Palm Visitor Center의l Anhinga trail에서 볼 수 있는 악어(Alligator)와 Anhinga 등
에버글레이즈 샤크밸리(Shark Valley) trail의 생태관광. 트램을 타거나 도보 혹은 자전거 등을 이용하여 전망대로 접근할 수 있다.
좌측 상단: 전망대에서 바라다 본 에버글레이즈 전경
우측 상단 : 비지터센터에서 전망대까지 왕복하는 트램을 이용하여 습지 해설, 체험, 탐방이 가능
좌측 하단 : 전망대 모습.
우측 하단 : 전망대 입구의 악어(alligator)
이상과 같이 미국을 대표하는 에버글레이즈 국립공원의 생태, 문화, 역사적 의미와 생태관광을 위한 기초적 탐방정보를 소개하였다.
다음 회에서는 에버글레이즈 습지와 숲의 보전가치와 위협요인, 복원전략 등을 소개하고 유입하천(Kissimmee River) 직강화와 Lake Okeechobee의 수문배제로 인한 에버글레이즈의 물순환체계 변화와 생태계 기능 훼손 및 복원과정을 소개함으로써 생태복원을 위한 단서를 찾고자 한다.
구본학(Wetland Scientist)
공학박사 / 기술사(조경)
cafe_ LAFENT 'Ecoculture Forum(생태문화포럼)'
백두산 고산습지에서 (2012.8)
1959 대전 출생
1975.3-1978.1 대전고등학교
1978.3-1982.2 서울대학교 학사 (조경학)
1989.3-1993.2 서울대학교 석사 (생태조경학)
1998.3-2002.2 서울대학교 박사 (환경조경학)
2011.3-2012.2 Rutgers, the State University of New Jersey
1982.6-1984.6 육군복무
1985.1-1996.2 산업기지개발공사(현 한국수자원공사)
1996.3-2004.8 혜천대학교
2004.9-현재 상명대학교(생태복원, 환경계획, 조경계획, 환경생태, 경관생태, 습지생태, 생태조사)
출처: 다음 블로거 홍이아뜨리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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