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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과 어울리기/서평

우리가 구할 수 있는 모든 것

by 이성근 2022. 6. 26.

우리가 구할 수 있는 모든 것 -기후위기 앞의 진실, 용기 그리고 해법 /저자 아야나 엘리자베스 존슨 (엮음), 캐서린 K. 윌킨슨|역자 김현우|나름북스 |2022.0

 

아야나 엘리자베스 존슨 (엮음)

캐나다 출신의 저널리스트, 베스트셀러 작가, 시민운동가. 하퍼스, 롤링스톤, 네이션, 가디언, 뉴욕 타임스등에 활발하게 글을 기고하고 있다. 세계적인 슈퍼 브랜드를 통해 자본주의 세계의 이면을 해부한 데뷔작 노 로고No Logo(1999), 재난을 기회로 공공 영역을 민영화하는 자본주의 시스템이 인류에 게 재앙을 가져올 수 있음을 경고하는 쇼크 독트린The Shock Doctrine(2007)으로 세계적인 작가이자 참여 지식인으로 이름을 알렸다. <침묵의 봄이후 가장 중요한 환경서>라는 극찬을 받은 이것이 모든 것을 바꾼다This Changes Everything(2014), <그린 뉴딜>을 선구적으로 주창한 미래가 불타고 있다On Fire(2019) 등의 저술 활동을 통해 기후 문제를 진보적 의제로 끌어올렸다. 기후 정의 조직인 <더 리프>(TheLeap.org)의 공동 설립자이며, 2016년에는 언론과 저술 활동을 통해 인권과 평등에 기여한 공로로 시드니 평화상을 수상했다.|||럿거스 대학교에서 박사 학위를 받고 숲 현장학습 도감 3, 동물 행동 관찰 도감 1권을 쓴 후 1997년 자연에서 영감을 얻는 혁신이라는 떠오르는 분야를 소개하는 이 책을 쓰며 생체모방이라는 용어를 창안하였다. 그 후 생체모방협회를 설립하여 스탠포드 경영대학, 와튼스쿨에서 강의를 하는 등, 수많은 과학자, 공학자, 기업가, 건축가들이 생체모방의 가르침을 작업에 적용할 수 있도록 교육 및 컨설팅하고 있으며 생체모방 디자인 포털인 http://database.portal.modwest.com도 운영하고 있다.|||1936년 미국 디트로이트에서 태어나 가난한 노동자 가정에서 자랐다. 가족 중 최초로 대학 교육을 받은 그녀는 미시건 대학교에 장학생으로 입학하여 영문학을 전공했다. 촉망받는 대학생 작가에게 수여하는 홉우드 상을 여러 번 받았고, 훗날 노스웨스턴 대학교에서 박사 학위를 받았다. 대학 졸업 후 비서, 계산원, 강사 등 여성 임시직 노동자의 생활을 전전하며 생계를 이어 간 그녀는 계급과 여성 문제에 대해 좀 더 진지하게 고민하며, 사회운동에 적극 참여하기 시작했다. 1960년대 초 민주사회를 위한 학생 연합뉴욕 지부장을 맡아 베트남전 반대 운동에 참여했고, 한편으로 빠른 몰락(1969), 독수리를 춤춰 잠들게 하라(1970)를 발표하며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1971년에 케이프코드로 이주한 이후 본격적으로 여성운동에 관심을 기울였고, 오랫동안 동료로 지낸 아이라 우드와 1982년에 결혼했다. 희곡 마지막 백인계급(1979)을 공동 집필했던 두 사람은 소설 폭풍의 물결(1998) 역시 함께 작업했다. 뉴욕 타임스베스트셀러였던 입대(1988)를 비롯하여 한줄기로 땋은 삶(1982), 여자의 갈망(1994) 등 여러 작품이 대중의 사랑을 받았고, 회상록 고양이와의 동침(2002) 역시 호평을 받았다. , 그녀, 그것(1991)으로 최고의 과학소설에 수여하는 아서 C. 클락 상을 받기도 했다. 피어시는 글을 쓰지 않을 때는 양심의 가책을 느끼는 정치적 작가로 자신을 정의한다. 지금까지 소설 열일곱 권과 시집 열일곱 권을 발표한 그녀는 여전히 열렬한 사회운동가이자 작가로서 왕성히 활동하고 있다. |||시인. 1935년 미국 오하이오에서 태어났다. 열네 살 때 시를 쓰기 시작해 1963년에 첫 시집 항해는 없다 외No Voyage and Other Poems를 발표했다. 1984미국의 원시American Primitive로 퓰리처상을, 1992새 시선집New and Selected Poems으로 전미도서상을 받았다.<뉴욕 타임스>단연코 미국 최고의 베스트셀러 시인이라고 인정한 메리 올리버의 시들은 자연과의 교감이 주는 경이와 기쁨을 단순하고 빛나는 언어로 노래한다. 월트 휘트먼과 헨리 데이비드 소로에게 영향을 받았으며 내면의 독백, 고독과 친밀하게 지냈다는 측면에서 에밀리 디킨슨과 비교되기도 한다.

 

미국 시인 맥신 쿠민은 소로가 눈보라 관찰자였던 것처럼 올리버는 습지 순찰자이며 자연 세계에 대한 포기할 줄 모르는 안내자라고 일컬었다. 서른 권이 넘는 시집과 산문집을 낸 메리 올리버는 예술가들의 고장 프로빈스타운에서 날마다 숲과 바닷가를 거닐고 세상의 아름다움을 찬양하는 시를 쓰면서 소박한 삶을 살았다. 2015년 플로리다로 거처를 옮긴 그는 예술가의 고장 프로빈스타운에서 소박한 삶을 살다 2019117, 여든세 살의 일기를 마치고 잡초 우거진 모래언덕으로 돌아갔다.

 

천 개의 아침을 포함한 스물여섯 권의 시집이 있으며 완벽한 날들, 휘파람 부는 사람, 긴 호흡, 등 일곱 권의 산문집을 썼다.|||조이 하조는 1952년 미국 오클라호마주 털사(Tulsa)에서 태어났다. 네이티브 아메리칸(Native American)으로서 머스코기/크리크(Muskogee/Creek) 부족 소속이다. 하조가 오클라호마주에서 태어났으며 머스코기 부족의 일원이라는 사실은 아주 중요한 역사적 함의를 지닌다. 이런 역사적 배경은 하조의 작품 세계의 근간을 형성하고, 시인에게 네이티브 아메리칸 작가로서의 자의식을 제공해 왔다.

 

다른 많은 현대 네이티브 아메리칸들이 그렇듯이 하조는 복잡한 혈통을 타고났는데 이 복잡한 혈통만큼이나 하조의 삶은 상처와 트라우마로 점철해 있다. 아버지의 알코올 중독과 가정 폭력으로 하조의 부모는 시인이 어릴 때 이혼을 했고 어머니가 재혼해 생긴 새아버지 역시 가정 폭력을 휘둘렀다. 겨우 16세 되던 해 새아버지에게서 쫓겨난 하조는 샌타페이로 가서 아메리칸 인디언 미술학교(Institute of American Indian Arts)에 진학하고, 18세 무렵 동급생과 결혼해 아들을 낳지만 곧 이혼한다. 이런 상황 속에서도 하조는 학업을 포기하지 않고 앨버커키의 뉴멕시코 대학에 진학해 미술과 창작을 전공하게 되며, 이때 그녀가 만난 사람이 바로 사이먼 오티즈(Simon J. Ortiz). 하조는 오티즈의 시 낭송 행사에 참여하고 오티즈는 곧 하조의 멘토 역할을 하게 되는데, 1970년대 초 네이티브 아메리칸 인권 운동인 레드 파워 운동(Red Power movement)”이 앨버커키를 중심으로 활발히 전개될 때 하조와 오티즈는 함께 이 운동의 출판물이나 선전물 제작에 참여한다. 자연스럽게 연인, 사실혼 관계로 발전한 둘 사이에 1973년 딸 레이니 돈(Rainy Dawn)이 태어난다. 하지만 두 시인은 불화로 인해 곧 결별하고, 이후 하조는 아이오와 대학에 진학해 명망 있는 아이오와 작가 워크숍(Iowa Writers’ Workshop)에서 문예 창작으로 석사 학위를 받는다.

 

상당히 굴곡진 삶에도 불구하고 하조가 비교적 어릴 때부터 예술의 길에 정진하고 시인으로서 입지를 다질 수 있었던 것은, 여러 인터뷰에서 언급하듯이 예술을 삶의 구원(salvation)”으로 여겼고, 특히 시를 통해 자신의 목소리(voice)”를 발견했기 때문이다. 또한 하조는 변함없이 아메리칸 인디언의 문화적 자산을 자신의 정체성의 원천이자 시의 원동력으로 삼아 왔다.

 

이러한 역사적 유산은, 다른 많은 네이티브 아메리칸 작가들의 작품에서도 발견되듯이 하조의 시 세계를 형성하고 지탱하는 뼈대이며, 시인은 자신의 시에서 이 저항의 목소리를 단순한 구호나 외침으로 사용하기보다는 매우 다양한 미학적 장치들을 통해서 재현한다. 이 때문에 하조는 스캇 마머데이(N. Scott Momaday), 제임스 웰치(James Welch), 레슬리 마몬 실코(Leslie M. Silko), 사이먼 오티즈(Simon J. Ortiz) 등과 함께 소위 네이티브 아메리칸 르네상스작가로 꼽힐 뿐만 아니라, 미국 문학 전반으로 영역을 넓혀도 비평적으로 가장 칭송받는 시인 중 한 명으로 평가받는다. 또한 문학적, 정치적으로 깊은 영향을 준 에이드리언 리치(Adrienne Rich)와 오드리 로드(Audre Lorde) 이후 미국 페미니스트 문단을 대표할 수 있는 시인이다. 하조가 20195월 네이티브 아메리칸 시인 최초로 미국 시인 협회(The Academy of American Poets) 임원이 되고, 6월 제23대 미국 계관 시인(United States Poet Laureate)으로 임명된 것은 이런 하조의 위상을 잘 보여 준다.

 

조이 하조의 첫 시집은 1975년 아홉 개의 시를 담은 마지막 노래(The Last Song)라는 제목의 소책자로 출판되었다. 오클라호마와 뉴멕시코를 배경으로 하는 이 초기 작품들은 토착민의 억압받고 파괴된 역사에 대한 하조의 탁월한 힘과 통찰력을 보여 준다. 4년 후에는 첫 시집 마지막 노래전체를 포함하는 첫 번째 장편 시집 무슨 달이 나를 이렇게 만들었을까?(What Moon Drove Me to This?)를 출간한다. 이 시집에서 하조는 일상의 경험과 깊은 정신적 진실을 혼합하는 시들을 선보인다. 하조는 종종 자신의 글에 토착 부족들의 이야기와 역사, 페미니스트와 사회 정의 시의 전통, 토착 신화, 상징, 가치를 포함한다. 특히 주목해야 할 점은 하조의 시가 종종 특정 장소들(예를 들면, 미 남서부, 남동부, 알래스카와 하와이)에 대한 이야기를 다룬다는 점인데, 장소의 시학은 장소에 대한 기억을 통해 존재와 정체성의 지속을 강조하는 토착민 문화의 생존 전략을 암시한다.

 

이와 관련해 하조의 작품은 종종 자전적이고, 자연 세계에 대한 내용을 많이 포함하며 무엇보다 생존과 언어의 한계에 대해 몰두한다. 예컨대 1983년 출간되어 비평적 찬사를 받은 시집 그녀에게는 말 몇 필이 있었네(She Had Some Horses)에는 토착민 전통 기도, 노래와 동물 이미지를 통합해 무언가 영적인 울림을 주는 듯한 효과를 내는 시들이 많다. 또한 자유와 자기실현을 위한 탐색을 표현하는 경향이 짙은데, 예를 들어 앤솔로지(anthology)에 가장 많이 실린 유명한 시 중 하나인 그녀에게는 말 몇 필이 있었네(She Had Some Horses)는 모순된 개인적인 감정과 경험을 조화시켜 하나의 감각을 얻고자 애쓰는 여성의 언어를 묘사한다. 자연은 하조의 시에 중대한 주제다. 예를 들면 1989년 산문시집 세계의 중심으로부터의 비밀(Secrets from the Center of the World)은 시와 함께하는 남서부 풍경에 관한 컬러 사진들을 보여 줌으로써 그녀의 시와 실제 장소가 얼마나 밀착되어 있는지를 보여 준다.

 

여성 조물주의 후손에 관한 이로쿼이(Iroquois) 신화를 바탕으로 한 하늘에서 떨어진 여자(The Woman Who Fell from the Sky)(1994), 다음 세상으로 가는 지도 : 시와 이야기들(A Map to the Next World : Poetry and Tales)(2000), 우리가 인간이 된 방법(How We Became Human : New and Selected Poems)(2002) 같은 작품들에서 하조는 신화와 민속학을 바탕으로 토착민의 경험을 다양하고 다중적이며 독특한 것으로 부활시키는 작업을 지속한다. 신화, 오래된 이야기, 자서전을 이용하면서 다른 세계를 조명함으로써 문화적 기억을 탐구하고 창조하는 것이다. 최근에는 산문 및 에세이집 영혼 대담, 노래 언어(Soul Talk, Song Language)(2011), 시집 신성한 존재에 대한 갈등 해결(Conflict Resolution for Holy Beings)(2015)을 출간했다.

 

하조는 시뿐만 아니라 다방면의 예술 분야에서 왕성하게 활동하는 다재다능한 예술가로서, 색소폰 연주가, 보컬리스트, 쇼 호스트이기도 하다. 포에틱 저스티스(Poetic Justice)라는 이름의 재즈 밴드를 이끌면서 정기적인 공연을 하고 몇몇 음반을 발매하기도 했으며 최근에는 애로우 다이내믹스(Arrow Dynamics)라는 팀과 투어를 진행하고 있다. 시인은 레드 드림스(Red Dreams)트레일 비욘드 티어즈(A Trail Beyond Tears)(2010)를 포함해 오리지널 음악 앨범 4장을 발표했으며 2009년 올해의 최우수 토착 여성 아티스트상(Native American Music Award for Best Female Artist of the Year)을 받았다. 2009년부터는 [윙스 오브 나이트 스카이, 윙스 오브 모닝 라이트(Wings of Night Sky, Wings of Morning Light)]라는 자신만의 원 우먼 쇼(one-woman show)를 진행하고 있으며, 뮤지컬 [재즈가 발명되었을 때 우린 거기 있었다(We Were There When Jazz Was Invented)]를 제작하기도 했다.

 

한편 하조는 애리조나 대학교, 애리조나 주립대학교, 뉴멕시코 대학, 일리노이 주립대학교 등 여러 대학의 영문과 및 문예 창작과 교수로 재직했으며, 2016년부터는 테네시 대학교 문예 창작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또한 토착 예술 재단(Native Arts and Cultures Foundation)의 창립 멤버로서 후 세대 네이티브 아메리칸 예술가 양성에 힘을 쏟고 있다. 시인은 수많은 상을 받았는데 대표적으로 아메리카 토착민 작가 협회 평생 공로상(Lifetime Achievement Award from the Native Writers Circle of the Americas), 미국 시인 협회 월리스 스티븐스상(Wallace Stevens Award from the Academy of American Poets), 미국 시 협회 윌리엄 카를로스 윌리엄스상(Wallace Stevens Award from the Poetry Society of America), 루스 릴리상 시 부문(Ruth Lilly Prize in Poetry)이 있으며, 특히 2012년 회고록 미치도록 용감한(Crazy Brave : A Memoir)은 아메리칸 북 어워드(American Book Award)2013년 미국 펜 센터상(PEN Center USA price) 논픽션 부문을 수상했다. 20199월 미국 계관 시인으로서 임기를 시작하는 동시에 9번째 시집 미국의 일출(An American Sunrise : Poems)을 출간해 다시 한번 큰 관심을 받고 있다. |||1944년 미국 조지아주 이턴턴에서 소작농 부부의 여덟째 아이로 태어났다. 1961년 애틀랜타의 스펠먼대학교에 입학했고, 역사가이자 사회운동가인 하워드 진과 스토턴 린드의 영향을 받아 흑인민권운동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이 년 뒤 뉴욕의 세라로런스대학교로 편입했으며, 졸업 후 인권운동을 위해 남부로 귀향했다. 1968년 첫 시집 한때를 발표하고 1970년 첫 장편소설 그레인지 코플랜드의 세번째 인생을 출간했다.

 

웰즐리대학교와 매사추세츠대학교 등 여러 대학에서 문학을 강의했으며, 단편집 사랑과 고통, 시집 혁명하는 피튜니아, 장편소설 머리디언등의 작품을 선보였다. 1980년대에는 여성주의 저널 미즈의 편집인으로 활동했다. 1982컬러 퍼플을 출간해 이듬해 미국도서상과 흑인 여성 최초로 퓰리처상을 수상하며 세계적인 작가로 발돋움했다. 미국 현대문학을 대표하는 작가이자 열정적인 사회운동가로서 다양한 분야에 목소리를 내며 왕성한 창작활동을 이어가고 있다.|||환경기자상을 받은 리포터이자 작가. 일간 기후변화 뉴스레터 의 설립자이며, 에 칼럼을 기고하고 있다.|||미국 시인아카데미 총장으로, 퍼시픽대학 순수예술 석사 과정을 강의하고 있다. 최근 저서로 인디고Indigo가 있으며, 그녀의 시는 <뉴요커>에 자주 실린다.|||기후 해법의 전면에 선주민과 청년의 목소리를 전하는 기후활동가. 멕시코에서 자랐고, 펜실베이니아대학에 진학했다.|||인권 변호사, 비영리단체 임원, 그리고 바이유bayou의 딸이다. 기후재난 영향 전문가로, 그린 뉴딜을 위한 걸프 사우스Gulf South for a Green New Deal의 공동 설계자이기도 하다.|||기후변화의 영향을 대비하는 뉴욕시의 노력을 이끌고 있다. 이전에는 뉴올리언스, 루이지애나, 하와이 호놀룰루에서 활동했다.|||쾌락 행동주의Pleasure Activism저자이자 <옥타비아 브루드Octavia’s Brood>의 공동 편집자. 팟캐스트 세상의 종말에서 살아남는 법How to Survive the End of the World”옥타비아 우화Octavia’s Parables”의 공동 진행자이기도 하다.|||사회와 환경의 대의에 관심이 많은 브루클린 기반의 기업가이자, 지속가능한 해법에 대한 자본 투자를 다루는 조직 CREOCEO이다.|||지구정의Earthjustice 의장. 이 조직은 500명 이상이 참여해 기후 해법을 강화하는 법률 활동을 조력하고, 건강한 공동체와 생태계를 보호하는 일을 무료로 돕고 있다.|||시인, 학자, 에세이스트, 4권의 시집을 낸 저자로, 가장 최근에 펴낸 연쇄작용Trophic Cascade은 콜로라도 북어워드를 수상했다. 2019년 구겐하임 펠로우십 선정.|||정책 전문가이자 그린 뉴딜 개발을 돕는 시카고 토박이. 루스벨트연구소에서 기후정책을 담당하고 있으며, 2013년 로즈 장학생Rhodes Scholar이었다.|||기후 과학자이자 UN 지구환경대상 수상자UN Champion of the Earth. 기후변화가 왜 중요한지, 우리가 무엇을 할 수 있는지에 대해 대중 강의를 하고 있다.|||작가이자 커뮤니케이션 전문가로, 뉴욕에 근거를 두고 팟캐스트를 진행한다. 기후위기, 정의, 감성 사이의 관계를 탐색하고 있다.|||그녀의 9번째 시집 장부Ledger는 생태계 위기와 사회 붕괴를 정면으로 다룬다. 2019년 미국예술과학아카데미 회원으로 선출됐다.|||시에라클럽의 전국 캠페인 담당자로, “석탄을 넘어캠페인을 이끌었다. 팟캐스트 집만한 곳은 없다No place like Home”의 공동 진행자이며, 웨스트버지니아에 거주한다.|||시인이자 분과를 뛰어넘어 활동하는 예술가, 교사, 작가. 가장 최근 시집으로 다크스카이 소사이어티Dark-Sky Society가 있다.|||카우치칭 선주민인 오지브웨족으로, 변호사, 환경 및 선주민 권리 운동가. Giniw Collective 설립자이며, 미네소타 파이프라인 반대 캠프에 거주한다.|||시인이자 에세이 작가이며, 시애틀 350의 공동 설립자다. 저서 그녀의 동물들Her Animals2016년 워싱턴주 북 어워드 최종 결승까지 올랐다.|||7권의 책, 시와 산문집의 작가로, 최근에는 또 다른 밝은 출발Another Bright Departure을 출간했다. 2018년 구겐하임 펠로우십, 2014년 아메리칸 북 어워드를 수상했다.|||기후 시민이자 전환 연구자. 유한회사 민주주의와 기후Democracy and Climate 설립자이며, 미네소타 하원의원을 역임했다.|||현재 구겐하임 펠로우이며, 5권의 시집을 펴냈다. The Carrying은 전국책비평가회 시 부문 상을 받았다.|||매일같이 자연 속에서 지성과 아름다움을 발견하는 재생 농부다. 자신의 기후 빅토리 가든에서 암탉들이 자유로이 돌아다니도록 하는 전통이 멋지다며 웃음 짓는다.|||기후과학자로, 뉴욕에서 글을 쓰며 산다. 천체물리학 박사로서 지구가 우주 전체에서 가장 좋은 곳임을 알고 있다.|||백악관 국가 기후 자문. 그전에는 국가자원보호위원회NRDC 의장과 미국 환경보호청EPA 수장을 역임했다.|||뉴멕시코 산타페의 미국 인디언예술연구소에서 창조적 글쓰기와 기후정의를 가르친다. 가장 최근 출판물로 소책자 늑대와 살아가기Living with Wolves가 있다.|||작가. 캘리포니아 네바다 카운티 거주. <뉴욕타임스>, <더 컷The Cut>, , , <아웃라인The Outline>, <코뮌commune> 등에 글을 싣고 있다.|||선주민 미국인 변호사, 교사, 활동가, 변화 창출가. 저서로 신성한 가르침: 살아 있는 영성 기반의 변화를 위한 선주민의 지혜Sacred Instructions: Indigenous Wisdom for Living Spirit-Based Change가 있다.|||사회과학 연구자, 컨설턴트, 작가, 연설가. 미국 기후 적응 분야의 리더로, 서부 매사추세츠에서 개인 연구 와 함께 컨설팅 회사를 운영하고 있다.|||낱말을 사랑하는 환경 공학가. 기후정의가 영성적 주제라고 생각한다.|||시와 관련한 많은 책을 펴냈다. 그중 사슴의 도약Stag’s Leap은 퓰리처상을, 죽은 자와 산 자The Dead and the Living는 전국책비평가회상을 받았다.|||건조환경에서 기후 적응과 생물종다양성에 초점을 두는 설계자. 조경건축실행조직SCOPE 설립자이자 컬럼비아대학 교수다.|||연구자, 정책 분석가, 조직가, 활동가. NAACP 환경 및 정의 프로그램 수석 책임자이자, 유색인 여성연합의 공동 설립자이기도 하다.|||아이티 혈통의 흑인 농부, 작가, 식량정의 운동가. 식량 시스템에서 인종주의 종식을 목표로 소울 파이어 팜Soul Fire Farm을 설립했으며, 토지에 대한 선조들의 연결성을 강조한다.|||다차원적 예술가, 활동가, 치유사, 재배사, 그리고 지구의 건강과 공동체 회복력에 전념하는 교육가. 의 공동 창립자이자 공동 미술감독이기도 하다.|||시인이며, 미시시피 주립대학에서 영어를 가르친다. 국립예술기금 수여자이자 푸시카트 문학상 수상자로, 4권의 시집을 냈다. 가장 최근의 저서로 위험의 나날들Danger Days이 있다.|||<뉴욕타임스>, <파퓰러 사이언스Popular Science>, <인사이드 클라이밋 뉴스Inside Climate News> 등의 기후 리포터로 활동하고 있다. 저서로 그린 워시드Green Washed가 있다.|||정의롭고 야심 찬 그린 뉴딜을 통해 기후변화를 멈추고 모두를 위한 경제적 번영을 이루기 위해 활동하는 청년운동 선라이즈 무브먼트의 공동 설립자이자 집행위원장이다.|||작가, 자연주의자, 활동가, 종자 보전 운동가. 저서로 땅 밑의 씨앗The Seed Underground,핀훅Pinhook을 비롯해 <뉴욕타임스>의 주목할 만한 도서로 선정된 크래커 차일드후드의 생태학Ecology of a Cracker Childhood등이 있다.|||어머니, 연설가, 작가, 신진 전략 실행가. 기후변화 리더십 조직인 푸에르토리코 부흥Emerge Puerto Rico의 공동 설립자이자 집행위원장이기도 하다.|||다수의 상을 받은 미술가이자 문화 전략가. 사회변화 주체로서의 예술가에게 투자하는 전국 조직인 문화권 력센터 의장이기도 하다.|||모델, 작가, 조직가이자, 모델 마피아Model Mafia의 공동 설립자. 변화를 촉진하기 위해 창조적 협업과 공동의 스토리텔링을 활용해 작업하고 있다.|||매사추세츠 서머빌 왕파노아그족의 땅에서 사는 만화가이자 디자이너. The All We Can Save Project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이며, 기후정의와 신성한 것에 관해 작품 활동을 하고 있다.|||작가, 오디오 제작자, 기후활동가. 현재 브루클린에 거주하는 자랑스러운 유타인이다.|||버몬트에 근거를 둔 작가이자, 지구의 환경적 도전에 대한 자연 기반 해법에 관해 글을 쓰고 발언하는 언론인이다. 최근 저서로 순록 연대기The Reindeer Chronicles가 있다.|||8권의 시집을 낸 작가로, 저서 방화 예술Incendiary Art은 킹즐리 터프츠 포우잇트리 어워드, <로스엔젤레스 타임즈> 북 어워드를 수상했고, 퓰리처상 본선에 올랐다.|||기후변화 시대에 재생 바다양식을 훈련하고 지원하는 비영리 조직 그린웨이브GreenWave 공동 설립자.|||<뉴요커> 전속 기자. 컬럼비아 저널리즘 학교에서 글로벌 이주 프로젝트를 개설했다. 예일대학에서 가르치며 글을 쓰고, 맥아더 펠로우MacArthur Fellowship 수상자이기도 하다.|||산타바바라 캘리포니아대학 교수이자, 에너지 및 기후변화 분야의 정책 전문가. 저서로 단락 정책Short Circuiting policy이 있다.|||수상 경력이 있는 모트 맥도널드Mott MacDonald의 건축가로, 건물에 생기를 불어넣어 사람과 자연을 연결한다. 저서로 바이오필릭 빌딩 건축Creating Biophilic Buildings이 있다.|||백악관 국내 기후정책 사무국의 수석 임원. 2020년 대선 민주당 예비선거 동안 제이 인슬리 주지사의 기후 정책 자문으로 일했고, 이후 엘리자베스 워런 상원의원을 도왔다.|||미시시피 델타 출신. 청정 공기를 만드는 엄마들Moms Clean Air Force의 전국 현장 책임자이며, 전직 환경청 지역 담당자다. 미시시피 그린빌에서 최초의 아프리카계 미국인 시장으로 일했다.|||10대 기후활동가, 공동체 조직가, 뉴욕시의 대중 연설가. 지구 반란의 설립자이자 집행위원장이기도 하다.|||수상 경력이 있는 기후 저널리스트로, 팟캐스트 네트워크인 크리티컬 프리퀀시Critical Frequency의 설립자다. 기후 팟캐스트 드릴드Drilled”의 리포터·진행자·제작자, 팟캐스트이자 뉴스레터인 핫테이크Hot Take의 공동 진행자로 활동하고 있다.|||기후변화 과학, 정책, 커뮤니케이션의 교차점에 관해 연구하는 생태학자. 탄소180Carbon180의 수석 과학자이자, 500인의 여성과학자500 Women Scientists의 공동 설립자이기도 하다.

 

목차

이 책을 엮으며

시작하기 * 아야나 엘리자베스 존슨, 캐서린 K. 윌킨슨

 

1. 뿌리

 

불러들이기 * 시예 바스티다

서로 돕는 관계 * 제닌 베니어스

빅 피처 * 엘런 바스

선주민의 예언과 어머니 지구 * 셰리 미첼 웨나 하무 크와셋

한 줌의 먼지 * 케이트 마블

11* 리나 오델

창발적인 전략 * 에이드리엔 마리 브라운

불타고 있다 * 나오미 클라인

 

2. 애드보커시

 

위기 시대의 소송 * 애비게일 딜런

도움이 되는 존재 * 마지 피어시

석탄을 넘어 * 메리 앤 히트

콜라드는 케일만큼 좋다 * 헤더 맥티어 토니

다스리는 자를 위한 시 * 조이 하조

정책의 정치학 * 매기 토머스

모두를 위한 그린 뉴딜 * 리아나 건 라이트

 

3. 프레임 바꾸기

 

기후변화를 말하는 방법 * 캐서린 헤이호

지구가 우리를 사랑한다고 말했어 * 앤 헤이븐 맥도널

진실 말하기 * 에밀리 앳킨

문화 권력의 활용 * 파비아나 로드리게스

기후 시민 * 케이트 크누스

죽은 별들 * 아다 리몬

와칸다에는 교외가 없다 * 켄드라 피에르 루이스

 

4. 재구성하기

 

천국 또는 만조 * 사라 밀러

TV 속 남자가 말한다 * 퍼트리샤 스미스

세 도시 이야기 * 제이니 K. 바비시

생명을 위한 건물 설계 * 아만다 스터전

해협 * 조안 나비유크 케인

촉매 자본 * 레진 클레망

경관 수리하기 * 케이트 오르프

 

5. 지속하기

 

우리는 선라이즈다 * 바시니 프라카시

교차점에서 * 재키 패터슨

사랑에 빠진 것 같은 순간이 온 적 있나요? * 엘리시 호퍼

화석연료 기업 경영진 여러분께 * 캐머런 러셀

신성한 저항 * 타라 후스카 자보웨퀘

다섯째 날에 * 제인 허시필드

공중 보건을 위한 공공 서비스 * 지나 매카시

 

6. 느끼기

 

아프다는 것 * 애쉬 샌더스

멸종의 시대에 어머니처럼 보살핀다는 것 * 에이미 웨스터벨트

인류세의 목가 * 캐서린 피어스

사라져가는 세상을 사랑하기 * 에밀리 N. 존스턴

인간으로 산다는 것 * 나이마 페니먼

적응하는 마음 * 수잔 C. 모저

집은 늘 그만한 가치가 있다 * 메리 아네즈 헤글러

 

7. 양분 주기

 

발밑의 해법들 * 제인 젤리코바

기후 빅토리 가든에서의 메모 * 루이즈 마허 존슨

바다에서의 해법들 * 에밀리 스텐글

생명의 특질 * 카밀 T. 던기

검은 황금 * 레아 페니먼

흙에 대한 헌시 * 샤론 올즈

물은 동사다 * 주디스 D. 슈워츠

땅속의 씨앗 * 재니스 레이

 

8. 일어나기

 

어른들에게 보내는 편지 * 알렉산드리아 빌라세뇨르

바이유로부터 온 제안 * 콜레트 피천 배틀

모든 위대한 어머니를 부르며 * 앨리스 워커

전환을 위한 현장 지침서 * 레아 카다모어 스톡스

블랙워터에서의 아침 * 메리 올리버

기후 이주 * 사라 스틸만

공동체는 최선의 기회다 * 크리스틴 E. 니브스 로드리게스

앞으로 계속 * 아야나 엘리자베스 존슨, 캐서린 K. 윌킨슨

 

감사의 말

기후 해법

참고 문헌

수록된 글의 출처

필자 소개

옮긴이의 말

 

출판사 서평

이제 모든 사람이 지구 온난화와 기후위기에 관해 안다. 기후변화로 인한 여섯 번째 대멸종 시기에 행동하는가 그러지 않는가로 인류를 나눌 수 있는 시대다. 기후변화 앞에서 절망하고, 무력감을 느끼고, 분열하는 것은 엄청난 도전에 직면한 인류에게 해가 될 뿐이다. 그리고 이 책을 쓴 사람들은 이와 정반대의 길을 가고 있다. 저자들은 기후변화에 따른 혼란과 위기를 어떻게 이해해야 하는지, 개인부터 국가적 차원까지 어떤 해법이 존재하는지, 어떤 민주적이고 문화적인 변화로 상황을 바꿔야 하는지, 가능한 미래는 어떤 모습이고 어떻게 함께 도달할지의 질문에 대답한다. 과학자, 공직자, 언론인, 변호사, 교사, 건축가, 패션모델, 활동가, 예술가, 농부, 그리고 기후 난민과 이주노동자까지 인종도 사는 곳도 나이도 다른 60명의 기후 운동 리더는 모두 여성이다.

 

인류의 강력한 위협인 기후변화와 극단적인 기상재해는 특히 여성과 소녀들을 더 큰 실향과 사망의 위험으로 내몬다. 이 책은 기후변화와 젠더 기반 폭력 사이에 연관성이 있다고 주장한다. 여전히 많은 문화권에서 물 확보, 식재료 재배, 음식 조리와 같은 핵심 생존 작업이 여성의 몫이고, 자연재해에서 다치거나 죽을 확률은 여성이 더 높으며, 오랜 가뭄과 홍수는 조혼 및 매춘 증가와 관련이 있다. 여성들이 우리 행성의 중요한 목소리이자 변화의 매개라는 것은 분명하지만, 여전히 여성은 중요한 논의의 장에서 배제되거나 심지어 적극적으로 억압의 대상이 된다. 이는 여성에 대한 편견과 차별 문제에 그치지 않고 인류를 더 큰 위험으로 몰아간다. 결국 고통받는 것은 모든 인간과 우리의 보금자리인 지구다.

 

하지만 기후위기가 심각해진 만큼 기후 운동도 그 어느 때보다 활발하다. 연민, 창의성, 그리고 연대와 협력에 뿌리를 둔 여성들이 앞에 나서고 있다. 변화를 위한 새로운 길을 찾아내고 이를 포용하며 사려 깊게 전달하는 여성의 기후 리더십은 그저 환경을 위해 노력하면 상황이 나아질 것이라는 단순한 희망이 아니다. 이 책을 채우고 있는 여성 저자들은 당위적인 주장이 아니라 자신들의 활동과 그 결과로써 직접 대안을 보여준다. 퀼트처럼 짜인, 또는 향모처럼 땋인 다채로운 그림들은 기후변화를 막기 위해 할 수 있는 일을 아직 찾지 못한 모든 이에게 강력한 동기 부여가 될 것이다. 저자들은 지금은 변혁의 시대이며, 우리는 행동하는 세대라고 말한다. “아직 당신이 기후운동에 초대받지 않았다면, 이 책이 환영 인사가 될 것이다.”

 

지금 무엇을 해야 하고 할 수 있는가?

기후변화에 가장 적게 기여한 사람과 지역이

가장 큰 피해를 입는다는 불공평에 관하여

 

기후변화가 현실이고 두려운 일이라는 걸 대부분 알지만, 무너지는 빙하나 북극곰의 문제라고 생각할지도 모른다. 기후변화의 양상에 관해 올바르게 파악하는 것은 행동해야 할 설득력 있는 이유와 의욕을 다질 방법이 되기도 한다. 이미 매년 900만 명이 대기오염 때문에 죽는다. 결핵, 말라리아, 에이즈 사망자를 모두 합친 것보다 많은 숫자다. 게다가 기후변화는 공평하지 않다. 가장 취약한 어린이와 노인이 천식을 앓고, 청년세대는 기성세대가 마음껏 누렸던 깨끗한 천연자원을 두고 경쟁해야 한다. 앞으로의 생에서 자연과 더불어 건강하게 살 가능성이 별로 없는 청년들이 기후운동의 주역으로 떠오를 수밖에 없는 조건이다.

 

기후변화에 가장 적게 기여한 가난한 사람들은 직격탄을 맞는다. 탄소발자국이 미미한 남태평양 섬 투발루가 물에 잠기고, 방글라데시 농부가 땅을 잃었으며, 영구 동토층 해빙으로 에스키모는 집을 떠난다. 온실가스를 가장 적게 배출하는 85개국이 기후변화로 인한 경제적 손실의 40%, 사망의 80%를 부담하는 절대적 불공평이다. 캘리포니아 산불은 고급 주택을 피해가지 않는다. 하지만 유색인종 사회, 선주민 보호구역, 작은 농촌 공동체는 재난에서 완전히 회복하기 어렵거나 불가능하다. 그리고 기후변화 피해의 불평등이 곧 전 지구의 통합적 위기가 되리라는 것은 자명하다.

 

책을 기획한 엮은이들은 기후위기가 곧 리더십의 위기라고 말한다. 세계의 지도자들이 권력과 이윤을 좇으며 이미 많은 것을 가진 이들에게 더 큰 이익을 몰아준 시스템 때문이라는 것이다. 또 통제되지 않는 경제성장, 채굴 자본주의, 소수의 손아귀에 부와 권력이 집중된 결과다. 기후위기를 신경 쓰지 않고 변화를 위한 노력을 가로막고 있는 이들 때문에 인류는 현 상태로는 생존할 수 없으며, 다른 수많은 종과 생태계도 마찬가지다. 저자들은 과학이 우리 앞에 제시한 분명한 과제로서, 앞으로 10년 이내에 사회를 전환하기 위해서는 변혁적 리더십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이는 남녀노소 누구나 폭넓게 참여할 수 있는 여성적이고 여성주의적인 기후 리더십이다. 이것이 위기에서 벗어나 모두의 생명을 지키는 미래로 나아갈 방법이라는 주장이다.

 

모든 것을 바꾸려면 모두가 필요하다

향모처럼 땋인, 퀼트처럼 엮인 아이디어의 향연

 

2018IPCC에 따르면 10년 안에 전 세계 탄소 배출량을 절반으로 줄여야 한다. 2050년에는 탄소 제로를 달성해야만 한다. 시간이 별로 없다. 세계 어디서든 가뭄, 대홍수, 태풍, 산불, 폭염, 해수면 상승이 일어난다. 곤충과 새가 사라지고 변덕스러운 날씨가 식량 생산을 어렵게 하며 질병이 확산하고 있다. 어떤 생태적 피해는 이제 회복이 불가능하고 얼음은 이미 녹았으며 일부 생물종은 멸종했다. 게다가 기후변화는 건강과 교육, 경제, 안보 등에 걸쳐 우리 모두를 위협하고 있다. 이런 압도적인 위기 앞에서 더 놀라운 사실은 아직 우리가 구해야 할 것, 할 수 있는 것이 아주 많다는 사실이다. 일상생활에서 기후변화에 관해 이야기하고, 정책을 변경하게 하고, 정치인에게 항의하고, 독립적인 기후 언론인을 지원하고, 거리로 나갈 수도 있다. 선택과 목소리, 네트워크, , 투표, 기술, 창의력, 공동체 등 모든 것이 필요하다.

 

십대 기후활동가 시예 바스티다는 2019년 기후파업 운동을 조직하며 기후위기에 불평등한 영향을 받는 유색인종 청소년 또한 이 운동의 맨 앞에 있음을 알렸다. 나오미 클라인은 재난으로부터 도망치지 않는청년 기후활동가들의 활약과 선라이즈 무브먼트를 소개하며 그린 뉴딜을 위한 시민 불복종을 제안한다. 애비게일 딜런과 메리 앤 히트는 오염물질 조사와 집요한 캠페인으로 신규 석탄화력발전소 건설 계획을 폐기시켰고, 헤더 맥티어 토니는 지역의 흑인 여성 공동체에서 기후 대응 지침서를 만들었다. 매기 토머스는 기후정책을 들고 선거운동에 합류했고, 캐서린 헤이호는 과학 연구를 통해 지구온난화에 관해 강연하고 사람들을 설득했으며, 에밀리 앳킨은 기후변화를 부정하는 정치인들에 대한 비판 기사를 썼다.

 

이들은 기후변화를 연구하고, 정책을 개발하고, 설계하고, 정치권에 압력을 행사하는 한편 사람들을 직접 만나 설득하고, 기후파업 시위에 동참하며, 화석연료 기업에서 농성하고, 벌목이 예정된 숲에 드러눕는다. 실질적인 온실가스 배출 감소 방법이나 교통과 건축의 재설계 등 필요한 해법을 점검하고, 토양의 생명력을 일깨우고 물의 순환을 개발하는 등 재생에 집중한다. 이 밖에도 위기의 근원을 적극적으로 멈추게 할 정부의 행동 촉구 등 해야 할 일은 아주 많다. 이처럼 저자들은 실천적이고 직접적인 행동으로 위기를 막으려 하고 있으며 실제로 성과를 내고 있다. 다양한 목소리와 아이디어들은 재앙을 향해가는 흐름을 뒤집을 수 있을 거란 희망을 준다. 권력자들은 유권자의 기세를 신경 쓰고, 자본은 친환경에 관심을 보인다. 저항이 증가하자 시스템이 변화한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전환이 지구적으로 확장되어 인종, 계층, 조직 전반에 걸친 인류의 위기를 극복해야 한다.

 

변혁의 시대에 행동하는 세대

이토록 중요한 순간에 살아 있다는 것

 

여성 기후 리더들의 목소리를 엮은 기후활동가 캐서린 K. 윌킨슨과 해양생물학자 아야나 엘리자베스 존슨은 기후위기에 대한 해결책을 중심으로 ‘All We Can Save’라는 프로젝트를 이끌고 있다. 록산 게이, 엠마 왓슨, 제인 폰다 등이 추천한 책으로 이름을 알린 우리가 구할 수 있는 모든 것LA타임즈, 워싱턴포스트 등 많은 매체에서 논픽션 베스트셀러 목록에 올랐고 스미소니언 매거진에서 최고의 책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세계적으로 양극화와 고립이 지배적인 오늘날, 기후운동을 위한 커다란 테이블을 마련하고 모두를 환영한다고 선언하는 이 책은 해결책을 절실히 고민하는 많은 사람들에게 큰 위안이 되었다. 비록 북미의 이야기가 대다수이고 선주민 문화나 인종 차별처럼 멀게 느껴지는 이야기들도 있지만 지금 우리에게 진실과 용기가 필요하다는 점에서 한국의 독자들도 보편성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이 일은 힘들고 불확실하지만, 우리는 투쟁 정신을 품고 앞으로 나아가며 모든 걸음마다 서로를 보살필 것이다. 때로는 지도에 없는 길을 그려나가며 비틀거리기도 할 것이다. 실수를 용서하고, 서로 공감하며, 우리의 길을 친절하게 인도하자. 에이드리언 리치의 더욱 사무치는 구절로 말하자면, 우리가 울 때 곁에 있어주는 사람, 그리고도 여전히 전사로 봐 주는 사람이 틀림없이 있을 것이다. 우리는 이 책이 그런 친밀한 그룹의 모습을 구현했기를 바란다. 이 책의 글들을 관통하는 하나의 주제가 있다면, 그것은 서로에 대한, 지구에 대한, 모든 존재에 대한, 정의에 대한, 생명을 주는 미래에 대한 맹렬한 사랑이다. 정복이 아닌 사랑을, 오만이 아닌 겸손을, 경직된 전제가 아닌 관대한 호기심을 품고 전진하자. 이토록 중요한 순간에 살아 있다는 것은 엄청난 일이다. 열린 마음으로 진실을 찾고, 용기를 북돋우고, 해법에 집중하며 나아가자.”

 

 

책속으로

미국의 석탄발전소를 폐기함으로써 우리는 위험한 대기오염과 수질오염의 가장 큰 원인 중 하나를 해결하며 매년 8,000명 이상의 생명을 구하고, 연간 13만 건 이상의 천식 발작을 예방했다. 그동안에도 전등은 꺼지지 않았고, 전기 요금도 오르지 않았다. 이제 우리는 더럽고 비싼 전기와 깨끗하고 저렴한 전기 중에서 선택해야 하는데, 그것은 식은 죽 먹기다. 우리는 미래의 설계자다. 화석연료 산업이 마음대로 하도록 내버려둘 수 없다. 기세는 우리 편이다. 기후위기를 피할 수 있는 전환은 앞으로 10년 안에 가능하다. 이를 실현하기 위해 나아가자.

---석탄을 넘어중에서

 

주요 에너지원으로 음식을 먹는 대신 홍조류를 먹어야 한다고 상상해보자. 우리 삶은 어떻게 바뀔까? 어디에서 해조류를 얻을까? 누가 키울까? 배송은 어떻게 할까? 비용이 얼마나 들까? 냉장고가 더 필요할 수도 있다! 화석연료에서 벗어나는 것도 이와 다르지 않다. 화석연료가 우리 집과 자동차에만 동력을 공급하는 건 아니다. 의류 제조부터 넷플릭스 스트리밍까지 모든 것에 전력을 공급한다. 즉 화석연료에서 벗어난다는 것은 석탄, 석유, 가스 등 화석연료 산업 종사자의 생계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뿐 아니라 거의 모든 부문에 간접적으로 영향을 주는 일이다.---모두를 위한 그린 뉴딜중에서

 

기후변화는 공정한가? 절대로 그렇지 않다. 우리 중 가장 가난하고 취약한 사람들, 즉 기후변화에 가장 적게 기여한 사람들이 가장 큰 영향을 받는다. 핼리팩스의 여성과 어린이, 동아프리카에서 농작물을 기르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농부, 해수면 상승과 침식으로 땅을 잃은 방글라데시인, 해수면 상승과 영구 동토층 해빙으로 전통을 위협받고 집을 잃은 북극인이 포함된다.---기후변화를 말하는 방법중에서

 

20058월 허리케인 카트리나가 강타하고 뉴올리언스를 보호하던 제방이 무너지자 도시의 약 80%가 물에 잠겼고, 주 전역에서 1,000명 이상이 목숨을 잃었다. 인근의 방대한 지역이 침수되면서 3m 이상이 물 아래 잠겼다. 뉴올리언스 인구는 카트리나 직전 약 48만 명에서 2006년에는 약 23만 명으로 절반 이상 줄었다. 2018년 뉴올리언스에 사는 흑인은 카트리나 이전보다 92,245, 백인은 8,631명이 감소했다. 아이러니하게도, 도시를 건조하게 유지하기 위해 지어진 시스템이 도시를 홍수에 점점 더 취약하게 만들었다.---세 도시 이야기중에서

 

지금은 상상하기 어렵겠지만, 미래의 건물은 1년 내내 냉난방 시스템을 없애고 자연 환기와 햇빛에 의지할 것이다. 이미 고효율 패시브 태양광은 실외 온도가 화씨 45(7.2)까지 낮아져도 쾌적한 실내 온도를 유지할 수 있다. 미래의 건물은 내부와 외부의 경계를 없애고, 탄소 제로가 표준이 될 것이다. 나는 우리가 자연의 일부이며, 다른 모든 생물종과 복잡하게 연결되어 있다고 믿는다. 단지 이익을 얻기 위해 건물을 짓기보다 인류가 번영할 서식처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생명을 위한 건물 설계중에서

 

선라이즈는 기후위기의 해법에 대해 말하는 방식을 근본적으로 바꾸고 있다. 오랫동안 기후 조치는 사람들에게서 무언가를 빼앗는 것으로 여겨져 왔다. 그린 뉴딜은 그 반대다. 즉 사람들에게 수백만 개의 좋은 일자리를 제공하고, 경제를 활성화시키며, 노동자의 삶을 나아지게 한다. 그것은 서로 다른 집단의 사람들 간 불평등을 완화하고, 깨끗한 공기와 물을 보장한다. 그리고 기후변화를 멈춘다. 노동, 일자리, 건강, 형평성에 관해 이야기하지 않고서는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 유일한 실패는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이다.---우리는 선라이즈다중에서

 

식물성 플랑크톤은 해양 먹이사슬의 기반일 뿐 아니라, 지구 산소의 절반가량을 생산한다. 이 마지막 사실만으로도 우리가 자연계에 교차하는 위기를 즉시 다뤄야 할 이유는 충분하다. 그저 선하고 자연친화적 인간이 되는 것만으로, 심지어 죽어 없어지는 것만으로 그동안 우리가 저지른 일을 되돌릴 수 없다. 우리가 치유해야 할 것은 너무나 많고, 우리가 가는 길 또한 바꿔야 한다. 우리에겐 죽기 전에 해야 할 아름다운 일이 있다.---사라져가는 세상을 사랑하기중에서

 

인간의 독창성과 용기로, 흙으로 덮인 신발 밑의 보이지 않는 수많은 존재의 도움으로 기후변화를 늦출 수도 있고, 어쩌면 멈출 수도 있다. 오늘날 우리는 전 세계 78억 명의 식량을 재배하기 위해 지구 땅의 3분의 1 이상을 사용한다. 토양을 되살리기 위해서는 미생물을 먹여 살려야 한다. 이 기후 해법을 가장 잘 수행할 수 있는 사람은 바로 땅을 돌보고 우리 식탁의 먹거리를 만드는 이들이다. 점점 더 많은 농부와 목장주가 자신의 땅을 재생하고자 한다. 당장 내일이라도 미국과 전 세계 수많은 땅에서 실행할 수 있다.---발밑의 해법들중에서

 

식민지화, 자본주의, 백인 우월주의가 기획한 일 중 하나는 땅과의 신성한 연결고리를 잊게 하는 것이었다. 그래야만 이윤을 위해 흙을 착취하는 것을 합리화할 수 있었다. 대기 중 이산화탄소 농도의 초기 상승은 경운으로 인한 토양 유기물의 산성화 때문이다. 이는 인간이 초래한 기후변화가 산업혁명뿐 아니라 토양 착취와 함께 시작됐음을 의미한다. 사회의 토양과 대기 남용은 기후변화로 인해 일방적으로 피해를 입은 전 세계 유색인종 공동체에 끔찍한 결과를 가져왔다.---검은 황금중에서

 

물이 어떻게 작동하는지 이해하는 것이 많은 물 문제를 해결하는 데 필수적이다. 가뭄과 같은 물 부족과 씨름하든, 홍수와 같이 물이 넘치는 것과 씨름하든 마찬가지다. 그리고 물의 작용은 기후, 생물다양성, 식량 안보와 교차하기 때문에 물의 과정에 집중하는 것은 우리가 세계의 주요 문제를 해결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물은 동사다중에서

 

세상이 황폐해지고 있지만, 한편으로는 생명의 아름다움과 힘으로 충만하다. 우리는 파괴 행위에 연루됐음을 알면서도 긍정적인 기여를 하기로 결심하는 경계에 살고 있다. 어떻게 살아야 할까? 마치 우리가 미래를 믿는 것처럼, 마치 우리 각자가 씨앗인 것처럼. 나의 가장 허황된 꿈속에서 모든 종의 씨앗이 내게 소리치며 말한다. 땅 위의 모든 헐벗은 자리에 우리를 심고 자라게 하세요. 모든 경계에 씨앗을 심으세요.---땅속의 씨앗중에서

 

기후위기는 가장 큰 세대 불평등입니다. 우리는 깨끗한 물을 풍족하게 갖는 대신, 가뭄으로 인해 악화되는 세계적인 물 위기에 직면해 있습니다. 기후 붕괴는 세계 식량 공급을 위협합니다. 전 세계적으로 매년 약 900만 명이 대기오염으로 사망합니다. 청년들이 넘겨받는 이 지구는 재앙으로 찌들어 있죠. 이건 불공평합니다. 우리 세대는 우리가 직면하는 특별한 위기와 취약성을 알아야 합니다. 그것이 우리 교육의 일부가 되어야 하죠.---어른들에게 보내는 편지중에서

 

기후위기는 지금 여기에 있다. 어떻게 우리는 이 지경이 됐을까? 한 가지 통상적인 답변은 우리 모두의 잘못이라는 것이다. 20세기는 파괴와 기만의 시대로 기억될 것이다. 바다는 플라스틱으로, 우리의 폐는 독으로, 마음은 기후 부정으로 채웠던 시대로. 모두의 노력과 더불어 21세기는 치유의 시대가 될 수 있다. 우리는 이번 세기에 탄소 오염을 줄이고 배출 곡선을 아래로 향하게 할 수 있다. 또 친구와 이웃, 바다 건너편 사람들과 미래 세대가 오염 없이 살아갈 정책을 시행할 수 있다.---전환을 위한 현장 지침서중에서

 

소매를 걷어 올리자. 누구에게나 해야 할 역할이 있다. 아직 자신의 역할을 찾지 못했다면, 이 책의 다채로운 목소리와 이야기를 통해 상상해보기를 바란다. 해야 할 일이 너무 많고, 앞으로도 계속 그럴 것이기 때문이다. 지금은 변혁의 시대이며, 우리는 행동하는 세대다. 이 순간 당신은 중요한 존재이며, 꼭 필요한 사람이다. ---앞으로 계속중에서

 

생태의 시대 -다시 쓰는 환경 운동의 세계사 / 저자 요아힘 라트카우|역자 김희상|열린책들 |2022.05

 

JOACHIM RADKAU-환경 역사의 기초를 닦은 인물이자, 세계적으로 널리 알려진 환경 역사학자. 1943년 독일에서 태어나 베를린 자유 대학교와 함부르크 대학교에서 역사학을 공부했다. 독일 원자력 경제의 부상과 위기라는 논문으로 교수 자격을 취득했으며, 1981년 빌레펠트 대학교 현대사 교수로 취임해 재직 중이다. 독일 숲과 자연 보호의 역사, 독일 제국 시대의 기술 발전 과정에서 일어난 각종 사건의 배경을 연구해 온 그는 2000년 환경의 세계사를 다룬 책 자연과 권력NATUR UND MACHT으로 대중에게 이름을 알렸다. 이 책은 영어로 번역된 뒤 2009년 미국 세계사 학회 도서상을 수상했다. 생태의 시대는 세계사 분야에서 새로운 길을 터놓은 책이자, 최근 수십 년 동안 환경 운동 역사 분야에서 가장 중요한 작품으로 평가받는 책이다. 저자는 다양한 동기에서 비롯된 운동들이 늘 새롭게 엮이며 큰 흐름을 만들어 간다는 점에서 환경 운동의 역사가 다른 사회 운동의 그것과 구별된다는 점을 지적하며, 역사 속 환경 운동의 굵직한 드라마와 생생한 긴장 관계를 다채로운 필치로 그려 낸다. 현재는 독일 드라헨부르크에서 자연 보전의 역사를 연구하고 있다. 그 외에 미래의 역사GESCHICHTE DER ZUKUNFT(2017), 독일의 기술TECHNIK IN DEUTSCHLAND(2016), 나무시대HOLZ(2011), 막스 베버MAX WEBER(2005) 등 다수의 책을 썼다.

 

목차

머리말생태의 정신적 현재를 낳은 역사

 

서론 생태 정글에서 역사 단서 찾기

환경 보호라는 이름의 카멜레온

세계 역사 속 생태의 시대

여러 긴장 시나리오의 앙상블

 

1부 환경 운동의 태동

 

1 환경 운동 이전의 환경 운동

루소에서 낭만주의까지: 자연 숭배와 나무 부족

첫 번째 연표자연 보호와 생활 개선 운동

개혁을 꿈꾸는 사람들의 환경 운동

생존 문제에 대한 대응: 뉴딜과 나치스 독일

세계 구원의 벅찬 감동과 국제 영향력 경쟁

 

2 1970년대를 전후한 생태 혁명

두 번째 연표┃〈생태 혁명의 시대

일대 연쇄 반응: 푸른 별과 지구의 날, 베트남 전쟁과 인구 폭탄

 

2부 환경 운동이라는 대하드라마

 

3 토론과 실천 사이의 영원한 공방

환경 운동의 다양한 관점

생태주의의 세계 지형

주요 동기: 물과 원자력

미디어가 비추는 환경 운동: 숲 고사에서 다이옥신 경고까지

 

4 카리스마 넘치는 인물과 전략적인 환경 행정가

종교적 특성과 카리스마적 요소들

새로운 여성 영웅들

정부 기관을 대하는 환경 단체의 자세

 

5 아군 대 적 또는 윈윈 전략

찬반 논쟁의 생산성: 원자력부터 광우병까지

폭력의 문턱 앞에 선 녹색 양심

생태와 경제 논리의 관계

 

6 1990년을 전후한 시대 전환: 미래 세대를 위하여?

세 번째 연표환경 운동의 활황기 1986~1992

체르노빌과 소련의 붕괴

생태 정의를 찾아서: 선진국과 제3세계 국가들

 

7 세계화와 반세계화 사이의 환경 정책

 

맺음말더 나은 삶을 위한 환경 운동

후기구체적인 생태 소통

사진 출처

옮긴이의 말

찾아보기

 

출판사 서평

환경 문제는 어떻게 우리 시대의 화두가 되었는가

환경 운동의 역사, 세계사의 새로운 길을 열다

 

오늘날 환경 보호의 당위성이나 방법에 대한 논의가 치열하게 진행되는 가운데, 이제껏 환경 운동의 역사를 본격적으로 되짚어 볼 기회는 없었다. 세계사 분야에서 새로운 길을 터놓으며, 최근 수십 년 동안 환경 운동 역사 분야에서 가장 중요한 작품으로 평가받는 이 책은, 환경 운동의 뿌리부터 환경 문제가 국경을 넘어 글로벌한 주제로 자리 잡기까지의 과정을 따라가면서, 굵직한 역사적 사건들과 긴장 관계를 현실적이고 생생하게 그려 낸다.

 

저자 요아힘 라트카우에 따르면, 18세기 후반 낭만주의 시대에 자연에 열광하는 동시에 유럽 전역이 나무 부족에 대한 두려움에 휩싸이면서 자연과 환경이 관심의 대상으로 떠올랐다. 두 차례의 세계 대전이 끝나고 탈긴장 시대가 도래하면서 환경 의식은 국제적인 소통과 협력을 추동했다. 1960년대 후반 우주에서 찍은 푸른 별지구 사진은 하나의 세계를 이루자는 열망을 끌어올렸으며, 1970년에는 지구의 날이 제정되었다. 베트남 전쟁 중의 생태계 파괴, 인구 폭탄으로 인한 불안 등 1970년을 전후로 환경이라는 주제가 국제 사회의 문제로 떠올랐다. 공해, 핵에너지, 산성비 등 새로운 주제가 등장했으며 시민단체가 우후죽순으로 생겨났다. 이 시기에 비로소 오늘날과 같은, 보호맥락에서의 환경개념이 형성되었다. 라트카우는 1970년 전후를 생태 혁명이라고 보고, 이후 환경 운동의 역사를 생태의 시대라 이른다. 환경 운동은 세계사의 흐름과 맞물려 우리 시대의 화두로 떠올랐다.

 

환경 운동의 역사는 매끄러운 한 줄기 이야기로 구성되지 않는다. 라트카우는 환경 운동이, 다른 사회 운동과 달리, 자연 사랑, 자원 부족, 건강 염려, 생존과 생계 등 각각의 동기가 늘 새롭게 엮이며 큰 흐름을 만들어 간다는 점에서 구별된다고 지적한다. 환경과 자연이 무엇인지는 그것을 바라보는 사람에 따라 다르기에 환경 운동에는 갈등 상황도 다양하다.

 

이 책은 댐과 원자력 발전소 건설을 둘러싼 찬반 논쟁, 환경 단체들의 기부금 경쟁과 미디어 전략, 여성 영웅들의 역할, 선진국과 제3세계의 대립, 정치·관료적 측면, 폭력적 투쟁 문제, 국제적 합의 등 생태 시대환경 운동의 다양한 면모를 구체적인 사건들과 함께 드러내 보여 준다.

 

라트카우는 환경 운동이 우리 시대의 새로운 계몽이라는 점은 분명한 사실이라고 말한다. 환경 운동이 우리의 인식을 어떻게 바꾸어 놓았는지, 환경을 보호한다는 것이 어떤 의미인지 환경 운동의 내막이 흥미롭게 펼쳐진다.

 

글로벌하게 생각하고 로컬하게 행동하라!

환경 운동의 세계사, 소통의 길을 제시하다

 

환경 문제는 끊임없이 새로운 논쟁을 만들어 내고, 해결을 위해 학문과 국가의 경계를 넘나들며 광범위하게 소통한다. 이 책은 독일을 비롯한 유럽 국가는 물론, 세계 환경 운동을 주도한 미국, 아프리카 야생과 남미 열대우림 원주민들의 목소리, 동아시아의 환경 운동가 등 환경 운동에 얽혀 있는 다양한 사람과 집단 간의 관계를 꼼꼼하게 다루었다. 동시에 생태 시대에 등장하는 각종 국제회의의 배경에 대해서도 살펴본다. 라트카우는 환경 운동이 국제적인 논의 주제인 동시에 지역적인 특성을 띠고 있음을 보이며, 환경 문제에 관해 어떤 방식으로 소통해 나가야 하는지 폭넓은 차원에서 바라보게 한다.

 

아프리카의 야생을 보존하려는 서구인들은 그곳을 생활 터전으로 삼고 사는 원주민들과 갈등을 빚을 수밖에 없다. 선진국들은 아마존을 보호하라고 요구하지만, 브라질은 환경 문제보다 더 시급한 문제들이 산적해 있다. 재생 에너지를 희망 찬 미래의 모습으로 그렸던 때와 달리, 실제 풍력 발전과 대규모 태양광 발전 단지의 풍경은 그리 달갑지만은 않다. 라트카우는 환경 운동이 삶의 현장으로 내려와야만 한다고 말한다. 전 세계를 아우르는, 환경 운동의 힘은 요란한 정상 회담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라, 지역의 풀뿌리 운동이 키워 내는 것이라고 강조한다. 각 문화의 특수성을 살리고 지역의 삶을 소중히 여기는 일이야말로 글로벌한 환경 운동의 핵심 동력이다. 라트카우는 글로벌하게 생각하고 로컬하게 행동하라!라는 생태 시대의 구호는 이런 방식으로 실현되어야 한다고 제시한다.

 

역사는 늘 교훈을 남긴다. 이 책은 오늘날 복잡하게 얽혀 있는 환경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실마리를 제공하며, 소통의 폭을 넓혀 준다. 라트카우는 역사적 관점에서 볼 때, 오로지 기후만 다루겠다는 기후 정책은 오히려 우리를 막다른 골목으로 이끌 뿐이라고 지적한다. 이 책은 우리의 환경 운동이 더 나은 삶을 위한 것임을 일깨우며, 방향을 잃지 않도록 우리에게 길을 안내할 것이다.

 

책속으로

*첫 문장: 먼저 고백부터 하나 하고 시작하자.

 

스스로 만들어 낸 쓰레기와 매연으로 질식할 것만 같던 대도시 시민이 청소하려고 팔을 걷어붙이고 나선 게 환경 운동의 출발점이 되지 않았을까 보는 관점이다. 또는 늘 대중의 쓰라린 분노와 공감을 이끌어 낼 수 있었던 동물과 조류 보호 운동이 그 출발점은 아니었을까? 환경 운동의 뿌리는 자신의 건강을 둘러싼 염려였을까, 아니면 자신의 모든 것을 내던지고 자연에 헌신하려는 열정이었을까? 아니면 두 가지가 모두 합쳐져 나타난 현상? 건강 걱정과 자연 배려가 결합한 게 환경 운동의 출발점일까?--- p.100

1970422일을 기점으로 매년 미국의 많은 도시에서 기념하는 지구의 날은 대중이 보기에 새로운 생태 시대를 여는 장엄한 전주곡이었다. 이 행사를 전국적으로 조직한 데니스 헤이즈의 표현을 빌리자면 인류 역사상 최대의 조직된 시위. 지구의 날을 제창한 사람은 위스콘신주의 민주당 상원 의원 게이로드 넬슨이다. 환경 운동역사에서 매우 큰 아이러니 가운데 하나는 환경 정책이 하필이면, 개혁적인 지성인이 보기에 정치 악동인 닉슨에게서 추동력을 얻었다는 사실이다. 닉슨 치하에서 환경 보호청EPA이 창설되었으며, 환경 보호의 근간이 되는 법이 속속 제정되었다. 닉슨 자신은 절대 이런 생각을 하지 않았고 자신의 정부가 이뤄 낸 이런 성과에 자부심을 갖지도 않았으며, 심지어 냉소적인 비아냥거림도 서슴지 않았다. 그러나 닉슨은 갈수록 심각해지는 베트남 전쟁의 패착으로 인한 빗발치는 비난을 벗어나기 위해 대중적이며 진보적으로 비치는 대안을 시급하게 마련해야 했다. 때마침 호황을 맞은 환경 보호야말로 적절한 대안이었다. 당시 나온 침묵의 봄문고본은 심지어 닉슨의 말을 표지에 썼다.--- p.225

그린피스를 필두로 한 환경 운동은 일차적으로 미디어를 통한 자기 연출에 열을 올린다. 운동을 함께하는 사람들과 연대하거나, 로비를 통해 정치가들에게 해결책을 제시함으로써 직접적 영향을 주려는 시도는 이로써 뒷전으로 내몰린다. 그린피스 캐나다의 캠페인 팀장인 데이비드 크래프트David Kraft는 미디어 효과를 의식하며 운동의 초점을 육지보다는 바다에 두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육지에서 벌이는 그린피스 운동 스물다섯 번의 효과는 바다에서 기자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벌이는 단 한 번의 떠들썩한 행사만 못하다.그린피스와 경쟁하며 고래잡이를 사냥하는 폴 왓슨Paul Watson은 커뮤니케이션 전공자답게 육지로 갈 생각을 하지 않는다. 미디어 사회에서 생존한다는 것은 특정한 전략 목표를 이루기 위해 미디어계를 잘 살피고 다룰 줄 알아야 한다는 것을 뜻한다.--- p.339

 

현대 일본에서 갈수록 고향이 사라지는 현실은 이시무레 미치코를 괴롭혔다. 그녀는 자살이 급증한 원인이 이런 상실감과 맞물려 있음을 깨달았다. 그녀는 일본의 전통에 대한 나름의 자부심을 숨기지 않는다. 동시에 자신의 책은 시대의 기록일 뿐만 아니라, 상상의 투영이기도 하다고 설명한다. 〈『고해정토에 등장하는 인물은 야나카 마을의 농부가 환생한 것이자, 우리 자신을 과거로 투영한 습, 곧 삶의 특정한 가치와 철학을 가졌던 우리 조상의 화신이기도 하다. 그녀는 이런 가치와 철학을 우리가 오랫동안 잊고 살았다고 말한다. 이 책의 등장인물은 우리의 생각이 뿌리를 내린 모태를 상징한다.제목의 정토순수한 땅이라는 낙원, 곧 정토교라는 불교가 그리는 이상향을 의미한다.--- p.463

 

그러나 영어의 개발development이라는 개념은 진화evolution로 대체되지 않는다. 개발은 중심이 되어야 한다는 것은 모든 남북 외교의 전제였다. 개발 도상국이라는 개념이 평가 절하의 분위기를 풍겼음에도, 3세계의 대표들은 개발 지원금을 받아 낼 기대로 자국을 기꺼이 이에 포함되는 것으로 받아들였다. 그리고 브룬틀란 위원회의 위원 대다수는 3세계출신이었다. 이들은 개발이 당연히 성장을 의미한다고 생각했다. 물론 이때 성장은 산업의 성장을 뜻한다. 이미 당시에 성장은 전형적인 경우 사회 정의에 결코 보탬이 되지 않으며, 오히려 빈부 격차를 심화한다는 사실이 충분히 인식되었음에도 이런 태도에는 변함이 없었다. 본래 지속 가능한 개발은 자연 보호 운동에서 비롯된 개념이다. 나중에 사람들은 이런 사실을 잊었을 뿐이다. 이 개념은 IUCNUNEP의 주도로 198035일에 채택된 세계 환경 보전 전략World Conservation Strategy에 포함되었다. 자연 보호의 맥락에서 지속 가능한 개발이 무한한 성장에 제동을 건다는 점은 분명하다. 그러나 이런 측면을 도외시한다면 지속 가능한 개발안에 성장 자체가 포함되어 있다는 점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p.733

 

이 모든 사실에서 유념할 점은 리우 회담이 브룬틀란 위원회가 일반적인 수준에서 권고했던 것뿐만 아니라 구속력을 가진 결정도 의결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그만큼 갈등이 심했다는 방증이다. 무엇보다도 우리는 다음의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 브라질은 선진국들이 아마존의 숲으로 기후를 지키라고 요구하기 전에, 먼저 선진국들이 공해 물질을 대폭 줄이려는 노력부터 하라고 일갈했다. 브라질의 이런 요구는 정당하다.--- p.742

 

이런 상황에서 리우의 지속 가능한 개발은 이상적인 해결책이었다. 냉전의 종식으로 어차피 개발 지원의 주 동기가 사라진 상황에서 개발 지원은 환경 보호 덕에 새로운 정당성을 얻었다. 생태 보존의 조건을 내건 개발 지원은 동시에 개발 프로젝트가 낳는 환경 폐해를 예방한다는 뜻이다. 리우에서 남발된 많은 거창한 말의 배후에 숨은 것은 결국 환경 스와프라는 모범에 따른 단순한 교환 거래다. 개발을 지원해 줄테니 환경을 보호하라! 〈《UNCED는 처음부터 끝까지 돈을 중심으로 움직였다.워싱턴의 환경 보호 기금의 책임자 브루스 리치Bruce Rich가 세계은행을 철저히 연구한 끝에 한 말이다.--- p.746

 

물론 미래 세대를 위해 환경을 보호하고 자원을 아껴야 한다는 것은, 순전히 철학적으로만 보아도, 이성적이고 인본적인 원칙임은 틀림없다. 그러나 세대 정의가 정치 화두로 떠오를 때마다, 배후에 다른 어떤 음모가 숨어 있는 것은 아닌지 하는 의심은 끊이지 않았다. 미래 세대는 정치에 로비할 수 없으며, 선거에도 영향을 끼칠 수 없기 때문이다. 노년층이 복지 국가에 실제로 압박을 준다는 점에는 논란의 여지가 없다. 고령화 문제는 알프스를 노인도 오르기 쉽게 개조하지 않는 한, 환경 정책에 커다란 기회를 주지 않는다. 그러나 속도 제한, 대중교통 체계의 확장, 가까운 거리 안에서 이뤄지는 편리한 도시 생활 등은 증가하는 노년층의 욕구에 맞을 뿐만 아니라, 아동 친화적 사회의 특징이기도 하다. 이처럼 노인과 아동의 욕구는 서로 수렴하는 지점이 많다. 이것이야말로 세대 정의라는 이름으로 불려 마땅한 환경 운동의 기회, 지금껏 그리 주목받지 못한 기회가 아닐까.--- p.763

 

애초부터 나는 자연 그대로 모습을 간직한 주거 구역을 대형 건설사와 부동산 투기꾼이 망가뜨리는 것에 이루 말할 수 없는 분노를 느꼈다. 생장(生長)하는 자연뿐만이 아니라, 아늑한 느낌을 주는 주거 구역, 생태

용어로 말한다면 서식지로서의 고향도 보호해야 할 가치가 있다. 환경 운동의 역사에서 사람들의 힘을 끌어모으는 최고의 운동인 고향 보존 투쟁이 생태적으로나 글로벌 차원에서 큰 반향을 끌어내지 못한다는 이유로 생태 역사에서 배제하는 것은 정말이지 역사에 대한 무지함에서 비롯된 행태다. 자동차가 갈수록 늘어난 것이 환경 재해의 원인임을 말해 주는 방증은 매우 많다. 1970년에 시작된 생태 혁명을 촉발한 원인도 1차적으로 자동차였다. 이런 역사적 사실을 외면하고 좁은 의미에서 생태 재해에만 관심을 가지는 운동은 헛된 노력일 뿐이다. --- p.845

 

 

 

기후변화, 이제는 감정적으로 이야기할 때 우리 일상을 바꾸려면 기후변화를 어떻게 말해야 할까/저자 리베카 헌틀리|양철북 |2022.02

원제How to Talk about Climate Change in a Way That Makes a Difference

 

기후 위기의 시대,

우리에겐 더 많은 논리가 아니라 마음을 움직이는 이야기가 필요하다

기후 위기의 시대,

수많은 과학적 증거도 우리를 변화시키지 못한다면

 

기후가 변하고 있고, 이로 인해 많은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는 수많은 과학적 증거에도, 실제로 일어나는 기후 재난에도 여전히 사람들의 대처가 지지부진한 까닭은 무엇일까?

20199, 호주에서는 유례없이 큰 산불이 일어나 6개월 넘도록 진압되지 않았다. 6만 제곱킬로미터가 불타는 동안 33명이 죽었고, 야생동물 10억 마리 이상이 목숨을 잃었다. 전문가들은 산불의 원인으로 기후변화를 지목했다. 큰 재난이 일어났으니 사람들이 모두 기후 문제를 해결하려고 발 벗고 나서게 되었을까?

 

그러나 사람들을 심층 인터뷰해 본 결과는 참담했다. 기후 문제에 무관심하거나 부정하는 사람들은 이것이 초기에 산불을 제대로 진압하지 못한 정부 탓일 뿐 자연재해가 아니라며, 오히려 환경론자들이 설치는 바람에 일이 더 커졌다고 비난하기까지 했다. 리베카 헌틀리는 많은 사람이 말도 안 되는 환경 정책을 내는 정당에 표를 던지는 현상을 착잡한 심정으로 지켜보아 왔다. 실제로 눈앞에서 벌어지는 기후 재난에도 사람들의 태도가 변하지 않는 까닭은 무엇일까? 사람들이 움직이려면 대체 무엇이 필요한 걸까?

 

헌틀리는 기후가 변하고 있다는 단순한 과학적 사실도 저마다 다르게 받아들이므로, 기후변화는 과학의 문제를 뛰어넘는 사회적 현상이라고 규정한다. 기후변화에 사람들의 의견이 일치하지 않는 까닭은 이 문제가 우리 내면과 가치관, 정체성, 젠더 감수성, 삶의 목적과 깊이 연관이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헌틀리는 심리학과 사회학, 진화심리학이라는 도구로 기후변화를 대하는 사람들의 갖가지 감정을 하나하나 깊이 들여다보며, 사람들을 설득하려면 어떤 메시지가 효과적일지 모색한다.

 

이 책은 내 주변 사람들이 기후 문제를 어떻게 대하는지, 인간으로서 우리가 미디어, 과학자, 정치, 사회로부터 얻는 정보나 일상적인 기후변화 경험에 어떻게 반응하는지 더 잘 이해하도록 돕는 지침서다. 이 책에서 나는 분노와 공포에서부터 사랑과 상실에 이르기까지 감정의 모든 스펙트럼을 탐색한다. 기후변화는 이런 감정들을 복합적으로 불러일으킨다. 나는 죄책감부터 하나씩 짚어 나가며 사랑으로 끝을 맺을 것이다.”

당신들이 우리 미래를 불태우고 있다

감성적인 10대 소녀들에게서 배우는 기후 대화법

 

그레타 툰베리를 필두로 세계 곳곳의 10대 소녀들은 기성세대에게, 정치인과 기업인 들에게 소리친다. “죽은 행성에는 일자리가 없다.” “배운 이들의 말을 무시할 거면 왜 우리가 학교에 가야 하는가?” “기후변화 열일 중.” 이 아이들은 기성세대를 향해 삿대질하고 비난한다. 전혀 천진난만하지 않다. 분명하고 직접적인 심문으로 우리의 수치심을 일깨워 행동을 부추긴다. 자신의 미래를 걱정하는 이들의 분노는 정당하다. 때로는 유쾌하기도 하다. 10대 소녀들은 자기들만의 방식으로 또래 친구들은 물론 보수적인 아버지나 길에서 우연히 만난 낯선 이들까지도 설득해 낸다.

 

“10대 소녀들은 천성과 환경, 호르몬 또는 SNS 같은 요인으로 너무 감성적이라는 비판을 받는다. 하지만 기후변화 전달자로서는 이 점이 큰 영향력을 발휘한다. 그들은 이론과 통계를 파악하지 못할 수도 있지만, 정밀하게 조정된 감정적 호소의 힘을 이해하고 있다. 기후변화가 개인적이고도 감정적인 문제임을 본능적으로 알고 있다. 오직 과학에 근거한 이성적인 주장만이 효과적인 것은 아니다. 기후변화를 이야기할 때 과학은 오히려 문제가 될 수 있다.”

 

헌틀리 역시 10대 아이들이 등교하는 대신 기후 시위에 나선 것을 보고 깨달음의 순간을 맞이했다. 아이들이 기성세대인 자신에게 뭐라도 해야 한다고 절박한 심정으로 말하고 있다는 것을 직감했기 때문이다. 되돌릴 수 있었는데 왜 아무것도 하지 않았냐는 세 딸아이의 물음에 뭐라도 답하기 위해서라도 무언가를 해야만 했다. 헌틀리는 10대 소녀 기후 운동가들에서부터 세계 곳곳에서 활약하고 있는 기후 소통 전문가, 기후 문제와 관련한 문제를 연구하는 사회과학자와 심리학자, 서로 다른 의견을 가진 평범한 시민들을 만나며 기후변화를 효과적으로 이야기하는 법을 찾아 나간다.

 

이제 나와 다른 사람들, 세상을 나와 다른 관점으로 보는 사람들에게 과연 어떻게 심경의 변화를 일으킬 것인가가 지구 살리기의 핵심 과제다. 이는 과학과 기술 문제가 아니라 우리가 어떻게 소통하고 행동을 장려하느냐 하는 문제다. 방법은 문화권마다 다르겠지만 성공한다면 미래는 같을 것이다. 내 아이들뿐 아니라 모든 아이가 구원받은 세상을 함께 누릴 테니 말이다.”

 

기업과 비교하면 제가 끼치는 영향은 아무것도 아니잖아요

죄책감, 부정, 회의…… 기후 메시지에 대한 반응들

 

아주 오랫동안 기후변화를 상징하는 이미지는 빼빼 마른 북극곰이 작은 유빙을 딛고 선 모습이었다. 이런 이미지는 아직도 지구 온난화를 다루는 뉴스 보도에 간혹 등장한다. 마음이 아픈가? 물론이다. 내 문제처럼 느껴지는가? 글쎄. 매스컴에 등장하는 북극곰 이미지나 황량한 밭에서 땅을 일구는 체념한 제3세계 농부 같은 이미지는 기후 문제와 우리 사이의 거리감을 증폭시킨다. 한마디로 기후 문제가 남의 문제인 것처럼 느껴지게 만드는 것이다.

 

사람들은 집단적인 위험보다는 개인의 위험을 훨씬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자연적인 위험보다는 인간이 만들어 낸 위험을 훨씬 두려워한다. 또한 사회 집단들의 심리적 사회문화적 동력이 위험을 감수하거나 회피하게 만든다. 헌틀리가 연구한 바에 따르면 기후변화 위협에 가장 심드렁한 집단은 젊은 남성들이다. 인터뷰에서 한 남성은 이렇게 말했다. “우리 사회가 영화 매드맥스스타일로 향한다 해도 나와 내 친구들은 문제없을 거예요. 우린 몸도 튼튼하고 미친놈들처럼 운전하니까요.” 우리가 30여 년 전부터 쭉 기후변화와 관련해 접하는 비관적인 소식은 경각심을 무디게 만든다. ‘아직 안 죽었잖아식의 타성이 자리 잡은 것이다.

 

환경론자들은 사람들의 생활 방식에 일일이 간섭하는 잔소리꾼으로 취급받기도 한다. 헌틀리는 개인 텀블러를 사용하라거나 친환경 용기에 담긴 친환경 세제를 쓰라는 것 같은 환경론자들의 조언이나 당신의 일회용 커피잔이 바다거북을 죽일 수 있다같은 메시지가 사람들에게 지금 살아가는 방식을 부끄러워해야 한다고 간접적으로 강조한다는 점을 지적한다. 자기 행동을 탓하는 말을 들으면 누구라도 그 사실을 얼마간 부정하고 싶어진다. 죄책감을 유발하는 환경 메시지를 들으면 사람들은 반발한다. “저는 재활용으로 제 몫을 하고 있는데, 중국인들은 어떤가요?”“정부나 기업이 나서는 게 더 중요하지 않나요?”

 

헌틀리는 사람들의 이러한 심리적 반발을 충분히 공감하고 이해하며, 죄책감이나 수치심, 공포를 조장하는 환경 메시지의 실효성을 자세히 살핀다. 그리고 정치적 사회적 정체성과 직업에 대한 가치관이 기후변화에 대한 태도와 어떻게 연결되는지도 알아본다.

 

환경 불안이라는 새로운 심리적 현상

한편 이렇게 무관심한 사람들의 맞은편에는 지금의 현실에 절망하는 사람들도 있다. 최근 기후변화에 대한 비관적 전망 때문에 환경 불안이나 기후 우울증’, ‘생태 비탄같은 병적 심리 증상을 겪고 있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이들은 공황 발작, 식욕 감퇴, 조급증, 불면증 같은 증세를 보인다. ‘출산 파업 운동이라는 말도 등장했다. 이는 생태 위기의 심각성 때문에 실존적으로 위협을 받고 있지만, 권력층이 아무런 대응을 하지 않기에 아이를 갖지 않겠다고 공개적으로 선언하는 운동이다. 한국에서도 출산 파업 운동에 동참하겠다는 20대 여성 비율이 33.5퍼센트에 육박한다는 설문 조사 결과가 나왔다(‘20대 여자 현상’, 기후 위기 감수성에서도 나타났다, 시사인, 2022125).

하지만 헌틀리가 다행이라고 여기는 지점은, 기후변화에 대해 어떤 반응을 보이든 사람들이 자신이 사랑하고 관심을 두는 대상과 기후변화와의 연관성을 찾기만 한다면 기후 문제 해결책에 동의할 수는 있다는 점이다. 그 관심 대상은 사랑하는 아이들의 미래일 수도 있고, 피지나 그레이트 배리어 리프, 제주도 같은 특정 지역일 수도 있으며, 멸종 위기에 처한 홍관조 같은 동물일 수도 있다. 우리가 기후변화를 신경 쓴다는 말은 곧 사랑하는 대상에게 미칠 부정적인 영향을 고려한다는 말이다. 우리가 관심 대상과 기후변화의 연관성을 찾고, 주변 사람들과 기후 문제를 자꾸 이야기한다면 분명 사람들을 설득하고 행동으로 이끌 수 있으리라고 저자는 주장한다.

 

결국 희망은 사람들에게 있다

당장 눈앞의 일들이 시급하니 몇십 년 후에 벌어질 기후 문제는 미뤄 놓고 싶은 마음, 정부나 기업의 책임이 더 크다며 자기 책임을 부정하고 싶은 마음, 누군가 나서면 어떻게든 되겠지 하는 대책 없는 낙관, 될 대로 되라는 식의 비관까지. 이러한 마음들이 기후 문제를 해결하는 데 걸림돌이 되고 있다.

하지만 우리가 그저 분리수거나 잘하고 자전거로 통근하면 모든 게 괜찮아지리라는 믿음은 지나친 낙관주의에 뿌리를 둔 모래 위에 쌓은 희망이다.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일은 각자의 감정들을 이해하고, 인정하고, 이를 바꿀 계기를 찾아 나서는 것이다.

 

기후변화 시대에 최선의 희망은 기후변화가 지구에 이제껏 어떤 영향을 미쳤고 앞으로 어떤 영향을 미칠지 냉엄하게 받아들이는 것이다. 불확실한 결과에 연연하지 않고 앞으로 나아가려면 단호한 투지가 필요하다. 무엇보다도 목표를 이루려면 집단의 힘과 협력의 힘을 믿어야 한다. (……) 타인의 생각과 행동 모두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인간의 설득력에 희망이 있다. 뜻이 같은 사람들이 모인 집단, 단체, 지역 사회에서 우리는 희망과 낙관을 만들어 낼 수 있다.”

희망은 개인적 희생이나 행동이 없어도 되는 막연한 꿈이어서는 안 된다. 행동은 희망을 낳는다. 희망은 타인을 대의로 이끈다. 이러한 희망은 우리에게, 그리고 지구에 유리하게 판도를 바꿀 것이다.

책속으로

이 책을 읽고 여러분 스스로 기후 문제를 어떻게 대하는지, 앞서 묘사한 감정의 롤러코스터를 어떻게 다스릴지 더 잘 이해하기를 바란다. 이 책의 목적은 여러분을 일상의 뻔뻔한 운동가로 만드는 것이다. 여러분이 이 책을 읽고 주변 사람들과 기후변화를 이야기하고 행동을 유도하는 기술을 익혔으면 한다. 그리고 앞으로 기후변화 관련 뉴스와 사건들이 더 혼란스럽고 정치적 분열을 일으키더라도 대화를 멈추지 않기를 바란다.---머리말:심경의 변화중에서

 

사상 최악의 과학 소통 실패.” 이것이 스토크네스가 1970년대 후반에 기후변화가 발견된 이래 대중의 관심 및 행동의 지지부진함을 묘사하는 말이다. 여론은 기후가 변하고 있다는 과학적 사실을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 실제로 일부 지역에서는 더 많은 사실 증거가 주어질수록 관심이 더 줄어든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더군다나 기후변화 메시지 전달자들은 사람들의 관심과 우려는커녕 악랄한 반격심리적 반발’, ‘무관심의 철벽을 마주했다.

---1장 논리의 문제점중에서

 

이번 화재 때문에 기후변화를 우려하는 사람들은 더 우려하고, 무시하거나 믿지 않는 사람들은 연관성을 더 외면했다. 다만 호주가 정부 주도로 신속히 재생 에너지로 전환해야 한다는 견해는 만장일치로 찬성했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이처럼 사람들은 기후변화가 산불의 원인이라는 점에 반대하더라도 탄소 배출량을 줄이기 위한 주요 해결책에는 동의할 수 있다. 우리는 악천후가 전 인류에 깨달음의 순간을 주는 전환점을 마냥 기다릴 수 없다. 우리의 인지 장벽은 홍수에 쓸려 가거나 산불에 타 없어지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태양 전지판의 과학적 원리는 몰라도 해결책에는 다 함께 동의할 수 있다.---5장 공포중에서

 

우리는 이러한 사례를 지나치게 감상적이거나, 이미 심란한 사람들의 과잉 반응으로 여기거나, 최후의 심판이 목전에 다가왔다는 기독교식 종말론의 새로운 징후로 읽기 쉽다. 하지만 기후변화가 어린이와 청년 들의 정신 건강에 미치는 영향은 무시하기 어렵다. 청년들에게 그들 세대가 직면한 가장 큰 문제가 무엇인지 설문 조사하면 정신 건강은 (기후변화와 함께) 상위 5위 안에 든다. 호주, 영국, 미국 같은 나라 청년층에는 불안이 만연하다. 전 세계 부유한 나라들의 정부 기관 보고에 따르면 5세 아동부터 청소년 불안 장애가 증가하는 추세다.---8장 절망중에서

 

희망은 개인적 희생이나 행동이 없어도 되는 막연한 꿈이어서는 안 된다. 신중한 선택이어야 한다. 내가 이 책을 위해 인터뷰한 사람들은 모두 희망에 관해 표현만 다를 뿐 같은 말을 했다. 비록 절망적인 증거를 맞닥뜨리더라도 희망을 선택하는 것. 그것이 도덕적으로나 실질적으로나 옳은 일이기 때문이다. ---9장 희망중에서

 

미래가 우리 손을 떠나기 전에 -나오미 클라인과 함께하는 기후 행동/ 저자 나오미 클라인, 리베카 스테포프|역자 이순희|열린책들 |2022.04

원제How to Change Everything

 

기후 행동을 이끄는 십 대

이제 기성세대의 무책임한 행태에 분노한 청소년들이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20193월에는 세계 청소년들이 사상 최초로 전 세계에서 동시 다발로 기후 시위를 벌였고, 125개국에서 150(주최 측 추산)이 넘는 청소년들이 참가했다. 어른들이 해결할 수 없다면 우리가 나서겠다고 모인 아이들이다. 그들의 손 팻말엔 2의 지구는 없다.〉 〈우리의 미래를 태워 없애지 말라는 호소가 적혀 있다.

 

대규모 시위 말고도, 전 세계에서 다양한 배경을 가진 십 대 활동가들이 기후 행동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그레타 툰베리가 촉구했던 것처럼 비상사태를 비상사태처럼 바라보기 시작한 그린 세대가 처음으로 등장한 것이다.

 

지구를 위한 나무 심기단체를 이끄는 독일 출신의 활동가 펠릭스 핑크바이너는 학교 과제 덕분에 기후 활동가로 변신한 경우이다. 그는 초등학교 4학년 때 기후 변화에 관한 학교 과제로 자신이 좋아하는 동물을 구하자는 내용을 쓸 생각이었다. 그러다 자료를 조사하던 중에 생각이 바뀌었다. 정작 구해야 할 것은 북극곰이 아니라 인간이라는 사실을 깨달은 것이다. 그는 아프리카에서 나무 심기 운동을 펼쳐 온 왕가리 마타이 이야기에 영감을 받아, 학급 과제 발표에서 독일에 나무 1백만 그루를 심자는 무모한 제안을 한다. 몇 달 후, 그는 엄마의 도움으로 첫 번째 나무를 심었고, 그의 사연이 언론에 조명되면서 4년 만에 1백만 그루 목표가 진짜로 달성되었다. 이제 그의 목표는 지구에 1조 그루의 나무를 심는 것이다.

 

캐나다 위크웨미콩 원주민 십 대 활동가 어텀 펠티에는 오대호의 물을 보호하는 데 평생을 바쳐 온 이모할머니의 영향으로 활동가의 길로 들어선 경우이다. 그는 겨우 열네 살 때 아니시나벡 원주민 수자원국장이 되었고, 온타리오주의 40개 원주민 공동체의 물을 지키는 일을 맡고 있다. 그는 주민들의 식수원을 더럽히는 상업 활동과 산업 활동을 중단할 것을 끊임없이 촉구한다. 2019년 열다섯 살 때 그는 유엔 회의에서 이렇게 연설했다. 전에도 말했지만, 또다시 말하겠습니다. 우리는 돈을 먹고는 살 수 없고, 석유를 마시고는 살 수 없습니다.

 

한편 20199, 여덟 살부터 열일곱 살 사이의 기후 활동가 열여섯 명은 유엔 아동 권리 협약이라는 국제 조약을 근거로 유엔에 항의서를 제출했다. 아르헨티나, 브라질, 프랑스, 독일, 터키 다섯 나라가 기후 변화를 완화하거나 대처하기 위한 충분한 조치를 취하지 않아 아동의 생명권과 건강권을 보호할 의무를 외면하고 있다는 주장이었다. 이 항의서는 전 세계 청소년을 대신하여 유엔에 제출된 최초의 기후 위기 관련 항의서였다. 활동가 가운데 태평양의 섬 팔라우 출신인 카를로스는 간절하게 세계를 향해 호소했다. 우리 같은 작은 섬나라들이 기후 변화로 가장 큰 타격을 입는다는 것을 큰 나라들이 알았으면 합니다. 우리 집들은 지금도 조금씩 바다에 잠겨 가고 있습니다.

 

한국도 빠질 수 없다. 이 책에 추천사를 쓰기도 한 한국의 청소년기후행동 활동가들도 2020313일 정부의 소극적인 기후 위기 대응 정책이 미래 세대의 기본권을 침해한다는 취지의 헌법 소원을 제출했다. 이단체의 홈페이지에 올라간 글 중에는 이런 비전이 적혀 있다. 청소년이 대상이 아니라 주체가 되는 기후 운동을 만들어 나갈 것.

 

기후 행동 실천 매뉴얼

클라인은 이 책에서 청소년들이 기후 행동을 실천할 수 있는 다양하고 매우 구체적인 방법을 제시한다. 기후 행동에 동참하고 싶은 독자들이라면 좋은 참고가 될 것이다. 몇 가지만 요약한다.

 

첫째, 학교에 기후 수업을 요청하라. 2018년 영국의 한 연구에 따르면, 학생의 3분의 2 이상이 학교에서 기후 변화와 환경에 대해 더 많이 배우길 원했다. 학교에서 기후와 관련한 교과를 가르치지 않거나 이 주제와 관련하여 더 많은 것을 배우고 싶다면, 학교의 교과 내용과 관련해서 누가 결정을 내리는지 확인해 보라. 기후와 관련한 교육을 늘려 달라는 편지를 쓰거나 동료 학생들의 서명을 받아 청원서를 제출할 수 있다.

 

둘째, 기후 시위에 참여하라. 수업이 있는 날 기후 시위가 예정되어 있다면, 부모님과 선생님에게 이야기를 해라. 일부 학교들은 수업에 빠지는 것을 허락하기도 하고, 어떤 학생들은 같은 반 친구와 선생님들과 함께 행진에 가기도 한다.

 

셋째, 정치의 주체가 되라. 정치 활동을 할 때 에너지가 솟고 신바람이 나는 사람이라면 직접 공직 선거에 후보로 나서길 권한다. 여러분이 다니는 학교나 대학에 선거로 뽑는 자리가 있다면, 선거 유세에 사회 정의나 기후 변화 문제를 포함시킬 수 있는지 고려해 보라. 뉴질랜드의 젊은이 클로이 스와브릭은 환경 보호와 기후 변화 해결을 지지하는 녹색당 대표로 국회 의원 선거에 출마했고, 스물세 살 때 당선되었다.

 

넷째, 자신이 만든 독창적인 기후 예술을 공유하라. 붓질이나 바느질 솜씨가 있는 사람은 행진과 시위 때 쓸 표지판과 현수막, 의상을 만드는 친구를 도울 수 있다. 예술과 공연은 사람들이 메시지에 귀 기울이게 하고 알아듣기 어려운 메시지를 쉽게 이해하도록 도울 수 있다.

 

다섯째, 자연과 가까워지기 위해 노력하라. 자연에서 야영을 하거나 새 관찰 여행을 떠나도 좋다. 유기농 원예 체험을 하면서 토양과 식물의 한살이에 대해 배우는 것도 좋다. 자연과 가까워지는 경험이 사람들을 환경 운동으로 이끌기도 한다.

 

미래가 우리 손을 떠나기 전에

텔레비전을 보든 신문을 펼치든 기후 변화에 대한 경고의 목소리가 매일같이 들린다. 아이들은 궁금하다. 우리의 미래는 어떻게 될까?

 

끔찍한 사고가 일어나면 부모는 본능적으로 아이의 눈을 가린다. 아이가 받을지 모를 충격을 염려해서다. 사랑하는 아이가 아름다운 것만 보고, 행복한 경험만 할 수 있길 바라는 것은 모든 부모들의 바람이다. 하지만 기후 변화는 끔찍한 순간만 모면하면 끝나는 교통사고 같은 것이 아니다. 과학적 검증이 거의 끝난 예고된 파국이다. 그리고 지금의 선택에 따라 더 공정한 경제와 사회(그린 뉴딜)로 바꿀 수도 있는 기회이다. 아이들에게 필요한 것은 정서적 보호가 아니라 미래에 대한 선택권이다. 우리가 어디에 서 있는지, 어떤 길로 나아가야 하는지 정확히 알고, 자신의 운명을 결정할 권리이다.

 

앞으로 우리는 기후 변화의 영향을 안고 살아가야 한다. 어느 누구도 예외일 수 없다. 하지만 파국의 규모를 줄이고, 보다 평등하고 가치 있는 삶을 만들어 갈 기회는 열려 있다. 지금은 우리가 어떻게 살고, 어떻게 먹고, 어떻게 여행하고, 어떻게 사업을 하고, 어떻게 생계를 꾸려야 하는지 다시 생각해야 할 때다.이제 학교에서, 가정에서 기후 위기의 현실을 두고 아이들과 함께 우리가 정말로 원하는 세상에 대해 터놓고 얘기해야 한다. 남은 시간이 많지 않다. 뜨거워지는 미래를 지켜만 볼 것인가? 미래가 우리 손을 떠나기 전에, 전 세계의 젊은 세대에서 불기 시작한 새로운 변화와 저항의 물결에 우리도 동참해야 하지 않겠는가?

 

책속으로

기후 변화의 현실을 자세히 알게 된 것만으로도 버겁다고 느낄 수 있다. 하지만 그런 사실들 때문에 기가 꺾일 필요는 없다. 그 사실들은 이야기의 일부일 뿐이고 이야기의 중요한 대목은 따로 남아 있다는 것을 부디 잊지 말기 바란다. 그건 바로 운전대를 쥔 것은 다름 아니라 곧 우리라는 사실이다.--- p.12

 

호주에서 등교 거부 시위 조직에 앞장섰던 열다섯 살의 노스라트 파레하는 정치인들을 향해 이렇게 외쳤다.

 

당신들은 우리 미래를 짓뭉개고 있어요. 우리는 더 나은 미래를 원해요. 젊은 사람들은 투표조차 할 수 없는데 당신들이 아무 대응도 하지 않으면 그 결과는 고스란히 우리 젊은이들 몫이 될 겁니다.--- p.22

 

2도가 올라가면 1.5도가 올라갈 때에 비해 극심한 폭염에 노출되는 사람의 수가 무려 17억 명이나 늘어나고, 해수면은 무려 10센티미터가 더 높아질 거라고 한다. 여러 가지 이유에서 1.5도 목표는 2도 목표보다 훨씬 더 나은 목표다.--- p.55

 

모든 사람이 기후 변화의 영향을 똑같은 강도로 경험하는 것은 아니다. 우리는 인종적 불평등, 경제적 불평등, 기후 불평등의 세계에 살고 있다. 이 세계에서는 어떤 사람은 필요한 것보다 훨씬 더 많은 것을 누리고 살아가는 반면에, 많은 사람이 충분히 누리지 못하는 삶을 살아간다.--- p.65

 

오염 물질과 소음 문제를 안고 있는 북미 지역의 발전소와 정유 시설은 거의 대부분 아프리카계 주민과 라틴계 주민이 많이 사는 지역 근처에 세워져 있다. 기업들이 그곳에 그 시설을 세운 것은 가난한 사람들에게는 정치적·경제적 영향력이 없어서 부당한 대우를 받아도 항의할 수 없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p.92

 

이 책의 주 공격 대상은 살충제였지만, 카슨은 어느 화학 물질 하나만 문제를 안고 있는 게 아님을 알고 있었다. 문제는 인간이 자연을 지배한다라는 사고방식이었다. 카슨의 책을 계기로 새로운 환경주의가 태동했다. 인간은 상처 입기 쉬운 지구 생태계의 일원이며, 인간의 개입은 반드시 긴밀히 연결된 생명의 연결망인 지구 생태계의 파괴를 낳는다고 보는 환경주의였다.--- p.137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한 환경 보호 교육들은 종종 산업과 경제가 기후 변화를 일으킨다는 내용은 쏙 빼놓고 재활용을 하고, 자동차 대신 자전거를 이용합시다등 개인이 할 수 있는 일에만 초점을 맞춘다. 물론 이런 행동은 중요하다. 우리 모두가 자신이 해야 할 몫을 해야 한다. 하지만 더 큰 변화와 연결되지 않는 한, 이런 행동은 기업들의 행동에 아무런 타격을 주지 않는다.--- p.155

 

대규모 시위나 특이하고 인상적인 행동이 사람들 주의를 더 끌긴 하지만, 어떤 주장을 널리 알리는 방법은 이런 행동 말고도 많이 있다. 많은 청소년 활동가들이 의원이나 예비 정치인에게 편지 쓰기, 등교 거부 시위행진에 참여하기, 기후 관련 정보를 공부해서 또래들과 가족에게 알리기 등 여러 가지 대담한 행동을 펼치고 있다.--- p.167

 

라돈나 브레이브 불 알라드는 이렇게 말했다. 우리는 땅과 물을 지키기 위해서 지금 이곳에 있다. 우리가 아직까지 살아 있는 것은 바로 이런 일을 하기 위해서다. 어떻게 지구를 해치지 않고 지구와 더불어 살아갈 것인가라는 가장 긴급한 이 문제를 풀어 갈 수 있도록 인류를 돕기 위해서다.--- p.187

 

지구의 온도 상승은 이미 사람과 식물, 동물의 삶을 변화시키고 있고, 이런 변화는 앞으로도 이어질 것이다. 설사 내일 당장 전 세계가 대기로 온실가스를 뿜는 일을 그만둔다 해도, 지구 온도는 계속해서 조금씩 상승할 것이고 기후 변화는 한동안 계속될 것이다.--- p.201

 

탄소 포획·저장법은 우리가 직면한 문제의 근본 원인, 즉 화석 연료에 대한 의존과 지구의 자원은 아무 제한 없이 써서 없애도 괜찮다는 사고방식에는 전혀 손을 대지 않는다. 애초에 오늘의 위기를 빚어낸 행동을 멈추려고 하지는 않고 그 행동에서 비롯한 최악의 부산물을 땅에 묻어 버리는 방식은 결코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수 없다.--- p.208

 

20201월 켄터키주 상원 의원 랜드 폴은 훨씬 더 황당한 제안을 내놓았다. 자연 위성이나 행성 중에서 적합한 곳을 찾아내 대기를 만드는 일을 시작해야 한다.다른 세계를 인간이 살 수 있는 곳으로 만드는 활동을 테라포밍terraforming이라고 한다. 테라terra을 뜻하는 라틴어다. 지구 아닌 다른 세계를 지구와 비슷한 환경으로 바꾸는 것은 많은 공상 과학 소설이 다루는 주제다. 하지만 실현 가능성이 아주 희박하여 불가능에 가까운 일이다.--- p.216

 

생태계는 지구의 자연이 대기에 지나치게 많이 모인 탄소를 뽑아내는 데 쓰는 도구다. 식물은 이산화탄소를 흡수하고 산소를 방출하는 역할을 한다. 숲 이외에도 습지와 초원, , 천연의 해저면 역시 탄소를 흡수하고 저장한다. 우리는 우리 산업과 삶의 방식을 탄소를 덜 쓰는 방향으로 전환하기 위해 노력하면서 동시에 이런 중요한 생태계를 보호하고 복원하고 성장시키는 것을 목표로 삼아야 한다. 이것이야말로 우리가 지금 당장 할 수 있는 일이다.--- p. 219

 

2018년 영국의 한 연구에 따르면, 학생의 3분의 2 이상이 학교에서 기후 변화와 환경에 대해 더 많이 배우길 원했다. 또한 거의 같은 비율의 교사들이 이 주제와 관련해서 더 많은 수업을 하길 원했다. 그러나 많은 교사들은 자신이 그 주제로 수업할 만큼 충분한 준비가 되어 있지 않다고 느낀 것으로 나타났다.--- p.268

 

독일 출신의 펠릭스 핑크바이너는 초등학교 4학년 때 기후 변화에 관한 학교 과제를 해야 했다. 처음에는 자신이 좋아하는 동물을 구하자는 내용을 쓸 계획이었다. 그러다가 북극곰이 아니라 인간을 구해야 한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고 핑크바이너는 말한다.--- p.279

 

세계 각지에서 젊은이들이 학교에서뿐 아니라 공직에까지 선출되고 있다. 뉴질랜드의 젊은이 클로이 스와브릭은 환경 보호와 기후 변화 해결을 강력히 지지하는 녹색당 대표로 국회 의원 선거에 출마했고, 스물세 살 때 국회 의원에 당선되었다. 호주에서는 조던 스틸존이 스물두 살 때 국회 의원에 당선되었다. 장애를 가진 최초의 선출직 국회 의원인 스틸존은 호주 녹색당 소속인데, 이 당은 생태 환경의 지속 가능성과 사회 정의, 지방 자치 민주주의 실현을 옹호하는 정당이다.--- p.287

 

지금은 우리가 어떻게 살고, 어떻게 먹고, 어떻게 여행하고, 어떻게 사업을 하고, 어떻게 생계를 꾸려야 하는지 다시 생각해야 할 때다. 우리가 단합한다면 온도 상승을 막아 내는 것 이상의 변화를 이루어 낼 수 있다. 우리는 지구를 보호하기 위해 이루어 내는 변화를 통해서 우리 사회의 취약하고 소외된 공동체들을 보호하고 강화할 수 있고, 더 나아가 모두에게 안전하고 공정한 세상을 만들 수 있다. --- p.29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