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ulus nigra var. italica Müench. 버드나무과 [Italian black poplar, Lombardy poplar, セイヨウハコヤナギ]
구주백양(歐州白楊)이라고도 한다. 높이 약 30m, 지름 약 1m이다. 교목성 낙엽활엽수로 산기슭, 농촌 주변 산비탈, 경작지 주변, 길가, 하천변, 습지 언저리 등에 잘 자라며 전국 각지에 식재했다.
가지가 원줄기(主幹)를 따라 거의 수직으로 자라면서 빗자루처럼 하늘로 치솟는다. 수피는 세로로 갈라지며 흑갈색이다. 잔가지(小枝)는 둥글고 황색이며 털이 없다. 2년지는 회갈색이다. 겨울눈(冬芽)은 점성을 띠며 적갈색이다.
잎은 능상난형(菱狀卵形)으로 삼각형이다. 가장자리에 잔 톱니가 있고, 털이 없다. 표면에 약간 윤기가 있고, 뒷면은 황녹색이며, 짧은 가지의 잎은 길이와 폭이 비슷하다. 잎자루는 편평하고, 잎바닥(葉低)에 선점(腺点)이 없다.(비교: 미루나무(Populus deltoides)는 선점이 있다.)
꽃은 3~4월에 잎보다 먼저 피고, 암수딴그루(雌雄異株)이며 풍매화(風媒花)다. 열매는 여윈열매(蒴果)로 5월에 익으며, 솜털에 싸여 있다. 바람(風散布)과 물(水散布)을 이용해 산포한다. 한방과 민간에서 잎과 나무껍질을 지혈제와 이뇨제 등에 약으로 쓴다.
유럽 남부의 이탈리아 북부 롬바디(Lombardy)가 원산이다. 비슷한 생김새로 이태리포푸라가 있지만 서로 다른 서양 포플러 두 종 사이에서 생겨난 잡종이다. 양버들의 변종명은 이탈리아카(italiaca)인데, 한글명 은 이태리포푸라가 아니라 양버들로 기재되어 있다. 마치 서양의 버드나무 종류인 것처럼 이름이 양(洋)버들이다. 일본명 세이요우하꼬야나기(西洋箱柳)를 힌트삼아 만든 이름이다.
하지만, 버드나무 종류의 살릭스(Salix spp.)가 아니라 포플러 종류(사시나무 종류, Populus spp.)다. 양버들은 일제강점기 말에 수입 · 재배되었다. 이 시기에 북미산 미류(미루나무)도 도 수입 · 재배되었다.
양버들도 암수딴그루(雌雄異株)인데, 봄철에 날리는 암그루(雌樹)의 솜털 씨앗을 꽃가루로 오해하기도 한다. 솜털 씨앗은 꽃가루 알레르기와 상관없으며, 오히려 이른 봄철에 필요로 하는 생태계의 자양분으로 중요하다. 한자명(钻天杨, 첩천양)의 의미처럼 양버들은 줄기 아랫부분에서부터 생겨난 가지들이 모두 원줄기를 따라 하늘로 향한다. 그렇게 하늘로 치솟은 수형(樹型)으로 다른 종류와 쉽게 구분할 수 있다.
물론 나무줄기가 흑색을 띠는 것으로도 구분할 수 있으며, 종소명 니그라(nigra)의 의미이기도 하다. 우리나라에서는 새로 난 길(신작로)을 따라 줄지어 선 양버들 풍경을 전통적인 전원 풍경으로 인식하지만, 그것은 20세기 중엽부터 생겨난 여전히 낯선 이국적 경관이다.
포플러 종류는 버드나무과(Salicaceae)로 속성수(速成樹)이고 수명도 짧기 때문에 약 50년생이면 노거수(老巨樹)로, 태풍에 쓰러질 위험성이 높다. 양버들이 자생하는 중부유럽에는 우리나라와 같은 태풍이 없을 뿐만 아니라, 상대적으로 부드러운 강 시스템(홍수의 강도와 빈도, 정도) 덕택에 포플러 종류가 우점하는 강변 숲이 잘 발달한다. 우리나라의 강은 거칠고 상대적으로 빈번한 태풍과 홍수 때문에 중하류에는 포플러 종류 자체가 존재하지 않는다. 그래서 2011년 4대강보사업은 우리나라 강 시스템에 대한 반생태적이라고 지탄을 받는 것이다.
나이를 짐작할 수 있는 양버들로 서대문형무소가 있는 서대문독립공원에 사는 '통곡의 미루나무'로 불리워 졌는데 실은 양버들이다. 나무는 일제강점기인 1932년, 사형장을 만들 때 함께 심었다.
※ 미루나무
버들가지는 예로부터 ‘이별과 재회’의 뜻을 담고 있다. 국악인 김영임이 절창한 ‘천안도 삼거리 능수나 버들’에도 그런 사연이 담겨 있다. 전방 국경 경비병으로 병역 떠나는 홀아버지 유봉서와 어린 딸 능소…. 아버지는 천안 삼거리에 이르러 딸과 작별한다. 그리고 버들가지 하나를 그 자리에 심는다. 버들이 무성해지면 다시 돌아오겠다는 약속이다. 딸의 이름을 따서 능소버들이라 하다가 지금은 능수버들로 바뀌었다. 이처럼 버들가지가 이별과 상봉의 상징이 된 배경은 한자 문화에 있다. 버들 류(柳)자는 머무를 류(留)자와 음이 같다. 그래서 동양화 속의 버드나무는 머물러 달라는 뜻이다. 옛날 중국 장안에서는 손님을 배웅할 때 버들가지를 꺾어 주는 풍습이 있었다. 버들가지를 꺾는다는 절류(折柳)가 배웅하여 이별한다는 뜻을 갖게 된 유래다.
우리나라의 버드나무목 버드나뭇과에는 60여 종이 있다. 대표명 버드나무 외에도 능수버들과 수양버들처럼 가지가 아래로 축축 늘어지는 버들류가 있고, 미루나무·양버들·이태리포플러 같이 가지가 곧은 수종도 있다. 이들 이름에 얽힌 사연도 가지가지다. 실버들이라고도 하는 수양버들은 중국 수(隋)나라 제2대 황제의 성을 물려받았다. 본명이 양광(楊廣)인 양제(煬帝)는 대운하를 만들고 그 둑에다 버들을 심게 했는데, 후세 사람들은 수류(隋柳) 또는 양류(煬柳)라고 했다. 그러다 가지가 수직으로 늘어진 버들, 양제의 버들이라 해서 수양(垂楊)버들이라고 한 것이다. 또, 버드나무답지 않게 외래어로 등록된 이태리포플러는 양(洋)버들과 미루나무의 교배종임을 이름에다 새겼다. 그런가 하면 미루나무는 강제 개명을 당한 케이스다. 본명은 원산지가 미국임을 밝힌 미류(美柳)나무였다. 그런데 ‘교양 있는 서울 사람들’이 단모음으로 발음한다는 명분에 밀려 1988년 미루나무로 표준어 족보에 올랐다.
포플러로 더 쉽게 인식되는 미루나무가 우리나라에 들어온 때는 1908년. 양버들과 함께 각각 미국과 유럽에서 도입됐다. 문화일보 황성규 논설위원
案山子 (허수아비)
건강하게 있니 거리엔 익숙해졌니
친구는 생겼니
적적하지 않니 돈은 있니
이번에는 언제 돌아와
성터에서 내려보면 푸르고 작은 강
다리 옆에는 양조장의 벽돌 굴뚝
이 거리를 솜사탕으로 물들인 눈이
녹으면 네가 이곳을 나오고 나서 처음의 봄
편지가 힘들다면 전화라도 괜찮아
돈 좀 부탁해 라는 한마디라도 괜찮아
너의 웃는 얼굴을 애타게기다리는
엄마에게 듣게 해줘
건강하게 있니 거리엔 익숙해졌니
친구는 생겼니
적적하지 않니 돈은 있니
이번에는 언제 돌아와
산기슭에는 연기를 뿜으며 열차가 달려
찬바람이 잡목림을 구르며 떨어져 내려와
은빛 모포를 덮은 논에 우두커니
내버려져 눈을 덮어쓴 허수아비가 혼자
너도 도시의 설경 안에서
마치 저 허수아비처럼
외로운 생각하고 있지는 않니
건강을 해치지는 않았니
편지가 힘들다면 전화라도 괜찮아
돈 좀 부탁해 라는 한마디라도 괜찮아
너의 웃는 얼굴을 애타게기다리는
엄마에게 듣게 해줘
건강하게 있니 거리엔 익숙해졌니
친구는 생겼니
적적하지 않니 돈은 있니
이번에는 언제 돌아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