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돌’이라는 말은 서양에서 10대에게 우상화되어 인기를 끄는 가수·배우·운동선수 등을 모두 일컫는 ‘틴 아이돌(Teen Idol)’의 개념보다는, 일본에서 기획사에 의하여 육성되며 젊은 세대에게 인기를 끄는 가수를 뜻하는 ‘아이도루(アイドル)’에 가까운 개념이다. 그러나 음악 활동과 그 밖의 방송 활동이 대등하게 다뤄져서 노래를 잘 부르지 못하여도 크게 문제되지 않는 일본의 아이도루와 달리, 대한민국의 아이돌은 비록 드라마나 예능 프로그램 등에 출연하여 대중에의 인지도를 높이더라도 ‘배우’나 ‘연예인’이기에 앞서서 ‘노래와 춤 모두를 잘하는 가수’여야 한다는 인식이 있다. 대한민국 내에서 아이돌이라는 개념에 부합하는 최초의 가수 그룹은 1996년에 데뷔한 H.O.T.이다.
대한민국의 아이돌은 연예 기획사에 의하여 10대 청소년 또는 20대 초반의 나이에 대한민국에서 데뷔하여 활동하는 2인 이상의 음악 그룹이다
일본의 아이돌은 일본어로 아이도루(アイドル)라고 부른다. 일본에서는 처음에 아이돌이라는 말은 주로 외국의 연예인을 대상으로 한 호칭으로 사용되었다. 일본의 연예인을 대상으로는 일반적으로 스타라고 했으며, 텔레비전이 보급되어 있지 않은 시대의 일본 연예계의 주요 산업이 영화였기 때문에 인기있는 젊은 연예인도 대부분 청춘 스타라고 불리었다. 그 후, 본격적인 텔레비전 시대가 도래하고, 비틀즈의 일본 방문, 더 스파이더스, 더 타이거스 등의 그룹 사운드 붐이 일어나며 점차 청춘 스타라는 호칭도 사용되지 않고 아이돌이라는 호칭으로 대체되게 되었다. 그 후 1970년대에 이르러 애착을 나타내는 일본적 미의식을 도입한 독자적인 아이돌 이미지가 창조되었다. 1970년대 이후 일본에서는 대규모 오디션이 잇따라 개최되게 되어 인기 아이돌을 배출했다. 1980년대에 들어서 젊은 층을 향한 팝 가수가 활약을 시작하여 아이돌을 정착시키게 되었다. 쇼가쿠칸의 학년별 학습 잡지의 표지는 이전에 아이의 사진 또는 아이들을 그린 수채화 물감이 사용되었던 반면 1970년대 후반부터 아이돌의 사진이 사용되어 이른바 그라비아 아이돌이 되었다.
대한민국의 아이돌 그룹
1964 애드포 >1968 트원폴리오 / 펄 스스터즈 > 1971 바니걸스> 1972 어니언스> 1973 > 애플 시스터즈 > 1976 현이와 덕이 > 1977 산울림 > 1978 벗님들 > 1979 김트리오/ 송골매 1981 국보자매> 1985 들국화> 1986 백두산> 1987 소방차 > 1988 세또래
1990 현진영과 와와 /야차 > 1992 서태지와 아이들 /더불루/ 1993 잼/ 에스오에스/ 솔리드/ 듀스/ 노이즈 / 잉크/ 1994 룰라/ 쿨/ 제트 > 1995 터보/ 알이에프> 1996 스머프/ HOT/ 언타이틀/ 하모하모/ 아이돌/ 구피> 1997 태사자 ?엔알지/ OPPA/ TNB /젝스키스/ 베이비복스/ SES 1998 원타임/ 신화/ 이글 파이브/ OPPA007 /펜클럽/ 써클/쿠키/ 핑클 1999 플라이투 더 스카이/ a4/ 크릭비/ Y2K/ GOD/ 문차일드
2000 샤크라/ 파파야 > 2001 13개 > 2002 10개 >2003 6개 > 2004 3개 >2005 5개 >2006 3개 >2007 9개 >2008 6개 >2009 9개
2010 13개 > 2011 21개 > 2012 25개 > 2013 17개 > 2014 25개 > 2015 18개 >2016 23개 > 2017 14개
아이돌학교 는 대한민국의 방송중인 텔레비전 프로그램이다. 예선에 합격한 41명이 데뷔를 놓고 겨루는 프로그램이다. -위키백과
교직원
이순재- 교장/ 김희철- 담임/바다/장진영/스테파니/박준희/윤태식/블랙아이드필승
학생
김나연- 베리굿 출신/김명지- 타이니지 출신/김은결/김은서- SIXTEEN 출연/김주현- 김흥국의 딸/나띠- SIXTEEN 출연/노지선/박선/박소명/박지원- SIXTEEN 출연/배은영/백지헌/빈하늘/서헤린- SM ROOKIES 출신/송하영/스노우 베이비/신시아 - 모모랜드를 찾아서 출연
/양연지- 블루미 출신/유지나/윤지우/이나경/이다희/이새롬/이서연/이슬- 하이틴 출신/이시안/이영유/이유정- 마이비 출신/이채영/이해인- 아이비아이(IBI) 출신/장규리/정소미/조세림/조영주/조유리/조유빈/추원희/타샤- 스카프 출신/홍시우/화이트 미셸
안녕하세요 아이돌이꿈인 중2학생입니다❣
일단 질문할께요
1. 얼굴은 못생기고 치아가 벌어져있는상태에요! 근데 저희 가족은 돈이 많은편이 아니라서,, 어쩔수 없었지만 아이돌이 하고싶은데 어떡하죠? 포기하고 싶진않아서요ㅠ..
2. 엄마는 안된다고했는데요.. 왜냐면 데뷔하면 돈을 내야된다고 해가주고.. 진짠가요ㅠㅜ? 1번질문과 같이 돈이 많지않아서.. 집안형태가 좀...
3. 실력만 보겠죠? 비율도 안좋고.. 통통한편이라 다이어트한다면 다이어트해도돼서요ㅠ
4. 연습기간이.. 저는 고딩때 들어가고싶어서요..
5. 만약 합격한다면 연습생때 언제 소속사로 가서 연습할까요? 연습생때는 학교는 꼭 다녀야 돼겠죠? 저가 사는 지역이 충청북도에 있어서 감곡이에요
6 5번과같이 소속사주변인 학교에 다니는거 맞죠?
여기까지구요❣ 욕설 비판ㄴㄴ해요❣
감사합니다!!
답변 -kmg1465
듣기 좋으시라고 말씀드리면 " 포기하지 마시고 노력하면 꼭 되실거에요 " 이고요
현실적으로 말하시면 " 자신이 하기 나름이겠지만 개인적인 의견으로는 추천하지 않습니다. "
A. 1 ) 얼굴이 못생겼다고 하시는건 개인적인 의견이실수 있습니다. 또한 저희나라는 외국에서 성형을 올정도로 가격이 쌉니다. ( 요즘 뉴스를 보신다면 절때 하고싶지 않으실 태지만.. ) 치야의 경우에는 교정을 하시면 되는대요 ( 치과 마다 개인차가 있겠지만 보통 250만원이라고 하네요 이것도 평균 2년 착용 ) 포기시라고는 않하겟습니다만 " 과연 내가 이진로를 선택해도 미래에 가망이있을까? " 라는 생각을 해보시기 바랍니다.
A. 2 ) 데뷔하는대 돈을 내는게 아니라 연습생활을 하기위해 스카웃 당하지 않는이상 연습비용등을 지불하셔야 합니다. 당연히 중학생 2학년이시면 개인적으로 돈을 벌지 못하실 태니 부모님에게 손을 벌려야겠지요...
A. 3 ) 실력만 보는건 외국이고요 저희나라의경우 연애인의 평가는 얼굴, 몸매를 1차적으로 보고요 노래는 그뒷전 인거같습니다. ( 말씀하시는 연애인 종류가 가수인걸 가정 ) 다이어트는 추천드립니다( 파이팅 ! ).
A. 4 ) 고등학교때 연습생활을 하시는건 말리지 않겠습니다. 하지만 다큐를 보다보면 ( 다큐 광이므로.. ) 연애계 쪽으로도 많이 나오는대요 대부분 선후배 관계가 엄격하고 힘이 굉 장 히 든다는걸 주로 봅니다. 성적이 어떠실지는 모르겠지만 저희 선생님의 말씀을 빌리자면 " 요즘 100세 시대인대 지금 너희가 10대 잖아? 그럼 지금 공부하는걸로 대학가고 취직을 한다는 건대 지금 3~4년 놀고 80년 힘들게 살래 아니면 지금 죽어라 공부하고 80년 편하게 살래? " 라고 하셔서.... 딱히 강요는 아닙니다. 하고 싶으신거 하시는게 제일 이겠죠..
A . 5 ) 유명한 소속사들이 아닌이상 성공하기 어렵다는건 잘 아실거라 믿고요 그러한경우 대부분 서울쪽에 있습니다. 뭐... 학교는 다니던말던 고등학교 졸업증만 있으면 상관 없는걸로 압니다. ( 간당간당하게 출석일수만 체우시면됩니다. 아에 안다니시고 연습만 하셔도 되고 )
A . 6 ) 그러겠죠? 보통 인문계쪽 학생이 4시 30분에 정규 수업끝나고 6시 30분까지 방과후를 하는대 서울 경기권은 야자가 없다면서요? ( 세상에... 배아파 죽겠내.. ) 아마 정규수업 끝내시고 바로 기숙사 들어가셔서 연습하실겁니다...
허술한 답변이였습니다.. 파이팅?
‘아이돌 학교’, 아이돌 잔혹사 PD저널 7.18
[방송 따져보기] 아이돌 육성 예능, 성 상품화 논란에 대하여
▲ 한지희 교수가 저서 <우리시대 대중문화와 소녀의 계보학>에서 “한국의 10대 소녀 대부분은 순진열렬한 소녀의 표상들로 바라보며 그 영향 하에 가부장적 권력과 질서가 제시하는 대로 진정한 소녀의 복종적인 주체를 형성하도록 훈육되고 있다”고 지적한 것처럼 <아이돌 학교>는 ’성장‘과 ’육성‘이라는 키워드 역시 획일화된 성 역할과 몰개성화된 방식으로 드러내고 있다. ⓒ Mnet
Mnet <아이돌 학교>가 지난 13일 첫 방송을 했다. <아이돌 학교>는 ‘걸그룹’이 되고 싶은 ‘열정이 예쁜 소녀’들을 아이돌 맞춤형 교육을 통해 가장 예쁘고 실력 있는 걸그룹으로 데뷔시킨다는 성장형 아이돌 육성 학원물 콘셉트를 내세우고 있다. 41명의 참가자들은 11주간의 교육 과정을 거치고, 살아남은 최종 성적 우수자 9명은 프로그램 종료와 동시에 걸그룹으로 데뷔하게 된다. <아이돌 학교>는 방송되자마자 흥행의 조짐을 보였다. 첫 방송 시청률은 1.5%(닐슨코리아 전국기준), tvN과 Mnet을 합산해서 2.3%. Mnet <프로듀스 101> 시즌1 첫 회 시청률이 1%보다 높은 수치이다. 포털 사이트에서도 실시간 검색어에 프로그램명과 참가자들의 이름이 오르내리는 등 화제성을 입증했다.
<아이돌 학교>는 화제를 일으켰지만 논란에도 휘말렸다. ‘성장’과 ‘육성’이라는 기치 아래 교묘하게 ‘성(性) 상품화’를 추동하고 있기 때문이다. ‘예쁨’이라는 상징 언어에 더해 참가자들의 외모, 헤어스타일, 의상, 장신구, 배경이 되는 숙소, 색감, 소품들 모두 유희성 코드를 강조한 기표로 극대화하고 있다. 예컨대 참가자들은 일본식 세일러 교복이나 부르마(하의가 짧은 일본식 체육복)를 입고 몸매를 드러낸다. 카메라는 ‘폐활량 훈련’을 명목으로 부르마를 입은 참가자들이 수영장에서 맨몸을 그대로 드러낸 모습을 담아낸다. 또한 짧은 교복 치마를 입은 참가자들이 무대 위기 대처의 일환으로 비를 맞으면서 춤을 추거나, 농구공을 안은 채 일렬로 누워 발성과 호흡을 연습하는 모습이 카메라 앵글에 잡힌다.
<아이돌 학교>는 방영 전부터 ‘성 상품화’라는 지적을 의식한 듯 출연자인 김희철은 제작발표회에서 “‘성 상품화 이야기가 오가는 것은 취향의 차이”라며 논란에 선을 그었다. 하지만 참가자의 실력과 역량을 키우는 데 활용하는 장치와 소품들은 오히려 관음증을 자극하거나 여성을 눈요기 대상으로 바라보는 시각을 강조한다는 비판을 면하기 어려워 보인다. 한지희 교수가 저서 <우리시대 대중문화와 소녀의 계보학>에서 “한국의 10대 소녀 대부분은 순진열렬한 소녀의 표상들로 바라보며 그 영향 하에 가부장적 권력과 질서가 제시하는 대로 진정한 소녀의 복종적인 주체를 형성하도록 훈육되고 있다”고 지적한 것처럼 <아이돌 학교>는 ’성장‘과 ’육성‘이라는 키워드 역시 획일화된 성 역할과 몰개성화된 방식으로 드러내고 있다.
<아이돌 학교>뿐 아니라 Mnet<식스틴>, <프로듀스 101> 등의 프로그램을 통해 ‘걸그룹 상품화‘가 적극적으로 이뤄지는 배경은 아이러니하게도 아이돌 데뷔가 여느 때보다 어려운 상황과 맞닿아 있기 때문이다. 과거엔 길거리 캐스팅만으로도 연예계 데뷔가 가능했지만 엔터테인먼트 산업이 본격화되면서 장기간 연습생도 데뷔를 장담할 순 없다. 한 해에 100팀 가량 데뷔하는 등 아이돌 시장 포화상태에 접어든 가운데 설사 데뷔하더라도 살아남기도 어렵다. 이렇게 아이돌 시장이 치열해질수록 <아이돌 학교>와 같은 프로그램은 더욱 입지를 넓힌다. 살아남으면 ’100% 데뷔‘한다는 데서 참가자의 절실함이, ’보기 좋게‘ 상품화하면 팔린다는 상업성이, 그들의 분투를 통해 대리만족하는 시청자의 욕망이 맞물리는 지점이다.
따라서 ‘성장의 기회’를 준다는 명목만으로 아이돌 프로그램을 마냥 반길 순 없다. <아이돌 학교> 첫 방송에서 한 참가자가 자진 퇴교했다. “잘하는 친구들 사이에서 오는 스트레스가 있다. 다들 쉬는 시간에 연습해도 못 따라갈 정도”라고 이유를 밝혔다. ‘육성 회원’으로 불리는 시청자들이 실시간 문자 투표 진행하고, 참가자의 반응을 보여주며 대중의 시선을 붙잡았지만, 막상 한 참가자의 ‘퇴교’는 하나의 에피소드로 흘려보냈다. 최종 우승하면 정말 ‘아이돌’로 성장할 수 있는 걸까. 데뷔 이후에도 ‘시한부 걸그룹’, ‘단발성 유닛’으로 활동하는 경우를 보면 아이돌을 대중의 욕망을 투영한 소비재로서 소모하는 주기가 과거보다 짧아졌다는 것만큼은 분명해 보인다.
학대와 관음의 앵벌이…이게 ‘성장 드라마’라고? 715 한겨레
연습생 잔혹사 ‘프듀101' 후속
일반인 대상 아이돌 육성 프로
교복 입힌 채 장대비 속 칼군무
카메라는 젖은 몸과 입술 집착
일본식 체육복 입힌 이유 묻자
“자세히 보면 아니”라는 제작진
“아이돌 양성, 국격 향상” 궤변도
혹평도 홍보라며 비판에 귀막아
<아이돌 학교>는 <프로듀스 101>이 그랬듯 실시간으로 순위를 공개하고, 국민 프로듀서 대신 ‘육성회원’이라 호명된 시청자들에게 투표를 요구한다. 또 다시 엠넷의 앵벌이가 시작됐다. 엠넷 방송화면 갈무리
지난 몇 달 심심찮게 들었던 질문은 “왜 엠넷 <프로듀스 101> 시즌 2를 다루지 않느냐”는 것이었다. 쇼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이나 시청률이 타의 추종을 불허하게 높은데, 어째서 글이나 방송에서 한 차례도 이 프로그램을 언급하지 않느냐고 묻는 이가 제법 많았다. 심지어 어떤 이는 질문 뒤에 힐난을 숨기곤 했다. 지난 시즌보다 오히려 그 열기가 더 뜨거운데 이 정도 이슈를 다루지 않는 건 평론가로서 직무유기 아니냐. 내 주변에 사람들은 죄다 욕하면서도 프로그램 보고 투표도 하던데, 당신도 그러고 있지 않느냐 등등. 프로그램이 끝난 뒤라 솔직하게 이야기하자면, 일 때문에 첫 몇 회를 확인한 것 외에는 <프로듀스 101> 시즌 2를 보지 않았다. 시청하는 게 심적으로 괴로운 프로그램이었기 때문이다. 더 정확히 말해 혹시라도 배타적으로 응원하고 싶은 소년이 생기게 될까 두려워 차마 볼 수 없었다.
인질극보다 앵벌이
엠넷이 아무리 미사여구를 동원해서 “사회 초년병인 연습생들의 꿈을 실현시켜주는 프로그램”이라고 말을 해도 <프로듀스 101> 시리즈의 본질은 크게 바뀌지 않는다. 엠넷은 아직 데뷔도 안 한 연습생들의 외모, 노래, 춤부터 인성, 사생활 등 팔 수 있는 거의 모든 것을 팔면서, 판매 실적이 저조한 연습생들을 공개적으로 아래에서부터 차례로 쳐낸다. 시청자들은 이 잔혹한 게임을 비난하지만, 응원하는 연습생을 위해 뭐라도 해줄 수 있는 방법은 오로지 게임의 룰에 따라 투표에 참여하는 것밖에 없다는 사실도 안다. <프로듀스 101>이 참고한 일본의 아이돌 그룹 에이케이비48(AKB48) 또한 팬들의 투표를 거쳐 멤버들의 포지션을 정하지만, 선거가 매년 있기에 이번 선거 결과가 안 좋더라도 다음 선거를 기약할 수 있다는 희망이 있다. 반면 <프로듀스 101>은 최종 11위 안에 들지 못하면 그룹의 멤버가 될 수 없는 시스템이다. 한층 더 절박하고 잔혹해진 시스템 앞에서, 연습생의 팬들은 지하철 광고판을 빌려 행인들에게 투표를 부탁하고, 서로가 서로에게 ‘남는 픽(개별 시청자가 행사할 수 있는 투표수) 있으면 우리 애 좀 찍어 달라’며 상부상조를 도모해야 했다.
이런 점을 두고 수많은 평자들이 시즌 1 때부터 ‘인질극’이라는 표현을 사용해 쇼를 비판했지만, 아주 냉정하게 말하면 이 시스템은 인질극보다는 앵벌이에 가깝다. 인질극은 하다못해 대가를 지불하면 악몽이 끝날 거라는 희망이 있지만, 불행하게도 <프로듀스 101>의 시스템은 그렇지 않다. 프로젝트 팀으로 데뷔를 한 뒤에도 팀은 여전히 씨제이이앤엠(CJ E&M)의 자장에서 자유롭지 못하고, 멤버들은 약속된 프로젝트 팀 활동이 끝난 뒤엔 저마다의 기획사로 돌아가 재차 새로운 그룹으로 데뷔를 해야 한다. 마음을 써야 하는 상황은 반복해서 돌아오고, 데뷔가 간절한 선한 눈의 연습생들을 돕기 위해 배후의 배를 불리는 악순환을 피할 수 없다. 이런 상황에서 누구 하나에게 마음이라도 주게 되면, 꼼짝없이 울며 겨자 먹듯 이 게임의 일부가 되어 투표를 해야 하는 처지가 되는 것 아닌가. 결국 <프로듀스 101> 자체를 보이콧하는 것 외에 내가 택할 수 있는 선택지는 없었다. 나 하나 안 본다고 쇼가 사라지는 것도 아닌 걸 알면서도.
그런데 <프로듀스 101> 시즌 2가 끝나기도 전에 한층 더 심란한 소식이 들려왔다. 엠넷이 연습생이 아닌 일반인 참가자를 모집해 여자 아이돌 그룹을 육성하겠다며 <아이돌 학교>라는 프로그램을 준비 중이란 소식이었다. 심란함은 일단 예고편에서부터 시작이 됐는데, 폐활량 훈련이랍시고 체육복 차림의 참가자들을 실내 풀장에 잠수시키고, 무대 위기 대처술 훈련이라며 장대비 속에 교복 차림의 참가자들을 내몰아 온몸이 젖어도 흐트러짐 없이 군무를 추게 만드는 장면들은 그냥 학대로 보였다. 게다가 교복 위에 계속 물을 끼얹어 몸의 곡선을 도드라지게 하는 연출은 또 어떻고. 상대를 최대한 어리고 순진하고 무해해 보이게 만든 뒤, 마음 놓고 육체를 감상하고자 하는 집착은 공식 뮤직비디오 ‘예쁘니까’에서도 이어진다. 노래와 춤 중간중간 뜬금없이 터지는 물대포와 잔디밭 스프링클러에 연습생들의 교복은 속절없이 젖고, 춤을 추던 참가자들이 멈춰서 숨을 몰아쉬는 순간 카메라는 클로즈업으로 살짝 벌어진 참가자들의 입을, 풀샷으로는 오르락내리락하는 흉곽을 비춰준다. 실컷 관음한 후 화면은 예선 현장으로 보이는 체육관으로 넘어가는데, 얼핏 봐도 기백명은 되는 참가자들이 한 동작으로 춤을 추는 장면은 엠넷 오디션 프로그램 특유의 “우리 프로그램에 지원자가 이만큼 많이 모였다. 우리 대단하지?” 자랑이 너무 노골적이라 실소가 터졌다. 이렇게 대놓고 성 상품화를 하더라도, 그거라도 좋다고 지원하는 사람이 이리 많으니 문제없다는 선언이기라도 한 걸까.
제작진은 <프로듀스 101> 시즌 1 때부터 줄곧 주장했던 성장 드라마를 강조한다. 그러나 프로그램은 마흔한명의 참가자들이 제 삶에서 어떤 가치를 더 우선시하며 살고 싶은지 궁금해하지 않는다. 엠넷 방송화면 갈무리
‘성 상품화’ 논란에 대해 작심하고 해명해야 했던 건 진행을 맡은 제작진이었을 것이다. 그러나 제작진은 참가자들에게 부루마(일본식 체육복 하의)를 입힌 이유를 묻는 질문에 “자세히 보면 부루마가 아니다”라는 하나 마나 한 대답을 하는 데 그쳤다. 예쁜 옷을 찾다 보니 다소 비슷한 의상을 마련하게 됐다는 말인데, 일본에서도 불필요하게 노출이 심하다는 지적이 제기되어 교육현장에서는 슬슬 그 자취를 감추고 있는 부루마와 비슷한 의상이 ‘예쁘다’는 판단은 누구의 미감을 기준 삼아 내린 걸까. 제작진은 대답하지 않았다. 프로그램의 콘셉트와 연출 방향에 대한 질문에 책임을 지고 답변을 해야 할 제작진의 말은 뒤로 묻히고, “만일 성 상품화적인 방송이었다면 회사에서 이 프로그램을 시키지 않았을 것”이라며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선생님들도 계시는데” 성 상품화라니 기분이 안 좋다는 김희철의 발언만 소셜네트워크를 순회하며 욕을 먹었다.
제작진은 <프로듀스 101> 시즌 1 때부터 줄곧 주장했던 성장 드라마를 강조한다. 아직 실력이 다 다듬어지지 않은 이들과 함께 ‘건강한 경쟁’을 통해 꿈을 키우고 고난을 극복하며 성장하는 경험을 하고 싶다는 게 제작진의 말이다. 그러나 프로그램은 마흔한명의 참가자들이 제 삶에서 어떤 가치를 더 우선시하며 살고 싶은지 궁금해하지 않는다. 교장을 맡은 이순재는 “아이돌들은 국격 향상에 큰 역할을 하고 있기 때문에 아이돌 양성에 소홀해선 안 된다”며 이들의 목표를 이미 ‘국격 향상’으로 맞춰 뒀고, 제작진 또한 프로그램 예고편에서부터 “오천만을 넘어 전세계 육십억을 입덕시킬” 임무를 부여한다. 참가자들은 그저 멋지게 노래하고 사람들에게 사랑받는 것을 꿈꾸면 되는 게 아니라, 한류 열풍의 열기를 이어가며 국격을 높여야 한다는 ‘산업 역군’으로서의 가치를 끊임없이 주입받는다. 그리고 언젠가 먼 미래에 “떳떳하게 훌륭한 아내와 어머니로서”(이순재) 살아가야 한다는 결론까지. <아이돌 학교>는 제각기 다른 매력과 재능이 있는 참가자들을 한류 열풍에 적합한 자원으로 취급하고 정해진 생산공정에 맞춰 돌아가는 컨베이어벨트 위에 올린다.
고작 11주 동안…
인성과 멘탈까지 모두 가르쳐줄 테니 ‘예쁜’ 마음을 가지고 오라던 프로그램의 커리큘럼은 고작 11주. 심지어 그 두달 보름 남짓한 기간 동안 내내 커리큘럼을 함께 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프로그램은 <프로듀스 101>이 그랬듯 실시간으로 순위를 공개하고, 국민 프로듀서 대신 ‘육성회원’이라 호명된 시청자들에게 투표를 요구한다. 또다시 엠넷의 앵벌이가 시작됐다. 데뷔가 간절한 이들을 보며 누군가는 다 알면서도 다시 마지못해 투표에 참여할 것이고, 또 누군가는 내게 “왜 <아이돌 학교>를 다루지 않느냐”고 물을 것이다. 엠넷은 혹평도 이슈가 된다며 눈 하나 깜짝하지 않을 것이고. 하지만 그래도 이제 누군가는 진지하게 화를 내야 할 때가 된 게 아닐까?
②엠넷의 '아이돌 학교', 뿌린 씨 거두기인가? 산업 발전 기여인가?7.6 헤럴드경제
“아이돌 생태계를 바꿨다”는 말이 나올 정도였다. 엠넷과 가요기획사의 윈-윈 관계는 더할 나위 없이 좋았다. 긴 시간 소속사에서 공 들여 키운 연습생이 아이돌로 데뷔해 팬덤이 형성되는 기존 방식과 달리 다듬어지지 않은 연습생들이 방송 출연을 통해 팬부터 확보하고 시청자들의 선택 후 데뷔과정을 거친다. 언제 데뷔할지 몰랐던 연습생들만 절호의 기회가 아니다. 엠넷과 가요 기획사들이 거둔 성과는 실로 대단하다
■ 1R '누이좋고 매부좋고' 더없이 달콤했던 동행
이들은 ‘육성형’ 아이돌로 불린다. 기존 아이돌 못지않은 인기는 대단할 정도다. 지하철 광고를 기획하는 ‘국가대표 광고’ 측은 ‘프로듀스 101’ 시즌 2 출연 연습생들 광고에 대해 “팬클럽 지하철 광고는 3, 4년 전부터 시작됐지만 아직 데뷔하기 전 연습생들의 광고 문의가 이렇게 많은 것은 처음있는 일이었다”면서 서울 시내 지하철역에서 연습생 광고가 30건 이상 진행됐다고 설명했다. 서울 압구정, 신촌역, 홍대역 등은 광고비가 가장 비싼 역에 속하는데 최고 640만원에 달한다. 보컬을 담당하는 한 연습생을 위한 팬들의 광고는 청담동 건물 전광판에 올려졌다. 한 달 기준 500만원. 여기에 팬이 200만원을 입금했다는 등 조공 인증이 이어지면서 데뷔한 현역 아이돌보다 더한 인기를 누린다는 말도 나왔다.
그런가 하면 현역 아이돌이었던 뉴이스트와 핫샷은 더없는 홍보효과를 누렸다. 각자의 그룹으로 컴백하는 김종현과 강동호, 최민기, 그리고 하성운은 이미 올 하반기 기대 주자로 낙점된 상태다. 사무엘은 8월 솔로 데뷔를 발표하자마자 핫이슈로 떠올랐다. 이 뿐 아니다. 몇몇 연습생들은 워너원이 아님에도 광고계에서 꾸준한 러브콜이 들어오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만큼 ‘프로듀스 101’ 시즌2 파급력이 대단했다는 것을 증명한다.
소속사 입장에선 손 안 대고 코 푸는 격이다. 지난해 국회 국정감사에서 더불어민주당 김병욱 의원이 한국콘텐츠진흥원으로부터 제출받은 '2015 대중문화예술산업 실태 보고서'에 따르면 소속사는 연습생 1인당 월평균 147만6천원의 비용을 지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보고서에서 가수 연습생 평균 데뷔기간은 약 2년 2개월(26.4개월) 정도다. 연습생 계약서를 작성한 기획사의 경우 연습생 계약서의 평균 계약기간은 약 3년 5개월(41.3개월)이었다. 평균 데뷔기간으로 보면 연습생 한 명당 3800만원, 연습생 계약서상 평균 계약기간으로 보면 6000만원이 소요된다. 여기에 데뷔 앨범 및 뮤직비디오 제작을 비롯해 홍보와 관리 비용까지 합하면 연습생에 투자되는 비용은 껑충 뛴다. 이러한 비용을 들이고도 성공할지, 언제 성공할지 여부조차 불투명한 상황에서 절로 홍보효과가 나고, 가요계 새로운 생존 수단인 ‘굿즈’를 소비해 줄 팬덤까지 형성하게 되니 엠넷이 마련해준 발판은 오아시스 같은 존재일 수밖에 없었다.
가요기획사가 손 안대고 코를 풀게 해 준 엠넷은 누워서 떡 먹기 격이었다. ‘슈퍼스타K’를 시작으로 수많은 경연 프로그램을 거치며 갖춘 노하우에 ‘아이돌’을 더해 그야말로 대단한 매출을 기록했다. 걸그룹 아이오아이를 탄생시킨 시즌 1은 불과 10 여 개월 활동 기간에 약 10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이번 시즌에선 그보다 더 많은 돈을 벌어들일 것이란 게 업계의 공통된 시선이다. ‘프로듀스 101’ 시즌2 광고 단가는 시즌 1에 비해 대폭 상승, 지난 시즌보다 67% 증가한 690만원에 책정되며 많은 수익을 올렸다. 디지털 광고 매출도 무시할 수 없다. 포털사이트에 클립 형식으로 제공되는 콘텐트는 전체 조회수 3억건을 돌파, 3억 건의 광고가 함께 재생되며 고스란히 엠넷의 광고 수익이 됐다. ‘프로듀스 101’ 시즌2 마지막 생방송 투표 금액은 1억2000만원, 지난 1~2일 열린 파이털 콘서트 티켓값만 27억원에 달했다.
이러한 방송사와 기획사 간 윈-윈 전략이 된 ‘아이돌 경연 프로그램’에 대해 정덕현 대중문화평론가는 “아이돌은 시대의 트렌드를 보여주는 ‘핫’한 캐릭터다. 더욱이 K-POP은 세계 흐름과 발을 맞추고 있는 상황이고 여기에 춤까지 더해진 종합선물세트 같은 존재”라면서 “하지만 기획사들로서는 아이돌이 너무 양산되다 보니 경쟁이 치열해지고, 소속 아이돌 얼굴을 한번이라도 내밀기 위해서 생존경쟁을 하는 상황이다. Mnet은 음악채널로 ‘슈퍼스타K’등 오디션 프로그램으로 이슈가 됐지만 이 포맷이 식상해지면서 위기를 맞았다. 어려운 상황에서 새로운 활로를 생각한 것인데 이런 이해 조건들이 맞아 떨어진 것을 성공 요인으로 볼 수 있겠다”고 진단했다.
■ 2R ‘이제부턴 경쟁자’ vs ‘그래도 조력자’
그러나 완벽한 것 같았던 달콤한 동행은 사정이 달라졌다. 지금까지 CJ E&M과 가요기획사들의 동반체제가 이뤄졌다면 ‘아이돌 학교’부터는 경쟁자가 되기 때문. ‘아이돌 학교’는 일반인 출연자들로 구성됐고, 11주간 생방송 교육과정을 이수한 뒤에는 CJ E&M 소속으로 활동하게 된다는 보도가 이어졌다. 아이오아이나 워너원 같은 시한부 그룹이 아니라는 말이다.
이에 가요기획사들의 불만은 커졌다. 각 소속사의 연습생을 한 데 모아 활동한 ‘프로듀스 101’ 1, 2의 경우는 기존 기획사들과 윈-윈하는 면이 컸지만 그러나 ‘아이돌학교’는 CJ E&M이 본격적으로 아이돌 시장에 뛰어들겠다는 선전포고와 같다는 것이다.
수익구조를 보면 혹자의 말처럼 골목길에 대기업 상권이 들어온 것 같은 기분은 더해진다. 아이오아이의 경우 CJ E&M이 25%, 매니지먼트를 맡은 YMC엔터테인먼트가 25%, 각 멤버와 소속사에게 돌아가는게 50% 비율이었다. 현재 CJ E&M은 ‘아이돌 학교’ 매니지먼트는 맡지 않는다고 밝힌 상황이지만 만약 기존과 같은 비율이라면 CJ E&M은 75%를 가져가게 되기에 일부 가요계 관계자들 사이에서는 비난의 말이 나오기도 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가요계 관계자는 “유통에 방송에 아이돌까지, 다 해먹겠다는 말 밖엔 안 된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반면 “대형기획사가 연습생을 키워 데뷔시키나 방송사가 프로그램 제작해서 그룹을 론칭하나 비슷한 맥락이다. 이를 두고 갑자기 바꿨다고 뭐라 할 수는 없다. 그리고 ‘아이돌 학교’에서 화제가 된 친구들이 모두 ‘아이돌 학교’ 멤버가 되는 것은 아니지 않나. 이전 오디션 경연 프로그램에서 화제가 된 이들을 기획사에서 데려갔던 것처럼 각 기획사에서 눈 여겨 볼 이들이 있을 것이다. 이런 친구들은 유명세는 보장됐으니 득이다”라고 낙관적인 입장을 보이는 이도 있었다.
이와 관련, 엠넷 측은 “‘아이돌 학교’ 출연자들은 기획사에 소속되지 않은 일반인 섭외가 원칙이었다”면서 “일반인이 프로그램을 통해 걸그룹으로 성장해나가는 과정을 보여주고, 최우수 학생 일부가 데뷔한다. 데뷔하는 학생들은 이들의 능력을 가장 잘 발휘할 수 있는 곳에서 매니지먼트 및 서포트를 하며 어떤 소속사에서 어떤 방식으로 운영할지는 아직 논의 중에 있다. 앞서 ‘프로듀스 101’은 중소기획사와의 상생을 위해 기획됐다. 엠넷은 기본적으로 기획사들과의 상생에 중점을 두고 있다”고 억측 자제를 당부했다.
엠넷의 변화, 그 중심에 선 ‘아이돌’이란 키워드는 시청자를 유입하려는 방송사의 자연스러운 움직임이라는 것이 정덕현 대중문화평론가의 설명이다. 그는 “일반인 오디션 프로그램이 하나의 트렌드를 이뤘던 시대는 지나갔다. 프로그램은 패턴이 보이기 시작하면 지루해진다. 그렇기 때문에 방송사 입장에서는 같은 오디션 프로그램이더라도 ‘쇼미더머니’의 힙합이라든지 ‘고등래퍼’의 고등학생 등 새로운 키워드와 장르를 끌어들이는 것이다. 음악 방송의 스토리텔링으로서 오디션 경쟁 구도를 달리 해 나가는 가운데 아이돌이 있는 것이다. 지속적으로 변수를 집어넣어 새롭게 만들지 않으면 성공할 수 없다”고 했다. 엠넷이 ‘아이돌 학교’를 생방송으로 진행하며 긴장감을 높이고 출연자들을 다시 일반인으로 한정지은 것도 이런 맥락에 속할 것이다.
엠넷 측은 ‘아이돌’ 주력 프로그램이 연달아 방송되는 데 대해 “‘아이돌학교’는 ‘프로듀스101’ 시즌2의 첫 방송이 시작되기 전인 3월 28일에 이미 프로그램 컨셉을 밝히고 공개 입학생 모집을 시작했다. 준비 과정을 마쳐 예정대로 7월에 편성된 것이다. 아이돌 관련 프로그램의 화제성이 높기때문에 아이돌에만 집중하는 것으로 오해받는 경우도 있지만, CJ E&M은 우리나라 음악 산업의 발전에 기여하고자 진정성 있는 노력을 지속해왔다. 앞으로도 그 부분을 중점에 두고 노력할 것”이라 밝혔다
아이돌 학교에서 '나치'와 '북한 집단체조'가 보인다? 718 조선
엔터테인먼트란 원래 그런 것이고, 욕하면서 보는 것이 이른바 ‘길티 플레져’의 속성이다. 인간이란 매우 다면적이어서, 도덕적인 것을 보고도 즐거워하지만 비도덕적인 것에도 끌린다.
그걸 가장 잘하는 곳이 CJ계열의 Mnet이다. 시즌 1, 2가 방송된 ‘프로듀스 101’은 절박한 아이돌 지망생들을 모아놓고 ‘인성의 바닥’까지 보여준다. 여성 아이돌 편이 방송됐을 때는 또래 아이들은 물론 ‘삼촌팬’까지 달려들었고, 남자 아이들이 나오면 또래 여자 아이들과 ‘이모팬’이 가세한다. 실시간방송, 다시보기, 실시간투표 돈 나올 구멍에서는 돈을 쏙쏙 빼낸다. 삼촌팬이나 이모팬이라는 말은 얼마나 도덕적인가. 미성년(혹은 그렇게 보이는)에 대한 ‘성적 욕망’을 ‘근친의 배려’로 치환해준다.
일개 기자가 아무리 비판한다해도, 이런 대단한 프로그램이 폐지될 일도, 그 인기가 떨어질 일도 없다. 그러나 대체 우리가 무슨 짓을 하는지를 적어두는 것이, 훗날 이 변태적 욕망의 실재화에 대한 하나의 증거는 될 수 있을 것이다.
Mnet에서 지난 13일 ‘아이돌학교’가 새롭게 방송됐다. ‘걸그룹 인재육성 리얼리티’, ‘노력으로 성장해가는 학생들의 꿈이 이루어지는 학교’라는 말이 붙어있다. 여학생들에게 물 뿌리기, 옷을 젖게 만들어 클로즈업으로 잡아내기 같은 포르노적 카메라 움직임을 다 말하는 건 시간낭비다.
아이돌학교 숙소.
가장 눈길을 잡은 장면은 40명의 ‘아이돌 지망생’이 잠드는 공간이었다. 온통 핑크벽에 핑크 잠옷, 핑크 침구…. ‘이러고도 유아성애자가 되지 않을테냐’고 묻는 듯한 화면 요소로 시선을 잡는다.
‘핑크’보다 더 주목해야 하는 건, 학교가 제공하는 숙소다. ‘아이돌학교’는 학교라는 설정임에도 ‘군대식 내무반’처럼 꾸몄다. 과거 ‘내무반’이 침구를 오와 열을 맞춰 생활했다면, 2010년 이후 군 ‘생활관’에서는 10명 내외가 침대에서 잔다. 요즘은 군대에서도 줄 맞춰 TV에서처럼 40명이 요 깔고 자는 경우는 드물다.
요즘 병영 생활관.
일부러 이렇게 단체숙소를 만든 것은 ‘소녀들이 같은 이불을 덮고 단체로 누워있는 샷’을 연출하기 위해서다. 성적 도착자들이 몸매를 과감히 드러낸 프로패셔널 누드 모델보다 미숙한 아이들의 치맛 속에 더 집착한다는 건 알려진 사실이다. 변태가 아닌 ‘오타쿠’ 문화만 봐도, 비슷하다. 집체(集體)가 주는 몰개성, ‘집단성’에 숨겨진 여학생의 ‘섹시함’을 발견하는 과정, AV오타쿠 상상력의 시작이다.
아이돌학교 이미지.
분홍의 침구에 흐트러짐 없이(그러기 위해 아이들은 잠자리에서도 메이크업을 지우지 않았다) 누운 여학생들. 방송이 보여주는 것은 ‘교복이나 단체복 속에 집단적으로 갇힌 소녀들’이다. 핑크색 잠옷을 입은 소녀가 떼로 누워있는 장면은 대놓고 ‘성적 판타지’를 자극한다. 소녀들은 ‘집단, 수동적, 몰개성’에 갇혀있다. 그러나 실망할 필요는 없다. 소비자(시청자)가 돈(인터넷투표)을 내면 하나하나의 개성을 가진 아이돌이 되는 구조니까 말이다. 돈을 쓸 창구는 언제나 열려있다.
이 화면을 보고 떠오른 것은 군국주의적 행렬의 모습이었다.
1930년대 나치가 뉘른베르그에서 전당대회를 열 때 가장 공들였던 퍼포먼스는 집단 행진이었다. 남성들만의 몫은 아니었다. 나치는 ‘독일소녀연맹(German Girls’ League)’을 만들어 ‘바람직한’ 여성상을 주입했다. 히틀러의 개인적 여성관은 “부드럽고, 상냥하고, 맹해야(tender, sweet, and stupid)한다”였지만, 이 소녀연맹에서는 가정과 국가에 봉사하는 여성들을 키워낸다고 했다. 그 중엔 10세 소녀도 있었다.
1930년대 독일소녀연맹.
‘반복성’ ‘집단성’은 CNN이 “지구상에서 가장 놀라운 쇼이자, 동시에 최악의 잔인함을 도출한 쇼”고 평가한 북한의 집단체조를 연상시키도 한다. 북한에서는 ‘아리랑’ 같은 집단체조를 “체육기교와 사상예술성이 배합된 대중적인 체육형식”이라고 정의하고, “청소년 학생들과 노동자들을 건장한 체력으로 튼튼히 단련시키고 조직성, 규율성, 집단주의 정신을 키우는 효과적 수단”이라고 한다.
2013년 아리랑게임 퍼레이드의 한 장면.
독일과 북한의 ‘여성집단’이 국가이익에 봉사한다면, ‘아이돌학교’의 소녀집단은 성적환상에 복무하라는 뜻일까. 12세에게 화장을 시켜서, 22세 여성에게는 ‘세일러 교복’을 입혀 모든 출연자의 나이를 ‘여고생’으로 수렴시킨다. 그리고 이 ‘여고생 ’이라는 이데올로기는 ‘세일러 교복’과 ‘부루마’를 단체로 착용함으로써 완성된다. 부루마는 미국의 ‘블루머’를 일본식으로 발음한 것. 20세기 초 여성운동가들이 ‘여성복을 간소하게 만들자’는 취지로 만들었던 블루머(bloomers)는 일본 1930년대 일본으로 건너가 부루마가 됐다.
1900년 미국의 블루머.
이름만 바뀐 건 아니었다. 부루마는 일본 여학생의 체육복으로 채택되는데, 어쩐 일인지 길이는 점점 짧아졌다. 주로 일본 애니메이션에 ‘팬티 보인다’하는 장면에 등장하는 부루마는 그 모양은 반바지이되 길이는 팬티급이다. 당연히 유아성애자들의 애착 아이템이다. 여권(女權)이 낮은 일본에서도 이 부루마의 부적절함은 논란이 됐고, 결국 1990년대 이후 학교에서 퇴출 단계에 접어들었다.
1960년대 '부루마'를 입은 일본 여학생들.
단체로 짧은 반바지를 입히고, 여자라고 침구까지 분홍색으로 통일하고, 밤에는 줄을 맞춰 이불을 깔고 자는 학교…. 이런 시대착오적인 학교에서 ‘사랑하는 아이돌’ ‘K팝 산업 역군들’이 길러지고 있다. 이런 프로그램의 지원자가 미어 터진다해서, 그 부도덕함이 상쇄되는 건 아니다. 집단적으로 소녀들의 성적 이미지를 착취하는 이 프로그램을 앞으로 10주 더 봐야 한다.
'아이돌 학교', 무책임한 제작진의 시대착오적 기획 ytn
이쯤 되면 논란을 대놓고 즐기는 것이라고 봐도 무방하지 않을까. 논란 가능성이 높은 출연진을 오히려 집중 조명하고, 압박 평가의 비중을 높이고, 획일화된 걸그룹 연습생의 잣대를 들이밀었다. 13일 베일을 벗은 '아이돌 학교'는 프로그램명과 출연진만 바꾼 기존 서바이벌의 재탕에 가까웠다. 차라리 '프로듀스101'의 다음 시즌이거나 스핀오프였으면 나았을까 싶을 정도로 문제가 있는 요소가 산재했다.
Mnet '아이돌 학교' 1회에서 드러난 문제점을 짚어봤다.
◆ 더 잔인해진 구성, 아이돌의 상품화 우려
'아이돌 학교'는 '걸그룹 전문 교육 기관'을 콘셉트로 한 프로그램이다. 그런데 실제 학교처럼 꾸며진 세트장은 핑크색 범벅이었다. 마치 '여자=핑크, 남자=파랑'과 같은 시대착오적 고정관념이 맞다고 외치는 듯한 세트 구성이었다.
연습생들은 몸에 꼭 맞는 세라복을 입고 이 핑크색 세트장에 등장했다. 출연진의 나이는 적게는 10대 중반부터 20대 중반까지로 매우 낮다. 성장기 학생들에게 몸매가 드러나는 의상을 입히고 "친구야, 내일 더 예쁘게"라며 '예쁨'을 강요했다.
압박 수위를 높인 평가도 가관이었다. '아이돌 학교' 측은 육성 회원(시청자)의 투표 참여를 독려했고, 순위를 생방송으로 공개했다. 이때 양평 현지를 연결, 교실에 앉아 미소를 지으며 순위를 확인하는 연습생들의 얼굴을 비쳤다.
관음적 요소를 극도로 자극하는 콘셉트는 숙소였다. 고단한 하루를 마친 연습생들은 역시 핑크색으로 도배된 숙소에 들어가 핑크색 이불을 덮고 누웠고, 마치 '인형의 집'에 들어가 있는 인형들을 비추는 듯한 느낌을 완성했다.
1세대 걸그룹이 청순, 귀여움 등을 어필했다면, 마마무, 여자친구, 블랙핑크 등 3세대 걸그룹은 자신들만의 음악 색깔과 자신감으로 승부한다. 시대가 변했는데, '아이돌 학교'는 여전히 수동적이고 순종적인 태도를 강요받는 걸그룹 만들기에 머물러 있었다.
◆ 의도적 편집·비슷한 레퍼토리의 한계
방송에 앞서 진행된 제작발표회에서 신유선 PD는 "'프로듀스101'이 연습생들이 펼친 서바이벌이라면, '아이돌 학교'는 일반인 아이들을 대상으로 한 리얼리티"라며 기존 걸그룹 선발 프로그램의 성격과 다르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뚜껑을 열어보니, 소속사 없는 지망생들이 출연했다는 것 말고 큰 차이가 없었다. 연습생 경험이 있거나 서바이벌 출연 경력이 있는 출연자도 포함됐기에 완벽하게 똑같은 노선에서 출발하는 이들만 모아놨다고 보기도 어려웠다.
첫 방송의 편집 방향 역시 신선함과는 거리가 멀었다. 비슷한 서사의 반복이었다. 댄스 평가를 앞두고 어려움을 겪는 유지나를 배은영이 가르쳐주는 장면은 '프로듀스101'에서 김세정이 김소혜에게 도움을 주던 장면을 떠올리게 했다.
또 '식스틴'을 통해 이름을 알린 JYP 연습생 출신 나띠의 등장에 '아이돌 학교' 학생들이 긴장하는 장면은 '프로듀스101'에서 JYP 연습생 전소미가 등장할 때 "대형기획사 연습생이잖아"라며 놀라던 모습과 닮아있었다.
리얼리티라고 했지만, 결국 제작진은 시청자들이 몰입할 수 있도록 긴장→갈등→폭발→결말로 이어지는 스토리를 짜야 할 수밖에 없다. 이를 위해서는 출연진 각자에게 캐릭터를 만들어줘야 하는데 이 과정이 1회부터 시작된 것이다.
◆ '아이돌 학교' 1기, 2기, 3기…?
'아이돌 학교'는 콘셉트에 맞게 교장 선생님, 담임선생님 등의 포지션을 두어 학교의 구색을 갖췄다. 교장 선생님으로 등장한 배우 이순재는 환영사를 통해 "아이돌 학교 1기 학생들"며 '아이돌학교'의 시리즈 가능성을 언급했다.
Mnet은 너무 잘 알고 있다. 첫 번째 시리즈가 성공해야 다음 시즌을 낼 수 있다는 것을. 그러므로 제작진 입장에선 첫 시리즈의 화제성을 높이기 위해 좋든 나쁘든 일단 시청자들에게 언급될 수 있는 많은 요소들을 넣을 수밖에 없다.
비판 받을 것을 알면서도 연예인 자녀, 아역 배우 출신, 타 오디션 프로 출신 등 관심을 끌 수 있는 일부 출연진의 이력을 굳이 감추지 않고 언급하고, 압박 평가의 수위를 높여 긴장감을 극대화하는 이유는 바로 이 때문이다.
제작진의 심산이 통하긴 했다. '아이돌 학교' 1회 시청률은 케이블, 위성, IPTV가 통합된 유료 플랫폼 가구 시청률 기준 평균 2.3%를 기록했다. (엠넷, tvN 합산, 닐슨코리아 전국기준) '프로듀스101' 시즌2 첫 방송 시청률보다 높다. 1회에서 퇴교한 솜혜인을 제외하고 출연 학생 40명, 데뷔 멤버 9명. 종영 즉시 데뷔할 멤버를 뽑는 기획이기 때문에 관심이 높고, 오디션 프로의 경우 최종회로 갈수록 시청률이 가파르게 오르기 때문에 성공 가능성은 높다.
하지만 높은 시청률이 다일까? '아이돌 학교'는 매주 목요일 밤 9시 30분에 방송된다. 청소년들도 충분히 시청할 수 있는 시간. 스펀지처럼 많은 것들을 보고 흡수할 아이돌 지망생들의 가치관 형성이 심각하게 걱정된다.
사방에 놓인 카메라 앞에서 미소로 자신을 감춰야 하는 학생들도 위태롭다. 가요계 진출을 위해 오디션 프로는 수위 상관없이 놓칠 수 없는 기회가 됐다. 하지만 종영 후 많은 학생이 겪게 될 마음의 문제를, 제작진은 책임지지 않는다.
고교생 칼럼] 프로듀스101에서 보이는 자본주의의 끝 6.29 중부일보
최근 M-net에서 방영된 ‘프로듀스 101 시즌2’라는 프로그램이 ‘워너원’이라는 남자 아이돌 그룹을 탄생시키고 성황리에 막을 내렸다. 무려 101명의 남자 연습생들이 나와서 서로 경쟁하며 ‘국민 프로듀서’들에게 표를 받아 등수를 매기는 방식이었다. 101명 중 데뷔를 할 수 있는 사람은 단 11명뿐이었다. 시청자들은 이 프로그램에 열광했다.
많은 연습생에게는 자신의 얼굴을 알릴 기회였으며, 데뷔 혹은 재데뷔를 할 수 있는 등용문이었다. 아이돌의 탄생이라는 프로그램의 취지는 좋게 평가되었지만, 11명을 뽑는 가혹한 방식은 매우 안타까웠다. 프로듀스 101 시즌1이 처음 나왔을 때 대중의 많은 비판은 ‘어떻게 사람에게 등급을 매길 수 있느냐’였다.
연습생들을 대상으로 A부터 F까지의 등급을 매기고, 순위를 매겨 탈락시키는 프로그램의 진행 방식은 인간에 대한 윤리의 측면에서 많은 비판을 샀다. 그러나 이미 많은 사람이 이에 큰 문제를 느끼지 못하고 프로그램에 열광하고 있었다. 우리는 사람에게 순위나 등급을 매기는 방식들에, 경쟁의 방식에 익숙해진 것이다.
‘프로듀스 101’, ‘도전 골든벨’, 각종 음악 방송 등 우리 생활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방송들은 이미 자본주의의 냉혹한 방식을 따르고 있었고, 우리는 이를 익숙하게 받아들이고 있었다.
우리 생활에 익숙한 자본주의적 방식에서 주목해야 할 것은 사람들을 평가하는 방식이 몇 가지로 제한된다는 것이다. 돈, 명예 등 자본주의가 이상적이라고 말하는 그 방면들로만 사람을 바라보고 그 부분들에서 우월하지 못하다면 실패자라고 말하는 것이다.
이는 학교에서도 나타난다. 오로지 성적에 따라서만 그 학생에게 등급을 매기고 평가한다. 과연 이 방법이 학생을 진정으로 평가하는 방법일까? 사람은 각각 다양한 재능을 가지고 있으며 공부가 아니라 다른 부분에서 뛰어난 사람들도 많다. 그런데 현재의 교육 시스템은 이 부분을 제대로 평가하지 못하고 있다. 이 문제는 학교에서 시작되어 사회로 퍼져나간다. 많은 사람이 돈을 이유로 진로를 바꾸고 직업을 가진다. 자신에게 맞는 직업이 아니라 돈을 많이 벌 수 있는가를 먼저 생각하는 것이다. 이것이 과연 모든 사람이 행복하다고 생각할만한 직업 결정의 방식일까? 누구나 꿈꿀 법한 바람직한 사회일까?
슬프게도 이것이 대한민국의 현실이다. 끊임없이 경쟁을 부추기는 사회, 그것이 오늘날 대한민국의 현주소다. 학생이 학생의 자리에서 말하건대, 지금의 교육 제도는 학생을 온전히 바라보지 못하고 편파적인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다. 또 곧 사회에 나아갈 학생이 말하건대, 경쟁의 연속인 지금의 사회는 괴로워 보일 뿐이다.
지금까지 우리는 지나친 자본주의적 경쟁 방식에 거부감을 느끼지 못하고 있었다. 사실 지금도 큰 거부감을 느끼지는 못하고 있다. 역설적이게도 경쟁하는 프로그램을 너무나도 당연하게 받아들이면서도 정작 그 방식에는 고통을 느끼고 있다. 이러한 사회의 방식이 바뀌지 않고 연속적으로 일어나게 된다면 분명 우리나라는 ‘남한은 자본주의의 끝’이라는, 다른 나라들이 우리나라를 가리키는 그 부끄러운 별칭을 벗어날 수 없다.
지금 우리 사회가 떠안고 있는 문제점들은 자본주의의 단점들을 모두 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사람이 자신에게 주어진 재능을 발견할 수 있도록 ‘공부가 학생의 의무’라는 말이 당연하게 받아들여지지 않고 ‘자신의 개발과 발전이 학생의 의무’라는 말을 먼저 떠올릴 수 있도록 이 사회는 변화해야 한다.
‘천재를 괴롭게 하는 방법은 그 사람에게 재능을 준 뒤 국적을 대한민국으로 설정하는 것’이라는 말이 우리나라의 국민들이 단번에 수긍할 수 있는 말이, 우스갯소리가 되어서는 안 된다. 변화하자. 변화해야 한다. 고통스러운 사회라면, 그에 고통받지 않도록 변화하는 것이 옳은 것이다. 자본주의의 극단인 대한민국이 아니라, 말로만 선진국이라고 하는 대한민국이 아니라, 사회의 풍조가 선진국다운, 고마운 인재들이 잘 성장할 수 있는 그런 나라가 되도록 변화하자. 부끄럽지 않은 나라가 되도록./ 윤채원 저동고 미디어경청 기자
“아이돌 음악도 언젠간 귀중한 문화史” 16.8.1 한국
아“일본 블로거가 우리나라 1960, 70년대 여성그룹에 대한 웹사이트를 만들어놓은 것을 보고 큰 자극을 받았습니다.
국내에서도 찾기 힘든 다양한 자료와 상세한 글이 있었어요. 아이돌 음악이 우리나라 대중음악 시장에서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데도 문서로 기록하는 작업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것 같아 연감을 직접 만들었습니다.”
아이돌 음악 전문 비평 웹진 ‘아이돌로지’의 미묘(본명 문용민ㆍ38) 편집장은 최근 ‘아이돌 연감 2015’를 내놓은 계기를 이렇게 설명했다. 미묘 편집장을 비롯해 아이돌로지 필진 7명이 참여한 이 연감은 포켓북 크기에 200쪽이 채 되지 않는 작은 책이지만 지난해 발매된 아이돌 음반 426장을 목록화하고 그 해 데뷔한 신인 아이돌 가수들의 현황을 나이, 출신지, 키, 별자리 등으로 통계화했다. 아이돌 산업의 최신 경향을 분석한 글도 실려 있다.
미묘 편집장은 25일 서울 중구 세종대로 한국일보에서 “지난해 서울시가 ‘2015 음악산업 디렉토리북’을 내놓는 등 대중음악에 대한 기록을 보존하려는 공감대는 어느 정도 형성이 돼 있는 것 같다”며 “아이돌 1세대부터 간략하게나마 체계적인 기록을 남기고 싶다”고 말했다. 연감을 만들기 위해 필진은 일일이 아이돌 앨범을 구하고, 신인 가수들의 정보를 모으기 위해 기획사에 전화를 돌렸다. 이 과정에서 생긴 지 얼마 되지도 않아 사라진 기획사가 있는가 하면 소속 가수 정보를 알려주려 하지 않는 기획사도 있어 자료를 모으는 데 애를 먹었다. 미묘 편집장은 “내년 연감을 내려면 지금부터 서둘러야 하는데 한 번 책이 나왔으니 좀 더 수월해지지 않을까 한다”고 기대했다.
미묘 편집장은 통일운동가 고 문익환 목사의 손자이자 오페라 연출가였던 고 문호근씨와 정은숙(전 국립오페라단 단장) 성남문화재단 대표이사의 아들이다. 평론가이기 전에 2012년 앨범을 내고 정식으로 데뷔한 일렉트로닉 음악가이기도 하다. 프랑스 파리8대학에서 음악학 박사과정 도중 “내가 하는 음악과 학교에서 공부하는 음악, 좋아하는 아이돌 음악 셋 사이에 차이가 너무 커서” 학업을 그만두고 얼마 전 귀국했다.
그가 아이돌 음악에 관심을 갖게 된 건 컴퓨터음악을 전공한 일렉트로닉 음악가로서 자연스러운 일이었다. “1990년대 대중음악을 들으면서 자란 세대로서 우리나라 음악의 만듦새가 영미권의 대중음악에 비해 떨어져 아쉬웠는데, 2007년 즈음해서 그런 격차가 사라졌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빅뱅, 원더걸스, 소녀시대, 카라 등이 막 활동을 시작할 때였죠. 이 정도의 완성도라면 음악에 대해 본격적으로 이야기할 수 있겠구나 싶었습니다.”
2012년부터 웹진에 글을 쓰기 시작하다 2014년 국내 최초의 아이돌 전문 비평 웹진인 아이돌로지를 만들어 비평 작업을 이어가고 있다. 아이돌 음악의 생산과 소비에서 젠더의 문제를 다루고, 공장에서 찍어낸 음악이라고 치부하던 아이돌 음악을 화성과 리듬 등으로 쪼개 정밀 분석해 좋은 평가를 받았다. 그는 “지금은 그렇지 않지만 웹진에 글을 쓰기 시작할 때만 해도 대중음악 비평은 아이돌 음악을 음악 자체로 진지하게 보려는 시도가 많지 않았고 비판의 틀도 늘 성 상품화나 공장식 제작 시스템 같은 것에 머물러 있었다”며 “필요 이상으로 아이돌 음악을 폄하한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아이돌 산업의 경향에 대해 그는 “아이돌 음악의 장르적 경계가 확장하고 있다”고 요약했다. 아이돌 음악이 댄스음악에서 발라드, 록, 힙합, 트로트 등으로 넓혀가고 있다는 것이다. 이제는 인디 음악가 중에서도 아이돌 산업의 마케팅 방식을 따르는 이들이 적지 않다. 그는 또 “2015년은 자본력보다 기획력이 더욱 빛났던 해”라며 “여자친구, 세븐틴, 방탄소년단, 마마무, 오마이걸 등 거대 기획사 소속은 아니지만 섬세하고 꼼꼼한 기획력으로 성공적인 활동을 펼친 그룹들이 많이 등장했다”고 말했다.
그는 당분간 아이돌 음악을 기록으로 남기는 일에 집중할 계획이다. “아이돌의 경계가 넓어지고 있으니 그 경계선을 지정하는 작업부터 하려고 합니다. 아이돌 산업과 대중의 관계가 변화하는 것을 지켜보면서 단계별로 기록을 남기는 일을 하고 싶습니다.” /아이돌 연감 펴낸 웹진 '아이돌로지'편집장 미묘
Somebody To Love - Jefferson Airpla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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