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량 이바구 캠프 가는 길 성당 앞을 지나다 돠돌아 와 한컷 했다. 코로나19로 성탄전야가 사라진 경자년. 그래도 수고와 감사를 나누는 작은 자리들이 있어 격려하고 어깨를 다독였다. 마지막까지 어울리지 못하고 먼저 일어서는데 캠프 입구까지 배웅하는 신.구 대표들...다시 한번 손을 잡아 주었다. 그렇게 사는 것이다.
캠프에서 내려다 본 원도심과 북항 재개발지역 ..우뚝솟아 있는 협성의 건물, 보기만 해도 부아가 치민다. 저따위 식의 개발은 도처에 있다. 무엇을 누구를 위한 재개발인가 되묻지 않을 수 없다.
김현정 대표가 고흥에서 가져 온 가리비 ...배터지게 먹었다. 그외 여러가지 음식이 준비되어 있었지만 일어섰다. 고흥, 현정이네 고향인데 한편으론 그 땅이 누군가의 영향으로 인해 작년부터 싫어졌다. 한사코 그 근방을 외면하려고 했다. 그 의도적 외면이 내게도 전염이 된 것일까. 하긴 이제는 다 끝난 일이긴 하다만
사실 나는 이바구 캠프를 관리 운영하는 공유를 위한 창조의 이사중의 한명이다. 그래서 가끔 없는 시간도 내기도 하며 그들이 하는 일에 조금이라도 보탬이 될려고 한다. 마침 신규 멤버 인사도 있고 해서 이른 저녁 찾았던 것이다. 예년같았으면 그나하게 차렸을텐데 2.5단계 격상된 코로나 방역지침으로 간단히 덕담 나누는 시간으로 족해야 했다.
캠프에서 건너다 본 은행나무 숲
캠프 주차장 옹벽에 그려지고 입혀진 글과 그림중에 유난히 사랑해 라는 저그림이 눈에 들어 왔다. 무엇을 감지한 것일까. 다음 일정을 포기하고 사무실로 와서 화분에 물을 주고 있자니 핸드폰과 사무실 전화가 번갈아 울렸다. 번호를 확인하고 가슴이 떨렸다. 전화는 다시 왔고 폰을 열자 익숙하지만 특유의 목소리가 들렸다. 텔레파시가 통했던 것이까 . 예전에도 종종 있었던 현상이다. 꿈에 내가 보이더라는 것. 무슨 일이 있나 걱정이 되어 연락했다 했다. 오래도록 통화했다. 어찌 보면 꿈은 핑게였을 수 있다. 접하지 못했던 아픈 이야기도 들었고, 너무 힘들어 죽고 싶었을때 다른 누구도 생각나지 않고 나만 떠올렸다고 했다. 전해듣기로 최근 어머니가 암으로 돌아가셨던 것으로 안다. 이래저래 힘들었을 것 이다. 늦었지만 고인의 명복을 빈다. 앞으로의 목표도 들려주었다. 그 목표가 뭔지 나도 안다. 그리 되길 바란다. 아무튼 가슴에 담고 있다는 것. 그 자리를 지킨다는 것. 보이지 않아도 의식한다는 것은 내 마음이 먼 길을 가는데 든든한 우군이 되는 것이다. 부디 강건하고 행복하시라.
2020년 크리스마스 전야는 한마디로 형편없다. 정경심 교수에 대한 징년4년과 이브날 밤에 전해진 윤석열 법원 징계효력 집행정지 신청 인용 소식은 분통터지는 일이었다. 친구 기호와 갑주가 날밤을 술로 보내고도 부족해 호출한 것이다. 사실 이브 밤에 합류할려고 했지만 핑게거리를 대고 가지 않았다. 울고 불고 난리도 아니었다.
민락수변 공원에서 그들을 만났다. 기호는 반쯤 얼이 나간 상태였고 어처구니 없는 현실에 격노해 있었다. 상식적으로 이해할 수 없는 일이 터진 것이다. 그런데 코로나 19 3단계 임박 상황에서 아무것도 할 수 있는 것이 없다. 신뢰할 만한 언론도 없고 ... 페이스북이나 유튜브를 통해 문제상황을 공유하는 것 뿐 ... 좀더 저극적 의사 표현인 청와대 국민청원에 동참하는 것 외 달리 할 것이 없다. 기막힌 현실이다.
더는 갈일이 있을까 싶은 ... 가마치통닭... 예전에 가끔씩 어울렸던 곳이다. 입가심 마무리 맥주를 마시고 헤어져 오는 길
사람의 인연을 다시 생각했다. 시작은 즐거웠지만 그 끝은 씁쓸하고 참담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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