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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존/지역과 마을

바다 건너 해운대 아파트 숲(2009.08.17 )

by 이성근 2018. 5. 22.


평소 제가 하고 싶은 이야기를 시사인 99호(09.8.8)가 건드려 주고 있습니다.  요지는 해운대가 한국사회의 '아파트 욕망신화'를 대변한다는 것입니다. 기사에는 반여동 사는 이종성씨의 표현을 들어 "쓰나미가 닥쳐 (아파트를) 싹 쓸어가버리고 새로 시작했으면 좋겠다는 마음이 들때도 있다"고 했습니다.   저 역시 그런 마음이 들때가 많습니다.  이질감 때문이고, 그 곳에 터잡고 사는 사람들의 욕망에 대한 거부감 때문입니다.  물론 그렇지 않은 사람들도 많습니다만  유감스럽게도 자의든 타의든 해운대는 특구가 되어 버렸습니다.    

저는 해운대의 발전을 배아파 하고 못마땅하게 여김니다. 왜 너거만 그렇게 사는냐 입니다.   또 왜 너거가 경관을 독점하느냐  입니다.  한마디로 해운대의 고층 아파트화는  실로 다양한 문제를 야기합니다.  해안가에 들어선 고층아파트들은 부산의 대기 흐름에 치명적입니다.  바람길이 없어짐으로서 내륙의 기온이 더 많이 상승했습니다.  그러다 보니 여름철 에어컨 선풍기등의 사용은 증가할 수 밖에 없습니다.   그 돈은 누가 내는가 .  아무도 그런 이야기를 하지 않습니다. 

 

              

평소 저는 그런 이야기들을 많이 했습니다.  예컨데 부산지역 고위공무원들은 의무적으로 못사는 동네에서 살아야 한다. 그래야만 지속 가능한 발전과 균형발전이 기능하다.  그러자  주거의 자유까지  제한할 수는 없지 않느냐는 반박이 있기도 했지만 , 요는  공무원이 되어서 호위호식 하는 것 자체가  잘못된 것이라는 것이며, 나아가 그런 곳에 파묻혀 살다보면 시민의 가려운 곳을 읽지 못한다는 것이었습니다. 

 

 잡지에서는  " 국제신문이 3월 조사한 바에 따르면 부산시청과 시 산하 단체 3급 이상 고위공무원 25명 가운데 40%인 10명이 해운대 구민이다. 해운대는 강남처럼 '그들만의 성채'를 쌓으며 부산공동체와 분리되고 있다. 지난 6월18일 주택공사가 해운대구 반여동에 임대아파트를 건립한다는 뉴스가 보도되자 센텀시티 등 인근 아파트 주민 1만 여 명이 국토해양부등에 진정서를 쓰며 강하게 반발했다. 서민 아파트가 들어오면 '집값이 떨어진다'는 것이 이유였다" 라고 전하고 있습니다. 

 

제 눈을 의심했습니다.  기사 전체는 더이상  구체적 접근을 하지 않고 그렇더라는 식으로 마무리하고 있지만  현재 해운대와 비해운대 간의 간극은 점점 더 벌어지고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그것은 불평등이자 차별입니다.   기본적으로 해운대 신시가지와 센텀시티, 좌동 우동 중동 아파트에 거주하는 주민들은 학력이나 경제적 능력이 타구나 다른 지역에 비해 우위에 있습니다. 한마디로 중산층과 그 이상입니다.    부산시는 이들 지역에  대한 각종 문화시설이며 공원조성을 우선적으로 제공합니다.   한마디로 혜택받은 주민들입니다.  반면에 상대적으로 열악한 지역은 교육과 부동산, 편의시설 등에서 늘 뒤로 밀려 납니다.  한정된 제원으로 모두를 만족시킬 수 없기 때문입니다.    

 

심지어 해운대 신시가지 주민들의 경우 겨울 난방비용이 타 지역에 비해 비교가 안될만큼 적게 지출합니다.  소각장 폐열을 공급받기 때문입니다.  아파트 거주 애들의 겨울 실내 복장이 반팔입니다.  반면  상대적으로 그런 시설이 없는 지역의 주민들은 수십배나 많은 난방비를  지출합니다.  (소각장 다이옥신 문제는 차치하고서라도)   소각장 운영은  부산시 환경관리공단이 하고 있습니다.  아무리 입주전 조건이 그렇다고하더라도  이런 방식이 지속되어서는 곤란하다는 것입니다.  문화시설이며 고원 조성 역시 마찮가지입니다.  낙후된 지역에 공원이 들어서면 지역민의 삶이 달라집니다. 애착과 자긍심도 생기고 그것이 에너지로 전환되기도 합니다.  하지만 그런 것들로부터 너무 동떨어져 있기에 항시 벗어나고자 할 뿐입니다.   

학교교육 조차도 틈이 벌어진 지 오래입니다.  어떤 부모들은 애들 진학 때문에라도 학군이 좋다는 해운대로 이사 가려고 합니다. 그리고 그런 이야기를 공공연히 합니다.    

 

다시 잡지가 전하는 이야기로 마무리하자면  " 쓰나미를 소재로 한 영화<해운대> 개봉 소식에 마린시티 입주민이 가장 먼저 생각한 것도 집값이었다. 그들이 촬영금지. 상영금지 민원을  넣는 바람에 결국 영화에서 컴퓨터 그래픽으로 아파트 브랜드를 지우고 건축물 모양을 변형시켜야 했다.  해운대고등학교가 자립형 사립학교로 바뀌는 등 '그들만의 교육'에 몰입하는  현상도  서울 강남과 닮았다." 

 

부산시는 이런 풍조를 확대 재생산 시키고 있습니다.  지난 7월 부산시는 수영구 남천도 일대 아파트단지에 대해 고도 제한을 완화하고 70층대의 고층화를 유도하겠다고 했습니다.   앞서 센텀시티나 마린시티가  상업지구로 묶여 있다 주거지구로 용도변경하면서 아파트가 들어 섰고, 최근에는 108층 월드비지니스센터며 한국콘도자리에 들어설 118층 해운대관광리조트는  관광 위락시설임에도  주거시설로 설계변경이 이루어지려고 하고 있습니다.   환경단체의 반대나 문제제기는 무시합니다.   그렇게 안해주면 지역 경제에 타격이 온다는 소리 따위에 부산시가 지례 겁을 먹기 때문입니다. 아니 그 보다는 시민이 모르는 어떤 연결고리가 존재하는지도 모릅니다. 지금까지 그렇게 해왔기 때문입니다.    

 

해운대가 고층단지로 변하는것은 시간 문제라 봅니다.  연담화가 될 것입니다.  생존하기 위해 ... 그럴 경우 조류와 바람의 방향이 예측할 수없게 됩니다. 심한 경우 모래의 유실은 전면화 될 수 있고,  그때 해운대는 사라지는 것입니다. 부산시와 관계 당국은  그 일정을 앞당기고  있습니다.     

 

                                                                                                                                                                 1920년대

                                                                                                                                                                 1960년대

                                                                                                                                                                    1973년 

                                                                                                                                                                    2006.2

                                                                                                                                                                   2008.12

     

A Broken Wing - Martina McBrid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