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주의의 정원>에릭 리우·닉 하나우어 지음김문주 옮김웅진지식하우스 펴냄
저자 에릭 리우ERIC LIU는 예일 대학교와 하버드 대학교 로스쿨 졸업. 작가이자 교육가, 사회사업가이며 선진 시민의식 고취를 목적으로 하는 비영리 단체 ‘시민대학’의 설립자이자 CEO이다. 빌 클린턴 대통령 재임 당시 대통령 연설문 담당작가이자 국내 정책 책임자문관으로 활동했다. 2002년 세계경제포럼에서 ‘미래의 글로벌 리더’로 선정된 바 있으며, 2015년 버락 오바마 대통령에 의해 미연방정부 산하 전국커뮤니티서비스협회CNCS 이사로 임명되었다. 그의 TED 강연 ‘평범한 사람들이 권력을 이해해야 하는 이유’는 200만 조회수를 기록하며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저서로는 《진정한 애국자THE TRUE PATRIOT》가 있으며, CNN.COM 등에 정기적으로 칼럼을 기고하고 있다.
저자 닉 하나우어NICK HANAUER는 워싱턴 대학교 졸업. 아마존의 초기 투자자로서 2000년까지 이사회 고문으로 재직했으며 현재는 시애틀에서 벤처캐피털리스트이자 작가로 활동하고 있다. 다양한 비즈니스 모델 발전 노하우를 공유하는 사회활동가로도 활약 중이다. 2007년 에릭 리우와 함께 《진정한 애국자》를 출간했다.
목차
이 책에 보내는 찬사들 4
한국의 독자들에게 8
정원과 정원사에 관해 16
제1장씨앗 뿌리기
정원형 지성 vs. 기계형 지성 19
제2장다르게 보기
진정한 사익은 공동의 이익이다 39
제3장위대한 정원사
행동하는 대로 만들어지는 사회 73
제4장진정한 번영
다같이 잘살 때, 비로소 우리는 모두 잘살게 된다 117
제5장자치의 기술
목표는 야심차게, 방식은 창의적으로 175
제6장수확
뿌리는 대로 거둔다 231
감사의 말 241
읽을거리 244
출판사 서평
지속 가능한 민주주의를 가꾸는 법, 정원형 지성이 세상을 바꾼다
이 책의 저자 에릭 리우는 빌 클린턴 대통령 재임 당시 대통령 연설문 담당작가이자 국내 정책 책임자문관으로 활동했으며, 2015년 버락 오바마 대통령에 의해 미연방정부 산하 전국커뮤니티서비스협회(CNCS) 이사로 임명되었다. TED 강연 [평범한 사람들이 권력을 이해해야 하는 이유]에서 그는 “너무나 많은 이들이 권력이 무엇인지, 어떻게 쓰이는지, 그리고 왜 특정 사람들만 갖고 있는지 모른다”며 결국 정치를 아는 극소수만이 나머지 사람들에게 필요 이상의 권력을 휘두르게 된다고 경고해 200만 시민의 공감을 얻었다. 우리는 ‘힘’에 대해 이해하고 또 제대로 사용하고 있는가? 지금보다 더 나은 삶을 살아가려면 결국 복잡한 사회를 명료하게 파악하는 힘 그리고 빠르게 변화하는 환경에 적응해나가는 역동적인 시스템이 필요하다.
이 책은 합리적인 인간과 보이지 않는 손에 의해 완벽한 균형을 이루는 세계, 즉 지금까지 모두가 믿어온 틀을 ‘기계형 지성’으로 규정하고, 비합리적이지만 선의를 가진 인간과 생태계로서 변화하고 숨 쉬는 세계를 믿는 ‘정원형 지성’이야말로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새로운 시각과 사유 방식이라 설파한다. 정치에서나 경제에서나 규제로 안정을 찾아나가는 기존의 시스템은 더 이상 작동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우리는 이미 경험을 통해 안다. 또한 상황을 개선하고 바꾸기 위해 움직여야 하는 것은 ‘보이지 않는 손’이나 정부만이 아니라, 개인에게도 그 역할이 기대된다는 것 또한 기억해야만 한다. 위로부터 명령과 지시가 하달되는 낡은 방식으로는 이제 원하는 결과를 얻을 수 없다. 저마다 수많은 실험을 시도하되 그중 이로운 결과들을 수확해 다시 키워나가는 것이야말로 사회의 새로운 질서이자 작동방식이다. 이들이 사용한 ‘정원’의 은유가 대안적인 사회의 그림을 훌륭히 그려냈다고 찬사를 받은 이유다.
모든 문제가 모두의 문제가 되는 사회
정치는 사람들이 자신의 이기심이 어디에 있는지를 표현하는 것이라고도 이해될 수 있다. 그러나 이기심 역시 유연하고 다차원적인 것이기에 시시각각으로 변한다. 사람은 한없이 이기적이거나 매사에 합리적이기만 한 주체가 아닌 꽤나 감정적이며 이따금 이타적으로 행동하는 존재이기도 하다. 그렇기에 시장은 가끔, 당연하게도, 틀린다. 생태계와 마찬가지로 시장은 복잡하고 끊임없이 진화하는, 불안정하며 불균형한 세계다. 주어진 환경 속에서 개인과 집단은 경쟁하고 문제에 대한 해답을 찾고 그러한 해답에서 얻은 결과물들을 공유하기 위해 협력함으로써 진화한다.
『민주주의의 정원』은 개인과 시스템의 이러한 유기적 관계를 강조하면서 전통 경제학을 비롯한 기존의 ‘기계적 관점’에서 탈피해야 한다고 말한다. 저자들은 이를 뒷받침하기 위해 기업이 직면한 모든 문제가 직원 모두의 문제가 되는 조직 문화에서 문제가 해결되는 방식과 그들이 얻은 높은 성과에 주목하고, 이들처럼 사회가 직면한 모든 문제가 개인의 문제가 되는 시민 문화를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더 이상 ‘보이지 않는 손’이나 저절로 부가 퍼져나가는 ‘낙수 효과’는 없다. 당신의 이익을 통해 나의 이익을 실현하고 모두의 삶을 고려하는 시스템이야말로 앞으로의 사회가 지속되기 위한 시민들의 실험실이자 민주주의라는 정원이다.
당신의 부는 당신이 속한 사회에서 살아간 결과다. 즉 우리의 생존과 성공 확률을 높이는 최선의 이기심은 다름 아닌 주변 사람들이 생존하고 성공할 수 있게 하는 것이다. 우리는 매우 상호 의존적이다. 이를 인식한다면 우리는 좀 더 많은 ‘책임’을 받아들여야 한다. 식물이 성장할 수 있는 조건을 만들고 유익한 열매를 위해 정원에 있어야 하는 것과 그렇지 않은 것을 판단하는 정원사가 그러하듯이.
행동하는 대로 만들어지는 세상, 그리고 바람직한 정부에 대하여
경제와 정치는 예측할 수 없는 변화들이 조합된 엄청난 흐름이다. 이제 왼쪽이나 오른쪽 중 하나를 강요하는 이분법적 선택지는 이 복잡한 세상을 이끌어나가는 데 더 이상 유효하지 않다. 저자들은 정부와 관련하여 2차원적 수준에 머물러 있는 논의에 새로운 방식, 즉 목표 설정과 목표 달성을 위한 투자에 있어서는 큰 정부, 집단적으로 그러한 목표를 이루는 방식에 있어서는 작은 정부의 형태를 제안한다. 목표는 크게 설정하되 투자와 지원을 통해 도구를 쥐여주고, 사람들이 스스로 방법을 고민하고 문제를 해결하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로 인한 열매가 과연 유익했는가 하는 평가가 뒤따라야 함은 물론이다. 당연하게도, 어떤 결과가 나올지 예측하기란 무척 어렵다. 다만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정원에 다양한 씨를 뿌리고 이를 돌보아나가는 연습이다. 물론 시행착오도 있겠지만, 지금으로선 이러한 작은 시도들이 우리가 진화할 수 있는 유일한 방식일 것이다. 결국 지속 가능한 사회를 위한 민주주의란 시민과 시장, 정부가 서로를 연결된 존재로 바라보고, 스스로 가진 힘과 책임에 대해 이해하며, 우리가 사는 사회가 좌도 우도 아닌 앞으로 나아가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끊임없이 고민하는 태도에 가깝다.
유능한 정원사는 절대 ‘그대로 내버려 두지’ 않는다. 새로운 민주주의는 이데올로기가 아닌 삶의 태도로서 다시 태어나야 하며, 이것은 대한민국을 가꾸는 정원사 즉 우리가 기억해야 할 이야기이기도 하다.
우리는 여전히 실험 중이다. 최근 스스로가 증명했듯, 우리는 아래로부터의 시민 권력이 주도하는 시대를 살아가고 있다. 시민들은 합리적 이성으로 무장하며 승자 독식 경쟁 체제를 떠받드는 호모 이코노미쿠스적 권력에 저항한다. 미래는 그러한 사고방식을 가진 지도자 혹은 대중을 위한 것이 아니다. 새로운 방식의 시선과 대화와 자치를 꿈꿀 준비가 되어있는 사람들을 위한 것이다. 그 방식이란 상호 의존과 상호 협력, 상호 이익의 힘을 인지하는 것이다. ‘아랍의 봄’이 그러하였고, ‘우산혁명’이 그러하였으며, 세계의 시민들은 역사를 지켜보며 반복적으로 학습했다. 새로운 정부의 개혁이 진행되고 있는 지금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탈권위, 시민사회와의 정책 연대, 좌우를 넘어선 실용주의, 지방 분권 등 낡은 질서를 무너뜨리고 자조와 한숨을 넘어 희망찬 시대의 민주주의를 만들어가야 할 우리에게 『민주주의의 정원』이 시사하는 바는 더욱 크다. 미국에서 『민주주의의 정원』이 처음 출간되던 당시, 저자들은 도널드 트럼프가 장차 미국의 대통령이 되리라는 것을 전혀 고려하지 못했노라 고백한다. 정말이지, 세상은 예측 불가능한 복잡적응시스템이다! 그러나 한편으로 지금의 트럼프 당선이 있기에, 이 책에 담긴 생각과 교훈들이 미국뿐 아니라 우리에게도 더욱 시급하고 타당성 있게 다가오지 않을까?
‘정원’이라는 은유로 사회의 새로운 질서를 제시한 역작, 수많은 석학과 정치인이 극찬한 새로운 정치 교양서이자 대한민국을 사는 우리에게도 매우 시의적절한 새 시대의 시민 교과서 『민주주의의 정원』. “진보와 보수를 자처하는 양쪽 모두에게 강력히 추천할 만하다”, “어느 한 쪽을 비난하기보다 해결을 위해 ‘생각’하자고 주장하는 책이다”, “왼쪽이나 오른쪽이 아닌, 앞으로 나아갈 것을 강조하는 책!”이라는 독자들의 호평처럼, 이제 우리에게는 함께하는 연습이 필요하다. 이 책이 제시하는 새로운 시민의식의 키워드는 우리가 더 이상의 과오를 되풀이하지 않고 좌우 프레임을 넘어 상생의 패러다임을 세우도록 도와줄 명징한 가이드가 될 것이다.
“훌륭한 정원사는 절대 ‘자연 그대로’ 내버려 두지 않는다.
그들은 자신의 정원에 대해 책임을 진다.”
매 시대, 매 순간마다 문화, 과학, 기술의 영향 아래에서 사람들은 일부 진실은 인정하고 일부 진실은 왜곡하며 사회적 현실을 구성해 나간다. 이러한 틀은 우리가 스스로에게 이득이 된다고 생각하는 것들, 즉 개인적인 측면과 집단적인 측면에서의 사익을 어떻게 추구할지 규정짓는다. 그리고 사회적으로 가능한 일이 무엇인지 정의를 내려 준다. ---p.24
다른 누군가가 당신과 맞대응했을 뿐 아니라 당신의 행동을 널리 다른 사람에게 알린다 생각했을 때, 우린 분명 다르게 행동하게 된다. 다른 누군가의 문제가 결국에는 내 문제일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한다면 우린 다르게 행동해야만 한다. ---p.112
시민이 더 많이, 어떻게 해야 한다고 이야기하려면 시민에게는 그렇게 할 수 있는 도구가 주어져야 한다. 국가 또는 공동체가 민주주의의 실험장이 되어야 한다는 아이디어는 그 실험실이 양질의 실험을 해볼 수 있도록 충분히 재정지원을 받는 경우에만 의미가 있다. ---p.201
실험자로서 우리는 좀 더 마음가짐을 단단히 하는 것이 필요하다. 목표는 야심차게, 방식은 창의적으로, 평가에는 가차 없어야 하며 성공의 축적과 실패의 축출에는 적극적이어야 한다. ---p.204
정원사는 넝쿨에게 담장을 타도록 시키거나 장미가 저절로 피게 만들 수는 없다. 그러나 채소를 심을지 꽃을 심을지 결정한다. 그리고 그에 따라 씨앗을 심는다. 필요한 토마토와 불필요한 잡초 사이에서 무엇이 제대로 자라고 무엇이 잘못 자랐는지 구분해낸다. 무엇보다도 정원사는 자신이 정원을 가꾸지 않으면 그 누구도 하지 않을 것이라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 ---p.226
정부는 우리가 각자 혼자서는 해결할 수 없는 공통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사회가 만들어낸 존재다. 우리는 정부의 역할은 개인적인 기회를 극대화하는 데에 있다는 의견에 동의한다. 다만 이는 신뢰와 협력, 그리고 개개인의 출발선을 조정하는 기회의 균등을 최대화하는 방식으로 이뤄져야 한다. 우리는 정부의 역할이 공정함과 정의로움을 보장하는 데에 있다는 의견에도 동의한다. 다만 이는 좀 더 지역적이고 현실적인 방식을 사용해 사람들에게 자치에 대한 더 큰 책임감을 부여하는 방식으로 이뤄져야 한다. - --p.228
촛불을 든 정원사
지난겨울, 우리는 추운 광장에서 촛불의 힘으로 불의하고 부당한 권력을 탄핵했다. 시민들이 광장에서 보여준 분노와 갈망, 용기와 열정은 실로 위대한 것이었다. 광장의 함성은 권력을 탄핵하고 정권을 바꾸는 데에만 머물지 않고, 그간 소홀히 다루어졌거나 해결이 지연되었던 과제들을 한꺼번에 수면 위로 끌어올렸다.
한데 이들 과제는 하루아침에 해결될 수 있는 게 아니다. 정치·경제·사회·문화 전반의 개혁이 가능하기 위해서는 지속적인 혁신과 변화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촛불은 아직 완전히 꺼졌다고 할 수 없다. 이제 지난겨울의 촛불은 광장을 넘어 일상으로, 우리의 삶 속으로 들어와야 한다. 광장의 에너지는 생활 민주주의로 전환되어야 한다. 그래서 우리 사회가 안고 있는 과제들을 하나하나 풀어나갈 수 있어야 한다.
<민주주의의 정원> 저자인 에릭 리우 또한 책에서 이렇게 말한다. “사회는 정원이고, 시민은 정원을 가꾸는 정원사다. 훌륭한 정원사는 자신의 영향력과 의무에 대해 지속적으로 의식하며, 나쁜 것을 솎아내고 좋은 것을 심을 줄 알아야 한다.” 여기서 강조하는 것은 일상 정치의 중요성이다. ‘내가 상관할 문제가 아니다’라는 태도로 사회를 내버려두면 사회는 방치된 정원과 마찬가지로 잡초가 무성해지고 영양분이 고갈되어 결국에는 망가져버린다. 따라서 우리는 정원을 가꾸듯 사회를 돌보고 보살펴야 하는 것이다.
에릭 리우는 정부 또한 요령 있는 정원사가 되어야 한다고 말한다. 요령 있는 정부란 보수에서 말하는 큰 정부도 아니고, 진보에서 말하는 작은 정부도 아니다. 위대한 국가적 목적과 목표를 설정하는 데에는 강하게, 그러한 목적과 목표를 달성하는 방식에서는 약하게 접근해야 한다는 것이다. 책에서는 이러한 정부의 역할을 ‘빅 왓, 스몰 하우(Big What, Small How)’라는 말로 개념화하고 있다. 정원사는 넝쿨에게 담장을 타도록 시키거나 장미가 저절로 피게 만들 수는 없다. 그러나 채소를 심을지 꽃을 심을지 결정할 수는 있다. 그리고 그에 따라 씨앗을 심는다. 필요한 토마토와 불필요한 잡초 사이에서 무엇이 제대로 자라고 무엇이 잘못 자라고 있는지 구분해냄으로써 정원을 더욱 울창하게 만든다.
<민주주의의 정원>은 좌우라는 제한적인 선택을 벗어나 ‘정원형 지성’이라는 새로운 공적 사고의 틀을 제시한다. ‘정원형 지성’은 우리 사회를 얽히고설킨 하나의 생태계로 본다. 지난겨울 훌륭한 씨앗을 뿌렸으면 이제는 김을 매고 잘 가꿔나가야 한다. 그러면 마침내 뿌린 대로 거두는 기쁨을 맛보게 될 것이다 박원순 (서울시장) 시사인 18.1.3 제537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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