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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존/풀과 나무

낙동강하구 둔치 논습지로의 전환 결정을 환영한다.

by 이성근 2019. 7. 11.

낙동강하구 둔치 논습지로의 전환 결정을 환영한다.

-논습지는 공존과 생물다양성을 증진하며 생태교란 외래식물의 확산을 막는다 -

 

걷잡을 수 없이 퍼져나가는 생태교란 외래식물의 창궐에 속수무책 망연자실 하던 차에 부산시가 낙동강 하구 생태공원에 대규모 논을 조성하기로 했다는 결정은 듣던 중 반가운 소식이다. 4대강 살리기 이후 일변한 하구 둔치의 왜곡된 모습은 형언키 힘든 고통이었다. 급감하고 있는 철새의 개체수며 생태교란 외래식물로 이질화 된 경관은 우리 모두의 아픔이었다.

유감스럽게도 관계 기관 행정의 외면과 방치는 낙동강 둔치를 생태교란 외래식물의 천국으로 만들어 버렸다. 실제 둔치 내 수많은 물길과 호소 대부분은 털물참새피가 점령했고 육화된 지역은 양미역취를 비롯해 단풍잎돼지풀 등이 장악해버렸다. 이를 제거하기 위한 환경단체의 제초활동과 사회적 인식공유와 문제제기는 울림없는 메아리였다.

 

최근 일련의 공격적 활동으로 하구 둔치는 다소간의 희망을 엿볼 수 있었고 부산시의 이번 결정은 하구둔치 보전과 관리에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몇 가지 짚어야 할 것이 있다면 일방성의 극복과 일련의 과정에 대한 합의 공유가 요구된다. 우선 부산시는 첫 대상지를 맥도생태공원으로 지정했고 둘째 입찰업체를 통해 논을 만드는 한편 그 관리를 낙동강관리본부측 공무직과 계약직 근로자 등으로 경작하겠다 하였는데 결코 권장하고 싶지 않은 방식임을 분명히 한다.

 

다시말해 논습지 전환 결정은 환영하지만 관리운영은 또 다른 문제이다 는 것이다. 주지하다시피 4대강 사업 이후 생태공원으로 명명된 둔치의 보전과 관리는 과도한 인공 구조물의 투입과 대규모 유채단지 조성 등으로 눈요기 충족에 불과했으며 결과적으로 하구 둔치의 생태환경의 질을 떨어뜨려 왔다. 관련행정의 전문성 역시 부재했다.

 

사실 하구 둔치의 논습지 전환은 오래전부터 환경단체가 제기했던 방식이다. 또 원래 둔치 대부분이 경작지였고 그에 따른 오래된 민관합의도 있었지만 그 소중한 결정을 허문 것도 부산시였다는 사실을 기억할 필요가 있다. 여러 번의 시행착오를 되풀이 할 이유가 없다.

 

지금 중요한 것은 다양한 의견청취와 절차의 공유를 통한 공감대 형성, 비젼 공유가 있어야 하고 이를 위해서는 심도 깊은 워크숍이나 단계적 세미나와 전략회의다. 예컨대 4대강 공사 이전 둔치의 모습을 재확인하고 순천만 경관농업 등의 선행 지역 사례의 장단점을 따져 낙동강 하구 둔치에 접목시키는 일이다. 아울러 관리운영의 주체 역시 행정 일방이 되어서는 곤란하다

 

한편 둔치부에 창궐한 생태교란 외래식물의 퇴치를 위해 중장비를 투입하여 일거에 성과를 내는 방식 또한 경계해야 한다. 물론 8천만 원이라는 제한된 예산과 특정 식물의 독점상태에서 포크레인이나 불도저로 밀어 버리면 손쉽게 제거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외래침입종이 왜 문제인가를 공유하고 체감하면서 되풀이 말아야 할 무분별한 개발에 따른 지형개조나 둔치이용의 바람직한 방향에 대한 고민은 지워진다. 그래서 낙동강관리본부의 달갑지 않은 업무로 전락하면서 모두의 과제가 되는 기회를 상실한다. 오히려 요구되는 것은 대시민 홍보강화와 시민참여의 확대요 강화다.

 

낙동강하구와 둔치는 부산시민 모두의 자산이다. 우리 당대의 욕심을 채우기 위해 남용되고 헛되이 사용되어서는 안된다. 이를 위해서는 둔치보전의 생태적 관점과 지속 가능한 현명한 이용만이 답이다. 궁국적으로 그것은 허울뿐인 낙동강 둔치 생태공원의 이름을 존재목적에 맞게 재생하는 일이다.

 

우리의 주장

1.부산시는 낙동강하구 둔치 논습지 전환에 따른 일련의 과정을 환경단체와 숙의하라

2.부산시는 논습지 관리운영 주체의 성급한 선정 대신 시민참여와 전문성을 전제하라

3.부산시는 심각한 생태교란 외래식물의 존재를 대시민 홍보하고 그 교육을 환경단체 및 전문가와 협의하라

 

2019710

 

부산그린트러스트



낙동강 하구에 논 만들어 철새 부른다

속보=생태교란식물종의 기하급수적인 번식으로 인한 지속적인 철새 개체수 감소 문제(본보 지난달 12일 자 10면 등 보도)를 해결하기 위해 부산시가 낙동강 하구 생태공원에 대규모 논을 조성해 운영한다.

 

낙동강관리본부, 국비 신청

맥도생태공원 내 14만여규모

벼 경작해 철새 먹이터로 조성

생태교란식물 번식 경로도 차단

 

부산시 낙동강관리본부는 9"부산 강서구 맥도생태공원 내 45000평에 달하는 부지를 논으로 조성·운영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양미역취 등 생태교란식물이 넓게 분포한 공원을 논으로 조성해 유해식물 번식 경로를 차단하고 경작물을 철새 먹이로 제공해 해묵은 낙동강 하구 생태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이색적인 시도이다. 지난 2012년 낙동강 관리 사무를 맡은 낙동강관리본부가 설립된 이후 부산시가 논을 조성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부산시는 강서구 맥도생태공원 내 45000(148700) 부지를 무논(물이 괴어 있는 논)으로 조성한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해 논 조성 예산 4억 원을 올 4월 문화재청에 신청했다. 부산시는 국비 교부 이후 본격적인 조성 작업에 착수한다. 업체 입찰을 통해 논을 만들고 낙동강관리본부 측 공무직 공무원과 계약직 근로자 등을 통해 벼를 경작할 예정이다. 철새들이 논을 먹이터로 이용할 수 있도록 수확은 최소화한다는 계획이다.

 

논이 만들어지면 겨울철 철새 먹이터·서식지로 자리 잡아 탐조 거점을 추가 확보할 수 있게 된다. 여기에 낙동강하구에코센터와 연계한 생태관광 활성화도 가능해질 전망이다.

 

현재 낙동강 하구 생태공원(맥도·삼락·화명·대저) 4곳 중 172000(57) 면적에 양미역취, 단풍잎돼지풀 등 생태교란식물이 분포해 있으며 해마다 그 범위를 넓혀가고 있다. 생태계 교란에 철새 개체수도 매년 감소하는 추세다. 2005년 평균 2500여 마리의 개체수를 보였던 천연기념물 고니가 지난해에는 100마리도 채 관찰되지 않았다. 쇠제비갈매기도 지난 2013년 이후 낙동강 하구에서 번식 개체수가 완전히 사라졌다.

 

환경단체들은 낙동강 하구 생태공원에 들어설 논으로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2008년 경남 창원에서 열린 제10회 람사르 총회에서 논도 습지로 공식 인정이 된 바 있다. 환경단체 초록생활 백해주 대표는 "논 조성으로 생태교란식물 번식 경로를 차단하는 효과와 함께 먹이터가 조성돼 떠났던 철새를 다시 불러들일 수 있을 것"이라며 "논 조성 계획이 다른 생태공원으로도 이어져야 한다"고 말했다. 부산시는 지속적인 논 관리와 추가 대책 수립을 통해 낙동강 하구 생태를 지켜나가겠다는 입장이다. 심재민 부산시 낙동강관리본부장은 "논이 철새 개체수 감소와 생태 보전 문제를 동시에 해결할 방안으로 꼽히는 만큼 추가 예산 확보와 운영 계획 등을 체계적으로 세워나가겠다"고 말했다.

곽진석 기자 kwak@busan.com

 

 

논의 재발견

삶의 공간이 아니라 풍경의 대상으로 보면 논은 그저 쌀을 생산하는 경작지일 뿐이다. 공간의 효율성만 따지는 자본의 논리라면 논밭을 갈아엎어 건물을 세우는 게 남는 장사다. 가뜩이나 쌀 소비량이 줄면서 논을 대하는 시선도 예전 같지 않다. 곡창지대는 개발의 손쉬운 먹잇감이었다. 논 한가운데 갑툭튀처럼 아파트가 한두 채 들어서더니, 야금야금 옥토를 잠식해 신도시가 됐다. 학교 다닐 때 배운 사회 교과서 속의 김해평야는 없다.

 

공장과 대규모 택지 개발로 사라진 논은 통계로도 확인된다. 19881357857에 달하던 전국의 논 면적은 2018844265로 쪼그라들었다. 건조한 통계 수치로는 가늠하기 어렵다고? 30년 만에 부산시 면적의 6.7배에 맞먹는 논이 사라진 거다. 논 실종 사태는 현재진행형이다. 2017년 전국의 논 면적이 864865였으니, 1년 새 해운대구 면적의 4배나 논바닥이 시멘트로 바뀌었다.

 

개발에 눈먼 탓도 있지만, 논이 생물다양성을 실현하는 훌륭한 생태계임을 망각한 탓도 크다. 논은 생각보다 일을 많이 한다. 논은 일시적으로 빗물을 가둬 홍수를 조절하는 기능을 한다. 논이 저장하는 물이 증발하면서 한여름 대기의 온도를 낮춰주고, 논에서 자라는 벼는 대기의 이산화탄소를 흡수해 대기 질을 맑게 한다. 수질 정화도 논의 역할 중 하나다. 결정적으로 논은 철새부터 미생물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생물체가 살아가는 터전이다. 우리가 사는 세상은 눈에 보이지 않는 미생물의 세계 위에 건설돼 있음을 깨우쳐주고, 지구 생태계의 일원으로 살아가는 인간에게 겸손함을 가르쳐주는 공간이다. 논의 힘은 그만큼 세다.

 

논이 생긴다는 소식이 들린다. 부산시가 강서구 맥도생태공원 내 14.87의 논을 조성할 거란다. 생태공원이란 이름이 무색하게 유채꽃을 배경으로 인생샷을 찍는 눈요깃감으로 전락한 터라 이곳에 논을 만들겠다는 발상은 환영할 일이다. 양미역취, 단풍잎돼지풀 따위의 생태교란식물 번식 경로를 차단하고, 떠났던 철새도 다시 불러들이겠단다. 철새에게 먹이를 양보하려고 수확은 최소화하겠단다. 쌀 생산이 주목적이 아니라 생물다양성을 지키는 논 습지의 역할을 재발견한 거다. 다만 진작부터 논 습지 조성을 주장해온 환경단체를 배제한 채 행정기관이 일방적으로 관리·운영을 자임한 건 성급해 보인다. 생물다양성을 보존하는 것만큼이나 사회다양성을 실험하는 공간이 됐으면 좋겠기에 하는 말이다. 이상헌 논설위원 ttong@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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