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공존/지역과 마을

24.3.16 가덕본색 3 동백나무 아래 가덕의 안부를 다시묻다 실행후기

by 이성근 2024. 3. 17.

출처:박민규 드론 사진 부분

10:00 외양포 전망대 집결 이동


10:50 동백군락지 도착  
11:00 가덕본색 시작 진행: 황종모 부산민예총 사무처장
기록1 비주류사진관
기록2 이스크라 21
참가자 상견례 반갑습니다 박주희(해쓰부)
11:15 100년 숲과 동백군락지의 의미와 가치 이성근(부산그린트러스트 상임이사)
11:20 여는소리-대금연주 우소락청 김현일 대표
11:30 시낭송1 마지막 봄
2 겨울 가덕으로 간다
3 가덕도 가는 길
4. 그 섬의 말
_서정호 시인
-천유근 시인
-김형술 시인
_김형로 시인
11:35 규탄발언 국민소송에 들며 김현욱(가덕신공항반대시민행동)
11:40 시낭송 5 선운사 동백꽃 하나
6 다시, 강물 앞에서면
_김요아킴 시인(부산작가회의 회장)
_김사리 시인
11:50 꽃피는 소리_ 아이씨 밴드  
12:00 시낭송 7 가덕도의 바람
8. 모르는 소리
9. 기억은 슬픈 것이다
_정안나 시인
_이성근 시인(박지숙 낭송)
-박정애 시인
12:08 동백 마주하고 다시묻는 안부_봄눈별 연주  
12:20 동백선언문 낭독 -돌탑쌓기 김상화(전 부산국제 어린이청소년 영화제 집행위원장)
12:30 가덕본색 종료 및 더불어 밥 나누기  
13:00
13:10 A-동백해변 정화활동 쓰즙인과 해쓰부 13:00~16:00
B-소사나무 군락지 및 100년 숲 탐방 부산그린트러스트 13:00~16:00
14:00 외양포 전망대 집결 귀가  

가덕본색 개최 배경

가덕본색7000년 생태문화 역사의 보고인 가덕의 원 모습이 보여주는 그 빛깔 그대로 영속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도모된 문화행사로 영웅본색이라는 영화 제목을 따서 이름 붙였으며 지역내 문화와 환경단체 활동가가 의기투합하여 지난 20224월 처음으로 행사를 개최한 이래 올해가 세 번째가 된다.

행사 개최 시기는 동백나무가 꽃을 피울 무렵으로 가덕 100년 숲에서 자라는 동백은 통상 3월 중순부터 4월 초순까지 핀다. 같은 가덕도라 하더라도 개화가 늦거나 아예 피우지 않을 때도 있다. 이유인 즉 100년 숲이 자리한 지형적 특성과 환경적 요인으로 추정된다. 예컨대 가덕 국수봉 계곡은 지난 100년간 인위적 간섭이 없이 천이( 遷移, succession)가 이루어졌을 뿐 아니라 나무의 생육과 성장과정에서 스트레스를 주는 요인이 태풍 말고는 크게 없다보니 일반적 식물의 생애에 있어 굳이 꽃 피우고 열매를 다는데 에너지 소비하지 않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이같은 천혜의 서식 조건에도 불구하고 가덕 동백은 내일이 불투명하다. 지난 2021년 가덕신공항 특별법이 통과된 이후 사기치듯 몰아붙여 202412월 착공이 예정되어 있다. 따라서 내년부터는 이곳을 올 수도 없을 뿐더러 나무들의 운명도 기약할 수가 없게 된 상황이다. 정부문서에는 이식을 예정하고 있지만 뿌리뽑혀 생판 낯선 곳에 산다는 것은 그야말로 목숨을 걸어야 할 정도로 위험천만한 일이다.

안타깝고 참담한 일은 대다수의 부산시민들은 이런 사실은 모를 뿐 아니라 아예 100년숲과 동백군락지 존재 자체를 모른다는 것이다. 가덕본색 개최의 두 번째 이유가 여기에 있다. 극히 소수의 사람들만 알고 있는 이곳의 존재를 알리고 공유하도록 하자는 것이었다. 세 번째는 궁국적으로 가덕신공항건설의 부당함을 문화행사 속에 녹여보자는 것이다. 그들의 일방성과 거짓된 짓을 기억하고 고발하자는 것이다

. 가덕과 동백을 노래하다

 

마지막 봄- 서정호 시인

지난 봄

자갈 두 개를 몰래 훔쳤다

파수꾼의 심정으로

 

내년

쑥향 봄이 와도

 

동백은 피지 않을 테고

윤슬은

반쯤 빛바랬겠지

 

모든 사라지는 것들은 아름다운가

벌레 같은 세상

 

아흔 아홉의 봄이 와도

하나의 봄을 잃어버린다면

 

겨울 가덕으로 간다-천유근 시인

햇살도 파도에 부딪혀 푸른 종소리를 내며

솟아져오는 계절이다

바람 또한 깊은 능선을 넘어 늙은 나뭇가지며

봄날을 기다리는 꽃가지를 흔들며 오는

여기는 가덕

바람아 너는 어디를 가느냐.

산 아래 작은 마을 뒤란 탱자나무 울타리에

연처럼 걸려 펄럭이는 폐그물에 갈매기는 날아오르고

저기 보이는 연대봉에 걸린 구름도 오늘은 말이 없구나.

앞산 어디서 산비둘기 운다.

봄부터 울던 울음 아직 남아 있더냐.

능선너머 훌쩍 자란 동백나무 숲

꽃등처럼 동백은 피고 지며 붉다

아랫마을 산비둘기 저리 울다 한 해 다 가겠다

마당 잔디 위 산그늘 넓혀 앉는다.

표 나지 앉은 세월과 저 흔적들 맑은 날 일수록 짙다

평화는 자연이라고 산은 말하지 않는 게 아니라 침묵하는 것

가덕도 가는 길-김형술 시인

낙동 칠백 리를 혈혈단신 걸어

강의 끝자락에 도착했을 때

거기 오래된 표지판 하나

 

천진한 신석기의 바람 머금은 옷깃마다

꽃무리를 품은 채

맑은 그늘 묵묵히 드리운 섬

 

바다를 만나기 전에

큰 바다를 만나 하나의 너울로

어우러지기 전에

 

제 지나온 날의 얼룩이며 상처들

가만가만 다독이고 다스려

스스로 깊어지라고

 

깊어지고 깊어진 후에야

세상 모든 무거움들 기꺼이

들어 올려 제 등에 지는 단호한 힘

출렁이는 노래를 가지라고

 

강과 바다 사이

침묵과 함성 사이 평온한 기항지를

마련해놓은 섬

 

낙동 칠백 리를 힘겹게 돌아

날마다 내가 첫 바다를 만날 때

거기 갓 태어난 거울 같은 섬 하나

 

하나의 물마루가 되기 위하여

얼마나 많은 물굽이를 거쳐야하는 지

 

얼마나 많은 슬픔들 흐르고 쌓여야

갈대숲 하나를 세워 일으키는 지

 

새 한 마리 훨훨

하늘로 날려 보낼 수 있는 지

깨우치려는 듯

그 섬의 말 김형로 시인

그 섬의 사람은

지난날 말 시키면

말없이 고개 들어 폭낭을 본다

 

살아졌다고

세상 가장 긴 말 하나 나무에 건다

 

살암시민 살아졌고

살아시난 살아졌다고

 

사는 게 아니라 살아졌다고

 

목숨 붙은 것은 다만 살아진 결과라는,

살아남은 것도 살아온 것도

살아진 것이라는

 

살암시난 살아졋주

사난 살았주

 

어느 말끝에 잡혀갈지

어느 손가락이 저를 죽어지게 할지

 

무자 기축 그 섬

생사가 그날 운수여서

사름은 빌고 또 빌어 하루를 닫았다

 

오늘도 살아졌수다

선운사 동백꽃 하나 _김요아킴 시인

정액 같은 안개가

선운사 뒷마당에 내려앉았습니다

파리하게 얼어붙은 흙길을

세상 가장 가까운 이와 나누어 봅니다

막걸리와 육자배기 가락은 아니더라도

붉은 복분자술, 입가에 서둘러 묻히고 찾아왔습니다

꼭 폈어야 할 동백은 여직 봉오리도 맺지 못하고

가문 밀려드는 늦겨울에 그저 몸들을 맡겨둘 뿐

제자릴 고스란히 비워 가는 여윈 바람 사이로

어린 그림자만이 슬그머니

우리 뒤를 쫓아오다 사라지곤 하였습니다

불전(佛殿)엔 생을 놓아버린 어떤 이의 갸륵한 염불이

벌써 도솔천으로 닿아 가고

그곳까지 미처 가지 못한 영혼은

지금 이곳으로 다시 오지 못할 법한데

저만치 구석 어딘가

비명 없이 틔워 올린 하혈 같은 핏덩이 하나가

자꾸 우리의 발걸음 놓아주지 않고 있습니다

다시, 강물 앞에 서면_김사리 시인

감전된 새들이 후드득 떨어진다

곳곳이 무덤이고 곳곳이 지뢰밭인 국경

접 지른 발을 절뚝거리면

곳곳이 시체이고 곳곳이 피투성이인,

경계를 어떻게 이어 붙여야 모두가 무사할까

 

몇 번이고 깨끗이 손을 닦는다

흰 손수건은 서랍 속에

반듯하게 접어둔다

 

, , 입을 지운 얼굴이

서랍을 던져버린다

다니던 길을 들킨다

길이 접힌다

 

돌아갈 곳도, 돌아올 곳도 없는

팔이 점점 길어진다

 

버려야 하는 것이 많아

접혀야 하는 것도 덩달아 많아진다

 

물 위에 떠다니는 서랍이 자주 목격된다

발이 바닥에 닿지 않는다

 

기린은 목이 마르고 식물은 목이 잘린다

강을 건널 수 없다

가덕도의 바람 _정안나 시인

변하지 않는 바람을 읽어내고

변하는 바람을 읽어내는 동백

 

전쟁 

일제 강점기에서 

빛을 덮고 

바람을 덮고

 

그늘에서 가슴 치매고 있던 동백 

흉 허물의 입을 봉하고

더 가까이 검은 가슴을 흘렸다 

 

입술 깨문 짐승 곁에서 

새는 붉은 잠을 자고 

약속은 바닥에 있어

 

가자 가보자 하면서 훌쩍 뛰어내리는

한 번도 멈추지않는

두 번째 세 번째 아침 

 

세상의 무서운 약속이 하늘에 있어

 

산과 바다 없는 동백숲은 가능한가

위기의 바람을 읽는 현수막에

철퍼덕 오체투지의 붉은 손을 모은다 

 

비나이다 비나이다

 

나를 걸고 살았으니 내일도 붉은 아침이기를

모르는 소리_이성근 시인

흔히 나무는 말이 없다고 한다

모르는 소리다

나무가 얼마나 말이 많고 수다쟁이인지

모르고 하는 소리다

숲에 들어가 보라

나무들끼리 나누는 이야기 귀가 간지럽다

 

흔히 나무는 아픔을 모른다고 한다

모르는 소리다

시방도 나무들의 비명소리

전국 방방곡곡 들려 온다

나무도 톱날이 스치거나 도끼에 찍히면

비명을 지른다.

생목을 자르면 주루륵 흘러내리는 수액

인간눈에 멀건 물로 보이는 하늘 피다

 

흔히 아낌없이 주는 나무라고 한다.

모르는 소리다

사람과 더불어 공존할 때 숲은 무한정 베풀지만

인간의 눈먼 욕망은

나무가 주던 헤아릴 수 없는 혜택을 걷어 찼다

생명 그물망은 너들너들

그래서 코로나 펜데믹이 온 것이다.

어처구니 없게도 언제 그랬냐고 한다

 

흔히 가덕도는 끝났다고 한디

모르는 소리다

시방 가덕의 나무들 궐기하여 외치고 있다

해안가 동백들이 피운 불씨, 백년숲으로 번져

고로쇠, 굴참, 졸참, 서어,느티. 곰솔, 소사나무들

닥쳐올 환란을 각오하고 독기를 머금고 있다

난바다의 해일과 벼락을 불러들이고

지울 수 없는 동티 품고 아나 신공항 한다

기억은 슬픈 것이다_ 박정애 시인

가덕도 텃새들은 끼-익 브레이크를 밟았다

외양포, 괭이갈매기는 끼억 끼억

끼억(記憶),우는데 기억은 슬픈 것이다

 

둥지를 잃고 떠나는 것들이 새들 뿐이겠는가

밤이면 상처 입은 짐승처럼

홀로 흐느끼는 섬, 이제 곧 공항이 생긴다면

원시림 원주민은 떠나야 한다는 것

 

가령, 도래하지 않은 미래가

거저라서 거저누리지만 셈으론 치룰 수 없는

46억년 과거 무게를 이길 수 있을지

멧비둘기는 아침부터 근심걱정이다

 

응봉산 연대봉 진달래꽃 피는 봄 사월

사랑에 눈먼 숭어 떼가

물위에 어린 꽃그늘로 모여들고

안귀잽이 밖귀잽이 그물을 놓고 바다를 읽던

육수장망 숭어들이 어로장은 바다를 접고

어디로 갈 것인가

 

결기와 절의로 단아한 기백의 꽃

동백을 꽃이라 할 것인가

더운 피 철철 흘리며 죽는 충장의 얼굴처럼,

떨어져 다시 피는 저 꽃을

필 때보다 질 때가 더욱 섬뜩한 꽃

 

눈 뜬 장님을 위한 공양미삼백석을

이 한 몸으로 대신하는 아프고도 쓰라린

저 꽃을 차마 꽃이라 할 것인가

 

참 하찮은 풍진의 세상, 백척간두 벼랑 끝에 선

나무들, 오늘 나는 가지 끝에 앉은 새처럼

심란한 나무 한 그루 심어놓고 왔다

. 2024 가덕 동백선언문

천 길 벼랑 끝 까마득히 추락하는 동백의 꿈이 현실로 다가서는 이 봄날,

우리 가덕 국수봉 백년 숲 동백군락지에 미처 꽃피우지 못한 마음과

남아 있는 마음들 나무들처럼 가지가지 연결하여 선 채

하늘과 숲 그리고 바다를 헤아린다.

그렇다. 끝 간데없는 탐욕과 생태 난독증에 걸린 개발론자의 농간에

대책 없이 속수무책 목을 내민 저 나무들의 사연에 억장이 막혀서다.

사실 이 땅에 흔한 학살의 역사와 현장, 국가와 권력이,

자본이 걸신들린 듯 몰려들어 유린했던 곳 어디 이곳뿐이겠는가

그래서 더 슬픈 이 봄날, 피를 토하는 동백의 울음이 파도처럼 밀려온다.

우리는 그 붉은 눈물에 옷을 적시고 가슴을 움켜쥔다.

기약할 수 없는 미래이기에 고통은 더 크다.

신공항 예정지는 해양과 육상 생태자연도 일 등급 지역이다.

이 나라에 이런 곳 손꼽을 정도에 불과하다. 어찌해야 하는가.

입을 열어 거짓과 왜곡을 성토하고 규탄하지만

그조차도 무소불위의 특별법 아래 짓이겨졌고 목소리는 섬을 벗어나지 못했다.

모리배들의 치밀한 관계가 사람들의 눈과 귀를 막고

가덕도를 결단내 나누어 먹기에 혈안인 지금,

엑스포를 빙자해 시민과 국민을 기만하고도 부족해

활주로 추가를 역설하며 어깃장을 놓고 있다.

아예 가덕 칠천 년의 생태문화와 역사를 수장시키려는 이 짓을

국토 균형발전이라 하고 부경이 살 길이라고 강변한다.

과연 그러한가. 인구 대폭발을 진리처럼 떠받들던 시절이 엊그제였지만

오늘은 국가 존망의 저출생을 걱정하듯 누구도 예측하지 못했던

코로나 대감염의 등장을 어찌 설명할 것인가.

가늠할 수 없는 불확실한 내일을 투기꾼의 손에 맡길 수는 없다.

흥할 것은 공항을 만들고 기반을 구축하면서 이익을 챙길

토건마피아들과 그에 복속하여 떡고물이나 챙길 패거리뿐이다.

지금까지 그들의 행보는 일방적인 데다 갈지자였다.

이제는 대놓고 무조건 따라오라 하면서 가덕을 벼랑 끝으로 몰아세우고 있다.

내몰린 것은 동백과 백년 숲만이 아니다. 사실은 우리들 스스로다.

언제까지 이렇게 농락당하고 휘둘리며 살아야 하는가

차라리 죽어서도 선연한 동백꽃 그 붉은 낙화를 가슴에 새기며

여기 우리들만이라도 약속하자

그리하여 가덕도 국수봉 백년 숲을 지키는

은빛 수피의 사철 푸른 동백의 노래가 되어 울려 퍼지자.

그 선율 바다를 건너고 시민들에게 전하는 바람이 되어

동백 깃발로서 펄럭이자.

이에 우리는 다음과 같이 주장한다.

하나. 정부와 부산시는 엉터리 전략 환경영향평가를 파기하고 사업을 백지화하라

하나. 정부와 부산시는 국제협약 생물다양성협약과 쿤밍-몬트리올 GBF결의를 가덕에서 이행하라

하나.정부와 부산시는 낙동강하구와 가덕 백년 숲과 동백군락지를 한려해상 국립공원으로 편입하라

2024316

가덕도백년숲과동백을사랑하는시민들

부대행사 1. 동백해안 해안정화 활동 

부대행사2  가덕100년 숲 탐방 

가덕본색 3의 진행을 위해 부산환경연합 박상현부장, 부산민예총 황종모 사무처장,해쓰부의 박주희,  작가 김경화 등이 여러 모로 힘을 보태었다. 무엇보다 지난3년간 해마다 3월이면 가덕본색을 위해 일을 도모해 왔던 4인들이 있어 가능했다. 이들에게 감사를 전하는 한편 참여했던 모든 사람들에게도 고마움을 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