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덕에서의 특별한 만남이 있었다. 나로서는 37년 만이다. 강은교 시인이 회장으로 있는 야단법석 나비시회와 함께였다. 천유근 시인의 제안이었지 싶은데 안내 요청이 있었다.
그러니까 내 기억으로는 1985년이었지 싶다. 그때 습작시 원고지 뭉치를 들고 재직중이던 동아대 교수실로 찾아갔다. 그때 막 마흔이었던 선생은 그 선한 눈웃음을 지으며 계속 써 보라 했든가 ... 헌데 내가 정작 혹했던 것은 선생의 반달눈이었다. 참 아름다운 눈이었다. 그리고선 뵙지 못했다.
참 긴 시간이 지났음에도 막역하게 대해주셨다. 안타깝게도 선생은 몸이 많이 불편했다. 세월의 흔적도 역력했다. 그럼에도 그 눈웃음은 그대로 였다. 당신이 아프지 않았으면 좋겠다.
한편 지난해 '어느 세계에 당도할 뭇별' 이란 시집을 낸 김뱅상시인의 시집출간 기념패 수여식과 더불어 시낭송도 있었다. 막간을 이용해 준비중인 가덕본색 홍보도 했다. 참석자 대부분이 가덕이 지닌 경관에 반했고 그런 만큼 가덕 신공항에 대해 서는 분명한 반대의사를 밝혀 나로서는 만족한 나들이였다. 내가 가덕으로 사람들을 모시고자 하는 이유다.
23:46 J-어떻게든 만날 사람들은 만나
기후대선과 기후정의를 위한 전국행동 <기후바람> 전국순회팀이 새만금에 이어 가덕도를 찾았다. 주어진 시간이 짧아 진짜 보물같은 장소는 말로 떼웠다. 그럼에도 늘 바라는 바 ..최소한 .. 이건 아니라고 봅니다 하는 항변과 부정의 공감대를 만드는 일이다.
3.5km 할주로가 1개 인지 두 개인지 아니면 세개까지 거론되는 대항 현장과 그로인해 흔적없이 사라질 근대사의 아픈 현장 외양포, 그리고 공사가 시작되면 닮은꼴이 될 휑한 신항공사 현장을 들린 다음, 공항 배후도시로 포장되어 지고 있는 눌차만까지의 3시간 남짓한 동선 이었다.
아프다고 말하는데 가덕 안에 갇혀 버린 고약한 세월이다. 전국 곳곳에서 연대의 차원으로 내걸었던 가덕신공항 반대 현수막은 오늘 새로 붙인 현수막 말고는 다 죄다 제거된 상태다. 특별한 목적의식이 없고는 그 길에서 더이상 긴장감을 느낄 수 없다.
대선을 코앞에 두고 있지만, 기댈만한 언덕은 존재하지 않는다. 거기다 다음달이면 사전타당성조사에 대한 발표가 있다. 타당성을 입증하기 위한 조사였으니 뭐라 갔다 붙여도 타당하다는 결론을 낼 것이다. 그때부터 본격적인 진실공방이 벌어지려나 ...
수영역 4번 출구에 있는 쌈 수다
진행자 김상화와 수다를 떨고 나와 담배연기 풀어 내며 본 정월 대보름달... 작년 달이 아니다. 더욱이 재작년 달도 아니다. 다만 축원했다. 부디 행복하시라
그나저나 오늘 수다 제목이 가덕본색인데... 이것 저것에다 시까지 섞다보니 좀 아쉬웠다. 사실 가덕 본색은 민주주의에 대한 이야기이자 생태와 기후위기에 대한 것이다. 그런 세밀한 것을 다루지 못했다.
관련하여 오늘 지역 언론들은 본격 유세를 시작한 유력 후보 두 명의 부산 발언을 머리 제목으로 달았다. 이재명 “부산 중심인 새 수도” 윤석열 “가덕, 임기중 꼭 완공”
어처구니 없는 사실은 윤의 '임기중 완성'이란 대목이다. 그러니까 지가 되면 2027년 안에 가덕을 싹 밀어버리고 비행장을 열겠다는 것인데 ... 뭘 몰라도 참 모른다. 하긴 이것 저것 따 떼고 활주로 하나만 깐다면 가능할지도 모른다.
그러나 그 자체가 엉터리이자 발목을 거는 일이 되는 것이다. 아무튼 임기중 완성에 반색하고 쌍수로 환영할 자는 누구일까. 그 순위를 따져 열거 해본다면 가덕 신공항건설의 배후와 커넥션도 짐작되리라.
봄이 오고 있는 제주, 올레 8코스를 걸었다. 대왕수천 하류에서는 뜬금없이 물총새를 만나기도 했고 중산간에서는 거칠게 퍼붓는 싸락눈 더불어 제주 원경에 빠지기도 했다. 보고싶은 장면이었다. 아직 사람 손을 덜 탄 숲과 초지, 그 제주를 종횡무진 했던 만족한 나들이었다.
그렇게 한 며칠 마음 편했는데 ... 귀가길 비행기 창으로 건너다 보았던 가덕이며, 뉴스들이 살피는데 어지롭다. 어퍼컷이라니 ...이렇게 흘러 가는가.
j 10;45 잡혀가도 난, 에메랄드빛 바다를 보았고 코로나 19에 감염되어도사랑을 했기에 난 여한이 없어
Let Me Love You & Faded ( MASHUP cover by J.Fla )
J -20.2.28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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