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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에서/오래된 미래

하장안 1300년 느티나무 아래 다섯살 아이들과의 만남

by 이성근 2015. 5. 26.

 

부산일보와 부산은행 등과 더불어 노거수 보호와 노거수를 이용한 스토리텔링 발굴  휠링 여행 '나무야 놀자' 6월1일 첫판 준비를 위해 기장군 장안면 장안리 1300년 노거수를 찾았다.  이 사업은 지난해 부산그린트러스트가 주관했던 마을 터줏대감나무 발굴조사에  더해진 실행 프로그램이다.  소문만 듣던 나무였다. 지난해 이 구간을  오가며 눈길 한번 주지 않았다.  도로변에 있긴 하지만  도로에서 찬찬히 살피지 않으면 그냥 스쳐 지나는 상황이었고, 더욱이 작연의 경우 마을 나무에만 초점을 맞추다 보니 아예 대상에서 제외했다.   1300년,  실로 엄청난 세월을 담고 있는 장안리 노거수는 세기말 국무회의 통해 밀리니엄 나무 중의 하나로 선정된 바 있다.

Zelkova serrata Makino  느릅나무과  

느티나무는 우리나라 전국에 자생하는 낙엽활엽교목으로 생장이 빠르고 이식도 잘된다. 중성토양을 좋아하며 점토질이고 유기질이 적으면 생장이 불량하며, 배수가 잘되고 비옥한 사질양토에서 생장이 양호하다. 자생하는 느티나무는 잎이 느릅나무와 같이 잎 끝이 둥글고 넓은 타원형의 둥근잎 느티나무(Zelkova serrata var. latifolia)와 잎이 넓은 피침형의 긴잎 느티나무(둥근 Zelkova serrata var. longifolia)등이 있다.

 

http://blog.daum.net/bgtkfem/531 (거무티티 하다하여 느티나무)

 

하장안의  밀니엄 나무 선정 근거는  첫째, 지역간의 화합과 민족의 통일, 무궁한 번영과 발전, 선진국으로의 비상을 상징하는 역사성과 문화성을 지니고 있다는 것과 들째, 새 천년동안 강한 생명력을 유지할 수 있는 장수성 나무라는 데서 출발했다.  실제 국내의  노거수의 58%가 느티나무임(5,623개체)을 고려한다면 느티나무는 생활 속에서 민중의 삶과 연결된 대표적 마을 나무이기도 하다.   하지만 나무의 쓰 임새에 있어서는 민중의 삶과 무관하다. 예컨데 일반 백성의 경우 소나무집에서 태어나 소나무 가구로 살다가 죽을때도 소나무 관에 묻혀 생을 끝내지만 양반은 느티나무로 지은 집과 느티나무로 만든 가구로 생활하며, 죽음에 있어서도 느티나무 관을 이용했다.

 

조선 숙종때 실학자 유암(流巖) 홍만선(洪萬選:16641715)이 엮은 농서 겸 가정생활서인 산림경제(山林經濟) 복거(卜居)느티나무 세 그루를 중문 안에 심으면 세세 부귀를 누린다. 신방(申方: ) 서남간에 심으면 도적을 막는다고 했다. 대개 마을 입구에는 느티나무 한 두 그루 쯤은 심어 마을의 안녕을 구했다. 여기에는 토속적 금기의 전설이 따라 붙는 경우가 많은데 그것은 잎이나 가지를 꺽으면 목신(木神) 노여움을 사 재앙을 입기 때문에 함부로 대하지 못하게 했다. 이런 금기를 들어 조상들은 느티나무를 보전 했다. 지금은  그런 주의가 귀신 씨나락 까먹는 소리가 되고 말았다. 

나무와 마주하고 1300년을 거슬로 올라 가 본다.   과연 이 느티나무의 수령이 1300년일까.  아쉽게도 확인할 길이 없다.   국내 천연기념물로 보호받고 있는 느티나무는  제161호의 남제주군 표선읍 성읍리 1,028세 느티나무(수고26 둘래8)와 제382호 충북 괴산군 장연면 오가리 900살 느티나무(수고 11 둘레8) , 수령 610년의 경남 함안군 칠북면 느티나무(수고 25 둘레5) 가 있으며 키가 가장 큰 제275호의 경북 안동시 녹전면 사신리 600살 느티나무(수고 28 둘레8), 수령 600살로  나무둘레가 가장 큰 전남 담양 대전면 대치리 느티나무( 수고 31 (7.9로 말하는 데도 있음)   둘레 8.31) 가 있다.   그중 하장안 나무는 나이가 제일 많다.   

 

 남제주군 표선읍 성읍리 1,028세 느티나무                                                          전남 담양 대전면 대치리 느티나무(출처: blog.daum.net/mdscom/7284810)

 

기장군 하장안  1300 살 느티나무

각종 개발사업으로 주변 산과 들이 볼품없다.  느티나무는 무슨 생각을 할까

높이: 25m, 둘레: 8m 의 크기로서  '장안읍지'의 기록에 의하면 원효대사가 이 마을 북쪽에 척판암을 지을 때 당시 문무왕이 지나가다가 심은 나무라고도  하고, 신라 애장왕이 탄 가마가 쉬어갔다는 이야기도 전해 진다.  수령은 이 기록들을 근거로 해서 추정된 나이다.   현재는 '하장안 할매당산 나무로 매년 음력 저월 보름과 유월 보름  주민들이 예를 올리고 있다고 한다.

전체적 수형과 수세는 품이 넓은 것에 비해 지난 2003년   태풍 "매미" 의 피해를 받아 한쪽 큰 가지가 부러져 상처가 발생했고,  외과수술을 받은 상태다.

본 가지 꼭대기 지점에는 찌르레기가 둥지를 틀고 있었다.

가까이서는 다 담을 수 없어 멀찍이  떨어져야 그 테를 볼 수 있다. 

평소 가지고 다니는 30m 줄자를  가지고 올까 말까 망설이다 결국 놔두고 온 것이 후회가 되긴 하지만 좌우 남북 수관폭을 견주어 보니 대략 20m  20m 정도 추정한다,  그늘은 크다 볼 수 있겠다.  

이 밀레니엄 나무를 담기 위해 반여동에 있는 동백섬 아린이들이 특별 초청되었다. 

4세~5세 가량 유아 13명을 구슬려 나무를 에워 싸 보았지만 나무 둘레 절반에 미치지 못했다.  그래도 아이들은 즐거운 한때를 보내고 갔다,

밀레니엄 나무 주변은 개발로 인해 원형이 보전 된 곳은 장안사  계곡을 비롯 몇 곳 안된다.  현재 월내 바다로 유입되는 약 8.5Km 의 장안천이 나무 옆을 지나간다.   주변의 토지이용은 농지에서 연밭으로 빠뀌었고 나무 주위로 테크를 설치했다.   그리고 주변에는 플라스틱 화분에 담겨 주변을 단장하는데 투입된  어린 차나무들이  뭉터기로  있었다.

테크 아래 쪽은 예전에 쌓았던 돌 축대가 있다. 

어느날 밀레니엄 나무로 알려지면서 하장안 느티나무는 세상과 만나게 되었지만  원 지형에 대한 충분한 고려가 없는 행정 편의적 디자인은 다소 불만이다.  

아이들이 나무와 즐겁게 노는 장면을 찍기 위해 사진기자는 아예 드러누워 버렸다. 그럼에도 막무가내인 아이들의 시선을 붙들기 위해 동참했던 어른들이 난리법석이었다.  생각함 우습기도 하지만 재미있는 한때 였다.   무엇보다 이 어린 것들이 나무를 보고 느낀바는 좋아요 좋아요 였다.   하기사 언제 이런 큰 나무와 만날 수 있을 까.  기억할 수  있을 지는 모르겠다만  이런 노거수와의 어린이의  만남을 다시금 생각한 시간이었다.  머잖아 이 나무에서 여름 내 울려퍼질 매미울음과 그늘을 찾아 발길을 멈추고 찾아들 길손들과 주민들의 휴식을 그려 본다.

 

음악출처: 詩 하늘 통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