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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에서/오래된 미래

제주 삼도동 녹나무

by 이성근 2015. 9. 6.

 

제주 우체국 옆 화단에 1990년 12월 지정된 수령 250년의 녹나무가 있다.  삼도동 녹나무로 검색을 하면 내가 본 나무가 맞는지 헷갈린다.   아마도 주변 건물의 명칭이 변경됨으로 인해서 야기된 현상인듯 한데 현지인이 아니다 보니 자세한 이유는 알 수 없다.   제주 방문이 흔하지 않기 때문에 오래 된 녹나무를  만나기란 쉽지 않지만 때마참 관덕정과 제주목관아 건너편에 행사장을 둔 까닭에 삼도동 녹나무를 만나는 행운을 얻었다. 

9~13m, 가슴높이 둘레 1.7~2.3m, 수관폭 6m 이다. 3주가 있다고 하나  본 것은 1주 였다. 대신  이웃한 제주목 관아 경내에 녹나무가  몇 그루 있다.  자람이 좋은 상태다. 가지는 지상부에서 약 3m 지점에서 크게 두 갈래로 갈라지고 이중 남서쪽 방향에서 다시 4개의 가지가 올라와 있다.

 

국내 녹나무의 자생지는 제주도이다.  서귀포시 도순동에 녹나무 숲(천연기념물 162호) 이 있다고 하나 아직 가보지 못했다.  어쨌든 제주에는 녹나무가 흔했지만  거수를 만나기란  쉽지 않다. 추정하기로는 녹나무에 함유되어 있는 캄파성분을 강심제로 쓰는 한약재의 수요가 많아 과도한 벌채가 이루어 졌기 때문이다. 더욱이 채취 과정에서 수피가 벗겨진 상태로 방치되다보니 고사하는 수가 많았다고 한다.   

한편 제주 녹나무 자생지를 관통하는 해군기지 진입로로 인해 제주 지역사회(강정)가 반발하기도 했다. 지난 2014년  우회 결정이 났다지만  안타까운 노릇이다.  어떻게 보면  삼도동 녹나무가  현재 국내에선 가장 고령의 녹나무일지도 모른다.  문득 일본 큐슈 사가현 다케오시의 3천년 녹나무<다케오신사(武雄神社)의 신목(神木)인 오오쿠수(大クス,楠)와 . 츠카사키(塚崎)의 오오쿠수(大クス,楠)> 가 떠올랐다. 그들과 우리의 차이는 뭘까   

살다보면 / 권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