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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과 어울리기/스크랩 또는 퍼온글

인간이 보기에 좋았더라-도그쇼

by 이성근 2018. 4. 22.

도그쇼라는 이름의 괴물쇼

19세기 중반 시작된 품종 만들기 열풍

과시욕이 낳은 근친교배 등으로 비정상 신체, 유전병 초래

   

 

2018311일 영국 버밍엄에서 열린 크러프츠 도그쇼에서 포인터 칠리’(앞쪽)와 휘핏 티즈’(뒤쪽)가 심사를 받고 있다. 크러프츠 유튜브 갈무리

 

찰스 다윈의 <종의 기원>이 출간된 1859, 영국 뉴캐슬에서는 세계 최초의 도그쇼가 열렸다. 같은 해에 이 두 사건이 벌어진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니다. 1836년 비글호를 타고 5년의 항해를 마치고 돌아온 다윈은 20년 넘게 화석과 뼈에 파묻혀 진화론의 기초를 놓으며 틈틈이 살아 있는 동물을 보러 다녔다. 이 책 첫 장에는 개와 비둘기 이야기가 나온다. 자연의 진화(자연선택·natural selection)를 논하기 앞서 다윈은 인간이 만든 진화’(인위선택·artificial selection)를 연구했던 것이다.

 

150년 이어진 신의 경연장

그즈음 영국에서는 귀족에서 중산층으로 애견 문화가 퍼지며 열풍이 불고 있었다. 지금 대한민국에서 부는 반려견 열풍 못지않았던 거 같다. 특이할 만한 것은 그때 애견 열풍이 새로운 품종 개발과 결부되어 있었다는 점이다. 그전까지는 사냥이나 양치기, 쥐잡기 등 목적에 맞게 개를 교배해 만드는 정도였다. 그러나 사람들은 개의 미적 가치에 집중하기 시작했고, 브리더(육종가)들도 전문화됐다. 덩치는 작게, 눈은 크게, 얼굴은 평평하게사람들의 미적 욕망은 끝이 없었다.

 

다윈은 서로 다른 개의 형태에 주목했다. 이를테면, 가장 큰 품종인 그레이트데인은 웬만한 사람 어른 덩치에 육박하지만, 치와와의 어깨 높이는 15cm에 지나지 않는다. 어떻게 두 동물이 같은 종이라고 할 수 있을까? 다윈은 사람이 단기간에 인위선택으로 이렇게 다른 동물을 만들어낼 수 있다면, 억겁의 시간을 장악한 자연은 현재의 생물종을 만들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진화론을 공격하는 이들에게 다윈은 이렇게 반박할 수 있었다. 개를 보라! 그레이트데인과 치와와가 하나의 뿌리에서 나왔다면, 인간과 오랑우탄, 침팬지의 조상도 하나라고 할 수 있지 않은가?

 

2018311일 영국 버밍엄 실내 스타디움에 수천 명의 관중이 운집했다. 21천 대 1의 경쟁을 뚫고 7개 부문에서 최고견으로 선정된 개들이 쫄랑쫄랑 입장했다. 7마리 중 올해의 개가 선발된다. 수석 심판관이 하운드 부문에서 최고견으로 뽑힌 개 칠리에게 다가갔다. 칠리의 털을 부드럽게 쓰다듬고, 근육을 손가락으로 집어보았다. 칠리는 몸을 가만히 대주었고, 진지한 정적이 흘렀다. 세계 수백만 명의 애견인들이 시청한다는 방송을 중계하는 아나운서와 해설자만 흥분해 탄성을 질렀다.

 

아름다운 귀족의 머리에 살짝 오목한 주둥이를 가진 포인터입니다. 높은 두 귀, 후각 능력을 보여주는 큰 콧구멍 그리고 아름다운 몸의 곡선! 주도면밀한 교배로 귀족적인 개를 만들어냈습니다.”

 

포인터는 항상 예술가 같습니다. 저 우아한 곡선을 보세요.”

 

1859년 뉴캐슬에서 열린 최초의 도그쇼는 세계 최대의 도그쇼 크러프츠로 이어졌다. 1891년 버밍엄에서 시작된 크러프츠는 신들의 경연장이 되어, 신이 된 인간이 자신들이 생산한 생명을 내놓고 얼마나 아름답고 절도 있는지를 겨룬다. 150년이 흐른 지금, 세계의 개 품종은 400종이 넘는다. 적어도 3분의 2 이상은 다윈의 시대 이후 만들어졌다.

 

인간이 보기에 좋았더라 


 

유전병은 순종견들에게 나타나는 일반적인 현상이다. 불도그는 제왕절개 없이 자연출산하기 힘들며 수면무호흡증을 앓는다(왼쪽). 카발리에 킹 찰스 스패니얼 개체 가운데 30~70%는 두뇌가 두개골 크기를 넘어 부풀어오르는 척수공동증을 앓는다. 위키미디어 코먼스 제공/ 위키미디어 코먼스 제공

 

개는 보통 10~20년을 산다. 해마다 새끼를 낳는다. 초파리보다는 못하지만, 개의 몸도 나쁘지 않은 유전학 실험실이다. 자연에선 이렇게 빨리 결과를 볼 수 없다. 자연선택은 (초파리 같은 일부 생물종을 제외하고는) 인간이 인식할 수 없는 시간대를 거쳐 나타난다. 그래서 유전학자 스티브 존스는 도그쇼를 모두가 볼 수 있도록 분필로 그려놓은 진화라고 말하기도 했다.

 

하지만 단기간에 이뤄지는 인위선택은 심각한 부작용을 불러온다. 우연히 눈이 큰 새끼를 얻었다고 치자. 사람과 눈을 맞출 때 사랑스럽게 느껴지는 개다. 이 개는 나중에 어미가 되어 눈이 큰 자식을 낳을 확률이 높다. 눈이 큰 형질을 빨리 고정하기 위해 브리더들은 이제 형제들끼리, 부모 자식끼리 교배한다. 눈이 큰 개의 품종이 확립되겠지만, 유전자풀을 축소시켜 결국 유전병을 부른다.


가장 개를 좋아한다는 나라 영국에서 순종견 문화에 대한 논란이 본격화한 건 2000년대 들어서다. 왜 눈이 큰 개들은 백내장에 걸리는 걸까? 왜 다리 짧은 개들은 관절염에 걸리기 쉬울까? 멋지고 성격 좋은 순종견일수록 병은 빈발했고, 늙을수록 고통은 커졌다. 영국 동물학대방지협회(RSPCA)2008혈통견에 관한 과학 보고서를 낸다. 동시에 공영방송 BBC도 혈통견의 문제를 파헤치는 다큐멘터리를 제작한다. 눈이 큰 개, 다리 짧은 개, 주름이 많은 개이 모든 개들이 늑대라는 하나의 조상에서 나왔다는 사실을 믿을 수 없을 정도로 개는 다양해졌다. 하지만 비정상적인 신체 때문에 개들은 고통받고 있었다.

 

동물학대방지협회는 보고서에서 순종견을 만드는 행위로 개의 신체기관이 과장되게 만들어져 삶의 질이 떨어지며, 이같은 근친교배는 유전병을 부른다고 지적했다. 이를테면 짧은 다리는 척추 질환을 일으킨다. 머리를 크게 만들면 새끼는 출산 때 어미에게 흉기가 된다. 털을 없애거나 너무 길게 만들면, 온도 조절 능력이 떨어진다.

 

사람들은 카발리에 킹 찰스 스패니얼의 머리를 평평하게 만들려고 했다. 그러다보니 개의 뇌가 두개골 크기를 넘어 부풀어오르게 됐다. 이 품종에선 척수공동증이라는 두개골 기형이 상습적으로 나타난다. 잉글리시 불도그는 가장 극단적인 유전자 조작의 예다. 안면을 평평하게 만들어 주름이 많아지다보니, 눈꺼풀이 비정상적으로 말려들어간다. 이 개는 나이가 들면 눈꺼풀이 눈을 덮어 앞을 보지 못한다. 블러드하운드는 슬프게 보이는 얼굴이 매력적이어서 불행한 개가 됐다. 브리더들은 아래쪽 눈꺼풀이 처진 모습으로 형질을 고정했고, 이 슬픈 개의 눈은 항상 충혈되어 있다. 도베르만은 기면 발작에 걸린다. 열심히 뛰어놀다가 맥없이 쓰러진다.

 

인간은 생명을 생산한다. 그러나 동물을 생산할 때는 인간 아기를 대하는 것처럼 경외를 가지고 대하지 않는다. 오히려 개에 대한 인간의 취향은 변덕스러워, 유행을 탄다. 그 결과 과거의 인기견들은 자취를 감추고 특정 견종이 대량생산된다. 취약한 신체 구조와 유전병이 빈발하는 품종에 대중이 빠져들면, 개는 자기 종의 역사에서 가장 고통스러운 터널을 통과해야만 한다.

 

한국 누렁이가 행복한 이유

미국에서 순종견 열풍은 제2차 세계대전 직후에 불어닥쳤다. 1950년대 순종견 비율은 5%에서 50%로 급등했다. 한 연구는 제2차 세계대전을 마치고 돌아온 퇴역 군인에게 정부가 주택 구입 등 혜택을 줬고, 그에 따라 정원 딸린 교외의 주택이 늘어나면서 개가 많아졌다고 추측한다. 푸들과 래브라도 리트리버처럼 꾸준히 인기를 얻은 견종도 있었지만, 로트와일러 같은 맹견은 벼락인기를 끌다가 소수의 취향으로 전락했다. 로트와일러는 제왕절개로 새끼를 낳아야 하고 당뇨, 백내장 등에 걸리기 쉽다.

 

1980년대 이후 동물보호운동의 성장과 함께 서구에서 순종견에 대한 집착과 열망은 일부 마니아층의 것으로 국한되기 시작했다. 유기견 보호소에서 입양하기와 잡종견이 행복하게 살아간다는 생각이 건강한 상식으로 자리잡았다. 2008년 논란 이후 크러프츠 도그쇼를 운영하는 케널 클럽은 근친교배로 낳은 개의 출전을 금지하는 규정을 신설했다. BBC는 해마다 했던 생중계를 2009년부터 중단했다.

 

하지만 인간이 개를 키우는 심리의 뿌리에는 교감이나 보살핌 말고도 과시욕 같은 상충하는 욕망이 섞여 있다. BBC의 포기 이후 민영방송 <채널4>가 생중계 바통을 이어받았고, 아직도 크러프츠는 영국인들에게 미국의 슈퍼볼 같은 국가적 이벤트로 남아 있다. 2018년 크러프츠 시상식에 선 칠리와 티즈 앞으로 갑자기 동물단체 소속 활동가 두 명이 난입해 장내가 아수라장이 됐다. 그들이 미처 제대로 보여주지 못한 피켓에는 이렇게 쓰여 있었다. “도그쇼: 개의 우생학

 

늑대 무리를 떠나 인간 거주지에 가까이 머물면서 자연스럽게 진화해온 개를 자연 견종이라고 한다. 근친교배를 감수하고 짧은 시간에 특정 형질이 고정된 순종견과 대비되는 개념이다. 한국 개의 역사에선 영국이나 미국 같은 강력한 품종 교배가 없었다. 고작 삽살개의 긴 털이나 풍산개의 용맹성이 눈에 띄는 정도다. 그런 점에서 한국의 누렁이는 가장 행복한 개일지 모른다. 보신탕으로 잡혀먹는 신세만 면한다면 말이다.

남종영 <애니멀피플> 편집장 / 한겨레21 120818.4.17

 

 

섬강낭만 -개를 사랑합시다. 개만도 못한 인간들이 수두룩한 세상에서``.

bsb -동물을 사랑한다면서 품종견을 기르는 것은 이율배반적인거죠. 가장 해서는 안될 일을 동물에게 가한 결과물이 품종견인거죠. 우리나라도 이미 사라진 고유 품종(?)을 되살린다고 하던데 웃기는 이야기죠. 품종견을 기른다는거 자체가 동물학대에 일조하는 것입니다.

품종을 가리지 않고 똥개를 너두나두 많이 기르고 맛있게 잡아먹는게 품종견 만드는거보다는 훨씬 자연의 순리에 맞습니다.

 

18311.영국 중부 버밍엄에서 열린 2018 크러프츠 대회 최우수 챔피언을 차지한 휘핏 티저가 우승트로피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AP 연합뉴스

 

18213일 미국 웨스트민스터 켄넬 클럽 도그쇼 우승을 차지한 비숑프리제 '플린' © AFP=뉴스1

 



순종 강아지, 품종견에 숨겨진 안타까운 진실

 

출처=셔터스톡

인간과 개는 아주 오랜 시간 전부터 특별한 관계를 맺고 있다. 개는 늘 인간의 곁에 살며 인간을 도왔으며, 현재는 전 세계적으로 많은 사람들이 반려견을 키우고 있다. 하지만 이 특별한 관계가 늘 좋은 거은 아니다. 때때로 이런 관계는 폭력적이고 금기시되는 형태로 나타난다.

 

그것은 바로 순종 강아지, 혹은 품종견에 얽힌 안타까운 진실이다. 많은 사람들이 특정 품종의 개를 선호한다. 강아지 분양을 고려 중이라면 다양한 강아지 사진을 보며 어떤 품종을 분양받을지 고민하기도 한다. 또 도그쇼나 어질리티 대회에서 활약하는 견종을 보고 해당 품종 분양을 고려하기도 한다. 하지만 사람이 정한 개의 아름다움, 반려견에 적합한 성격, 독특한 외모가 개에게는 불행한 요소이기도 하다.

 

어떤 개가 부정교합이나 호흡 곤란으로 고통받는 모습을 본 적이 있는가? 혹은 걸음걸이가 이상한 개를 본 적이 있는가? 이 개들은 아마도 사람이 만들어낸 품종, 순혈주의로 인해 유전병을 갖게 된 동물일 것이다.

 

작가인 나다니엘 블레이크는 사람들이 개들을 사랑한다고 말하면서도 정작 이런 문제를 해결하려고 노력하지 않고 오히려 외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 개를 사랑한다고 말하면서 자신들의 이상에 맞는 개를 '만들어내기 위해' 부작용을 무시하는 것이다.

 

출처=셔터스톡

근친 교배가 진행되고 유전병, 기형을 지니고 태어나는 강아지들이 많은 경우에 비해 전문 브리더에 의해 혈통 관리가 이뤄진 소위 '혈통견'은 유전병 문제가 적다. 이런 개들은 대부분 도그쇼에 출전한다. 하지만 도그쇼는 사람이 정한 기준의 틀에 개들을 맞추는 것이다. 이 규정은 대부분 숨이 막힐 정도로 치밀하다. 사람이 정한 '표준'에서 아주 약간만 벗어나더라도 그 개는 '순종'이라고 불리지 못한다.

 

그리고 이런 미적 표준에 맞추기 위해 개에게 미용 성형을 실시하는 반려견 주인도 많다. 대표적인 것이 단이와 단미 수술이다. 단이란 개의 귀를 잘라 뾰족하게 세우는 성형 수술이고, 단미란 개의 꼬리를 자르는 수술이다.

 

도베르만 핀셔, 미니핀, 슈나우저 등의 견종은 외적인 미를 위해 단이와 단미 수술을 겪는다. 이것은 너무 많은 고통을 유발하는 수술이며, 목적은 단순히 '미적 감각'일 뿐이다.

 

또한 사람이 정한 이상정인 개의 외모를 위해 개량된 수많은 개들이 건강 문제를 겪고 있다. 예를 들어 불독은 얼굴에 주름이 많고 살이 두툼할수록 '가치가 높다.' 그러다보니 수많은 불독들이 호흡 문제를 겪는다. 어깨와 가슴이 지나치게 넓고 골반은 좁게 개량돼 골반이형성장애를 겪기도 한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캘리포니아대학 수의학과의 교수 닐 페더슨은 브리더들이 '이상적인' 불독을 만들어내려고 선택적 번식 방법을 사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 주름이 많고 살이 찐 불독끼리 교배를 시켜 더욱 더 주름이 많고 살이 두툼한 강아지를 탄생시키는 것이다. 그러다보니 유전자풀이 제한되고 건강한 유전자가 후손에게 이어지지 못한다.

 

페더슨은 "지난 수십 년 동안 개들은 유전적 다양성을 많이 잃어버렸다. 개들의 품종을 마치 틀처럼 정해놓는 것은 유전자를 제한할 뿐이다"라고 말했다.

 

출처=픽사베이 

 

개를 정말 사랑한다면 해야 할 일

미국 최대 동물 단체인 동물학대방지협회(ASPCA)를 비롯해 수많은 동물 보호 단체가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ASPCA의 언론 및 통신 이사인 레베카 골드릭은 개 품종 브리딩 표준을 만들고 대중의 인식을 높이는 것이 급선무라고 말했다.

 

가장 비난받아야 하는 사람은 비윤리적인 브리더들이지만, 개를 분양받는 반려견 주인들도 어느 정도 책임을 공유해야 한다. 결국 이들이 외모가 매력적이지만 건강하지 않은 강아지 품종에 대한 수요를 창출하기 때문이다.

 

골드리은 "윤리적인 브리더들은 개의 외모가 아니라 건강, 복지, 행동 등을 우선시할 것이다. 이들은 문제를 인식하고 있으므로 번식에 참여할 개체를 제대로 선별할 수 있다"고 전했다.

 

미국에서는 골든 리트리버와 스탠다드 푸들을 교배한 골든두들 종의 개가 큰 인기를 끌었고, 브리더들이 수많은 골든두들 강아지를 생산해내기 시작했다. 북미골든두들협회(GANA)는 이 문제를 인식하고 엄격한 건강 표준을 설정했다. 골든두들을 브리딩 및 분양하고 싶은 브리더들은 이 표준을 따라야 한다.

 

GANA는 앞으로 시간을 들여 견종 표준도 설정할 계획이다. 이것은 다른 켄넬클럽이 요구하는 매우 제한적인 표준과 달리 유전적 다양성을 보장하고 건강 문제를 유발하지 않기 위한 견종 표준이 될 전망이다.

 

불독의 경우 유전자풀이 가장 제한적이기 때문에, 올드 잉글리시 불독 등 다른 품종과 유전자를 혼합해야 한다. 물론 '순종 주의자'들의 항의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하지만 인간의 욕심으로 인해 수많은 개들이 극단적인 신체적 고통을 겪는 일은 이제 사라져야 한다. 소유자의 심미적인 요구를 위해 개가 큰 고통을 감수하는 일은 없어야 한다.[팸타임스=강규정 기자]3.14

 

미국서 가장 인기 있는 개 27년 연속 1위의 위엄 '래브라도 리트리버', 매력 포인트 대탐구

 

출처=셔터스톡)

미국켄넬클럽(AKC)의 지나 디나르도 사무총장은 래브라도 리트리버가 또다시 미국에서 가장 인기 있는 품종으로 선정됐다고 밝혔다. 특히 이 개는 27년 연속으로 최고의 자리에 올라 폭발적인 인기를 실감하고 있다. AKC에 따르면 래브라도는 다른 개들을 비롯해 인간과 매우 효율적으로 사회교감을 한다는 설명이다.

 

래브라도 외에 저먼 셰퍼드가 5년 연속 2위를 차지했으며, 골든 리트리버가 그 뒤를 이었다. 프렌치 불독이 4, 불독과 비글이 각각 5위와 6위를 차지했다. 7위는 푸들, 8위는 로트와일러, 9위는 요크셔테리어, 그리고 10위는 포인터가 선정됐다.



(출처=위키미디어 커먼스)

래브라도 리트리버가 사랑받는 이유?

래브라도는 실제로 미국뿐 아니라 세계 곳곳에서 인간과 가장 잘 교감하고 똑똑한 반려견으로 평가받고 있다. 이에 반려견으로 래브라도를 키우는 가정을 흔히 목격할 수 있다. 이처럼 많은 사랑을 받는 래브라도의 인기요소를 낱낱이 파헤쳐보자.

 

1. 높은 지적 능력 : 가장 먼저 지능적이고 고도의 어려운 훈련도 가능해 누구라도 한 번쯤은 훈련하고 싶다는 열망을 가득 차게 만든다는 것. 훈련 중 산만해지지 않고 자리를 잘 지키면서 보호자에게 충성심을 보여주는 매우 지적 능력이 뛰어난 친구다. 이에 인간에게 도움을 주는 여러 다양한 영역에서 임무를 맡고 있는데, 안내견이나 수색 구조견, 치료견 등 활발하게 자신의 몫을 다 한다.

 

2. 순한 성격 : 훈련뿐 아니라 휴식이나 놀이 시간에도 인간의 좋은 반려자가 되는데, 특히 아이들에게 인기가 높다. 턱 근육을 잘 통제할 수 있기 때문에 거칠게 놀거나 물지 않는 습성도 자녀가 있는 가정에는 장점이 된다. 그러나 혹시 모를 일에 대비해 항상 성인이 반려견과 아이들의 곁을 통제하고 감시해 안전을 보장할 수 있어야 한다. 이에 더해 다른 품종의 개들과도 무리 없이 친하게 지내는 기질을 타고났다.

 

3. 긴 수명 : 반려견을 키우는 보호자라면 누구나 바라는 것이 있다. 반려견과 함께 오랫동안 가족으로 지내고 싶은 마음이다. 래브라도는 이런 면에서도 이점이 있다. 제대로 된 균형 잡힌 식단과 함께 꾸준히 운동할 경우 대형견 치고 많은 평균 12년을 살 수 있다는 사실. 또한 털이 다른 품종에 비해 많이 빠지지 않는 것도 보호자에겐 혜택이 될 수 있다. 털 손질이 비교적 쉽기 때문에 가끔씩 미용을 받아도 아무런 문제가 없다.

 

(출처=플리커)

4. 뛰어난 운동능력 : 규칙적인 운동을 하는 사람이라면 역시 래브라도가 힘 좋고 지치지 않는 운동 파트너가 될 수 있다는 것을 알아두는 것이 좋다. 수영부터 하이킹까지 인간이 하는 모든 종류의 운동에 참여하는 데 손색이 없는 이상적인 파트너다. 추적이나 복종, 민첩성과 같은 훈련에서도 그 진가를 인정받고 있다.

 

5. 저렴한 분양가 : 가격 역시 착하다. 물론 비만 위험이 높긴 하지만 일반적으로 병원 비용이 그리 많이 드는 품종이 아니다. 미국의 경우 모든 품종 가운데 병원비가 비싼 품종 18위에 올랐다고 한다. , 돈이 드는 질환에 취약하지 않다는 의미다. 그러나 정기적인 건강 검진은 필수다. 그렇다고 입양비가 비싼 것도 아니다. 미국의 경우 약 18만 원 정도로, 이보다 훨씬 더 비용이 많이 나가는 품종들은 넘쳐난다. 고도의 지능과 타고난 좋은 천성에 비해 매우 저렴하고 경제적인 가격이라고 할 수 있다.

 

6. 이상적인 사이즈 : 몸집마저 이상적이다. 수컷 래브라도의 경우 키는 56~61cm까지 자라며 무게는 27~34kg가량이다. 암컷은 이보다 좀 더 작은 53~58cm, 30~32g 정도다. 이 정도 크기와 무게는 집안에서 반려견으로 키우는데 가장 이상적인 수치라는 평을 받는다.

 

7. 기후 적응 능력 : 날씨 역시 덥거나 추운 기후에 모두 적응할 수 있다. 단 너무 더울 경우에는 그늘과 물을 제공해주는 것이 좋고, 너무 추울 때는 실외보다는 집 안에서 놀 수 있도록 하면 건강에 큰 무리가 오지 않는다.

 

8. 사랑스러운 외모 : 가장 중요한 마지막 이유! 래브라도가 사랑스러운 이유는 바로 말 그대로 '사랑스러운' 반려견이기 때문. 노란빛과 초콜릿 색채의 복슬거리는 꼬리를 흔들며 다가오는 래브라도의 얼굴을 보는 것은 행복 그 자체다.[팸타임스=Jennylyn Gianan 기자]

 

미국에서 규제받는 반려견 품종...도대체 왜?

  

아침에 집을 나설 때부터 퇴근 후 집으로 돌아올 때까지 반려견은 언제나 보호자를 반기며 사랑을 주는 존재다. 이처럼 반려견은 품종이나 외모 등 특정 조건에 상관없이 집안에서 가족 구성원의 일원으로 여겨지며 함께 유대감을 형성한다.

 

그러나 지구상의 모든 반려견이 항상 환영을 받는 것은 아니다. 일부 지역에서는 특정 품종을 금지하기도 한다. 이유는 단지 공격적이고 위험하다고 생각되기 때문. 실제로 미국의 일부 주에서는 이러한 이유로 법안을 마련해 특정 품종을 규제하고 있다. 다음은 미국에서 가장 흔하게 금지되거나 규제받는 반려견 품종이다.

 


1. 알래스칸 맬러뮤트

썰매 끄는 개답게 다부진 체격과 근육을 자랑하지만, 아이오와를 비롯한 루이지애나, 미시간 등지에서는 불행히도 키울 수가 없다. 다른 동물을 쫓아내고 때로는 죽이는 본성 때문이라고 한다. 이 품종은 도그스포츠 대회에서도 지적 능력과 활동성으로 좋은 평판을 받지만, 사실 일부 사람들은 큰 몸집과 아이들을 따라 쫓아갈 것이라는 잠재적 행동을 우려해 키우기를 꺼린다.

   

알래스칸 맬러뮤트(출처=위키미디어 커먼스)

 

2. 시베리안 허스키

알래스칸 맬러뮤트와 마찬가지로 대형견이다. 마치 늑대의 얼굴을 한 듯한 외모로 일부에서는 역시 쉽게 접근하지 않는다. 이에 대부분의 보험 회사 역시 시베리안 허스키를 블랙리스트에 올렸을 정도다. 그러나 이 품종은 장난기 많은 성향을 갖고 있을 뿐 아니라 낯선 사람을 만났을 때도 공격적이거나 의심하지 않아 보이는 것과는 다르게 경비견으로도 잘 활용되지 않는다.



(출처=?

 

3. 프레사 카나리오

이 품종은 앨라배마와 아칸소를 비롯해 조지아, 아이다호, 아이오와, 오하이오, 그리고 오리건주에서 금지되거나 규제를 받고 있다. 보험 회사들 역시 이 품종의 보험을 받지 않는 편이다. 이유는 무는 경향이 있다는 것.

 

그러나 금지를 당하기에는 북미 지역에서 매우 보기 힘든 희귀종으로, 원산은 스페인의 카나리아 제도다. 당시엔 사냥과 경비견으로 사육됐는데, 사실 프레사 카나리오는 짖는 소리가 우렁차 경비견의 이상적인 모델로 간주된다.

 

4. 마스티프

대부분의 도시가 특정 품종의 공격성과 기질에 따라 규제와 통제를 가하는 반면, 일부에서는 단지 크기로 규제를 만들기도 한다. 바로 미시간과 워싱턴, 위스콘신이 마스티프를 이런 이유로 금지하거나 제한했다. 72cm가량인 마스티프의 평균 몸집이 바로 크기가 크면 더 무서울 것이라는 고정 관념을 만들었다. 그러나 이런 외관과는 반대로 마스티프의 성향은 온화하고 부드러운 편에 속한다는 사실.

 

5. 차우차우

얼핏 보기에 마치 개와 테디베어의 중간쯤으로 보이는 차우차우. 마스티프와 마찬가지로 외관상의 이유로 텍사스와 캔자스, 테네시, 네브래스카, 그리고 노스캐롤라이나와 사우스캐롤라이나에서 금지됐다. 차우차우는 중국이 원산으로 솜털이 빽빽하게 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영역 확보 성향과 그다지 친근하지 않은 기질로 인해 공격적일 것이라는 편견이 생겼다. 그러나 사회화 훈련을 거치면 다른 일반 반려견들처럼 충분히 사교적인 가족 구성원이 될 수 있다.



(출처=픽사베이

 

6. 로트와일러

개 사육장에서 무자비하게 번식을 시킨 인간들로 인해 다소 부정적인 결과를 얻은 품종이다. 바로 기질이 불안정하고 때로는 훈련시키기도 어려운 것. 이에 무려 20개가 넘는 주 에서 로트와일러를 금지하고 있는데, 바로 대량 번식으로 인해 이러한 나쁜 평판을 얻었기 때문이다.

 

로트와일러는 본래 가축 관리를 위해 사육됐던 품종으로, 오랫동안 공격적으로 훈련되면서 결국은 감시 목록에 이름이 올라갔다. 경비견으로는 최적이다.

 

7. 핏불

로트와일러보다 더 나쁜 평판을 받아 미국의 80%에 이르는 지역에서 금지했거나 규제하고 있다. 바로 핏불이라는 단어 자체를 공격적이고 위험한 것으로 받아들이는 편견에 더해 수년간 사람을 물은 전력이 더해져 이같은 결과를 낳았다. 과거에는 황소 싸움에 미끼로 이용되기도 했으며 투견 견종으로도 활약했다.

 

[팸타임스=Jennylyn Gianan 기자]

 

 

Crafts Dog Show

세계애견연맹(FCI)이 주관하는 월드 도그쇼, 미국 컨넬클럽(AKC)이 주관하는 웨스트민스터 도그쇼와 함께 세계 3대 명견 대회로 불리는 도그 쇼이다. 1859년 영국에서 영국 귀족들이 60여 마리의 포인터(사냥개의 한 종류)를 모아 얼마나 영리하고 잘 생겼는지를 겨뤘던 것이 시초로 이후 점차 규모가 커지면서 1891년부터 공식적으로 제1회 대회가 개최됐다. 해마다 약 16만 명 이상이 관람하고 28천여 마리의 견종이 참가하는 대규모 행사로 매년 영국 버밍엄에 위치한 NEC(National Exibition Centre)에서 열린다.

 

반려견과 조련사가 한 조를 이뤄 장애물을 통과하는 Agility(민첩성) 부문, 조련사의 지시에 따라 반려견이 그것을 수행하는 parade of gamekeepers 음악에 맞춰 춤과 연기를 선보이는 Heelwork to Music 부문에서 경기가 펼쳐지며, 최고의 우승견을 뽑는 Best in Show 부분의 경쟁이 치열하다.

 

2006년 한국의 진돗개(천연기념물 제53) 장군이와 솔로(Solo)가 디스커버리 분야에 처음 출전했고, 이듬해 장군이와 솔로의 2세들이 출전해 진돗개를 세계에 알리는 데 일조했다. 2013, 2014년에도 두 마리의 진돗개가 수입종 경쟁 부문에 출전해 결선 무대에 올라 2년 연속 2위를 차지한 바 있다. 한편 삼성전자는 1993년부터 크러프츠 도그쇼를 후원하고 있다출처: 크러프츠 도그쇼 (시사상식사전, 박문각)


[dog, ] 학명 Canis lupus familiaris

한자로 견(() 등으로 표기한다. 포유류 중 가장 오래된 가축으로 거의 전세계에서 사육되며 약 400여 품종이 있다.

 

개는 이리·자칼(jackal) 등이 조상이라고 하는데, 이는 개와 교배하여 계대(繼代) 번식의 가능성이 있는 새끼를 낳을 수 있다는 것을 뜻한다. 즉 개에 이들의 혈액이 혼혈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두개골이나 치아의 구조를 보면 개는 혼합된 것이 아니며, 또 그들 중의 어느 것에서 생긴 것이라고도 여겨지지 않는다. 아마도 개는 오스트레일리아에 야생하는 딩고(dingo)나 남아시아에 반야생상태로 서식하는 개와 흡사한, 절멸된 야생종에서 생긴 것으로 추측된다.

 

이와 같은 야생종이 세계의 몇 개 지역에서 별개로 가축화되어 그들의 선택과 그들 사이의 복잡한 교배에 의해 현재와 같은 다수의 품종이 생겨난 것으로 여겨진다. 개가 인간에게 사육되었다는 가장 오래된 기록은 페르시아의 베르트 동굴의 것으로 BC 9500년경으로 추산되고 있다.

 

이에 이어 BC 9000년경의 것으로 추산되는 독일 서부의 셍켄베르크개가 있는데, 크기와 두개골의 형태가 오스트레일리아의 딩고와 놀라울 정도로 유사하다. 그 후 신석기시대에는 몇 품종이 사육되었는데, 최초의 가축화는 적어도 제4빙기로 거슬러 올라간다고 보고 있다.


애완-愛玩犬: 좋아하여 가까이 두고 귀여워하며 기르는 개. 주로 실내에서 기르는데 스피츠, 테리어, 치와와 따위가 있다.

반려견: 사람과 더불어 사는 동물이라는 반려에 개를 뜻하는 견 자를 써서 반려견이라고 한다





 

녹나무 2. 서평 171

침입종 인간            http://blog.daum.net/bgtkfem/1606


그들의 고통 거울이 되다 한겨레21 119718.1.26-남종영의 세상을 바꾼 동물들

공리주의서 시작돼 고통공감으로 나아간 동물권

심적 불편함과 감정의 전이가 우리를 변화시켰다

 

잡종견 나라20179월 경기도 남양주의 개농장에서 구조되고 있다(). 휴메인소사이어티인터내셔널 제공

 

암탉은 달걀이 또 다른 달걀을 만드는 방편에 지나지 않는다.”

 

의도하지 않았지만 소설가 새뮤얼 버틀러가 1871<삶과 습관>에 쓴 이 문장은 다가올 현대 공장식 축산을 예고했다. 같은 의미로 젖소는 우유를 짜내는 방편에 지나지 않는다. 돼지도, 거위도, 기니피그도 각각 삼겹살과 구스다운과 백신을 만드는 방편으로 전락했다. 식탁에서 옷가게에서 약국에서 우리는 이러한 진실을 깨닫지 못한다. 하지만 방편들의 고통을 공감하기 시작하면, 동물 지배 체제는 무너지기 시작한다.

 

도사믹스견 넘어 슈퍼 개등장?

 

새끼와 함께 갇혀 있는 엠마’. 남종영

 

나라는 경기도 남양주에 살던 개다. 나라가 사는 곳은 개농장이다. 개를 방편으로 삼아 개고기를 생산하는 곳이다. 공장에서 연료를 투입해 기계를 돌리고 기술을 개발하듯이, 이곳도 마찬가지다.

개농장의 기본은 뜬장이라는 사육 장치다. 철제 막대로 얽어놓은 사육상자인 뜬장은 바닥에 구멍이 뚫려 있다는 게 특징이다. 철망 사이로 개가 배설하는 똥과 오줌이 밑으로 빠지게 하기 위해서다. 이렇게 해야 청소가 쉽다. 여기서 태어나 평생을 살다 도살되는 개들은 대개 관절염을 앓는다. 몸의 무게가 고루 분산되지 않기 때문이다. 새끼는 시시때때로 철망 사이로 발이 빠진다. 뜬장은 비좁다. 한 마리 개가 기지개를 켜고 한 바퀴 돌기에도 버겁다. 그래서 개들이 처음 뜬장 밖으로 나왔을 때 비틀거린다. 한 번도 걸어본 적이 없기 때문이다.

 

뜬장 속에서 개들은 짠밥을 먹는다. 개가 기계라면 짠밥은 연료인 셈이다. 주변 학교나 식당에서 음식물 쓰레기를 거저 얻어 만들므로 저렴한 연료. 공장의 기계는 끊임없는 혁신을 통해 최고 효율의 기계로 교체된다. 개농장에서는 품종교배가 혁신이다. 나라도 품종 교배로 태어났다. ‘맛 좋은누렁이와 덩치 큰 일본 도사견을 교배한 도사믹스견의 후손이다. 전세계에서 대한민국 개농장에만 사는 이 품종은 덩치가 워낙 커서 40~50kg이 넘고 번식력도 월등하다. 나라의 나이는 두 살. 개의 임신 기간은 두 달 남짓인데, 그사이 벌써 서너 번 출산했다. 물론 도사믹스견이 품종으로 고정된 수준은 아니지만, 만약 개가 축산업으로 인정된다면 도사믹스견을 넘어선 슈퍼 개’(super dogs)가 등장할지도 모를 일이다.

 

사실 이런 개농장의 모습은 근대사회 이후 진화해온 공장식 축산의 초기 버전이다. 19세기 말~20세기 초 탄생한 공장식 축산은 최소의 비용과 면적으로 동물을 빠르게 성장시키면서, 높은 질병 저항력과 번식률 그리고 뛰어난 고기 맛을 만들어내는 데 최적화된 시스템이다. 초기 공장식 축산에서 동물의 고통은 고려되지 않았지만, 지금의 공장식 축산은 진화했다. 하루 뒤 잡아먹을지라도 살아 있는 동안 동물의 삶의 질, 동물복지를 고려한다. 한국을 포함해 대다수 나라에서 법과 제도로 동물복지를 규율한다. 닭이나 돼지를 도살하더라도 전기충격보다 고통이 적은 이산화탄소를 투입한다. 죽기 전 고통 시간을 줄이기 위한 배려. , , 돼지 등이 사는 사육장의 마리당 면적도 법으로 정한다. 동물복지에 앞선 유럽연합은 알 낳는 닭(산란계)의 케이지 사육을 일찍이 금지했다.

 

스위스, 산 바닷가재 요리 금지

현재 동물보호의 핵심 논리는 고통의 경감에 있다. 맨 처음 동물의 고통에 주목한 학자는 200년 전에 살았던 제러미 벤담이었다. 공리주의자인 그는 쾌락 또는 고통이 없는 상태 자체를 선으로 받아들였다. 인간과 동물을 구분하지 않았다. “문제는 그들에게 사고할 능력이 있는가, 또는 말할 수 있는가가 아니라 그들이 고통을 느낄 수 있는가이다.”(<도덕과 입법의 원리 서설>, 1789) 고통받는 존재를 해코지하는 것은 비도덕적이라는 얘기다. 영국이 일찍이 동물보호 제도가 발달한 것도 벤담의 선구적 사상과 관련이 깊다.

 

벤담을 계승해 현대 동물운동의 방아쇠를 당긴 이는 오스트레일리아 출신의 철학자 피터 싱어다. 19751판이 나온 <동물 해방>은 현대 공장식 축산의 다양한 사례를 검토하며 공리주의 이론을 종차별주의 비판으로 발전시킨다. 개농장에 사는 나라와 비견되는 사례가 송아지 고기다. 근육이 발달하면 고기가 질겨지기 때문에 송아지를 칸막이에 나눠 가둬 움직이지 못하게 한다. 철분이 든 먹이를 제한함으로써 고기의 색깔을 조정한다. 그러고서 송아지는 16주째 생을 마감한다. 피터 싱어는 송아지가 고통을 느낀다면, 우리는 고통을 가해선 안 된다고 주장한다. 고통을 받는 존재는 평등하다. 동물도 고통을 느낀다면 도덕적 공동체 안에 포함해야 한다. 불과 100년 전만 해도 여성과 흑인은 도덕적 공동체 안에 포함되지 않았다. 흑인 노예를 회초리로 때려 고통을 주어도 불법이 아니었다.

 

피터 싱어는 고통을 느끼는 능력(감응력·sentience)이 있느냐 없느냐에 따라 도덕적 지위가 결정된다고 말한다. 그럼 어떤 존재가 감응력이 있을까? 시인 안도현은 연탄재 함부로 발로 차지 마라고 했는데, 피터 싱어라면 연탄재는 발로 차도 괜찮다. 연탄재는 고통을 느끼지 않기 때문이다. 반면 인간은 물론 영장류, 개와 고양이 등은 고통을 느끼기 때문에 발로 차면 비도덕적 행위다. 더 파고들면 문제는 조금 더 복잡해진다. 물고기는? 아니면 바닷가재는? 바퀴벌레는 또 어떤가?

 

한국의 동물보호법은 동물을 고통을 느낄 수 있는 신경체계가 발달한 척추동물로 정의한다. 일반적으로 척추동물이 고통을 느끼는 중추신경계가 있다고 알려졌기 때문이다. 이 법에 따르면 연탄재는 물론이고 문어(연체동물)나 바닷가재(절지동물)는 보호하지 않아도 된다. 그러나 현대과학은 비척추동물도 고통을 인지한다는 연구 결과를 내놓고 있다. 일부 국가는 최신 연구 성과를 법과 제도에 반영한다. 스위스는 최근 바닷가재를 산 채로 끓는 물에 넣어 요리하는 것을 금지했다. 이탈리아 법원은 산 바닷가재를 얼음물 속에 둔 행위에 벌금형을 내렸다.

 

동물보호의 이론과 제도는 이렇게 공리주의적 관점에 따라 발전해왔다. 생물학자들은 코르티솔이라는 스트레스 지표 호르몬을 살펴보면서, 감금 환경에서 동물의 고통을 측정한다. 전세계 동물실험실에서는 3R 원칙이 준용된다. 개체수를 줄이거나(Reduction), 고통을 완화하거나(Refinement), 아니면 다른 실험으로 대체함으로써(Replacement) ‘고통의 총량을 줄인다.

 

거울 뉴런과 동물복지

 

동물이 인간의 일상에서 비가시화하면서, 인간은 마음의 불편 없이 동물을 이용할 수 있게 됐다. 위키미디어코먼스 제공

 

동물행동학자 프란스 드발은 2009년 쓴 <공감의 시대>에서 흥미로운 고찰을 했다. 우리는 줄타기 곡예사를 보면 똑같이 긴장한다. 주사로 팔을 찌르는 장면을 보면 내 팔도 근질근질하다. 유튜브에 올려진 동물 학대 영상을 보면 고통스러워 눈을 질끈 감는다. 프란스 드발은 개체와 개체 간의 감정 전이는 몸에서 가장 먼저 자동으로 이뤄진다고 말한다. 의식적으로 결정해 공감하는 것이 아니라 그냥 우리가 자동 공감하는 존재라는 것이다. 이런 사실은 최근 거울 뉴런의 발견으로 물리적인 우군을 얻었다. 1992년 이탈리아 파르마대학교 실험실의 원숭이에게서 발견된 이 독특한 뇌세포는 나와 타자의 경계를 지워버린다. 이 뇌세포는 실험 대상 원숭이 자신이 땅콩을 받을 때뿐만이 아니라 다른 원숭이가 땅콩을 받을 때도 활성화되는 게 관찰됐다. 따라서 보는 것과 하는 것의 구분이 없다. 나와 타자 사이에 자동적 연결회로가 있는 것이다.

 

나는 현대 동물보호 체제를 고통 공감의 체제라고 생각한다. 동물의 고통과 부르짖음을 보고 고통받는 인간이 동물을 구조하면서 동물복지를 확장시킨 것이다. 이렇게 생각할 수 있다. 3R 원칙은 실험실에서 고통받는 쥐들의 비명이 연구원들에게 불편했기 때문에 확립됐다. 현대 동물원이 생태동물원으로 개선된 것은 콘크리트 바닥 위에서 반복적으로 횡단하는 코끼리를 돌보는 사육사와 관람객이 불편해서다. 평화와 인도주의, 동물 권리 등 고매한 이상에 감복해 동물을 구원한 것이 아니다. 그냥 우리의 마음이 불편했기 때문이다. 그것은 아직 은폐된 동물 학대와 동전의 앞뒷면을 이룬다. 전근대사회에서 우리는 고기를 마을과 시장에서 구했다. 동물의 고통을 접할 수 있었고 자주 봐왔던 동물이 식탁에 올랐으니, 죄의식과 미안함이 있었다. 그러나 현대 축산은 고기의 생산을 비가시권에 있는 공장식 농장으로 돌려놓았고, 우리는 불편함에서 해방되어 최대의 육식시대를 살고 있다.

 

이런 통찰은 인간과 동물이 서로 영향을 주고받는 존재라는 사실을 일깨워준다. 겉으론 인간이 동물을 전일적으로 지배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동물의 고통은 우리 몸에 내장된 공감 회로를 더욱 증폭해 종국에는 사회의 변화를 일으킨다. 현대 동물운동이 공장식 농장이나 동물실험실을 영상으로 찍어 폭로하는 것도 무력하거나 분노에 찬 동물의 눈빛이 그만큼 강력하기 때문이다.

Yesterme, Yesteryou, Yesterday - Stevie Wond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