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니까 어제밤 자정 무렵이었다. 집으로 가는데 반가운 소리가 들렸다. 솔부엉이였다. 귀를 의심했다, 소리의 진원지는 신축아파트 공사장 뒤쪽 통일동산 잔존 숲에서 였다. 본격적 공사가 시작된 2017년 이후 그 숲에는 여름야행성 철새들이 깃들지 않았다. 황령산 남동사면으로 뻗어 내린 줄기가 대연동이며 문현동 지역 구릉성 언덕으로 남아 있었지만 각종의 개발 특히 아파트 건설로 지워지는 판이었다.
그래서 밤낮으로 마주하는 경동건설의 아파트 건설이 곱게 보일리 없었다. 그럼에도 향토기업이라고 부산시에서는 여러 가지 지원을 해준다. 알고 보면 지역의 생태환경적 공유자산을 가차없이 허무는 1등 공신아닌가. 저들이 지역사회를 위해 뭘했단 말인가. 무너지고 사라지는 녹지축을 대신하여 우후죽순 경계없이 들어서는 무분별한 아파트를 보면 속에 천불이 난다. 솔부엉이는 알고 있을까. 집에 가니 큰아들은 이어폰을 끼고 게임하느라 아버지 문 열고 들어 온 줄도 모르고 있었다. 창 밖에는 솔부엉이가 망할 놈의 세상, 망할 놈의 세상하며 울어 샀는데....
What A Difference A Day Made - Dinah Washingt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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