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레 김양진 기자와 비참하고도 기구한 삶을 살고 있는 불탄 주례회화나무를 보러 왔다가 사상공원 바로 옆 민간공원조성 특례사업 지구에서 벌어진 곰솔 학살 현장과 맞닥뜨렸다. 특례사업은 전체부지의 80%~85%를 사업자가 공원으로 조성하여 기부채납 하는 조건으로 나머지 부지에 아파트를 지어 수익사업을 한다. 부산에는 사상,온천, 명장,동래사적, 덕천 등 5개소에 전체면적 225만 1628㎡ 중으로 비공원(아파트 건설부지) 면적은 24만 1914㎡이다. 여기에 전국 곳곳의 특례 사업장을 더한다면 그 면적은 상당하다.
문제는 대부분의 사업장 내 상당 면적을 차지하는 솔숲을 어떻게 하는 가이다. 예를 들어 사진에서 보듯 흉고직경 90~80cm 노거수 급 대경목들도 속수무책 제거된다는 것이다. 재선충 확산 방지를 이유로 외부 반출이 안되기 때문에 현장에서 벌목, 파쇄되어 칩으로 유통되거나 폐기된다. 그러면서 단지안에는 새로운 나무를 집어 넣는다. 각 공원 총괄계획가들은 이를 어찌 생각하는지 궁금하다. 그리고 부산시는 어떤 입장인가 ?
지난 2020년 3월 14일, 처음 이 곰솔(흉고둘레 3.0m 수고 24m)을 발견할 때만 하더라도 이런 날이 있을 줄 상상하지 못했다. 그럼에도 기회가 있을 때마다 이런 큰나무들은 존치시켜달라고 부탁했지만 마땅히 구제할 제도적 장치가 없다보니 모르는 척 지켜보기가 고통스럽다. 하다못해 아파트가 들어서면 단지내 조경수나 가로수로도 안될까 제기했지만 혼자만의 생각일 뿐이었다.
제거된 곰솔들의 수령은 60~70대가 대부분이고 더러 100년을 훌쩍 넘는 나무도 있다. 동행했던 김기자는 할 말을 잃었고 나는 이를 우째야 할 지 전전긍긍이다.
불탄회화나무 안내판에는 " ...미안함과 안타까움에 온 힘을 다해 보살폈고 조금씩 기운을 회복한 노거수는 푸른 싹을 틔우며 되살아 나가고 있다. 회생을 염원하는 모두의 간절한 바램과 노거수의 포기하지 않는 강인한 생명력은 우리 모드에게 다양한 교훈과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라고 소개하고 있다. 어처구니 없게도 그런 마음이 투영된 회화나무 지척에서 저것들은 죽여도 문제없다는 듯 일말의 가책도 없이 함부로 베어진 채 널부러진 곰솔의 처참한 잔해는 다시 되묻는다. 그래 이기 머꼬?.
이 상태를 살아 있다 말할 수 있음인가.
바라보다 보니 소의 형상을 닮았다. 여긴다. 가덕 대항 팽나무 당산나무에서도 비슷한 느낌을 받았다. 마치 제물이나 희생양처럼 ....
불탄히화나무 주변에 있는 느티나무와 이팝나무에는 머잖아 새잎을 열 순들이 수없이 달려 있는 것과는 현격한 차이를 가진다.
사상공원 안쪽 골짜기 놀이터 모험장 뒷쪽 골짜기 솔숲과 고석할매할배 당산 뒤편 능선 가장자리의 솔숲이 베어진 것을 알았다.
소나무는 베고 굴참은 남겨두었다.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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