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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에서/오래된 미래

물푸레나무, 이팝나무 그리고 개서어나무

by 이성근 2023. 11. 10.

화성 전곡리 물푸레나무-천연기념물 제470/ 문화재청국가문화유산포털

물푸레나무는 우리나라 어디에서도 흔히 볼 수 있는 키가 큰 나무다. 목재가 단단한 데다 탄성도 좋아 원시시대 수렵을 위한 활과 창, 도끼자루로 쓰였으며, 도리깨와 괭이자루 등의 농기구, 공구로도 이용됐다.

역사적으로 보면 죄인을 심문할 때 사용한 몽둥이 대부분이 물푸레나무로 만들어졌다고 한다. 고려시대 노비들이 토지를 가진 양반을 덮어놓고 수정목으로 곤장질을 해 그 땅을 강탈했다는 얘기도 있다. 수정목(水精木), 수청목(水靑木)은 물푸레나무의 한자이름을 뜻한다. 조선시대에도 다른 목재의 곤장이 약해 물푸레나무로 만든 곤장을 마지막에 사용하곤 했다는 얘기도 있다. 물푸레나무는 현재에도 야구방망이와 스키를 만드는 데 이용되는가 하면 의자와 식탁 등의 가구를 만드는데도 널리 사용한다.

물푸레나무는 눈병에 신약(神藥)으로 알려질 정도로 효능이 탁월하다. 물푸레나무는 한방에서 진백목(秦白木)이라 불렸다. 허준의 동의보감에 의하면 진백목(물푸레)을 우려내 눈을 씻으면 정기를 보하고 눈을 밝게 한다. 두 눈에 핏발이 서고 부으면서 아픈 것과 바람을 맞으면 눈물이 계속 흐르는 것을 낫게 한다라고 게재돼 있다. 예로부터 진통과 소염, 해열 작용 치료제로 사용된 것이다. 실제로 물푸레나무를 껍질을 까 달인 후 얇은 수건에 3~4회 걸러낸 물로 눈을 씻으면 눈충혈, 결막염, 트라코마 등에 효과가 있고 물푸레나무 수액의 경우 시력 회복에 도움을 주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물푸레나무는 민간 설화와도 연관이 있다. 북유럽 신화 속 최고의 신인 오딘은 부엉이로 변신한 채 숲속에 있는 물푸레나무 꼭대기에서 세상을 관찰하고, 그 물푸레나무에서 지혜를 얻었다는 전설이 있다. 또한 유럽과 시베리아에서는 이 나무를 우주목으로 섬겼다는 신화도 있다. 유럽 신화에서 물푸레나무 위그드라실은 세상에서 가지를 뻗어 올려 결국 하늘을 뚫고 우주를 떠받치고 있는 모습으로 묘사돼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파주 무건리와 화성 전곡리 물푸레나무 거목이 천연기념물로 지정됐고, 파주 교하 물푸레나무는 경기도 기념물로 지정된 바 있다.

파주 적성면 무건리 물푸레나무는 1982년 천연기념물 제286호로 지정됐다. 물푸레나무 중에서는 첫 지정이다. 수령은 170년으로 추정되며 높이 15m, 가슴높이 줄기둘레 3.3m, 수관 폭은 동서방향 14m, 남북방향 14m 정도로 넓게 퍼져 있다. 나무가 위치한 지역은 과거 수작골이라 불리던 농경지로 고된 농사일 가운데 잠시 쉴 곳을 내주던 정자목의 역할을 했다고 한다. 하지만 현재는 군부대 훈련장이 들어서 훈련 시에는 일반인의 출입이 통제된다.

화성 서신면 전곡리에 위치한 물푸레나무는 2006년 천연기념물로 지정됐다. 수령은 무려 350년으로 추정된다. 나무의 높이는 20m, 가슴높이의 줄기둘레가 4.68m이다. 수관 폭은 동서 방향 17.5m, 남북 방향 14.5m로 위세가 상당하다. 나무 나이는 많지만 수세도 좋고, 수관도 매우 발달해 있다. 6·25 이전까지는 이 나무에서 마을 주민들이 마을의 안녕을 기원하는 당산제(堂山祭)와 비를 내리게 해달라고 지내는 기우제(祈雨祭) 등을 지내 신앙 대상으로서 문화민속적 가치가 높다.

천연기념물 제286호 파주 적성면 물푸레나무 / 문화재청국가문화유산포털

소재정보

물푸레나무 가지를 잘라 물에 담그면 물이 푸르게 변한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낙엽활엽 큰키나무로 줄기는 높이 10m에 이른다. 작은 가지는 회갈색이며 털이 없다. 잎은 마주나며 5-7장의 작은 잎으로 된 겹잎이다. 작은 잎은 넓은 난형 또는 넓은 피침형으로 길이 6-15cm이다. 잎 뒷면은 맥 위에 갈색 털이 많다. 꽃은 4-5월에 새 가지에서 원추꽃차례로 달린다. 꽃받침은 4갈래로 갈라지며, 꽃잎은 없다. 목재를 가구재, 건축재, 기구재 등으로 쓰며, 줄기껍질은 약용한다. 한국, 중국 동북부, 일본 등에 분포한다.

낙엽활엽수림을 이루는 중요한 요소 중 하나로 잎이 홀수 깃꼴겹잎으로 마주보기로 달리며 잎이 나오기 시작할 때 피는 꽃은 원추꽃차례에 달리고 열매는 시과로 날개가 있는 특징을 바탕으로 인식할 수 있는 분류군이다.

물푸레나무는 물푸레나무속 중에서 꽃잎이 없는 분류군 무리 중 하나이며, 꽃과 잎이 비슷한 시기에 발달하고 바람에 의해 수분이 이루어지는 풍매화이다. 이러한 특징을 지닌 종이 물푸레나무를 비롯해 전 세계에 약 4종이 있는데 모두 아시아에 분포한다

물푸레나무 / 국립생물자원관

흰 쌀밥이 주렁주렁 이팝나무

··줄기 약재로 인기...칼륨, 비타민C 등 풍부

천연기념물 최다...풍년과 흉년 점쳤던 쌀밥나무

이팝나무/국립생물자원관

스토리

나무 꽃이 밥알(이밥)을 닮았다고 해서 이팝나무

옛 이팝나무의 꽃이 많이 피고 적게 피는 것으로, 그해 농사의 풍년과 흉년을 점쳤던 쌀밥나무로 불린다. 따뜻한 남쪽 지방에서만 자랐으나 요즘은 중부지방에서도 잘 자라 가로수 또는 풍성한 꽃이 예뻐 관상용이나 조경수로도 인기가 많다. 특히 종자를 전문적으로 이식해 묘목을 판매하므로 약용으로 쓴다고 대량으로 주웠다 들키면 벌금을 물 수도 있다.

이팝나무는 물이 많은 곳에서 잘 자라는 식물이므로 비의 양이 적당하면 꽃이 활짝 피고, 부족하면 잘 피지 못한다. 열매는 블루베리처럼 생겨서 탐스럽다. 항산화 물질인 폴리페놀 성분이 다량으로 함유돼 있어 활성탄소를 제거해 노화 예방에 좋다고 한다. 구리, 칼륨, 비타민D, 셀레늄도 다량으로 함유되어 있어 천연 비아그라라 불릴 정도로 성기능을 강화하는 데 효과가 있고, 말린 열매는 치매 예방에 좋고, 가래를 가라앉히며 말라리아에 걸렸을때 달여 먹으면 특효로 알려져 있다. 이 밖에 비타민C와 섬유질이 풍부해 심혈관 건강에 도움을 준다. 열매뿐만 아니라 잎과 껍질, 줄기에도 영양물질이 풍부하기 때문에 다양한 방면에 약용으로 사용되고 있다.

전국적으로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꽃나무 중 이팝나무가 가장 많다. 전라남도 순천 평중리의 이팝나무는 나이가 약 400살 정도로 추정되며, 높이 18m, 가슴높이 둘레 4.6m이다. 평중리의 이팝나무는 마을을 보호해주는 신이라고 여겨져 오래전부터 조상들의 관심과 보살핌 가운데 살아왔으며, 생물학적 자료로서도 가치가 높아 천연기념물로 지정·보호되고 있다.

김해 신천리의 이팝나무는 나이가 600년 정도로 추정되며, 높이는 13.6m이다. 마을 안을 흐르는 작은 개천의 언덕에 서 있다. 가지와 잎이 풍성하고, 나무기둥 곳곳에 혹 같은 돌기가 나 있다. 한쪽 가지는 길 건너 우물을 덮고 있는데, 마을 사람들은 이 나무가 우물을 보호하고 있는 것으로 믿고 있다. 이러한 이유로 마을에서는, 음력 12월 말에 정성을 다해 제사를 올리는데 지방말로 용왕(龍王) 먹인다라고 말한다.

전남 광양 유당공원의 이팝나무는 나이가 알려지지 않았고 높이는 18m, 가슴높이의 둘레는 3.42m이다. 나무의 줄기가 중간에서 크게 둘로 갈라져 전체적으로 아름다운 모양을 하고 있다. 다른 이팝나무에 비해 균형잡힌 모습을 가지고 있다. 유당공원은 조선 중종23(1528)에 광양읍성(光陽邑城)을 쌓고, 멀리 바다에서 보이지 않도록 하기 위해 나무를 심었던 곳이다. ()은 없어졌으나 팽나무, 느티나무, 이팝나무 등 당시에 자라던 나무들이 남아 있다.

포항 흥해 향교산은 약 650년전 고려 충숙왕조에 향교가 건립되면서 향교산으로 이름붙여졌으며, 이팝나무 군락은 향교 건립을 기념해 심은 이팝나무의 씨가 떨어져 번식, 자생하기 시작해 현재 수령 250~300년에 이르는 50여 그루의 이팝나무들이 산 전체를 에워싸고 있다. 특히 5월이면 만개하는 하얀 꽃은 주변 향교와 사찰과 어우러져 아름다운 경관을 보여주고 있는 등 역사·경관적 가치가 크다. 나무 전체 가득하게 하얀색 꽃들을 일제히 터뜨리면 수천섬의 흰 쌀밥을 담아놓은 듯 하다하여 이팝나무라는 이름을 얻었다는 유래처럼 매년 봄이면 흥해 향교산에는 하얀 쌀밥 산이 생겨났다.

이팝나무 열매/국립생물자원관

소재정보

낙엽 큰키나무이다. 바닷가의 숲속이나 숲 가장자리에 자생하며, 정원이나 도로변에 관상용으로 식재하는 낙엽 큰키나무로 높이 20m, 지름 70cm 정도로 자란다. 나무껍질은 짙은 회색, 오래되면 갈라지고, 어린가지는 회갈색, 어릴 때 잔털이 약간 있다. 잎은 마주나고, 타원형, 난형, 난상 타원형 또는 도란형이며 잎끝은 뾰족하거나 둔하고 밑은 넓게 뾰족하거나 둥글다. 잎 표면은 가운데 잎줄에 흔히 털이 있고 뒷면 가운데 잎줄 밑부분에 연한 갈색 털이 있으며 가장자리가 밋밋하다. 어린 나무의 경우는 겹톱니가 있다. 꽃은 5~6월에 피는데 꽃차례는 새 가지에 달리며 밑에 잎이 달리고 작은꽃자루는 마디가 있다. 꽃받침은 4, 깊게 갈라지며 꽃잎은 백색이고 4개이며 밑부분이 합쳐지고 통부가 꽃받침보다 길다. 수술은 2개이며 화통에 붙어 있고 수꽃에 암술이 없으며 씨방은 2실로 암술대가 짧다. 열매는 타원형이고 9~10월에 벽흑색으로 익는다. 남부지방에 자라지만 서해안을 따라 중부지방 섬까지 분포하며 해외는 일본, 중국, 타이완 등에 분포한다. 관상용, 가로수로 심으며, 목재는 기구재로 이용한다. 니암나무, 뻣나무라고도 한다.

특히 '국외반출 승인대상 생물자원'으로 지정되어 있어 생물다양성의 보전을 위해 보호할 가치가 높아 국외로 반출할 경우 환경부령이 정하는 바에 따라 환경부장관의 승인을 얻어야 하는 자원에 속한다. 꽃이 아름다워 원예식물로서 가치가 높고, 한국산 개체들이 품종개량 시에 유용한 유전자원으로 이용될 수 있으므로 국외 반출을 감시할 필요가 있다

 

강한 생명력개서어나무..

500살까지 푸르름 간직... ‘골다공증치료에 사용

피부 독성 완화...자외선차단제·주름·피부노화 예방

개서어나무/국립생물자원관

개서어나무/국립생물자원관

스토리

강한 생명력을 품고 있는 개서어나무

제주도에서 자생하는 개서어나무는 오름에 의지해 터를 잡은 제주 산간마을의 서쪽 바다에서 불어오는 강품을 막아주는 고마운 나무다. 근육이 울퉁불퉁’. 즉 근육나무로 불린다. 제주의 오름과 숲길 등에 소나무와 삼나무, 졸참나무 등과 함께 제주 대표 수종으로 꼽힌다.

개서어나무의 이름은 서어나무와 비슷하지만 다르다는 의미인 가 들어갔다. 서어나무의 한자어인 서목(西木)에 개를 뜻하는 구()를 붙여 구서목(狗西木)이라고 한다. 민간요법에서는 초봄에 채취한 수액을 견풍건(見風乾)이라 하여 골다공증 치료에 써왔다.

최근에는 개서어나무 추출물이 환경유해물질로부터 피부세포 독성을 완화하는 효과가 있음이 밝혀졌다. 개서어나무 추출물은 줄기와 잎을 추출한 후 가공해 사용한다. 화장품 업계에서는 먼저 자외선차단제를 시작으로 마스크팩, 모발 제품 등에 관련 기술을 적용하고 있다. 또 안티폴루션 화장품개발에 도움을 줄 수 있다고 국립생물자원관이 밝혔는데 미세먼지로 손상된 피부 회복에 뛰어난 효과를 발휘한다고 한다. 특히 주름 완화와 피부노화 예방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진 레티놀류, 아데노신, AHAs, 비타민C 등 기존 물질과 달리 개서어나무 나뭇잎 추출 성분은 안정성이 높고 피부 자극이 적은 것이 특징이다

출처: 네이브 블로그 오늘을 즐기자

전라남도 무안 청계면 청천리에는 500살쯤으로 추정되는 개서어나무 20그루가 살고 있다. 이곳 숲은 약 500년 전 이곳에 정착한 배씨의 선조가 마을의 지형을 살피고는 마을 앞이 허전하다고 판단해 심어 놓은 것이라 전해지고 있다.

옛 풍문에 나무를 꺾거나, 열매를 따 먹으면 큰 병에 걸린다고 했기 때문에 그간 많은 수종이 잘 보호돼 왔다.

소재정보

제주방언으로 서으리낭, 서리낭, 초기낭으로 불리는 개서어나무는 자작나무과에 속하는 낙엽활엽교목으로 주로 경상남도, 전라남북도, 제주도 등에 자생하며 학명은 Campinus Tschonoskii MAX.이다. 높이는 15m, 지름은 70cm까지 자라는데 잎은 난형 또는 난상타원형이며 길이 9~11cm이며 가장자리에 겹톱니가 있다. 측맥은 12~15쌍이고, 앞면 맥 사이와 뒷면 맥 위에 털이 있다. 꽃은 암수한그루로 4~5월에 잎이 나면서 동시에 피며, 꼬리모양꽃차례로 달린다. 열매는 소견과로 10월에 성숙한다. 과포는 좌우비대칭이며, 열매를 완전히 싼다. 이 종은 서어나무에 비해 잎이 약간 두껍고, 잎 표면의 맥 사이에 털이 밀생하며, 과편이 길며 바깥쪽 가장자리에만 톱니가 있어 구별된다. 높이 1501,000m의 산허리 이하의 수림 속에서 자라고 수평적으로는 대전 이하의 남쪽 지역에서 많이 나타난다.

토심이 깊고 비옥한 곳에서 잘 자라며, 추위에도 강한 생명력에 절대 강자이다. 어린 싹은 어느 정도 음지에서도 자라나, 자라면서부터는 볕을 좋아한다. 가을에 익은 종자를 채취하여 1월에 노천매장하였다가 봄에 파종하면 묘목을 얻는다.

목재는 탄력성이 있고 치밀하고 굳어서 잘 쪼개지거나 비틀리지 않아 기구재·세공재·완구재로 적합하여 영어로 아시아 호른빔(Asian hornbeam)이라고 하는데, 호른은 짐승의 뿔을 뜻하고 빔은 나무를 뜻한다. 그만큼 목질이 단단하다 하여 뿔나무의 뜻을 가진다. 표고재배 때 골목으로 사용되지만, 참나무보다는 버섯생산량이 떨어져 많이 쓰이지는 않는다. 성장속도가 빠른 편이고 짙은 그늘을 주며 깨끗한 인상을 주기 때문에 정원수 또는 공원의 미화수목으로 심기도 한다.

출처 : 제주도민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