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의 미래 `수직숲 아파트'
세계 최초 수직숲 아파트
이탈리아 밀라노에 건설
4년 공사끝 올 연말 완공
도심에 1㏊ 숲 조성 효과
세계 최초의 수직숲 빌딩이 올 연말 완공을 앞두고 있다. 이탈리아 북부도시 밀라노에 건설 중인 이 수직숲 ‘보스코 베르티칼레’(Bosco Verticale)는 건축가 스테파노 보에리가 설계한 것으로 울창한 정원이 딸린 집을 층층이 쌓아올린 형태를 취하고 있다.
외부돌출형 테라스를 갖춘 2개의 주거용 아파트 동으로 구성돼 있으며, 높이는 각각 110m(26층)와 76m(18층)로 총 400세대가 입주한다. 건물 전체 연면적 4만㎡ 중 초목이 자라는 정원 면적은 1만㎡(약 3000평). 1헥타아르의 숲에 해당하는 규모다.
나무, 관목, 토양 등을 떠받칠 수 있도록 특별히 설계 제작된 테라스에는 높이 3~6미터의 나무 730그루가 심어진다. 그리고 나무 주변으로 5000개의 관목, 1만1천개의 식물들이 무리를 이룰 예정이다.
이 아파트의 또 하나 친환경적 개념은 나무에 줄 물의 공급원이다. 테라스 정원에 공급할 용수는 아파트의 화장실, 주방, 세탁기, 식기세척기 등에서 나오는 생활하수를 정화해서 쓰도록 돼 있다.
» 테라스 생활 상상도. boeri studio.
산소 공급, 온·습도 조절, 소음 차단
이 수직숲은 오염이 심한 도시의 먼지와 이산화탄소를 빨아들이고 신선한 산소를 공급하게 된다. 또한 적절한 습도와 온도를 유지해주고 외부의 소음을 차단해줄 것이다. 일종의 도심 내 자연필터 역할을 하는 셈이다. 정책 당국자들로선 값비싼 도심 공간에 상대적으로 적은 비용으로 녹색공간을 조성하는 이점이 있다. 도시 경계를 외곽으로 확장하지 않고서도 도시 안에서 생물다양성을 확보할 수 있는 방법이기도 하다. 따라서 대기 오염이 심한 밀라노에서 이 숲 빌딩에 거는 기대는 자못 크다. 패션 메카로 불리는 밀라노는 이탈리아에서 두 번째로 큰 도시로, 유럽에서 대기 오염이 가장 심한 도시 중 하나로 꼽힌다. 현재 건물 공사는 끝나고, 크레인으로 나무들을 끌어올려 심는 작업이 한창이다.
» 수직숲 아파트 거주자들은 마치 숲에 둘러싸인 느낌을 받게 될 것이다. boeri studio.
녹지 고민 세계 대도시에 이정표 기대
이 프로젝트가 성공할 경우, 대기오염과 녹지 부족에 고민하고 있는 세계 대도시 정책당국자들에게 미래 도시 구상의 한 이정표 구실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다만 수직숲의 경우 아파트 건물에 나무를 심는 데는 몇가지 독특한 공학적 기술이 필요하다. 수직숲 프로젝트 컨설팅을 맡고 있는 로라 가티는 밀라노가 바람이 많이 불지 않는 지역인 점이 다행스럽다고 말한다. 그는 만약 시카고였다면 이 프로젝트는 이뤄지지 못했을 것이라고 말한다.
2009년 착공한 이 수직숲의 공사비는 6500만유로(약 950억원). 일반 건물을 짓는 것보다 5% 정도 많은 수준이라고 한다. 참고로 위키피디아에 소개된 분양가는 1㎡당 3000유로(평당 약 1440만원). 한국에서 이런 개념의 아파트가 등장한다면 어떤 반응이 나올까.
참고자료
보에리 스튜디오 홈페이지(http://www.stefanoboeriarchitetti.net/?p=207)
http://singularityhub.com/2013/10/27/a-vertical-forest-is-growing-in-the-middle-of-one-of-europes-dirtiest-cities/?utm_source=Singularity+Hub+Newsletter&utm_medium=email&utm_campaign=52a7c51abe-RSS_EMAIL_CAMPAIGN_YoutubeDaily&utm_term=0_197ed18c26-52a7c51abe-392957977
곽노필 한겨레신문 기자 nopi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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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이 불어오는 곳 / 김광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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