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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에서/한 컷

국정원-니 밥은 문나?

by 이성근 2013. 6. 30.

 

 

 

 6월29일 부산서면 저녁 7시, 부산에서도 국정원 선거개입 규탄  시국대회가 개최됐다. 지난6월21일 서울지역 대학생 시국선언 이후 계속 번지고 있다. 다행스러운 현상이다.  아무튼 우리는 더이상 이 문제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다. 침묵하거나 행동하거나 둘 중의 하나다.

" 국가정보원이 2007년 남북정상회담 대화록을 전격 공개했다. 국정원의 대선 개입 의혹에 따른 정권의 정통성 시비를 덮으려는 극약처방으로 보인다. 대통령기록물을 국가정보기관 수장이 무단 공개하는 것은 불법일 뿐 아니라 월권이다. 앞으로 남북대화가 어떻게 되든 상관하지 않겠다는 태도다. 정상적인 국가라면 국정원은 기밀 유출자를 잡으러 다녀야 한다. 그런데 국정원장이 나서서 조직의 명예를 지키려 한 일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국가 최고급 외교 행위의 비밀, 그것도 남북정상회담의 내용을 상관인 대통령과 상의도 하지 않고 공개하고 유포하는 일을 스스럼없이 할 수 있다면 그가 이제 대통령이다. 청와대가 아무런 말이 없는 게 기이하다. 국정원의 명예와 권위는 비밀 엄수에서 나온다. 정치에 개입하지 않고 국가안보에 전념할 때 지켜진다. 안보정보 수집과 대북 심리전에 투입해야 할 직원들을 대거 빼돌려 대통령 선거에서 댓글 조작을 시킨 것이 명예인가?

 

국정원의 대선 개입은 국기문란이고 범죄행위이다. 에스엔에스(SNS) 공작 활동을 하던 국정원 직원이 발각되었고, 경찰 고위층의 수사 은폐 시도도 드러났다. 검찰의 배후 수사에 대해 법무부 장관은 드러내 놓고 압력을 가했다. 국정원 댓글 공작은 과거 독재정권 시절 숨어서 흑색선전물로 하던 정치공작을 이제 인터넷을 통해 대놓고 한 것과 마찬가지다. 더 효과적이고 더 광범위한 선거 개입이다. 국정원의 조직 속성상 원장의 지시나 비호 없이는 불가능한 일이다. 국민들이 철저한 수사를 요구하는 것은 너무나 당연하다.

 

박근혜 대통령은 국정원의 대선 개입이 자신이 지시한 일이 아니고, 스스로도 국정원 덕을 본 일이 없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철저 수사를 지시하고 엄단하는 게 상식이고 정도다. 그러면 정통성 시비도 사라진다. 전임 정권의 국정원이 저지른 일 때문에 현직 대통령을 임기 도중에 물러가라고 요구할 국민은 없을 것이다.

 

그런데 청와대는 정도를 버리고 정략을 선택했다. 국정원 의혹 해소를 위한 특단의 조처를 기대했는데, 여권과 국정원이 꺼내든 것은 ‘노무현 대통령의 서해 북방한계선(NLL) 발언’ 카드였다. 물타기와 정국 이슈 돌리기다. 지난 대선 때 보수 결집을 노리면서 활용한 ‘정상회담 영토 포기 발언’ 정치공세를 재탕한 것이다. 청와대는 이번 사태를 방치했다. 대한민국의 대통령이 영토 포기 발언을 하고 마치 비굴한 회담을 한 것처럼 사실을 왜곡한 국정원 문건이 돌아다니고 여당 국회의원의 입으로 유포되고 있어도 ‘정치권의 일’이라며 모른체했다. 그 과정에서 엔엘엘 ‘유지’가 ‘포기’로 뒤바뀌고, ‘6자회담 결과를 보고해줘서 고맙다’는 말이 ‘김정일에게 보고하게 해줘서 고맙다’로 둔갑돼 널리 퍼졌다. ‘이런 사람이 대통령이었다니’라는 캠페인을 벌였던 셈이다. 하지만 정치에도 도덕이 있고 최소한의 윤리가 있다. 박 대통령도 임기를 마치면 전직 대통령이 된다. 아직도 ‘노무현 때리기’인가?..."김한정 연세대 김대중도서관 객원교수 한겨레 6.29 국정원의 폭거, 신뢰 잃어가는 대통령 에서

 빠른 선택이 좋다. 책임규명에 대한 국민의 목소리를 지우고 변명으로 일관하자면, 나아가 경찰이 방해를 한다면 더욱 더 걷잡을 수 없는 상황이 될 것이다. 6.29일 저녁

 

메르세데스 소사 "Gracias a la Vid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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