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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 이야기/사는 이야기

구자상 선배 환갑 모임 핑게삼아 모인 옛 동지들

by 이성근 2018. 11. 3.








회갑에
        -58 개띠 구자상 형의 생일에 부쳐

 

아침
베란다에 쪼그리고 앉아 ...
습관처럼 담배를 피운다.
바쁘게 사느라 돌보지 못했던 화분
시든 잎 보고서야 무심함을 탓한다.


돌이켜보니 다 그렇다
시나브로 육십
작은 나이가 아니다
육십
많은 나이도 아니다.


다시 시작인다.
물 한 컵 떠다가 회분에 붓는다
미안하다
사랑한다
행복해야 한다.


버팀목에 대하여 /복효근


태풍에 쓰러진 나무를 고쳐 심고
각목으로 버팀목을 세웠습니다

산 나무가 죽은 나무에 기대어 섰습니다

그렇듯 얼마간 죽음에 빚 진 채 삶은
싹이 트고 다시
잔뿌리를 내립니다

꽃을 피우고 꽃잎 몇 개
뿌려주기도 하지만

버팀목은 이윽고 삭아 없어지고
큰바람 불어와도 나무는 눕지 않습니다

이제는
사라진 것이 나무를 버티고 있기 때문입니다

내가 허위허위 길 가다가
만져보면

죽은 아버지가 버팀목으로 만져지고
사라진 이웃들도 만져집니다

언젠가 누군가의 버팀목이 되기 위하여

나는 싹틔우고 꽃피우며
살아가는지도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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