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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과 어울리기/서평

유발 하라리 -호모 데우스

by 이성근 2017. 5. 26.



호모 데우스 미래의 역사 / 저자 유발 하라리|역자 김명주|김영사 |2017.05.19

원제 Homo Deus

 

신이 된 인간, 우리는 어디로 가고 있는가?

저자 유발 하라리YUVAL NOAH HARARI는 이스라엘 하이파에서 태어나, 2002년 영국 옥스퍼드 대학교에서 중세 전쟁사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현재 예루살렘 히브리 대학교에서 역사학 교수로 재직 중이다. 역사와 생물학의 관계, 호모 사피엔스와 다른 동물과의 본질적 차이, 역사의 진보와 방향성, 역사 속 행복의 문제 등 광범위한 질문을 주제로 연구하고 있다. 그는 유튜브를 통해 세계사 강의가 알려지면서 급속히 주목받기 시작했으며, MOOC 강의 인류의 간략한 역사는 전 세계 8만 명이 넘는 학생들이 등록하였다. 2014년 두 번째 강의에는 개강 3주 만에 3만 명이 넘는 학생들이 접속하였다. 2009년과 2012년에 인문학 분야 창의성과 독창성에 대한 폴론스키 상을 수상했고, 2011년 군대 역사에 관한 논문을 인정받아 몬카도 상을 수상했다. 2012년에 영 이스라엘 아카데미 오브 사이언스에 선정되었다.

 

사피엔스 현상을 불러일으키며 45개국에 출간된 세계적 베스트셀러 사피엔스의 저자 유발 하라리는 독창적이고, 흥미진진하고, 도발적인 책 호모 데우스와 함께 돌아왔다. 그는 이 책에서 인류의 미래와, 인간이 신으로 진화할 것인지에 대해 여러 학문의 경계를 넘나들며 탐구하고 있다.

 

서문_다시, 한국의 독자들에게

 

1. 인류의 새로운 의제

 

1부 호모 사피엔스 세계를 정복하다

2. 인류세

3. 인간의 광휘

 

2부 호모 사피엔스 세계에 의미를 부여하다

4. 스토리텔러

5. 뜻밖의 한 쌍

6. 근대의 계약

7. 인본주의 혁명

 

3부 호모 사피엔스 지배력을 잃다

8. 실험실의 시한폭탄

9. 중대한 분리

10. 의식의 바다

11. 데이터교

 

역자후기

 

출판사 서평

인공지능은 우리의 인지능력을 빠르게 따라잡고 있다. 작년에 알파고는 바둑에서 어떤 인간도 생각해내지 못했던 전략을 이용해 이세돌 9단을 꺾었다. 머지않아 컴퓨터는 자동차를 운전하고 질병을 진단하는 것은 물론, 인간의 감정을 이해하는 일까지도 인간보다 더 잘 해낼 것이다. 컴퓨터가 직업시장에서 인간을 밀어내고 거대한 규모의 쓸모없는 계급을 만들어낼 때 복지국가에는 무슨 일이 일어날까? 구글과 페이스북이 우리가 좋아하는 것과 우리의 정치적 선호를 우리 자신보다 더 잘 알게 되면 민주주의에 어떤 일이 일어날까?

 

한편 생명공학은 인간의 수명을 대폭 연장하고 인간의 몸과 마음을 업그레이드할 것이다. 이러한 기술 발전의 혜택이 모든 사람에게 공평하게 돌아갈까, 아니면 우리는 전례 없는 생물학적 빈부격차를 목도하게 될까? 성능이 향상된 초인간과 평범한 인간 사이의 격차는 호모 사피엔스와 네안데르탈인의 격차보다 더 클 것이다.

 

또 다른 시나리오도 있다. 북한이 기술적으로 성큼 도약해, 예컨대 모든 차량이 자율주행하는 세계 최초의 국가가 되는 것이다. 중앙집권화된 저개발 독재국가에는 이점이 있다. 남한에서 인간의 운전을 전면 금지하고 완전한 자율주행 교통체계로 전환하려 한다면 무슨 일이 일어날지 생각해보라. 남한 사람들이 소유한 자가용 자동차가 수백만 대에 이르는 현실에서,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자유와 재산을 잃는 것에 반대할 것이다. 택시 기사, 버스 운전사, 트럭 운전사, 심지어 교통경찰들도 반대할 것이다. 그들 모두 직업을 잃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파업과 시위도 잇따를 것이다. 또한 법적?철학적 난제들도 이 계획의 발목을 잡을 것이다. 만약 자율주행 차량이 사고를 일으키면 누구를 고소해야 할까? 또 자율주행 차량이 기능 오작동으로 브레이크가 말을 듣지 않아 무고한 다섯 명의 보행자를 그대로 치어죽이는 것과 핸들을 꺾어 차에 탄 승객들을 위험에 빠뜨리는 것 사이에서 선택해야 하는 상황을 생각해보라. 이 차량은 어떻게 해야 할까?

 

남한 같은 자유시장 민주주의에서 이런 난제들에 일일이 대처하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그러면 북한은 어떨까. 그곳은 차량이 많지 않고, 택시 기사들이 시위를 벌일 수 없고, 트럭 운전사들이 파업할 수 없으며, 모든 법적?철학적 난제들이 어느 날 오후 펜 놀림 한 번으로 해결될 수 있는 곳이다. 딱 한 명만 설득하면, 그 나라는 하루아침에 완전한 자동교통 시스템으로 전환할 수 있을 것이다.

 

결론적으로, 인류는 지금 전례 없는 기술의 힘에 접근하고 있지만, 우리는 그것으로 무엇을 해야 하는지 잘 모른다. 앞으로 올 몇십 년 동안 우리는 유전공학, 인공지능, 나노기술을 이용해 천국 또는 지옥을 건설할 수 있을 것이다. 현명한 선택이 가져올 혜택은 어마어마한 반면, 현명하지 못한 결정의 대가는 인류 자체의 소멸이 될 것이다. 현명한 선택을 하느냐 마느냐는 우리에게 달려 있다.

 

사피엔스는 우리가 어디에서 왔는지 알려주고, 호모 데우스는 우리가 어디로 가는지 알려준다.

버락 오바마, 빌 게이츠, 마크 저커버그, 재레드 다이아몬드, 대니얼 카너먼 등 해외 유수의 유명인사들 뿐 아니라 유시민, 김대식, 전병근 등 국내 저자들까지 이 책을 주목하고 적극 추천한 이유는 무엇일까? ‘사피엔스 신드롬을 일으키며 전 세계적으로 폭발적 반응을 불러온 책 사피엔스. 이 한 권의 책이 우리 사회에 미친 영향력은 강력했다. 201511월 국내 출간 이후 알파고이슈와 맞물리며 한국 사회에 과학기술이 지배하는 미래라는 충격적인 메시지를 던졌고, 빅히스토리에 대한 논의를 뜨겁게 달구었다. 중앙일보, 동아일보, 한겨레, 경향신문, 한국경제 등 각종 언론사와 인터넷 서점에서 선정한 올해의 책이 되었고, 현대경제연구소 추천도서, 유미과학재단 과학도서상 등을 수상하며 역사와 사회, 과학을 아우르는 통찰의 진면목을 유감없이 증명해 보였다. 이 책을 읽은 부모들은 아이들에게 어떤 교육을 시켜야 할 것인지 고민하고, 우리 사회는 인간이 쓸모없어질 미래에 대해 논의하기 시작했다.

 

깊은 사유와 추론을 통해 미리 가본 유토피아 혹은 디스토피아, 미래

새롭고 도발적인 메시지를 던지며 세계적인 젊은 석학이자 베스트셀러 저자로 발돋움한 유발 하라리는 이번 책 호모 데우스에서 한층 업그레이드된 안목과 글 솜씨를 보여준다. 과학과 철학, 종교, 역사, 경제, 생물학 등 학문의 경계를 종횡무진 넘나들며 방대한 자료와 지식을 한 줄로 꿰어내는 그의 실력은 무시무시할 정도이다. 불편해서 고개를 틀어 외면하고 싶지만, 여러 학문의 논리로 완전무장을 하고 펼쳐 보이는 인류의 생생한 미래에서 눈을 뗄 수가 없다.

 

호모 데우스7만 년의 역사를 거쳐 마침내 지구를 정복한 인류가 이제 무엇을 추구하며 어디로 나아가야 할지 이야기한다. 미래에 대한 전망을 담은 책이기에, 어떤 책보다 과학적인 근거와 철학적 고찰을 바탕으로 한 설득력이 무엇보다 중요하며, 중심을 잃을 때 자칫 과장이나 허구로 읽히기 쉽다. 그런 면에서 유발 하라리는 독보적 면모를 보인다. 역사학에 굳게 발을 딛고, 심리학과 종교부터 기술공학과 생명과학까지, 어느 분야 하나도 허투루 보지 않고 미래 전망의 근거로 삼는 실력은 발군이다. 사피엔스 종이 협력이라는 도구로 집단을 만들고, 허구를 믿는 능력으로 사회를 이룬 과정처럼, 과학의 발달로 인본주의의 의미가 퇴색하여 더 이상 신god의 가치나 인간 중심 이데올로기의 의미가 사라질 미래도 꽤 설득력 있게 그리고 있다.

 

그렇다면 우리는 왜 지금 호모 데우스를 읽어야 할까? 저자는 21세기 인간이 경제성장 덕분에 기아와 역병, 전쟁을 통제할 수 있게 되었다고 한다. “짐승 수준의 생존투쟁에서 인류를 건져올린 다음 할 일은 인류를 신으로 업그레이드하고, ‘호모 사피엔스호모 데우스로 바”(39)꾸는 것이다. 인류는 다음 수순으로 불멸, 행복, 신성을 꿈꾼다. 하지만 이런 목표를 추구하게 되면 궁극적으로 대부분의 사람들은 필요 없어질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할까. 눈을 크게 뜨고 오늘 우리가 내리는 선택이 우리를 이끄는 곳이 어디인지 보아야 한다. 개인의 힘으로 역사의 진군을 바꿀 수는 없지만, 그 방향에 영향을 미칠 수는 있기 때문이다. “경제성장과 생태계 안정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하는 순간이 오면 정치인, CEO, 유권자 들의 십중팔구는 성장을 선호한다. 21세기에도 그런 식이면 우리는 파국을 면치 못할 것이다.”(38) 이 파국을 막을 브레이크가 어디에 있는지 아무도 모”(80)르고, “만일 어떻게든 브레이크를 밟는다면, 경제가 무너지고 그와 함께 사회도 무너질 것이다. () 만에 하나 성장이 멈춘다면, 경제는 포근한 평형 상태에 안착하는 것이 아니라 추락해서 산산조각 날 것이다. 자본주의가 불멸, 행복, 신성을 추구하라고 우리를 부추기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80~81) 불안정한 암전 속에서 살아남고 싶다면, 오늘 이 서늘한 경고들을 외면하지 말아야 한다.

 

신이 된 인간, 우리는 진정 무엇을 원하는가!

 

성경은 인간이 특별한 창조물이며 우리 안의 동물성을 인정하는 것은 곧 신의 권능을 부정하는 것이라고 주장한다. 자신들이 ㅅㄹ제 파충류에서 진화했음을 알았을 때, 근대 인류는 신을 거역하고 신의 말에 더는 귀울이지 않았으며, 신의 존재를 더 이상 믿지 않았다

 

호모 데우스Homo Deus’호모Homo’사람 속을 뜻하는 학명이며, ‘데우스Deus’는 라틴어에서 유래한 말로 god’이라는 뜻이다. , ‘호모 데우스신이 된 인간이라고 번역할 수 있다. 이 책에서 저자가 보여주고자 하는 주요 키워드를 간명하게 보여주는 말이라고 하겠다.

 

신에게는 불멸과 창조의 능력이 있다. 이카로스의 날개를 단 인류는 태양을 향해 신의 영역으로 한 발 더 내딛고 싶어 한다. 유발 하라리는 우리가 지난 시기 인류를 괴롭히던 기아, 역병, 전쟁을 보기 좋게 진압하고, 이제껏 신의 영역이라 여겨지던 불멸, 행복, 신성의 영역으로 다가가고 있다고 한다. 그 속도는 너무 빠르고, 그 물결은 거세서 개인의 힘으로는 막을 수 없다. 이제 우리는 진지하게 그래서 무엇을 인간이라고 할 것인지, 어디까지 타협하고 어디까지 나아갈 것인지종의 차원에서 논의해야 할 갈림길에 섰다.

 

이 책의 구성은 독특하다. 한국의 독자들에게 보내는 서문 외에 딱히 서문이랄 것 없이, 바로 1장으로 들어가는데, 1장이 이 책의 전체적인 내용을 요약하며 서문 역할을 한다. 이어진 1, 2, 3부에서 저자는 1장의 내용을 심화시켜 각론으로 들어간다.

 

1장에서는 인류가 어떻게 기아와 역병, 전쟁을 제압하였는지 설명하고 불멸과 행복, 신성을 추구하는 인류의 과제들을 이야기한다. 죽음에 대한 정의와 죽음을 극복하고자 하는 인간의 노력은 철학적이다. ‘죽음이라는 주제는 인간이 가진 가장 근원적인 문제이자 그 출발점이기에, 죽음이 사라진다면(완전히는 아니지만 지금에서 평균 수명이 두 배 이상 늘어난다고 해도) 인간의 사회, 정치적인 외부 조건뿐만 아니라 심리와 종교 등 내면의 문제들까지 일대 혁신적인 변화가 불가피하다. 죽음을 극복하고 지고의 행복을 얻은 인간은 마침내 신이 되고자 한다. “인간을 신으로 업그레이하는 데는 세 가지 방법이 있다. 생명공학, 사이보그 공학(인조인간 만들기) 그리고 비유기체 합성이다”(69) 생명공학으로 죽음도 초월한 존재의 탄생,

 

책속으로

성공은 야망을 낳는다. 인류는 지금까지 이룩한 성취를 딛고 더 과감한 목표를 향해 나아갈 것이다. 전례 없는 수준의 번영, 건강, 평화를 얻은 인류의 다음 목표는, 과거의 기록과 현재의 가치들을 고려할 때, 불멸, 행복, 신성이 될 것이다. 굶주림, 질병, 폭력으로 인한 사망률을 줄인 다음에 할 일은 노화와 죽음 그 자체를 극복하는 것이다. 사람들을 극도의 비참함에서 구한 다음에 할 일은 사람들을 더 행복하게 만드는 것이다. 짐승 수준의 생존투쟁에서 인류를 건져올린 다음 할 일은 인류를 신으로 업그레이드하고, ‘호모 사피엔스호모 데우스로 바꾸는 것이다.--- p.39

우리와 같은 마음을 지닌 사람들이 생명공학으로 무엇을 할까?’라는 질문에는 여러 가지 현명한 대답이 존재한다. 하지만 우리와 전혀 다른 종류의 마음을 지닌 존재가 생명공학으로 무엇을 할까?’라는 질문에는 쓸 만한 대답이 존재하지 않는다. 우리가 말할 수 있는 것은, 우리와 비슷한 사람들은 생명공학으로 자신의 마음을 재설계할 것이고, 그다음에 무슨 일이 일어날지 현재의 마음으로는 이해할 수 없다는 정도이다.--- p.73~74

 

과학이 부상함에 따라 적어도 몇몇 신화와 종교는 그 어느 때보다 더 강해질 것이다. 그 이유를 이해하기 위해, 그리고 21세기 난제들을 직시하기 위해, 우리는 매우 난처한 질문 하나를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 근대 과학은 종교와 어떤 관계일까? 그동안 사람들은 이 질문에 대한 온갖 대답을 골백번도 넘게 했다. 하지만 과학과 종교는 500년 동안 부부상담을 받고도 여전히 서로를 잘 모르는 남편과 아내 같다. 남편은 여전히 신데렐라 같은 아내를 기대하고 아내는 계속 완벽한 남편을 갈망하면서, 쓰레기 버릴 차례가 누구냐를 놓고 싸운다.--- p.250

 

미래의 과학자들이 지구를 구원하는 발견을 할 거라는 가정에 인류의 미래를 거는 것이 과연 합리적인 판단일까? 세계를 운영하는 대통령, 수상, CEO 들은 대부분 매우 합리적인 사람들이다. () 만에 하나 상황이 점점 악화되는데 과학이 그 홍수를 막지 못할 경우, 수십억 명이 익사하든 말든 공학자들이 최상위 계층을 위한 최첨단 노아의 방주를 지으면 된다. 이러한 최첨단 방주에 대한 믿음은 현재 인류의 미래는 물론 지구 생태계 전체의 미래를 위협하는 가장 큰 위험 중 하나이다. 천국을 믿는 사람들에게 핵무기를 주어서는 안 되는 것과 같은 이유로, 최첨단 방주를 믿는 사람들에게 지구 생태계를 맡겨서는 안 된다.--- p.300

 

자유를 관 속에 넣고 못을 박은 것은 진화론이다. 진화는 불멸의 영혼과 아귀가 맞지 않는 것처럼, 자유의지라는 개념도 받아들이지 않는다. 인간이 자유의지를 가지고 있다면 어떻게 자연선택이 인간의 모습을 바꿀 수 있었겠는가? 진화론에 따르면 동물들이 하는 모든 선택은(습관이든 음식이든 배우자이든) 그들의 유전암호를 반영한다.--- p.389

 

21세기 남성과 여성 대다수는 군사적 가치와 경제적 가치를 잃을 것이다. 두 번의 세계대전에서와 같은 대량 징병은 더 이상 없을 것이고, 21세기 가장 진보한 군대는 지금보다 훨씬 더 첨단 기술에 의존할 것이다. 무수한 총알받이 대신, 고도로 훈련된 소수의 병사, 더 적은 수의 특수부대 슈퍼 전사 그리고 정교한 기술을 생산하고 이용할 줄 아는 몇 명의 전문가만 있으면 된다. 무인 드론과 사이버 바이러스를 갖춘 첨단부대가 20세기의 대규모 군대를 대체하고 있고, 장군들은 중요한 결정을 점점 더 알고리즘에 위임한다. --- p.423

 

이 되려다 데이터신자로 전락한 인간? 5.20 조선

장대익 서울대 교수·진화학 및 과학철학 전공

 

아이와 부모의 가장 큰 갈등이 요즘은 학업 문제가 아니다. 인터넷, 게임, 소셜 미디어로부터 아이들을 떼어놓기가 가장 힘들다고들 한다. 어디 아이들뿐이겠는가? 스마트폰을 보며 '혼밥'을 하는 어른들도 점점 늘어간다.

 

조금만 더 멀리 가보자. 함께 입사한 신입사원이 알고 보니 뇌기능이 강화된 사이보그였다. 그와 똑같은 인사고과를 받았다면 항의하겠는가? 유전자 조작을 통해 맞춤형 아기를 가질 수 있다면, 큰 키 유전자를 배아에 삽입하는 데 동의하겠는가?

 

이런 풍경은 호모 사피엔스로서는 처음이다. 그래서 '4차 산업혁명의 시작' '초지능의 출현' '특이점의 도래'라는 말을 한다. 4차 산업혁명을 운운하는 이들은 여전히 인간 중심적이다. 다양한 기술들을 촘촘히 연결함으로써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찾아 인류를 지속적으로 먹여 살리자는 발상이기 때문이다. 반면 초지능이나 특이점을 주장하는 이들은 기계의 우위를 예상한다. 하지만 이런 유의 미래 담론들에는 공통점이 있다. 사람이 빠져 있고, 역사가 결여되어 있으며, 주로 기술의 발전에 치우쳐 있다는 것.

 

'사피엔스'의 저자인 유발 하라리가 최근 5년 사이에 세계 지식계를 강타한 이유는 바로 이 미래 담론을 인류의 빅히스토리와 그럴 듯하게 연결했기 때문이다. 거기서 그는 호모 사피엔스가 신, 인권, 국가, 돈에 대한 집단신화를 창조함으로써 지구의 정복자로 우뚝 서게 되었다고 이야기했다.

 

이번에는 인류의 미래다. 인류의 신화들이 혁명적인 신기술과 짝을 이룰 때 과연 어떤 일이 벌어질까? 그의 관심은 지난 300년 전에 탄생하여 현재 초절정 상태에 있는 인본주의(人本主義). 이것은 인류를 숭배하는 상상의 질서(또는 상호주관적 실재)로서, 유신(有神) 종교에서 신이 맡던 역할, 불교와 도교에서 자연법이 맡던 역할을 인류에게 요구해왔다.

 

문제는 이 인본주의가 과학기술의 획기적 발전으로 고삐가 풀리기 시작했다는 사실이다. 브레이크도 없다. 급기야 불멸, 행복, 신성(神性)21세기 인류의 중심 의제로 만들어버렸다. 결국 인류를 초인간(superman)으로 만들려는 공장 플랜이 가동된 것이다. 그런데 자연선택에 의해 진화된 인류의 몸과 마음을 감히 어떻게 불멸과 행복을 위해 재설계하겠다는 말인가? 그는 이 플랜이 인간도 동물이나 기계처럼 하나의 알고리즘(정보처리장치)일 뿐이라는 과학적 사고에서 출발했다고 말한다.

 

기술의 도움으로 더 건강하고 오래, 더 행복하게, 능력을 향상시키며 살고 싶다는 데 뭐가 문제란 말인가? 이 대목에서 중대한 역전 현상이 발생한다. 신기술들이 인간에게서 권한을 박탈하고 비()인간 알고리즘들의 권한을 강화할 것이기 때문이다. 그는 이것을 인본주의와 '데이터교()'의 만남으로 설명하는데, 데이터교는 "우주가 데이터의 흐름으로 이루어져 있고, 어떤 현상이나 실체의 가치는 데이터 처리에 기여하는 바에 따라 결정된다"는 믿음이다. 그는 이 과업이 완수되면 호모 사피엔스는 용도 폐기될 것이라고 단언한다. 18세기의 인본주의가 신을 몰아내고 그 자리에 인간을 밀어 넣었다면, 21세기의 데이터교는 데이터가 그 인간을 밀어낼 것이라는 예측이다. 가령, '페이스북 천사'는 지난여름에 당신이 한 일쯤은 알고 있고, '구글 신'은 모든 것을 알고 있다.

 

간담이 서늘한가? 물론 우리가 창조한 신념 체계가 되레 우리 자신을 옥죌 수 있다는 스토리는 별로 새롭지 않다. 철학자 헤겔은 주인을 배반한 하인의 이야기를, 생물학자 도킨스는 유전자의 명령에 항거하는 밈(meme)의 작동을 설파했다(하라리가 이 둘을 언급하지 않은 것은 아쉽다). 다만 하라리는 헤겔식의 철학적 주장이나 도킨스식의 과학적 주장보다는 역사를 기술하는 데에 치중하고 있다.

 

그가 다룬 몇 가지 중심 주제들에 대해 각 분야의 전문가들은 혹독한 비판을 할 수도 있다. 가령, 네안데르탈인의 멸절 이유에 대한 그의 설명이 사피엔스의 인지적 우월성을 전제하고 있다거나, 허구가 어떻게 인간의 실제 삶에 영향을 줄 수 있는가에 대한 어떠한 인과적 설명도 시도하고 있지 않다는 비판 등이 그것이다. 이것은 저자가 과학자처럼 경험의 세계로 끝까지 파고들지는 않은 채, 역사학자로서 과학을 그저 자신의 스토리에 맞게 적절히 활용하는 선에서 그치고 있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하지만 다양한 영역의 지식을 씨줄과 날줄로 꿰어 하나의 큰 그림으로 그리는 능력은 가히 천재적이랄 수 있다.

 

주의할 것 두 가지. 첫째 이 책은 예언서가 아니다. 매우 그럴 듯한 시나리오들을 그려놓았을 뿐이다. 우리에게 남겨진 것은 그중 무언가를 선택하고 미래를 바꾸는 일일 것이다. 아니면 아주 다른 그림을 잘 그리거나. 둘째 이 책은 '호모 데우스(신이 된 인간)'라는 제목과 달리, 신이 되려 하지만 그런 욕망을 추구하면 할수록 신()기술의 신하로 전락할 수도 있는 역설적 존재를 다루고 있다.

 

불멸에 도전하는 인간자본주의는 성장을 계속 재촉할 것520 머니투데이

“21세기 주요 생산품은 무기와 자동차, 섬유가 아니라 마음과 뇌, 인간의 몸이다.”, “인간은 기계와 싸우지 않을 것이다. 우리는 기계와 합병할 것이다. 그것은 전쟁이 아니라 결혼이다.”

 

사피엔스로 베스트셀러 작가에 등극한 유발 하라리 이스라엘 히브리대 역사학과 교수가 신작 호모 데우스를 통해 밝힌 인류 미래의 초상이다. 사피엔스 종이 인류의 장기 생존을 보존하는 강한 생물이라는 사실을 역사적으로 증명했다면, 다가올 데우스 종은 각종 기술과 생명공학의 혜택을 얻은 신이 된 인간’(호모 데우스)이 마주할 미래에서 대처 방안을 모색한다.

 

급격한 경제성장 덕에 기아와 역병, 전쟁을 통제할 수 있게 된 인류가 해야 할 다음 일은 신의 영역인 불멸, 행복, 신성에 도전하는 것이다. 그 속도는 너무 빠르고, 그 물결은 너무 거세 개인의 힘으로 막을 수 없는 지경에 이를지 모른다.

 

저자는 경제성장과 생태계 안정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하는 순간에 정치인, CEO, 유권자는 십중팔구 성장을 선호할 것이라며 자본주의가 신의 영역을 추구하라고 부추기는 이유가 여기 있다. 성장을 멈추면 경제뿐 아니라 사회도 추락해 산산조각난다고 예측했다.

 

문제는 이런 성장에 힘입어 사피엔스에서 데우스로 진화하는 인류는 죽음이 사라진 세상에서 사회, 정치적인 외부조건을 비롯한 심리, 종교 등 내면의 문제까지 토대가 흔들리는 불가피한 변화와 만나야 하고, 자유의지나 인본주의 같은 근본적인 문제에도 혼란을 피할 수 없게 된다는 것이다.

 

민주주의의 자유시장이 무너진 자리에 구글 등 네트워크 알고리즘이 들어서고, 좀 더 향상된 건강을 위해 프라이버시를 포기해야 할지도 모른다. 더 큰 문제는 기술 발전 혜택이 모든 사람에게 공평하게 돌아갈 수 있을까하는 것이다.

저자는 인간이 동물을 지배하는 방식은 능력이 향상된 초인간이 나머지 평범한 인간을 지배하는 교본이 될 것이라며 도태되지 않기 위해 기술의 힘을 빌리다 보면 무엇이 인간인지에 대한 본질적 의문이 제기될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신의 영역에 든 인간, 진화의 방향은 어디...519 서울경제

"인류의 미래 아직 정해진 것 아냐 천국-지옥, 우리 선택에 달렸다

 

할리우드 스타 앤젤리나 졸리가 2013년 양쪽 유방 절제 수술을 받았을 때 파문이 컸다. 수술 결정 당시 졸리는 전혀 유방암에 걸리지 않았고, 오직 발병 가능성이 크다는 컴퓨터 알고리즘의 분석에 따라 그 위험천만하다는 유방 절제술을 결행했으니 사람들이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세계적 인류학자 유발 하라리는 최신작 호모 데우스에서 또 다른 관점에서 졸리의 과단성 있는 결정을 주목했다. 그는 역사적 관점에서 흥미로운 대목은, 앤젤리나 졸리의 결정에 알고리즘이 중요한 역할을 했다는 것이라면서 그녀는 유전자의 목소리에 귀 기울였고, 그 목소리는 느낌이 아니라 숫자로 이야기했다고 썼다.

      

졸리가 그랬듯 컴퓨터 알고리즘은 인간의 영역을 빠르게 대체해간다. 개인의 판단도, 의지도, 정치적 주권도 알고리즘에게로 잇따라 넘겨진다. 이렇듯 하라리에 의해 그려진 기술사회의 미래상은 우려스럽다. “알고리즘이 인간을 직업시장에서 몰아내면 전능한 알고리즘을 소유한 소수 엘리트 집단의 손에 부와 권력이 집중될 것이고, 전례 없는 사회적 불평등이 발생할 것이다. 아니면 그 알고리즘들이 스스로 주인이 될지도 모른다.”

      

책의 제목은 역설적이다. 데우스(Deus)는 라틴어로 ’(God)이란 의미로, ‘호모 데우스라면 신이 된 인간을 뜻하는데, 실상 미래의 인간이란 신은커녕 알고리즘에 모든 것을 빼앗긴 하찮은 존재에 지나지 않기 때문이다. 하라리가 제시한 21세기 인간이 처할 세 가지 위험은 참담하기까지 하다. 첫째 위험은 인간은 경제적·군사적 쓸모를 잃을 것이요, 둘째 개인으로서의 가치는 발견하지 못할 것이요, 셋째 초인간들이 판치는 세상이 될 것이라는 경고다.

 

전작 사피엔스500만 부나 팔리며 세계적 명성을 얻은 하라리는 인지혁명이라는 관점에서 신작 호모 데우스를 전작과 결부시킨다. 그는 “7만년 전 인지혁명은 사피엔스의 마음을 탈바굼시켜 별 볼일 없던 아프리카의 한 유인원을 세상의 지배자로 만들었다면서 두번째 인지혁명으로 탄생할 호모 데우스는 지금의 우리로서는 상상할 수도 없는 새로운 영역에 접근할 수 있을 것이고 결국 은하계의 주인이 될지도 모른다고 말한다. 비록 개개인은 알고리즘에 무기력하게 종속될지라도 신인류 호모 데우스는 생명공학, 사이보그(인조인간) 공학, () 유기체 합성을 통해 초인적 지능과 힘을 지닌 강한 존재로 거듭날 것이라는 예측이다.

 

하라리에 따르면 이미 현실은 데이터교의 세계로 성큼 들어서 있다. 인간의 욕망과 경험 대신 정보와 데이터를 숭배하는 세상 말이다. 그리고 모든 것을 연결하는 만물인터넷’(Intenet-of-All-Thing) 데이터처리시스템이 완성되면 호모 사피엔스 마침내 소멸해버리고 만다.

 

그렇다면 컴퓨터 알고리즘이 만들어낼 미래세계에 대한 하라리의 예시는 필연인가? 그렇지는 않다. 하라리는 인공지능과 생명공학은 분명 세계를 탈바꿈시킬 테지만, 단 하나의 결정론적 결과가 예정돼 있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한다. 미래를 천국으로 만드는 것도, 지옥을 만드는 것도 결국 인간의 선택이다.

 

이 책의 한국판 서문에서 하라리는 북한의 미래에 대해 흥미로운 시각을 보여준다. 북한의 선택 여하에 따라 김정은 정권은 자국민을 부양하지 못하고 이웃 나라들을 공갈 협박하다가 결국 붕괴하거나 북한이 기술적으로 성큼 도약해, 예컨대 모든 차량이 자율주행하는 세계 최초의 국가가 되는것도 가능하다는 것이다

 

마지막에 남는 건 인류가 아닐 수 있다 518 한겨레

유발 하라리가 돌아왔다. 이번엔 인류에게 닥칠 어두운 미래를 그린 섬뜩한 묵시록을 들고 왔다. 이 묵시록의 결말에 남는 것은 인류가 아닐 수도 있다.

이스라엘 예루살렘 히브리대학교 교수(역사학)인 하라리는 2015년 말 국내에 출간된 전작 <사피엔스>로 전세계 45개국에서 500만부 이상 팔린 초대형 베스트셀러 작가가 됐다. <사피엔스>에서 그는 별 볼 일 없던 영장류 호모 사피엔스가 어떻게 이 행성을 지배하게 됐는가라는 질문을 탐구했다. 상상 속에 존재하는 허구적 개념인 법과 돈, , 국가, 기업 등을 믿는 능력으로 인간이 대규모로 유연하게 협력할 수 있었던 점이 호모 사피엔스(현생 인류)의 성공 비결이라고 그는 밝혔다.


그의 후속작은 출간 전부터 사람들의 관심을 끌었다. 40개국에 출간계약을 맺은 <호모 데우스>(2015)는 과거 인류 역사에 초점을 맞춘 전작을 넘어 호모 사피엔스에게 닥쳐올 미래를 본격적으로 다룬다. 10만년 동안 이어진 호모 사피엔스의 뒤를 잇는 호모 데우스의 탄생을 점친 것이다. ‘데우스’(Deus)는 라틴어에서 유래한 단어로, ‘이라는 뜻이다. 하라리는 일종의 경고를 담은 이번 책에서 인본주의가 어떻게 세계를 지배하는 종교가 되었으며, 왜 인본주의의 꿈을 이루려는 시도가 그 꿈을 해체할 수 있는가를 탐구한다. 그 탐구의 끝엔 우주적 규모로 데이터를 처리하며 스스로 발전하는 네트워크와 일개 데이터로 전락해 결국 사라져 버릴지도 모르는 인류가 있다.

하라리는 21세기에 인류가 추구할 의제를 이해하기 위해 인본주의가 어떻게 세계를 지배하는 종교가 되었는지를 되짚는다. 고대 이집트의 파라오나 중세 기독교 신을 지나 근대를 지배한 허구의 그물은 인본주의였다. 근대 이후 인간은 과학과 이성이란 힘을 가진 대가로 신이 부여해주던 의미를 포기하고 스스로 의미의 창조자가 되는 인본주의를 믿기 시작했다. 20세기엔 인본주의의 세 가지 분파인 자유주의, 사회주의, 진화론(나치즘 등)이 양차 세계대전과 냉전을 거치는 과정에서 자유주의가 승리를 거뒀다. 프랜시스 후쿠야마의 말대로 체제 경쟁은 끝났고 역사는 종언을 고한 듯했다.


그러나 불멸, 행복, 신성을 추구하는 유전공학과 인공지능 같은 기술들이 잠재력을 드러내기 시작하면서 인본주의의 근간은 흔들리기 시작했다. 알고리즘 기술의 발달로 군인, 변호사, 의사, 약사, 교사 등 많은 직업은 대부분 필요가 없어지고, 심지어 기업 경영자와 예술가의 자리도 침범당할 가능성이 크다. 21세기엔 일하지 않는 거대한 규모의 계급이 생겨날 것이다. 이들은 연인 선택이나 투표 등 중요한 결정들은 알고리즘에 맡기고 약물이나 가상세계 게임을 하다 가치 없는 삶을 마감해야 할지도 모른다.

 

유발 하라리는 신작 <호모 데우스>에서 알고리즘이 우리보다 우리 자신을 더 잘 알게 되면 사회, 정치, 일상에 어떤 일이 일어날까라는 질문을 오랫동안 생각해보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생명공학의 발전으로 장애와 질병이 생길 가능성을 제거하고, 천재 과학자나 예술가, 운동선수가 될 자질을 부여받은 호모 데우스가 탄생할 수 있다고 그는 예측했다. 김영사 제공

 

반면, 일부 특권계층은 유전공학의 발달로 유전자를 개량하고, 새로운 장기를 이식받아가며 젊고 건강한 육체로 백 년을 넘게 사는 호모 데우스’(신이 된 인간)가 될 것이다. 부유층 자녀들은 수정란 단계에서 유전자 조작을 거쳐 장애나 비만, 불치병을 앓지 않도록 조정되고 뛰어난 외모를 갖게 되리라. 하라리는 천재 과학자와 예술가, 초인적 신체를 가진 운동선수를 만들어내는 것도 미래엔 가능해지리라고 본다. 카탈로그에서 자신의 아이를 선택하는 디스토피아적 미래가 펼쳐질 수 있으며, 그때가 되면 모든 사람이 평등하고 동등한 권리를 가지고 있다는 자유주의는 붕괴할 것이다.

 

그러나 독자의 예상과 달리 호모 데우스조차 최종 승자는 아니다. 하라리는 인본주의가 무너진 자리에서 새로운 종교인 데이터교가 탄생할 것이라고 전망한다. 이 신생 종교는 인간을 데이터 처리 시스템으로, 역사는 이 시스템의 효율을 높이는 과정으로 이해한다. 인류 역사는 문자와 화폐의 발달, 교역의 증대로 마을·도시·국가·세계로 점점 데이터 처리 시스템이 넓어지는 과정이기도 했다. 이제 데이터 처리 시스템은 인간들이 자발적으로 업로드한 생각과 행동, 신체 정보를 토대로 인간보다 인간을 더 잘 아는우주적 규모의 신과 같은 존재가 될 것이라고 본다.

 

데이터교는 인간에게 건강·행복·힘이라는 목표를 달성하게 해주겠다고 약속하겠지만, 결국 이 데이터 처리 시스템에 의해 인류가 사라져버릴 수도 있다고 본다. 만물인터넷(우주적 규모로 확장된 데이터 처리 시스템)이 된 시스템이 보기에 인간은 효율성이 떨어지는 한물간 데이터 처리 기계일 뿐이기 때문이다. 마치 인간이 네트워크 안에서 중요하지 않은 동물들의 삶을 하찮게 여기고 멸종시킨 것처럼 인간이 그 대상이 될 수도 있다. 하라리는 만물인터넷이 실제로 운용되기 시작하면, 우리는 엔지니어에서 칩으로, 그런 다음에는 데이터로 전락할 것이고, 결국 세차게 흐르는 강물에 빠진 흙덩이처럼 데이터 급류에 휩쓸려 흩어질 것이라고 말한다.

하라리는 호모 데우스의 탄생데이터교 혁명이 백 년 안에 이뤄질 것으로 내다보면서 이미 변화가 시작됐다고 지적한다. “차라리 그 전에 죽겠다고 말하는 사람들에게, 그는 우리에게 의미 있는 세계는 몇십 년 안에 무너질 수 있다. 세상과 무관한 존재가 되기 전에 죽으면 그만이라고 안심할 수는 없다. 2100년에 신들이 거리를 돌아다니지는 않더라도, 호모 사피엔스의 성능을 높이려는 시도가 이번 세기 안에 세상을 몰라볼 정도로 바꿀 것이다라고 말한다.

 

하지만 이런 디스토피아의 미래가 올 가능성이 크다 하더라도, 반드시 일어나는 것은 아니다. 인류는 지난 70년간 처음으로 연극의 1막에 등장한 총은 3막에서 반드시 발사된다는 안톤 체호프의 법칙을 깨고, 지구를 여러 차례 멸망시킬 수도 있었던 핵무기를 사용하지 않는 기적을 보여줬다. 이제는 중동 분쟁, 유럽 난민 사태, 지구 온난화 같은 작은 문제보다 이런 데이터교의 교의를 비판적으로 검토하는 것이 가장 긴급한 정치·경제적 과제가 되어야 한다고 하라리는 주장한다. “이 책의 목표는 단 하나의 결정적인 시나리오를 예측함으로써 우리의 지평을 좁히는 대신, 지평을 넓혀 우리가 선택할 수 있는 가능성의 스펙트럼이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더 넓다는 사실을 깨닫게 하는 것이다.”

 

하라리는 역사와 과학이라는 망치로 안온하게 정박해 있던 항구를 부수고 격랑이 몰아치는 바다로 인류를 다시 떠내려 보낸다. 역사상 가장 위협적인 폭풍 속에서 살아남기 위해 인류는 다시 눈을 들어 앞을 내다보고 머리를 맞대야 한다. 그 시도가 물거품이 될지라도

 

 

                                                                  2017                                             2015

 

사피엔스 / 저자 유발 하라리|역자 조현욱|김영사 |2017.01.10.

/저자 유발 하라리|역자 조현욱|김영사 |2015.11.24

원제 Sapiens

커버에 빈틈없이 한문 사람 인자를 배치하여 사피엔스 무리를 나타냈고, 모두 똑같은 검은 사람들 사이에서 인간 진화를 일으킨 돌연변이를 빨간색 인자로 표시했다. 커버 중간에 동그라미 구멍을 뚫어 인간의 지문으로 세상이 열리고 새로운 미래가 열릴 수 있음을 상징하였다.

변방의 유인원 호모 사피엔스는 어떻게 세상의 지배자가 되었는가? 수렵채집을 하던 우리 조상들은 어떻게 한 곳에 모여 도시와 왕국을 건설하였는가? 인간은 왜 지구 역사상 가장 치명적인 동물이 되었는가? 과학은 모든 종교의 미래인가? 인간의 유효기간은 언제까지인가?

 

멀고먼 인류의 시원부터 인지혁명, 농업혁명, 과학혁명을 거쳐 끊임없이 진화해온 인간의 역사를 생물학, 경제학, 종교학, 심리학, 철학 등 여러 학문의 경계를 넘나들며 다양하고 생생하게 조명한 전인미답의 문제작. 호모 사피엔스부터 인공지능까지, 기나긴 역사의 시간을 한 권으로 써내려간 문명 항해기. 이제 우리는 무엇을 인간이라고 할 것인가.

 

한국의 독자들에게

역사연대표

1부 인지혁명

1. 별로 중요치 않은 동물

2. 지식의 나무

3. 아담과 이브가 보낸 어느 날

4. 대홍수

2부 농업혁명

5. 역사상 최대의 사기

6. 피라미드 건설하기

7. 메모리 과부하

8. 역사에 정의는 없다

3부 인류의 통합

9. 역사의 화살

10. 돈의 향기

11. 제국의 비전

12. 종교의 법칙

13. 성공의 비결

4부 과학혁명

14. 무지의 발견

15. 과학과 제국의 결혼

16. 자본주의 교리

17. 산업의 바퀴

18. 끝없는 혁명

19. 그리고 그들은 행복하게 살았다

20. 호모 사피엔스의 종말

후기_ 신이 된 동물

역자후기

참고문헌

찾아보기

 

 

인지혁명, 농업혁명, 과학혁명 인간은 마침내 신이 될 것인가

사피엔스는 약 135억 년 빅뱅으로 물리학과 화학이 생겨나고 약 38억 년 전 자연선택의 지배 아래 생명체가 생겨나 생물학이 생기고, 7만 년 전 호모 사피엔스 종이 발전하여 문화를 만들고 역사를 개척하는 지점에서 이야기를 시작한다.

 

저자는 과거에서 오늘날까지 이 거대한 수만 년의 역사를 관통하여 인간의 진로를 형성한 것으로 세 가지 대혁명을 제시한다. 바로 약 7만 년 전의 인지혁명, 12,000년 전의 농업혁명, 500년 전의 과학혁명이다. 과학혁명은 여전히 발전하고 있는 역사의 한 부분이고, 농업혁명은 새로운 사실들이 계속 밝혀지고 있지만, 인지혁명은 여전히 많은 부분 신비에 싸여 있다. 끝나지 않은 발견과 빈약한 사료들을 근거로 펼쳐내는 상상의 언어들은 놀랍도록 이성적이며 빈틈이 없어 독자들을 몰입하게 한다.

 

저자는 역사 발전 과정의 결정적인 일곱 가지 촉매제로 불, 뒷담화, 농업, 신화, , 모순, 과학을 지목했다. 인지혁명의 시작으로 불을 지배함으로써 먹이사슬의 최정점에 올라선 인간은 언어(뒷담화)를 통해 사회적인 공동체를 형성하게 되었고, 수렵채집인에 머물던 인간은 농업혁명을 통해 기하급수적인 인구증가를 경험한다. 늘어난 인구를 통제하는 강력한 무기는 종교, 계급, 권력 등 허구의 신화들이다(물론 수렵채집인 사회를 지배한 것도 역시 허구의 신화들이었다). 농업의 발달은 부의 증가와 정착생활로 이어졌고, 사람들은 돈을 맹신하게 되었으며, 돈의 맹신은 사회적 모순을 야기한다. 500년 전 과학혁명은 우리에게 이전 시기와 완전히 다른 세상을 열어보였다. “이 혁명은 역사의 종말을 불러올지도 모르고 뭔가 완전히 다른 것을 새로이 시작하게 할지도 모른다.”(19) 40억 년간 자연선택의 지배를 받아온 인류가 이제 신의 영역까지 넘보고 있다. 인간의 지적설계로 만들어갈 미래는 어떤 모습일까? 사피엔스는 이런 중요한 순간을 살고 있는 우리에게 다가올 미래에 대해 어떤 전망이 있는지, 지금이 전망을 가져야 할 때라고 말한다.

 

평원에는 호모 사피엔스만 남았다

저자는 이런 장구한 과정에서 발생하는 수많은 모순의 순간순간을 통해 역사에 결코 자비가 없음을 섬뜩하게 보여준다. 이 세 혁명을 통해서 인간은 끊임없이 질주해왔지만, 과연 이 세 혁명은 인간과 그 이웃 생명체에게 어떤 영향을 끼쳤을까? 그것이 이 책의 주제다”(19)라고 저자는 책의 서두에서 밝히고 있다.

10만 년 전 호모 사피엔스뿐만 아니라 네안데르탈인, 호모 에렉투스 등 최소 여섯 종의 인간 종이 살던 평원이 마치 눈에 보일 듯 생생하게 펼쳐진다. 저자는 이후 호모 사피엔스 종이 어떻게 유일한 승자로 지구상에 살아남게 되었는지 아느냐고 독자들에게 묻는다.

 

사실은 이렇다. 2백 만 년 전부터 약 1만 년 전까지 지구에는 다양한 인간 종이 동시에 살았다. 왜 안 그랬겠는가? 오늘날에도 여우, , 돼지 등 수많은 종이 동시대에 살고 있지 않은가. 몇만 년 전의 지구에는 적어도 여섯 종의 인간이 살고 있었다. 여기에서 이상한 점은 옛날에 여러 종이 살았다는 사실이 아니라 오히려 지금 딱 한 종만 있다는 사실이다.”-26

 

네안데르탈인이나 호모 에렉투스가 사라진 평원에는 호모 사피엔스만 남았고, 인간의 발길이 닿는 곳마다 대형 동물군들이 홍수에 쓸려가듯 사라져버렸다. 인간의 필요에 의해 강제로 복종한 소, 돼지, , 개 등 몇몇 종만이 개체수를 늘릴 수 있었지만, 산업적으로 강제사육 당하는 그들의 삶은 비참하고 잔인하기 그지없다. 유럽 사람들에게 돈은 죽음도 불사할 만큼 매력적인 것이었다. 더 많은 돈을 벌기 위해 신대륙을 찾아 떠난 사람들은 아메리카 원주민들을 학살했고, 아프리카 사람들을 노예로 활용해 더 많은 자본을 축적했다. 노예산업에 돈을 투자한 평범한 유럽 사람들은 악한 사람들이 아니었다. 단지 무관심하고 무지했을 뿐이다. 이런 자본은 서구 세계의 과학과 문화 발전에 밑거름이 되었고, 이제 인간의 과학은 불사(不死)길가메시 프로젝트를 약속한다. 하지만 저자는 이런 기술 발달도 모두에게 공평한 것은 아닐 것이라고 예견한다. 부자들은 영원히 살고, 가난한 사람들은 죽어야 하는 세상. 이런 미래가 곧 도래할 것이라고 말이다.

 

앞으로 몇십 년 지나지 않아, 유전공학과 생명공학 기술 덕분에 우리는 인간의 생리기능, 면역계, 수명뿐 아니라 지적, 정서적 능력까지 크게 변화시킬 수 있게 될 것이다. 유전공학이 천재 생쥐를 만들 수 있다면 천재 인간을 만들지 못할 이유가 어디에 있는가? 우리가 일부일처제 밭쥐를 창조할 수 있다면 평생 배우자에게 충실하도록 유전적으로 타고난 인간을 왜 못 만들겠는가?”-570

 

우리는 수렵채집인 선조들보다 더 행복할까

한 권의 책으로 역사의 모든 것을 재고할 수는 없다. 하지만 사피엔스에서 한눈에 본 인간의 역사는 매 순간순간 책장을 넘길 때마다 생각할 거리로 넘쳐난다. 가진 것은 얼마 없었지만 기대는 높았던 옛사람과, 가능성은 활짝 열려 있지만 좀처럼 만족할 수 없는 현대인 중 누가 더 행복한지에 대한 철학적인 논의는 특히 흥미롭다. 저자는 인간이 지금보다 더 강력했던 적은 없지만, 우리가 선조보다 더 행복하지는 않다는 것이 이 책의 주요한 메시지 중 하나라고 인터뷰에서 밝혔다.

 

진일보한 현대 인류는 왜 더 이상 행복하지 않은 것일까? 이전 시기에는 타인의 폭력으로 인한 사망률이 높았다면 이제 사피엔스는 스스로 자신을 죽이고 있다. 권력도 돈도 기술도 있지만, 우리는 여전히 왜 그래야 하는지 이유도 모른 채 이것들을 추구한다. 위험한 만큼 매혹적인 기술은 신성모독 그 자체이다. 저자는 우리는 스스로 신이 되려하는 길목에 놓여 있다. 하지만 우리는 이것이 우리가 진정 원하는 것인지 알지 못한다고 한다. 인간이 추구하는 인본주의, 민족주의 등의 의미들은 망상일 뿐이고, 개인의 환상을 집단적 환상에 맞추어 행복을 찾으려 해도 결국 이것은 자기기만일 뿐이라고 우울한 이야기를 한다. 하지만 일말의 여지를 남긴다. 행복에 대해 연구를 시작한 것은 얼마 되지 않았고, 행복에 대한 가능성은 더 많이 열려 있는 것이다.

 

우리가 아는 한, 순수한 과학적 관점에서 볼 때, 인간의 삶은 절대 아무런 의미가 없다. 인류는 목적이나 의도 같은 것 없이 진행되는 눈먼 진화과정의 산물이다. 우리의 행동은 뭔가 신성한 우주적 계획의 일부가 아니다. 내일 아침 지구라는 행성이 터져버린다고 해도 우주는 아마도 보통 때와 다름없이 운행될 것이다. 그 시점에서 우리가 아는 바로는 인간의 주관성을 그리워하는 존재는 없을 것이다. 사람들이 자신의 삶에 부여하는 가치는 그것이 무엇이든 망상에 지나지 않는다.”-552~553


유발 하라리가 한국의 독자들에게

유발 하라리는 한국에서 출간을 기념하며 특별히 한국의 독자들을 위한 서문을 보내왔다. 서문에서 한국사회에 대한 그의 관심을 읽을 수 있다. 한국인들은 세계 어느 나라보다 기술적 성취를 이루었지만, OECD 국가 중 자살률은 1위다. 행복도 조사에서도 멕시코, 콜롬비아 등 저개발 국가들보다 뒤처져 있다. 이에 저자는 이는 가장 널리 통용되는 역사 법칙의 어두운 한 단면을 보여준다. 인간은 권력을 획득하는 데는 매우 능숙하지만 권력을 행복으로 전환하는 데는 그리 능하지 못하다”(10)는 것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했다. 또 남한과 북한의 예를 통해 한 민족이 어떤 가치관을 가지고 있느냐에 따라서 사회 변화의 양상은 완전히 달라질 수 있음도 보여준다. 한 세기 안에서 식민지배와 전쟁을 겪었고 폐허 속에서 빠른 경제성장을 이룬 한국이라는 사회가 보여준 사례를 통해, 인류가 멸종할 것인지, 더 나은 진보를 이룩할 것인지, 어떤 것에 방점을 두고 어떤 미래를 만들 것인지 인류가 함께 고민하자고 한 번 더 강조한다.

 

사피엔스는 현재를 이해하기 위해 과거를 알아야 한다는 유발 하라리의 대담하고 뛰어난 시도이다. 우리가 겪고 있고 만들어야 할 대단한 기술 진보를 위해서 과거를 이야기하는 것이다. 이 책의 특별한 점은 인간의 역사를 오늘날 우리가 이해가능한 틀로 정리했다는 점이다.

사회가 지속되는 것은 허구를 이용해서이고, 종교는 말할 것도 없고 사회를 지탱하는 돈과 법과 인권도 인간이 만들어낸 것이다. 이 중 어떤 것도 사람들이 지어내고 전달하는 이야기밖에 존재하지 않는다. 결국 이 허구를 믿는 능력을 가진 사피엔스는 국가에서 기업까지 모든 권력에 충성을 바치게 되었다. 평일에는 회사에 다니고 주말이면 종교 활동을 하는, 오늘날 한국에 사는 사피엔스들에게 매우 의미심장한 책일 수밖에 없다.

 

책속으로

전 세계 모든 지역 사람들은 놀라운 신기술에 접근할 수단을 가지려 고군분투하고 있다. 하지만 이 기술은 우리에게 그것으로 무엇을 하라고 말하지 않는다. 유전공학, 인공지능 그리고 나노기술을 이용해 천국을 건설할 수도 있고, 지옥을 만들 수도 있다. 현명한 선택을 한다면 그 혜택은 무한할 것이지만, 어리석은 선택을 한다면 인류의 멸종이라는 비용을 치르게 될 수도 있다. 현명한 선택을 할지의 여부는 우리 모두의 손에 달려 있다.--- p.10~11

 

사람들은 자신의 결정이 가져올 결과를 전체적으로 파악하는 능력을 갖고 있지 않았다. 추가로 노동을 더 하려고 결정할 때,() 사람들은 이렇게 생각했다. ‘이러면 일을 더 해야 하는 건 사실이지만, 수확량이 많이 늘어날 거야. 흉년 걱정을 할 필요가 더 이상 없을 거야. 아이들이 배가 고픈 채로 잠자리에 드는 일도 없을 거야.’ 그것은 이치에 닿았다. ‘일을 더 열심히 하면 삶이 더 나아지겠지.’ 계획은 그랬다. () 사람들은 더 열심히 일했다. 하지만 그들은 아이들의 숫자가 늘어날 것이라는 사실을 내다보지 못했다. 추가로 생산된 밀은 숫자가 늘어난 아이들에게 돌아가야 했다. () 그렇다면 왜 계획이 빗나갔을 때 농경을 포기하지 않았을까? 작은 변화가 축적되어 사회를 바꾸는 데는 여러 세대가 걸리고 그때쯤이면 자신들이 과거에 다른 방식으로 살았다는 것을 아무도 기억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인구 증가 때문에 돌아갈 다리가 불타버렸다는 것도 한 이유였다. 쟁기질을 도입함으로써 마을의 인구가 1백 명에서 110명으로 늘었다고 가정해보자. 이중 자신들이 자발적으로 굶어죽는 것을 선택함으로써 나머지 사람들이 과거의 좋았던 시절로 돌아갈 수 있도록 할 열 명이 있었겠는가?--- p.133~134


사람들로 하여금 기독교나 민주주의, 자본주의 같은 상상의 질서를 믿게 만드는 방법은 무엇일까? 첫째, 그 질서가 상상의 산물이라는 것을 결코 인정하지 않아야 한다. 사회를 지탱하는 질서는 위대한 신이나 자연법칙에 의해 창조된 객관적 실재라고 늘 주장해야 한다. 사람이 평등하지 않은 것은 함무라비가 그렇다고 해서가 아니라 엔릴과 마르두크가 그렇게 명했기 때문이다. 사람이 평등한 것은 토머스 제퍼슨이 그렇게 말해서가 아니라 신이 그렇게 창조했기 때문이다. 자유시장이 최선의 경제체제인 것은 애덤 스미스가 그렇다고 말했기 때문이 아니라 그것은 불변의 자연법칙이기 때문이다.--- p.169~170

 

역사는 교차로에서 교차로로, 뭔가 알 수 없는 이유 때문에 처음에는 이 경로를 택했다가 다음에는 저 경로로 진입했다가 하면서 나아간다. 1500년경 역사는 가장 중대한 선택을 했다. 인류의 운명뿐 아니라 아마 지구에 있는 모든 생명의 운명까지도 바꿀 선택이었다. 우리는 이것을 과학혁명이라고 부른다. 그 혁명은 서유럽에서, 아프로아시아의 서쪽 끝에 있는 커다란 반도에서 시작되었다. 그때까지 역사에서 중요한 역할을 전혀 하지 못하던 지역에서 말이다.

왜 과학혁명은 하고많은 곳을 놔두고 하필 그곳에서 일어났을까? 어째서 중국이나 인도에서 일어나지 않았을까? 어째서 실제보다 2세기 앞이나 3세기 뒤가 아니라 두 번째 천년의 한중간에 일어났을까? 우리는 모른다. 학자들은 열몇 가지 이론을 내놓았지만, 특별히 그럴싸한 이론은 없다.--- p.346~347

 

산업혁명의 핵심은 에너지 전환의 혁명이었다. 우리가 사용할 수 있는 에너지에는 한계가 없다는 사실을 산업혁명은 되풀이해서 보여주었다. 좀 더 정확히 말하자면, 유일한 한계는 우리의 무지뿐이라는 것을 보여주었다. 불과 몇십 년마다 새로운 에너지원이 발견되었고, 그 덕분에 우리가 사용할 수 있는 에너지의 총량은 계속 늘었다. 그런데도 에너지 고갈을 두려워하는 사람이 이렇게 많은 이유는 무엇일까? 사용 가능한 화석연료가 고갈되면 재앙이 닥칠 것이라고 경고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분명 세상에는 에너지 결핍이 존재하지 않는다. 부족한 것은 에너지를 찾아내 그것을 우리의 필요에 맞게 전환하는 데 필요한 지식이다. --- p.480

 

사피엔스의 미래  우리 시대 최고의 지성 4인이 말하는 인류의 미래와 진보

원제 Do Humankind's Best Days Lie Ahead?

저자 알랭 드 보통, 말콤 글래드웰, 스티븐 핑커, 매트 리들리|역자 전병근|모던아카이브 |2016.10.24.

 

사피엔스의 미래201511월에 실시된 멍크 디베이트를 엮은 책이다. 토론 주제는 인류의 미래, 인류의 앞날에 더 나은 미래가 기다리고 있는가이다.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심리학자인 스티븐 핑커와 세계적 과학 저널리스트 매트 리들리가 찬성 팀으로, ‘한국인이 사랑하는 작가알랭 드 보통과 독보적 경영저술가 말콤 글래드웰이 반대 팀으로 나섰다.

 

포문을 연 찬성 팀은 각종 수치를 들어 인류의 미래가 밝다고 확신하는 반면, 반대 팀은 철학적 문제를 제기하며 역공에 나섰다. 이 책은 이런 멍크 디베이트의 현장을 생생하게 되살리며, 독자들을 세기의 토론 현장으로 초대한다.

 

저자소개

알랭 드 보통-1969년 스위스 취리히에서 태어났다. 은행가이며 예술품 수집가인 아버지를 둔 덕택에 유복한 환경에서 자라났다. 여러 언어에 능통하며 케임브리지 대학교에서 역사학을 전공, 수석 졸업했다. 스물세 살에 쓴 첫 소설 [왜 나는 너를 사랑하는가Essays in Love]에 이어 [우리는 사랑일까The Romantic Movement] [키스 앤 텔Kiss and Tell]에 이르는, 사랑과 인간관계 3부작이 현재까지 20여 개 언어로 번역, 출간되어 수많은 독자를 매료시켰다. 자전적 경험과 풍부한 지적 위트를 결합시킨 이 독특한 연애소설들로 그는 ‘90년대식 스탕달’ ‘닥터 러브라는 별명을 얻게 되었다. 또한 문학과 철학, 역사, 종교, 예술을 아우르며 일상의 가치를 발견하는 에세이 [불안] [일의 기쁨과 슬픔] [여행의 기술] [행복의 건축] [프루스트가 우리의 삶을 바꾸는 방법들] [무신론자를 위한 종교] [뉴스의 시대] [영혼의 미술관] 등을 냈다. 20032월 프랑스 문화부 장관으로부터 슈발리에 드 로드르 데자르 에 레트르라는 기사 작위를 받았으며, 같은 해 11월에는 유럽 전역의 뛰어난 문장가에게 수여하는 샤를르 베이옹 유럽 에세이상을 수상했다. 현재 런던에 살고 있다. 작가 홈페이지 www.alaindebotton.com

 

스티븐 핑커-1954년 캐나다 몬트리올의 영어권 유대인 집안에서 태어났다. 맥길 대학교에서 심리학을 전공하고, 1976년 미국으로 건너가 1979년 하버드 대학교에서 실험 심리학으로 박사 학위를 받았다. MIT에서 박사 후 과정을 밟은 후에는 하버드 대학교와 스탠퍼드 대학교에서 조교수를 지냈으며, 1982년부터2003년까지 MIT 교수를 거쳐 2003년부터 지금까지 하버드 대학교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인간의 마음과 언어, 본성과 관련한 심도 깊은 연구와 대중 저술 활동으로 전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심리학자이자 인지 과학자로 꼽히고 있다. 주요 연구 주제인 시각 인지와 언어 심리학 연구로 미국 심리학 협회(1984, 1986), 미국 국립 과학 학술원(1993)과 영국 왕립 연구소(2004), 인지 뇌 과학 협회(2010), 국제 신경 정신병 학회(2013) 등이 주는 상을 받았으며, '올해의 인문주의자', [프로스펙트 매거진] '세계 100대 사상가', [타임]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100', [포린폴리시] '세계 100대 지식인'에 선정되었다.

 

일반 대중을 위해 펴낸 6권의 책들은 모두 베스트셀러가 되었다. 핑커는 자신의 대중적 저술 기획을 크게 언어 3부작과 마음 3부작이라고 소개한 바 있는데, '언어는 생물학적 적응'이라는 아이디어에 기반해 언어의 모든 측면을 개괄한 첫 번째 저서 [언어 본능](1994)이 언어 3부작의 첫 번째 책이라면, 상상과 추론에서 감성과 유머와 재능까지 마음의 (언어 이외의) 다른 영역에서 나타나는 논리 구조를 분석한 [마음은 어떻게 작동하는가](1997)가 마음 3부작의 첫 책이다. 그리고 특수한 현상 하나를 선택, 상상할 수 있는 모든 각도에서 조사함으로써 언어와 마음의 본질을 조명한 [단어와 규칙](1999)(언어 3부작의 두 번째), 인간 본성에 관한 아이디어와 그것의 도덕적, 감정적, 정치적 색채를 탐구한 [빈 서판](2002)(마음 3부작의 두 번째)에 이어, 단어로 우리 생각과 우리를 둘러싼 세계를 들여다본 [생각거리](2006)로 언어 3부작과 마음 3부작을 동시에 마무리했다. [로스앤젤레스 타임스] 과학 도서상과 엘리너 매코비 도서상, 윌리엄 제임스 도서상을 받았으며, [마음은 어떻게 작동하는가][빈 서판]으로 퓰리처상 일반 논픽션 부문 최종 후보에까지 올랐다.

 

말콤 글래드웰- 세계적 경영사상가이자, 필력 넘치는 베스트셀러 저술가. 영국에서 태어나 캐나다 온타리오에서 자랐고, 토론토 대학교와 트리니티 대학에서 역사학을 공부했다. 1987년부터 1996년까지 [워싱턴 포스트]의 경제부/과학부 기자, 뉴욕 지부장을 지냈다. 1996년부터[뉴요커]의 기고 작가로 일해왔다. 1999, 이 시대 최고의 마케터 중 한 명인 론 포페일에 대한 기사로 내셔널매거진 어워드를 탔다. 2005년에는 [타임]이 선정한 가장 영향력 있는 100에 뽑혔다. 1987년부터 1996년까지 [워싱턴 포스트]의 경제부·과학부 기자, 뉴욕 지부장을 지냈으며, 1996년부터 [뉴요커]의 저널리스트로 활동해왔다.토론토대학교와 트리니티대학교에서 역사학을 공부했다. 영국에서 태어나 캐나다 온타리오에서 자랐고, 현재는 뉴욕 시에 살고 있다.

[티핑 포인트] [아웃라이어] [그 개는 무엇을 보았나] [다윗과 골리앗] 등 통찰력 있는 독보적 스토리텔링으로 출간하는 책마다 전 세계적인 이슈를 불러일으키는 밀리언셀러 작가다.

 

매트 리들리- 옥스퍼드 대학교에서 동물학 박사학위를 받았고 1983년부터 [이코노미스트Economist]의 과학 전문 기자로 일했다. 1993년부터는 런던의 [데일리 텔레그래프Daily Telegraph][선데이 텔레그래프Sunday Telegraph]의 칼럼니스트로 활동하며 과학, 환경, 경제 분야의 글을 썼고 경제문제연구소Institute of Economic Affairs의 회원, 국제생명센터International Centre for Life의 이사로도 활동했다. 미국 예술 과학 아카데미American Academy of Arts and Sciences 회원으로 선출되었으며 2012년에는 인간의 자원에 대한 비전을 지속적으로 고취시킨 업적을 인정받아 Julian Simon 상을 받았다. 세계적인 과학저술가로 손꼽히는 그의 주요 저서로는[붉은 여왕The Red Queen: Sex and the Evolution of Human Nature],[이타적 유전자The Origins of Virtue: Human Instincts and the Evolution of Cooperation],[이성적 낙관주의자The Rational Optimist: How Prosperity Evolves] 등이 있다. 현재 국제생명센터의 의장이며 콜드스프링하버 연구소에서 객원교수로 활동 중이다.

 

옮긴이의 말

피터 멍크의 편지

들어가며

1장 멍크 디베이트

2장 토론 전 인터뷰

3장 전문가 논평

감사의 말

패널 소개

진행자 소개

멍크 디베이트 소개

 

출판사 서평

지금은 인간의 운명에 대해 고민해야 할 최적기!

지금 우리 인간은 엄청난 변화의 시기를 겪고 있다. 과거보다 더 오래 더 건강하게 더 풍요롭게 더 안전하게 살고 있다. 새로운 기술과 자유의 확산으로 그 속도가 더해간다. 다른 한편으로 신기술은 사회적·경제적 양극화를 심화시키고, 전 국민을 감시하는 감시국가를 가능하게 하며, 사람들의 일자리를 앗아가고 있다. 사피엔스의 저자 유발 하라리 교수는 과학 혁명이 역사의 종말을 불러올지도 모르고, 인류가 스스로 신이 되려 하는 길목에 놓여 있으면서도 진정 원하는 것인지 알지 못한다고 주장했다. 과연 우리는 올바른 방향으로 가고 있는 것일까? 인간의 미래는 장밋빛일까?

 

우리 시대 최고의 지성 4인이 한 자리에

멍크 디베이트라는 행사가 있다. 캐나다 토론토에서 봄과 가을 연 2회 각 분야의 최고 권위자나 전문가가 국제적인 이슈를 놓고 벌이는 토론회다. 21조를 이룬 참가자들은 토론 배틀을 벌인다. 토론 전후로 찬반 투표를 해서 어느 팀이 승리했는지 보는 재미를 준다. 30~95달러로 판매되는 티켓이 매회 매진 행렬을 이어갈 정도로 관심이 뜨거운 국제적 이벤트다.

 

사피엔스의 미래201511월에 실시된 멍크 디베이트를 엮은 책이다. 이날 토론 주제는 인류의 미래. ‘인류의 앞날에 더 나은 미래가 기다리고 있는가라는 질문을 던졌다. 찬성 팀에 선 사람은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심리학자이자 인지과학자인 스티븐 핑커와 세계적 과학 저널리스트인 매트 리들리다. 여기에 맞서 반론을 펴는 이는 한국인이 가장 사랑하는 작가알랭 드 보통과, 아웃라이어등 다섯 권의 책을 써서 1,000만 부 이상의 판매를 올린 독보적 경영저술가 말콤 글래드웰이다. 이들 4인이 한 무대에서 인류 최대의 논제를 두고 공개 논쟁을 벌인 것 자체가 관심을 끌기에 충분하다.

 

포문을 연 찬성 팀, 각종 수치 들어 인류의 미래가 밝다고 확신

첫 번째 발언자로 나선 스티븐 핑커는 인류의 앞날이 밝다는 것을 확신시킬 것이라는 말로 포문을 열었다. 하버드 대학교 교수인 그는 인간의 운명을 제대로 이해하는 유일한 방법은 사실과 수치를 살펴보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수명, 건강, 물질적 번영, 평화, 안전, 자유, 지식, 인권, 성 평등, 지능 등 인류의 삶에 그간 긍정적인 변화가 이루어진 10가지 요소를 조목조목 짚었다.

 

매트 리들리는 인구 폭발, 기근, 환경오염 등 10~20년 전에 했던 암울한 전망이 모두 거짓 경보였거나 과장됐다고 운을 뗐다. 인구 증가는 극적으로 느려지고 농장의 수확량이 대폭 늘고 있으며 환경운동가들의 노력 덕분에 숲과 야생동물이 더 늘어난다는 것이다. 옥스퍼드 대학 박사 출신이기도 한 그는 현재 진행 중인 혁신이 인류의 진보를 이끄는 동력이며 인터넷 같은 신기술로 아이디어를 주고받으면서 사람들의 삶을 풍요롭게 만들 수 있는 속도를 높여주었다고 역설했다.

 

역공에 나선 반대 팀, 철학적 문제 제기

알랭 드 보통은 자신이 태어난 난 스위스의 예를 들어 반박했다. 빈곤, 전쟁, 질병 같은 문제가 모두 해결된 나라라고 해도 문제가 많다는 것이다. 돈이 아무리 많아도 만족하지 않으며, 전쟁이 사라졌다고 해도 폭력은 지속되며, 의료 수준이 높아져도 여전히 죽음을 피할 수 없다는 주장이었다. 흥미롭게도 알랭 드 보통은 일상의 철학자라는 별명에 걸맞게 이날 논쟁을 과학이 아닌 철학적 논쟁이라고 정의했다.

 

말콤 글래드웰은 이 논쟁이 과거에 관한 것이 아니라고 했다. 지금까지 좋았다고 앞으로도 좋으리라고 장담할 수 없다고 지적한다. 그러면서 인류를 위협하는 여러 요소가 줄더라도, 기후변화로 인한 자연재해나 핵전쟁은 단 한 차례만 벌어지더라도 돌이킬 수 없는 피해를 줄 가능성이 있음을 지적했다. 기술 발전에 상응해 취약성도 증대한다는 사실을 강조한 것이다.

 

과학과 인문학의 이종 격투기, 승자는 찬성 팀

90분간 진행된 토론은 모두 발언 각 8, 상대편 발언에 대한 반박 각 3분에 이은 자유토론으로 진행되었다. 과학, 인문학, 경영학, 저널리즘의 최전선에 선 토론자들답게 세상을 바라보는 시각도 저마다 달랐다. 상대를 향해 날 선 공격을 하거나 응수하면서도 중간 중간 위트 있는 유모로 청중석에서 폭소가 터지기도 했다.

 

열띤 토론 뒤에도 청중들의 의견은 바뀌지 않았다. 토론 전 투표 결과 찬성 대 반대가 71% 29%에서 토론 후 73% 27%로 토론의 승리는 스티븐 핑커와 매트 리들리 팀에 돌아갔다. 사피엔스의 미래는 이런 멍크 디베이트의 현장을 생생하게 되살린 책이다. 국내판에는 원서에 담긴 토론 전 인터뷰, 전문가 논평 외에도 북클럽 오리진의 지식 큐레이터가 옮긴이의 말을 통해 토론의 의미와 재미를 제대로 짚어준다

 

책속으로

도대체 인류의 삶은 행복해지고 있는 건가? 우리는 어디로 가고 있는 걸까? 이런 빅퀘스천들이 잇따라 국내외에서 고개를 들고 있다. 인문학이 다시 관심을 끌고 있는 이유도 그동안 막연하게나마 믿어왔던 인류 사회의 전개 방향과 기대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옮긴이의 말)--- p.9

 

네 사람의 찬반 조 편성도 흥미롭다. 인류의 진보를 낙관하는 편에 선 핑커와 리들리는 계몽주의의 계승자이자 경험과학에 충실한 학자들이다. 반대편의 글래드웰과 드 보통은 평소에도 주류의 생각과 통념을 뒤집는 책을 많이 써왔다. 이른바 인문주의 전통의 계보를 잇는다.”(옮긴이의 말)--- p.10

 

지극히 이성적인 1급 지식인들도 자존심을 건 논쟁의 열기가 고조됐을 때는 감정을 다스리는 데 애를 먹는다는 사실을 생생하게 실감할 수 있다. 개인적으로는 알랭 드 보통이 꽤나 다혈질이라는 사실을 이번에 처음 알았다.”(옮긴이의 말)--- p.14

 

저는 오늘 밤 여러분에게 인류의 앞날에는 더 나은 미래가 기다리고 있다는 사실을 확신시킬 계획입니다. , 그렇습니다. 저는 확신시킬 것이라고 했습니다.”(스티븐 핑커)--- p.34

 

세계의 운명을 올바로 이해하는 유일한 방법은 사실과 수치를 살펴보는 것입니다. 시간의 경과에 따른 좋고 나쁜 일의 발생 빈도를 도표로 그려보는 겁니다.”(스티븐 핑커)--- p.35

 

기계, 기술, 인터넷, 아이폰과 더불어 우리가 함께 힘을 모아 완벽할 정도로 지혜롭고 완벽할 정도로 친절한 불멸의 생명체를 만들어낼 거라고 말할지도 모르겠습니다. 아마 그럴 수도 있을 겁니다. 하지만 그렇게 해서 만들어진 사람은 더 이상 인간이 아닙니다.”(알랭 드 보통)--- p.48

 

상대편 논객들이 주장하는 철학의 밑바닥에는 놀랄 만큼 취약한, 그리고 어쩌면 아주 편협할지도 모르는 잔혹한 철학이 자리 잡고 있습니다. 그것은 우리가 의지해서 살아갈 만한 철학이 못 됩니다.” (알랭 드 보통)--- p.52

 

열대우림은 사라질 것 같았고, 산성비, 조류 인플루엔자, 오존층의 구멍은 우리를 병들게 할 것 같았습니다. 제 몸의 정자 수도 줄어들고 있었고, 급기야 핵겨울이 우리를 끝장낼 것만 같았습니다.” (매트 리들리)--- p.53

 

인구는 어떨까요? 제가 살아오는 동안 세계 인구 증가율은 절반으로 줄었습니다. 2%에서 1%로 말이지요. 오늘날 아프리카의 출생률도 곤두박질치고 있습니다. 세계 인구는 20세기에 와서 4배로 뛰었습니다만 21세기에는 2배에도 못 미칠 것으로 보입니다.”(매트 리들리)--- p.60

 

오늘 논쟁은 과거에 대한 것이 아닙니다. 그렇지요? 미래에 관한 것입니다. 지금 이 시점부터 앞으로 상황이 좋아질 것인지 아닌지에 관한 논쟁이라는 이야기입니다. 미래가 더 나아질 것이라는 생각은 터무니없이 순진합니다.” (말콤 글래드웰)--- p.63

 

이제 5년마다 기근이 닥칠까 걱정을 할 필요는 없습니다. 하지만 초대형 허리케인이 닥쳐서 마이애미를 쓸어버리지는 않을지 걱정해야만 합니다.”(말콤 글래드웰) --- p.69

Imagine - Etta Jame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