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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존/지역과 마을

아미동 비석마을 여상희작가의 빈집프로젝트

by 이성근 2020. 12. 4.

 

 

전시명: 집의 순환

 

부산의 원도심을 내려다보는 천마산 자락 아미동 비석마을은 한국 근대기 아픈 역사의 현장이다. 일제강점기 들어온 일본인들이 고국으로 돌아가지 못하고 죽어 묻힌 묘지가 아미동으로 옮겨져 공동묘지를 형성하였고, 이전에 있던 조선인들은 밀려나는 신세가 되었다. 해방이후 한국전쟁기 폭발적으로 늘어난 피난민들이 부산에 몰리면서 아미동 산자락까지 올라와 묘지위에 터를 잡고 거처를 마련하고 마을이 형성되었다. 수많은 묘비와 돌들은 집을 짓는데 사용 됨으로서 이는 바위가 죽음의 집이 되고 이후 집이 되는 과정을 거쳐 현재도 마을 구석구석에 박제된 듯, 시간이 멈춘 듯 자리한 모습을 찾아볼 수 있다.

 

자연이었던 많은 돌들 틈 사이로 천마산에 원래 자라나던 식물들이 뿌리를 내리고 자라난다. 빼곡히 들어선 집들 사이에 (혹은 마을아래 원도심 전체를 돌아보아도) 가로수 외에 나무 한 그루 식물들을 찾아 보기란 점점 쉽지 않아 지고 있다. 집집마다 마당에 일정 공간을 차지하고 사람과 공간을 공유하던 자연을 이젠 더 찾아보기 힘들다. 무수히 들어찬 산자락의 집들은 시간이 지나고 머물던 이들이 죽거나 떠나면서 집은 기운을 잃고 쓰러진다. 지붕이 무너진 집 안에 시간이 지나며 식물들이 자라나고 길고양이들이 터를 마련한다.

 

인간만이 아닌 자연에게 공간을 내어주어 사람도 자연과 함께 공존하고 치유될 수 있기를 바란다. ... 수많은 비석과 함께 살아온 마을에 필요한 것은 여유로운 공간과 힐링 할 수 있는 무언가 일 것이다. 그것은 인공적인 것 외에 자연에서 그 해답을 찾고자 한다. 어느 마을보다 바다와 산, 그리고 하늘이 가까이 보이는 곳으로서 죽음의 땅으로 알려진 곳에 살고 있는 자, 그리고 사람이 떠나는 공간에 다시 피어나는 생명들에게서 해답을 찾아보고자 한다.

 

아미동은 오랫동안 연구되고 보수와 정비사업, 그리고 마을 활동가들이 마을을 잘 가꾸어 온 곳이다. 그러나 과밀한 집들 만큼이나 꾸준한 사회적인 관심과 손길이 필요한 곳이다. 고지대로 올라갈수록 오르내리기 힘들지만 채광과 환기가 잘되는 것을 알 수 있다. 탁 트인 전망과는 반대로 빈집이 많고 차량이 다니질 못해 왕래가 드물고 조용하다. 그 꼭대기에 우두커니 서있는 벚나무가 한 그루 있다. 저 아래 마을에서도 보이는 오래된 큰 나무는 집 한 채와 아주 잘 어우러져 있다. 앞으로는 원도심이 한눈에 보이는 마당이 있는 이 집은 우연히 찾게 되었고 집 한쪽은 돌로 직접 지어 올린 흔적과 그 틈사이에 자라는 고사리류 식물들을 볼 수 있다. 내부 지붕에는 나무 판자에 오래된 것으로 추정되는 한자와 영어가 적혀 있다. 낮은 나무 지붕집은 오랜 시간을 대변해 주는 듯하다. 지금은 돌아가신 원 주인은 마을을 아끼고 오랜 물건들을 모아 작은 공간을 하시려 했던 것 같다. 구석구석 애정이 느껴지는 곳은 마을 정상에 박물관을 세우려 하셨던 것 같다. 고령의 마을 사람들이 버릴 오래된 물건들을 모아 전시하려 했던 계획과 부합하여 돌아가신 집주인의 꿈을 풀어드리고자 한다. 그 분은 아마 아미동을 사랑하다 떠난 주민들의 대변자이지 않을까. 공간을 내어준 이들과 그 공간에 자라나는 또 다른 생명들을 결합시켜보고자 한다.

 

죽음의 공간으로 알려진 아미동에 생명이 숨 쉰다.

일본인들의 공동묘지로 알려진 아미동은 그 이전에 천마산 자락으로 많은 생명들이 있었다. 비석과 수많은 돌들에 덮혀 있다가 집들이 들어서고 콘크리트에 덮혀 있지만 곳곳에 돌 틈에서 자연이 자라난다. 그 모습은 이 마을의 생명의 틈을 보는 듯하고 치유와 힐링의 포인트로 앞으로 더욱 바라봐야 할 지점이다.

이번 프로젝트에서는 기존에 작가가 해왔던 비석작업을 단순화시켜 인간이 만들어낸 큐브를 사회의 모든 이야기를 담은 신문지를 해체해 만들어 그 안에 식물들이 뿌리내리도록 한다

.

1.전시공간 집 내부와 외부, 그리고 인근에 부서진 공간을 활용한 신문지 반죽과 흙을 설치하고 자연이 자리하게 한다.

 

2. 돌아가신 집주인의 꿈이었던 마을 아카이브를 이어 나간다.

기존에 수집된 물건들을 그대로 두고 마을 주민들에게 물건을 기증받아 공간에 채우거나 신문지 반죽, 혹은 신문지로 만든 흙 속에 들어간다.

 

교육명

집의 순환 / 회 생 - 마을을 세긴 벽돌

 

기획의도

사람들에 의해 점령된 산의 이야기를 들려주는 시간으로 인간중심의 집이 아닌 사람이 떠난 공간에 다시 찾아오는 자연을 담고 죽음의 공간으로 알려진 아미동에 자연치유의 환경을 제시해본다. 비단 아미동 뿐 아니라 우리가 살고 있는 땅에 자연에게 돌려준 비율은 얼마나 되는지 되 새겨 보는 시간을 갖고자 한다.

사회의 수많은 이야기를 담는 신문지를 풀어 만든 흙을 물에 풀어 죽을 만들고 비석형태나 벽면으로 떠낸다. 돌이 비석이 되기도 하고 집이 되기도 하나 시간이 지나며 자연에 의해 퇴색되고 풍화, 침식되어 붕괴되고 그 틈에 자연이 자라나 다시 원상복귀시키는 과정을 따라가 본다.

피할 수 없었던 아픈 전쟁의 역사 속에서 만들어진 마을의 과밀화와 아픔의 흔적들을 자연이 자생하여 치유하도록 유도한다. 이 과정에서 인간과 집 그리고 자연의 필연적인 관계 속에서 치유의 해법을 찾아보고자 한다.

 

운영방법

-교육대상: 중학생이상과 성인, 혹은 보호자 동반한 초등학생 이하

-교육시간: 답사 15, 관람 15, 제작 30,

-준비물: 신문지, 아이소핑크, , 소쿠리, 대야 등

 

 

-교육내용

 

마중 - 아미동 아랫길에서 전시장으로 오며 동네 답사와 대략 역사 설명

 

2) 빈집(전시장) 도착 아미동에 대한 작가 기록 영상 시청

3) 아카이브 관람

4) 작품 체험 제작- 신문지 블록 제작 + 식물 결합

   ① 전시공간에 설치된 신문지흙(가루)를 담아 물에 풀어 반죽 후 종이형태나 비석 형태로 만들어 낸다. (두께의 차이 관객선택)

이때 씨앗을 함께 넣거나 식물을 함께 이식한다.

    마을 혹은 집에 대한 표현을 글 혹은 그림으로 아이소핑크(압축 스티로폼)에 인두로 드로잉해서 겉틀을 만든 후 신문지 종이 죽을 눌러 직판화로 부조를 제작,

    신문지 큐브에 인두로 집에 새겨 넣기

 

-결과물 활용: 전시공간과 마을에 설치하여 이후 식물이 자라나도록 한다.

 

기대효과

도시의 우후죽순 빈 터 없이 들어서는 건물들의 과밀화 현상으로 인간이 스스로 죽음을 자초하는 상황으로 내몰리고 있다.

피난시절 전쟁의 아픔으로 생겨난 과밀화된 마을을 다시 돌릴수 있는 방법을 모색해보고 우리가 살고 있는 도시에 작은 공간이라도 자연에 내어줄 수 있기를 혹은 고민해보는 시간이 될 것이다.

 

전문가/보조인력

1. 각 분야 연구를 토대로 아미동에 대한 기본정보 전달에서부터

삶 속에 감춰졌던 도시의 고뇌를 함께 고민해보고자 한다.

(1) 마을읽기: 도시 건축 수필가의 답사와 연구

(2) 건축읽기: 건축가가 보는  이야기

(3) 자연읽기: 자연활동가가 보는 아미동과 천마산

2. 작품제작과정 교육과 인도 교육받은 내용을 바탕으로 본인이 마을에 담고자 하는 이미지들을 생각해서 벽을 만들어낸다.

 

방역

11회 방역 후 프로그램 운영, 손세정제 배치, 발열체크, QR로 참여자 개인정보 동의 후 입장 가능

 

현장관리

프로그램 진행안내원 배치, 작품 파손에 대비한 안전요원 배치, 별도의 보완 장치 설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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