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31일 2019년 마지막 일요일, 오늘도 어김없이 사무실로 출근한다. 집에 있어 봤자 빈둥거리다 보낼 것이 확실하고 또 눈치도 보이기 때문이다. 사실 가족들과 같이 어울려 본 것이 까마득하다. 아마도 지난 여름 아들의 마지막 휴가때 였을 거다. 큰아들 복귀하고 막내 고등학교 들어가고 다 바쁘다. 아내 역시 무능한 남편을 대신하여 3교대 근무로 바쁘다. 또 이제는 뭘하고 놀아야 할지 잘 모른다. 어울림도 거의 없다. 지난 10년이 그랬다. 길에 있을 때는 그래도 주말맏 걷느라 사람들과 어울렸지만 시방 일하는데는 그렇지 못하다. 이랗듯 주말없이 사무실로의 출근은 여러가지 이유 때문이다. 오히려 집 보다도 편하다. 누가 타치할 이유도 없고, 그래서 책을 보거나 밀린 업무 정리하고 가끔씩 꺼적여 놓았던 시도 정리한다. 오늘도 그런 일정이 예고 된 하루였다. 다만 일요일 동선은 조금 다르다
출근길에 마주한 딱새 암컥
그리고 별꽃
일요일은 걸어서 가도 되련만 습관처럼 버스를 탄다. 그리고 내려서 둘러 보는 곳이 범일동 골드테마거리 노점상 이라 명명한 자연발생 풍물장터
날이 풀리자 방문객들이 늘었다. 일요일만 선다. 잡다한 생활용품이나 옷가지, 신발에 더해 중고물품이 주류를 이루고 더러 골동품도 선보인다. 그동안 여기서 여러 벌의 외출복을 구매했다. 그러다보니 옷이 생각보다 많다. 집에서는 왠 옷이냐고 샀냐고 물을 때면 답하기 거식 하여 그냥 누가 주더라 한다. 어쨌든 가격대비 입을 만하다.
여기도 철거가 예고되었다.
개인적으론 오히려 활성화가 필요하다 본다. 철거가 결정된 것은 이곳에 전을 펼치는 일부 상인들로부터 비롯됐다. 예커네 노상방뇨라든지, 술마시고 주위를 소란하게 한다든지, 쓰레기 발생 등등의 이유로 민원이 들어갔기 때문이다. 안그래도 관할구청에서는 단속의 끈을 놓지 않고 있었는데 빌미를 준 것이다.
나름의 규율과 질서가 있지만 여전히 낮은 수준이다 반면 동천 무지개 다리를 건너 문현동 방면으로 가면 안정화 된 형태를 보여준다.
2018년 범일로 141번길 에서 장이 섰지만 같은 이유로 철거된 이후 골목으로 쫒겨갔다 또 내몰릴 처지다.
문현동과 범일동을 있는 '썩은다리'의 문현선 (1950년대)
예전에 내 생각은 범천동 골드테마거리 끝에서 문현동 현재의 골동품거리까지 0.5km를 풍물시장으로 만들어 보면 좋겠다는 것이었다. 동천 복원을 이야기 하면서 였다. 성동교화나 이마트쪽 수변 쪽을 화랑으로 채우고 또 시민장례식장이나 부산상의 방면으로 까페 거리를 만든다면 했다.
그렇게 된다면 쇠락 하여 폐장을 앞둔 시장의 기능재고에 더하여 지역의 명소로서 활성화 계기가 주어질 것이라 판단했다.
현재는 난망하다 . 이런 상행위를 노점상으로 인삭하여 철거 대상으로 여기기 때문이다. 중요 자원이라는 것을 부정하고 주변 상가나 주민의 인식이 바뀌어야 한다.
이렇게 사람들이 몰려든다는 것은 가능성이 있다는 것 아닐까
예전에 갇고 싶어 했던 카세트 라디오를 보고 잠시 옛날 생각나기도 했다. 여기는 그런 곳이다.
가계가 없는 사람들은 이렇게 1톤 트럭 짐칸을 이용해 전시 판매하기도 한다.
한편으론 이렇게 매장을 갖추고 특화되고 전문화된 곳도 있다.
전시도 확연히 다르다. 예컨데 이런 가계가 일대에 들어선다면 해보는 거다.
동천이 어떤 모습이 될지는 모르겠지만 수변쪽은 카폐나 화랑들이 들어서고 수변은 가로수가 적절히 배치된다면
그리고 일대의 간선도로는 보행자 중심의 거리가 된다면
무엇보다 이 하천이 제대로 살아야 한다. 하지만 번번히 빗나간 복원 사업들
부산의 정중앙을 관통하는 대표적 하천이지만 복원이 쉽지 않다. 도시의 얼굴이기도 한데 ... 늘 우선 순위 밖이다.
주변을 넓게 살펴보기 위해 삼익아파트로 갔다. 황령산을 배경으로 한 일대의 경관, 이렇게 높이 올라와야만 보이는 산
삼익아파트도 조만간 재건축에 든다
그리고 우후죽순처럼 들어선 아파트들, 역시 보이지 않는 통일동산, 그 자락에 경동건살이 신나게 아파트공사중에 있다. 예전같았으면 여기가 아니라 통일동산에 올랐을 법도 한데 이제는 갈일도 가고싶은 마음도 없다.
갈미봉 자락에도 봄빛이 가득하다. 머짆아 저 숲에 솔부엉이, 소쩍새, 그리고 호랑쥐빠귀 날아와 익어가는 봄밤을 노래할 것이다.
산빛 대신 들어선 흉한 아파트들, 하나같이 성냥곽이다.
산책을 마치고 돌아오니 사무실 창가의 튤립이 한창이다. 꽃을 피우기까지 4개월 여가 흘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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