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부터인가 거리의 가로수들을 보면 늘 안타까웠다. 매연에 찌들어 고유의 빛깔을 잃어버린 검은 수피는와 가지는 원래 저런 것이라는 인식을 부지불식 간에 심어 준다. 과연 그런 것일까. 그 너머 육교에 내 걸린 '부산 발전, 당신의 미래라고 걸린 현수막이 검게 거을린 나무 앞에 무색하다.
동천 한 가운데를 관통하는 우암고가도로 교각, 하천의 존재에 대한 그간의 도시계획의 시각을 단적으로 보여 준다. 여기에 악취가 진동했다. 동천을 살리기 위해 또 얼나나 많은 세금이 투입되었던가. 부산시는 지난 2008년부터 지금까지 300여억원을 투입해 유지 용수 확보와 조경수 식재, 공원 조성, 보행교량 설치 등의 동천 환경개선사업을 해왔다.
지난해엔 동천에 매일 바닷물 5만t을 끌어들이는 ‘해수 통수관’을 설치해 범냇골로터리에서 동천으로 흘려보내 오염수 희석작업을 벌이고 있다. 그럼에도 여전히 겉돈다. 동천을 찾는 생물이라고 해 보았자 갈매기 몇 마리가 고작이다. 가끔 숭어가 보여 언론에서 호들갑을 떨기도 하지만 아주 잠깐 산란기에 보이다 사라진다. 현재 육안으로 확인 가능한 종은 교각에 붙어 있는 고랑따개비 뿐이다. 이것이 동천의 현주소다.
문현동 금융단지에 63층 부산국제금융센터가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1조원이 들어가는 금융단지가 부산경제에 기여하는 바가 서민 생활하고 무슨 관련이 있는지 존재 목적에 대한 해석을 정확히 할 피요가 있다. 한마다로 금융산업의 발전,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돈은 돌고 돈다. 돈이 돌아야 모두가 산다? 꿈 깨야 한다. 그들의 탐욕일 뿐이다. 아무튼 고층빌딩이 아무리 많은 들어선 들 그 안에 녹색경제와 에너지, 지구적 관점의 도시경영이 부재하다면, 그리하여 늘 무상으로 제공받는 공기와 물의 혜택은 더이상 기대할 수 없는 세상이 된다. 검게 거얼린 가로수와 생명없는 냄새나는 강의 존재 앞에 부끄렁 없는 시민들이 정녕 무섭다. 도대체 뭘 잘못했는지 조차 모르기 때문이다.
노래출처: 다음 블로그 홍이 아뜨리에
Pink Floyd - Mon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