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기되었던 장전공원 보전 2차 소나무입양 행사를 가졌다. 전체 54명이 신청했지만 현장 참가자는 거의 없었다. 소홀해질 수 있는 상황이었지만 초선을 다하기로 했다. 그렇지만 1차 행사만큼의 공력은 들이지 않았다. 그럼에도 참여했던 분들은 감동적이었다고 하니 위로가 된다.
5월 중하순의 숲은 신록으로 넘어가지 전 깊지도 얕지도 않은 딱 좋은 빛깔이었다.
참가자 전원이 시를 낭송했다. 시를 읽기 전 자신을 소개하고 시를 낭송했다.
나무의 境地 최금진
그래도 그냥 서 있는 것이 더 좋았다
누구에겐가 가서 상처를 만들기 싫었다
아무에게도 가지않고 부딪히지않고 상관하지 않으면서
혼자만의 생을 죽도록 살고 싶었다
자신만의 생각으로 하루의 처음과 끝을 빽빽이 채우는
나무는 지독한 이기주의자다
그게 한계다 치명적인 콤플렉스다
콤플렉스를 가진 나무는 아름답다
까마득한 세월을,
길들여지지않고 설득 당하지 않고
설명할 필요도 없이 서있는 그 한가지로
마침내 가지않고도 누군가를 오게 하는
한 경지에 이르렀다
많은, 움직이는, 지친 생명들이
그의 그늘 아래로 들어왔다
약해지지 마 -시바타 도요-
있잖아, 불행하다고
한숨짓지 마
햇살과 산들바람은
한쪽 편만 들지 않아
꿈은 평등하게 꿀 수 있는 거야
나도 괴로운 일
많았지만
살아 있어 좋았어.
너도 약해지지 마.
사람이 위안이다 박재화
살다보면
사람에 무너지는 날 있다
사람에 다치는 날 있다
그런 날엔
혼자서 산을 오른다
해거름까지 오른다
오르다보면
작은 묏새 무리 언덕을 넘나든다
그 서슬에 들찔레 흔들리고
개미떼 숨죽이는 것 보인다
그림자 없이 내려오는 숲속
순한 짐승들
어깨 비비는 소리 가득하여
사람에 무너지는 날에도
사람은 그립고
사람에 다치는 날에도
사람은 위안이다.
대금연주는 언제나처럼 김현일 우리가락 우리소리 ‘청’대표가 했다. 인간문화재 김동표 (무형문화재 제45호 대금산조 기능 예능보유자)선생의 제자이기도 하다. 부산그린트러스트의 나무와 관련된 행사에는 거의 빠짐없이 초청되는 단골 초대손님이다.
아이들 때문인지 분신처럼 모신다는 악기를 다 소개했다.
연을 맺은지는 얼마 되지 않지만 그의 자세가 참 마음에 들었다. 점잖으면서도 진정성을 담은 표현과 최선을 다하는 모습과 연주는 잔잔한 울림으로 기억하게 만든다. 생명을 살리고 모시는 지극한 기운을 공부하며 표현하며 살아가려 한다고 했다. 한 오년 전 석사논문으로 ‘소리의 근원에 대한 미학’을 쓸 계획이라고 했는데 이후 확인하지는 못했다.
그가 있어 2차 소나무 입양행사는 풍성했다.
신청만하고 불참한 사람들의 몫을 참석자들이 분배하여 무장애 숲 아래 등산로 변 소나무에 부착했다.
아이들이 재미있어 했다.
이로써 지난 3월 이후 3개월 기한의 풀씨 프로젝트 소나무 입양 종료했다.
하지만 조만간 다시 행사를 이어갈 계획이다. 부산대는 특수학교 건설을 강행할려고 한다. 6월 10일 공청회도 개최한다. 그에 앞서 우리도 워크숍을 개최한다.
나는 그들이 비겁한 짓은 하지 말았으면 한다. 예컨데 특수한 이해 관계자들을 앞세워 대리전을 치루게 한다든지 ...
부산대의 장전공원 특수학교 건립은 내부에서도 반대가 많은 줄 안다. 그리고 졸업생을 비롯한 동문들로부터도 환영받지 못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저 리본은 전에 없던 것이다. 누군가 저런식으로 의사표시를 했다.
행사를 마치고 범어사 삼마마을로 이동하여 점심을 나누었다. 상마마을은 원효봉 자락과 사이 골짜기에 자리한 오래된 마을이다. 주변 식생도 같은 금정산 자락이지만 장전공원과는 다른 모습을 보인다. 솔숲과 활엽수림의 차이라 할 수 있다. 지피식물도 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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